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쿠배 경제학

경영 2022. 1. 26. 20:24

- 택배, 특송사업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갖춘 사업자가 시장을 독과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의 경우, 야마토 택배와 사가와큐 빈이 지속해서 점유율을 높여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했다. 글로벌 특송시장 역시 DHL, 페덱스(FedEx) 등 상위권 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반면 트럭 운송시장과 같이 본질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시장은 소규모 기업들과 대규모 기업 간 경쟁력 차이가 크지 않아 기업 간 협력 및 결합에 대한 필요성도 낮다.
-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한 두 번째 이유로 네트워크 효과, 즉 범위의 경제를 꼽을 수 있다. 물류산업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며, 지리적인 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미 국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UPS가 2012년 68억 달러에 유럽 네트워크를 가진 TNT익스프레스를 인수했던 것 역시 빠른 시간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네트워크를 넓은 지역에 갖춘 기업은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하거나 신규 고객을 유치할 때 경쟁기업보다 유리하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접근 역시 네트워크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물류산업에서 규모만큼 중요한 것은 밀도(Density)다. 특정 지역에 효과적으로 밀도 높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했을 때 지역별 밀도를 높이는 네트워크 구축은 규모의 경제와 함께 물류기업이 성장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 무료 반품은 매출 증가라는 ‘득과 비용 증가라는 ‘실이 있는 양날 의 검이다. 물류 프로세스를 완벽히 통제하지 못하는 기업에 있어 무료 반품 도입은 수익성 악화에 따라 지속적 서비스 운영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효율적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 한 기업에는 무료 반품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무료 배송 시장이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기업의 독주였다면, 무 료 반품은 월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기업에도 기회가 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제품을 매장에 반품할 경우 전체 반품 물류 비용이 3달러 정도 들어가는 반면, 물류센터로 택배 등을 통해 반품할 경우 반품 물류 비용이 6달러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매장에 반품하는 경우에는 재판매에 필요한 시간이 하루 정도지만 물류센터로 반품하는 경우에는 재판매에 4일 이상이 걸렸다.
- 오프라인 매장을 다수 보유한 월마트 입장에서는 아마존에 비해서 보다 더 효과적인 반품 프로세스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제 대부분의 온라인 유통업체에 있어 기본 사항이 됐다. 고객 대부분이 무료 배송을 당연히 받는 기본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풀필먼트와 관련된 인프라 투자 및 서비스 운영에 더 많은 기업이 관심을 두는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이제 고객들은 무료 배송뿐 아니라 무료 반품까지 기본 서비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유통에 있어 물류의 중요성을 더 부각하는 요인이 된다. 
- 순댓국을 먹으면서 IT시스템 없이 하루 평균 20만 건의 도시락을 배달하는 인도 다바왈라의 천재적인 성공 사례가 떠올랐다. 다바왈라는 세계적인 음식 배달 업체 우버잇츠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든, 125년 전통의 인도 도시락 배달부다. 뭄바이에는 무려 5,000명 이상의 다바왈라가 수백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각자의 맡은 역할을 톱니바퀴처럼 수행하며, 매일 20만 개의 점심 도시락을 배달한다. 배달 물량만큼 놀라운 점은 기계보다 더 치밀한 배달의 정확성이다. 다바왈라의 배달 실수는 대략 한두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인데, 이게 얼마나 적은 것인지는 수치로 환산해보면 쉽 게 와닿는다. 600만 개 또는 1,200만 개 중 1개가 배달에 실패하는 셈이니 거의 100%에 가까운 배달 성공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이 오래된 것을 뒤집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그 어떤 현대 기술도 뛰어넘을 수 없는 전통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선릉역 점심시간에 만난 농백순도 아날로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주문, 제조(조리), 판매(서빙)까지 매장 내에서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SCM(Supply Chain Management) 질서를 따랐다. 대기자 명단을 활용해 주문할 메뉴와 수량을 예측했고, 배달이 아닌 매장 운영에 집중하면서 빠르고 정확한 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SCM에 정답은 없다. 다만 기업, 환경, 시대 변화에 따른 철학이 있을 뿐이다. 나는 단골 순댓국집에서 훌륭한 SCM을 맛보았다.
- 산업 패러다임이 제조업 중심이던 시대, 그러니까 '창고가 그저 창고였던 시대에는 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제품을 보관하는 게 중 요했다. 창고는 면적당 임대료를 책정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이 때 문에 창고업은 물류업이라기보다는 부동산 임대업에 가깝다.
운송도 역시 대규모 트럭, 기차, 선박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후 유통업 중심의 시대(창고가 물류센터로 불리던 시대)에는 '얼마나 빠르게 제품을 공급하는지'가 중요했다. 반면 온디맨드 등 이커머스 시대에는 풀필먼트센터의 목표를 고객 만족에 두고 있다.
다시 아마존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아마존이 뉴욕 맨해튼에 설 치한 풀필먼트센터는 전통적인 창고나 물류센터의 개념으로 접근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비용을 아무리 낮춘 다고 하더라도 뉴욕 중심의 높은 임대료를 고려할 때 1회 배송마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풀필먼트센터에서는 고 객의 복잡한 니즈를 효율적으로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창고에서는 면적당 보관료가 중요했다. 하지만 물류센터를 지나 풀필먼트센터까지 오게 되면 더는 면적당 보관료는 무의미해지고, 그 자리를 서비스당 요금이 차지하게 된다.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포장하고, 라벨을 부착하고, 고객마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풀필먼트센터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마존의 8세대 풀필먼트센터나 박스드의 풀필먼트센터는 단순 자동화 설비가 아니라 로봇에 기반한 조립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한 번의 주문에 여러 상품을 포함하더라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 풀필먼트의 목표는 개별 프로세스에서 비용을 절감해 프로세스당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서비스를 잘 제공하여 고객 만족을 끌어올리고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다. 아마존이 개별 프로세스의 수익성을 고려했다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창고를 만 들어 자동화된 로봇 기반의 설비를 도입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풀필먼트센터 운영에는 면적당 보관료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서비스당 요금을 계산할 줄 알아야 비싼 땅에 물류시설을 지을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 매출은 2019년 기준 8,476억 원에 이른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직접판매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있다고는 하지만 1964년 등장한 아모레 방문판매사원은 현재 약 3만 여 명이 활동 중이고, 방문판매원으로 화장품을 사는 소비자는 무 려 250만 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판매 제품군도 기존 화장품은 물론 홍삼액 등 건강보조식품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고객 관리도 앱 등을 통해 첨단화되고 있다.
"베이지색 유니폼을 입고 매일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네는 그들은 방문판매원에서 보모, 딸, 이모로 진화했다.” 2020년 11월 15일자에 미국 《뉴욕타임스(NYT)》에서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원 '프레시 매니저'를 소개한 기사의 문구다. NYT는 신문 한 개 지면을 사용해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프레시 매니저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몰고 다니는 전동카트(일명 코코)에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김치, 이유식, 소·돼지고기, 채소 등을 싣고 판매한다. 냉장 기능을 갖춘 전국 1만여 대 전동카트로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공식 명칭을 프레시 매니저'로 바꾼 것도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50년 전인 1971년 47명으로 시작한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는 1975년 1,000명, 1983년 5,000명을 넘어섰고 2020년 기준 1만 1,000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취급 품목을 타사 식품까지 확대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 넓히고 있다. 현재 타사 제품 수는 50개, 취급 품목만 212개가 넘는다.
- 네이버가 국내배송에 이어 해외배송까지 서비스 역량 강화에 나선다.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전국 택배망을 확보하고 당일 내일 배송 등 배송 속도전을 선언한 지 몇 달 뒤 해외 판매자를 위한 물류 서비스 진출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021년 2월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물 류에 집중하고 특히 동대문 패션 SME의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반드시 실현하겠다” 라고 했다. 네이버가 말하는 물류 앞에는 항상 'SME를 위한이라는 미사여구가 따라붙는다. SME란 'small and medium enterprise'의 약자로 중소상공인을 뜻한다. 중소상공인의 물류 경쟁력 강화를 앞세운 이유는 네이버가 기존 사업자와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네이버로서는 어떻게 물류로 돈을 벌 수 있을지 먼저 고민했을 일이다. 네이버의 물류는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MFC)'와 '크로스 보더 이커머스(CBEC)'가 만드는 공급 망물류금융(Supply Chain Logistics Finance, SCLF)'다. MFC 전략이 국 내용이라면 CBEC는 해외용이다. 네이버가 물류로 돈을 번다면 그 비결은 세 가지 키워드 중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 네이버의 MFC 구축 방식은 쿠팡과 다르다. 네이버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배송 차량이나 물류센터 등 시설에 투자할 리스크를 없 했다. 여기에 다수의 물류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해 협업 관계를 구축해 다양한 물류 서비스 형태를 테스트해볼 수 있다. 물론 네이버가 이들 협업대상과 손발을 잘 맞출 수 있을지, 파트너 이상의 관계로 진행될 때 봉합 가능할지는 또 다른 도전과제다.
네이버가 MFC 생태계를 만드는 흥미로운 행보 중 하나가 이륜차 배달대행 시장에 대한 접근방식이다. 네이버가 CJ대한통운에 3,000억 원을 투자해 택배, 창고 등 물류 역량을 확보한 데 이어 음식 배달, 마트 배송 등 이륜차 배달대행업체인 생각대로를 소유한 인성데이타에 380억 원을 투자했다. 네이버는 인성데이타 투자에 앞서 2017년 이륜차 중심의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에 27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 만약 스티치픽스가 스타일리스트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전통적인 기업과 완전히 차별화된 기 업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매출이 증가하는 만큼 스타일리스트 를 더 고용해야 할 것이고, 고객 증가에 따른 변동성을 고려하면 스타일리스트 고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매출 성장세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 명의 스타일리스트가 광범위한 패션 카탈로그에서 고객 에게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고객을 자세히 분석하고, 상품 검색 및 탐색을 거쳐야 하므로 상당한 수준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히 매출 성장 대비 비용 증가 속도를 억제하 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바로 여기에서 스티치픽스의 놀라운 비즈니스 모델이 빛을 발한다.
카트리나 레이크는 훌륭한 안목을 가진 스타일리스트 확보만큼 중요한 것이 스타일리스트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자체 추천 시스템 구축에 있다고 봤다. 그래서 창업 후 1년 뒤인 2012년,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Netflix)로부터 에릭 콜슨(Eric Colson)을 영입한다. 넷플릭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비디오 추천 알고리즘을 가진 회사다. 이런 넷플릭스에서 영입한 콜슨은 스티치픽스를 데 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
스티치픽스의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은 각각의 고객이 작성한 스타일 프로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상품 그룹을 계절별·시기별로 스타일리스트에게 추천한다. 스타일리스트는 고객별로 추천된 후보 그룹에서 가장 적합한 5개의 상품을 골라 최종 추천한다. 콜슨이 설계한 알고리즘을 통해 스타일리스트들은 투입 시간을 최소화하 면서도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 추천이 가능해졌고, 그렇게 절약한 시간을 고객과 소통하는 데 쓸 수 있게 됐다.
- 스티치픽스는 사업 초기부터 상품의 디자인이나 생산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상품에서 고객에게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200개 이상의 브랜드와 협력하여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고 이를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고객이 상품을 고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스티치픽스에서 정해진 시기에 추천해 정기배송하는 식의 유통 프로세스이기에 수요예측, 재고관리, 배송관리가 상당 히 효율적이다. | 하지만 추천한 제품을 고객이 반품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매출이 증가할수록 더 많은 반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닌가? 반품은 필연적으로 물류창고 내 재고관리에 문제를 일으킨다. 카트리나 레이크는 기업 공개 전까지 스티치픽스가 투자받은 투자금은 대부분 상품 구매 및 재고, 반품 관리에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스티치픽스가 데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을 전사적으로 확대 적용하여 최적화하는 데 노력하기 시작한 이유다. 스티치픽스의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적용한다. 고객이 스타일 프로필을 작성하고 나면 고객이 설정한 시간 간격마다 상품 추천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먼저 스티치픽스가 확보한 상품 중 고객에게 추천 가능한 상품을 필터링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이미 한번 추천되었거나 고객이 선호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 상품들을 제외한 후 해당 고객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고객들이 선택한 과거 상품 선택 이력 데이터를 활용하여 각각의 상품에 대한 고객 선택 확률을 계산한다. 이를 스티치픽스는 협업 필터링 (Collatorative Filtering, 이용자들의 사용 형태, 소비 기록 등 정보를 분석하여 이용자가 선호하는 정보를 예측하는 방법)이라 부른다. 고객이 늘어날수록 상품 추천의 정확도가 올라가는 특성이 있기에 회사가 성장할수록 더 의미 있는 추천이 가능해진다.
물론 협업 필터링 알고리즘은 각각의 고객을 미리 유형화된 고객 그룹에 연결하기 때문에 개별 고객의 세세한 선호도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고객은 스타일 프로필을 미리 작성할 뿐 아니라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에 사진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개별 고객의 세 세한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좋아요' 를 누른 사진 분석을 통해 고객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 디지털 기술로 중무장한 물류 플랫폼인 플렉스포트(Flexport)는 자체 선박이나 트럭 한 대 없이 컨테이너를 전 세계로 실어 나른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9년 기준 5억 달러(약 6000억 원)다. 물동량으로 보면 세계 해상운송 10위 규모로, 창업 6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 다. 기업 가치는 33억 달러(4조 원)에 이른다. 전 세계에 열한 곳의 사무실과 네 곳의 물류창고를 두고 있으며, 1,066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2010년 어느 날 미국 CNN 방송에서는 한 블로거가 아이폰4 출시 날짜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 블로거는 애플의 각종 자료를 수집, 분석하다가 해외 공장에서 미국 항만으로 다량의 아이폰 부품이 들어오고, 그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 정보를 토대로 애플의 수입 동향 데이터와 신형 아이폰 출시를 예측하는 글을 올렸는데, 그대로 적중했다는 것이다. 이 블로거가 바로 플렉스포트의 창업자 라이언 피터슨(Ryan Petersen)이다.
- 데이터 분석가인 라이언 피터슨은 2007년 수출입 무역 정보 플랫폼 임포트 지니어스(Import Genius)를 창업한 경험이 있다. 이 회사는 미국 관세청의 선하증권(Bill of Leadings, BL) 정보와 BL에 기재되 는 회사명, 주소, 제품, 수량, 도착일, 항구 등 다수 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해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정보를 검색 형태로 판매했다. 피터슨이 '화물 정보가 돈이 된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이때부터다.
2013년 설립된 플렉스포트는 세계적 경제 불황으로 몰아닥친 해운업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았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화주나 선사, 트럭회사에 화물 운송 정보를 연결해주는 중개 서비스에 주력했다. 웹사이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선적 스케줄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자체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전자상거래 업계의 공룡 기업 아마존과도 경쟁할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크고 성장세가 가파르다.
- '컨테이너의 아버지' 맬컴 매클레인과 바다 위 우버'라 불리는 플렉스포트의 라이언 피터슨은 물류 혁신에 대한 좋은 교훈을 준다.
기술 혁신 그 자체는 별로 흥미롭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술은 거들 뿐이고,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실제로 유용한 혁신의 요소를 발견하는 것이다.
라이언 피터슨은 화물의 현 위치에 기반해 운송 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하지 어떤 경로를 채택해야 할지 등에 관련된 정보를 자체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각자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온라인 기반으로 선적의 가시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피터슨은 아날로그 방식의 운송 계약구조를 디지털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혁신이 꼭 보기에 멋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맬컴 매클레인처 럼 컨테이너 사용과 같이 사소해 보이는 개선이 기업과 국가의 운명을 바꿔놓거나 세계화라는 글로벌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 라이언 피터슨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고객의 '디지털 체험(Digital Experience)'이라는 간편함을 무기로 물류비용의 투명 성과 계약, 이해관계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맬컴 매클레인은 최초로 컨테이너를 발명한 사람이 아니다. 라이언 피터슨 역시 인터넷을 발명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두 사람은 세계를 바꾸어놓는 혁신을 이끌었고, 또 차세대를 이끌 인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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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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