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본능'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10.30 요리본능

요리본능

인문 2014. 10. 30. 22:01

 


요리 본능

저자
리처드 랭엄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11-10-1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요리하는 자, 지구를 지배하다! 불을 제어하고 요리를 발명하고 ...
가격비교

- 80년대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가장 왕성한 연구가 진행되었던, 최적 섭이 이론도 처음에는 완벽하게 열량계산에 의존. 동물의 섭식행동은 오로지 보다 많은 열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진화의 결과라는 전제하에 연구가 진행됨.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야외 생물학자들은 차츰 이 이론의 예측에 어긋하는 행동들을 발견하기 시작. 예를 들염, 말코손바닥 사슴은 종종 육상식물에 비해 열량성분이 현저하게 낮은 수생식물을 섭취한다거나 침팬지를 비롯한 영장류들이 가끔 열량도 낮고 심지어는 독성 성분이 들어 있는 식물의 이파리를 일부러 찾아먹는 행동들을 관찰하게 됨. 분석결과 말코손바닥사슴은 수생식물로붜 필수적인 미네랄을 얻고 있었고, 침팬지는 몸이 아플 때 약용식불을 복용하는 것이었음.
- 음식을 익히면 우리가 그로부터 얻는 에너지의 양이 늘어남. 최초로 음식을 익혀먹은 사람들은 이처럼 추가적인 에너지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유리해짐. 생존율과 번식율이 높아져 유전자를 더 널리 퍼뜨릴 수 있게 됨. 그들의 신체는 익힌 음식에 생물학적으로 적응했고, 새로운 식단을 최대로 이용하려는 자연선택의 힘에 의해 형태를 갖추어 나감. 이어서 해부학적 구조, 생리작용, 생태, 생활사, 심리, 사회에 변화가 일어남. 화석증거에 따르면 익힌 음식에 의존하는 현상은 수만년 전이나 심지어 20~10만년 전에 일어난 것이 아님. 그 시기는 지구에 인류가 출현해 진화를 시작한 바로 그 시점으로 올라감.
- 우리가 날먹을거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능력을 잃게 되었다면 그것을 보상할만한 어떤 다른 이득이 생겼어야 함. 진화에서 트레이드오프는 흔한 현상임. 일례로 우리는 침팬지만큼 나무를 잘 타지 못하는 대신 보행에 능함. 우리가 나무에서 서투른 원인중 일부는 다리가 길고 발바닥이 평평하기 때문. 그러나 우리는 이런 다리와 발 덕분에 다른 유인원보다 더 효율적으로 걸을 수 있음. 인류가 익히지 않은 먹을거리를 소화하는 효율이 낮다는 현상도 이와 유사하게 볼 수 있음. 그 원인은 소화계가 우리의 사촌이 유인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는 데 있음.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익힌 음식을 예외적인 고효율로 소화할 수 있게 된 것 같음
- 우리 종은 부자연스럽게 부드러운, 전형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은 덕분에 소화에 쓰이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절약하고 열량 면에서 우위를 누릴 수 있었음. 불은 우리 몸이 해야했을 일을 대신해줌. 적당히 익은 스테이크를 먹으면 당신의 위는 더 빨리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임. 녹말의 겔라틴화부터 단백질 변성에 이르기까지의 화학적 변화, 소화 및 흡수에 드는 비용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는 한가지 공통적인 교훈을 얻음. 바로 음식을 익히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
- 물론 익히는 과정에서 일부 부정적 변화가 일어나기도 함. 이를테면 조리과정에서 육즙 등의 액체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일어남. 소화할 수 없는 단백질 화합물이 생기거나 비타민이 파괴되는 경우도 흔함. 하지만 에너지 측면에서 얻는 전체적 이익과 비교하면 이들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음. 종합해보면 식물성 양식이건, 동물성 양식이건 간에 불로 조리하면 항상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임
- 직립원인이 나무를 타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은 불을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음.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추정에 의하면, 아마도 고기를 찾아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진 결과로 긴다리가 선호되었을 것이고, 이에 따라 나무를 잘 타기가 어려워진 까닭에 직립원인은 나무타기를 포기하게 됨. 그러나 이 추정으로는 직립원인이 어떻게 안전하게 잠을 잘 수 있었은지를 설명할 수 없음. 불을 제어할 수 있게 된 하빌리스 한 무리가 땅바닥에서 안전하게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되었다는 가설이신빙성이 있음. 이들에게 뿌리채소화 고기를 불에 익혀 먹는 습관이 새로 생기자 나무에서 얻는 양식은 날것만 먹어야 했던 시절에 비해 덜 중요해짐. 이제 인류는 식량을 찾거나 안전하게 잠자리를 자기 위해 나무를 탈 필요가 없어졌고, 자연선택은 장거리 이동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부학적 구조가 변화하는 것을 급속히 선호. 그 결과 인류는 완전히 땅에서만 살게 됨.
- 소화관의 크기가 종별로 상당한 변이를 보인다는 사실은 아이엘로와 휠러에게 돌파구를 열어줌. 체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소화관을 가진 영장류는 상대적으로 큰 뇌를 가짐. 아이엘로와 휠러는 한 종이 작은 소화관을 가짐으로써 절약할 수 있는 열량을 추정하여, 이 수치가 더 큰뇌를 가질 때 추가로 소비되는 열량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줌. 이들 인류학자는 장에서 적은 에너지를 소보하는 영장류는 뇌 조직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림. 큰 뇌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에너지 소모율이 높은 조직이 작아진 덕분임. 이 이론은 고비용 조직 가설이라고 불림
- 식물이 에너지를 저장해 두는 알줄기나 덩이줄기는 고비용 조직 가설이 기대하는 조건을 만족시킬만한 양질의 식량임. 소화시키기 어려운 세포벽 섬유가 잎보다 적어서 소화가 더 쉽고, 그 때문에 식품으로서의 가치가 더 높음. 따라서 잎을 먹다가 그보다 품질이 더 높은 뿌리로 식단이 바뀌었다는 거슨 뇌 용량의 첫 팽창, 즉 숲에서 살던 유인원이 700~5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진화할 때 일어났던 팽창을 그럴듯하게 설명해줌
- 두번째로 뇌 크기가 급속히 팽창한 시기에 뇌의 용량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약 450cc에서 하빌리스의 612cc로 3분의 1가량 증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하빌리스의 체중이 거의 같았음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변화는 뇌가 상대적으로 뚜렷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 그리고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고기를 더 많이 먹게 된 것이 이 시기에 있었던 식단의 변화였으므로, 이 같은 뇌의 성장은 고기덕분이었음이 틀림없음. 뇌의 크기가 급속히 증가한 이유는 하빌리스가 고기를 가공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큼
- 불로 요리하기의 발견이 위댜한 것은 단지 우리가 더 나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거나 그 덕분에 우리가 육체적으로 오늘날과 가은 인류가 될 수 있었기 때문만이 아님. 불로 요리하기는 그보다 훨씬 더 증대한 일을 했음. 우리가 독보적으로 큰 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부실한 육체에 빛나는 정신력을 부여해줌.
- 익혀먹는 요리에 의존하게 되면서, 음식은 소유할 수 있고 주거나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되었음. 음식을 익혀먹기 이전의 우리는 침팬지들이 그렇듯 그저 각자 자기 몫을 알아서 찾아먹을 뿐이었음. 하지만 요리의 출현 이후 우리는 불가에 앉아 각자 수고하여 얻은 결과물을 공유하게 됨.
- 수컷이 식량을 지키고 암컷이 식량을 제공하며, 서로 소유권을 존중하는 동물들의 행동은 암컷에게 성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수컷의 경쟁과 관련되어 있음. 이들 세가지 행동요소가 가정의 형성으로 이어진 것은 인간의 경우 뿐임. 인간에게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음. 여성이 자신이 제공하는 음식에 대한 보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영장류 중 인간에게서만 볼 수 있는 특징으로 노동의 성적 분업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줌. 인간의 가정이 음식에 대한 경쟁에서 기원한 것이라는 가설은 결혼의 일차적 요인은 경제적이고 성적 관계는 부차적 요인이라고 본다는 점에서 전통적 견해에 대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음. 인류학자들은 흔히 결혼을 여성은 자원을 얻고 남성은 부성을 보장받는 교환관계로 봄.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우리의 짝짓기 체계는 성관계에 근거하고, 경제적 고려사항은 덤에 불과함. 하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는 어떤 상대와 교미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식량임. 짝짓기 체제가 먹이공급체제에 적응한 것임. 예를 들어 암컷 침팬지는 넓은 먹이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공동체에 속한 수컷 전체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특정 수컷과 유대관계를 맺지 않음. 반면 암컷 고릴라는 먹이영역을 보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특정 수컷과 자유롭게 짝을 지을 수 있음. 이와 같은 사례를 볼 때 어떤 종의 짝짓기 체제는 먹이의 공급방식에 사회적으로 어떻게 적응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임. 먹이공급 방식이 짝짓기 체제에 적응하는 것이 아님. 남자가 여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한 결과는 사회마다 다른 형태로 나타나지만, 남자가 음식을 제공해 줄 아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수렵채집사회의 보편적 현상임.
- 음식을 익혀먹는 것은 영양적으로 볼때 우리에게 막대한 이득을 가져다 줌.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요리의 도입으로 인해 여성은 남성의 권위에 매우 취약해짐. 남자들이 훨씬 더 큰 수혜자였음. 화식은 여성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었고 자녀들을 먹여살릴 수 있게 해주었지만, 동시에 남성지배문화가 강요하는 종속적 역할을 새로이 떠맡도록 하는 덫이 되었음. 그리고 남성이 문화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새로운 제도를 창조하고 영속화하였음.
- 열을 발산하기 위한 적응으로 가장 좋은 것은 애초에 효과적인 단열장치를 갖추지 않는 것. 인간이 털없는 원숭이인 이유는 바로 이때문인지도 모름. 체모를 줄임으로써 직립원인은 무더운 사바나 지역에서 체온의 과도한 상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임. 하지만 직립원인이 적은 체모를 가지고도 살아갈 수 있으려면 밤에 체온을 유지할 대안적 장치가 필요함. 그런데 불이 바로 이 장치가 되어 줌. 일단 불을 제어할 수 있게 되자, 우리 조상들은 육체적으로 활발히 활동하지 않을 때에도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많은 혜택이 주어졌을 것임. 이를테면 인류는 체모가 없어진 덕분에 다른 동물들이 비활동적으로 변하는 더운 계절에도 장거리 여행을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고, 사냥감을 쫓거나 동물의 사체에 재빨리 접근하기 위해 장거리를 달릴 수 있게 되었을 것임. 이처럼 불의 이용은 체모가 사라지도록 함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더 오랜시간 동안 달리는 능력, 사냥하거나 다른 육식동물로부터 고기를 훔치는 능력을 진화시키도록 함
- 체모의 상실은 성인들에게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주었지만 아기들에게는 문제가 되었을 것임. 아기들은 움직이지 않는채로 오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안겨 있거나 따뜻한 보금자리에 있지 않으면 체온이 떨어질 위험이 있음. 아마도 처음에는 어른들의 체모가 사라진 다음에도 아기들의 체모는 남아 있었을 것임. 그러나 아기가 불가에 누워 있다면 체모가 불에 탈 위험이 있음. 그런데 오늘날 인간의 아기를 보면 다른 영장류 아기들에게는 없는 독특한 특징이 있음. 바로 피부 근처에 열을 생산하는 두꺼운 갈색지방층이 있다는 점. 이 지방층은 침팬지에게 있는 것과 같은 체모를 잃고 나서 열 적응을 한 것이 부분적으로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큼
- 익힌 음식은 우리 조상들의 감정적 측면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 음식을 먹고 잠을 자기 위해 불가에 모이다 보면 신체적으로 서로 가까이 접촉한 상태로 지낼 수 밖에 없었을 것임. 화를 내는 것이 파괴적인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려면 이렇게 가까이 지내는 상황은 상당한 참을성을 필요로 했을 것임
- 우리 조상들은 항상 땔감을 어떻게 구할지, 음식을 위한 경쟁을 어떻게 통제할지, 불가를 둘러싼 사람들의 사회를 어떻게 조직할지와 같은 문제들에 직면하며 살았음. 세계의 다른 곳에 사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렇지만 한때는 어떻게 하면 익힌 음식을 충분히 얻을 것인가가 식사에 있어 가장 큰 문제였던 시기도 있었음. 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우리들에게는 도전할 방향이 바뀜. 이제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의존해온 익힌 음식을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개선할 방법을 찾아낼 때임.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의 탄생  (0) 2014.11.06
거의 모든 것의 미래  (0) 2014.11.06
철학자의 연장통  (0) 2014.10.30
장인  (0) 2014.10.30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0) 2014.10.30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