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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 바이러스

역사 2015. 1. 25. 16:59

 


템포 바이러스

저자
페터 보르샤이트 지음
출판사
들녘 | 2008-02-22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우리는 모두 템포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속도가 느린 인터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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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시작의 단계 : 1450~1800년
1. 촌락의 시대_느림의 원칙
- 삶이란 것은 마치 발로 밟아서 돌리는 물레방아와 같아서 그것을 더욱 힘주어 밟은 사람은 오직 자기 힘만 빠질뿐 목표에 더 가까워지지는 않았다.
- 농사일은 공장의 단조로운 작업대 위에서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과는 전혀 달랐다. 농부들은 일을 하다보면 하나의 작업을 마친후 다른 장소로 옮겨 다니면서 일해야 하는 과정이 많았다. 따라서 중간에 한가로이 쉬거나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허용되었다.
2. 도시의 시대_가속도 초기의 원리
- 우리 마음속 시간의 범주가 하는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기계적으로 시간을 재고, ..., 시간 단위를 사건과 현상들, 과정들을 분류하는 표시체계로 사용하고, 우리의 생활전체를 시간의 통제아래 놓는 것이다. 14세기에 마음속에 시간에 대한 의식이 나타났을 때 톱니시계가 발명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소로킨)
- 시간이 가져온 혁명의 특성은 "혁명 이전에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있었으나 시계는 없었다. 혁명 이후에 사람들은 시계를 가졌지만, 시간은 없다" (알베르티, 15세기 이탈리아 시계공)
- 모든 업종 가운데 상인의 직종이 맨 먼저 시간을 새로운 형태로 구분하고, 시간을 절약하고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시간은 상인들을 위해 가장 먼저 똑딱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 시간이라는 개념은 노동의 분개가 늘어나면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 생산영역이 나위면서 그 사이에 연관성이 구축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생산기술의 협력과 시간의 협력으로 나타났고, 또 사용된 노동시간에 따라 만들어진 상품의 가치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 육지에서는 토착세력과 땅의 저항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이 너무 컸다. 그래서 자본주의적인 경제관념을 가진 상인들은 차라리 강으로 가는 길을 택했으며 해운에 더 집착하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품과 돈을 순환시킬 수 있는 다른 길을 모색했다. 그리고 어느 길을 택해서 운송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지, 속도를 내면 과연 많은 위험을 줄일 수 있을 지 판단을 내렸다.
- 그들은 금전거래와 상품거래를 할 때 철저하게 속도를 이용했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가속도 원리를 계속 추진해 나갔다. 그리고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든 사용법을 눈앞에서 보여주었다. 그들에 의해서 경제적인 시간관념 이외에 또 다른 것이 추가되었으니, 그것은 속도를 곧바로 이용하라는 명령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은 처음으로 속도의 포로가 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조급함의 포로, 서두름의 포로가 되었다. 속도는 도시와 더불어 생겨나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시사이, 즉 공간사이를 더 빨리 뛰어넘으려는 사람들에 의해 생겨났다.
3. 힘의 시대_더 빠른 무기의 등장
- 농업은 계속 자연의 순환에 따르고 있었으므로 인간의 손으로 자연을 성장시키고 진화시킨다는 상상은 아직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직업세계에서는 법이나 규범, 조직들을 통해서 경쟁력을 높이고, 거기에서 기술과 노동을 분화시켜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에 맞서곤 했다. 경쟁체테를 맨 먼저 이용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통치자와 원거리 무역상들이었다. 이 두계층은 서로 다른 수단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권력이나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경쟁했다. 상인들과 마찬가지로 유럽의 국가들도 서로 동맹을 맺어 가차 없는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이 두부류가 지닌 사고방식의 특징은 양쪽 다 경쟁과 성과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양쪽은 연합해서 함께 공공재정분야와 해외의 개방된 시장을 통해서 자본의 이익을 추구했다. 그러기 위해서 서로 후원했고, 새로운 가속화 도구를 이용하여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4. 생산업자의 시대_더 빠른 기계의 등장
- 가속도가 붙은 새로운 세계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자 그 시대를 더욱 대표하는 것이 등장했으니 그것은 바로 계산기였다. 세계를 수로 파악하려고 했던 17세기의 시대적 흐름에 맞춰서 계산하는 방식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 운송의 가속화로 인한 장점은 무엇보다도, 최신 기계에 투자한 다음 자신들의 판매영역을 확대하고자 했던 기업가들에게 수익성 있는 대량판매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다.
- 산업화는 생산, 운송, 재화의 분배와 소비를 바로 시간이라는 하나의 추상적 원칙아래 통합시켰다. 그것은 시간을 단축하는 기계와 기술을 이용해서 생산을 가속화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운송의 가속화를 거쳐 소비의 가속화에까지 이르게 했다. 산업화는 거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시간과 새로 교류하도록, 그리고 경제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변한 시간을 경제적으로, 즉 경제의 재화로 이용하도록 촉구했다.
- 생산과 운송의 가속화가 이루어지는 많은 원인이 있었지만, 그 결과로 등장한 것은 더 많았다. 가속화의 사상은 유럽에서 계몽주의 시대에 처음 나타났다. 당시 유럽대륙은 점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했다. 그러면서 지구 전체를 자기들의 복종하에 놓고 싶어했고, 방해가 된다고 느낀 자연의 종속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다.
2부. 가속화의 단계 : 1800~1950년
5. 증기의 시대_속도의 생산
- 교통혁명이 일어나자 사회는 방직기와 인쇄기, 기차와 증기선의속도를 뒤쫓기 시작했고, 그 리듬에 따라 움직이고, 그처럼 빠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그 맥동에 따라 빙빙도는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사회는 매번 새로 발명되어 쏟아져 나오는 것들에 대한 뉴스에 도취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새로운 역동성을 펼친 사람들은 기업가들이었다. 그들은 자의식을 갖고 회사의 입구에 거대한 시계를 내걸며 이 시대의 새로운 주인이 누구인지 과시하려고 했다.
- 진보는 더이상 계몽주의 시대처럼 조심스럽게 앞을 더듬어 나아가지 않았고, 적극적인 사람들에 의해 성급하고 용감하게 추진되었다. 그런 사람들은 시간을 마치 늘 부족한 물자처럼 간주했으므로 제품을 생산할 때나 먼 거리를 갈 때, 화학변화 과정을 인공적으로 가소시킬 때, 시간을 줄이는 것을 전혀 거부하지 않았다. 이런 가속도 원리에는 어떤 한계도 없었다. 그것은 오로지 상승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었다. 한계를 모르는 가속도 원리처럼 기업가들와 상인들 역시 자신들의 재산축적에 있어 끝을 몰랐다. 시장경제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분투했다. 가속화로 성공한 모든 것에는 시간을 더 합리적으로 사용하라는 요구가 들어있었다. 그것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운송와 생산을 가속화하고, 이와 병행해서 사람들의 심리 속에 시간의식의 혁명을 일으키도록 요구했다. 이제 진보란 시간을 성공적으로 경영관리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6. 전류의 시대_무선을 이용한 소식전달
- 속도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전기였다. 전세계의 물리학자들은 전기의 흐름인 전류가 정보전달을 가속화하는 결정적인 힘이라는 사실에 의견을 같이 했다. 그것은 역마차의 시대에서 전류의 시대로 넘어가는 비약적 발전을 약속했다.
- 경제위주의 시대로 바뀌어가던 수십년 동안에 전신기의 계속적인 발전을 추진한 주역은 각국 정부가 아니라 새로 등장한 철도회사들이었다. 기차를 이용함으로써 사람과 물자의 수송이 가속화되자, 정보의 운송도 그 뒤를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초기의 철도회사 입장에서는 기차보다 더 빠르고 안전하며, 믿을 만한 정보전달 시스템이 없었다. 특히 개별 정보통신망이 연결된 후로, 신속한 통신망이 없다는 것은 안전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럴수록 철도회사들은 전자식 통신기의 개발에 희망을 걸었다.
- 상인과 운송업자들은 전신라인을 이용해 세계 여러지역에서 매겨지는 상품가격들과 선박들의 입출항 시기에 관한 정보들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 기차와 증기선들이 가세하여 전 세계적 상품순환이 이루어졌으며, 무역에 관여하는 국가의 국경은 대폭 확장되어 상품 판매를 가속화시켰다. 또한 상인들은 곡물이 운송중이거나 심지어 수확이 안 끝난 상태에서도 물건을 사고팔 수 있었다. 상품과 소식을 전하는 새롭고 빠른 운송수단은 위험부담을 덜어주었고 비용도 낮추어 주었다. 전 세계의 시장은 처음으로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했다. 불과 수십년 안에 전신기의 사용목적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처음에 샤프가 그것을 개발했을 때만 해도 아직 전쟁중이었고, 쿠크가 그것을 설치했을 때는 철도행정이 주도하던 시대였다. 그러던 것이 1850년 이후에는 지역시장과 국제시장이 중심을 이루는 시대가 되었다.
- 정보를 가속화하려는 기술혁신에서 드러나는 매혹적인 점은, 그것이 바로 집단적인 행복감, 즉 진보에 대한 집단적인 희열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었다. 특히 사람들은 개혁속도가 급속히 빨라진 덕분에 다시금 새로운 진보를 접할 수 있게 있었다. 새로 등장한 전화통신수단은 사람들이 전류의 지배를 받게 하고,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하고 박동회수를 높여갔다.
- 새로운 통신기술은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주었지만, 참여자들에게도 더 빨리 거기에 반응할 능력을 갖추도록 요구했다. 이익을 볼지 손해를 볼지가 시간과 분을 다투면서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 1880년 이후부터 일상생활에서도 조급하게 서두르는 현상이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회 여기저기에서는 신경과민의 진단이 확산되었다. 의사들은 집단증세를 보이고 있는 신경쇠약에 대해 이야기했다.
- 이미 계몽주의 시대부터 사람들에게는 진보를 위해 싸울 사명이 주어졌고, 그 요구는 점점 더 강조되어 표출되었다. 19세기 말의 주요개념 가운데는 효율성도 들어 있었다. 효율성을 위한 노력은 개인과 집단 전체의 도덕적 의무가 되었다. 그 배후에는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더 빨리 일하고, 더 빠르게 살아야 한다는 의무가 숨어 있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엣도 두세배 쯤 속도를 올려야 했다. 당시 사람들은 가속화가 진행될수록 인간의 생활이 더 충만하고 윤택해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속도 제조기들은 명령을 넘겨받아 도시 안에서 사람들의 걸음을 빠르게 했고, 역동성과 속도에 대한 생각도 바꿔 놓았다. 이후 속도의 일부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
7. 스포츠의 시대_질주하는 인간들
-단지 노동시간을 늘리던 경제의 시대에서 벗어나 시간으 집중적인 이용을 미래지향적으로 보는 시대로 넘어온 만큼, 시간을 다투는 스포츠 종목은 확실히 우선시 되었다. 스포츠의 신기록 측정이 가능해지자, 이미 달성한 기록돌, 즉 시간이나 거리, 높이는 점점 더 상승해 갔다. 경제생활에서처럼 여기서도 특별한 기록을 성취했을 때는 보상이 주어졌다.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한 스포츠, 노동세계에서 벗어나 활기 있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누리는 수단의 하나였던 스포츠는 원래 노동과 상반되는 것으로 이해되었지만, 그러면서도 또한 기술적-관료주의적인 실질위주의 세계를 닮아갔다.
- 공장에서든 경기장에서든 속도기술자들은 기록개선과 향상, 그리고 기록의 최적화라는 원리에 복종하는 인간을 만들어 냈다. 그들이 목표로 하는 것은 조화와 기록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달성된 기록보다 더 빠른 기록, 최고의 속도를 만들어 내려고 했고, 집단적 개선을 목표로 분투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서로 동화되고, 신체도 규범화되어 몸이 뚱뚱한 사람들은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치부되었다. 약 1세기가 지난 후에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그런 규범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몸에서 지방제거수술을 하고, 가슴에 실리콘을 삽입하는 수술을 해주고 있다. 속도는 세계를 바꾸고, 인간의 정신과 신체도 바꾸었다.
8. 엔진의 시대_질주하는 자동차들
- 기차의 가속화가 그랬듯이, 새로 등장한 자동차의 가속화 역시 가난한 사람들과 부자들을 한데 묶었다. 귀족혈통을 가진 사람과 떼돈을 벌어 귀족이 된 사람들 모두 자신들만 누리던 속도의 특권을 방어하려고 애썼지만 소용없었다. 산업화 이전의 시대만 해도 속도는 귀족과 군대, 자산가만의 특권이었다. 그러나 19세기부터 최고의 가속도에 참여하는 일은 대중화되었다. 대중들은 휘발유로 움직이는 차량을 직접사서 타고 도로를 질주하지는 못했지만, 얼마 안가서 오토바이를 사서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관중의 자격으로, 그것도 점차 사회의 최고계층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기에 참여할 수 있었다.
- 엔진과 기계, 스포츠와 기록에 대한, 때로는 부조리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숭배는 속도 자체가 목적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그것은 속도와 기동성이라는 새로운 종교마저 제시하고 있다.
9. 안전의 시대_규정화된 가속도
10. 전쟁기계들의 시대_돌진하는 포탄들
- 산업에서 대량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건설이라면 전쟁이 대량으로 생산해내는 것은 파괴였다. 양쪽 모두의 공통점은 효과를 상승시키려는 목적으로, 즉 더 좋게, 더 싸게, 더 정확하게, 더 빨리 생산해내기위해 점차 인간대신 기계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11. 합리화의 시대_서두르는 인간들
- 19세기 후반까지 시간을 외연적으로 사용하던 방식은 자연적인 한계에 부딪쳤다. 종교개혁과 중상주의 이후의 근로시간을 밤중까지 연장하는 방식은 무너지고 말았다. 새로운 시간의 패러다임이 필요했고 이는 곧 관철되었다. 19세기 말부터는 시간을 집중적으로 이용하고, 점차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더 삘리 일하는 것이 선호되었다. 성과에 대한 보상은 불가피하게 속도를 상승시키도록 압력을 가했다.
- 현대 자본주의는 경제학자 슘페터가 본 것처럼 역동적인 기계들이 시간에 맞서 부단히 경주하는 것같은 현상만은 아니었다. 기업은 혁신적인 것들을 개발해 선구자로서의 이익도 얻었다. 그러나 그들은 경쟁자들간의 지속적인 몰이사냥 속에서 단지 얼마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그들의 노력은 토끼와 고슴도치의 경주와 비슷했다. 노동생산성을 어떤 식으로 개선하든 그것은 경쟁의 압박 속에서 다시 향상되어야만 하는 압박으로 작용했다. 빠른 것은 느린 것을 잡아 먹었다. 그래서 기업체들은 자본집약적이 될 수록 잠시라도 지체할 경우에 겪는 손실이 더욱 커졌다.
- 생활의 가속화는 사람들의 심리도 변화시켜, 신경쇠약이 대도시인들의 전형적 질병으로 발전했다. 속도는 기술과 조직에 의해 변하는 새로운 생활조건과 노동조건에 즉각 적응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병들게 만들었다.
12. 예술가의 시대_질주하는 영상
- 단축기법의 회화는 인상주의 시대에 와서 프랑스 화가인 에드가 드가와 클로드 모네에 이르러 완성되었다. 불완전하게 그려진 형태는 빠른 움직임을 연상시켰고, 고정시킬 수 없는 역동성은 순간의 지나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이러한 속도회화는 관찰자로 하여금 세부적인 것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모든 것을 전체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즉, 생물과 기계, 자연과 빛, 그것들이 서로 겹쳐서 일어나는 움직임에 대한 인상을 받아들인 것이다. 인상파 화가들은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것들을 빠르게 바뀌는 빛과 색채의 분위기로 포착해서 재생하려고 했다. 빠르게 지나가는 것들을 독자적인 대상으로 표현하려면 색채를 우선시해야 했기에, 대상과 형태는 뒤로 밀려났다. 새로운 양식의 회화는 이처럼 순간적인 흐름을 표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 그림들은 흐르는 듯한 색채의 질감으로 이미지을 드러내면서 움직임을 표현했다.
- 미래파 예술가들은 운동의 가속화, 빠름과 역동성, 소식체계와 운송체계의 혁명에 대해, 그리고 현대에 와서 열병처럼 서두르는 것, 또 늘 새로워지는 생활영역에서 소용돌이 치는 가속화에 대해 어떤 예술가보다 더 급진적으로 반응했다. 그들은 대단한 소란을 피우면서 이 역동성을 문학적, 회화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과격하게 주장했다.
3부. 1950년대 이후의 속도
13. 전자의 시대_10억분의1초에 대한 사냥
- 많은 사람들이 현대의 빠른 경제에 대해 의식하게 된 것은 철의 장막이 무너지고 난 뒤부터이다. 그 동안 서로 다른 두 세계의 인간들이 서구의 고속경제 시스템 속에 어깨를 나란히 하자, 그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조화시키기가 매우 어려웠다. 독일에서는 두 독일의 정치적 통합이 현기증 날 정도로 급속히 이루어진 반면, 경제적, 심리적 통합은 달팽이처럼 느리게 진행되었다.
- 1920년대 노동조합과 여성단체는 처음에 합리화 조치와 가속화 조치를 환영했다. 그 조치들이 사람들에게 복지를 조장하고, 그에 맞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즉 교양을 배우고, 생활을 즐기고, 더 많은 여가를 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산업의 발전은 노동시간의 절약과 더 많은 여가시간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 결과 노동시간의 생산성이 늘어나고, 소비 가능성이 다양해지고, 물질적으로 부유해졌지만 거꾸로 사람들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시간부족을 겪었다. 그리하여 20세기 초에 가졌던 희망, 즉 생산과 운송의 가속화를 추진해서 시간부족에서 벗어나겠다는 희망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시간절약은 비록 사람들에게 스스로 선택한 활동을 하는 데 사용할 여가시간을 많이 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조급하게 서두르는 결과를 낳았다.
- 여가시간이 계속해서 더 길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속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가고 있다. 시간을 소비할 가능성이 엄청 다양해지자 사람들은 오히려 각자 자신이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이렇게 조급해지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시간을 사용할 가능성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 과거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 구축한 가속화 시스템은 오늘날 많은 분야에서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말았고, 그 때문에 불합리한 것이 되었다는 경고와 예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대상과 활동을 시간의 통제속에 굴복시키고, 시간을 제로로 줄이고 없애려는 것이 가속화의 목표가 될 수 없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는 데는 시계가 필요없다.
- 시간을 삶이다. 그리고 삶이란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간을 절약하면 할수록 그것을 더 조금 갖게 된다.(미하엘 엔데의 소설중에서 주인공 모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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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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