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얼굴부터 늙는다

etc 2021. 4. 10. 21:37

- 20대 당신의 얼굴은 자연이 준 것이지만, 50대 당신의 얼굴은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가브리엘 코코 샤넬)
- '면역' 이란 병원체나 이물질이 몸에 침입하지 않도록 제거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원래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체는 피부나 몸의 기관을 덮고 있는 점막의 장벽에 의해 차단된다. 대부분의 병원체나 이물질은 이곳을 통과하지 못한다. 하지만 가장 먼저 장벽을 넘는 병원체나 이물질이 생긴다. 면역 반응은 이렇게 처음으로 장벽을 돌파한 병원체나 이물질에 대해 일어나는 반응이다. 예를 들면 넘어져서 다쳤을 때 몸 안에 다양한 병원체나 세균이 들어온다. 이때 몸을 방어하기 위한 세포를 면역세포”라고 한다. 조금 어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병원체 및 세균과 맞서는 면역세포의 투쟁이야말로 사람마다 다른 노화 속도의 주된 요인이다. 병원체 제거를 위한 1단계는 비교적 소규모의 물리적 공격이 중심이 된다. 예를 들면 면역세포가 병원체와 결합한 후 함께 죽어버리거나(죽은 면역세포는 고름이 된다), 병원체를 먹어서 소화효소로 분해하곤 한다. 하지만 병원체 가운데는 지극히 까다로운 병원체도 많다. 예를 들면 혈액 속에 흐르고 있는 작은 병원체는 면역세포가 찾아내기 어렵다. 체세포 안에 깊이 들어가 있는 병 원체도 있는데 체세포가 면역세포보다 더 크기 때문에 삼키거나 먹어서 없앨 수 없다. 그래서 2단계에서는 팀워크를 발휘해 더 강력한 물리적 공격을 가하거나 이물질을 변질시켜서 기능을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공격한다.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 그 자체를 파괴하거나 병원체를 포식하는 더 강력한 세포를 불러들이기도 한다. 또한 몸 안에 침입한 이물질에 대항해 만든 단백질 항체를 이물질의 항원" 과 결합시켜서 녹이거나 단단하게 만들거나 무독화한 후 면역세 포가 그것을 포식해서 제거하기도 한다. 이때 면역세포는 병원 체를 팀워크로 단숨에 제거하려고 한다. 강력한 외적에는 단독으로 맞서는 것보다 팀으로 대처하는 편이 더 확실히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세포는 단백질로 만들어진 신호전달물질을 혈관 안에 방출한다. 그것이 바로 사이토카인 cytokine'이라 불리는 전달물질이다. 사이토카인은 라틴어로 세포를 뜻하는 사이토와 움직임을 뜻하는 카인의 합성어다. 말하자면 세포가 보내는 편지 같은 것이다. 사 이토카인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인자매개상호작용이라고 한다. 사이토카인은 혈류를 통해 몸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그렇기 때문에 몸속에 있는 다양한 세포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사이토카인은 수용체라는 특정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수신함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확실하게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사이토카인의 메시지에는 여러 내용이 담겨 있다. 늘어라' 라는 메시지도 있고, 세포의 행동을 촉진하는 '일해라' 라는 메시지도 있다. 한편 얌전히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것도 있고, 세포의 행동을 억제하는 '죽어달라'는 것도 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뿐만 아니라 모든 세포에서 발신되어 세포 사이에서 몸을 유지하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를 들면 지방세포가 발신하는 사이토카인 안에는 '몸무게를 유지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체중의 항상성 homeostasis 효과는 정확히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지방세포가 방출하는 사이토카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세포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사이토카인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 염증이 생겼을 때 몸은 어떤 상태가 될까? 면역세포가 병원체와 싸우는 이야기로 돌아가자. 병원체나 이물질에 대해 강력한 물리적 공격을 하는 2단계에서 면역세포는 팀워크로 물리적 공 격을 하기 위해 사이토카인을 방출한다. 예를 들면 사이토카인은 모세혈관을 확장해서 지원해줄 다른 면역세포들을 불러들이라는 메시지를 발송한다. 한편으로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기 위해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줘서 발열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병원체를 몰아내기 위해 사이토카인으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면 면역세포는 병원체에 감염된 자신의 몸의 세포를 점점 파괴하기 시작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세포의 파괴는 고통을 동반한다. 면역세포가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부위는 붉게 변하거나 열이 나고 통증이 생기거나 붓기도 한다. 마치 몸 안에 불꽃이 있는 것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염증'이다.
- 치주병은 치아 주변에 있는 치주조직에 염증이 생겨 결국은 치아라는 기관을 잃고 마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이상으로 치주병과 전신 질환의 연관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입안에는 약 500~700여 종의 세균이 있다. 그 세균들은 제각기 역할이 있는데 식생활이나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 내독소를 가진 세균이 늘어난다. 이 세균은 치아주변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의 입에는 타액이 흐르고, 하루에 1~1.5리터의 타액을 마신다. 그 세균은 이 타액에 합류해서 위나 장의 소화기관을 통해 몸 안의 또 다른 장기들에 이르게 된다. 치주병이 심해지면 문제는 더 커진다. 잇몸조직이 파괴되어 온몸 곳곳에 연결돼 있는 혈관과 이어지면 세균이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기 때문이다. 그러면 온몸에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세균의 내독소에 반응해서 염증을 만드는 사이토카인을 퍼뜨린다. 결국 온몸이 염증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특정 부분에서 사이토카인의 혈중농도가 높아지면 사이토카인은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온몸에 대량으로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치주병이 장기화되면 거기에서 발생한 사이토카인이 전신의 면역세포에 영향을 줘서 온몸이 염증 상태가 되고 만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치주병과 전신질환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는데, 그 주된 원인이 사이토카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지방은 단순한 기름덩어리가 아니라 지방세포라는 세포 모임으로 구성된 장기다. 음식물에서 섭취한 당이나 지질을 우리는 일상활동의 에너지로 활용하는데, 지방세포는 남은 에너지를 중성지방이라는 기름방울로 주머니에 저장한다. 이렇게 해서 지방세포의 기름방울에 중성지방이 충분히 모이면 지방세포는 '렙틴이라는 신호전달물질을 방출한다. 렙틴은 에너지가 충분히 쌓여 있다는 사실을 뇌의 중심에 있는 시상하부의 신경세포에 전달한다. 그러면 뇌는 먹지 않아도 된다'고 지령을 내리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식욕을 조절한다. 보통의 건강한 사람이라면 지방세포에 에너지가 충분히 쌓이면 렙틴이 나와 식욕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 람이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계속 섭취해서 지방세포가 비대해진다. 왜 렙틴의 메시지가 뇌의 하수체에 있는 신경세포에 도달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만성염증이 렙틴 저항성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로 미루어볼 때 비만은 만성염증 상태이며, 몸이 비만 상태가 되는 것은 염증에 염증을 한층 더 거듭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호주국립대학교의 이언 모건 Ian Morgan교수 팀은 2012년에 영국의 의학 학술지 <랜싯 The Lancet 〉에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어린이들 사이에서 근시가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공부나 컴퓨터게임을 너무 많이 하거나 유전적인 요인 때문이 아니라 햇빛을 쬐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라고 결론 지은 논문을 발표했다. 햇빛을 쬐면 뇌 속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이 도파민에 의해 안축장이 길어지는 것이 억제된다고 한다. 다만 이 연구의 대상은 어린이였다. 성인은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햇빛을 쬐는 것이 성인의 근시 진행 억제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알기 힘들다. 축성 근시는 진행됨에 따라서 각종 합병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신의 안축장이 지난번 건강검진 때보다 얼마나 늘어났는지, 혹은 늘지 않았는지 몇 년간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 우리 몸에서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우리의 입이다. 양치질하다가 잇몸에서 피가 나온 적이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만성염증이다. 피가 되어 흐르는 액체 안에는 세균과 싸운 면역세포의 사체가 가득하다. 그리고 그 면역세포가 방출한 사이토카인은 혈관을 통해 온몸에 퍼진다. 그렇게 몸 전체가 염증 상태가 되어가는 것이다. 
- 뮤턴스 연쇄상구균은 당분을 먹이로 증식하는 세균이다. 어 릴 때 부모님께 단것만 먹으면 충치가 생긴다는 말을 많이 들었 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뮤턴스 연쇄상구균은 '글루코실전달효 소glucosyltransferase'라는 효소를 만든다. 이 효소는 당분을 '글루칸 glucan'이라는 물질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글루칸은 끈적끈적한 물질이라서 치아에 붙어 치석을 형성하기 쉽다. 그러면 점점 세균도 증식한다. 또한 뮤턴스 연쇄상구균은 당분을 분해하여 산을 생산한다. 치아 표면의 에나멜층은 산에 약하다. 글루칸이 붙어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에나멜층은 분해되어 녹아내리고, 이렇게 해서 충치가 생긴다. 그러면 치주병은 어떻게 진행될까? 치주병균은 치아 주변에 부착된 플라크 속에 들어가 공기가 잘 닿지 않는 치아와 잇몸 사이를 향해 이동하고, 더 안으로 파고든다. 원래 잇몸에는 치육 구라 불리는 1~2 밀리미터의 틈이 존재한다. 이 틈이 염증에 의해 파괴되어 치주병균이 더 안으로 침입한다. 치주병균이 치아와 잇몸의 틈 사이에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켜 발갛게 붓고 피가 나온다. 이것은 치주병균을 면역세포가 공격하고 있다는 증거다. 면역세포로부터는 사이토카인이나 단백질분해효소가 대량으로 방출된다. 그리고 치육구는 잇몸이 부음 으로써 골이 깊어지는데, 이것을 '치육포켓' 이라고 한다. 이 치육포켓이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치주병균의 요새가 되는 셈이다. 치주병균의 요새가 만들어짐으로써 구강 내 세균의 균형 이 깨지고 만다. 이 단계를 치은염'이라고 부른다. 이 단계에서 는 적절한 양치질로 플라크나 치석을 제거하면 더 이상 치은염이 악화되지 않는다. 하지만 치은염을 방치하면 치아의 염증은 더 진행되어 치아 를 지탱하는 치조골이 녹기 시작한다. 이것이 치주염이다. 잇몸이 근질거리거나, 염증이 심해져서 만지면 통통한 상태다. 결국 치아와 잇몸 사이의 골은 더 깊어져서 치육포켓은 '치주포켓'이 라 불리는 더 깊은 골이 된다. 이 치주포켓에 치주병균이 더 많이 모인다. 치주병균을 제거하려고 면역세포도 사이토카인이나 단백질분해효소를 계속 방출한다. 치주포켓 안쪽은 염증이 심해져서 잇몸조직이 파괴되고, 혈관도 상처를 입어서 치주병균이 혈관을 통해 온몸에 퍼지고 만다. 이로써 치주병이 전신의 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염증은 점점 더 퍼진다. 잇몸은 적자색으로 변하고 치아를 둘러싸고 있던 위치에서 내려가 치아의 뿌리가 서서히 노출된다. 얼핏 치아가 길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때 잇몸 안쪽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치아를 지탱하는 치조골이 치주병균을 피하듯이 파골세포에 의해 흡수된다. 엑스 레이로 보면 치조골의 높이가 낮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 진행되면 잇몸이 더 내려앉고, 고름이나 피가 나서 입 냄새가 더 심해지고,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치아가 불안정해져서 치열이 나빠지거나 충분히 음식을 씹을 수 없고, 발음이 새곤 한다. 이 정도 단계까지 오면 중증 치주염이다. 결국은 토대가 없어져서 치아가 빠지고 만다.
-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AGE'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AGE는 음식물에서 섭취하기도 하고, 잘못된 생활습관 등에 의해 몸속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한 만성염증뿐 아니라 노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노화의 주된 원인은 세포를 산화시키는 '활성산소'라는 물질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당화를 산화 이상으로 세포를 손상시키는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당화'란 단백질과 당이 결합해서 단백질이 변질되는 현상이다. 그 당화의 결과로 생성된 물질을 'AGE' 라고 부른다. (AGE란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의 약자로 최종당 화산물이라고도 한다.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전신의 건강과 노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더구나 한번 당화해서 AGE가 된 단백질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AGE는 당화한 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적인 세포도 공격하고 만다. 당과 단백질의 결합이라고 해도 얼핏 상상이 잘 안 갈 수 있다. 자주 먹는 요리를 예로 들어보자. 맛있게 구운 핫케이크를 떠올려보라. 식욕을 자극하는 표면의 노르스름한 색, 이것이 당화다. 핫케이크의 재료는 계란과 우유 등의 단백질과 밀가루, 설탕류의 당이다. 프라이팬 위에서 단백질과 당이 만나서 당화한다. 이 당화 반응은 프랑스의 화학자 마이야르 박사에 의해 발견되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따서 '마이야르 반응 maillard reaction (환원당과 아미노산 화합물을 가열했을 때 갈색 물질을 만들어내는 반응 옮긴이)' 이라고 한다. 갈색의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갈변 반응' 이라고도 한다. 당화는 단백질과 당, 가열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지면 어디서든지 일어난다. 인간의 몸은 단백질로 이뤄져 있고, 혈액에는 식사를 통해 섭취한 에너지원이 되는 당분이 있고, 체온은 36~37도다. 핫케이크가 노르스름하게 구워지는 것 같은 마이야르 반응이 몸 안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맛있어 보이는 핫케이크에서 볼 수 있는 반응이 왜 몸에 악영향을 미치고, 만성염증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원래 인간의 몸 안에서는 자신의 세포에 대해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하지만 당이 결합하여 변성된 단백질은 이물질로 인식해서 면역세포에게 공격을 받는다. 또한 대부분의 세포에는 AGE의 열쇠 구멍이 되는 수용체가 있다. 이 수용체는 RAGE" 라고도 하는데, AGE와 RAGE가 결합하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나아가 AGE에 의해 일어난 염증은 몸이 AGE를 제거하려는 움직임도 방해한다. 인간의 몸에는 체내에 쌓인 이물질을 어떠한 형태로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자가포식현상 autophagy' 이라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 자가포식현상도 AGE에 의해 제어당하고 만다. AGE에 의해 면역 반응이 폭주하는 모습은 마치 불꽃이 번지는 모습 같다. AGE는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불씨이자 불꽃에 들이붓는 기름이기도 하다.
- AGE는 몸 안에 있는 단백질이 혈액 속의 당과 결합함으로써 생겨나는데, AGE가 몸 안에 쌓여가는 방식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AGE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몸 안에 들어와 축적되는 경로이고, 또 하나는 고혈당 상태나 염증이 지속됨으로써 몸 안의 단백질과 당이 결합해서 체내 AGE가 생성되어 쌓여가는 경우다.
- 고혈당에 어느 정도의 기간 이상 노출되면 그 후에는 혈당을 조절해도 반드시 합병증을 예방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고혈당의 기억' 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기간을 설명해보자. 예를 들면 6~7년간 혈당치가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그 후 10년 간 혈당치를 양호하게 조절해도 혈관장애나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을 꼭 통제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 지금까지 그 이유는 분명치 않았으나, 쇼와대학의 야마기시 쇼이치 교수의 일련의 연구에 의해 고혈당의 기억'을 일으키는 것이 AGE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지금까지는 나이를 먹거나 자외선의 영향으로 인해 콜라겐이 끊어지거나 손상을 입어서 피부가 탄력을 잃고 처지거나 주름이 생긴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신 연구에서는 당이 결합해서 AGE화함으로써 콜라겐이 딱딱해지거나 약해진다는 사실이 밝 혀졌다. 결국 AGE는 피부의 노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이다. AGE가 피부의 주름이나 처짐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자외선에 노출되어 생긴다고 여겨졌던 기미도 AGE가 장난을 치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 표면의 기저층에 있는 멜라노사이트(멜라닌 형성 세포)가 멜라닌을 만든다. 자외선을 쬐면 x-MsH (-멜라노사이트 자극 호르몬) 등과 같은 물질 이 방출되어 멜라노사이트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신진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멜라닌은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기미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신진대사의 리듬이 깨지거나 자 외선을 너무 많이 쬐면 멜라닌이 축적되어 기미나 주근깨의 원인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왜 AGE가 기미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AGE화한 콜라겐에는 x-MsH과 마찬가지로 멜라노사이트를 자극해서 멜라닌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콜라 겐이 AGE화하면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신진대사의 리듬도 늦어진다. 즉 멜라닌 생성량은 늘어나는데 배출량은 줄어들기 때문에 멜라닌이 몸속에 지나치게 축적되어 기미나 주근깨가 늘어나는 것이다. AGE는 기미, 처짐, 주근깨 등을 늘려서 피부를 노화시킨다. 피부가 AGE화하면 원래는 투명한 콜라겐이 노란색이나 다갈색으로 변하고, 혈액 순환도 안 좋아져서 누렇게 뜨기도 한다. 
- 남성 갱년기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뇌에서 지령을 받아 정소에서 만들어지고 혈액 안에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 이라는 남성호르몬의 저하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과 뼈의 강화나 성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킬 뿐 아니라, 판단력과 이해력 같은 인지능력을 높이는 등 여러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부족 하면 안절부절못하고, 불안 및 불면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우울증에 걸리는 사례도 있다. 이 테스토스테론도 AGE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야마 기시 교수팀의 연구에서 AGE 수치가 높을수록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적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청량음료나 탄산음료, 과자, 통조림, 가공식품 등에 단맛을 내기 위해 액상과당 high fructose corn syrup 을 사용한다. 이름 그대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포도당을 일부 과당으로 바꾼 감미료다. 옛 날에는 설탕이 너무 고가여서 단맛을 낼 때 그 대용품이 필요했 다. 그래서 1970년대 미국에서 액상과당 시럽이 탄생했다. 액상과당의 단맛은 포도당의 무려 세 배다. 또한 액상과당은 열에 강하기 때문에 잘 변하지 않아 보존에 용이한 데다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와는 달리 액상과당의 원료인 옥수수는 대량생산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1976년 당시의 액상과당의 생산량 은 22만 톤이었는데, 불과 8년 후인 1984년에는 100만 톤을 넘었다. 하지만 액상과당은 탄수화물에 들어 있는 포도당보다도 몇배 더 빠른 속도로 단백질과 결합(AGE화)한다.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청량음료를 물처럼 마시는 것은 몸 안에 AGE를 쌓아 두는 행위와 같다. 또한 액상과당은 캔 주스나 캔 커피에도 사용된다. 과즙 농도가 적은 주스도 농도를 맞추기 위해서 액상과당 을 활용한다. 스포츠음료 안에도 액상과당은 들어간다. 수분 보충에 좋다고 매일 마시면 AGE 투성이가 되고 말 것이다.
- 가능한 한 체내에 AGE를 쌓아두지 않기 위해서는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재료는 날것으로 먹는 것이 좋다. 가열할 필요가 있을 때는 찌거나, 삶거나, 끓여야 AGE를 덜 생성한다. 굽거나 튀기는 등 고온으로 조리하는 방법은 되도록 피하자. 뜻밖의 맹점은 전자레인지에 의한 가열이다. 타거나 누르스름 한 색은 나지 않지만, 전자레인지는 가열 시간이 길수록 고온이된다. 예를 들면 튀김이 있다. 튀김은 원래 AGE 양이 많다. 식당에 따라서는 몇 번이나 재탕하는 기름을 사용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전자레인지로 다시 데우면 AGE의 양은 한층 더 증가한다. 따뜻하게 먹으려고 전자레인지로 튀김을 데우는 행동은 몸을 노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잔소리 같지만 다시 한번 말해 두자.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우는 것은 AGE를 늘린다. 날로 먹는 편이 좋지만, 날로 먹을 수 없는 식재료도 많다. 그 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온으로 쪄서 고온에 가열하는 것을 피하는 조리법을 사용한다. 100도 이하의 저온에서 찌는 방법은 재료 본연의 맛을 더 살리는 효과도 있다. 우선 고기나 생선을 먼저 저온으로 쪄둔다. 그런 다음, 표면만 살짝 굽는다. 이미 속까지 익었기 때문에 장시간 고온에서 가열할 필요가 없어서 AGE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사용하는 기름에도 주의해야 한다. 샐러드유는 상하기 쉬우므로 이왕이면 질 좋은 올리브오일이나 들기름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 시르투인 sirtuin 유전자'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항노화 유전자다. 시르투인이라는 효소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DNA에 결합해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고, 이를 조절한다. 또 항당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노화를 막고 수명을 늘려준다. 그래서 시르투인 유전자를 '장수 유전자'라고도 부른다. 이 시르투인 유전자가 활성화하는 것은 언제인가? 공복일 때다. 공복도 일시적이라면 노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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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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