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건은 우리 마음과 비슷한 데가 있다. 쓰이지 못하고 집 안 여기 저기에 박혀 있는 물건들은 심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뭉쳐진 채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것과 같다. 제자리에서 벗어나 갈 곳을 잃은 마음은 뭉쳐져서 굳기 마련이고, 굳은 것은 유연성을 잃어버린 채 화석화되어 마음의 성장을 방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 안을 정리하는 일은 자신의 마음을 풀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가지만, 정리를 안 하는 사람은 과거에 중점을 두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물건의 기준도 과거형이다. 예전에 입던 옷을 옷장 가득 넣어두고 산다.
- 버리는 일은 선택이다. 선택은 자기 삶의 통제권과 관련되어 있다. 무엇을 갖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얼마만큼 유지할 것인가, 남은 물건을 어떻게 쓸 것이며 이 물건은 왜 필요한 것인가. 끊임없이 질문이 생긴다.
-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물건은 과거로 보내고,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현재라는 시간을 입혀주자. 그러면 지나간 과거, 언젠가 올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현재'의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 물건을 놓을 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자리다. 집에 들어갔을 때 자기만의 자리와 공간이 있다면, 집에 있는 시간이 다른 가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하더라도 집을 좀 더 편안하고 친근한 공간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 견적을 보러 갔는데 방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서 견적을 보기가 힘든 경우가 있다. 문이 3분의 1밖에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작 사는 사람은 문이 조금만 열려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문뒤에 쓰지 않는 물건을 잔뜩 쌓아두고 말이다. 방문이 조금밖에 열리지 않는 집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대화하려는 사람과 비슷하다. 소통이 힘든 사람과 오랜 시간 대화할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하려다가도 다시 쏙 들어가고 만다. 때로는 나만 속을 드러내는 것 같아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방문이 조금밖에 열 리지 않는 집은 왠지 사람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한다. 문을 열어도 활짝 열리지 않으니 살짝 들여다보는 형태가 되어 보는 사람도 계면쩍다.
- 문은 기의 입구라 하여 풍 수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곳이다. 좁고 어두운 문은 기를 억 압해 가족들의 운을 질식시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오늘이라도 당장 모든 방문이 활짝 열리도록 정리해보자. 시원하게 마음을 열 듯 집 안의 모든 문이 제대로 열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보람이 있다. 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가족의 닫힌 마음의 문도 함께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 집을 정리하는 일은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힘을 갖는 것과 같다. 물건에 속박당하지 않고 통제하기 위해서는 사는 양보다 버리는 양이 더 많아야 한다는 걸 항상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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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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