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혁신과 변화에 역행하는 네 가지 마찰력을 탐구한다. 총알을 뒤로 물리는 저항력처럼 네 가지 마찰력은 당신이 세상에 도입하고 싶은 아이디어나 계획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저지 한다.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발생하는 마찰력은 그 물체의 가치나 중요성과는 무관하다. 총알에 금박을 입히면 가치야 높아 지겠지만, 발사될 때의 저항력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혁신가들에 게는 안된 일이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그렇지 않은 아이디어보다 저항을 덜 받을 거라고 믿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아이디어가 훌륭하면 초기 추진력이 클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치 있는 아이디어라고 한들, 마찰력을 줄이는 것과는 무관하다. 누구도 반 박하지 못할 만큼 훌륭했던 수많은 아이디어가 끝끝내 현실이 되 지 못한 것은 바로 이 사실을 간과한 탓이 크다. 주목해야 할 네 가지 마찰력은 다음과 같다.
1. 관성: 분명한 한계가 있는데도 내가 아는 것을 그대로 고수하려는 강력한 욕구. 관성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려고 할 때 왜 늘 복수의 선택지를 제시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적어도 스포츠에서만큼은 왜 미국 인이 사회주의자이고 유럽인이 자본주의자인지도 설명해 준다.)
2. 노력: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실질 및 체감) 에너지. 노력 또는 수고는 비치 하우스의 고객들이 왜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지, 바닷가 게들이 왜 그 렇게 음식을 가려 먹는지,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왜 뉴 질랜드가 최적의 국가인지 알려준다.
3. 정서: 우리가 만들어내려는 바로 그 변화 때문에 생기는, 의도치 않은 부정적 정서. 정서적 마찰력은 케이크 믹스가 인기를 끄는 데 왜 3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는지, 왜 데이팅 앱 중에서 틴더Tinder가 매치닷컴 Match. com보다 뛰어난지, 왜 관리자들은 종종 최고의 직원을 하찮은 직무에 투입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알려준다.
4. 반발: 변화를 강요받는 것에 저항하려는 충동. 반발은 1980년대 미국인들이 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 으려고 전쟁을 벌였는지, 왜 강력한 증거가 있는 것이 종종 아무 증거가 없는 것보다도 '못한지', 제조업 공 장에서 작업 방식을 하나 바꾸는 게 왜 그토록 어려운 지 알려준다.
- 아이디어가 세상에 녹아들 방법을 설계하지 않은 채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은 만들다가 만 혁신과 같다.
- 부정적 정서는 심리적 타격도 더 크다. 심리학자들이 일상의 좋고 나쁜 사건(상사에게 칭찬을 듣거나, 날씨가 나쁘거나, 차가 막히 는 것 등등)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당연히 좋은 사건은 사람들의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부정적 사건은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해당 경험이 지속되는 기간 은 극단적으로 달랐다. 긍정적 사건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부정적 사건은 오래도록 남았다. 한 연구를 보면 오늘 하루 기분이 좋 았던 것은 다음 날 아무런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즉 월요 일에 기분이 좋았다고 해서 화요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부정적 사건은 지속적 영향을 끼쳤다. 월요일에 기분이 나빴으면 화요일도 우울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패턴은 너무나 확고해서 인간 행동의 '법칙'으로 간주됐다. 특히 '쾌락 불균형의 법칙 law of hedonic asymmetry'에 따르면 "기쁨은 상황이 바뀌면 늘 변할 수 있고 만족 상태가 지속되면 사라져 버리지만, 고통은 기피하고 싶은 상황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이어진다."
나쁜 일에 더 크게 좌우되는 우리의 편향은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부정적 사건을 긍정적 사건보다 더 강렬하게 기억한다. 부정적 정보를 긍정적 정보보다 더 빠르게 처리한다.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도 성난 얼굴은 금방 눈에 띄며, 미소띤 얼굴을 찾는 게 훨씬 더 오래 걸린다. 이는 뇌에서 표정 인식 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위험을 처리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뉴런을 할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협이 될 수 있는 이미지는 1000분의 1초 만에 우리에게 '투쟁 도피 반응(위험을 감지한 순간 본능적으로 싸우거나 도망치기 위해 나타나는 몸의 생리적 반응 - 옮긴이)'을 촉발 할 수 있지만, 긍정적 사건이 만들어내는 반응은 훨씬 느리다. 뱀 을 발견하고 풀쩍 뛰어오를 때는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향해 달 려들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이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 이유는 그 편이 진화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 여러분이 저소득층 임신부라고 생각해 보라. 여러분에게 아기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자명하다. 그러나 경제적·사회적 장해물 때문에 쉽지가 않다. 의사는 건강한 음식을 먹으라고 하지만 그게 실질적으로 정확히 무슨 도움이 될까? 오히려 마음 속 긴장감만 높아져서 그 긴장감을 해소하고 싶어질 것이다. 많 은 임신부에게 그 긴장감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메시지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건강한 식단이 실제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버린다. 무엇보다 동네의 많은 아이가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며 자라지만 아무 문제가 없지 않은가. 
- 인간은 행동을 '내적 요인'의 결과로 여기는 재미난 습성이 있 다. 상황적 요인의 역할은 최소화시킨다. 우리는 사람의 행동이 주로 동기와 의도가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미국 의 대학생 중 총선에 투표를 하는 사람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 이 처럼 비율이 낮은 이유가 뭘까? '무관심해서(내적 요인)'라고 우리 는 본능적으로 생각한다. 심리학자들은 정신의 이런 습관을 '근 본 귀인 오류'라고 부르는데, 이는 마음이 가지고 있는 거의 깨 뜨릴 수 없는 습관이다.
동력은 우리의 이런 귀인 성향을 완벽히 보여준다. 동력은 동기와 의도를 부추기게끔 설계되어 있다. 사람들이 왜 당신의 제품이나 제안을 구매하지 않을까? '내 제품이나 제안이 흥미롭지 못한 게 틀림없어'라고 흔히 상상한다. 마음속에서 그렇게 생각 한다면,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방법은 우리 제품이나 제안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해주는 게 바로 동력 의 역할이다.
안 좋은 일을 의도의 결과로 연결 짓는 습관은 우리의 DNA에 뿌리 깊이 박혀 있다. 한 예로 초창기 여러 문명은 날씨가 신의 기 분을 고스란히 구현한 것이라고 믿었다. 신이 만족스러우면 작물에 유리한 날씨가 펼쳐지고, 신이 화가 나면 가뭄이나 홍수 같은 심술로 벌을 준다고 믿었다. 실제로 '기후climate'라는 단어 자체가 그리스어로 '기분'을 뜻하는 'klima'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이들 문화에서는 신을 달래기 위한 정성스러운 여러 가지 의식 이 발달했다. 아마도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기우제를 지낼 때 추 는 춤일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가뭄이 들면 주술사들이 정성 스러운 의식을 행했다. 활활 타오르는 불을 둥글게 피워놓고 그 안에서 몇 시간이고 춤을 추었다. 춤을 추느라 뚝뚝 떨어지는 땀 방울을 보면 신께서도 비를 내릴 거라고 생각했다.
- 사람들은 여러모로 자기 자신을 잘 모른다.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감정과 정서를 구분해야 한다. 감정은 무언가 를 느낀 경험이고, 정서는 어떻게 느낄지를 결정짓는 복잡한 인 지적 엔진이다. 사람들은 내 감정은 안다. 예컨대 내가 언제 행복하고 슬픈지 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는 데는 애를 먹는다. 최근 수업에서 이 점을 간단히 시연한 적이 있었다. 우리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어느 제품 아이디어에 관한 피드백을 달라고 했다. 쉬운 조건의 그룹에는 피드백을 적을 문서를 학생들에게 직접 나눠주었다. '아주 약간' 더 어려운 조건의 그룹은 링크를 클 릭해야 해당 문서에 접근할 수 있었다. 겨우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 작업이었다. 이 조건은 학생들의 행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 다(그 이유는 5장에서 보게 될 것이다). 쉬운 조건에서는 70퍼센트의 학생이 피드백을 주었지만, 링크를 클릭해야 하는 아주 약간 더 어려운 조건에서는 겨우 40퍼센트의 학생만이 피드백을 주었다. 그런 다음 우리는 학생들에게 왜 우리의 요청에 응하거나 응 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좀 설명해 달라고 편안한 상태에서 물어보 았다. 학생들이 제시한 주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과제에 대한 관심도였다. 쉬운 그룹의 학생들은 과제가 살짝 더 어려웠던 그룹의 학생들보다 과제를 더 재미있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 다. 하지만 과제는 동일했다. 재미와 피드백 사이에는 사실 아무 런 관련도 없었다. 과제가 살짝 더 어려웠던 그룹의 학생들은 과 제가 내키지 않는다는 '감정'은 느꼈다. 즉 피드백을 주고 싶지 않 다는 것은 스스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서 비롯된 것인 지는 알지 못했다.
마찰력을 발견하려면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무 엇'을 하는지도 알아야 하고, 시간을 갖고 그 '이유'도 이해해야 한다. 마찰력을 감지하려면 마케팅 전문가라기보다는 오히려 인 류학자에 가까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는 부서 를 가진 조직은 거의 없다.)
- '반복이 참을 만든다'는 말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최근이 지만 영향력 있는 리더들은 수천 년간 이 현상이 가진 힘을 알고 있었다. 기원전 132년 로마의 정치가 카토cato the Elder는 카르타고를 여행했다. 카르타고와 누미디아 왕국 사이의 평화 협상을 돕기 위해 로마가 카토를 파견한 것이었다. 국경을 들어서면서 카토는 카르타고의 부와 군사력이 그처럼 급성장 중인 것에 충격을 받았 다. 카르타고가 강성해진다면 로마에는 위협이 될 터였기에 카토는 두려움을 느꼈다.
카토는 카르타고가 너무 강성해지기 전에 로마가 카르타고를 쳐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카르타고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자고 원로원에 계속해서 요구했다. 그는 연설을 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연설 내용과는 관계없이 "카르타고는 파괴되어야 한다"라 는 말로 마무리했다. 계속해서 반복하면 서서히 다들 동조할 것 임을 알았던 것이다.
2000년쯤 후에 나폴레옹도 똑같은 지혜를 깨쳤다. 나폴레옹 은 이렇게 말했다. "수사법에서 진지하게 중요한 것은 하나밖에 없다. '반복'이다. 반복된 단언은 마음에 고착되어 결국에는 검증 된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반복 노출은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도 친숙하게 만든다. 정치캠페인에서는 이 전술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메시지를 계속 이 야기하라. 유권자들은 믿기 시작할 것이다. 제품의 경우에는 광고가 바로 반복 노출을 만드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기업 내 에서는 반복이라는 기회의 창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지 켜보면, 리더들은 종종 정식으로 발표할 준비가 될 때까지 본인 의 생각을 숨긴다. 그 전에 먼저 세부 사항까지 완벽히 다듬고 싶어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직원들은 새로운 계획에 적응할 기 회나 시간을 가질 수가 없다.
그러지 말고 리더들은 카토의 사례를 거울삼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한다. 경영 컨설팅에서는 이런 행동을 아이디어의 '씨앗을 뿌린다seeding'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 변화해 달라고 요구하기 훨씬 전부터 사람들의 마음에 해당 아이디어를 심어주는 게 목표다. 우리가 인터뷰했던 네덜란드의 어느 변화 전문 컨설턴트는 이렇게 말했다. "튤립은 봄에 피지만 가을 에 심습니다."
반복을 반드시 혁신가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 라. 아이디어가 관심을 사로잡았다면 듣는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해당 아이디어를 '곱씹으면서' 반복할 것이다. 그러면 듣는 사람 스스로 해당 아이디어와 친해질 기회가 생긴다. 
- 우리는 습관적으로 나쁜 안은 골라내서 버린다. 때로는 내키지 않으면서도 이상적인 안을 포기한다. 너무 큰 요구가 될까 두려워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길만 제시한다. 괜찮은 (그렇지만 이상적이지는 않을 수도 있는) 선택 말이다. 여러분은 그게 괜찮은 선택이라는 것 을 알고 있다. 이미 열등한 선택들을 고려해 본 후 폐기했기 때문 이다. 여러분은 그 사실을 알지만 저들은 모른다. 그러니 아이디 어가 있다면 맥락을 구성하라. 사람들에게 비교 대상을 제시하라.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 만약 관성이 여러분의 혁신을 위협한다면 익숙하지 않은 것을 익숙한 것 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익숙한 것일수록 마찰력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 리의 목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외부에서 온 침략자처럼 보이지 않고 오 래된 친구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다. 4장에서는 관성을 극복하는 두 가지 접근법을 알아보았다. '아이디어를 적응시켜라'와 '비교 대상을 관리 하라'가 그것이었다. 적절히 사용하면 이 두 가지 기법은 새로운 아이디 어에 대한 저항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 본성의 편향을 마찰력이 아닌 변화의 동력으로 바꿔줄 수 있다.
- 아이디어를 적응시켜라
1.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처음 알게 되는 때와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때 사이의 시간 간격을 늘릴 수 없는가? 숙고해 볼 시간이 많을수록 해당 아이디어가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2. 아이디어를 얼마나 자주 상기시키는가? 아이디어에 반복적으로 노출 되면 익숙해진다. 메시지의 씨앗을 뿌릴 기회를 찾아낸다면 사람들이 서서히 메시지를 받아들일 것이다.
3. 급진적이기보다는 점진적인 변화 과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혁신이 무언가 크게 다른 모형이나 운영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한다면 한 번에 조금씩 진행하는 편이 사람들이 변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아이디어가 전형적인가 아니면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인 가? 혁신은 무언가를 이전과는 다르게 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그렇 다고 해서 아이디어의 모든 면면이 현 상태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5. 변화를 대표하는 얼굴이 누구인가? 대변인이 될 사람은 낯선 얼굴보다는 듣는 이와 동일한 배경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좋다. 변화를 대표하 는 얼굴이 듣는 사람도 알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다.
6. 혁신의 외양과 느낌이 듣는 사람에게 어울리는가? 영향을 미치고 싶 은 사람의 언어나 스타일을 똑같이 차용하거나 미러링하면 상대는 더 친숙하게 느낀다.
7. 익숙하지 않은 아이디어라면 비유로 사용할 수 있는 익숙한 아이디어 에는 뭐가 있을까? 비유는 새로운 영역도 익숙하게 느껴지게 한다.
- 비교 대상을 관리하라
1. 사람들에게 두 가지 이상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관성의 힘이 여러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지 말고 복수의 선택지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눈을 현 상태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돌려라.
2. 극단적 선택지를 추가할 수는 없는가? 더 극단적이거나 야심 찬 선택 지를 추가하면 비교가 되어 다른 선택지들이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3. 열등한 선택지를 비교 대상으로 쓸 수는 없는가? 열등한 선택지를 강조하면 대조가 되어 다른 아이디어들이 더 훌륭해 보인다.
- 단어나 어구는 시간이 지나면 간소해진다. '굿바 이 goodbye'라는 단어를 한번 보자. 1500년대 영국에서 누군가의 안 녕을 빌어줄 때는 4어절의 어구를 사용했다. 'God be with ye.' 라고 말이다. 1600년대에는 이 어구를 글로 쓰면서 'God b'wi ye'라고 줄여서 썼다. 1700년대에는 'God b'ye'가 됐다. 다시 100년이 지난 후에는 'good-bye'가 됐다. 그리고 1900년대가 되 자 하이픈마저 쓰지 않고 'goodbye'라고 쓰게 됐다. 오늘날에는 이제 'bye'가 표준이다.
역사적으로 단어나 어구가 짧아지는 것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더 쉬운 경로를 찾기 때문이다. '매스math'가 '매스매틱스 mathematics' 보다 말하기 쉽다 보니 이제 '매스매틱스mathematics'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말이 됐다. 쉽고 효율적인 것을 찾는 경향 때문에 당초 의 의미가 희생되는 일까지 벌어진다. '잭 오브 올 트레이드Jack of all trades'라는 표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처음에 이 표현은 jack of all trades, master of none, though oftentimes better than master of one(만물박사가 종종 진짜 박사보다 낫다 - 옮긴이)'이었 다. 즉 당초의 표현은 만물박사를 칭찬하는 내용이었다. 이 표현 이 나중에 'jack of all trades, master of none(팔방미인이지만 아
주 뛰어난 것은 하나도 없다 - 옮긴이)'으로 압축됐고, 만물박사가 아는 게 별로 없다는 뜻을 풍기게 됐다. 그리고 마침내 이 어구는 더 압축되어 지금과 같은 Jack of all trades'가 됐고 다시 한번 만물 박사를 칭찬하는 표현이 됐다.
-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를 바라보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고객을 어떻게 기쁘게 할 것인가?"라고 물을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과의 소통이 쉬워질 것인가?"라고 물어야 한다. 질문을 이렇게 바꾸면 새로운 가능성과 우선순위 가 펼쳐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네드뱅크Nedbank는 최근 고객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을 고객 서비스 부서의 근간으로 정했다. 네드뱅크는 문제 해결 시점까지 직원 단 한 사람과만 이야기를 나누면 되는 '한 번만 묻습니다ask once' 약속을 만들었다.
- 수고의 두 가지 차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수고를 극 복하기 위한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모호함을 극복하는 데는 우리가 '로드맵을 작성하라'라고 부르는 과정이 필요하고, 양적 노력에 따른 마찰을 극복하려면 우리가 '행동을 원활화하라'라고 부르는 과정이 필요하다.
- 로드맵이 이처럼 효과적인 이유는 뭘까? 한 가지 장점은 직접 알아봐야 하는 비용을 줄여주고 곧장 행동에 이를 수 있게 길을 터준다는 점이다. 리더들에게 직원들이 어떤 행동을 더 많이 해 줬으면 좋겠냐고 물어보면 똑같은 화두가 등장하고 또 등장한다. 수많은 리더가 '혁신'을 이야기한다. 어느 경영자는 이렇게 썼다. "저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혁신을 독려하지만 혁신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인센티브도 제안해 봤습니다. 제가 뭐라고 하든, 저희 직원들은 지금 방식 그대로가 괜찮은 모양입니다." 세일즈에서는 새로운 세일즈 기회를 창출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게 화두다. 직원들이 지역 사회에 나가서 인맥을 쌓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사들은 세일즈 팀원들이 기존 고객에게만 시간을 쓰고 밖에 나가서 인맥을 쌓지 않는 게 불만이다.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협업'이 화두다. 리더들은 각 부서가 높다랗게 담을 쌓고 제 밥그릇만 챙긴다고 걱정한다.
이런 불평이 나오면 우리는 경영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숙제를 내준다. '여러분이 더 많이 보고 싶은 그 행동이 실제로 하루 중 에, 일주일 중에, 한 달 중에, 언제 일어나야 하는지 써보세요' 세 일즈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서 새로운 세일즈 기회를 창출하길 바 란다면 그 행동은 언제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가? 일상적으로 일 어나야 하는 일이라면 하루 중 언제 일어나야 하는가? 어떤 식으 로 일어나야 하는가? 세일즈 직원들이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있 는가? 콘퍼런스가 있는가? 부서 간 협업은 어떤 식으로 일어나야 하는가? 함께 논의를 해볼 만큼 직원들이 서로를 잘 아는가? 만약에 잘 안다면 그런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는 있는가?
- 혁신이나 세일즈 기회 창출, 협업이 잘 일어나지 않는 조직의 경영자들은 대부분 위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경영자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직원들이 솔선수범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 뭐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 분명한 경로가 없다면 행동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무 관심처럼 보이는 직원들의 수많은 행동이 실은 그냥 '모호함' 때 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행동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행동하고 싶은 사람의 앞길을 막고 있는 실질적 장해물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 력 중심의 사고방식에서는 일정 조율과 같은 실천상의 문제들이 사 소한 일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수고가 인간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아는 사람에게는 바로 그런 장해물이 관심의 초점이 된다.
- 로드맵을 제시할 때 또 하나 좋은 점은 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쉬워진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 를 받아들이는 데 실패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적극적 저항과 는 달리) 단순히 해당 행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 이다. 예를 들어 어느 연구를 보면 유방암 자가 진단을 하지 않는 여성의 70퍼센트가 그 주된 이유로 '잊어버렸다’를 꼽았다. 로드 맵은 미래의 어느 순간(예컨대 '사내 변호사가 방문할 때)과 그 순간 의 올바른 행동(예컨대 '전쟁 채권을 사라') 사이에 분명한 연결점을 만들어 무심결에 잊어버리는 것을 막아준다. 이렇게 어느 순간과 특정 행동이라는 짝은 종종 '~라면 ~하라'의 관계를 갖고 있다. 'X 상황이 일어나면 Y 하라'
- 로드맵을 만들면 내가 의도한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로드맵을 만드는 것 자체가 직관적이거나 흔한 일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아이 디어에 대한 신념이 깊은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행을 가 장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떤 행동을 하 겠다는 결심이 아주 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의도를 무위로 만들 수 있는 마찰력을 가장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왜냐 하면 본인의 결심이 강한 만큼 그 어떤 장해물이 있더라도 결승 선을 넘을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 일반적으로 원활화 작업은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좀 더 하기 쉽게 만든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전략으로 '거절'을 더 어렵게 만 드는 방법이 있다. 과학 논문 발표를 예로 들어보자. 과학의 기초 는 동료 심사 시스템이다. 과학 논문을 발표하려고 제출하면 해 당 분야를 잘 아는 다른 과학자들이 요청을 받아 그 논문을 심사 한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다른 과학자들이 기꺼이 심사에 응해주어야 한다. 심사를 하려면 반나절 정도 시 간을 내야 하고, 학자들은 한 달에도 여러 건 심사 요청을 받는다. 그러니 심사자를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전통적인 요청 형 태는 과학자에게 심사에 응할지 거절할지만을 간단히 묻는 이메 일을 보내는 것이다. 이때 '거절' 버튼을 누르는 것이 '수락' 버튼을 누르는 것만큼이나 쉽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그런데 몇몇 학 술지가 그보다 나은 방법을 발견했다. 이들은 단순히 '예' '아니 요'를 묻는 게 아니라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선택을 제시한다. 요 청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당신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쓰라고 한다.
다섯 시간 동안 따분한 작업을 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동료의 이름과 이메일을 쓰는 게 대수로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할지 라도 이 방법이 사람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왜냐하면 거절과 수락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이 방법은 수고의 함수를 바꿔놓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노력과 모호함이라는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마찰력을 추가한다. 우선 적당한 심사자가 누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분명할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다). 심사자를 찾고 나면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야 한다. 이럴 땐 차라리 '수락'이 더 쉬운 선택이다.
이 전략을 실천하는 간단한 방법이 하나 더 있다. 누군가의 동 조를 얻고 싶으면 “이 아이디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지 말고 "이 아이디어 마음에 드시나요? 아니면 혹시 더 좋은 생각 이 있으신가요?"라고 물어보라. 질문을 이렇게 살짝만 바꿔도 '거 부'에 수반되는 부담이 달라진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더 좋은 대안을 생각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간단한 마찰력이 수많은 사람을 '동조' 쪽으로 옮겨줄 것이다.
- "간결하다는 게 늘 '더 적은'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간결함의 진정한 의미는 사용자가 무심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새로운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 수고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를 알아보았다. 모호함은 '로드맵을 작성하라'라고 부르는 과정을 통해 극복되고 노력은 '행동 을 원활화하라'라고 부르는 과정을 통해 달라질 수 있다. 아래의 질문들 은 여러분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어떤 수고를 동반하게 될지 미리 진단하고 마찰력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들이다.
- 로드맵을 작성하라
1. 바라는 행동을 실천하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가? 변화를 실천하는 방법이 모호해 보일 때는 사람들에게 단계별 지시사항을 알 려주면 혁신을 받아들이기가 쉽다.
2. 바라는 행동을 언제 해야 하는지 사람들이 아는가? 분명한 기회의 창 이 있으면 혁신에 사용할 시간을 따로 낼 수 있고, 혁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3. '~라면 ~하라' 방아쇠를 만들 수는 없는가?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 어를 받아들이는 데 실패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적극적 저항과는 달리) 단순히 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라면 ~하라' 방아쇠는 미래의 순간과 그 순간의 올바른 행동 사이에 분명한 연결점을 기억하게 만듦으로써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는 것을 막아준다. X 상황이 벌어진다면 Y 하라.
- 행동을 원활화하라
1.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사용자가 취해야 하는 단계들을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것까지) 모두 나열하면 어떻게 되는가? 경험 타 임라인을 이용하면 혁신을 거스르는 숨은 고충들을 알 수 있다.
2. 어떻게 하면 혁신을 더 쉽게 실행할 수 있을까? 겉으로는 작은 마찰력 처럼 보여도 제거하고 나면 엄청난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음을 기억하라. 
3. 혁신에 반대하는 것을 더 '수고스럽게 만들 방법은 없는가? 일반적으 로 원활화 작업은 원하는 행동을 더 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지만, '거절'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4. 여러분이 바라는 그 행동에 사용자의 수고가 전혀 들지 않게끔 수고의 함수를 바꿀 수는 없는가? 여러분이 원하는 혁신을 디폴트 값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성공은 이미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
- 케이크 믹스의 역사는 정서가 어떻게 혁신을 방해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우리가 정의하는 정서적 마찰력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을 방해하는 의도치 않은 부정적 감정이다. 정서적 마찰력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불안과 의구심은 흔히 볼 수 있는 정서적 마찰력이다. 선생님의 애 제자가 되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는 관행은 많은 학생이 학업적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게 하는 정서적 마찰력이다. 사회생활에 대 한 불안은 내성적인 사람들이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귀중한 기 회들을 놓치게 만드는 마찰력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일상적으로 정서적 마찰력에 직면한다. 2장에서 이야기한 미국 육군 신병 모집 사례를 떠올려보자. 그 사례도 바로 정서 적 마찰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군인이 될 수도 있는 수많은 학생 들이 입대를 하고 싶어도 하지 않는 이유는 어머니의 반응이 두려워서였다.
- 할 일 이론의 기본 원리는 사람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고용'하는 이유는 세 가지 기본적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기능적 가치(예컨대 '시간을 절약해 준다), 사회적 가치 (예컨대 '친구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정서적 가치(예컨대 '기쁨을 준다'가 바 로 그것이다. 밥 메스타에 따르면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구매할지 말지 혹은 시도할지 말지를 결정할 때는 늘 세 가지 차원의 가치가 존재한다."
- 만약 모든 공급자가 가장 낮은 최종 가격을 들고 나타난다면 그와 그의 부서는 불필요한 것처럼 보이지 않겠냐고 걱정을 했다. 그가 생각하는 공급 자와의 '이상적인 대화는 협상을 통해 어딘가 절약할 수 있는 구 석을 '발견'하는 것으로 끝나는 대화였다. 그렇게 하면 그와 그의 부서가 회사에 제공하는 구체적 가치를 상사들 앞에서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최고구매책임자의, 그리고 더 크게 보면 그의 부서 전체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 요소는 회사의 성공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 즉 '정서적 가치 제안'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 서열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침팬지는 무리에 속한 침팬지들을 상당히 잘 돌보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에는 예외가 하나 있는데 바로 서열 2위, 즉 베타beta 침팬지다. 베타는 언젠가 알파의 권위에 도전할 만큼 힘을 키울 수도 있는 침팬지다. 알파 침팬지들은 베타 침팬지에게 적대적인 것으 로 악명이 높은데 이는 베타를 위협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 사회의 리더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 셀프 서비스 형태의 동력에는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 다. 바로 잘못된 선택을 내리는 것에 대한 정서적 리스크가 높아 진다는 점이다. 비록 요즘 사람들이 직접 데이터를 찾아볼 수 있 다고는 하나, 이런 식으로 선택을 내릴 때 사람들이 느끼는 책임 감은 정서적 마찰력을 유발할 수 있다. 셀프 서비스 동력이 만들 어낸 정서적 마찰력의 징후는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선택을 내릴 때 차일피일 미루고, 망설이고, 간담이 서늘해지곤 한다. 물건을 구매하기 전보다 구매한 '이후에' 더 많은 검색을 한 다. 온라인 장바구니에 물건을 잔뜩 담지만 막상 결제를 할 때는 빼버린다. 사회가 계속해서 '풀 서비스' 형태에서 '셀프 서비스' 형태로 진화함에 따라 혁신가들의 역할 역시 진화가 필요하다. 정서적 리스크가 커진다면 혁신가들은 '수요를 만들어내던 사람' 에서 '개인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사람'으로 변화해야 한다.
- 여러분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홍보하려는 기업가라고 치자. 이 소프트웨어는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 피드를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세일즈에 나선 여러분은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잠 재 고객은 이렇게 말한다. "대단한 소프트웨어인 것은 분명하네 요. 이걸 사용하면 우리 업무가 많이 편해지겠다는 것은 알겠어 요. 그런데.. 저희한테는 가격이 너무 비싸네요."
여러분은 아마 이 피드백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동력 중심 의 대화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예산이니, 가치니, 할부니, 투자 수익률이니 하면서 고객의 반대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 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용'이 문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용을 이유로 들어 거절하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는 세일즈 대화 를 끝내는 가장 빠른 방법임과 동시에 전체적 의구심을 표현하 는 가장 쉬운 방법인 경우가 많다. '비용'이라는 단어는 흔히 여러 가지 마찰력을 뭉뚱그려서 좋게 표현하는 말이다. 비용을 이유로 들어서 거절하는 것은 기저에 있는 원인이라기보다는 마찰력의 '징후'다. 비용 때문이라는 거절의 근본 원인을 알아내려면 시간을 들여서 상대의 답을 해부하여 저 밑바닥에 있는 '이유'에 도달 해야 한다.
- 유명한 기업가이자 린 스타트업 lean startup 운동을 창시한 스티브 블랭크steve Blank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사무실 안에 팩트 fact란 없다. 그러니 당장 밖으로 나가라." 이사회실에서, 전화 통 화로 사람들이 들려주는' 말보다는 밖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행동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민족지학자學는 집이나 사무실과 같이 자연스러운 거주지 에서 사용자의 모습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 습을 계속 쫓아가 보면 사용자들이 보는 방식대로 세상을 볼 수 있고, 심층면접이나 기타 전통적인 시장조사 방법론에 포함된 (종 종 오해를 부르는) 편집이라는 필터 없이 사용자의 실제 행동을 알 수 있다. 민족지학은 상대가 말하지 않는 니즈와 우려를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창을 제공하며, 중대한 마찰력이 드러나기도 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자율권에 대한 욕구는 너무나 뿌리 깊은 것이어서 사람들은 구체적 이점이 없을 때조차 선택의 자유가 있는 상황을 선호한다.
- 반발을 극복하는 최고의 비결은 더 이상 변화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을 설득하려 들지 말고 그들이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영향력이나 혁신에 대한 이런 식의 접근법을 '자기 설득'이라고 한다. 변화를 향한 주장이나 깨달음이 내면으로부터 나올 때 자기 설득이 일어난다.
- 스스로 메시지를 낭독했던 흡연자들처럼, 선수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이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래두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뭘 어떻게 더 개선 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래두서 감독은 주간 행사를 만들어서 선 수들이 스스로 뛰어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할 수 있게 판을 깔 아줬다. 고등학교 미식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감독은 선수들이 스스로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격려하고 있었다. 경기장 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래두서 감독의 팀은 경쟁보다는 '자기 설득'을 통해 미션에 대한 의지를 더 깊이 다진 것으로 보인다.
래두서 감독의 이야기는 자기 설득이 지닌 힘을 보여주는 훌륭 한 사례다. 하지만 여기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감독과 선수들은 첫날부터 목표가 같았다. 선수들은 이미 승리를 원하고 있었다. 그 부분은 감독도 굳이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
- 혁신가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본능 중에 하나는 긴장 혹은 의견 차이가 있는 지점에서 무언가를 시작하려 한다는 것이다. 크고 못생긴 광고판을 마당에 설치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의견 차이에서 출발하는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 게 하고 싶을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건 '노 질문'이다. 그러나 좋은 취지를 위해서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처럼 작은 희생 정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적 의향을 보인다. “이 스티커를 부착해 주시겠어요?"라고 물으면 의견 일치의 지점에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스티커를 부착해 주시겠어요?"는 '예스 질문'이다.
받아들일 수 있거나 공통의 인식을 가진 부분에서부터 질문을 시작하면 새로운 혁신이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가 더 쉬울 것 이다. 신제품에 대한 피드백이나 청원에 서명을 하는 것과 같은 작은 요청에 '예스'라고 말하게 하면 자기 설득의 과정이 촉진된 다. 왜냐하면 내가 무언가의 과정에 참여한 듯한 기분이 들기 때 문이다. 그렇게 해서 더 큰 요청을 받을 때쯤이면 이미 해당 아이 디어는 내 것처럼 느껴진다.
- 여러분이 식당 주인이라고 한번 생각해 보라. 노쇼 비율을 줄 이기 위해서 어떻게 하겠는가? 예약을 지키지 않은 것에 벌칙을 가할 수도 있다(예컨대 노쇼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거나 하는 식으 로). 하지만 그렇게 하면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 고전이 된 책 『설 득의 심리학에서 로버트 치알디니 Robert Cialdini는 자기 설득을 이용 해 이 문제를 해결한 어느 식당 단체의 사례를 들려준다. 식당을 예약하려고 전화를 해보면(1990년대 이야기다) 정해진 대사가 있 다. 대화가 끝날 때 직원은 공손히 이렇게 요청한다. “혹시 오지 못하실 것 같으면 취소 전화를 좀 부탁드립니다." 이 말로 식당은 요구를 하고 있다.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식당이 이 대사에 별로 대단할 것 없어 보이는 (하지 만 매우 영리한) 변화를 주었다. 사람들에게 취소하라고 말하는 대 신 예스 질문을 한 것이다. 이 식당은 대화를 끝내면서 이렇게 물 었다. "혹시 오시지 못할 경우에는 취소 전화를 주시나요?" 반항 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ODD가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렇게 물 으면 '예스'라고 답할 것이다. 작은 변화였지만 지시가 아니라 질 문을 하자 노쇼 비율은 크게 줄었다.
- 세일즈에서는 이 기법을 '예스 사다리 yes ladder'라고 한다. 동의할 수 있는 질문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극렬한 반대자를 상대할 때 조차 언제나 양측이 동의할 수 있는 지점은 있다. 과거에 협업했던 어느 경영 컨설턴트가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내 의견에 동의하 지 않는 사람을 상대할 때는, 특히나 상대가 품고 있는 감정이 강 하다면, 이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본인과 다른 관점에 대해서도 마음이 열려 있으신가요?" 이렇게 물으면 사람들은 예 스라고 답해야 할 것 같은 내적 압박을 강하게 느낀다. 그의 경험 에 따르면 상대로 하여금 “네, 당신 의견을 들어보고 싶네요”라고 말하게 만들면, 반발을 무너뜨리고 마음을 열게끔 촉진할 수 있다고 한다.
- 반발 마찰력을 극복하는 전략
반발을 잠재우려면 먼저 반발의 크기를 측정해야 한다. 여러분의 아이디 어가 사람들이 품고 있는 강력한 신념(정치나 종교 등)에 도전할 때, 또는 변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때, 또는 아이디어의 창출 과정에 참여하 지 못할 때 반발이 가장 거세진다. 여러분이 내놓는 혁신이나 변화의 계 획이 어느 정도의 반발을 만들어낼지 알고 싶다면 아래의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라.
1. 나의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핵심 신념을 위협하는가?
이 질문은 여러분이 만들어내려는 변화에 대해 듣는 사람이 마음을 열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명절날 식탁에서 피하고 싶은 주제(정치, 종교, 사회 정의)를 건드린다면 핵심 신념일 가능성이 크다. 
2. 나의 접근법이 사람들에게 변화를 압박하는가?
사람들은 변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반발해 자신의 자율권을 유지하려고 한다. 압박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변화하지 않았을 때의 벌칙, 시간적 압박, 많은 것을 요구하는 메시지 등은 모두 강력한 반발을 만들어낸다.
3. 듣는 사람이 배제되었는가?
해당 아이디어가 순전히 여러분의 생각인가 아니면 중간 과정에서 듣는 사람도 어떤 역할을 했는가?
- 자기 설득의 법칙
반발을 극복하는 비결은 더 이상 변화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들지 말고 그들이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영향력이나 혁신에 대한 이런 식의 접근법을 '자기 설득'이라고 한다. 변 화를 향한 주장이나 깨달음이 내면으로부터 나올 때 자기 설득이 일어난 다. 10장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도록 이끄는 두 가지 방법을 살펴보았다. '예스 질문을 하라'와 '참여 설계'가 그것이다.
- 예스 질문을 하라
1. 여러분이 하고 있는 것은 질문인가, 지시인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압박이다. '질문'이 반발을 없앤다.
2. 예스 질문을 하고 있는가?
혁신가들이 긴장 혹은 의견 차이가 있는 지점에서 무언가를 시작하려 고 하는 것은 잘못된 본능이다. 받아들일 수 있거나 공통의 인식을 가 진 부분에서부터 질문을 시작하면 새로운 혁신이나 아이디어를 받아들 이기가 더 쉽다.
3. 공개적으로 다짐하게 할 수 있는가?
공개적으로 다짐하면 자기 설득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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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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