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리더인가

경영 2022. 1. 26. 20:22

- 게는 자신의 등딱지 크기에 맞춰 땅에 구멍을 판다고 한다. 커다란 등딱지를 짊어진 게는 그만큼 큰 구멍을 파지만, 작은 등딱지를 짊어진 게는 자기만큼이나 왜소한 구멍에서 평생을 살아간다. 인간 세계의 조직도 마찬가지다. 조직은 리더가 품은 마음의 '그릇' 크기 이상으로는 성장하지 못한다. 리더가 일하는 방식, 품고 있는 가치관, 그동안 수련한 심성의 경지가 그대로 조직의 모습과 집단의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 나는 인생의 이상적인 모습을 특정한 방정식을 이용해 설명한다. 처음에 이러한 방정식을 떠올린 것은, 별로 머리도 좋지 않고 내세울 만한 장점도 없는 시골 출신의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하면 훌륭한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골똘히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수십 년간 경영자로서 살아온 내가 가장 힘써 수양한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함께 고민해봤다. 그 결과 나는 경영자가 자신의 마음을 가꾸기 위해 힘써야 할 방향성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조화를 유지하려는 마음. 
둘째, 투지를 굽히지 않으려는 마음. 
셋째, 언제 어디서나 도리를 지키려는 마음.
인생은 이 세 가지 마음이 서로 얽히고설켜 만들어내는 등식과도 같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기꺼이 감사할 줄 아는 겸허한 마음가짐 위에서 더욱 밝게 빛난다.
- 영국의 사상가 제임스 앨런은 『생각하는 대로」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마음은 정원과 같다. 비옥하게 일굴 수도 있고 방치할 수도 있지만 어느 경우는 반드시 무언가가 자라난다. 만약 당신이 자신의 정원에 아름다운 화초의 씨앗을 뿌리지 않는다면 그곳에는 잡초의 씨가 무수히 내려앉아 결국 잡초만이 무성해질 것이다. 훌륭한 정원사는 잡초를 뽑고 땅을 일구어 아름다운 화초의 씨를 뿌려 키운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면 마음의 정원을 일구어 그곳에서 불순하고 일그러진 생각을 뽑아낸 뒤 깨끗하고 올바른 생각을 심어 정성껏 가꿔야 한다.
-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되어 '마음'으로 끝난다.
이 말이야말로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 체득한 마지막 지혜이며 내가 날마다 잊지 않고 주문처럼 외우는 한 조각 진실이다. 문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운명은 그 사람의 마음안에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문예평론가 고바야시 히데오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어울리는 사건밖에 만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마음'에 대해, 그 위대한 힘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오래 외면해온 것은 아닐까? 일체유심조切唯心造. 때론 마음이 전부다. 단 한 톨의 의심 없는 순수한 마음만이 위대한 업을 이룰 수 있다. 위대한 꿈을 품은 리더라면 부디 이 말을 믿기 바란다.
- '회사는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무 엇보다 직원의 생활을 지켜주고 행복한 인생을 가져다주 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회사의 사명이고 경영의 의의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각오를 굳혔더니 답답하게 꽉 막 혔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고 안개가 걷히듯이 기분이 맑 아졌다. 당시의 놀라운 경험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저 사고방식을 바꾸고 마음을 고쳐먹은 것뿐인데 나를 둘러 싼 모든 안 좋은 상황이 안개가 걷히듯 말끔히 사라진 기분이었 다. 나는 심기일전하여 회사의 미션을 '전 직원의 행복을 물심양면으로 돕는다'로 결정했다.
- 나는 창업 때부터 품고 있던 개인적인 소망을 깨끗이 버렸고, 교세라는 그 존재 의의 를 '이기利己'에서 '이타利他’로 바꿨다. 바로 이때가 내가 경영자로서 다시 태어난 순간이었다. 고집스러운 자기애 를 내려놓자 마치 종소리가 울려퍼지듯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해졌다.
만약 내가 '이 회사는 나의 기술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존재한다'는 이념을 끝까지 고수했다면 어떻게 됐을 까? 아마 나는 그 꿈을 이뤘을 것이고, 그로 인해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세라라는 기 업이 오늘날처럼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한 사람의 마음에서 출발한 사업은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으로 그칠 뿐이다. 경영자로서의 진짜 성공은 자신 의 마음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의 서로 다른 마음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득히 채워줄 때 비로소 완성 된다고 나는 믿는다. 교세라의 급성장은 '전 직원의 행복' 이라는 강건한 이타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졌다.
- 마음이 끌어당기지 않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법칙은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남을 속이거나 기만하려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자신의 내면에 그와 똑같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을 단련하고 깨끗하고 맑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주변 사람의 마음도 똑같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 럴 수밖에 없다. 마음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나쁜 마음을 지닌 사람이 접근한다. 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대사회에서 사람을 가려가며 교 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과 엮 이지 말고 멀찌감치 거리를 두는 것이다. 가깝게 지내다 가도 아무래도 미심쩍은 마음이 들면 적당한 이유를 대고 자리를 떠야 한다. 왠지 내게 해가 미칠 것 같으면 나중에 욕을 먹더라도 깔끔하게 관계를 끊고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은 상대의 행위에 맞서겠다고 자신도 이것저것 대책을 마련해 상대를 비방하고 반격하는 것이다. 권모술수는 늘 파국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명심하라. 그러한 행위를 하는 순간 자신의 마음도 상대와 똑같이 더럽혀지고 똑같은 수준으로 타락하고 만다.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굉장히 솔깃한 돈벌이 사업이 있다며 달콤한 말로 제안하는 사람이 꼬이기 마련이다. 선한 얼굴로 기업의 자산을 분탕질하고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경영자의 마음이 온갖 욕심으로 가득 차 있으면 순식간에 그러한 함정에 걸려들고 만다.
- 실수할 수 있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에 마음을 빼앗겨선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휘청거리지 않고 마음을 잘 간수하는 것, 이것이 리더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태도다.
- 가장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고 싶다는 절실한 바람이 자 동차를 육지에서 달리게 했고, 하늘을 날고 싶다는 간절 한 소망이 넓은 하늘에 비행기를 띄웠으며, 우주를 여행 하고 싶다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우주선을 달로 쏘았다.
지금도 인류는 마음에 그린 염원을 원동력으로 삼아 묵묵히 전진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을 가만히 관찰해보면, 이렇게 간절 하게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들 잊어버린 것 같다. 이성을 동원해 '생각하는 것만 중시하고 감성적으로 향유하는 것에만 만족하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사고와 감각을 형성하는 근본인 '마음'과 그것이 보석처럼 단단하게 결정된 '염원'의 존재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
사업을 일으켜 세상을 변화시켜 보겠다는 절실한 염원을 품은 경영자라면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 다. 묵묵히 도전해나가다 보면, 처음에는 도저히 불가능 하다고 여기던 일들도 언젠가는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경 영자가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를 간 절히 바란다면 직원들은 그 절절한 마음의 진동을 느끼 고 어떻게 해서든 목표를 실현하고야 말겠다는 염원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마음의 작동 원리이고, 우주의 법칙이다. 간절한 마음은 그 무엇보다 빠르게 퍼지기 때문이다.
- “리더는 언제나 문제의 한가운데에 서 있어야 한다.” 나는 느슨하고 헐거운 마음가짐으로 문제의 뒤로 물러 나 좋은 사람인 척하는 리더보다 가끔은 미치광이 소리를 듣더라도 무소처럼 일의 정면으로 달려들어 일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리더를 훨씬 신뢰한다. 우리는 일 앞에서 좀 더 난폭해져도 된다. 아니, 리더라면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당신의 일을 당신 대신 해결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위치에 선 사람이다. 그러므로 리더에게 쓸데없는 마음의 여유 따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
- 옳은 일을 관철하고자 할 때 응원해주는 사람보다 비웃거나 중상모략하면서 발목을 잡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래도 옳은 일은 소신껏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올바른 삶을 살아가 기에 오히려 더 자주 역경을 만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이고 다카모리의 어록집 『난슈옹유훈南洲翁遺訓』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다.
길을 가는 사람은 아무래도 곤경과 재난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두려워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인가? 어떠한 힘든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것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또는 자신이 죽을지 살지 따위에 연연해서는 그 무엇도 시도할 수 없다. 사람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두려움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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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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