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회사였던 미국 인텔이 1980년대 들어 위기를 맞았습니다. 일본 기업들에 메모리 사업을 추월당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실적이 떨어진 것입니다. 1985 여름, 사장이었던 앤드루 그로브는 고든 무어 회장 CEO(최고경영자) 찾아가 물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쫓겨나고 CEO 온다면 사람이 어떻게 같습니까?”

무어는 주저 없이 말했습니다. “메모리에서 손을 떼게 하겠지.” 그로브는 잠시 회장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장님과 제가 지금 문밖으로 나갔다가 새로운 사람이 되어 돌아오면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메모리를 끝내면 되지 않겠습니까?” 인텔은 메모리 사업 철수와 비메모리반도체 특화라는 결단을 내렸고, 이전보다 강력한 반도체산업 세계 최강자 시대를 열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625일자 A30 성공과 몰락의 비밀은 변곡점 있다 기사는실리콘밸리의 기둥’ ‘디지털 혁명의 선도자 불리는 그로브 인텔 회장의 경영 혁신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기업은 필연적으로 사업과 관련한 근본적인 것들이 변하기 시작하는 시점인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기업의 최후를 알리는 전조가 수도 있고, 새로운 성장 기회가 수도 있다.”

그로브는 기업환경에 전면적 변화가 일어나 기존의 어떤 방법도 소용이 없어지는 때를전략적 변곡점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예전에는 없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지금껏 오던 대응방법으로는 이상 사업을 끌고 가기 어려워지는 때가 있다. 사소한 변화가 아닌 이런 엄청난 변화, 모든 것들이 변하기 시작하는 시점이전략적 변곡점이다.”

문제는 이런 변곡점이 언제 시작되는지, 변화의 실체가 뭔지 정확히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어렴풋이 뭔가 변했다는 느낌만 뿐이다.” 그래서 조직의 최종책임자인 리더는 항상 깨어있어야 하며, 맡은 일에 힘을 다해 몰입하는편집광 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소방서가 예상할 없는 화재에 맞서기 위해 강력하고 효과적인 팀을 구성하듯, 깨어 경계하고 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상당수 리더는 조직 최전선으로부터 떨어져서, 돌아가는 상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더는 흔히 가장 나중에 아는 사람이 되고 만다.” 리더가 조직을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않으려면, 변화의 바람에 스스로를 노출해야 합니다. “기존 고객들 아니라 과거에 집착하느라 놓쳐버릴 있는 고객들에게도 스스로를 열어둬야 한다.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선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과 기업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언제나 환영해야 합니다. “입장을 바꿔 그들에게 물어보라. 경쟁사, 업계 트렌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문제 등을 말이다. 변화 앞에 스스로를 적나라하게 노출할 , 사업 감각과 본능은 다시 빠르게 예리함을 되찾게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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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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