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가, 외로운가?

etc 2020. 8. 4. 08:19

미국 뉴잉글랜드에 사는 제임스는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동네 단골손님들과 활발하게 어울렸고, 친구도 많았습니다. 복권 당첨으로 거액을 쥐게 되자근사하게 살아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해안가 부촌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러자 생전 앓지 않았던 당뇨병과 고혈압, 비만 질환이 한꺼번에 찾아왔습니다.

한국경제신문 731일자 A25 기사 외로움은 하루 담배 15개비만큼 해롭다>는외로움은 우울증이나 수면의 저하, 중독과 같은 문제뿐 아니라 신체적 질환과도 깊게 연관돼 있다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미국 공중보건위생국장을 지낸 비벡 머시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에 따르면인간이 진화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방식으로 사회성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관계가 부족해질 뿌리 깊은 생화학적 경고신호로 찾아오는 외로움이다.”

전문가들의 흥미로운 실험결과가 있습니다. “ 같이 모인 안에서 어느 순간 사람들이 자신만 배제하고 아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 놓이면 누구에게나사람들이 나를 일부러 따돌리고 있다 생각이 주입된다.” 뇌를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찍으면 뺨을 맞았을 때와 같은 영역이 환해진다는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우리는 소외감을 느끼는 순간 뺨을 맞은 것처럼 몸을 움츠린다.”

외로움(loneliness)’고독(solitude)’ 다릅니다. 고독은 평화롭게 혼자 있거나 자발적으로 고립을 택한 상황이지만, 외로움은 원치 않는 불행과 감정의 고통을 부릅니다. “고독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준다. 외로움은 각종 질병을 몰고 오는 절망이다.” 외로움으로 인한 질병은 일반적인 신체질환보다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이 삶에 아픈 구멍을 남길 사람들은 고통을 마취시키기 위해 술과 마약, 폭력에 빠지기 쉽다.”

외로움은 환자의 치료 의지를 꺾고, 가족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가기까지 합니다. “외로움이란 나약한 사람들이나 겪는 단순한 감정이라는 편견이 외로움을 더욱 부추겨 사람을 어둠 속에 가둬버린다.” 외로움과 폭력은남매사이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은 거부당했다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 상대방에게 맹렬히 분노하거나 폭력성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으로 충격을 집단 총기난사범에서부터 연쇄살인범까지 배경을 조사한 결과 외로움의 증거가 드러났다.”

외로움은 신체적인 질병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거나 진단되지 않습니다. ‘대화 통해서만 발견되고, 치유도 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병을 고치려면 연결과 소통, 공감을 늘리면 된다.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는 대화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SNS 등을 통한 온라인 대화로는 됩니다. “온라인에서는 우리의 진짜 모습이나 취약성을 드러내기 힘들다. 오프라인을 통해 접촉하고 의미있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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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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