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협상법

etc 2021. 4. 10. 21:21

협상이라고 하면 우리는 미중무역협상 혹은 북핵협상 등 거창한 것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크고 작은 협상 속에서 살아간다. 예컨대 용돈을 올려달라는 아이와의 협상이라던지, 직장인들은 매년 경험하는 연봉협상 같은 것들이 있겠다.

이 책은 기업관련 교육업체 대표이자 협상 비즈니스 분야 전문 강사인 신용준님이 지은 책이다. 저자는 현업에서 체득한 실전경험과 수천권의 독서를 통해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그래서인지, 학술적인 분위기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있다. 

책은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목표의 비법', '대안의 비법', '관계의 비법', '정보의 비법', '협상스킬과 전략'이다. 요약하면,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협상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하는데, 나만의 목표만을 생각하지 말고,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여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끌어 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대안들을 미리 고려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협상과정은 단판승부가 아니라 장기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협상에 임할 때는 상대와 나의 다양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상대와 나의 협상 스타일에 따라 대응방법이 달라진다. 마지막으로는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협상스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협상은 이기기 위해서, 원하는 것을 얻기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협상에서 이기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또 다른 측면은 신뢰형성과 장기적 관계형성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일회성 거래만으로 거래나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앞으로 계속 보아야할 사람들이고, 앞으로 계속 거래를 지속해야 할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와튼 스쿨협상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합의에 있어서 결정적 요소는 호감이나 신뢰와 같은 인간적 요소가 관련된 사례가 55%였다고 한다. 반면 전문지식과 관련된 사례는 8%에 불과했다고 하니, 협상에 있어 신뢰와 관계형성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 누군가를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사람들이 당신을 의존하게 만든다면 인생이라는 협상 테이블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 삶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왕복하는 시계추와 같다. 그러니 욕망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쇼펜하우어)
- 어떤 경우에는 협상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조건을 그냥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나의 조건을 제시하고 상대방이 받아들이면 진행하고 아니면 안 하는 경우도 필요하다. 또한, 현안이 중요하긴 하지만 상대방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협상을 포기하는 것도 필요하다. 협상 자체를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협상 전략인 것이다.
- 인생 자체가 협상이다. 인생 자체가 불확실성과 압박감의 연속이다. 이러한 인생의 본질을 받아 들여야 한다. 인생이라는 큰 협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대담해져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생 자체가 불확실성과 압박감의 연속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순간 마음이 편해지고 여유로워진다.
반대로 불확실성과 압박감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항상 인생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는다. 항상 인생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한시도 마음 편히 있을 때가 없다고 말이다. 이러한 사람은 큰 협상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 만족감 있는 결과를 얻고 성취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좀 더 용기를 내고 대담해져야 한다. 물론 충분한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말이다.
- 미국 하버드대학의 협상 교수들은 자승자박을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상대방이 자신의 논리로 문제를 해석하도록 내버려 두다가 그 안에서 논리적 모순을 찾아 공격한다. 그가 자신을 부정하게 만드는 순간 협상의 승리는 당신 것이 된다. 
둘째, 상대를 압박할 때는 그가 이전에 한 말이나 약속을 이용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의 말문을 막히게 만들어 반격에 더 힘이 생긴다. 
셋째, 모든 사물은 다양한 면이 있다. 상대방이 내민 조건을 일단 받아들였다가 역방향으로 사고해서 새롭게 해석하고 반박해 그가 더 이상 당신을 압박하지 못하게 만들어라.
- 니블링(Nibbling)의 '니블은 쥐가 음식을 갉아먹듯 조금씩 갉아 먹는다는 뜻이다. 협상 마지막에 상대방에게 약간의 추가적인 양보를 얻어내는 기법을 니블링 기법이라고 한다. 대단히 효과적인 협상 기법이라 할 수 있다. 니블링이 성공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 지이다. 
첫째, Sunk Cost(매몰비용) 때문이다. 즉, 지금까지 소요된 매몰 비용이 아깝기 때문이다.
둘째,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결렬이 될 경우 실패했다는 불쾌한 감정을 피하기 위함이다.
- 미국 하버드대학 법학과의 피셔 교수는 최선의 대안을 정하는 방법을 다음의 세 단계로 제안하고 있다. 
첫째, 당신이 상대방과 협상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취할 수 있는 대안, 즉 행동의 목록을 다양하게 작성하는 것이다.
둘째, 작성된 대안들을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고 개선 하는 것이다. 
셋째,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대안들 중에서 가장 좋은 대안을 선택한다.
- 협상으로 온전한 절반을 가질 것인가? 전쟁으로 파괴된 전부를 가질 것인가?
그렇다면 온전한 절반이란 무엇인가? 결국 협상 상대자와의 관계가 어긋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얻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호 신뢰를 통하여 차후 더욱 좋은 협상의 기 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관계의 중요성을 다루게 된다. 관계는 협상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관계가 좋을수록 협상 결과는 좀 더 긍정적으로 나올 수 있다. 정말 중요한 핵심가치가 충돌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 상대방이 나를 따라 하게 하는 것은 고수의 미러링 기법이다. 즉, 내가 먼저 의도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먼저 연출해서 상대가 그 행동을 따라 하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환하게 먼저 웃어서 상 대가 자신도 모르게 웃게 하는 것, 열정적인 분위기에서 상대 역시 열정적으로 뜨거워지는 것 등이 상대방이 따라 하게 만드는 미러링 기법이다.
긍정적인 말과 열정적인 분위기로 상대를 이끌어라. 자연스럽게 상대를 그 분위기에 휩싸이게 한 뒤, 상대와 같은 표현의 언어, 동일한 제스처 등을 통해 동질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 문제 중심의 대화보다는 해결 중심의 협상을 위해 두 가지 대화법을 추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I-Message 기법이다. 해결 중심의 대화를 위해서는 상대방(You)보다는 자신(I)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는 협상을 할 때 많은 시간을 상대방이 무엇을, 왜 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보낸다. 이를 토대로 상대방을 중심으로 문제를 구성한다. 만약 상대방이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결국 어떤 결과가 나올까? 서로의 주장을 무시하고 흥분하게 될 것이고 결국 불필요한 감정적 대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반면 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주장과 표현은 상대방의 공격으로부터 좀 더 안전하게 만든다.
상대방 중심이든 자신 중심이든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 대방을 중심으로 할 경우, 문제 중심의 대화가 되기 쉽고 문제의 원인으로 그 대화의 방향이 흐르게 된다. 자신을 중심으로 할 경 우에는 문제의 원인보다는 문제로 인해 초래된 결과에 초점이 맞 춰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 중심의 대화로 진행된다.
두 번째는 DESC 화법이다.
1단계 Describe: 문제를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2단계 Express(Explain): 그 문제에 대한 느낌, 생각을 전한다. 
3단계 Suggest: 당신이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4단계 Consequence: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는지 설명한다.
- 협상의 귀재 모택동은 협상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서술한다.
“협상이란 시간을 벌기 위한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군사적,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우위를 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적을 소모시키고, 불안하게 하며, 적을 괴롭히기 위함이다."
- 허브 코엔의 〈협상의 법칙2>를 보면 협상하기 가장 어려운 상대에 대해 설명한다.
1위는 미친 사람
2위는 비이성적인 사람
3위는 자신이 위기에 몰린 경우에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바보
우리가 이런 사실을 왜 알아야 할까?
상대가 적대적 혹은 고압적으로 나올 때, 미친 척하거나, 비이성 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바보짓을 하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한다.
허브 코엔은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 1, 2, 3위를 조금 재미있게 설명한 내용일 수 있지만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속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어 하는 협상 상대는 속을 모르겠는 사람이다. 물론 옛날 표현이지만 크레믈린이라고 표현한다.
- 여기서 더 나아가서 상대가 빠꼼이 인데 크레믈린'이면 그냥 협상 테이블에서 일어나 나가 버리기를 권유한다. 좋은 협상 결과 를 얻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협상 상대방이 다른 사람으로 바뀔 때까지 물러나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크레믈린으로 대표될 수 있는 소비에트 사람은 여섯 단계를 이용한다고 한다.
* 1단계 - 극단적인 초기 입장. 상대의 기대치를 무너뜨릴 만한 심한 요구나 어처구니없는 요구로 협상을 시작한다. 
* 2단계 - 제한된 권한 협상은 진행하지만 협정에 허가를 할 권한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 결국 나 자신하고 입찰을 하고 있는 셈이다.
* 3단계 - 감정 진술: 얼굴이 벌개져서 목소리를 높이며, 분노한 듯 행동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협하는 불합리한 태도와 마주쳤을 때 는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다치지 않으려고 위협에 굴복하기 십상이다. 
* 4단계 - 상대방의 양보: 상대방의 양보는 약함의 표시로 인정된다. 
* 5단계 - 양보의 인색함. 어떤 종류의 양보든지 미루며, 양보를 한다고해도 그때는 이미 그들의 입장이 약간 변했을 때이다.
* 6단계 - 최종기한의 무시: 그들은 끈질기다. 시간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듯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 미국 리드 칼리지의 심리학자 리처드 브라운스틴 박사의 미술 관 실험에 의하면 Foot In The Door보다는 Door In The Face가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 Foot In The Door 테크닉 
"미술관의 예산을 삭감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서명에 사인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1달러의 기부도 부탁드립니다." 
실제 승낙율: 50%
※ Door In The Face 테크닉
“미술관을 위해 5달러만 기부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부담이 되신다면 1달러만 기부를 부탁드립니다."
실제 승낙율: 86.9%
- A 손님 마음속으로만 생각한다) 3만원 너무 비싼데.....
B손님: (말과 표정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예? 3만원이요?
가게 주인은 A의 덤덤한 모습을 보고 '오호 정가에 팔 수 있겠 는데.....'라고 생각하지만,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B에 대해서는 '내가 좀 심했나? 2만 7천 원 정도에 팔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플린치(Flinch)란 '깜짝 놀라다, 움찔하다'라는 뜻으로, 플린칭 기법은 깜짝 놀라는 과한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는 감성의 동물이므로 상대가 바로 앞에서 청각적 · 시각적 충격을 표현하면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인식하게 된다. 한국인의 경우 체면을 중시해 플린칭 사용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어 적극적 플린칭은 사용하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상대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소극적 플린칭 효과를 볼 수 있다. 사례의 B 손님처럼 “예? 3만 원이요?” 정도면 충분하다.
- 청어(Herring)는 영국 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물고기 중의 하나이다. 청어를 훈제하면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매우 강한 향을 풍긴다. 사냥꾼들은 사냥개에게 여우 냄새를 분간케 하는 훈련을 시키면서 여우 냄새와 전혀 다른 붉은색 청어(Red Herring)를 사용했으며, 반대로 탈옥수나 도망자 또는 여우 사냥에 반대하는 동물 보호 운동가들이 사냥개를 헷갈리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 다. 이를 두고 사냥꾼들이 “그 빌어먹을 놈들이 레드 헤링으로 사 냥개들을 못 쓰게 만들어 놓았어.” 라고 말한 것이 어원이 되었다.
즉, 반대편으로 주의를 돌려 헷갈리게 만든다는 뜻이다. 경제영역에서는 '거짓 신호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요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크게 부각하면서 정작 근본적인 문제를 감추는 경제지표나 데이터 등이 대표적인 레드 헤링의 예이다.
- 성공적인 레드 헤링을 위해 자주 등장하는 테마들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허위정보(Planted information),
두 번째로 시간 압박(Time pressure),
세 번째로 위장 전선(Bogus agenda),
네 번째로 맞교환(Trade-off)이 있다.
또한 레드 헤링의 통상적인 전개 순서는 다음과 같다.
* 1단계는 협상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 2단계는 상대를 면밀히 분석하여 약점이나 주요 관심사항을 파악하는 것이다.
* 3단계는 자신의 협상목표는 드러내지 않은 채, 상대의 주요 협상목표나 사안을 협의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부각시켜 협상결렬의 위기상황을 연출하는 것이다. 
* 4단계는 상대가 예상한 협상시한이 임박할 때까지 상대의 제안을 거부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 5단계는 자신의 제안을 상대가 조속히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 다른 경 쟁업체로 계약전환을 하거나 계약이 무산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여, 협상결렬에 따른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일으키는 것이다. 
* 6단계는 상대의 위기상황을 해결해 주는 대신 적정한 타협이나 절충은 불가피하다며, 이제껏 숨겨 온 협상목표를 실현해 주는 내용을 포함한 최종 타협안을 던져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 7단계는 협상이 종결되고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결코 레드 헤링 전술이었음을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 “서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문제는 두개 혹은 여러 개의 소의제로 나눠 토론하라.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면 어느새 전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하버드 협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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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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