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아니라 시스템

etc 2021. 7. 11. 13:16

네덜란드 자전거 회사 반무프는 운송 과정에서 자전거와 물품이 파손되는 사고가 잦아 골치를 앓았습니다. 배달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담당 팀원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평면 스크린TV 비슷한 상자를 만들어 운송할 자전거와 물품을 집어넣고, 겉에다가 TV 화면에 나오는 이미지를 인쇄했습니다. 택배기사들은상자 안에 귀중한 물건이 들어있나 보다 생각해 조심스럽게 다뤘고, 물품 파손이 70~80% 줄었습니다.

한경 72일자 A30 상류서 막아라하류서 허우적대지 말고 기사에 소개된 일화입니다. “친구와 강가로 소풍을 나간 당신. 살려달라는 외침과 함께 아이가 떠내려 온다. 명을 건지니 명이 내려오고, 명을 건지고 나니 명이 떠내려 온다.” 미국 리더십전문가 히스는 이런 비유와 함께 질문을 던집니다. “분명히 상류(upstream) 무슨 일이 일어난 틀림없다. 상류로 가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끝없이 떠내려 오는 아이들을 건져내기만 것인가?”

상류에 가서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봐야 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상류로 가는 대신 아이들을 건져내는 작은 해결책에만 집중한다. 원인이 남아 있으므로 문제는 반복되고, 가짜 문제만 치우다가 지치고 만다.” 히스는하류(downstream) 문제 모든 조직과 인생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말합니다. “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급한 일이 있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돈이나 시간, 환경 때문에 시야나 사고가 터널 안에 갇혀 있는 아닌가?”

상류 전략 성공시키려면 선행해야 있습니다. 문제를 직시하는 것입니다. “풋볼은 거친 경기다. 그러니 선수들은 당연히 다치게 것이다 따위의문제불감증에서 깨어나야 한답니다. “부정적인 결과가 자연스럽거나 불가피하다는 믿음, 통제할 없다는 생각을 떨쳐내야 한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서 해결하는 불가능하다.”

직원 개개인은 장점과 능력을 가진 인재인데, 모여 일하게 되면 장기적인 시야와 비전을 잃고 근시안적으로 변하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히스는터널 안에 갇힌 사고방식 주요 원인으로 꼽습니다. “가장 문제는,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 내건 목표 달성 자체에만 집중하느라 원래 의도했던 혁신 자체를 왜곡하는 경우다.” 중요한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밤을 새우는 일이 반복되고, 영웅이 나타나서 곤경을 면하게 해주는 기업은 위험합니다. “영웅이 필요하다는 대개 시스템이 실패했다는 증거다.”

문제의 진정한 근원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개입할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시스템과 지도자의 안목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종종 작은 해결책을 찾아냄으로써 오히려 문제를 외면하곤 하지만, 그렇게 나약한 선택을 하기 때문에 인생이 망가지고 건물이 무너진다. 지금 당신의 결정은 정말 문제의 업스트림을 향하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챔피언은 변명하지 않는다  (0) 2021.07.14
결정의 원칙  (0) 2021.07.11
리더는 가장 나중에 아는 사람  (0) 2021.06.30
이웃집 투자자들  (0) 2021.06.29
CEO의 본질은 큐레이팅이다  (0) 2021.06.22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