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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완성

인문 2025. 2. 6. 07:35

- 생각이란 어떤 문제를 공식화하거나 해결하는데, 또는 결정을 내리는 데, 또는 뭔가를 이해하려는 열망을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신적 활동. 생각이란 해답을 찾아나가는 활동이며, 의미에 이르는 활동이다. 생각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정신적 활동이 포함됨. 그중에서도가장 중요한 것은 면밀한 관찰, 기억, 궁금증, 상상, 의문, 해석, 평가, 그리고 판단 등이다. 이런 활동 가운데 일부는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정을 내릴 때처럼 종종 복합적으로 작용. 이를테면 어떤 아이디어나 딜레마를 식별하여 적절히 대처하며, 질문과 해석과 분석을 이용해서 마침내 결론이나 결정에 도달할 수 있음.

- 생각다지기: 점검할수록 생각의 질이 좋아진다.
판단의 국면에서 정신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검토하고 평가하고 판단을 내리며, 적절한 곳에서 정련한다. 훌륭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 국면을 신중하게 다룬다. 자신의 처음 생각을 검증하고 중요한 구분을 행하고, 감정보다는 증거에 입각해서 결론을 내린다. 자신이 한계와 성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신의 논리와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책을 실행할 수 있는지를 이중으로 체크하고 불완전성과 복잡성을 확인하고 부정적 반응을 예견하며 전체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련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투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너무 빨리 무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증거의 필요성을 무시하면서 자신의 감정에만 의거해 결론을 내린다. 자신의 한계와 성향을 모르기 때문에 자기 판단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자기 생각의 결함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 예술가만이 감정을 느끼며 과학자나 다른 실용분야의 사람은 마치 컴퓨터와 같은 태도로 문제에 접근한다는 식의 주장이 흔히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이 근거없는 것이라 일축. 아인슈타인은 과학에서 직관의 중요성을 단언했다. 그는 "복잡한 과학법칙을 발견하는 데에는 아무런 논리적 방법이 없다"라고 했다. "오직 직관의 방법밖에는 없으며 이는 겉모습 뒤에 놓여 있는 질서를 느끼는 것으로부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여러 위대한 과학자의 생애를 연구한 바 있는 아서 케슬러 역시 이렇게 고찰했다. "대중이 생각하기에 과학자들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운 논리주의자임 딱딱한 막대기 위에 얹혀진 전자두뇌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편지며 자서전 내용가운데일부를 발췌해 선집을 만들고 나서, 누구의 글이라는 설명없이 독자에게 보여주고 필자의 작업을 맞춰보라고 한다면, 십중팔구는 "이 글을 쓴 사람은 전부 시인이거나 음악가, 또는 다른 낭만적이고 소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할 것이다.

- 원인과 결과를 간략히 분석해보기만 해도 복잡한 이슈에 단순하게 대응ㅎ는 것 (중동 출신자들이 유럽을 집어삼키려고 한다, 십자군이 또 한 번, 이번에는 거꾸로 들이닥치고 있다, 라는 식의 주장)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불공정하기까지 함을 알 수 있다. 다음 조언은 자신의 분석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될 것임.
어떤 사건은 간혹 드물게나마 '그냥 일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런 사건은 특별한 영향력의 결과로 일어나며, 그런 영향력은 크거나 작거나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이거나, 시간이나 공간상으로 가깝거나 멀 수 있다. 또한 저항불가능하거나(강제되었거나 필연적인 경우처럼) 저항가능(권유, 고무, 고취)하다.

- 자유의지는 인간사에서 원인이 되는 강력한 요소이며, 종종 다른 원인들과 뒤얽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유럽사회에 일어난 변화에서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한 것과 가족계획 방법을 이용한 것은 개인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도시에 일자리가 더 많은 것(경제적 현실)이라든지 가족계획 방법(과학적 발전)은 개인적 선택이 아니었다.
어떤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때 결과가 종종 원인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라. 유럽 인구감소는 외국인 노동자가 유입되는 원인이 되었고, 이는 또다시 자국민 대 외국인 비율이 변화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는 유럽대륙의 지배적 가치와 태도를 조만간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인간사를 다룰 때에는 결과를 예측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원인을 결정할 때에는 확실성(물질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것처럼) 보다는 확률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달리 말해 아닌 것보다는 더 그럴듯한 것, 또는 확률이 매우 높을 때 사실상 더 그럴듯한 것이 원인이 된다. 이런 모든 결론은 단순한 가능성보다는 상당히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성에는 미칮 못한다. 그 차이는 판결의 법적기준에서의 차이와 대략 비슷하다. 민사 사건에서 기준은 증거의 우위이거나 명백하고 확실한 증거인 반면, 형사사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라는 더 엄밀한 기준이 요구된댜.

- 사람이 사회(가정, 이웃, 교회, 학교 등)에 노출되는 과정을 사회학자들은 문화변용이라고함. 본질적으로 이것은 우리 문화에 정착하는 것과 관련됨. 우리가 정착하는 방식, 즉 문화가 우리를 형성하는 방식은 가족의 사회경제적 조건, 가족의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관점과 가족이 우리에게 주는 보살핌의 질 등에 강한 영향을 받음. 
문화변용은 미묘하게 일어날 수 있으며, 마치 우리의 가치나 태도나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 및 환경과는 무관하게 형성된 것 같은 환상을 만들어냄. 에리히 프롬은 이런 종류의 환상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어떤 것을 생각한다고 말할 때, 사실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내 안에서 생각한다."
우리가 스스로의 독립성에 대해 착각하는 이유를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우리는 아이디어가 생겼다는 사실에만 주목하고 그 아이디어가 생겨난 환경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 우리가 느끼고 믿는 바가 우리에게는 현재의 경험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기원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우리가 생각하는 바는 마치 심장의 박동만큼이나 확실히 우리의 일부분인 것 같다. 우리의 사고가 다른 이에게 빌려온 것이라는 아이디어는 낯설고도 거부감이 들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 저항하는 것이다.

- 변화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라는 의미가 아님. 상당수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검토 결과 무가치하거나 실행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지게 마련. 오히려 이것은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에 일단 판단을 보류하라는 것이다. 외관상으로는 낯설게 보이는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에 스스로를 증명할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기 까지는 판단을 보류할 의향을 가지라는 것이다.

- 다음의 문장에서 해럴드 앤더슨은 창의적 인물이 갖는 상대적인 정신적 건전성을 다룬 주류 심리학계의 견해를 요약하고 있다.
이 저자들은 중론은 창의성이란 것이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표현한 것이며, 창의성은 총체성, 통합성, 정직성, 무결성, 개인적 관련, 열성, 높은 동기, 행동 등과 결부되어 있는것이다.
또한 한 사람의 창의성 저하를 가져오거나 일으키는 것은 신경증이라는 데에도 이들은 의견이 일치한다. 나아가 신경증적인 사람, 그리고 다른 형태의 정신질환을 지닌(동시에 창의적이기까지 한)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은 가정을 내놓는다. 이 사람들은 그런 질환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이다. 그들이 이뤄내고 있는 성취로 말하자면, 그런 질환이 없을 때 보여줄 성취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 따라서 그들은 격이 낮아지는 중이거나 사이비로 창의적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들은 명석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지니고 있을지 모르지만, 신경증 때문에 의사소통을 하지 못한다.

- 돌파구를 마련하여 통찰하는 사람은 뭔가를 궁금해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의 궁금증은 사물의 원인에까지 확장된다. 어떻게 사물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되었는지, 또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말이다.
탄저병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질병이 토양에 무한정으로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음. 하지만 그 과정은 과학자들에게 수수께끼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루이파크퇴르는 호기심이 솟아올랐다. 그는 토양의 어느 한 부분이 주위의 다른 토양과는 다른 색임을 관찰했다. 농부에게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작년에 그곳에다가 병들어 죽은 양 몇 마리를 묻었다고 답했다. 파스퇴르는 그 일이 왜 차이점을 만들어냈는지 궁금했다. 그리하여 그는 문제의 토양을 보다 면밀히 검사했고, 지렁이의 똥을 발견하고는, 지렁이가 땅속 깊숙이 파고들어감으로써 탄저균의 포자가 위로 올라온다는 가설을 세움. 그가 훗날 실험실에서 수행한 실험은 그의 가설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 이와 유사하게 어느 연구조교가 호기심 때문에 당면임무와는 무관한 연구를 수행하지 않았다면, 당뇨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당시 그는 실험에 사용된 개 한 마리의 소변 주위에 파리가 꼬이는 것에 주목하고는, 개의 소변에 무슨 성분이 있기에 파리가 꼬이나 궁금해졌다. 그가 원인을 연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당뇨를 이해하여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 문제는 해결하고 이슈는 분석한다.
문제와 이슈는 몇 가지 면에서 서로 다르다. 문제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간주하는 상황. 이슈는 지적이고 어떤 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일치하지 않는 논제임.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상황을 변화시킬 최선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이슈를 해결하는 것은 어떤 믿음이나 관점이 가장 타당한지를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
특정 도전을 문제로 간주해야 할지, 또는 이슈로 간주해야 할지 잘 모르겠으면 언제든 다음과 같이 시험해보라. 해당 문제가 당파적인 감정을 일깨우는지, 또는 어떤 분야에 정통하고 지적인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경향과 연관이 있는지 자문해 보라.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도전은 문제로 간주하라. 반대로, 만약 그렇다면 그 도전은 이슈로간주할. 어떤 학생이 소란스러운 기숙사에서 공부를 해보려 한다거나 어떤 아이가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겁에 질린다거나 어떤 직장여성이 자기 상사의 교묘한 성추행에 대처해야 하는 것은 바로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임. 어떤 공립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기도를 시킨다거나 어떤 국회의원이 고령자를 위한 사회보장 혜택을 줄일 것을 제안한다거나 어떤 인류학자가 인간은 본성적으로 폭력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슈를 보여주는 사례다.

- 우리가 정의하는 조사는 다른 사람들이 얻는 것과 똑같은 정보를 정기적으로 얻는다는 것 이상의 행위를 의미함. 이는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에게는 결코 떠오르지 않는 방식과 장소를 물색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간과하는 정보를 얻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수완과 독창성을 이용하는 한편, 탐색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 복잡하거나 논쟁적 이슈에서는 조사가 특히 중요함. 그런 논제에서는 타당한 사실(관련된 시각이며, 사람들이 따르는 방식으로 여러 가지를 추론한 노선)을 모두 알고 있지 않는 한, 타당한 판단을 내리고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계발할 가능성이 드물어지기 때문이다. A.E.맨더는 이런 점을 생생하게 지적한다.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사실이 적을수록, 그의 눈에는 문제가 더욱 간단하게 보인다. 만약 우리가 열댓 가지 사실만 알고 있다면, 거기에 맞는 이론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는 열댓 가지 말고 50만 가지에 달하는 더 많은 사실이 기존에 알려져 있었다고, 다만 우리가 그걸 모르고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해보라. 50만 가지에 달하는 사실 중에서도 기껏해야 열댓 가지 사실에만 들어맞도록 고안된, 그리고 실제로 들어맞는 우리의 초라하기 짝이 없는 이론이 과연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

- 우리의 기억을 담고 있는 서랍에는 내용물이 극도로 어지럽고 빽빽하게 담겨 있다. 게다가 우리는 종종 서랍의 내용물을 다 쏟아서 잔뜩 흩어 놓았다가 도로 서랍에 쑤셔넣곤 한다. 장기 기억에 새로운 정보가 덧붙여지면서 오래된 기억은 제거되고, 대체되고, 압도되거나 한구석으로 밀려난다. 소소한 세부사항이 더해지고, 혼란스럽거나 전혀 관계가 없는 사실은 삭제되어, 마침내 일관성 있는 사실로 이루어진 건축물이 점차 완성된다. 그런데 그것은 원래 사건과는 닮은 데가 거의 없을수도 있다.

- 획득한 정보의 양이나 복잡성 때문에 혼란스러워지고 정보를 분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잠시 멈추 서서 문제를 진술한 것을 살펴보라. 그런 다음, 그 진술을 이용하여 어떤 것이 타당하고, 어떤 것이 타당하지 않은지를 결정하라. 특히 어려운 문제르르 다루고 있다면 이러한 접근 방식을 여러 번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아무리 가장 뛰어나고 가장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 해도 때로는 방향을 잃게 마련이지만, 그들은 결코 이에 낙심하지 않는다. 다시 방향을 찾아서 계속 나아갈 뿐이다.
막대한 양의 정보는 또한 자신감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어떤 문제를 더 많이 파고들어가면 갈수록, 복잡성을 더 많이 깨달을 수 있다. 때로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게 이만큼 어려울 줄은 전혀 몰랐어. 어쩌면 해결책이 없을지도 몰라. 아니면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도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는지 몰ㄹ.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걸까?" 이런 생각이 떠오를 때면, 다른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까닭은 정확히 그들 각자가 느끼는 우려(이 순간 자신의 창의성을 위협하고 있는 바로 그것)에 굴복하고 말았기 때문임을, 또는 그들이 전문성을 갖추었지만 각자의 창의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임을 상기하도록 하라. 

- 연구자들은 산출된 아이디어의 수와 아이디어의 질 사이에 뚜렷한 연관이 있음을 발견. 아이디어를 더 많이 만들수록,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좋은 아이디어를 갖게 될 기회 역시 더 많았다. 여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단순한 확률의 문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통계상으로도 보기 드물다. 이는 노스 화이트헤드가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다. "가능성이란 우리의 아이디어 가운데 9백 하고도 99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디어가 그 자체로 가치 없는 것이거나 우리가 그 가치를 어떻게 이끌어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더라도 그런 아이디어를 모두 생각해야만 하는데, 왜냐하면 천번째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일반적으로 처음 아이디어가 나중의 아이디어보다 더 빈약하기 때문. 맑은 물을 얻으려면 수도꼭지를 열고 잠깐 물을 흘려보내야 하는 것처럼, 생각 역시 창의적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흘려보내야 한다. 허버트 스펜서는 이렇게 경고. "맨 처음 아이디어는 대개 진정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정확히 어째서 그런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가지 매우 그럴듯한 가설이 있다. 즉 친숙하고 안전한 반응이 우리 의식 표면 가장 가까이에서 자연스레맨 처음 생각나게 마련이라는 것. 여하튼 창의적 사고에서의 성공은 아이디어의 흐름을 충분히 지속시켜서 흔하고 습관적인 아이디어를 일소하고 유별나고 상상력 풍부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달려 있다.

- 자유연상이란 하나의 아이디어가 또 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만드는 것. 이것은 정신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 완전한 자유를 주고 정신을 제어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며, 어떤 아이디어와 연상이 야기되는지를 관찰한다는 점에서 의도적 반응과는 다름. 그중 일부는 상당히 예상치 못한 것일 수도 있어서 흥미롭고도 유익한 것일 수도 있음. 의도적 반응과 마찬가지로, 어떤 연상이 떠오르든 차단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나중에 검토할 때를 대비해 연상되는 모든 것을 적어두라. 처음에 자신에게 떠오를 때는 전적으로 부적절해 보이는 것이 나중에는 가치 있는 것으로 종종 설명될 수 있다. 여기서는 한 마디 경고가 필요하다. 이 전략의 목적은 애초에 지나치게 제한하여 분류해 두었던 적절한 정보를 도로 찾아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전략은 정신을 제어하는 것을 완화하고 자신의 사고를 떠돌아다니게 만드는 것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막연한 몽상이라는 곁길로 샐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을 다른 전략에 대한 변용으로 사용해야지 다른 전략의 대체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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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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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리성에 관한 우리의 직관은 탐색보다는 이용에 근거를 두고 있을 때가 너무 많다. 의사결정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개 어느 한 가지 결정의 직접적 보상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모든 결정이 마치 자신의 마지막 결정인 양, 따라서사실상 이용만이 이치에 맞는 양 다룬다. 하지만 평생에 걸쳐 당신은 많은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들 중 상당수, 특히 삶의 초기에 하는 선택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탐색(최고의 것보다는 새로운 것, 안전한 것보다는 신나는 것, 심사숙고한 것보다는 아무렇게나 찍은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리가 아이들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슬기로운 행동일 수도 있다.

- 정렬은 급격한 규모의 불경제를 수반하며, 대규모로 일하는 것의 가치에 관한 우리의 정상적 직관에 위배됨. 2인분을 요리하는 것은 대개 1인분을 요리하는 것보다 결코 더 힘들지 않으며, 1인분씩 2회 요리하는 것보다 확실히 더 쉽다. 하지만 예를 들어, 한 책장에 꽂힌 책 100권을 정렬하는 데에는 50권씩 꽂힌 책장 2개를 따로 정렬할 때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다. 2배 더 많은 책을 정리해야 하고, 따라서 각 책이 꽂힐 수 있는 곳이 2배 더 많다. 정렬할 것이많아질수록 상황은 더 나빠짐. 바로 이것이 정렬이론의 첫번째이자 가장 근본적인 깨달음이다. 규모는 정렬에 해롭다.
이로부터 우리는 정렬할 때 고통과 괴로움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오로지 '정렬해야 할 항목의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추론할지도 모르겠다. 그 말이 맞다. 양말 정렬을 계산하는어려움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그저 빨래를 더 자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빨래를 3배 더 자주하면, 정렬비용을 총 9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만약 힐리스의 방 친구가 자신의 별난 방식을 고집한다고 해도 세탁을 14일마다 하는 대신 13일마다 했다면, 빨래 바구니에서 양말을 꺼내는 횟수가 28번이나 줄어들었을 것이다. 

- 정보처리는 19세기에 허먼 홀러리스와 그 뒤에 IBM이 개발한 천공카드 분류장치가 미국 인구조사 업무에 활용되면서 시작. 36년 IBM은 두 묶음으로 분류하여 쌓은 카드들을 한 묶음으로 합병하는 조합기라는 장치를 생산하기 시작. 각 카드 더미가 정렬되어 있기만 하다면, 둘을 하나로 합병하는 과정은 놀라울만치 간단했고 선형시간을 따랐다. 즉 그저 맨 위의 두 카드를 비교하여 값이 더 작은 쪽을 위로 가도록 해서 다 끝날 때까지 쌓으면 된다.
폰 노이만이 45년 프로그램 내장 컴퓨터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짠 프로그램은 합병한다는 개념을 끝까지 밀고 나간 멋진 결정판이었다. 카드 2장을 정렬하는 것은 쉽다. 값이 작은 카드를 위에 놓으면 된다. 2장씩 정리되어 쌓인 카드가 양쪽에 있을 때, 그 4장을 한 묶음으로 정렬하여 쌓는 것도 쉽다. 이 과정을 몇번 반복하면, 이미 정렬된 카드 묶음들을 한 더미로 점점 더 쌓아올릴 수 있다. 곧 카드들을 다 합쳐서 완벽하게 정렬된 한 벌로 쌓을 수 있다. 마지막에는 절반씩 쌓인 양쪽 카드더미가 리플셔플 마술을 부리듯이 촤르륵 겹쳐지면서 원하는 순서대로 쌓이게 된다.
이 접근법은 현재 합병정렬이라 불린다. 컴퓨터 과학쪽에서 전설이 된 알고리즘 중 하나다. 97년 한 논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합병정렬은 컴퓨터 계산의 역사에서만큼, 정렬의 역사에서도 중요하다."
합병정렬의 힘은 선형시간과 2차시간 사이9특히 선형로그시간, O(n log n)이라고 하는) 의 복잡성으로 일을 끝낸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매번 카드들을 정렬할 때마다 정렬된 더미는 크기가 2배로 늘어나므로, n장의 카드를 완벽하게 정리하려면 n이 될 때까지 숫자 2을 합병횟수만큼 곱할 필요가 있다. 즉 2가 밑인 로그함수 카드가 된다. 카드 4장은 2번의 합병을 거치면 정렬할 수 있고, 8장은 3번, 16장은 4번을 거치면 된다. 합병정렬의 분할 정복 접근법에 영감을 얻어서 곧 많은 선형로그정렬 알고리즘이 등장. 여기서 단순히 선형로그 복잡성이 2차시간 복잡성보다 개선된 거라고 말한다면, 몸시 과소평가한 것이다. 정렬할 항목의 수가 인구조사 수준이라면, 데이터집합을 29번에 걸쳐 정렬하는 것과 3억번에 걸쳐 정렬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대규모 산업의 정렬문제에서 전자가 선택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 대학생이 배우는 수준에서 보면, 컴퓨터 과학은 모두 트레이드오프에 관한 것이다. 즉 한쪽을 택하면 그만큼 다른 쪽에서 손해를 보기 마련. 우리는 살펴보기와 뛰어들기 사이, 탐색하기와 이용하기 사이에서 이미 이 긴장을 살펴본 바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트레이드오프중 하나는 정렬과 검색 사이에서 일어난다.
기본원리는 이렇다. 물건들을 정렬하는 데 쏟는 노력은 나중에 그것들을 검색하는 데 들어갈 노력을 줄이기 위한 선제공격일 뿐이다. 정확한 균형은 그 상황에 정확이 어떤 요인들이 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져야 하겠지만, 정렬이 앞으로의 검색을 뒷받침해야만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우리에게 놀라운 무언가를 말해준다. 차라리 어질러라.

- 결코 검색하지 않을 것을 정렬하는 것은 순전히 시간낭비다. 결코 정렬하지 않을 것을 검색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물론 앞으로 쓸지 안 쓸지를 어떻게 미리 추정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정렬의 장점을 설파하는 광고모델은 구글 같은 인터넷 검색엔진일 거이다. 당신이 검색어를 입력하면 구글이 0.5초도 안 되어 인터넷 전체를 훑어서 그 단어를 찾아낼 수 잇다고 생각하면 엄청나 보인다. 하지만 구글은 그럴 수 없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당신이 구글이라면, 당신은 (1) 당신의 자료가 검색될 것이고, (2) 한 번이 아니라 반복하여 검색될 것이며, (3) 검색하는 데 드는 시간이 정렬하는 데 드는 시간보다 좀 '더가치가 있다'고 거의 확신할 것이다. (여기서 정렬은 미리, 검색결과가 필요해지기 전에 기계를 통해 이루어지며, 검색은 시간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사용자가 한다) 이 모든 요소들은 사전에 엄청나게 정렬을 하는 쪽이 낫다고 말한다. 그리고 구글과 그 동료 검색엔진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 캐시가 꽉 찼을 때, 다른 무언가를 저장하고 싶다면 당연히 공간을 좀 비워야 함. 컴퓨터 과학에서는 이 공간만들기를 캐시교체 또는 캐시퇴거라고 함. 캐시는 주기억장치에 비해 크기가 아주 작을 수 있으므로, 단어를 무한정 보관할 수 없다. 따라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서서히 덮어쓰도록 해야 한다. 그런 알고리즘을 교체정책 또는 퇴거정책이라고 하며, 그냥 단순히 캐싱 알고리즘이라고도 한다.

- 웹페이지 내용의 캐시를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지리적으로 더 가까운 곳에 설치할 수 있다면, 그 페이지를 더 빨리 보여줄 수 있다. 현재 인터넷 트래픽의 상당수는 콘텐츠 분배망(CDN)을 통해 처리됨. CDN은 전 세계에 흩어져서 인기 있는 웹사이트를 복사본을 유지 관리하는 컴퓨터들로 이루어짐. CDN덕분에 그런 웹사이트를 요청하는 사용자는 멀리 다른 대륙에 있는 원본 서버에 접속할 필요가 없이, 근처에 있는 컴퓨터로부터 그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음.
이 CDN중 가장 규모가 큰 거을 아카마이가 관리하고 있다. 콘텐츠 제공자는 자신의 웹사이트를 더 잘 제공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아카마이화한다. 예를 들어 BBC의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보고 있는 호주인은 아마도 시드니에 있는 지역 아카마이 서버에 접속하고 있을 것임. 즉 그 요청은 결코 런던까지 가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 본래 뭔가를 더 크게 만들면, 더 느려지게 마련이다. 도시를 더 크게 만들면,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데 더 오래 걸린다. 도서관을 더 크게 만들면, 책을 찾는데 더 오래 걸린다. 책상에 서류 더미가 높이 쌓일수록 서류를 찾는데 더 오래 걸린다. 캐시는 사실상 그런 문제의 해결책이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프로세서를 사러 간다면, 그 칩에는 1차캐시와 2차캐시가 들어 있다. 캐시가 있는 이유는 프로세서의 주기속도를 유지하려면 1차캐시의 크기를 제한해야 하기 때문. 기억용량이 클수록,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여 인출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를 좌절시키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름 떠올리기 등)은 우리가 훑어얗는 정보량의 함수이며, 반드시 정신이 무너지고 있다는 징후는 아님. 현재 저하라고 부르는 것이 상당수는 그저 학습이다.
캐싱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할 용어를 제공한다. 우리는 사실상 캐시 오류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에 뜬금없다는 말을 쓴다. 이따금 유달리 정보인출이 지연되는 현상은 우리가 마음의 앞쪽에 필요한 것들을 둠으로써 나머지 시간에 얼마나 많은 혜택을 보고 있는지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나이를 먹으면서 이렇게 때때로 무언가를 떠올리는 데 시간이 걸리기 시작할 때, 안심하라. 시간 지연의 길이는 당신이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니까. 인출하느라 애쓴다는 것은 당신이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 그리고 그런 지연이 뜨문뜨문 일어난다는 것은 당신이 아는 것들을 아주 잘 배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가장 중요한 것들을 금방 꺼낼 수 있는 곳에 보관하고 있다는 뜻이다.

- 컴퓨터는 스래싱이라는 처리과정을 통해 다중작업을 한다. 스래싱은 여러 개의 공으로 저글링하는 것과 비슷. 저글러가 한 번에 공을 하나씩 공중으로 던지지만 공중에 떠 있는 공은 3개인 것처럼, CPU는 한 번에 한 프로그램만을 작동시키지만 프로그램들을 아주 빨리 교체하므로 영화를 보여주고, 웹을 돌아다니고, 전자우편이 오면 즉시 알려주는 일을 동시에 하는 듯이 보인다.

- 극단적 사례를 들자면, 프로그램은 필요한 항목들이 기억장치에 들어갔ㄷ가 다른 프로그램의 항목들로 덮어 씌워지는 시간 동안만 가동될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스래싱이다. 시스템이 최대한 가동되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결과도 내놓지 못하는 상태다. 데닝은 처음에 기억관리라는 맥락에서 이현상을 진단했지만, 현재 컴퓨터과학자들은 스래싱이라는 용어를 시스템이 메타작업에 완전히 몰입하기 때문에 멈추는 모든 상황을 가리키는 데 쓴다. 스래싱 상태에 놓은 컴퓨터의 성능은 서서히 느려지는 것이 아니다. 절벽에서 떨어진다. 실제작업은 사실상 0으로 떨어진다. 그 말은 결과를 내놓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함.
스래싱은 사람에게도 나타난다. 하던 일을 멈추고 해야 할 일들을 다 적을만한 짬을 내고픈 생각이 굴뚝 같지만 시간을 낼 수 없을 때, 당신은 과다상태에 있다. 그리고 사람이나 컴퓨터나 원인은 거의 같다. 각 과제가 한정된 인지자원을 끌어쓰기 때문이다. 해야 할 일들을 단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주의가 꽉 찰 때 (혹은 모든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에 시간을 다 써서 정작 일할 시간이 없을 때)나 행동으로 옮기기전에 생각의 흐름이 계속 방해를 받을 때, 과다행동을 거쳐 마비가 되는 것처럼 공황상태에 빠진 양 느껴진다. 그것이 바로 스래싱이며, 컴퓨터는 그것을 잘 안다.

- 결과적으로 좋은 예측에는 좋은 사전확률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많은 중요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우리의 판단은 우리의 기댓값을 드러내며, 우리의 기댓값은 우리의 경험을 드러낸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할 때, 우리는 많은 것을 드러내는 셈이다. 자신이 사고 있는 세상과 자신의 과거에 관한 것들 말이다.

- 모든 유형의 기계학습과제에 정규호가 효과가 있다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을 덜함으로써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함. 우리가 첫번째로 파악한 요인이 가장 중요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면, 어떤 지점을 넘어서까지 문제를 더 깊이 생각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일 뿐 아니라, 더 안좋은 해결책으로 이어질 수 있음. 
조기멈춤은 추론에 맞서는 이성적 논증의 태도를 제공함. 즉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 이유를 알려준다. 하지만 이 말을 실용적 조언으로 바꾸려면 한 가지 질문에 더 대답해야 한다. 
"생각을 언제 멈추어야 할까?"

- 자신이 진정으로 어둠 속에 있을 때, 가장 단순한 것이 최고의 계획일 것이다. 우리의 기댓값이 불확실하고 자료에 잡음이 많을 때, 최선의 방안은 폭넓게 생각하는 것, 일필휘지로 죽 긋는 것이다. 때로는 말 그대로다. 경영자 제이슨 프라이드와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손이 설명하듯이, 더 먼 미래의 상황까지 브레인스토밍할 필요가 있다면, 더 굵은 펜을 사용하는 것이 일필휘지로 단순호하는 것이 탁월한 전략이 된다.
무언가를 설계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볼펜 대신 크고 굵은 샤피마커로 착상을 스케치한다. 볼펜은 선이 너무 가늘다. 해상도가 너무 높다. 명암을 완벽하게 그리거나 점선을 쓸지 파선을 쓸지 같은, 아직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들에 신경을 쓰도록 부추긴다. 결국 아직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샤피 마커는 그렇게 깊이 파고드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모양, 선, 상자만 그릴 수 있다. 그것은 좋은 일이다. 처음엔 큰 그림만 신경쓰면 된다.

- 중요한 것을 측정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나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측정 대신 아주 겁나는 것을 활용해야한다. 판단이라는 것이다. (헨리 민츠버그)
조기멈춤의 결론은 그것이 합리적인 것과 직감을 따르는 것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가 아닐 때도 있다는 것. 직감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 해결책일 수도 ㅣ있다. 결정이 복잡하고 불안정하고 불확실할수록, 그 편이 더 합리적인 접근법이 된다.
다윈에게 돌아가서, 청혼을 할지 결정하는 문제는 아마 그가 파악한 장단점 목록에서 처음 몇가지만으로 판단하여 해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뒤로 추가한 항목들은 해결에 반드시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없고, 결정하는 데 시간과 걱정을 추가한(그리고 결정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었다. 그의 결심을 굳히게 만든 것은 "평생 일벌처럼 일만 계속하고 아무것도 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견딜수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가 맨 처음 언급한 항목들인 아이들과 동반자가 바로 그를 궁극적으로 결혼쪽으로 기울인 항목들이었따. 그의 집필예산은 그저 정신을 산만하게 했을 뿐이다.
하지만 다윈이 본래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고 그를 너무 비판적으로 보기 전에, 그의 일기를 다시 살펴볼 가치가 있다. 일기장으로 고스란히 복사한 것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드러남. 다윈은 며칠에 걸쳐 온갖 고려사항을 추가하던 프랭클린과 전혀 달랐음. 인생을 바꿀 선택에 접근하는 방법은 진지했지만, 다윈은 일기장의 맨 아래까지 적었을 때 결정을 내렸다. 그는 그 지면에 맞게 정규화를 하고 있었다. 이는 조기멈춤과 올가미를 떠올리게 한다.
결혼할 마음을 굳히자 다윈은 즉시 시기를 놓고 생각을 곱씹기 시작했다. 언제? 곧, 아니면 있다가? 그는 다시 장단점 목록을 죽 적어내려갔다. 행복, 지출, 열기구를 타고 웨일스로 여행을 가고 싶은 오래된 욕구, 어색함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을 고려하면서 말이다. 그러고 나서 그쪽 끝부분에 온갖 것들을 고려하면서 말이다. 그러고 나서 그쪽 끝부분에 '걱정 마, 우연에 맡겨'라고 적었다. 그 결과 몇 개월 내에 그는 엠마 웨지우드에게 청혼했고, 그것은 만족스러운 부부관계와 행복한 가정생활의 출발점이 되었다.

- 계산문제가 우리에게 제시되는 다양한 방식 중에서 최적화문제(일부는 목표이고, 일부는 규칙인)는 가장 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문제들 중에서는 대안들이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확연히 갈리고 중간이 전혀 없는 이산최적화 문제가 가장 전형적.
여기서 컴퓨터 과학은 심란한 평결을 내린다. 많은 이산최적화 문제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그 분야의 가장 뛰어난 이들은 완벽한 답으로 나아가는 쉬운 경로를 찾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빈손으로 내려놓아야 했고, 사실 그런 경로를 탐색하는 것보다 그런 경로가 존재하지 않음을 입증하는 데 점점 더 몰두하게 되었다.
적어도 이 점은 우리에게 좀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곤란하고 까다롭고 꽉 막힌 듯한 문제와 마주친다고 할 때, 생각보다 괜찮을 수 있다. 그리고 컴퓨터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완화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 전까지는 아니다.
- 문제를 완화하는 방법은 많지만, 중요한 세가지가 있다.
1. 제약조건완화 : 단순히 일부 제약조건을 완전히 제거하여 문제를 더 느슨한 형태로 만들어서 풀이를 진척시킨 다음, 현실로 되돌리는 것
2. 연속완화 : 이산적 또는 이진법적 선택을 연속체로 바꾼다. 아이스티와 레모네이드 중에서 고를 때, 먼저 둘을 50대 50으로 서은 아널드파머를 만든 뒤, 위나 아래로 반올림 한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3. 라그랑주 완화 : 불가능성을 단순한 벌점으로 전환. 규칙을 비트는(또는 규칙을 깨서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기술을 가르치면서다.
- 완화는 우리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함
1. 진정한 해답의 질에 대한 한계를 제시. 일정을 짜려 할때, 도시들 사이를 마법처럼 순간이동할 수 있다고 상상한다면 1시간짜리 회의를 하루 일과에 최대 8개까지 끼워넣을 수 있다는 것이 즉시 명확해질 것이다. 그런 한계는 온전한 문제와 직면하기 전에 기댓값을 설정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2. 완화는 현실과 실제로 타협할 수 있도록 설계되며, 따라서 다른 방향으로부터의 해답에 대한 한계도 제공. 연속완혹 백신 접종횟수를 분수로 제시할 때, 우리는 백신을 절반 이상 맞도록 할당된 모든 사람들에게 그냥 접종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완벽한 세계에서 필요한 접종횟수보다 최대 2배까지 더 많이 접종할 것을 요구하는 해답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계산결과를 갖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임. 매번 장애물과 마주칠 때마다 완벽함을 추구하느라 하염없이 세월을 보낼 생각이 아니라면, 어려운 문제는 계속 붙들고 씨름하기보다 더 쉬운 형태를 상상하여 그것을 먼저 공략하자. 제대로 적용될 때, 이것은 단지 희망섞인 생각이나 환상이나 게으른 공상이 아니다. 발전을 이루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다.

- 이 분야에서 다년간 일한 뒤인 지금도 무작위성이 그토록 많은 알고리즘 문제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수수께끼 같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왜, 어떻게 그러한지는 완전히 수수께끼다. (마이클 래빈)

- 무작위성은 이성의 정반대처럼 보임. 문제풀기를 포기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컴퓨터 과학에서 무작위성이 놀라우면서도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연의 활용이 가장 어려운 문제들에 접근하는 신중하면서도 효과적 방법 중 하나일 수 있음을 시사함. 사실 쓸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을 때도 있다.
매번 정확히 똑같은 방식으로 각 단계를 따라가는 식의, 컴퓨터가 쓸 것이라고 으레 상상하는 표준 결정론적 알고리즘과 정반대로, 무작위 알고리즘은 무작위로 생성된 난수를 써서 문제를 푼다. 컴퓨터 과학에서 최근들어 무작위 알고리즘이 알려진 모든 결정론적 알고리즘보다 더 빨리 어려운 문제의 좋은 근사적 해답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반드시 최적 해답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론적 알고리즘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하는 일을, 무작위 알고리즘은 전략적으로 동전 몇개를 던지는 식으로 해서 훨씬 짧은 기간에 놀라울 정도로 해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특정 문제들에서 무작위 접근방법이 최고의 결정론적 알고리즘도 넘어설 수 있다는 사실에는 한가지 심오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때로는 철저히 추론하여 답을 얻으려 애쓰기보다 그저 우연에 맡기는 것이 어떤 문제에 대한 최고의 해답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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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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