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이야기

경영 2019. 12. 18. 08:27

- 동에 사람인변이 붙은 자동화란 기계에 인간의 지혜를 부여하는 것이다. 자동화의 발상은 도요타의 시조인 도요타 사키치의 자동직기에서 태어났다. 도요다식 자동직기는 날실이 끊어지거나 씨실이 다 떨어지면 기계가 즉시 멈추도록 만들어졌다. 요컨대 좋고 나쁨을 기계가 판단하도록 하는 장치가 내장돼 있는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에서는 이 발상을 기계뿐 아니라 작업원이 있는 라인으로까지 확대했다. (도요타 생산방식, 오노)
- 사키치는 자동직기와 관련해 발명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그의 진수는 직기의 속도를 높인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한 순간 기계운전을 중지시키는 장치를 고안한 것이었다. 사키치는 성능을 향상시키기보다 불량품 발생을 막고 싶어 했다. 이런 관점에서 기계를 바라보는 발명가는 없다.
- 오일코어란 천연모래를 중심으로 아마인유, 들기름, 중국 동유를 혼합한 것으로, 주형에 넣어도 모래가 부스러지지 않아서 설계대로 빈 공간을 만들기에 적합했다. 다만 배합을 그르치면 틀속에 부은 섭씨 1천도의 녹은 철과 반응해 폭발할 수 있다. 다행히 폭발은 없었지만, 개발과정에서 녹은 철이 뿜어져 나오는 사고가 몇 번 있었다. 결국 자동차를 만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 직면한 문제는 자동차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 아니었음. 어떻게 해야 자동차가 움직이는지는 알았다. 제조공정도 잘 알았다. 기이치로를 비롯한 개발진을 어려움에 빠뜨린 것은 바로 원료, 재료였다. 이 원료, 재료가 무엇이며, 이를 어디에서 조달해야 하느냐가 문제였다. 지금처럼 정밀한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구할 수 없는 부품은 직접 만들어야 했다. 대부분은 철제품이지만, 철이라고 해도 순수한 Fe는 없다. 회사마다 탄소를 섞는 등의 방법으로 자사의 자동차 부품에 맞는 철을 만든다. 오일코어의 경우도 결국은 철과의 싸움이었다. 철의 성분을 알고 엔진에는 어떤 철이 필요한지, 새시에는 어떤 성질의 철이 적합한지 시험하고 개발하고 다시 시험하기를 거듭하며 실용화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자동차 보디용 강판은 직접 제작하지 못하고 미국의 US스틸에서 수입했다. 그리고 두께 2밀리미터도 안되는 강판을 장인이 해머로 두들겨서 자동차 모양으로 만들었다.
- 도요타 생산방식의 양대 기중인 저스트인타임과 자동화의 개념은 2차대전 이전, 고로모 공장이 완공된 시점에 이미 있었다. 오노 다이이치가 도요타 생산방식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체계화시킨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은 바로 이 때문. 오노 자신도 저스트인타임을 고안한 사람은 기이치로씨라고 공언했으며, 자동화는 사키치씨의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두 사람의 생각을 양대 기둥으로 강조하는 편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조인 사키치와 기이치로의 생각이라는 대의명분이 있으면 오노가 체계화한 생산방식을 확산시킬 때 현장의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이건 내가 생각해낸 거야'라고 주장했다면 도요타 생산방식은 절대 이렇게까지 보급되지 못했을 것이다.
- 도요타 생산방식은 후방공정이 전방공정으로 부품을 가지러 간다는 특징이 있는데, 처음에는 부품이 오지 않으니까 가지러 간 것이었다. 그런데 이 기억이 오노의 머릿속에 강렬히 남아 후방공정이 가지러 가는 시스템이 탄생하게 된 것
- 오노는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포드 시스템 이식에 의문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양산하면 원가가 싸진다는 것은 착각이 아닐까요? 왜냐하면 미국과 일본은 급여제도가 다릅니다. 미국은 대체로 시간급입니다. 이 일이라면 1시간에 얼마라고 정해져 있죠. (직무급) 예를 들어 자동차에 타이어를 끼우는 작업이라 합시다. 작업원에게 타이어를 많이 끼우게 하면 한 개당 원가가 싸집니다. 그 대신 라인이 30분 멈췄더라도 작업원에게는 지급하는 시간당 임금은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타이어 부착원가는 두배가 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컨베이어 속도를 높이고, 또 컨베이어를 멈추는 것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한편 일본은 사람에 따라 급여가 정해집니다.(직능급) 급여가 높은 사람이 타이어를 끼우면 부착원가가 높아지지만, 급여가 낮은 사람이 하면 낮아지죠. 오노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리라. 일본은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로, 근무연수가 긴 사람들만 라인에 있으면 원가가 높아진다. 그러므로 가급적 시간당 임금이 낮은 사람을 고용한다. 그 대신 컨베이어 속도를 무작정 높이지 않는다.
- 미국과 일본의 임금체계가 다르므로 포드 시스템을 도입해 벨트 컨베이어의 속도를 높인들 생산성을 높아지지 않음을 직감한 것이다. 또한 일본은 소량생산이므로 벨트 컨베이어도 일본 나름의 활용법을 궁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포드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도 그럭저럭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 왜 충분하지 않을까? 미국에서 수입한 최신 공작기계를 사용하면 물건을 너무 많이 만들어버리기 때문이었다.
- 효율이란 간단하다. 좋지 않은 방법을 그만두고 우리가 아는 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일하는 것이다. (헨리 포드)
- 안돈은 엔진을 장착하는 공정에 도입했던 것임. 엔진을 장착하는 기계는 키가 커서 감독자가 잘 볼수 없었다. 게다가 작업원이 다공정을 담당하게된 뒤에는 담당하는 기계가 많다보니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기계를 대신 맡아줄 사람을 찾으로 갈 틈이 없었다. 그래서 '조장님, 지금 화장실에 가려 하니 빨리 와주세요'라고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안돈을 설치했던 것. 안돈 끈을 당겼는데, 아무도 안왔다면 기계가 멈춰도 좋으니 화장실에 가는 것으로 정했다. 바로 그때부터였다. 모르는 것이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기계를 멈춰도 된다고 정해진 것은.
- 지금은 도요타뿐 아니라 모든 생산공장에 안돈처럼 작업진행을 알려주는 장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알린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도록 교육하는 곳은 도요타뿐. 오노는 실제로 안돈의 끈을 당긴 작업원의 처지가 돼서 생각했다. 그가 실시한 가이젠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실제 운용을 생각한 것이었음
- 포드의 작업원들은 지시받은 일만 할 뿐이야. 오노가 육성하고 있는 다능공같은 작업원은 없어. 반면에 도요타는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을 키우지. 위에서 아무라 닦달한들 생산량은 높아지지 않아. 현장에서 생산량을 높일 방법을 궁리해야 해. 내가 할 일은 바로 그거야. 우리가 포드를 이기려면 경영자, 작업원 할 것 없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야 해.
- 처음부터 답을 가르쳐줘서는 안되네. 그들이 생각하게 하게.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자네가 할 일일세. 돈을 들이지 않으려면 뭔가 아이디어를 내야 해. 생각하며 일하는 작업원을 만들도록 하게.
- 미국의 현장에서 오노가 느낀 것은 일본 작업원들이 불필요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미국인 작업원은 돈을 받은 만큼만 라인에서 일하고 자신이 할 것만 한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돌아간다. 한편 일본 노동자는 요령이게 하면 1시간만에 끝날지도 모르는 일을 근면을 가장해 8시간이나 들여서 한다. 의식을 개혁하지 않으면 저스트인타임으로 라인의 흐름을 만들기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이건 작업자의 잘못이 아니야.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은 관리자의 책임이지.'
- 일본인은 누가 자신을 바라보면 싫어하지만, 미국인 작업원은 업무의 일환이니 당연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좀 더 말하면 일본인은 제삼자가 보고 있으면 멋지게 보이려는 마음에서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고 집중한다. 그게 싫기 때문에 시간 측정을 거북해 하는 것이 본심이리라. 한편 미국인 작업원은 '나는 돈을 받은 만큼만 일한다고 확실히 정해놓는다. 누가 지켜보든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든 자신이 돈을 받고 판 시간이므로 불평한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보고 있다고 해서 평소보다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다.
- 초과생산의 낭비는 재고라는 낭비를 낳고, 재고가 쌓이면 관리할 장소와 사람을 확보해야 한다. 초과생산의 낭비는 여러 방면으로 파급되므로 모든 악의 근원인 것이다.
- 현장을 아는 사람이 도요타 생산방식을 보면 이런저런 낭비가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값비싼 최신예 기계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낭비의 배제와 팀워크로 자동차를 만드는 곳이 도요타 현장이기 때문. 비유를 들자면, 도요타 현장은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모인 드림팀이 아님. 무명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재빠르게 움직이며 적확하게 패스를 연결한다. 최신예 공작기계라는 개인기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연계 플레이가 우수한 팀이다. 확실히 패스를 연결하며 상대의 골대로 다가간다. 이런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매일 단련해야 함. 일류의 작업은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해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동업 타사 부장들이 한숨을 내쉰 이유는 육체적으로 일이 힘들거라 생각해서가 아님. 낭비 없이 움직일 수 있게 되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단련을 해왔음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
-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중 어느쪽이 어려울까? 아는 것보다 안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 중에는 어느쪽이 더 어려울까? 할 수 있게 된 사람도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임을 깨닫게 된다.
- 골드렛은 종종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일의 어려움을 설명. '구두끈을 어떻게 묶는지 아는가? 그렇다면 묶는 법을 내게 말로 설명해주겠는가?'
- 2차 대전이 끝난 직후 기계공장에서 기계 두대 담당으로 시작된 도요타 생산방식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됨. 그리고 모든 공장에서 도요타 생산방식이 정착된 것은 70년대 이후다.
(1) 후방공정이 전방공정으로 부품을 가지러 감(48년)
(2) 엔진조립라인에 안돈 채용 (50년)
(3) 표준작업 설정 (53년)
(4) 간판방식 도입 (53년)
(5) 조립공장과 차체 공장의 동기화 완성. 모든 공장에서 도요타 생산방식 도입 착수 (60년)
(6) 회사전체가 간판방식을 전면적으로 채용, 프레스 준비 교체시간 단축 (62년)
- 66년 경에는 도요타 생산방식의 주된 수법들이 이미 개발돼 있었으며, 그것을 각 공장에 도입하는 단계에 있었다.
- 도요타 경영진이나 오노가 느꼈던 위기감은 그들만의 유난스러운 생각이 아니었다. 그 시절 일본인은 미국을 죽었다 깨어나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강하고 거대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오노가 도요타 생산방식을 필사적으로 전개한 것은 단순히 일에 대한 사명감이 강했기 때문이 아님. 미국이 일본 시장에 상륙하면 도요타는 망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기 때문. 그래서 자신의 몸을 버릴 각오로 맞부딪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리라. 마귀라 불려도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도요타 생산방식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했다. '지더라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그래도 안된다면 죽는 수 밖에 없고.'
- 도요타 생산방식의 지도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강의하는 것이 아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감을 쌓아야 함. 서로를 인정하고 한마음이 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아무리 일거리를 주는 상대라 해도 갑자기 찾아와서는 오만한 태도로 이렇게 하시오, 저렇게 하시오 라고 말한다면 현장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 도요타 생산방식에는 여러 가지 세세한 이론이 존재하는데, 종종 혼란을 유발하는 것이 타임이 붙은 용어들이다. 리드타임이란 부품이 입고돼 와넝차가 되기까지의 시간이다. 리드타임이 짧을수록 대금을 금방 회수할 수 있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우, 제품의 리드타임을 줄이는 것은 사활이 걸린 문제다. 사이클타임과 택트타임이라는 용어도 나온다. 사이클타임은 요소작업의 기준지산을 합한 것이고, 택트타임은 한 대를 몇 분에 만들지 결정한 것인데, 문제는 사이클 타임이 택트타임보다 짧을 때이다. 그러면 작업대기가 발생하고 만다. 내버려두면 만들지 않아도 될 분량까지 만들어 재고가 생긴다. 현장의 체질이 약해져버린다. 도요타 생산방식은 이런 상황을 매우 싫어라며, 지도원은 이를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사이클타임이 택트타임보다 길면 안돈에 불이 들어와 라인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함. 라인이 빈번히 멈추면 필요한 만큼 제품을 만들지 못해 작업을 해야 하지만, 도요타 생산방식에서는 그래도 작업대기가 발생하는 것보다는 이따금 안돈에 불이 들어오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다. 요컨대 아무 일 없이 라인이 정지하지 않고 흘러간다면 가이젠하지 않은 것이다. 라인 제어란 정지하지 않고 흐르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안돈에 불이 들어와서 관리직이 라인으로 다가가 그 원인을 거듭 가이젠해야 하는 라인으로 만드는 것임. 가이젠 결과, 잔업이 필요없어졌다면 그 다음에는 10명이 담당하던 라인을 9명이 담당하게 한다. 그러면 다시 라인이 때때로 멈춰 서서 잔업을 하게 되므로 또다시 가이젠한다. 이를 반복하는 것이다. 도요타 생산방식이 지향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생산성 향상이다. 생산성에는 세가지가 있다. 설비생산성, 재료생산성, 노동생산성. 이 가운데 설비와 재료는 좋은 물건을 사서 높일 수 있다. 어떤 회사든 금방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 그런데 노동생산성은 하루아침에 흉내낼 수 없다. 기이치로는 저스트인타임이라는 말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라고 지시했다. '도요타 생산방식의 목적은 생산성 향상'이라는 말도 자주 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 메지지유신이래 세계에 진출한 일본의 제품은 많다. 그러나 생산시스템이 미국에 진출하고, 그 후 세계 표준이 된 것은 도요타 생산방식이 유일하다. 그 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다. 높게 평가돼도 좋은 쾌거인데, 신기하게도 누구 하나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도요타의 경우는 겸손한 것이 아니라 '어?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한 거야?' 라고 신기해하는 것처럼 보이기조차 한다.
- 도요타의 북미진출은 이상한 시대에 이루어진 올곧은 투자였음. 켄터키 사람들은 지금도 도요타 진출을 환영하며, 훗날 도요타 아키오가 리콜사건으로 공격받을 때도 그를 감쌌다. 보통 일본사람보다 미국인들이 오히려 도요타 생산방식을 더 높게 평가하며 포드 방식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음을 체감했다 할 수 있음. 도요타 생산방식이 세계 각국의 생산현장에서 채용되는 것은 일본이 보급하고 있어서뿐만이 아님. 도요타 생산방식이 미국에서도 제대로 기능했기 때문. 외국에서의 성공사례가 있기에 자동차업계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도입하는 것이다.
- 도요타 생산방식 중에 사람인변이 붙은 자동화라는 것이 있다. 불량품을 없애는 시스템인데, 이것은 이상을 외부에 드러낸다는 의미.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느린 업무속도나 작업속 낭비를 외부에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음. 어떻게 해서든 감추려 한다. 그런데 그것을 의도적으로 외부에 드러낸다. 그러니 당연히 저항이 있다. 그리고 저스트인타임으로 일한다는 것은 실이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를 의미. 긴장한 상태에서 이상을 찾아내 문제에 대처함. 도요타 생산방식에서는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당연시함. 이렇게 해서 두가지 원칙으로 문제를 드러내고 그것을 고치려 하는 기업풍토를 만든다. 도요타는 좋지 않은 부분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드러내고 있다. 그런 기업은 건전하다.
- 리먼 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09년은 자동차 업계에 가혹한 해였음. 먼저 크라이슬러와 GM이 도산했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 산하로 들어갔고, 도요타는 GM과 합작설립했던 누미에서 생산을 중지하기로 결정. 냉혹한 회사라는 여론도 있었지만, 경영적으로 당연한 판단이었을 것임. 지금은 테슬라가 과거 누미였던 프리몬트 공장을 소유. 그리고 같은 해애 도요타 경영진이 곤란에 직면한 문제는 미국에서 일어난 리콜사태였다. 캘리포니아 샌디애고에서 일어난 렉서스 사고 사건을 계기로 미국시민들은 도요타의 자동차에 불심을 품게 됨.
- 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 이후 도요타의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 반년이 걸림. 이때 하야시 난파치를 비롯한 도요타 생산방식 전문가들이 지진피해를 입은 관련회사와 협력사 등의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돼 새앗ㄴ을 재개하기 위한 현장지도를 실시. 도요타 생산방식을 바탕으로 한 복구작업에서도 하야시는 작업순서를 정하는 것, 혼성팀의 팀워크를 확립하는 것에 힘을 쏟음. 동일본 대지진이 지연됐던 생산이 정상화됐다 싶었을 때 타이에서 대홍수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현지 생산에 지장이 생겼고, 이 또한 공급망 분단으로 이어짐. 그뿐 아니다. 침수됐던 공장을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역사적 엔화 강세라는 경제상황에 직면. 이때도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어떻게든 위기를 극복했다.
- 도요타 생산방식의 목적은 원료가 공장에 도착한 뒤 제품이 되기까지의 리드타임을 줄이는 것. 이를 위해 작업의 낭비를 없앤다. 매일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한번만 향상시켜서는 안된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꾸준히 향상시킨다. 이것이 도요타 생산방식의 지향점이다. 이렇게 적으면 매우 가혹한 생산방식처럼 생각되겠지만, 어떤 일이든 생각하며 일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매일 아침 현장에 와서 생각한다. "어제와 똑같이 해도 될까?" 이렇게 자신에게 묻는다. 자기 나름대로 낭비를 없앤다. 진화, 성장은 그런 태도가 아니면 이루어지지 않음. 다만 매일 자신에게 가혹해져라고 강요하면 사람은 의욕을 잃음. 자신을 가혹한 환경에 두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도요타 생산방식은 현장 작업원이 신체적으로 일하기 쉽도록 만드는 것을 추구함. 의식개혁이라는 측면에서는 가혹한 도전을 요구하지만, 몸을 사용하는 측면에서는 편해져야 한다. 설령 생산성이 오르더라도 작업원의 노동이 강화된다면 그것은 가이젠이 아니다. 왜 작업원이 일하기 쉽도록 가이젠을 실시하는 걸까? 그것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면 일이 편하고 즐거워지는 것이 최고이기 때문. 사람은 컨디션이 좋고 기분도 좋으며 하고 있는 일 자체가 즐거울 때 생산성이 가장 많이 오르며, 그런 상태로 만드는 것이 본래의 가이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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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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