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 빅 투 스몰

경영 2022. 2. 5. 20:27

- 블렌딩과 싱글오리진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간단하게 커피의 역사를 한 번 살펴볼까요? 커피의 출발점은 에티오피아와 예멘이에요.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어 11세기 초 예멘에서 최초로 경작되었죠. 아라비아인들은 자신들의 주요 수입원인 커피나무가 다른 나라로 유출 되는 것을 금했기 때문에 커피 열매를 삶거나 건조시키지 않으면 다른 나라로 가겨갈 수가 없었어요. 이처럼 철저하게 봉인되어 있던 커피가 2월이 되기기 기각한 것은 15세기 오스만투르크가 오스트리아의 빈 을 킬락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되고, 17세기에 이르러서야 커피나무를 발리 빼돌리는 데 성공한 네덜란드 상인에 의해 커피 종자가 유럽에 들어가게 됨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다시 미국으로 기피가 넘어가게 되죠. 미국은 현재 전세계 커피소비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커피를 즐겨 마시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커피나무를 재배하지 못한 미국은 유럽의 식민지인 인도네시아에 서 원두를 수입해야 했어요. 자연스럽게 로스팅 기계도 유럽에서 제작 한 것을 가지고 와서 사용해야 했죠. 그런데 유럽과 미국은 계량 단위 가 달랐어요. 유럽은 킬로그램(kg)과 그램(g)을 사용하는데, 미국은 파운드(pound)를 쓰고 있거든요. 단위가 다르다 보니 로스팅할 때 오차 가 생기면서 원두가 조금씩 남는 거예요.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원두가 아깝겠죠. 원두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수입업자는 에라 모르겠다. 남은 원두를 한데 섞어서 볶아버려요. 어? 그런데 이게 나름대로 맛이 괜찮은 거예요.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블렌딩 커피의 시초입니다.
- 원두를 블렌딩한 커피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습니다. 커피는 와인과 닮은꼴로 볼 수 있는데, 단일 품종인 싱글오리진은 향이나 산미의 강도 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커피가 호불호가 강한 식품으로 취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런데 커피를 섞으면 어떻게 될까요? 산미가 강한 원두와 산미가 적은 원두를 섞으 면 어느 한쪽으로 튀지 않는 평범한 맛, 즉 맛이 평준화되고 말아요. 좋 게 말하면 누구나 거부감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균형감 있는 커피가 되는 거죠.
- 블렌딩과 싱글오리진은 추출 방식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커피전문점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머신에 커피를 일정량 넣고 압력을 가하면 에스프레소 샷이 나오죠. 이 에스프레소 머신의 장점은 짧은 시간에 커피 원액을 뽑아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싱글오리진에 고압이나 고열을 가하면 커피 고유의 향이 사라져버리고 말아요. 그렇기 때문에 커피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려면 핸드 드립 으로 커피를 추출해야 해요. 그러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겠죠? 에스 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는 스타벅스는 단시간에 커피를 내려 많은 직장 인이 점심시간에 와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브랜드, 즉 대량생산에 맞는 브랜드이고, 그에 맞는 블렌딩 원두를 사용하지요
- 소비는 한 사람의 개성을 표현하는 그릇'과도 같습니다. 이제 맥도널드,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같은 빅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을 일컬어 트렌디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 시대에 맞는 가치는 쉐이크쉑버거이며, 블루보틀이며, 동네 빵집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지금 From Big To Small(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 지금까지 소비는 욕망이나 쾌락, 혹은 사치를 위한 천박한 물질주의의 산물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실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지나 친 소비는 나쁜 것이라고 교육받으며 자라지 않았나요? 카를 마르크 스는 소비를 상품 물신숭배'라고 부르며 잘 먹고 잘 입고자 하는 인간 의 욕구를 “인간적 기능이 아닌 동물적 기능”이라고 비하하기까지 했 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소비를 장려하고 있으며,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능 중 하나로 여기고 있습니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프랭크 트렌트만(Frank Trentmann)도 2012년 “소비는 생산의 그림자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한 적이 있죠. 경제 전체 의 총 공급이 필연적으로 동일한 양만큼의 총 수요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고 이야기한 케인즈의 '세이의 법칙 (Say's law)'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습니다.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하지 않아요. 대기업이 만들어내는 빅브랜드로는 다양해지고 세분화 된 소비자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는 개개인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습니다. 더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소비자로 남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지 못하면 적극적으로 공급을 창출할 수 있는 정보와 수단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 과정에서 특별하고 차별화된 스토리'를 가 진 개성 있는 스몰브랜드가 탄생하게 되고, 이런 스몰브랜드는 SNS를 통해 이름을 알리며 또 다른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됩니다. 
-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언제나, 누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내 인생 전부를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역전할 수 있었다."
(테라오 겐,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중에서)
- 똘끼는 실행력이나 용기와는 다릅니다.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실행력과 용기를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있어야 합니다. 똘끼란 자신이 맞다고 믿는 것에 대해 앞뒤 가리지 않고 미쳐서 뛰어들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성패 여부를 판단하려 하고, 주변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결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반쯤 미쳐야 가능합니다. 진정한 똘끼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욕망의 크기가 한없이 부풀어 참을 수 없을 때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 많은 설명보다는 하나의 이미지, 그 속에 담긴 것이 나에 대한 것을 드러내곤 합니다. 미니멀한 라이프를 추구한다면 잡지 《킨포크》를, 가정적이고 가족을 중시하는 것을 드러내고 싶으면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를, 내추럴하면서 실용성을 중시한다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지(Muji)'를 소비하고, 그것을 SNS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죠.
SNS를 통해 자신의 허상을 만들어내고 그걸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은 브랜드 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브랜드가 지향하는 분명한 가치를 담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성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스몰브랜드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끌어내야 할 팬덤(fandom) 입니다.
- 서점에서는 책만 구매해야 하고, 코스메틱숍에서는 화장품만 사야 한다는 고정 관념은 이제 깨져야 합니다. 소매업이 벼랑 끝에 서면서 온라인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 기반이던 오프라인 공간에 의미 를 더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모여들 수 있 도록 공간을 완전히 탈바꿈해야 합니다. 폐업한 목욕탕이 안경과 선 글라스 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의류매장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곳 에 북카페가 있습니다. 온라인의 활성화로 인해 가장 많이 바뀐 것은 공간의 기능적인 측면입니다. 이제 공간의 공식은 1:1이 아닌 1:N(다 수)’으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사무실은 100여 년의 짧은 역사에도 다이내믹한 변화를 보여주었 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생각하는 공간이 과연 내일도 당연할까요?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내일의 공간'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 장터처럼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성격은 기존에도 있습니다. 우리 에게 익숙한 백화점 같은 쇼핑몰이 그에 해당하죠. 백화점은 일정한 공간을 제공하고 그곳에 다양한 상점이 입점하도록 해서 소비자들이 모이도록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다만 지금의 플랫폼 비즈니스와 다른 것은 백화점은 공급자와 브랜드, 소비자가 만나는 데 관여한다는 점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브랜드가 아닌, 백화점이 선정한 브랜드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공급자 역시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아닌, 백화점을 통해야만 가능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제3자(플랫폼을 제공하는 자)의 개입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습니다. 제3자는 파는 사람(생산자)과 사는 사람(소비자)이 많이 모이도록 플랫폼(장터)을 설계하고, 운영하고, 업그레이드만 담당합니다. 나머지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거래를 하며 균형을 맞춰 나가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기본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백화점의 권력은 약해졌습니다. 백화점이 강요하는 브랜드나 유행을 소비 '당했던' 소비자들이 이제 그것을 거부 하고 해외에서 직접 구매를 하거나 한발 더 나아가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 SNS를 통해 직접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미디어도 마찬가지죠. 과거에는 KBS, MBC 같은 공영방송을 수동적으로 보기만 했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을 내보냅니다. 이들 중에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처럼 플랫폼에서 물건을 팔거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슈머 하나하나가 모두 스몰브랜드입니다. 지금은 스몰브랜드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회사는 잘돼서 성장하는 게 아니라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해 있습니다. 외부환경은 결코 제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습니다. 일하다 보면 반드시 위기가 닥치기 마련이고, 위기를 돌파하 는 순간은 정신이 없기 때문에 성장과 발전은 생각조차 할 겨를이 없 죠. 하지만 그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애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해 있는 나 자신과 회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맛에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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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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