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트

과학 2014. 11. 23. 22:00

 


버스트

저자
A. L. 바라바시 지음
출판사
동아시아 | 2010-07-20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인간의 모든 행동은 예측 가능한가?" 네트워크 과학의 폭풍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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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인슈타인에게는 확률적 세계관이 너무 심란하게 느껴졌다. 그는 그러다 결국 양자역학을 버렸고, 죽는 순간까지 그보다 더 깊은 차원의 실재를 말해주는 이론을 찾으려고 애썼다. 확률을 끌어들이지 않는 이론말이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은 이런 지적 십자군 운동을 의미한다. 그는 뉴턴역학처럼 미래의 사건에 대해 아무런 모호함을 남기지 않는 이론, 완벽하게 결정론적인 이론을 꿈꿨다. 오늘날 우리는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것을 안다. 우주는 양자역학이 말하듯이 정말로 확률적이다. 카오스 이론은 예측가능성 문제를 한 차원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카오스 이론에 따르면 내일 날씨를 좌우하는 현재의 대기현상처럼 원칙적으로 예측가능한 계에서도, 현재의 조건들에 존재하는 사소한 불확실성이 시간에 다라 점점 확장되어서 결국 장기적 예측을 무용하게 만든다. 일기예조가 2주 이상 멀리 내다볼 때는 여전히 동전던지기나 다름 없는 수준인 것도 그 때문이다.

- 흥미로운 문제가 떠올랐을 때 푸아송은 당장 그것을 음미하고 싶은 충동을 꾹 눌렀다. 그는 공책을 꺼내서 그것을 적어둔 뒤, 속히 원래 몰두하던 문제로 돌아갔다. 잡고 있던 문제를 다 풀면 그는 공책에 휘갈겨둔 문제 목록을 놓고 고민한 뒤,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골라 다음 과제로 삼았다. 푸아송의 사소한 비결은 평생 주의깊게 우선순위를 따진 것이었다.

- 브로크만과 기젤은 사람의 눈동자가 새로운 영상을 볼 때 레비 비행을 따른다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었음. 눈동자는 먼저 특정 영역을 맴돌며 세세하게 주변을 살피고, 그러다가 갑자기 멀리 점프하여, 다시 그 근처를 살피면서 조금씩만 움직임. 하지만 브로크만은 지폐와 눈동자의 움직임이 비슷하다는 것에 흥미를 느낀게 아니었음. 그가 주목한 것은 새나 원숭이나 레비 비행을 따른다는 사실이 이미 십년전에 밝혀졌다는 점. 이것은 과연 주목할만한 연관관계였음. 폭발성이 인터넷 이전에 존재한 것은 물론이고, 인간의 의지나 의식보다도 더 깊은 기원을 갖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었기 때문.

- 아파나시예프의 감지기 앨버트로스를 추적했듯이, 지폐는 사람을 추적했음. 지폐는 그것을 지니고 다니며 사용하는 사람을 따라다닐 수 밖에 없기 때문. 지폐들 덕분에 요즘 사람들의 일상적 움직임도 진화가 인간의 먼 조상에서 심어둔 폭발적 레비 패턴을 그대로 따른다는 사실이 밝혀졌음. 자연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도 같은 해법을 사용함으로써 경제성을 자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줌.

- 물리학자들이 아보가드로수만큼의 각각의 궤적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기체의 압력과 온도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아님. 사실 개별분자의 궤적보다는 그런 집단적 성질들이 훨씬 중요함. 인간 역학에서도 마찬가지임. 개인의 본질적 예측 불가능성이 사회차원에서도 들끓고 있으리라는 법은 없음. 우리가 무작위적인 현상과 예측가능한 현상을 잘 구분할 수만 있다면, 사회구조의 많은 속성에 대해서는 그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지도 모름. 예측과 무작위성의 경계가 이처럼 허술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칼 포퍼가 비록 엄청난 권위와 영향력을 자랑하는 인물이짐나 그의 말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닐지도 모름. 포퍼는 사회체계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그 주장에 대한 확실한 근거는 없음. 그렇다면 우리 앞날에슨 두가지 가능성이 있음. 첫째는 새로운 하이젠베르크가 등장하여 새로운 불확정성 원리를 밝혀내는 것. 미래예측은 비단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포퍼가 옳았다고 주장하는 원리 말이다. 두번째 가능성도 있음. 주로 상업적 이해관계에 자극을 받아서 예측도구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길임. 특히 개인의 행동을 정량화하는 도구들일 것임. 그런 도구들은 처음에는 개인에만 초점을 맞추다가 차차 개인이 속한 집단으로 초점을 이동할 것임. 그래야 예측 정확도가 향상되기 때문. 왜냐하면 사람들이 정해진 패턴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주로 친구들 탓이기 때문. 예측도구들의 기간범위도 확장될 것임. 첫 단계는 분 단위에서 시간단위로의 확장임. 사람들의 행동에는 단기적 관성이 있으므로, 이 단계의 확장은 거의 확실하다고 봐도 좋음. 다음 단계는 시간 단위에서 일 단위로 확장되는 것인데, 이 단계의 예측은 처음에는 정확하지 않을 것임. 몇 십년 전의 일기예보도 그랬음. 하지만 예측력은 줄곧 나아질 것이고, 결국 언젠가는 우리의 미래가 수수께끼의 베일을 벗는 날이 올 것임.

- 환원주의는 20세기 과학적 연구를 배후에서 이끌어간 주된 원동력이었음. 이에 따르면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의 구성성분들을 해독해야 함. 여기에는 부분을 이해하면 전체를 이해하기 훨씬 쉬울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음. 수십년 동안 우리는 세계를 그 구성성분들을 통해 바라보도록 강요당한 것임.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원자나 초끈을,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 분자를, 복잡한 인간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개별 유전자를, 유행과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 예언자를 연구하도록 훈련 받아왔음. 이제 조각들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은 거의 다 아는 상태에 가까와졌음. 하지만 하나의 전체로서 자연을 이해하는 데에서는 과거 어느때보다 가까이 왔다고 하기 어려움. 재조립은 과학자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었음. 그 이유는 단순함. 환원주의를 따를 때, 복잡성이라는 견고한 벽에 맞닥뜨리게 되기 때문. 자연은 다시 재조립하는 방법이 오직 하나뿐인 잘 설계된 퍼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임. 대부분의 사건이나 현상은 복잡한 세계라는 퍼즐의 엄청나게 많은 다른 조각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들에 의해 생겨나고 또 상호작용함. 우리는 우리 자신이 모든 것에 연결되어 있는 좁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극히 상이한 학문분야에 속한 모든 과학자들이 모든 복잡성은 엄격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일제히 발견하게 되면서 우리는 거대한 혁명이 진행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음. 우리는 비로소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음. (링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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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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