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식의 역설에 대하여 가장 많은 사람들은 불편한 질문을 처음부터 하지 않고 그 모든 윤리/도덕적 질문들을 외면한다. 반려동물과 달리 식용동물은 감정도 성격도 영혼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런 태도에 속한다. 이렇게 소비습관의 불편한 결과를 외면하는 것은 효과적인 자기보호 전략이라고 힘들게 행동을 바꾸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다.
- 전기절약, 쓰레기 분리수거, 천가방 이용 같은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 뿌듯한 느낌을 주는 행동들로 가끔 비행기를 타는 행동을 정당화한다. 어쨌든 친환경적 행동을 하고 있으니 일 년에 한 번 정도 휴가차 비행기를 타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단 한번의 장거리 비행이 평생 전기를 절약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천 가방을 사용해서 아끼는 탄소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방출한다는 사실은 그래서 기꺼이 무시한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좋은 행동을 하나만 해도 이런 무시가 가능해진다. 이를 한가지 행동편향이라고 한다.
- 쇼핑날 패스트패션 상품들을 잔뜩 산 다음 공정무역으로 생산된 유기농 셔츠 하나 추가하는 것도 후자를 통해 전자에 대한 도덕적 면허를 얻으려는 것이다. 유기농 셔츠의 제조도 기후파괴적이긴 마찬가지다. 유기농 셔츠는 패스트패션 상품 쇼핑이 기후에 끼친 부정적 효력을 보상한 것이 아니라 더 악화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보상받은 것처럼 느껴진다.
- 우리는 자기기만적인 기후파괴행동을 함에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데 아주 능하다. 그런데 가끔은, 그러니까 제대로 질문할 때, 이런 도덕적 면허라는 속임수가 성공하지 못할 때도 있다. 집에서 전기 좀 아끼는 것으로 비행기 여행을 상쇄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면 말이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경제학자들 덕분에 자기기만 없이 편하게 기후파괴행동을 일삼을 수도 잇다. 우리 행동이 부를 파괴를 돈을 간단히 보상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 보상 메커니즘이 비합리적이라면 최악의 경우 보상 메커니즘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더 치솟을 수도 있음. 탄소 중립 인정서 제도를 중세의 면죄부 판매와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덕적으로 아무리 사악한 행동을 했어도 교회에 적당히 기부하면 모든 죄가 사해지고 천국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는 그 면죄부 말이다.
- 무지와 무능력은 비현실적인 자기 과대평가와 만날 때만 그 파괴적인 잠재력을 드러낸다. 우리는 자기 과대평가로 무능력을 무마할 때 무언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확신이 없을 때보자 말이 안되는 짓을 더 많이 한다.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믿을 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주저없이 하게 된다.
- 우리는 지금 여기서 나에게 직접적으로 일어나지 않은 것에는 심리적 거리를 둔다. 심리적 거리는 공간적 측면(다른 나라 이야기야), 시간적 측면(급한 문제는 아니야), 사회적 측면(다른 사람들의 문제야), 그리고 가상적인 측면(직접적으로 겪을 문제는 아니야)에서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기후변화 같은 불편한 주제에 있어 심리적 거리두기와 경계설정은 효과적인 자기방어 전략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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