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역행

etc 2023. 5. 24. 13:13

- 고령이 되면 사망 위험이 실제로 감소한다. 예를 들어 80세를 넘겼다면 아마도 90세, 100세 이상까지 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고령에서 둔화되는 사망률은 대규모로 신중하게 진행된 세 종(초파리, 선충, 그리고 사람)의 연구에서 나타났다.
우리의 직관과는 반대되는 이러한 사망률 감소가 나타난 이유 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만족스럽지 못한 설명 하나는, 덜 건강 한 객체들이 이른 나이에 사망하면서 남아 있는 인구는 조금 더 천천히 노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경우에는 일부 '좋은' 유전자가 노화의 생리학적 영향을 감소시켜 그 보유자가 더 오래 사는 경향을 갖게 한다는 징후가 있다. 이런 유전자의 영향력이 특히 고령의 인간에게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 유전자는 살아남아서 성공적으로 번식한 개체로부터 받은 것 이다. 번식하기 위해 살아남은 개체들은 다음 세대가 번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며, 이것이 그다음 세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연선택은 번식 연령 이후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를 무시해버린다. 이 개념이 노화에 대한 두 가지 이론, 바로 돌연변이 축적 이론과 적대적 다 형유전 이론(다면발현 유전이라고도 함. 한 개의 유전자가 그 이상의 형질 발 현에 작용하는 것옮긴이)으로 확장되었다.
두 이론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먼저, 돌연변이 축적 이론부터 살펴보자. 대부분의 돌연변이(DNA에 변형이 일어난 것)는 우리에게 이롭지 않다. 심지어 훌륭한 DNA를 복구하려는 세포의 메커니 즘을 회피하려는 돌연변이도 있다. 나이 들었을 때 이런 돌연변이 일부가 우리에게 해로운 유전자에 영향을 끼치는데, 번식 능력 에는 도움이 되지도, 아무런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자연선택은 우리가 번식할 수 있는 기간에만 유효한지라 그 돌연 변이들을 제거하지 않는다. 따라서 노년기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돌연변이는 지속될 것이다. 암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는 종종 돌연 변이 축적 이론의 예시로 거론된다. 나이를 먹는 것은 암의 가장 큰 위험 인자다. 만약 과거에 젊은 연령층에서 암이 흔했다면, 이 질병에 대항하여 우리를 보호하는 자연선택이 작용했을 것이 다. 사실 이것은 바로 다음 장에서 노화의 메커니즘을 조사하면서 발견할 내용이다. 우리 대부분이 어릴 때에는 암이라는 무절제한 세포 성장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 면서 그 보호를 잃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적대적 다형유전 개념은 단일 유전자가 복합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찰을 확장한 것이다. 효소 유전자가 돌연 변이 형태로 선천성 백색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그 예다. 일명 백 색증(albinism) 유전자라는 이 유전자는 머리카락, 피부, 동공의 색 을 포함하여 신체 여러 부분에 영향을 준다.
만약 번식에는 긍정적 영향을, 번식 연령 이후의 생존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있다면, 이 유전자의 영향은 서로 다 른 연령대에서 적대적이거나 반대의 성질이 될 것이다. 자연선택 은 번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번식을 지원 하는 이 유전자는 그다음 세대로도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이적 대적 다형유전은 (번식 연령 전과 번식 연령대의 개체들로, 자연선택에서 중 요한) 젊은이와 번식 연령 후의 개체들로, 자연선택에서 중요하지 않은) 노인 의 건강과 생존 사이에 절충을 위한 거래를 만들어낸다. 다시 말 해, 우리가 성공적으로 번식하도록 생존하게 만드는 유전자가 나 중에 질병과 죽음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초반의 영향과 나중의 영향이 적대적이 되는 것이다.
- 단백질 항상성은 간단히 말해서 세포가 필요로 하 는 단백질의 질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단백질이란 여러 기능을 가진 생물 분자들의 집단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우리 세포 의 일개미들이다. 세포의 골격을 세우고 세포 내의 화학적 과정을 운용하며 외부 침입자들을 공격하고 제거하는 데 단백질이 쓰인 다. 그러므로 단백질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 하다.
그런 점에서 노화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백내장과 같은 일 부 노화 관련 질병들이 단백질 항상성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것 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게다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단 백질 항상성을 개선하는 유전자 변형이 노화를 지연시킨다는 다 소 흥미로운 실험 결과들도 새로 등장했다.
-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포들은 어떤 일을 할까? 마치 차량이 도로 위에서 계속 달릴 수 있도록 공동으로 조작되는 여러 시스템이 자동차 안에 장착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 몸속에는 수많은 프로세스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 간단히 말하면, 이것은 문제가 있는 단백질들을 발견하고 표지를 붙여 분해하는 과정이 다. 이런 과정들을 부르는 일반적인 명칭은 자가포식(글자 그대로, '스스로 먹어치운다'는 뜻으로, 마지막 장에서 소개될 것이다)이지만, 여기에 는 수많은 활동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중 일부는 다른 기능도 수행 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일단 단백질이 구성 성분으로 분해되면 이 구성 요소는 새로운 단백질로 재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발전소로, 마치 동력 발전소처럼 음식물 연료를 받아서 더 작은 화학물질로 쪼개고 CO2를 생산한 다.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에서 전기가 방출되는 것처럼 이 과 정에서 에너지가 방출되고 특별히 ATP(아데노신 3인산)라 불리는 다른 화합물로 저장된다. ATP는 우리가 필요할 때 쓰는 화폐처럼 일반적인 에너지 통화다. 에너지가 필요할 때마다 세포는 ATP를 사용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은행처럼 모든 종류의 에너지 통화를 각 세포가 사용하는 화폐로 바꿔주는데, 이때 은행에서 부과하는 일종의 환전 수수료와 비슷한 비용이 발생한다.
ATP와 미토콘드리아가 만드는 물질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청산가리(시안화칼륨)의 유독성을 생각해보자. 청산가리 한 스푼 만으로 몇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는 이유는 청산가리가 ATP 형성을 막기 때문이다. 신체의 모든 화학 반응에 ATP가 사용되기 때문에, ATP가 없으면 생명이 지속되지 않는다.
설명을 더 보태자면, ATP의 중요성은 신체 내에서 사용되는 ATP 양으로도 설명된다. 어떤 순간이든 우리는 세포 전체에 산재 해있는 이 물질을 1g가량 사용한다. 하지만 하루를 보내면서 대 부분은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끊임없이 쓰이고 재생되기 때문에 하루에 우리가 사용하는 ATP의 양은 45kg이 넘는다.
미토콘드리아는 이 마법을 위해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를 사용한다. 불가피하게 이 산소의 일부는 프리라디칼(free radical, 유리기) 또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 활성산소종이라고도 함)라는 나쁜 형태로 바뀐다. 활성산소는 산화라는 과정을 통해 DNA를 포함한 세포 기반을 손상시킬 수 있다. 활성산소는 면역 시스템을 통해 염증 물질이라 불리는 또 다른 해로운 물질을 만들기도 한 다. 이 부분도 나중에 다시 설명하기로 한다.
세포 DNA와 지질, 그리고 단백질을 손상시키는 것은 활성산소 의 해로운 면이지만, 좋은 면도 있다. 활성산소는 미토콘드리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세포의 다른 부분에 알려주는 신호 역할 을 한다. 미토콘드리아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각 세 포들, 특히 근육이나 간세포처럼 많은 에너지를 쓰는 세포들 속에 는 수천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으며, 놀랍게도 미토콘드리아가 이 세포 부피의 약 20%, 우리 몸무게의 약 10%를 차지한다! 우리 세포는 당연히 활성산소 수치를 알려주기 위해서 보안장치를 가 지고 있다. 이것은 외부에서 누군가, 또는 무언가가 움직일 때 우 리에게 알려주려고 집 밖에 동작 감지기를 달아놓는 것과 비슷하 다. 이런 이유로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는 완전 히 제거되면 안 된다.
나이가 들면서 미토콘드리아는 다른 몇 가지 이상한 작용을 통 해서뿐만 아니라 분열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하면서 돌연변이를 축적한다. 이것이 바로 DNA 파괴다. 실제로 미토콘드리아도 자 신의 DNA 일부를 가지고 있지만,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 대부분은 아주 오래전 진화 시절에 세포의 염색체 속으로 이동했다. 
- 미토콘드리아의 게놈은 단백질의 유전 암호에 필요한 유전자 단 13개로 많지는 않지만, 만약 손상될 경우 미토콘드리아 기능도 상 실된다. 사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노화하는 보편적 징 후다.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유형의 손상은 세 포막의 산화다. [그림 3-2]에서 볼 수 있듯 미토콘드리아에는 수 많은 세포막이 있다. 그리고 당연히 에너지 처리라는 역할 때문에 주변에서 사용되는 산소도 많다. 산화의 기회가 넘쳐나는 것이다! 종에 따라 세포막의 유형이 다른데, 산화에 더 취약한 세포막들이 있다. 흥미롭게도 벌거숭이두더지쥐처럼 수명이 긴 종들은 산화 의 손상에 더 잘 견디는 세포막을 가지고 있다.
-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더 많은 활성산소를 배출하여 더 많은 노화 관련 질병들을 야기한다. 망가진 미토콘드리아는 기능을 수 행하지 못하는 노쇠한 세포를 만들어내고, 주변 조직으로 그 손상 이 번질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는 당뇨병 및 암과 파 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장애 등 연령 관련 질환들에서 발견된다. 실제로 노화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점진적 쇠퇴다. 이는 세포 전체, 결국 그 사람의 건강과 웰 빙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도 오래된 미토콘 드리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과 같은 양의 음식을 섭취해도 더 적은 에너지를 생성한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어 떻게 이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점진적으로 알려지 기 시작하고 있다.
- 염증은 병원균 또는 손상된 세포들에 대항하는 면역 시스템 반응으로, 병원균이나 손상된 세포들을 제거하고 회복을 활성화하 는 것이 염증의 역할이다. 감염된 부위나 손상 조직에 면역세포들 이 모여들 때 '급성 염증 반응이 생긴다.
첫 반응 세포들이 생성한 사이토카인(세포 신호 전달 물질)이라는 단백질은 국소 혈관이 투과성을 갖게 하여 혈장과 면역세포들이 추가로 감염 부위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이동과정에서 발 생하는 익숙한 느낌이 바로 우리가 상처나 염증을 경험할 때 생기 는 부기와 열감이다. 외부 세포나 손상 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급 성 염증의 역할이므로, 오래 지속될 경우 정상 조직에 손상을 일 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드백 메커니즘이 급성 염증을 중단시킨 다. 이 메커니즘 중 일부는 10장에서 소개한다.
노화로 인한 질병과 증상의 기저에는 '만성 염증'이 있다고 한 다. 이 만성 염증의 범위가 너무나 넓어서 이제는 염증이 생기면 암과 감염에 대한 민감성, 그리고 치매를 포함한 많은 질병이 시 작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염증 노화(inflammaging)'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급성 염증과 달리, 만성 염증은 감염이나 상해로 생기 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종 무균염증이라고 부른다.
- 만성 염증의 원인이 확실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럴듯한 한 가지 원인은 장기 산화 손상의 누적 효과에 의한 면역 시스템 의 과잉 자극 또는 과잉 활성화다. 손상을 감지했을 때 치유 과정 을 시작하는 것이 면역 시스템의 역할 중 하나임을 기억하자. 면 역 시스템이 이런 식으로 과잉 활성화되면, 치유하려는 조직까지 손상시키게 된다. 그러면 면역 시스템 자체가 만성적 활성화에 의 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진짜 병원균과 손상된 조직들 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데 실패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면역 시스템이 갈수록 망가지면서 더 많은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 세포는 재생을 멈추면 죽도록 설정되어 있지만, 가끔은 그 운명을 어찌어찌 벗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남은 이 노화세포는 주변 세포에게 영향을 끼치는 화학 혼합물을 배출한다. 염증과 마찬가 지로 노화세포 내의 변화는 상황에 따라 이로울 수도, 해로울 수 도 있다. 일례로 분열을 멈춘 노화 단계에 들어서면 세포 분열과 확산의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암의 진전도 억제한다.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노화세포는 나이와 함께 축적되고 때 로는 커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분비 활동의 증가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노화세포는 자신이 배출하는 일부 화합물로 인해 궁 극적으로는 암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노화세포가 염증 을 일으킨 조직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면역 시 스템이 노화세포를 제거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 세포가 염증을 악 화시킬 수 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면역 시스템이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노화세포가 배출하는 많은 화합물은 염증을 유발한다(이 내용은 다음 문단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 화학물질이 주변 세포의 손상 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보인다. 그래서 세포 노화 효과를 감소시키 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소염제 사용이다. '하루 한 알 아스피린'이 라는 문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 할머니들은 뭔가를 알고 계셨던 것 같다
- 표피에 있는 많은 색소세포들도 30세 이후부터 10년에 약 20% 씩 줄어든다. 달리 설명하면, 우리는 30세에서 65세 사이에 피부 에 있는 색소세포의 약 80%를 잃는다. 그리고 그 결과로 피부가 훨씬 창백해진다. 믿을 수 없는 이 세포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어 쩌면 그것 때문에 남아 있는 일부 색소세포들이 비대해진다. 이렇 게 커진 세포들은 더 많은 색소를 만드는데, 그 결과가 바로 검버 섯이다!
이 비대 세포들이 나타나는 일반적인 부위는 햇빛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손등, 얼굴, 팔과 다리다. 피부의 색소가 자외선 손상으 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색소세포가 줄어든 다는 것은 유해한 태양 복사열로부터의 보호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색소세포의 전반적인 손실과 피부의 면역력 저하는 나이와 함 께 피부암 위험의 증가로 이어진다.
- 조금 더 아래에 있는 진피 역시 세포와 혈관을 잃어간다. 콜라겐을 만드는 세포인 섬유아세포(fibroblasts)의 개수가 줄어들어 30 대 이후에는 전체 콜라겐 양이 1년에 1%씩 감소한다. 각각의 콜라겐 섬유는 점점 더 두꺼워져서 피부에서 굳어진 콜라겐 섬유를 제거하는 신체의 보수 과정을 어렵게 만든다. 이 두꺼워진 콜라겐 은 유연성이 떨어져 진피가 쉽게 찢어지게 만든다. 진피 내의 탄 성 섬유들도 탄력을 잃는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 것이 바로 처짐과 주름이다. 표정을 만드는 부분과 자주 사용하는 부분에 주름이 생긴다. 
- 우리가 움직이고 읽고 운동하고 가볍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는 것은 모두 경이로운 근골격계 덕분이다. 근골격계라고 부르 는 이유는 근육이 붙어 있어야만 뼈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육이 하는 일이 이게 전부는 아니다. 놀랍게도 근육은 내분비 기관으로 활동한다. 다시 말해서 근육은 우리 몸의 다른 부분을 조정하고 제어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중요한 것은 근육량이 건강수명의 좋은 예측기라는 점이다. 쉽게 말해 나이가 들면서 근 육이 많을수록 건강할 확률이 높아진다. 
- 만약 근육의 일부를 유지하기 위한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80세에는 전성기 근력의 약 50%(또는 10년에 5%나 매 년 1.5% 정도)가 손실된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근육 손실이 그저 단순한 위축이 아니라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 신호가 줄어들고 근 육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주는 신체의 화학 신호가 변화하는 등의 복합적 요인들의 결과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근 손실과 그로 인한 결과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노화하는 성인에게 그 어떤 질병이 나 기능 이상보다 더 큰 장애와 제약의 원인이 된다. 놀랍게도 남성 사망의 가장 정확한 예측 변수도 근력 저하다.
- 우리가 근육을 수축시키라는 명령을 통해 근육을 사용할 때 근육세포는 일종의 스트레스를 겪는데, 이것은 세포가 활동하는 동 안에 활성화되는 프리라디칼이 미토콘드리아에서 배출되기 때문 이다. 3장에서 설명했듯이 활성산소 분자에 의한 잠재적 손상 상 태인 산화에 일시적으로 노출되면 신체의 방어와 복구 시스템을 작동시켜 근육의 재생과 성장을 이끈다. 그런 점에서 이 과정은 일부 스트레스는 이롭다는 발상의 아주 좋은 예다.
- 근육세포는 그 수를 늘리기 위해 분열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이미 가지고 있는 근육세포를 유지하 는 것이다. 일부는 어쩔 수 없이 손실되므로 운동을 통해 남아 있 는 근섬유의 비대를 일으켜야 한다. 다른 말로 설명하면, 근육세 포들을 키우고 강하게 만들라는 뜻이다. 이 과정은 새로운 단백질 의 생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백질 덩어리를 구성하는 아미노 산을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 활발하게 움직이는 근육은 미토콘드리아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다. 이 말은 해로운 활성산소를 배출할 기회가 더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가 활동하지 않을 때 해로운 활성산소를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토콘드리아가 운동 중 높은 비율로 연료를 사용할 때, 항산화 방어 시스템이 작동한다. 지구력 (유산소 운동) 운동 역시 근육세포가 더 많은 미토콘드리아를 생성 할 수 있도록 하고 세포를 복구하고 대체하는 시스템을 가동하여, 필수 세포 기관들이 노화로 인해 소멸되는 것을 막고, 결국 근육 의 소실도 막는다.
미토콘드리아는 나이와 함께 손상을 입으면서 '새기' 시작하여 세포막 재료의 일부가 세포의 자살을 촉발시킬 수 있는 세포 속으 로 탈출하는데, 이것이 근육위축과 근육감소증의 원인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래된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는 종종 이 자살 약을 잃어버려서, 염증과 산화 손상을 일으킴으로써 노화된 근육 손상을 증가시킨다.
- 건강한 남성의 경우, 30세 이후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해마 다 1%의 비율로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에는 테스토스테론이 20 세에서 45세 사이에 감소한다. 남녀 모두, 그러나 특히 남성이 테 스토스테론 감소로 인한 근육량과 힘의 감소가 두드러진다. 테스 토스테론이 골격근 내의 단백질 합성을 활성화하고 위성세포의 활성화에 의한 근육의 회복을 촉진하는 주요 호르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상관관계다.
테스토스테론의 효과가 증폭되는 이유는 호르몬을 세포 내로 흡수하는 세포막 입구 중 하나인 수용체 단백질에 묶여 있기 때문 이다. 일단 세포 내로 흡수되면, 테스토스테론은 이 과정이 진행 되는 세포의 종류에 따라 아주 다양한 유전자들을 깨운다. 근육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역할 이외에 정자 생산, 고환 기능, 모발 성장, 골밀도, 성욕, 그리고 2차 성징에 개입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감소는 노인 남성의 사망과도 깊은 관련 이 있다. 근육감소증은 골격을 약화시켜 종종 치명적인 낙상으로 이어진다. 테스토스테론 부족은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에도 관련이 있다. 대사증후군은 함께 생기는 증상들의 모둠으로, 높은 혈압 과 혈당, 허리 주변의 과다한 체지방,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또 는 중성지방 등의 증상이 함께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이중 세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다면 심장병, 뇌졸중, 2형 당뇨병의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 연구 결과들은 안드로겐 대체요법이 65세 이상의 남녀 모 두에게서 이 호르몬을 투여받은 방법과 기간에 따라 근육량이 증 가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테스토스테론은 비록 힘의 증가는 크지 않았지만, 위성세포 수, 그리고 근육섬유의 수와 크기에서 많이 투여할수록 효과가 커지는 투여량 의존적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당장 뛰쳐나가 의사에게 처방전을 내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테스토스테론에 관한 자료에는 다소 허점이 있음을 알아둬 야 한다. 초기 연구에서는 심혈관 손상, 헤모글로빈 수치 상승, 전 립선 비대, 그리고 전립선암의 위험 증가 등 부정적인 부작용이 다수 보고되었다. 좀 더 최근에 진행된 실험 결과들은 여전히 엇 갈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근육감소증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테스토 스테론이 특히 골밀도와 골 강도를 높여준다는 점을 들어 테스토스테론에 힘을 실어주었다.
- 운동을 하면 운동하는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여 혈관계, 즉 혈액순환을 활성화시킨다. 이것이 뼈의 건강에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뼈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뼈에서 큰 부분을 차지 하는 혈관 조직이기 때문이다. 뼛속 혈관은 발달, 기본 항상성, 그 리고 복구를 비롯한 거의 모든 뼈의 기능에 반드시 필요하다. 전 체 혈류의 10~15% 정도나 되는 많은 양이 뼈를 통과한다. 역기 등 무거운 도구를 이용한 근력 운동으로 뼈에 하중이 실리면 부분 적으로 혈류가 증가하여 뼈의 성장이 촉진된다. 반대로 (소파에 앉 아 있는 것처럼) 하중이 없으면 뼈의 질량도 줄어든다. 단 며칠만 뼈 에 하중이 실리지 않아도 뼈로 가는 혈류가 줄어든다. 핵심은 운 동이 여러 방면에서 뼈 건강을 유지시킨다는 것이다.
- 골격과 관절의 치료에 관한 희망적인 새 치료법들은 아주 많지만, 안타깝게도 골격과 관절을 젊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식습관과 운동이 좋은 출발점이지만, 이런 예방 단계를 실천한다고 해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뼈의 손실이나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의 퇴행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줄기세포를 사용한 회춘 가능성은 곧 가능할 것 같다. 앞으로 10년 안에 연구와 기술적 발달 면에서 급격한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심혈관계 (cardiovascular, CV)는 심장, 혈관, 그리고 이 시스템을 끊 임없이 오가는 약 5L의 혈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종의 급배수 시스템으로, 우리 주먹 정도 크기의 펌프인 심장과 다양한 굵기의 관들로 이루어져 있다. 관들은 수동적 조직이 아니고 펌프는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심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근육이 다.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거나 심지어 잠자는 동안에도 1분에 5L 가 넘는 혈액을 몸 구석구석으로 뿜어낸다.
우리 몸의 모든 시스템이 그러하듯, 심혈관계도 일반적인 노화 의 과정을 겪는다. 몇 가지 변화를 들어보자면 심장박동이 서서히 느려지고, 리듬이 비정상적으로 바뀌기도 하며, 심장 근육의 일부 가 손실된다(근육감소증을 기억해보자), 심혈관계의 여러 부분이 뻣뻣 해지는데,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탄성 단백질이 노화하고, 덜 늘어나는 섬유 결합 조직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체되면 심실을 연결하는 판막과 여러 혈관 벽도 뻣뻣해진다.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말 그대로 고혈 압이 되는데 혈압이 130/80 이상일 때 의학적으로 고혈압 진단을 내린다. 약 8,500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고혈압 증상이 있다고 한 다(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고혈압 환자 수는 1,374만 명으로 전체 성인 인구의 30.9%에 이른다. -옮긴이).
고혈압이 생기는 데는 동맥의 내벽 경직 외에 다른 요인들도 있 다. 예를 들어, 우리 혈관 벽에는 특별한 종류의 신경세포가 있어 서 혈압을 체크하고 그 내용을 뇌로 전송한다. 그러면 뇌가 다시 혈관 벽의 근육에게 압력을 조절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몸에 더 많은 혈류가 필요한 경우처럼 때때로 혈압을 조절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신경세포들이 나이와 함께 무뎌져서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우리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날 때, 뇌로 가는 동맥의 혈압이 예전처럼 잘 조절되지 않아서 어지 러움을 느낄 때가 그런 경우다.
- 우리가 늙어가면서 동맥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두 상황으로 변화한다. 이 두 상황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뒷부분에 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하나는 크고 탄성적인 동맥, 특히 머리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대동맥과 경동맥이 뻣뻣해지는 것이다. 동맥은 혈액이 심장에서 뿜어나올 때 팽창하고 다시 움츠러들도록 만들어졌다. 이 반동은 기본적으로 꾹 눌렀던 스프링 같아서 심장이 조직과 세포에 혈액 을 내보낼 때 수동적으로 보조역할을 한다. 그런데 동맥이 노화와 함께 뻣뻣해지면서 동맥 내의 압력이 증가하고 (혈액을 뿜어내는) 좌 심실은 탄성이 떨어진 동맥으로 혈액을 밀어내느라 더 열심히 일 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심장이 커졌다는 것을 멋지게 표현하는 단 어인 심장비대증을 일으킨다. 결국 뇌와 신장처럼 많은 혈류가 필 요한 장기의 조직은 혈액이 더 세게 밀고 들어와 충돌하면서 손상을 입게 된다.
- 노화와 함께 일어나는 또하나의 주요 변화는 혈관 내피 기능장 애다. 내피란 동맥의 내강(가운데 빈 공간) 내의 혈액과 동맥의 벽 사 이에 있는 층이다. [그림 7-2]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단일 세포 층 은 여러 중요한 일들이 일어나는 무대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안 팎으로 이동하고 수분과 호르몬은 물론, 영양소와 노폐물도 비슷 하게 오간다.
과학자들은 동맥의 내피가 일종의 체와 같은 역할을 하여 그 기저를 이루는 조직과 혈액 사이를 오가도록 물질을 수동적으로 걸러준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이 내피가 동맥과 주변조직의 기능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활성 분자들을 합성하 고 배출하는 내피의 결정적 역할까지 추가로 알려진 상태다. 논 란의 여지는 있으나 이 분자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산화질소(NO) 로, 산화질소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소염 효과가 있으며 불필요한 응고를 예방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피에 기능 장애가 생긴다는 것 은 이 조직의 정상적이고 건강한 구조와 기능이 뒤흔들린다는 뜻 이며 이 기능 장애는 거의 대부분 산화질소 생성의 감소에서 비롯 된다.
내피 기능 장애는 아테롬성 동맥경화증, 즉 '동맥 경화'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의 예측기다. 더 자세히 설명하 면, 아테롬성 동맥경화증(아테로'는 부드럽고 끈적끈적한 것을, '경화증'은 단단해지는 것을 뜻한다)은 플라크가 쌓여서 생기는 것으로, 플라크는 혈관과 면역 시스템 세포, 지방질, 콜레스테롤, 칼슘, 그리고 죽 은 세포의 폐기물들이 섞인 걸쭉한 혼합물이다. 손상된 미토콘드 리아가 일으킬 수 있는 세포의 노쇠를 기억하는가? 바로 거기서 죽은 혈관 세포들이 생긴다. 동맥부터 쌓이기 시작하는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 동맥이라는 점이 여기서 특히 중요하다. 30 세에는 어쩌면, 그리고 40대에는 확실히 이 플라크가 쌓여 있을 것이다.
아테롬성 동맥경화증을 전문적으로 설명하면 중형동맥과 대동 맥에 플라크가 쌓이는 증상인 반면에 동맥 경화증은 소동맥의 내 막에 일어나는 변화를 말한다 ([그림 7-2] 참고). 그러나 이 두 명칭은 종종 구별 없이 사용된다.
- 활성산소나 염증 등으로 내피 손상을 입었을 때, 면역세포는 손상 부위에 일종의 딱지를 만든다. 이것이 플라크의 시작이다. 콜 레스테롤도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플라크와 아테롬성 동맥경화증에 대해서는 곧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만성 스트레스는 모든 과정을 악화시킨다.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의 상황에서 우리 몸이 만드는 호르몬은 혈압을 높이고, 혈관 손상을 증가시키고 플라크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혈액의 화학적 특성을 변형시킨다.
내피 기능 장애는 인지 장애, 알츠하이머병, 인슐린 저항, 근육감소증 등의 대표적인 노화 관련 질환들의 용의자이기도 하다. 
- LDL은 저밀도 지방단백질을 뜻한다. 당연히 LDL이라고 부르면 된다. 콜레스테롤이 지방질이라는 것 은 기억할 텐데, 마치 기름처럼 콜레스테롤도 물에 녹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일과 식초를 섞은 샐러드드레싱을 떠올려보면, 물이 많 은 식초는 오일과 섞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몸은 콜레스테롤과 다른 지방들을 단백질 포장지로 감싸서 혈액의 수용성 환경 사이 를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 수송 작전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콜레스테롤이 어디에서 오 는지를 생각해보자. 콜레스테롤은 모든 동물들의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세포가 콜레스테롤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우 리가 동물성 식품이 전혀 없는 완벽한 채식을 해도 콜레스테롤 부 족으로 고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콜레스테롤의 일부를 식품에서 얻고, 일부는 스스로 만들어낸다. 어디에서 생기 든지 결국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LDL 입자로 포장되는 간으로 가게 된다. 현재는 LDL이 초래할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 입 자들을 세는 것보다 그 입자들이 실어 나르는 콜레스테롤의 전체 양을 측정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복잡한 수준까지 갈 필요 없다. LDL의 여러 유형들 은 모두 콜레스테롤이 필요한 세포로 콜레스테롤을 전달한다. 체세포들은 수용체를 거쳐서 콜레스테롤을 받아들이는데, 수용체는 오직 LDL 입자만을 통과시키는 특별한 입구와 같다.
혈액 속에 순환하는 LDL이 많을 경우 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 에는 혈액세포들이 LDL 운반을 거부하기 때문에 LDL이 혈액 속 에 더 오래 남아 있게 된다. LDL은 산화 손상에 특히 민감하다. 일단 손상이 되면, LDL은 혈관 내피에 손상을 입히고 이렇게 내 피가 손상을 입으면 LDL 입자가 그 혈관 벽의 내부 막으로 더 쉽 게 넘어가는 심각한 양성적 피드백 고리가 생긴다.
여기서 대식세포라는 면역 시스템이 LDL을 알아본다. 대식세 포라는 명칭은 글자 그대로 '많이 먹는 세포라는 뜻으로 이 세포 들이 딱 그렇다. 대식세포는 신체의 진공청소기로 외부에서 침입한 세포들과 노폐물을 흡수하여 잘게 부순다. 그 대신, 쉽게 쪼개지지 않는 노폐물은 쌓아둔다. 흡연과 고혈압 등, 활성산소 생성 증가를 일으키는 위험 요인들은 앞에서 언급했던 대로 더 투과하기 쉬운 내피가 LDL과 대식세포에 더 쉽게 먹히게 만든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더 많은 LDL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LDL 을 혈액에서 제거하는 LDL 수용체를 더 적게 만들기 때문이고, 수용체를 더 적게 만드는 주요 원인은 담즙산 생성이 줄어들기 때 문이다. 간에서 콜레스테롤로부터 생성되는 담즙산은 지방 소화 를 돕도록 장으로 수송된다. 한 술 더 떠서 LDL은 나이가 들면서 더 많아지는 반면, 지방을 섭취하고 소화시키는 능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콜레스테롤로 돌아가보자. 간이 담즙산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콜레스테롤이 줄어든다. 간도 LDL 수용체를 생성하는데, 우리가 더 이상 출퇴근하지 않으면 운전을 줄이는 것처럼 근검절약하는 장기인 간도 콜레스테롤이 줄어드니 수용체 생성을 줄이는 것이다.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나이가 들면서, 유익하기도 하고 어떤 종 류들은 그다지 유익하지 않은 장내 박테리아 종들인 마이크로바 이옴(미생물군)에도 변화가 생긴다. 비록 마이크로바이옴이 아직까 지 블랙박스로 남아 있지만, 역할이 확실하게 알려진 여러 종들이 있다. 그 일부 종들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바로 앞에서 소개한 담즙산을 기억하는가? 그 담즙산의 일부가 장내 박테리아에 의해 배설되는 형태로 분해된다. 간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로, 인체 내 모든 종류의 물질의 수치를 꿰뚫어 보면서 더 많은 담즙산을 만들기 위해 일부 콜레스테롤을 사용하여 반응한다. 그리고 이 반응은 다시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트린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 말끔한 묘기를 발휘하는 박테리아가 다량으로 감소하여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것이다.
- 로게인으로도 알려져 있는 미녹시딜은 처방 없이 판매되는 발 모제다. 여러 형태 중에서 경구용 미녹시딜은 다른 약에 반응하 지 않는 고혈압에 종종 처방된다. 이 약이 이런 효능을 가진 이유 는 아마도 엘라스틴 생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쥐를 대상 으로 한 실험 결과, 미녹시딜이 엘라스틴 형성을 유도하고 혈압을 낮추며 동맥의 지름을 늘렸다.
나이가 많은 동물들의 경우, 노화에 따른 경직도와 줄어든 지 름이 복구되었다. 또한 혈류 속에 더 이상 이 약이 남아 있지 않은 후에도 몇 주 동안이나 이 변화들이 지속되었다.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탈모 환자들에게 안전했다는 초기 연구들이 있으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아직 아무 것도 없다.
- 중추신경계의 90%를 구성하는 교세포
뇌와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계 세포의 90% 이상은 뉴런이 아 니며, 대부분이 교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는 힘이 없는 뉴런 들을 제자리에 고정시키는 연결 조직 '접착제'로 생각했지만, 이 제 우리는 교세포가 뇌의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여기에는 구조적 지원(그렇다. 접착제!) 기능, 산 소와 영양분을 뉴런까지 전달하는 운반 기능, 질병을 일으키는 유 기체와 독소로부터 보호하는 면역 기능, 그리고 노폐물 제거 등이 포함된다. 기본적으로 뉴런은 메시지를 교환하는 데 매우 전문화 되어 있어서 그 외의 많은 일을 아주 잘 수행하지는 못한다. 대신 그 기능을 교세포에 맡긴다.
- 나이와 함께 줄어드는 뇌간의 부위는 첫째, 스트레스와 공황에 대한 생리학적 반응을 조절하는 부위, 둘째, 보상 신경전달물질이 라는 도파민을 생산하는 부위다. 셋째 부위인 해마는 뇌의 한가운 데에 있는 중요한 기억 영역으로 역시 나이와 함께 줄어든다. 。 그러므로 우리는 이 부위의 영향을 받는 행동들이 일부 변화할 것 을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마에서 노화에 관련된 위축이 생 기면 기억력이 손상된다.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많은 뉴런을 잃지 않는데도 뇌가 작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각의 뉴런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수상돌기가 사라진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수상돌기는 다른 뉴런에게 '말을 하는' 뉴런의 가지 부분으로, 뉴런으로 가는 대부분의 자극은 그 뉴런의 수상돌기를 통해서 온다. 수상돌기의 소통이 제거되면 뉴런이 받는 정보가 줄어들고, 그렇게 시스템이 축소하는 것이다. 휴대폰을 생각해보자. 만약 일부 무선 기지국들이 작동하 지 않으면 우리는 통화를 할 수가 없다. 그와 똑같이 뉴런 간의 연 결이 기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상돌기는 평생 동안 끊임없이 대체된다. 수상돌기가 손실되 면 당연히 뉴런 간의 연락이 줄어들지만, 일반적으로 이것은 인지 능력 저하의 요인이 아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유지하 면, 즉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 질환을 이겨내면, 신경전달물질 수치도 그리 심하게 줄어들지 않는다.
- 그렇기는 하지만, 신경전달물질 수치의 변화는 나이에 따른 뇌 변화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신경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퇴행 성 질환 중 하나가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일부 운동 뉴런의 활동을 조절하는 도파민 수치가 낮아진다. 운동 뉴런은 근 육을 활성화하는 신경세포다. 도파민이 줄어드는데 근육의 활동 을 일으키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수치는 동일하게 유지되면 소근육 수축이 조절되지 않는다. 파킨슨병의 특징인 떨림이 이렇 게 해서 생기는 것이다.
감각 인식 일부가 떨어지는 이유는 이 종류의 자극을 감지하는 뉴런이 소멸된 후에도 대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예전에 했던 일을 못 하게 되는 것은 물론, 듣지도 보 지도 냄새를 맡지도 못한다. 그리고 이 자극의 일부를 잃으면서 뇌의 활동 역시 영향을 받는다. 이것이 노인들이 체온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이유다.
영향을 받는 또 다른 기능은, 근육을 다룬 5장에서 언급했던 대로, 자세와 균형 조절 능력이다. 여기에 노화의 또 다른 영향으로 뉴런 사이를 오가는 메시지 속도가 줄어든다. 그 결과, 자극에 대 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반사 운동이 더 느려진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가 이것을 예상하고 보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 뉴런의 많은 에너지 소모
뉴런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우리 몸무게에서 최대 5%밖에 되지 않는 뇌는 우리 몸의 총 에너지 공급량의 20%를 넘게 빨아 들일 수 있다.
이렇게 에너지 비용이 높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뉴 런은 다른 세포들에 비해 정말로 크다. 이 커다란 세포들 주변으 로 영양분을 운반하기만 하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두 번째, 뉴런은 신호를 전송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전하를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작업하기 위해 전화기 전원을 계속 연결해야 하는 것과 같다.
- 음식물 섭취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은 미토콘드리아가 활동적 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미토콘드리아가 활동적일수록 활성산소, 또는 유해 산소의 생성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을 텐데, 이 활성산소가 과도한 상태가 되면 단백질, 세포막, DNA, 그리고 당연히 미토콘드리아 자체도 손상시킬 수 있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성도 덜 효율적이고 그로 인 해 뉴런의 활동도 제한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활성산소를 생성 할 가능성이 있다. 부검을 통해 보여지듯 만약 뉴런 내의 DNA가 손상되면 주요 유전자들은 기능을 하지 못하고, 뉴런의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 열기와 냉기에 노출되기
대부분의 사람은 극단적인 온도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집 안에 보일러나 에어컨을 켜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 들은 인간의 경우 이런 극단적인 온도에 짧은 기간 노출되면 건강 한 효과가 촉진된다는 것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메커니즘 을 다룬 3장에서 소개했던 호르메시스 개념의 예다.
호르메시스는 극도의 추위나 더위 같은 작은 스트레스가 우리 세포의 방어 메커니즘을 깨운다는 개념이다. 이렇게 되면 이 보호 적 메커니즘이 작동 상태를 유지하여 건강을 더 좋아지게 한다. 극도의 온도에 노출되는 것은 오래전부터 선충, 초파리, 쥐와 같 은 경우에 다른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 고 수명도 연장되었다고 보고되어왔다.
- 일주일에 한 번 사우나를 하는 남성들과 더 자주 사우나를 하는 남성들을 비교했다. 사우나광들은 모든 사망률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심장질환 위험이 훨씬 낮았다(주 2~3회 사우나를 하는 사 람들은 78%, 주 4~7회 사우나를 하는 사람들은 39%). 주 4~7회 사우나를 하는 그룹은 주 1회 사우나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모든 형태의 치 매 위험이 66%나 낮았고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은 65% 낮았다. 과 학자들은 혈압, 염증, 뇌졸중과 호흡기 질환에서도 비슷한 감소치를 발견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우나에 10분 동안 앉아 있는 것보다 15km를 뛰는 게 낫지만, 그만큼의 운동량이 모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니, 규칙적인 사우나를 무시할 이유는 없다.
- 얼음 목욕탕에 앉아 있는 것처럼 냉기에 노출되는 것이 건강에 이로운 효과가 있다는 결과들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효과에는 염 증 물질과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그리고 혈액 화학치 변화 등이 있다. 이 효과들은 감염과 염증에 반응하는 면역 시스템을 향상시 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6 하지만 호흡 조절을 통한 명상으로도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 간헐적 생활방식 실천하기
여기서 제시하는 방법 중 무엇을 시도해야 할지 생각 중일 것이 다. 당연히 일부 과학자들은 혼합법을 제안한다. 우리의 진화적 배경을 되짚어보자. 우리 조상들은 추위, 더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적은 양의 음식 섭취기근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내부 장기 들의 복구 시스템을 촉발시키는 적은 양의 '독성' 음식(상한 음식 등) 을 정기적으로 소비했다. 적은 양의 나쁜 자극이 그것을 이기려는 건강한 반응을 일으킨다는 호르메시스 개념을 떠올려보자.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수렵 채집 인간들은 계절에 따라 결정되는 매우 다양한 음식물을 섭취한다. 우리 대부분이 파충류, 쓴 나 물, 벌레 등 조상들이 억지로 먹어야 했던 것과 똑같은 음식을 먹 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다양한 음식이 호르메시스와 영양분의 원 료도 제공하지 않았을까.
유럽에서 진행된 여러 소규모 연구들은 앞서 언급한 냉기, 열기, 단식 등의 일부 스트레스가 체중, 인슐린, 포도당과 콜레스테 롤을 포함한 다양한 지방질의 혈액 수치 같은 대사 표지 수치들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이 과학자들은 이 방식이 인간의 고대 생활 방식을 닮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간헐적 생활방식이라고 부른다. 매달 며칠 동안 여러 요소를 섞어서 시도하면 우리 조상들과 마찬 가지로 현대 생활방식에서 생기는 여러 위험들로부터 보호하는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세포에 힘을 더해주는 일종의 백신 역할 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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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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