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닛 B는 없다

사회 2023. 3. 16. 12:07

- 인간이 활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5퍼센트는 여전히 가장 원시적인 방식으로 소비된다. 바로 입을 통해서 말이다. 우리는 매일 평균 2,350칼로리를 섭취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180칼로리를 더 먹는다.
매일 섭취해야 하는 2,350칼로리라는 수치는 전 세계 인구의 다양한 연령, 성별, 신체 사이즈, 생활 방식 등을 고려해서 계산된 것이다. 이 를 시간당 전력으로 환산하면 114와트(W)에 해당한다.
쉬운 이해를 위해서 비교하면, 이는 대형 플라즈마 TV에 필요한 전력량과 비슷하며, 전기주전자를 켜 놓으면 이것보다 약 15배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 우리가 기르는 먹을거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1인당 1,320칼로리 정도는 손실되거나 낭비되고, 810칼로리는 바이오연료를 위해 사용되며, 무려 1,740 칼로리는 동물들의 먹이로 쓰인다.
- 우리가 매일 초과로 섭취하는 180칼로리의 열량이 모두 체중으로 바뀐다면, 평범한 사람들도 매년 약 8킬로그램씩 체중이 불어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몇 년만 지나더라도 대참사가 벌어진다. 다행이라면, 체중이 불어나게 되면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며, 온종일 가만히 있어도 더 많은 에너지가 연소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들 모두가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양만을 섭취한다면, 현재 영양 공급의 문제를 겪고 있는 십억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먹을 거리를 남겨둘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분명한 것은, 그렇게 적당량의 먹을거리만을 섭취함으로써 얻게 되는 건강상의 이점도 있다는 것 이다. 물론 말하는 건 쉽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동물은 사람들의 먹을거리 공급망에서 육류와 유제품의 형태로 590칼로리를 기여한다. 하지만 동물은 풀과 목초지에서 3,810칼로리를 먹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이 식용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하루 한 사람 기준으로 1,740칼로리를 먹는다.
농장에서 기르는 보통의 동물은 그들이 먹는 열량의 고작 10퍼센트 만 육류나 유제품의 먹을거리로 만들어낸다. 그 나머지의 열량은 체 온을 유지하거나, 돌아다니거나, 트림으로 메탄가스를 배출하거나, 배설물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된다. 농장 동물들이 먹는 모든 먹이의 3분의 2 이상은 우리 인간이 직접 섭취할 수 없는 각종 풀과 목초지 에서 얻는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농장의 동물들에게 식용할 수 있 는 작물도 먹이고 있는데, 그 총량은 인류 전체에게 필요한 칼로리의 4분의 3을 넘는다.
우리 사람은 목초지의 풀을 먹을 수는 없지만, 현재 동물들의 먹이 생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대지의 일부는 식용 작물을 위해서 사용 될 수도 있고, 그러고도 남는 대지의 일부는 생물다양성을 위해서 매우 유용한 용도로 배정될 수 있을 것이다.
- 에너지 효율성의 측면에서 보면, 두 가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첫째, 동물을 죽이는 것보다는 달걀이나 우유를 얻는 것이 에너지 전환율의 측면에서 더 좋다는 것이다. 둘째, 동물의 체온을 유지해야 하거나, 돌아다녀야 한다거나,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오래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낭비되는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에너지 전환의 효율성을 살펴보면 쇠고기는 (일반적으로 3퍼센트 정도로) 특히나 낮은 수준이며, 달걀과 우유는 (18퍼센트 정도로) 가장 높은 편이 다. 분명한 것은, 그리고 어찌 보면 부당한 것은, 이러한 분석은 동물을 지각을 지닌 존재로서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동물은 우리의 단백질 공급에 있어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도움이 안 된다. 전 세계의 농장에서 자라는 동물들은 자신들이 섭취한 단백질의 거의 4분의 3을 파괴하는데, 이들 단백질의 대부분은 사람이 식용할 수 있는 먹을거리에서 얻는 것이다.
- 철분, 아연, 비타민A를 얻기 위해서 동물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다. 동물은 철분과 아연의 함량을 줄이는 반면, 고구마 100그램에는 우리가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A 함량이 모두 들어있다.'
- 동물들에게 얼마나 많은 항생제가 투여되는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항생제의 약 3분의 2를 동물들이 먹어치운다.' 실제 수치로 환산하면 매년 63,151톤이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육류와 우유를 통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 로컬푸드가 최선인가?
일부만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먹을거리의 탄소발자국에서 운송과정이 차지하 는 비중은 작기 때문이다.
먹을거리의 탄소발자국에서 운송과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부분 에 불과하다. 필자가 부스(Booths)를 위해서 수행한 최근의 연구에 따 르면, 소비자가 계산대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탄소 발자국을 계산했을 때, 모든 제품의 탄소발자국에서 운송과정이 차 지하는 비중은 6퍼센트에 불과했다." 먹을거리의 온실가스 배출에서 가장 큰 부분은 경작 과정에서 나타났다. 
- 먹을거리의 운송과정이 정말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비행기에 실어서 나르는 경우다. 영국에서 이에 해당하는 사례로는, 캘리포니 아에서 들여오는 포도와 각종 베리(berry)류, 인도양에서 들여오는 신 선한 참치,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 새싹 채소, 그리고 가장 해로운 것으로는 저 멀리에서 들여오는 아스파라거스가 있다. (먹을거리는 아 니지만, 수많은 꽃 역시 비행기를 타고 운송되기 때문에 동일한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 반면에 배에 실으면, 지구 반대편에서 실어오는 경우에도, 먹을거리 공급을 비교적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 운송에 필요한 에너지가 상당히 적기 때문에, 햇볕이 잘 들고 대지가 비옥한 곳에서 생산된 영양분이 자체적으로는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인구가 과밀한 지역으로 옮겨지는 중요한 흐름이 만들어진다. 그리 고 도로를 통해서 수백 킬로미터를 운송하는 것도 끔찍한 재앙은 아 니다. 물론 맥주처럼 무거운 화물에 대해서라면, 거리가 짧을수록 더 나은 것은 사실이다. 즉, 맥주를 한 잔 마신다면, 자신이 살고 있는 지 역의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다른 어떤 대안보다도 낫다. 물론 영 국에서는 국토의 정반대편에 있는 창고에서 실어 날라야 하는 경우 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역에서 자란 것이라고 하더라도 추운 겨울철에 에너지가 집약된 손실에서 재배된 토마토는, 지구 반 대편의 따뜻한 지역에서 배를 통해서 수입된 대체 상품보다도 지속 가능성 면에서 한참은 뒤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꽃의 경우에 제철이 아닌 품종을 온실에서 키우는 것은, 그걸 비행기에 실어서 수입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 어떤 먹을거리가 어디에 어떻게 버려지는가?
1인 기준으로 하루에 버려지는 1,320칼로리 중에서 48퍼센트는 곡물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인구 전체를 먹여 살리기에도 충분한 칼로리다. 이러한 전체 손실량의 거의  3분의 2는 수확과정이나 그 직후의 보관과정에서 발생한다.
-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각 가정에서도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많이 실천할 수 있다. 직접 다 먹지 못하는 먹을거리가 있다면 친구나 이웃들에게 나눠줄 수 있 다. 여러분이 쓰레기통에 머리는 음식물들이 매립될 것인지 아닌지 는 아마도 지역 당국의 결정에 달려있을 것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는 일반적으로 (회색 쓰레기통인) '그레이빈(grey bin)'에 버리는 음식물들 은 소각로의 연료로 바뀌게 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여러분의 집 정원에서 남은 음식물로 거름을 만든다면, 혐기성 방식이 아니라 호기성(aerobically) 방식으로 썩히기 위해서 충분히 자주 뒤집어서 산소를 공급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렇지 않다면 여러분의 정원에 메탄가스를 펑펑 뿜어내는 최악의 매립지를 만들어두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 얼마나 많은 먹을거리가 바이오연료에 사용되는가?
1인당 매일 810칼로리다. 이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매일 크기 10인치의 마 르게리타 피자 한 판을 바이오연료에 투입한다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바이오연료는 석유를 연소시키는 일반적인 자동차 한 대를 겨우 0.5 마일(800미터) 운행할 수 있는 정도다.
- 미국해양대기청(NOAA)의 전직 청장인 제인 루브첸코(Jane Lubchenco)는 해양 산성화를 지구온난화의 사악한 쌍둥이라고 설명했지만, " 기후변화에 대한 보도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이상할 정도로 적어서 그 분량이 5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해양 산성화를 간단히 말하 면, 화석연료를 연소시켜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바닷속으로 들어 가고, 그로 인해 바다의 산성화가 일어나서 바다생물의 껍질과 뼈를 생산하는 능력을 약화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바다생물들이 타격을 받는다면, 그 고통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모든 이에게도 전해 질 것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생물다양성 관련 수석 자문위원 을 지냈던 토마스 러브조이 (Thomas Lovejoy)는 이를 두고 '해양 먹이사 슬의 뒤통수를 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로 인한 잠재 적인 결과는 해양 생태계의 심각한 붕괴이다. 이런 일이 일단 벌어 지고 나면, 그것을 되돌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해산물을 먹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 불과할 것이다.
- 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존재하는가?
현재까지 약 90억 톤이 생산되었다." 이 중 54억 톤은 매립지에 버려졌거나 육지나 바다에 흩어졌다. 만약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을 전부 모아서 비닐 랩으로 만든다면, 지구 전체를 두르고도 남는다."
- 오늘날 겨우 1년 동안 생산되는 석유만 전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도. 현재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플라스틱보다도 2배나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세계 가 점점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커지면서, 이미 석유기업들은 자신들의 석유 재고량을 플라스 틱 공장에 더 많이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후비 상사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 폐기물 로 바꾸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만약 누군가 여러분에게 이런 내용으로 사업 제안을 해온다면,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주기 바란다. 플라스틱은 독소라고 말이다."
- 태양에너지를 우리가 에너지원으로 활용할수 있는가?
지구 전체 표면의 0.1퍼센트에 못 미치는 정도의 면적(가로세로 각각367km의 넓이)만 태양전지판으로 덮으면 오늘날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 어떤 이들은 핵융합이 인류에게 에너지 문제를 영원히 종식해줄 수 있는 위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에 고개를 끄 덕이기에 앞서서, 우리를 인류세의 시기로 이끈 장본인은 에너지의 과다한 공급과 그로 인해 유발된 수많은 위험 요소였다는 것을 명심 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욱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 는 것은 마치 숙취를 없애기 위해서 아침에 술을 더 마시는 '해장술'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오래전에 딱 한 번 해장술을 마셔보 았는데,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다.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핵융합이 우리의 에너지 체계 안으로 편입 되지 않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돌파구가 아직 남아있을 것이라는 사 실이다. 핵융합이 얼마나 빠르게 그 모습을 갖추게 될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지만, MIT의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33년이 되 면 핵융합이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즉, 그전까지 우리는 어떻게든 인류세에 맞서 힘겨루기를 해야 한다.
- 바이오연료는 미친생각인가?
한 사람에게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양의 밀을 바이오연료로 만들면, 토요타 코롤라 모델을 겨우 1.1마일(1.8km) 정도 움직일 수 있을 뿐이다.
- 조심스럽게 다룬다면 바이오연료는 에너지 체계 에서 작지만 가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만약 저탄소 세상을 향하 는 과정에서 규제되지 않은 자유시장이 바이오연료의 운명을 정할 수 있게 내버려둔다면, 그것은 끔찍한 재앙이 될 수 있다. 즉, 바이오 연료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먹을거리를 제공하기보다는 부 유한 사람들에게 더욱 많은 이윤을 가져다주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 으며, 에너지 작물의 생산을 위해서 수많은 자연 서식지가 파괴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
- 1865년,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William Stanley Jevons)는 영국이 석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해도, 그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로 이 런 현상은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라고 불려왔다. 에너지의 효율이 좋아지면 많은 이가 추측하듯이 수요가 줄어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총수요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설은 1865년에 그랬던 것처럼 현재 시점에도 똑같이 적용되며, 지금까지도 에너지 및 기후 정책에 있어서 엄청난 영향을 미쳐왔다. 
- 우리는 에너지 효율성이 지금까지 익숙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부터 에너지 효율이 향상되면서 생기 는 여유분의 에너지에 대해서, 우리는 그것을 의도적으로 저축해야 만 한다. 그것이 소비 욕구를 더욱 자극해서 무수히 많은 반동효과 (rebound effect)가 나타나고, 그래서 저축해 놓은 에너지를 모두 탕진해 버리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소비하는 시점에 있어서 매 우 다른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자원의 총사용량을 제한해야 하며, 특히 화석연료를 제한해야 한다. 화석연료의 사용량 이 강제로 줄어든다면, 반동효과도 사라질 것이다. 에너지 사용의 역 학관계도 바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은 이제는 사상 처음으로 더욱 나 은 삶을 위한 힘이 되어줄 것이며, 환경에 미치는 피해도 없을 것이 다. 이러한 조건이라면 에너지 효율은 우리가 원하며 바라는 것을 얻 기 위한 핵심적인 경로의 하나가 될 것이다. 
- 수많은 기관이 에너지와 관련한 정교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으며, 때로는 예측 모델을 내놓기도 한다. 어떤 곳에서는 에너지 사용량이 저절로 줄어들 거라고 보기도 한다. 102 어떤 이들은 우리가 조심 스럽게 접근하지 않아도 에너지에 대한 인간의 욕구가 저절로 식어 버릴 거라고 내게 말하기도 했다.
그들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사고방식이 꽤 바뀌지 않더라도 어 느 시점에 이르면 에너지 사용량이 정점에 도달할 것이며, 지금 현재 에도 우리가 바라는 모든 에너지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견해를 지지하는 이들은 일부 선진국들에서 에너지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소비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기도 하는 경우를 가리키면서, 가난한 나라들도 이를 따라한다면 모든 이가 충분한 에너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러한 모든 주장이 상상력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며, 우리가 더욱 많은 에너지를 원하게 되리라는 것을 간과한다고 생각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노예를 100배쯤 더 거느리고 있으면 더 이상의 노예를 원하지 않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이번 세기에 에너지의 효율성이 향상되고 새로운 혁신이 일어난 다고 하더라도 에너지 소비 욕구가 어떻게 더욱 늘어날 것인지에 대 한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한 여과 기술이 점 차 현실화되면서 바닷물을 농업용수로 담수화하는 것이다. 이 기술 은 사막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열어준다. 멋 진 생각이지만 이로 인해서 에너지 수요가 새롭게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또 다른 유형의 예시로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우주관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주장의 마 지막 약점은 특정한 국가의 사례만 보고 전 세계의 에너지 추세를 추 론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에너지 사용의 증가세는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어떤 한 곳에서 효과가 있었던 일은 다른 곳에서 일어난 무언가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 은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 1제곱미터의 대지에서 얻는 에너지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거리를 이동할수있을까?
캘리포니아에서 1제곱미터의 태양광발전(PV) 패널이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는 전기차가 1년에 1,081마일(1,740km) 움직일 수 있고, 전기자전거의 경우에는 무려 21,243마일(34,187km)이나 이동할 수 있다. 그 대신에 1제곱미터에서 자란 밀을 먹으면 연간 13마일(21km)을 걸을 수 있고, 자전거를 타면 25마일(40km)을 이동할 수 있다.
- 1제곱미터의 땅에서 기른 밀로 바이오디젤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의 에너지 전환 효율이 100퍼센트라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이 바이오디젤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는 거리는 1마일 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면, 한 사람에게 하루에 충분한 열량 을 공급해줄 수 있는 양의 밀로 바이오디젤을 만든다면 자동차를 겨 우 2.7마일(4.3km) 이동시킬 수 있을 뿐이다. 이건 그야말로 터무니없 는 거래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신기술이 개발되어서 버드나무나 다 른 셀룰로오스(cellulose) 작물로 바이오디젤을 만들면 이동 거리가 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먹을거리로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는 최대 거리는 20마일(32km) 정도일 것이다. 에너지 관련 정책을 입안하는 모든 이가 새겨들어야 할 아주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어떠한 저탄소 인증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바이오디젤이 우리의 에너지 솔루션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 다는 것이다. 그런 길을 간다면 전 세계의 먹을거리 체계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영양실조가 만연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 미세입자들에 대해서 살펴보면, 가장 작은 것들은 흔히 PM2.5라고 부르는데, 크기가 1밀리미터의 400분의 1도 되지 않는 미세한 입자들이다. 이런 PM2.5는 우리가 숨을 들이마실 때 혈류 속으로 쉽게 침투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입자들이다. 디젤 차량은 일반적으로 이런 입자들을 휘발유 차량보다 15배 정도 많이 만들어 낸다." 그리고 모든 차량에서 나오는 약 10퍼센트 정도의 입자들은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노면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는 전기차도 그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 PM2.5는 날씨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기 중에서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머물러 있다. 바람이 불면 좀 더 빨리 흩어지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 서 불어올 수도 있다. 비가 내리면 입자들을 씻어내지만, 건조한 날 씨에서는 차량이 지나다니면 지상에 있던 입자들이 떨어져서 대기 중으로 다시 흩날리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나무가 미세먼지를 걸러 준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사실은 그 반대다. 물론 입자들이 나 뭇잎의 표면에 내려앉을 수도 있지만, 도심의 붐비는 거리에서는 가로수들이 바람을 막는 장벽의 역할을 해서 입자들이 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 전기적인 해상운송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원리는 이렇다. 배터 리의 에너지 밀도가 2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행기에서와 마찬 가지로 선박에서도 화석연료보다 훨씬 더 무거운 배터리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선박이 비행기와 다른 점이라면, 전체 무게에서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더 작다는 것이다. 전기모터가 일반적인 선박 엔진보다 효율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선내에 9,000톤이 조금 넘는 배터리를 실으면 홍콩에서 런던까지 6,000톤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화물량보다 60퍼센트 줄어든 수치이긴 하지만, 완전히 쓸모없는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전기모터의 효율이 두 배로 향상되어 기존의 선박 엔진만큼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이는 충분히 가 능성이 있는 수치다.), 4,500톤의 배터리만으로도 10,500톤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일 당장이라도 이런 방식을 추진해야 한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 전에, 전 세계의 배터리 공급에서는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편, 갑판 위에 돛과 태양전지판을 설치한다는 것은 멋진 생각이 며 잠재적으로도 가치가 있기는 하지만, 이로 인한 이득은 미미한 수 준으로 판명되었다. 그 이유는 갑판 위의 바람과 태양에너지를 이용 해서 움직이기에는 오늘날의 선박들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여객운송에 대해서 살펴보자. 대체에너지를 사용하 면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여행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안타깝게도 여객운송에서는 비행기에 비해서 선박이 갖는 이런 모 든 효율성이 쓸모없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저 환경에 대 한 의무감 때문에 사과나 바나나처럼 아주 오랫동안 나란히 앉아있 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선실을 배정받고 수영장과 카지노, 음식점 등을 비롯한 편의시설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호화 크루즈는 상황이 전혀 다를 것이다. (나도 크루즈 는 타본 적이 없고, 그냥 들어보기만 했다.) 호화 크루즈는 승객 1명을 1마일 이동시키는 데 0.22kg이라는 엄청난 탄소 비용이 소모되는데, 이는 소형 휘발유 차량을 혼자 타고 가거나 비행기를 타는 것과 비슷한 수 준이다. 사람들이 바다를 통해서 움직이는 일은 여전히 이동 거리가 비교적 짧은 경우에만 머물러 있으며, 그것도 주로 작은 보트나 페달 보트, 뗏목 등을 이용해서 이루어진다.
- 가장 지속가능한 방식의 이동 수단에 대해서 말하면, 그것은 오래된 페달자전거가 아니라 전기자전거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전기자전거를 타기는 하겠지만 무척 슬플 것이고, 기술이 우리를 나쁜 세상으로 인도한다고 느낄 것이다. 몇 페이지 전에 우리는 한 조각의 땅에 태 양전지판을 설치해서 얻는 전기로 전기자전거를 타면, 같은 크기의 땅에서 기른 음식물을 먹은 사람이 페달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200배 나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슬픈 일이지만 사실이다.
- '낙수효과주의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좀 더 부유해질 수 있다면 불 평등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낙수효과가 단순히 효과가 없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이 드러난다는 사실 외에도, 먹을거리 시장만 잠시 살펴봐도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세 계의 시장경제에서 일반적으로 농산물은 가장 많은 돈을 주고 구입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간다.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훨 씬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먹을거리를 얻기 위 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값을 치러야 하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단지 기분을 좋게 하거나, 호화로운 사치를 누리기 위해서 얼마든지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다. 지구의 어디에선가는 사람들이 곡물에만 의지 해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반면, 지구의 반대편에서는 곡물을 이용해 서 바이오연료를 만든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정말로 필요 한 것을 얻기 위해서 땅에 의지하지만, 부유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토지는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비효율적인 방식으 로 사용될 수도 있다. 반대로 빈부의 격차가 좁혀질수록, 가난한 사 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살 수 있게 된다. 거칠게 말해 서 낙수효과는 기껏해야 신자유주의적인 자기기만이고, 심하게 말 하면 거짓에 불과하다. 어떤 사람들이 굶주리는 이유는 아무리 세계 전체의 부가 막대하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갖고 있는 양은 충분하 지 않아서, 글로벌 시장경제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가지 해결책이 있는데, 하나는 자신들이 생산한 먹을거 리를 세계 시장에 공급하지 않는 것이고(93페이지의 물고기에 대한 부분 참 조), 또 하나는 빈부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 탄소가격 정책은 필요한가?
화석연료가 너무 비싸거나 불법화가 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추출되어 연소될 것이다.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탄소 가격이나 벌금이 부과되는 규제를 시행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로 보면 그 둘은 동일하다.
- 우리의 가치가 가변적이라는 가장 명확한 증거는 아마도 그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는 사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과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돈을 중요시하고 물질적 소유를 중 심으로 사람의 지위를 결정하게 하는 등의 다양한 기법을 통해서 우리의 사고방식을 좀 더 개인주의적인 방향으로 향하게 만들어왔다. 그리고 물질적인 요소와 행복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없는데도 그것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선전해왔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서 자신감을 얻어야만 한다. 만약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면, 그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 우리에게 외부적인 가치를 중시하게 만드는 요소는 많지만, 그중 에서도 특히 불안감과 물질주의를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 렇게 만든다. 우리가 자신을 보살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이 없거 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든다면, 우리 는 보다 많은 부와 더욱 높은 지위를 원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 다. 그리고 우리가 가치 있는 삶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부와 소유물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접하다 보면, 우리도 어느새 그런 가치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서, 우리 사이에 독처럼 퍼져 있는 메시지 하나는 뭐냐 하면, 어떤 일자리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고용하고 싶다면 가장 높은 연봉을 주어야 한다 는 것이다. 이런 믿음 때문에 혹시라도 돈을 아주 많이 벌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 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일자리의 초점이 연봉과 보너스에 집중 될수록, 훌륭하면서도 유용한 일을 해야 하는 내재적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게 된다.
그 반대로, 우리가 재산을 얼마나 가졌는가 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우리의 기본적인 욕구가 언제나 충족되고 사회에서도 소외되지 않 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우리는 물질적인 소유나 사회적인 지위 에 대해서는 그다지 긴장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인프라와 공동체적인 기반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언컨대, 유해한 습성까지 용인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우리가 내재적인 가치에 대해서 계속해서 의식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에서도 그러한 내재적 가치의 역할이 커 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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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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