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좀 아는 사람

IT 2021. 6. 29. 20:34

-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세상은 원래 그런 거니까 적당히 순응하며 살라는 말 을 듣습니다. 쓸데없이 벽에 돌진하지 말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적당 히 즐기면서 돈을 모으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너무 편협한 삶이에요. 우리는 훨씬 넓은 세상에서 인생을 보낼 수 있습니다. 단, 한 가지를 깨달 아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인생이라고 말하는 것,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 이 실제로는 특별한 사람들이 만든 게 아니란 거죠. 그러니까 “나도 세상 을 바꿀 수 있다”, “나도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도 뭔가를 만들 어서 세상에 보여줄 수 있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그게 가장 중요 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인생은 원래 이런 거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잘못 된 생각을 깨트리고 인생을 바꾸고, 개선하고, 세상에 족적을 남기자는 거 죠. (...) 이걸 깨달으면 그때부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스티브 잡스)
- 페이지랭크에도 허점은 있다. 과거에 스패머들이 스니커즈 스니커즈 스니커즈 스니커즈’ 수법으로 키워드 밀도를 공략했다. 면 최근에는 '링크팜link farm’, 즉 서로 연관 없는 링크를 잔뜩 넣은 웹페이지를 생성하고 있다.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링크팜에 돈을 주 고 자신의 웹페이지로 들어오는 링크를 포함시켜서 페이지랭크를 인위적으로 올리려고 한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당할 구글이 아니다. 링크팜을 색출하는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 링크팜이 음지의 기술이라면 양지에서 사용되는 기술도 존재한 다. 이른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즉 검색엔진 최적화다. 웹 페이지를 검색 결과 최상위에 올리기 위해 구글 검색 알고리즘을 역 이용하는 방법이 어엿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18 SEO의 기본은 자 신의 웹페이지를 링크한 웹페이지를 늘리는 것이다. 그 밖에도 웹페 이지의 제목과 본문에 적절한 키워드를 넣고 동일한 웹사이트 내의 모든 웹페이지가 서로 링크를 걸게 하는 등 여러 가지 기법이 동원 된다.
- 구글도 수시로 검색 알고리즘을 수정한다. 소소한 알고리즘 업데이트가 연간 500건 이상이다. 간간이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있으면 SEO 전문가들은 또 어떻게든 변동 사항을 이용할 방법을 모색한다. 예를 들어 2018년에 모바일 기기에서 로딩 속도가 빠른 웹사이트에 유리하게 알고리즘이 변경되자 SEO 전문가들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AMPAccelerated Mobile Pages, 즉 가속 모바일 페이지라는 도구를 이용해 웹페이지의 군살을 뺄 것을 권했다.
- API의 세 가지 유형
첫 번째 유형은 ‘기능 API다. 기능 API는 경로 계산, 문자메시지 전송, 문장 번역 같은 작업을 전문적인 앱에 맡길 수 있게 한다. 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직접 수리하지 않고 배관공이나 목수를 부르는 것 과 같다. 기능 API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전 송하는 코드를 직접 작성하자면 꽤 번거롭다. 그래서 송금 앱인 벤모 Venmo는 송금 완료 메시지를 보낼 때 그 방면에 전문화된 API를 이용한다. 신용카드 결제를 처리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 래서 우버는 브레인트리Braintree API에 결재를 맡긴다. 브레인트리 는 누구나 코드 몇 줄만 입력하면 페이팔PayPal의 신용카드 결제 알고리즘을 쓸 수 있게 해주는 API다. 
두 번째 유형은 '데이터 API'로, 다른 앱으로부터 스포츠 경기 점 수, 최신 트윗tweet, 오늘의 날씨 등 흥미로운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게 한다. 호텔 프런트에 전화해서 근처의 괜찮은 박물관과 식당을 추천받는 것과 같다. 스포츠 전문 방송국 채널 ESPN은 주요 리그에 속한 모든 팀의 선수 명단과 경기 점수를 전달하는 API를 제공한다.  뉴욕 지하철에서 제공하는 API를 이용하면 열차의 위치와 다음 열 차의 도착 예정 시간을 알 수 있다. 고양이 사진을 무작위로 전송하 는 API도 있다.
세 번째 유형은 '하드웨어 API'로, 기기의 고유한 기능을 이용 할 수 있게 한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은 휴대폰의 카메라 API를 통 해 줌, 초점, 촬영 기능을 빌려 쓴다. 구글지도는 휴대폰의 지리위치 API로 사용자의 현위치를 파악한다. 운동 앱은 휴대폰에 탑재된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gyroscope라는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어느 방 향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지 감지한다.
물론 API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API를 활용하면 앱 개발이 한층 수월해지지만 앱이 API에 종속된다. 예를 들어 메일 전송 API 가 다운되면 그 API를 쓰는 모든 앱이 메일을 전송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지만 혹시 구글이 승차공유 서비스 를 출시한다면 경쟁사인 우버가 구글지도 API를 못 쓰게 막아버릴 수도 있다. 만일 우버에도 자체 지도 서비스가 있다면 그럴 때 구글 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 무시무시한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안드로이드를 발판으로 구글은 여러 방면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첫째, 구글은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대신 유튜브와 구글지도 같은 자사의 대표적인 앱을 의무적으로 탑재하게 한다. 미국에서는 구글 검색창이 반드시 첫 화면이나 두 번째 화면에 나와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구글 앱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구글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더 많은 광고를 표시하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둘째, 구글은 광고 수입보다는 못해도, 앱 구매 수수료로 상당한 수입을 올린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구글은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 Google Play를 첫 화면에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게 한다. 더 많은 사용자가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다운받게 만들기 위해서다. 사용자가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구매하거나 인앱 결제In-app Purchase를 하면 구글은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떼 간 다. 건별로 보면 푼돈인 것 같아도 다 합치면 연간 수수료 수입만 250억 달러에 달한다. 구글플레이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앱 판 매량이 증가하면 그만큼 수수료로 버는 돈도 많아지는 구조다.
셋째,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이 커질수록 구글이 광고 수입에서 챙기는 몫이 늘어난다. iOS 사용자가 구글 검색에서 광고를 클릭하 면 원래는 모두 구글 몫이어야 할 광고 수입 중 상당 부분이 애플에 게 돌아간다. 더군다나 구글은 iOS에 구글 검색을 기본 검색엔진 으로 탑재하는 대가로 애플에 연간 120억 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니까 구글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아이폰 말고 안드 로이드폰에서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게 더 좋다. 이렇듯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증가하면 구글의 수입도 증가하니까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하는 게 당연하다.
- 안드로이드는 뼛속까지 오픈소스다.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리눅스의 '커널kernel'을 뼈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리눅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터들에도 사용되는 운영체제다.) 커널은 앱이 장치의 하드웨어와 통신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로, 예를 들면 파 일을 읽고 쓰고 키보드와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등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 자동차로 치면 엔진에 해당한다. 커널이 없으면 컴퓨터는 아무것도 못 한다. 그러면 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만들었을까? 첫째, 개발 편의성 때문이다. 이미 존재하는 리눅스의 오픈소스 커널을 이용하면 안드로이드 개발에 들어가는 수고를 아낄 수 있다. 리눅스 커널은 1991년부터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그리고 리눅스는 슈퍼컴 퓨터부터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장치에서 구동되는 운영 체제다. 리눅스를 채택함으로써 안드로이드도 다양한 하드웨어에 서 작동하는 범용성을 확보했다.
둘째, 제조사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인터페이스 *를 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조사가 다른 운영체제 대신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세째, 더 많은 사람이 안드로이드와 구글 생태계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휴대폰의 다양한 부분을 입맛대로 바꾸고 싶은 사람은 iOS가 아닌 안드로이드 개조판을 선 택할 가능성이 크다. iOS는 오픈소스가 아니라서 바꾸고 싶어도 바 꿀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개조판을 금지하지 않는다. 개조판을 사용하는 사람도 구글 검색과 구글 앱을 이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수입도 늘어나는 만큼 오픈소스 정책은 구글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
-블로트웨어가 언제부터 비즈니스 모델로 대두했을까? 제조사와 통신사가 스마트폰 시장과 데이터 요금제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는 현실을 인지하면서부터다. 웬만한 사람은 다 스마트폰이 있고 데이 터 요금제에 가입되어 있으니까 폰과 데이터 요금제를 파는 것만으 로는 기업의 수익을 높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모색한 결과가 블로트웨어 장사였다. 기업이 블로트웨어로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앱 개발자로부터 돈을 받고 해당 앱을 선탑재한다. 일례로 버라이즌은 대기업을 상대로 기기당 1~2달러를 받고 앱을 선탑재하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버라이즌용 폰에 블로트웨어가 10개씩 설치되면 버라이즌은 손 안 대고 기기당 20달러를 버는 셈이었다. 이를 통해 통신사와 제조사는 돈을 쓸어담고 개발자는 앱을 강제로 사람들 앞에 들이밀 수 있다. 대다수 미국인의 월간 앱 다운로드 횟수가 0회라고 하니 개발자로서는 솔깃할 법하다.  이 판에서 유일하게 밑지는 쪽은 물론 소비자다.
둘째, 통신사와 제조사가 유명한 무료 앱의 짝퉁에 불과한 자사앱(대부분 유료)을 선탑재한다. 삼성은 자체 앱스토어를 선탑재하고 AT&T는 구글지도를 모방한 월 10달러짜리 길찾기 앱을 선탑재한 다. 버라이즌의 메시지 플러스Message+는 페이스북 메신저와 비슷 하지만 와이파이WiFi로 메시지를 보내도 요금이 나간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왜 이런 앱을 선탑재할까? 말했다시피 쉽게 돈 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자체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과 테마에서 수수료를 뗀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값비싼 짝퉁 앱으로 수익을 올린다. 그들은 사용자가 블로트웨어를 대체할 무료 앱의 존 재를 모른 채 기본으로 깔린 앱만 사용하기를(그리고 돈을 내기를!) 원한다. 기본은 강력하다. 애플지도만 해도 아이폰의 기본 지도 앱이 된 뒤 2015년에 사용자 대부분이 선호하는 구글지도를 제치고 아이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도 앱으로 등극했다. 이게 바로 기본의 힘이다.
- 카이OS는 개발도상국용 모바일 운영체제의 원조인 파이어폭스 OSFirefox OS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파이어폭스OS를 개발한 곳은 파 이어폭스 브라우저를 개발한 모질라Mozilla 였다. 모질라는 안드로이 드와 iOS 앱이 저사양 폰에서 구동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일단 다운 로드를 받아야 쓸 수 있는 반면, 웹사이트는 가볍고 순식간에 실행된 다는 점에 착안해서 웹 기반 운영체제인 파이어폭스OS를 만들었다. 파이어폭스OS용으로도 유튜브, 지메일 Gmail, 계산기 같은 ‘앱’이 존 재했지만 실제로는 일명 HTML5 앱이라고 하는, 특수하게 제작된 웹사이트였다. 
그런데 파이어폭스OS는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스마트폰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와 직접 경쟁해야 했다. 개발도상국에 점점 더 저렴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보급되자 파이어폭스OS는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다. 104 결국에는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2016년에 개발이 중단됐다. 
카이OS 측은 파이어폭스OS가 비즈니스 전략에는 허점이 있었지 만 기술적 토대는 튼실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이어폭스OS가 오픈 소스였기 때문에 그 코드를 재활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카이 OS는 웹 기반 운영체제인 것은 동일하지만 터치스크린이 없는 피처 폰에서 구동됐다. 그래서 굳이 안드로이드의 파이 조각을 뺏으려 하 지 않고 안드로이드가 절대 넘볼 수 없는 피처폰 시장에 진출함으로 써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채택했다. (저사양 안드로이드폰이 아무리 싸다고 해도 여전히 지오폰의 적수가 못 된다.) 카이OS의 현명한 선택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카이OS는 와츠앱WhatsApp, 유튜브 같은 앱에 대한 수요를 읽고 구글과 제휴해 카이OS용 구글 검색, 구글지도, 유튜브, 구글어시스턴트 Google Assistant 등을 개발했다. 전용 앱인 만큼 단순히 모바일 웹사이트를 불러들이는 것보다 사용자에게 쾌적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지오폰은 출시 1년 반 만에 판매량이 4천만 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카이OS 역시 100여 개국에서 8,500만 대 이상의 카이OS 폰이 판매되는 대성공을 거뒀다. 
- 대형 조직이 랜섬웨어에 맞서기 위해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주기적으로 파일을 클라우드에 백업하고(해커가 파일을 암호화해도 되 살릴 수 있도록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파일을 반드시 백신 소프트웨어로 검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수비는 역시 사전에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조직에서는 전통적인 운영체제를 배제하기 시작했다. 파일 다운로드, 앱 설치 등을 통해 악성코드가 침투할 수 있는 곳, 즉 '공격노출면attack surface'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최근 보안에 민감한 조직에서는 구글의 크롬OS가 인기다. 크롬북Chromebook의 운영체제인 크롬OS는 사실상 웹브라우저에 불과하고 기존의 운영체제처럼 설치 파일(악성코드의 최대 침투로)로 앱을 설치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리고 각 탭이 '샌드박스sandbox'에서 돌아간다. 즉, 웹페이지의 내용이 컴퓨터의 다른 부분을 건드리지 못한다. 하지만 크롬OS도 앱스토어에 악성코드가 내장된 앱이 존재하는 등 보안상 허점이 있고, 악성코드 공격 외에 피싱 같은 사기 수법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 다크웹에서 자행되는 범죄에 대해 듣다 보면 다크웹이 무조건 불법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엄밀히 말해 다크웹은 익명으로 인터넷을 탐색하는 수단일 뿐이다. 이 양지에 있는 웹사이트 중 일부가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크웹사이트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2014년에 중국처럼 페이스북이 금지된 국가에서 반정부 인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크웹 사이트를 개설했다. 앞에서 말한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 카도 2016년에 이용자가 정부의 검열을 피하거나 타깃광고를 위해 인터넷 이용 내역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를 우회할 수 있도록 다크웹 사이트를 만들었다. 다크웹 접속용 소프트웨어인 토르 역시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강화한 웹브라우저에 불과하다. 토르 프로젝트 측은 익명성을 보장 하는 토르가 다음과 같이 다양한 사람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웹사이트가 자신과 가족을 추적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토르를 이용하고, 인터넷 업체에서 접속을 금지한 뉴스 사이트, 메신저 등에 접속하기 위해 토르를 이용합니다. (...) 또한 강간이나 학대 피해자, 질 병 보유자의 채팅방과 게시판에 접속하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토르를 이용합니다. (...) 언론인들은 내부고발자나 반정부 인사를 더 안전하게 취재하기 위해 토르를 이용하기도 하죠.”
- 애플은 왜 구형 아이목을 느려지게 만들까?
수년 전부터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일부러 둔화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된 끝에 마침내 2017년에 애플이 그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많은 사람이 돈벌이에 눈이 먼 애플이 의도적으로 폰을 빨리 고장나게 해서 신형 모델로 교체하게 만드는 계획적 진부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실상은 좀 시시하다. 휴대폰은 오래 쓸수록 리튬이온lithium-ion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진다. 폰을 충전할 때마다 '충전 사이클'이 증가하는데 아이폰은 충전 사이클이 500회쯤 되면 배터리 용량이 초기에 비해 20% 정도 줄어든다. (혹시 휴대폰을 오래 썼더니 배터리가 금방 닳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느낌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런데 하드웨어는 나날이 발전하기 때 문에 앱과 iOS가 요구하는 전력도 갈수록 증가한다. 배터리 용량은 줄어드는데 전력 요구량은 늘어나니 구형 휴대폰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배터리 지속 시간이 나빠진다. 그리고 앱이 요구하는 전력을 배터리가 감당하지 못하면 휴대폰이 다운될 수 있다. 휴대폰이 우발적으로 다운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애플은 구형 아 이폰의 속도를 늦춰서 최대 전력 사용량을 낮추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게 다운될 확률을 줄이고 배터리 지속 시간을 개선할 수 있었다. 
- 애플페이는 안전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애플페이 는 휴대폰에서 상점으로 신용카드 번호가 전달되는 방식이 아니다. 애플이 카드사들과 긴밀히 공조해서 보안성을 극대화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사용자가 애플페이를 쓸 때마다 카드사(비자, 마스터카드 등)는 무작위로 만든 16자리 토큰token을 암호화해 휴대폰으로 전송 한다. 사용자가 휴대폰을 단말기에 대면 휴대폰에서 단말기로 이 암 호화된 토큰이 전송된다. 그러면 단말기는 이 토큰을 다시 카드사로 보내서 사용자의 토큰으로 확인되면 비로소 대금을 청구한다. 이렇게 하면 설령 해커가 사용자의 토큰을 입수한다고 해도 카드번호를 역추적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 
- 더군다나 터치ID가 있는 아이폰에서는 결제할 때 지문인식으로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애플페이가 신용카 드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해커에게 신용카드 정보를 털릴 위험이 없기 때문에 애플페이 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 매장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3년에 타깃이 해킹을 당해 무려 4천만 개의 카드번호가 유출된 사건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게다가 2016년부터 마그네 틱을 긁는 방식의 구형 카드 인식기를 쓰다가 해킹을 당하면 카드사가 아닌 판매자가 배상하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안전한 결제시스템이 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마그네틱 카드가 아닌 IC칩 카드를 쓰면 해킹을 방지할 수 있지만 마그네틱을 긁는 것보다 결제 속도가 훨씬 느리다. 그래서 애플페이가 더욱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 와이파이 삼각측량 소프트웨어를 도입했을 때 노드스트롬은 모든 정보가 익명으로 처리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휴대폰의 맥 주소만 안다고 그 소유자가 누구인지까지 알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자기 휴대폰의 맥 주소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맥 주소를 갖고 고객의 정체를 파악하는 영악한 방법이 분 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무료 와이파이를 쓰기 전에 메일주소로 회 원가입을 하라고 하면 고객의 맥 주소를 메일주소와 결부할 수 있다. 그러면 고객의 매장 내 활동과 온라인 활동을 연계하는 게 가능하다. 가령 메이시스 Macy's 온라인몰에서 스카프를 봤던 사람이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오면 스카프 쿠폰이 지급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데이터가 CCTV와 결합되면 더 큰 폭발력을 발휘한다. 요즘 매장에 설치되는 신형 CCTV 중 일부 기종은 나이, 성별, 인종을 대략적으로나마 인식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얼마나 오랫동안 보는지도 관찰한다. 이런 정보와 고객의 매장 내 동선 데이터, 온라인 구매 데이터가 합쳐지면 매장을 운영하 는 입장에서는 군침이 돌 수밖에 없다. 여기서 더 나가면 고객이 물건을 보다가 이동할 때 휴대폰의 푸시 알림push notification을 통해 맞춤형 쿠폰을 보낼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매장의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접속한 고객에게만 가능할 것이다. 이 또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이유가 된다.
- 서양 기업들은 성장 혹은 확장이 쉬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광고 판매 (구글과 페이스북)나 휴대폰 판매 (애플)는 전 세계 어 디서든 동일한 전략이 통용된다. 전 세계의 모든 기업이 광고를 하기 원하고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양의 앱과 비즈니스 모델은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하게 작동하고, 지역별로 바꿔야 할 게 있다면 언어 정도다.  한편으로 중국 기업들은 물리적 인프라가 그리 좋지 않은 국가들에서 탁월한 결제와 배송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이뤘다. 여기서 문제 는 나라마다 결제와 배송 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코노미 스트The Economist》의 표현을 빌리자면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 탁 월한 배송 능력을 갖춰 봤자 만 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 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적인 해법은 각국에 맞 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기업은 현지인의 창업을 지 원하고 그렇게 탄생한 현지형 기업을 인수한다. 
두 전략 모두 뚜렷한 강점이 있다. 미국 기업은 그 가공할 확장성 덕분에 새로운 시장에 진입했을 때 빠르게 치고 나간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인도 시장에 들어갔을 때 이미 강력한 물류 인프라, 결제시스템, 브랜드 인지도, 많은 협력 업체를 거느리고 있었다. 한편으로 중국 기업은 각국에 맞는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당연히 확장은 어렵다) 어느 시장에는 안착할 수 있다.
물론 약점도 존재한다. 미국 IT 기업의 경우, 그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국가에서 잘 통한다고 한들 어느 국가에도 완벽하게 부합하진 않는다. (구글이 구글고와 안드로이드고를 출시한 것은 기존의 구글 앱과 안드로이드가 인도에 완벽히 들어맞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중 국 기업들의 경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 간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 는 경우가 많다. 알리바바가 동남아에서 투자한 전자상거래 스타트 업 토코피디아 와 라자다가 현재 여러 나라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 망중립성이란 간단히 말해 ISP가 모든 데이터를 공평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어떤 데이터에도 특혜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 특정한 영상, 트윗, 이미지가 더 빨리 전송되어서는 안 되고, 제로레 이팅의 경우처럼 더 저렴하게 제공돼서도 안 된다(그렇지 않으면 특 정한 데이터가 소비자에게 더 강한 매력을 발휘하게 된다). ISP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접속에 대한 지배권을 쥐고 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소비하는 콘텐츠는 모두 버라이즌이나 컴캐스트 같은 업체를 통해 전송된다. ISP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어 특정한 앱이나 웹사이트를 비호하기 위해 그 경쟁자의 데이터가 느리게 전송되 게 만들 수도 있다. 만약 ISP가 돈을 두둑이 챙겨주는 회사들의 편에 서서 운동장을 기울여버린다면 소비자로서는 큰 손해다. 그런 행태 는 인터넷의 개방성을 파괴하고, 혁신과 경쟁을 제약하며, 경제성장 을 둔화시킬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망중립성은 ISP가 잇속을 챙기기 위해 자행하는 3대 부당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는 '차단'으로, ISP가 노골적으로 트래픽을 차단하는 것 을 뜻한다. 제일 악명 높은 사례는 AT&T가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 가 입자들의 페이스타임 이용을 차단한 것이다.  가입자들에게 대놓고 돈을 더 많이 내라고 요구하는 격이었다. 페이스타임 데이터가 전적으로 AT&T를 통해 전송되는 이상 약정으로 묶인 가입자들은 페이스타임을 이용하려면 요금제를 업그레이드하는 수밖에 없었다.
어떤 웹사이트를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너무 티가 나기 때문 에 많은 ISP가 좀 더 교묘한 수법을 쓴다. 바로 속도 제한'이다. 특정한 웹사이트, 주로 경쟁사의 웹사이트에서 콘텐츠가 느리게 전송 되게 만드는 것이다. 2013~2014년에 컴캐스트와 버라이즌이 넷 플릭스의 콘텐츠 전송 속도를 둔화시켰다. 40 아마도 자사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띄우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속도 제한이 너무 심해서 넷플릭스가 양사에 돈을 지불하고 제한을 풀어야 할 정도였다.  컴캐스트와 버라이즌이 가입자를 볼모로 자사의 상품을 밀고 넷플릭스의 돈을 뜯어낸 것이다.
세 번째인 '대가에 따른 차별’은 ISP가 특정한 웹사이트와 계약 을 맺고 경쟁사 웹사이트보다 정보가 빠르게 전송되게 만드는 것이 다. 44 이처럼 ‘추월 차선'을 제공하는 수법이 최근 들어 차단과 속도 제한보다 많이 쓰인다. 제로레이팅이 대표적인 예다. 
- 제로레이팅은 ISP가 특정한 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보통은 앱 개발사로부터 거액을 받는 대가로 제공된다. 당 연히 해당 앱은 경쟁자보다 유리한 고지에 선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드라마를 몰아보려고 할 때 데이터가 차감되는 서비스와 그렇지 않은 서비스 중에서 무엇을 택하겠는가?
제로레이팅은 근본적으로 스타트업에 타격을 입힌다. 와츠앱, 페 이스북 메신저, 트위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버진미디어의 사례를 보자. 이 앱들을 개발한 거대기업은 그런 특혜를 누리기 위해 버진미디어에 큰돈을 낼 자금력이 된다. 하지만 새로운 메신저 앱을 야심차게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당연히 그럴 처지가 안 된다. 그래서 돈 많은 경쟁자들보다 현저히 불리해진다. 일례로 직원이 200명에 불과한 동영상 사이트 비메오Vimeo는 티모바일의 모회사인 도이치 텔레콤Deutsche Telekom과 제로레이팅 계약을 유지할 여력이 안 된다. 고 호소했다.46 다시 말해 제로레이팅은 이미 IT 업계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의 편에 서서 혁신을 저해하는 행위다. 특히 ISP가 무료를 내세워 자사의 상품을 밀어주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이 방면으로는 AT&T의 다이렉티비 나우 제로레이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이렉티비 나우는 제로레이팅을 등에 업고 사용 자를 울타리 안에 가두면서 경쟁자를 차단한다. 지금은 사용자에게 좋은 조건일지 몰라도 만약에 경쟁사가 모두 망한다면 AT&T가 제로레이팅을 철회하고 갈 곳 없어진 사용자에게 대폭 인상된 요금을 부과할지도 모를 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에피센터, 웍스에서 유럽 30개국의 제로레이팅 실태를 조사해보니 제로레이팅이 금지된 국가에서는 데이터 요금이 꾸준히 하락했지만, 허용되는 국가에서는 요금이 상승했다. 
왜 그럴까? 통신사가 제로레이팅으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으면 굳이 요금제나 네트워크 품질로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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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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