- 2020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세계 기업들에게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 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기준의 공시 내용을 요구한 바 있다.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는 2011년 11월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보고할 기업의 공시 기준을 설정한다. 특히 미국 내 기업들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즉, ESG 관련 이슈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를 충실히 공시할 수 있도록 하고, 산업별 지속가능성 이슈 들의 우선순위를 정한 '중대성 지도(Materiality Map)'를 마련하여 활용하고 있다.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기준의 공시는 지속가능보고서 표준시장에 늦게 등장했지만, 재무적 성과와 연결된 ESG 요소 중심의 간결한 세부 지침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널리 채택되고 있다. 2021년 5월 기준 으로 928개 기업들이 이를 기준으로 지속가능성 공시를 하고 있으며, 2,840여 개 기업들이 이를 참고하여 지속가능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재무정보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기관은 600여 개가 넘는다. 즉, A라는 기업이 X라는 기관에서 좋은 ESG 평가점수를 받 았으나 Y라는 기관으로부터는 이보다 낮은 평가점수를 받을 수 있다 는 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처럼 기준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세대별로 자아찾기 방법은 다르다. 베이비붐 세대는 오랜 세월 권위주의적 분위기 속에서 하나의 부속품이 되기를 강요받았다. 그들은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나라의 융성이 내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스스로 국가건설에 참여하고 봉사' 하는 것이 이 땅에 태어난 사명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청년기에는 절 차적 민주주의가 일정 궤도에 올라가는 것을 경험하고 장년기에는 눈 부신 경제발전과 실질적 민주주의의 정착이 이루어진 사회를 경험하였 다. 이제는 사회의 도구로서 인간이 아닌 각자의 삶이 존재하는 개인 으로 회귀하려 하고 있다. 특히나 '58년 개띠'로 불리는 은퇴세대에겐 OECD 노인자살률 1위란 비극적 현실을 넘어서 행복한 노년을 추구하 고자 하는 움직임이 크다.
X세대도 바쁘다. 사회초년생 시절 조직에 최적화했던 개인상에서 벗 어나 자신의 욕망을 찾아가는 자아탐구의 과정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도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X세대는 중간관리자에서 최고관리자 사이의 리더 위치에 돌입했다. 이들에게는 과거와 다른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성찰하는 '젊 은 아재'로 거듭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MZ세대는 좀 다른 방식으로 '나'를 찾아가고 있다. 기성 세대는 권위주의 사회에서 민주주의 사회로의 이행을 경험했고, 경제 발전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소비문화 변화를 경험했 다. 이 와중에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 변화하면서 어떻게든 생존을 모색해야만 했다. 하지만 MZ세대는 달랐다. 이미 주어진 것들 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만이었다. 기성세대는 학벌, 외모, 직업, 경제력처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서열화하는 방식으로 자아를 탐색했다. 하지만 MZ세대는 차별을 위해 차이를 확인했던 기성세대의 방식을 단호히 거부하며, MBTI 성향테스트와 같은 있는 그대로의 내 적 요소를 분석하는 방식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고 있다.
- ESG와 관련된 전 세계 투자의 85% 이상은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 유럽은 이미 ESG 글로벌 기준을 선점하여 2021년 3월부터 유럽 내에서 거래하고 있는 모든 금융기업들의 ESG공 시를 의무화했다. 그만큼 ESG는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아직 ESG 관련한 정보 공개의 초기 단계이다. 그래 도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지속가능경 영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할 것이고, 2030년부터는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확대할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ESG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 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불어 소비자들의 인식이 ESG를 주목 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국내의 ESG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자본시장 내에서 ESG 경영을 하느냐 마느냐를 논하는 ESG 1.0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ESG 경영을 누가 얼마나 더 잘하느냐를 평가하 는 ESG 2.0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구광모 회장이 승계하면서 받은 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무려 7,200억원이다. 역대 최고액이다. 공익재단 출연 등 다른 방법들로 세 금을 줄일 수 있었지만, 그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편법을 쓰지 않고 납부하는 방법을 택했다 고 한다. 이후 구회장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한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성을 갖춘 이사회를 구성했고,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여성 사외이사의 영입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 내부 감사부서를 설치해 재무건전성뿐 아니라 준법경영 측면에서도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내부거래의 투명성과 적정성 제고를 위해 내부거래 위원회도 운영했다. 더불어 주주친화적인 접근을 위해 배당정책 공시 와 배당확대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주주 입장에서의 투명성을 제고하 면서 그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지배구조 영역에서의 개선을 이루었다. 또한 그룹의 전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위원회를 본격적으로 운영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과 안전, 사회공헌, 고객과 주주가치, 지배 구조 등의 중장기적인 전략과제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경영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 이 외에도 정도경영 기업문화를 위한 'LG윤리규범 제정', 준법지원 및 감시를 전담하는 '컴플라이언스 조직' 운영 등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3년 국내 처음으로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 사 체제로 전환한 LG그룹은 이처럼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실천 해 왔다. 이를 통해 향후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사업동력을 확보하고 이해관계자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힘쓰고 있는 것이다.
-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사회적경제기업(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은 30.838개사이다. 이 중 소셜벤처는 2,000여 개사 로 코스피, 코스닥 등에 상장한 기업은 10개 미만에 불과하다.
즉, 국내에서 소셜벤처의 상장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이러한 상 황에서 2022년 3월에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스타트업이 있다. 2015년에 설립된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노을(주)이다.
- * 사회적기업 :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 스 모델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기업.
* 소셜벤처 :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면서 혁신적인 기술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극대화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가에 의해 설립된 기업.
* 마을기업 : 지역주민이 해당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 화하며,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운영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
* 자활기업 : 근로자의 일정 비율을 기초수급자로 채용하는 기업.
* 협동조합 : 사회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자신들의 지위향상과 경제 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조직.
* 기술특례상장 : 현재 수익성은 크지 않으나 많은 성장성을 보유한 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주는 제도. 이를 위해서는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기술보증기금, 나 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중 두 곳에 평가를 신청해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하고 이 중 적어도 한 곳의 평가기관에서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함.
- 생수 브랜드 에비앙과 요구르트 브랜드 액티비아 등을 거느린 프랑스 최대 식품기업인 다논(Danone)의 경우, 회사 정관에 '지구와 자원을 보전한다'는 목표를 넣을 정도로 한때는 'ESG경영의 교본'으로 불렸던 기업이다.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에마뉘엘 파베르(Emmanuel Faber)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하면서 이윤창출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 직원, 협력업체, 정부 등과의 신뢰를 회복하여 2030년까지 세계 최대 비콥(B-Corp) 기업이 되겠다고도 했다. 이에 기업 비용구조에서 상당 부분을 ESG를 추구하는데 투입했다. 하지만 이에 비해 경영성과는 좋지 못했다. COVID-19 등으로 커다란 재무적 손실이 발생했고 주가도 30% 가까이 폭락했다. 이 때문에 직원 10만 명 가 운데 2,000명 정도를 감원했고, 결국 자신도 사퇴하게 되었다. 다논의 사례처럼 ESG를 강조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 비용, 인력을 투입하고, 실제 사업을 활성화시키는 데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쓴 다면 순식간에 'ESG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다. ESG와 수익을 일치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과도하지 않게 추진하면서 기업경영과 조화를 이룬다면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 다. ESG경영을 통해 이윤창출을 도모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이 말을 명심했으면 한다.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7가지 코드  (1) 2022.12.15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1) 2022.12.14
블리츠 스케일링  (2) 2022.12.11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  (1) 2022.12.09
나쁜 회사 재무제표  (1) 2022.11.30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