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열일곱 여고생이 4층인 자신의 집에서 추락하는 사건을 알리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직장생활 중 시민문화센터 회화교실에서 남편인 타도코로를 만나게 된다. 세번째 데이트에서 프로포즈를 받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냈다. 결혼 반년만에 임신을 하게 되고, 여느 집처럼 사랑으로 딸을 키워낸다. 딸아이도 영특하고 배려심 깊은 아이로 자라난다.
어머니의 독백에 이어 딸의 독백이 이어지고, 두 사람은 같은 때, 같은 일을 회상하지만 두사람의 이야기는 점차 엇갈린다. 자살시도쯤으로 치부되던 그 사건에 그녀의 엄마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지 의혹이 쏟아진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누구에게도 들키기 싫은 진실이 드러난다. 모녀는 각각 가공할 비밀을 말하게 되고 두 가지 고백으로 사건은 역전되며 충격적인 결말로 몰고가게 된다.
이 책은 소설 '고백'으로 유명한 미나토 가나에가 쓴 소설로 2013년에 발표되었다. 작가 스스로 작가를 그만두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썼다고 말할 만큼 혼신을 다한 이 작품은 22년에는 일본 인기배오 토다 에리카와 나가노 메이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을 만큼 화제를 모은 책이다.
자신의 친정엄마를 너무나 사랑하고 의지했지만, 정작 딸에게는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애원하는 딸의 고통스러운 평행선을, 미나토 가나에는 그녀 특유의 치밀한 구성 속에서 숨겨진 진실과 기막힌 반전을 통해 묘사한다. 엄마와 딸의 고백과 회상이 이어지다가 각 장의 끝부분에 나오는 그들의 감정이 응축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아름다운 싯구가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엄마이기 이전에 딸이었던 엄마는 자신의 엄마와 딸 중 누구의 생명을 선택해야 옳았을까? 딸을 자살로 내모는 엄마의 죄는 진정 그녀만의 잘못일까? 이런 모든 질문들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독자가 스스로 답해야 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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