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많은 기업이 '사원이 바라는 것'을 파악해 제공하기보다는 단지 '회사가 줄 수 있는 것' 내지 '회사 가 주기에 편하고 유리한 것' 위주로 시혜를 베풀려 합 니다. 임직원은 워라밸을 바라는데도 정작 도입하는 복 지 혜택은 석식 제공이라든가, 월급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에 복지포인트 추가 지급을 협상 카드로 내미는 식이죠. 하지만 누구인들 바라지도 않는 혜택을 생색내며 던져주는 직장에 굳이 충성하며 머무르고 싶을까요. 그러니 인재는 인재대로 정나미를 떼며 떠나고, 회사는 회사대로 섭섭해하는 것이죠.
요점은 선발을 마친 인재라 한들 온전히 회사 것은 아니며, 안정적인 조직 관리를 위해선 항상 임직원과 소통하며 니즈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그저 내 가 주기에 편하거나 유리한 것만을 골라 제공하면서 상대가 늘 감사하며 만족하길 바라서도 곤란하고요.
- 유머 있는 리더가 성공한다지만, 엄밀히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도 유머 없이 성공했던 리더가 훨씬 많았 습니다. 리더십에는 왕도가 없으며, 설령 왕도가 있다 고 가정하더라도 그 왕도가 '유머'가 아닌 것만큼은 분 명합니다. 시대 풍조가 어떻건, 본인이 재미없는 리더 라는 사실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까진 없다는 것이죠. 솔직히 리더십에 유머가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나 절대적이라면, 기업에선 차라리 광대를 데려오고 말 지 뭐하러 여러분을 뽑았겠습니까.- 실제로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로버트 서 튼은 저서인 《굿 보스 배드 보스》에서 좋은 보스는 괴 로운 사태가 발생했을 때 상황을 숨기지 않으며, 또한 능력이 닿는 선에서 앞날을 정직하게 예측해주고자 노 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것이 꼭 밝고도 희망으로 가 득 찬 미래가 아닐지라도 말이죠. 이래저래 미래에 대 한 의문이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만 팔로워들이 동요 에 빠지거나 정보를 찾으려 힘쓰는 대신, 본인의 업무 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거나, 정보를 은폐하는 보스는 조직에 해를 입힌다고 서튼 교수는 설명했 습니다. 투명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믿음이 없으 면 구성원들은 늘 불안하며, 이로 인해 만성화되는 스 트레스가 조직원의 생산성을 현저히 갉아먹기 때문입 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미국 학술지인 <퍼스넬 사이 콜로지 Personnel Psychology>에 발표된 〈Procedural Injustice, Victim Precipitation, and Abusive Supervision(절차상의 부당함, 피해자 유발 그리고 비인격적인 감독)> 논문에 따르면, 리더의 비인격적인 행동으로 인해 미국 내 직장인이 경험하는 스트레스나 질병을 돈으로 환산하면 약 230 억 달러(약 27조6,00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즉 언젠가 터질 사고를 '폭탄 돌리기'로 남에게 확실 히 돌릴 수 있다면 모를까, 조직을 오래도록 이끌 리더 라면 진정성에 기반한 투명한 소통이 장기적인 리더십과 생산성 유지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죠.
-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를 거듭할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인생부터가 실패와 실수를 뚝심으로 버티 다 커다란 성공 하나를 일군 리더의 여정 그 자체였죠. 넷플릭스는 오늘도 실패할 것이 뻔한 개똥 같은 작품 을 하나 더 만들 것입니다. 그러한 졸작의 향연 없이는 명작 또한 세상 빛을 볼 가망이 요원하다는 사실을 넷플릭스의 리더들은 이미 알았습니다. 이제는 여러분 차례입니다.
- '도시바가 하면 안 될 게 무어냐'라는 망상에 빠진 경 영진은 각 사업 부문에 실현 불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제시했지만, 충심이 깊고 열정적인 실무진들은 불합리 한 명령에 반기를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각종 편법과 장부 조작 기술을 동원해 윗선의 입맛에 맞는 결과물 을 만들어 바쳤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3일 만에 수익을 12억 엔 규모로 개선하 라'는 기괴한 지시마저도 도시바에선 아무런 흠결이나 하자없이 기한 내에 충실히 이행될 수 있었습니다. 적 어도 서류상으론 말이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 부문장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비용 계상을 미루거나 이익을 과다 계상하는 등의 온갖 회계 부정을 수시로 자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위대했던 도시바를 망친 주역은 조직을 미워하거나 기만한 배반자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속한 집단 에 자부심을 느끼며 상사의 지시를 성심껏 따랐던 이들이야말로 회사의 뿌리를 갉아먹는 근원이었던 것이 었습니다.
-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군 장성 조지 패튼은 이러한 말을 남긴 바가 있습니다. "전쟁은 네가 나라를 위해 죽으라고 벌이는 짓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편의 등신새끼는 조국을 위해 죽도록 만들어라 The object of war is not to die for your country. But to make the other bastard die for his." 충성심에 경도돼 윗선의 요구를 무작정 따르며 기량과 목숨을 가벼이 던지는 것은 사실상 적을 돕는 행위나 진배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죠.
그렇기에 어느 집단에서건 리더는 '맹목적인 충성과 복종'을 오히려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은 구성 원이 잘못된 판단마저 의문과 비판 없이 따르는 풍토 가 퍽이나 편리하고 흐뭇할지라도, 길게 보자면 조직이 위험을 미연에 감지하며 피할 방도를 스스로 거세해 두는 꼴이 될 테니 말이죠. '아랫것들의 반박과 거절에 당장은 심기가 불편하더라도, 모두가 오래도록 번영할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이 역시 장기적으론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 결국 일하는 패턴이나 방식을 능히 익히도록 유도해 주지 못한다면 새로 오는 인적자원 상당수는 연착륙에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것이죠. 저만 하더라도 선배가 걱 정을 내비치기에 앞서 제대로 가르친 바도 없는 직무 지식을 부족하다 힐난했다면, 자괴감과 미래에 대한 불 안이 무거워 조직 잔류를 장담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입사 교육과정에서 접했던 사시가 그 얼 마나 가슴에 절절히 와닿았건 말이죠.
그렇기에 인재를 단단히 붙들 수 있는 효과적인 온보딩 준비를 위해서는 실무 노하우 전수나 직무 프로 세스 안내 등 '실전적 지식' 전수에도 소홀함이 없는지 를 살펴야만 하겠습니다. 직장 일이란 원래 맨몸으로 무작정 부딪히고선 하릴없이 부서지고 깨져봐야만 깊이 배우게 되는 것이라 주장하는 분도 계십니다만. 영문도 모르고 박살이 날 바에야 조직을 떠나겠다는 인재가 대다수인 요즘 세태도 어느 정도는 감안해줄 필요는 있지 않겠습니까.
- "한 가지 이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해로운 일 하나를 제거하는 것만 못하고, 한 가지 일을 만들어내는 것은 일 하나를 없애는 것만 못합니다."
몽골 제국의 관료였던 야율초재耶律楚의 실제 능력 이나 공적에 대해 이견이 많긴 합니다만. 그가 오고타 이 칸에게 했던 이 진언만큼은 대체로 조직 관리와 운 영의 요체를 바로 꿰뚫었다 인정해주는 편입니다. 물론 야율초재가 정말로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근거조차 빈 약하긴 하지만, 화자를 떠나 말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꽤 일리 있는 견해라는 것이 중론이죠.
- 뭐라도 해보겠다 며 평지풍파를 끊임없이 일으키는 '파이팅 있는' 임원 이나 중간관리자가 보기엔 기특하고 갸륵할 수도 있겠 습니다만, 실상은 '예쁜 쓰레기'를 만드는 데에 조직의 역량과 잠재력을 소진하는, 오히려 한시라도 빨리 제거해야 마땅한 폐급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 면에선 야율초재의 격언을 HR의 관점으로 해석해 기민하고 영특한 인재를 하나 더 뽑는 것이, 감투를 잘못 쓴 인물 하나를 속히 정리하느니만 못하다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 만일 여러분이 낯선 분야를 이끄는 리더 자리를 부득이하게 맡는다면, 혹은 어쩌다 보니 그러한 상황에 이미 놓여 있다면, 업무에 있어 납득이 가지 않는 구석 을 당장 고치고픈 '충동'을 참아야 합니다. 특히 그 부 분을 경험 풍부한 실무자가 설계해뒀고, 담당자가 그렇 게 꾸려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낸다면, 더더욱이나 섣 불리 건드려선 안 됩니다.
심지어 새로 맡은 분야가 설령 이제까지 쌓아온 경험과 닿는 맥락이 있는 유사 직역이라 해도, 지식과 경험이 충분히 쌓이기 전까진 한동안 자중할 필요가 있 겠습니다. 한식 요리를 오래 해온 분이 양식을 공부할 때 여러 부분을 건너뛸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새로이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중식에 통달한 사람이 한식과 일식에도 닮은 데가 있 다며 무작정 나서면 과연 널리 인정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 연구진은 게임을 하는 동안 한 그룹엔 '영리하다'며 지능에 주목하는 칭찬을 했고, 다른 그룹엔 '잘했 다'며 행동을 평가하는 칭찬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한창 북돋우며 놀던 중, 연구진은 "게임을 계속하되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커닝은 하지 마라”는 약속을 하고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이들은 대신 사 전에 몰래 숨겨둔 카메라를 활용해 어른이 없는 동안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찰했습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남겨진 아이들은 칭찬받고 싶은 욕심에 정답을 몰래 들춰보는, '부정직한 행 위'를 감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영리하다'는 칭찬을 받은 그룹 쪽이 '잘했다'는 칭찬을 받았던 그룹 보다 커닝을 하는 빈도가 더 높았습니다. 그러한 결과 는 3세와 5세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팀은 같은 해에 맥락이 비슷한 연구를 하나 더 발표했습니다. 그것은 또 다른 과학 저널인 <발달 과학 Developmental Science>을 통해 공개했는데요. 연구진은 일부 아이들에게만 “네가 영리하다는 평판이 있다”라 고 말한 뒤 행동을 지켜봤다고 합니다. 그 결과,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부 정행위를 더 쉽게 저지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관측 됐습니다.
리 교수는 "칭찬은 생각보다 복잡한 것이다"라고 말 하며 영리하다'거나 '네가 정말 똑똑하다고 들었어' 등의 칭찬은 아이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오며, 결국엔 부정행위마저 불사하는 결과를 낳기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설이 도는 각성제인 만큼 칭찬이란 것은 지위고하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강력 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향정신성 작용제가 대개 그렇 듯 수반하는 부작용 또한 무시 못 할 정도로 험악한 수 준입니다. 앞선 토론토대학 연구에서 시사하듯, 칭찬에 과하게 홀린 사람은 결국엔 인의예지의 도를 깨는 부 정을 저지를 개연이 있거든요. 보다 많은 치하를 갈구 해서든, 기대에 넉넉히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에 짓눌려 서든 그 어느 쪽으로건 말이죠.
-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지식과 기술을 얻으며 '융합형 인재'가 되는 성장 궤적은 아무나 밟을 수 있는 루트도 아니며, 시도하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 기본적으로 기능의 육성에 있어 학습자의 적성이나 잠재력 등을 무시하면 그 진행이 순조로울 턱이 없습 니다. 하다못해 게임으로 치더라도 그것은 부연이 필요 없는 상식 중의 기본 상식입니다. 실제로 정교한 맛이 도통 모자란 게임마저도 어지간하면 적성에 맞지 않는 능력치나 스킬은 습득이 굉장히 어렵거나 억지로 배운 들 제 효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설계해두는 것이 보통 입니다. 이를 간과하고 아무 기술이나 찍다 보면 종국엔 외려 어느 방면에서도 내세우기 애매한 망한 캐릭터, 이른바 '망캐가 튀어나오기 일쑤죠.
-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여야지, 리더가 팔로워에게 결정의 근거를 설명하라는 것은 거꾸로 된 법도라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만. 사실 어느 집단이라도 리더에게 결정권을 부여하는 기저에 '당신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전제를 깔진 않습니다. 표면적으론 리더 뜻대로 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매사에 옳은 결정을 내리길 바라며, 자네는 그럴 역량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에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죠. 즉 따르는 사람들 입장에서 당위를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을, 리더가 그저 '결정권자는 나니 내 뜻대로만 따라와라'며 밀어 붙일 명분도 희박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네 직장 일선에선 '까라면 까'를 읊으 며 주장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리더가 아직도 흔 히 보입니다. 지난 2017년 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 한 <국내 기업 회의문화 실태와 개선 해법>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상장사 직장인 1,000명은 한국의 회의문화를 점수로 평가하며 회의 효율성엔 100점 만 점에 38점, 소통 수준엔 44점만을 부여했습니다. 또한 '회의 시 상하 소통은 잘 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고 답한 비율은 26%에 그쳤습니다.
- 중국 작가 뤄궈룽이 전 세계 CEO의 경영 관련 명언 을 정리해 쓴 서적인 《경영의 지혜》엔 이런 말이 나옵니다. "기업 경영자는 자기 시간 중 70%를 소통을 위해 쓰며, 기업의 문제 중 70%는 소통 장애에서 야기된다." 리더가 본인이 내린 결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소통하는 것은 결정권자의 주요한 업무인 동시에,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써 결코 가욋일이 될 수 없습니다. 설명하십시오. 설득하십시오. 팔로워의 이해와 동조를 자연스레 유도하는 당위의 힘을 절대 가벼이 보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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