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저자
칼 구스타프 융 지음
출판사
부글북스 | 2013-01-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82세 노(老)심리학자가 갈등을 빚는 인류를 향해 던진 메시지!...
가격비교

- 경험에 근거한 이론이면 어떤 것이든 반드시 통계적이다. 다시 말하면 이상적인 평균을 공식화한 이론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이상적인 평균은 그 척도의 양끝에 있는 모든 예외들을 배제하고 추상적 평균으로 대체해 버린다. 그런데 이 추상적인 평균이 상당히 유효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문제다. 현실 속에서는 그 평균이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추상적 평균은 이론에서 공격 불가능한 근본적 사실로 통한다. 반면에 척도의 양쪽 끝에 있는 예외들은 엄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최종결과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이쪽의 예외들이 저쪽의 예외들을, 저쪽의 예외들이 이쪽의 예외들을 상쇄해 버리기 때문이다.
- 그 자신이 과학적 훈련을 통해 얻는 통계적 진리로 무장해야 하는 한편으로, 특히 심리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환자들을 다루는 경우엔 개인적 이해를 필요로 하는 한 개인으로도 다룰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도식적 치료법일수록, 환자의 내면에서 더 큰 저항을 불러 일으키고 또 치료를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심리치료사는 싫든 좋든 환자의 개성을 그 그림에서 배제해서는 안되는 근본적 사실로 여기며 그에 따라 치료방법을 조절해야 함. 오늘날엔 의사의 임무는 추상적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의료계 전반에 퍼지고 있음.
- 오늘날엔 우리의 기본적 확신들이 더욱더 합리적인 쪽으로 바뀜. 우리의 철학은 옛날과 달리 더 이상 삶의 방식을 논하지 않음. 철학은 지적이고 학구적 문제를 다루는 학문으로 완전히 바뀌었음. 우리의 종파적인 종교들은 케케묵은 의례와 인식을 그대로 유지한 채 중세였다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을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음. 그러나 그 종교들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림. 이처럼 현대의 과학적 견해와 충돌을 빚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깊은 본능이 현대인에게, 엄격히 말하면 지난 500년 동안 일어난 정신적 발전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못하는 사상들에 매달리라고 강요하고 있음. 그 본능이 그렇게 하는 명백한 목표는 현대인이 허무주의적인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임.
- 우리는 스스로를 해롭지 않고, 이성적이고, 인간적 존재라고 상상함. 우리는 자신의 동기를 불신하지도 않고 우리가 외부세계에서 하는 일들에 대해 내면의 영혼이 어떻게 느낄 것인지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음. 그러나 실제로 보면 우리가 무의식의 반응과 관점을 무시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천박하고, 피상적이고, 또 분별없는 짓이기도 함. 사람은 자신의 위나 심장을 중요하지 않거나 경멸해도 좋은 것으로 여길 수 있음.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과식이나 과로가 그 사람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막지는 못함. 그럼에도 우리는 정신적 실수와 그에 따른 영향을 단순한 말로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함.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정신이란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기보다 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 심리적으로 대중을 지향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하나가 바로 과학적 합리주의임. 이 과학적 합리주의가 개인들로부터 그들의 토대와 존엄을 앗아가버림. 하나의 사회적 단위로서 개인은 개성을 상실하고 통계국의 추상적 숫자로 전락하고 맘. 그러면 개인은 중요성이 거의 없는, 상호교체 가능한 하나의 단위로서만 존재할 뿐이다.
- 0을 아무리 많이 더해도 절대로 하나의 단위를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이, 어떤 공동체의 가치는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정신적 도덕적 수준에 좌우됨.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공동체로부터는 그 환경의 암시적 영향력을 능가하는 것은 어떤 것도 기대하지 못함. 말하자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개인들의 내면에서 진정하고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한 변화는 오직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개인적 접촉을 통해서만 올 수 있다.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의 경고  (0) 2014.10.22
미각의 지배  (0) 2014.10.22
믿음의 탄생  (0) 2014.10.22
개성의 힘  (0) 2014.10.22
생각하지 않을 핑계  (0) 2014.10.21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