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달동안 내 주변에서 연거푸 일어난 삶의 요동을 들여다보면 고독사라는 형태로 생을 마감하는 게 오히려 평화스러운 일이라 여겨진다. 내 인생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행사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이니 말이다.

- 언젠가 내가 혼자 숨져 있는 모습이 발견되더라도 결코 놀라지 말 것을 아들 내외에게 여러 차례 일러두었다. 우리 시대 삶과 죽음이 그러하니 아버지의 고독사를 섧게 여기지 말라 했다. 그건 불효가 아니다. 난 이대로가 좋다. 나의 평화를 위해서,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 어떤 이는 혼자사는 삶의 자유를 과소평가하거나 우습게 여기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혼자 사는 것도 나쁠 게 없다.

- 어느 날 알 수 없는 질병의 파편들이 내 육신과 영혼을 파괴한다 하더라도 나는 크게 저항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편안한 마지막 삶을 위해 소중한 내 시간을 쌓아가고 허물기를 거듭하다 저 멀리서 스멀스멀 다가오는 운명의 신에 내 몸을 맡기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 남의 차 얻어 타고 험한 길에 들어서면 심한 차멀미를 하다 쓰러져요. 그러나 본인이 운전하면 그런 일이 없어요. 제발 다른 사람 차 타지 말고 자기 차로 가세요.
환자들이 암 치료 받는답시고 죽을 둥 살 둥 엄청난 고통 속에서 허덕이지 말고 스스로 삶을 정리할 수 있는 편안한 방법을 찾으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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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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