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점과 시각세포는 빛이 '어느 정도 있는지', 즉 어느 정도 어둡거나 밝은지만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윽고 시각세포가 여러 개로 나뉘고, 시각세포가 있는 피부 표면이 오목해지면서 '빛이 어디서 들어오는지'도 지각할 수 있었다. 시각세포 사이에 경계가 생기거나 피부 표면이 오목하게 파이면, 직진하는 성질이 있는 빛이 어느 방향 에서 오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세포 사이에 경계가 생긴 부 분은 곤충 등의 '겹눈'(20쪽 참고)으로 진화했고, 피부 표면이 오목해진 부분은 달팽이나 앵무조개 등의 '배상안'(25쪽 참고)이나 '바늘구멍'으로 진화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명체 중 눈이 가장 오래된 동물은 캄브리아 기(5억 4,100만~4억 8,500만 년 전) 바다에 서식한 절지동물 삼엽충이다. 화석을 살펴보면 대다수 삼엽충 종의 눈이 현재의 곤충과 비슷한 겹 눈이다.
'바늘구멍'은 인간이나 새 등의 '카메라'(28쪽 참고)으로 진화 했다. 피부 위에 시각세포가 배열된 조직을 '망막'이라고 한다. 카메 라눈은 망막 위에 렌즈가 있어서 빛을 굴절시키고 망막 위에 상을 맺 게 한다.
사물의 형태를 인식하면 부딪칠 위험이 있는 장애물이나 가까 이 있는 적을 피해 도망칠 수 있다. 이처럼 눈은 빛의 직진과 굴절을 이용하여 사물의 형태를 또렷이 분간하는 기관으로 발달했다.
- 먼저 곤충의 눈을 대표하는 '겹눈'을 살펴보자. 수많은 낱눈이 벌집처럼 모여 하나의 눈을 이룬 것이다.
파리는 약 4,000개, 잠자리는 약 2만 개의 낱눈이 있다. 잠자리 의 겹눈을 확대해보면 공처럼 생긴 표면에 낱눈이 빽빽하게 배열되 어 있다. 각 낱눈에는 투명한 볼록렌즈 같은 각막이 있고, 그 밑에 7~8개의 시각세포가 늘어서 있다. 공처럼 밀집한 낱눈들은 조금씩 다른 방향에서 오는 빛을 각막으로 포착한다. 이처럼 하나의 낱눈이 하나의 화소를 만들고 뇌가 정보를 통합하여 하나의 상을 형성하는 구조를 연립상눈이라고 한다.
공처럼 튀어나온 겹눈의 특징은 시야가 넓다는 것이다. 특히 잠 자리와 게의 돌출된 눈은 360도 대부분을 볼 수 있다. 잠자리나 게를 잡으려고 뒤에서 숨죽이며 접근해봤자 소용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등 뒤까지 훤히 내다본다.
그러나 겹눈에는 큰 단점이 있다. 시야가 넓은 대신 해상도가 낮 다는 것이다. 곤충의 시력은 인간의 수십 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래 서 시력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곤충의 눈은 몸에 비해 이상할 정 도로 커졌다. 잠자리의 눈이 머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좋은 예다. 눈을 크게 만들고 낱눈의 수를 늘려 해상도를 높인 결과다.
겹눈은 주위 경치를 흐릿하게 보지만, 움직이는 물체를 인간보 다 훨씬 잘 포착한다. 인간의 눈이 1초 동안 약 40회 깜박이는 빛을 감지하는 데 반해 파리는 1초 동안 140회 이상 빛을 감지한다. 이처럼 동체 시력이 뛰어난 파리가 보기에는 파리채를 든 사람이 슬로모션으로 움직인다.
- 곤충의 머리에는 겹눈 외에도 '홑눈'이라는 3개의 눈이 삼각형으로 늘어서 있다. 홑눈은 겹눈을 구성하는 낱눈과 비슷하지만 초점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상을 맺을 수 없다. 그렇지만 형체를 파악할 수 없는 대신 명암 변화에 민감하다. 겹눈보다 시각세포가 많아서 정 보를 더 쉽게 얻기 때문이다.
곤충은 하루의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과 마치는 시간을 홑눈이 인식한 빛의 명암으로 안다. 실제로 낮에 활동하는 곤충의 눈을 가리 면 날이 밝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래서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이 늦어지고, 마치는 시간은 평소보다 빨라진다.
홑눈의 역할은 이뿐만이 아니다. 홑눈은 신경섬유가 굵어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한다. 곤충은 삼각형으로 늘어선 3개의 눈으로 인식한 명암을 조합하여 지평선의 위치를 파악한다. 그래서 비행하는 도중 자세가 흐트러지면 재빨리 바로잡을 수 있다. 이 말인즉 홑눈으 로 명암 변화를 느끼고, 밝은 하늘과 어두운 땅 사이를 자유자재로 비행할 수 있는지 항상 확인한다는 뜻이다. 곤충은 홑눈 덕분에 비행 능력이 뛰어나다.
- 투명한 2개의 막이 입구를 덮은 '카메라눈'은 바늘구멍눈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카메라눈의 바깥쪽 막을 '각막', 안쪽 막을 '수 정체'라고 한다. 각막은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굴절시키고, 수정체는 두께를 바꾸며 빛의 굴절을 미세하게 조절하면서 초점 맺힌 상을 망 막에 형성한다. 카메라눈은 빛이 들어오는 입구를 넓혀도 수정체로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깨끗한 상을 맺는다. 또한 입구를 넓히면 많은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사물을 또렷이 볼 수 있다.
카메라눈은 시력이 겹눈보다 좋다. 겹눈은 낱눈마다 각막이 있 고 낱눈 사이가 나뉘어 있어서 시각세포를 많이 배열할 수 없다. 하 지만 카메라눈은 각막이 하나고 구획도 없기 때문에 망막 안에 시각 세포를 촘촘하게 배열할 수 있다. 겹눈은 낱눈 하나당 7~8개의 시각 세포가 배열된 데 반해, 시각세포가 가장 많이 밀집한 인간의 눈은 1mm 사이에 수백 개의 시각세포가 있다. 카메라눈이라는 점은 같지 만 인간보다 시력이 좋은 새의 망막은 시각세포의 밀도가 더 높다.
- 물속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물고기의 눈
인간과 마찬가지로 물고기의 눈도 카메라눈이다.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는 어떻게 물안경 없이도 사물을 볼까?
어류는 물속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각막에서 빛을 굴절시키지 않는다. 대신 수정체의 렌즈를 두껍게 하여 빛을 크게 굴절시킨다. 수정체를 최대한 두껍게 하면 공 모양에 가까워진다. 굽거나 조린 생 선의 눈 속에 있는 하얀 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물고기 의 수정체로, 불에 익히기 전에는 투명하다. 공처럼 둥근 눈은 빛을 쉽게 굴절시키기 때문에 인간처럼 각막 앞에 공기층을 만들지 않고 도 물속에서 사물을 또렷이 볼 수 있다.
다만 물고기의 수정체는 구형이어서 인간의 눈처럼 두께를 조절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카메라처럼 렌즈를 앞뒤로 움직여 초점을 맞춘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렌즈를 망막에서 떨어뜨리고, 먼 곳을 볼 때는 망막 가까이에 둔다.
참고로, 육상과 수중을 오가며 활동하는 거북이나 가마우지 등 은 공기 중과 물속에서 수정체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빛이 굴절하기 힘든 물속에서는 동공 조임근이라는 근육으로 수정 체의 일부를 눌러 렌즈를 두껍게 하고 커브의 각도를 높여 빛을 쉽게 굴절시킨다.
- 양서류와 파충류 중에는 머리에 '두정안(頭頂)'이라는 제삼의 눈을 지닌 동물이 있다. 뉴질랜드의 작은 섬에 사는 몸길이 60cm 정도의 투아타라도 그중 하나다.
투아타라는 수명이 100년 이상인 도마뱀으로, 약 2억 년 전의 파 충류와 흡사해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도 불린다. 태어난 지 반년이 지나면 투아타라의 두정안은 비늘로 덮이기 때문에 겉에서는 보이 지 않는다. 이 눈에는 렌즈와 망막 등이 있지만 겨우 빛을 감지할 뿐 이다.
언뜻 생각하면 두정안은 퇴화하여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듯하지만, 손상되면 투아타라가 보금자리로 돌아가지 못한다. 이 점을 감안하면 눈이 방향을 파악하는 태양 컴퍼스 역할을 하는 듯하다. 태양 컴퍼스는 빛의 방향을 감지하여 태양의 위치로부터 방위를 파악하는 능력으로, 꿀벌이 보금자리로 돌아갈 때 (103쪽 참고)나 철새가 이동할 때 사용한다. 이처럼 곤충의 홑눈처럼 사물을 보진 못해도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눈도 있다.
- 미각과 후각 등의 감각기관이 머리에 모여 있는 척추동물과 달리 곤충은 온몸에 미각기관과 후각기관이 분포한다. 예를 들어 파리는 입 근처와 촉각기관에 후각기관이 있고 입과 발끝, 날개 가장자리 와 산란기관에 미각기관이 있다.
그러므로 파리는 음식에 발을 대기만 해도 맛을 알 수 있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파리는 입보다 발이 음식에 먼저 닿기 때문에 발끝으로 미각을 느끼며 먹이를 찾는 편이 효율적이다. 파리가 앞발을 자주 비비는 이유는 미각을 느끼는 기관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
파리의 앞발과 마찬가지로 문어의 빨판에도 미각을 느끼는 기 관이 있다. 종마다 다르지만 다리 하나당 200개나 되는 빨판이 있는 문어는 잡은 사냥감의 맛을 빨판에서 바로 확인한 후 먹어 치운다. 5억여 개의 신경세포 중 약 3억 개가 8개의 다리에 집중된 것을 보면 문어에게 다리가 얼마나 중요한 부위인지 짐작할 수 있다.
- 동물이 인식할 수 있는 점멸 속도를 '임계융합주파수'라고 하며, 단위는 Hz(헤르츠)로 표시한다. 파리의 임계융합주파수는 약 140Hz 고, 파리보다 빠르게 나는 잠자리는 약 170Hz, 잠자리보다 빠른 벌은 약 200~300Hz다. 반대로 움직임이 느린 개미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40Hz 정도다. 이처럼 눈의 종류가 겹눈으로 같더라도 재빠른 곤충이 임계융합주파수가 높은 경향이 있어서 움직임에 민감하다.
- 시각의 성질을 잘 이용하는 동물 중 하나는 사바나에 서식하는 얼룩말이다. 얼룩말의 몸에 줄무늬가 있는 이유에 관해 그동안 많은 동물학자가 의견을 제시해왔다. 최근에는 등에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설이 유력해졌다. 등에는 말이나 얼룩말의 피를 빨아 먹는다. 등에 같은 곤충이 많 은 지역의 얼룩말은 줄무늬 수가 많고, 피를 빨아 먹는 곤충이 적은 지역에서는 줄무늬 수가 적은 경향이 있다.
영국 브리스틀대학교 팀 카로 교수의 연구팀은 얼룩말 줄무늬 가 등에의 공격을 막기 위해 생겼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여 증명 했다. 이들은 말에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있는 코트를 입히면 흰색 이나 검은색의 단색 코트를 입혔을 때보다 등에가 들러붙는 횟수가 적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줄무늬가 등에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등에가 말에 달라붙을 때의 상황을 조사해보니 줄 무늬가 있으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 도 등에의 시력이 나빠서 줄무늬를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회색으로 보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말의 몸에 가까워질 때에야 비로소 등에 의 눈에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나타나기 때문에 거리감이 나빠져 착륙할 수 없는 것 같다.
- 개구리의 눈은 모든 것이 멈춰 있는 배경 안에서 움직이는 것을 먹이로 인식한다. 그래서 움직이는 곤충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여주 면 먹이로 착각해 잡아먹으려고 한다. 개구리의 눈은 인간과 같은 카메라눈이지만, 정지한 물체를 보는 시력이 매우 낮고 동체 시력만 뛰어나다. 즉, 움직이는 것을 잡는 능력이 특화했다.
개구리는 움직이는 작은 물체를 보면 정면으로 몸을 돌리고 두 눈으로 보며 거리를 잰다. 두꺼비는 혀의 길이가 대략 20cm여서 사 정거리가 길지만 먹이를 잡기까지 약 0.03초가 걸린다. 곤충의 겹눈도 움직이는 물체에 매우 민감하지만, 개구리가 혀를 내미는 속도에는 대적할 수 없다.
이런 습성이 있는 개구리를 키운다면 먹이를 주기가 까다롭다. 죽어서 움직이지 않는 먹이는 안 먹으려 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먹이 를 주어야 한다. 하지만 죽어 있더라도 움직이면 먹는다. 개구리는 '움직이는 작은 것'은 잡아먹으려고 하는데, '움직이는 큰 것'을 보면 반사적으로 도망치는 습성이 있다. 분명 새나 뱀 같은 천적이 다가왔 다고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기 때문일 것이다.
- 자외선을 활용하는 생물은 곤충뿐만이 아니다. 들판의 꽃들도 자외선을 쉽게 감지하는 곤충의 눈을 이용한다. 자연계에 있는 꽃의 약 3분의 1은 색깔이 흰색이다. 많은 흰색 꽃이 자외선을 잘 반사하 는 플라본과 플라보놀이라는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 현상에 의지 하여 곤충들은 꽃의 꿀을 찾는다. 곤충들이 꽃가루를 운반해주면 꽃은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다. 꽃과 달리 초록색 잎 부분은 자외선을 반사하기 어려우므로 곤충의 눈에는 흰 꽃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 흰색을 더 하얗게 만드는 형광물질
우리 눈에 보이는 종이는 대부분 흰색이다. 그 이유는 종이에 형광표백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종이의 원료인 펄프는 원래 갈색이지만 표백해서 하얗게 만든다. 하지만 표백해도 노란색을 약간 띠기 때문에 새하얗게 만들기 위해 형광표백제를 사용한다.
서로 뒤섞으면 하얀색이 되는 색을 보색이라고 하는데, 노란색의 보색은 파란색이므로 파란색 형광표백제를 섞어 하얗게 보이도록 한다.
흰색 종이와 마찬가지로 새하얀 셔츠에도 형광표백제가 사용된 다. 하얀 셔츠가 점점 누렇게 되는 이유는 때가 묻기 때문일 수도 있 지만, 여러 번 세탁하면 형광표백제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 세제에 들어 있는 형광표백제는 흰색을 보존해준다.
하야면 하얗수록 사람들이 깨끗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수많은 제품이 흰색을 더욱더 하얗게 만드는 형광물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 겹눈을 구성하는 낱눈의 시각세포는 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에 민감하다. 하늘의 파란색은 햇빛이 공기 중의 분자 등에 닿아 반사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겹눈으로 보면 편광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눈에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의 하늘이 비슷해 보이지만, 꿀벌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의 하늘에서 각각 다른 편광 패턴을 본다. 그리고 공기 중 분자에 빛이 닿는 각도에 따라 빛의 반사되며 진동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 편광 패턴의 차이를 통해 태양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날씨가 흐려도 태양의 위치에 따라 편광 패턴이 다르므로 꿀벌은 방향을 잃지 않는다.
보금자리로 돌아간 꿀벌은 날개를 위아래로 떨고 엉덩이를 좌우로 떠는 일명 '8자 춤을 춘다. 태양의 방향과 꽃의 방향 사이의 각 도를 8자 춤으로 표현하여 꿀이 있는 곳을 알리는 것이다. 꿀벌은 이 놀라운 능력을 통해 꿀이 가득한 꽃이 있는 곳의 정보를 동료들과 효 과적으로 공유한다.
꿀벌뿐 아니라 겹눈을 가진 많은 곤충과 갑각류가 편광을 감지 할 수 있다.
- 금눈돔의 안구는 그림처럼 가장 안쪽에 망막이 있고 바로 바깥쪽에 '휘판'이라는 반사판이 있다. 망막을 빠져나온 빛을 휘판에서 한번 반사한 다음 망막으로 되돌리기 때문에 적은 빛이라도 동공으로 들어오면 놓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심해어의 눈이 빛나는 이유는 휘판에 닿은 빛이 반사되기 때문 이다. 버드비크 독피시(Birdbeak dogfish)처럼 심해에 서식하는 상어의 눈은 휘판 때문에 금색으로 빛난다. 심해어뿐만 아니라 고양이 같은 야행성 동물도 이런 반사판이 있다. 심해어는 휘판 때문에 눈의 민감 도가 높지만 사물을 자세히 보지는 못한다. 또한 눈이 크지만 시력은 좋지 않다.
- 돌고래는 에코로케이션(Echolocation)이라는 초음파 클릭음을 내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먹이를 찾는다. 보통 물고기가 알아들을 수 있 는 소리는 4kHz지만 돌고래의 클릭음은 수십 kHz의 초음파이기 때 문에 은밀하게 먹잇감을 찾을 수 있다. 어군을 탐지하는 선박용 소나 는 돌고래의 에코로케이션을 응용한 기술이다.
또한 대왕고래가 커뮤니케이션에 이용하는 20kHz 이하의 초 저주파수는 수백 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닿는다고 한다. 음파의 주 파수가 낮으면 더 멀리까지 전달되지만 파장보다 작은 대상을 감지 할 수는 없다. 파장보다 작은 대상은 그 음을 반사하기 어렵기 때문 이다.
초저주파수로는 작은 생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대왕고래는 먹잇감을 찾을 때 주파수가 높은 초음파를 사용한다.
- 인간의 눈에는 파랑, 초록, 빨강에 대한 감도가 높은 3종류의 원추세포가 있는데, 송사리의 눈에는 보라 1종류, 파랑 2종류, 초록 3 종류, 빨강 2종류 등 무려 8종류의 원추세포가 있다고 한다. 원추세 포의 종류는 시각세포에 있는 시각 색소의 종류에 따라 나뉜다.
동물 간상세포의 시각 색소는 로돕신, 원추세포의 시각 색소는 포톱신이라고 한다. 송사리의 색각을 변화시키는 것은 포톱신에 있 는 옵신이라는 물질이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겨울철 송사리는 옵 신의 양이 줄어들면서 색각이 변화한다.
옵신을 만들면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봄부터 여름의 번식기에만 생산하는 듯하다. 실제로 송사리는 겨울철에는 먹이를 거의 먹지 않기 때문에 색을 식별하지 못해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 낭비하는 에너지를 아껴 가장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는 번식기에 대비하는 것이다.
- 인간의 눈은 어떻게 3종류의 간상세포를 가지게 되었을까? 답을 얻으려면 공룡이 번성한 중생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시기에 살던 포유류 대부분은 야행성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색을 구별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현재도 포유류 대부분이 파 란빛에 대한 감도가 높은 S 원추세포와 빨간빛에 대한 감도가 높은 L 원추세포 2종류만 가지고 있다.
원추세포가 2종류면 색을 구별할 수는 있지만 여러 종류를 구분하기는 힘들다. S 원추세포와 L 원추세포가 있으면 초록, 노랑, 주황이 비슷해 보이고, 빨강은 어두침침한 색으로 보인다. 일부 원숭이나 인간 등의 영장류는 추가로 M 원추세포가 있어서 초록색에 대한 감 도가 높기 때문에 3종류의 원추세포로 많은 색을 구별한다. 영장류 가 3종류의 색각을 획득한 이유는 빨강, 노랑, 주황 등을 통해 잘 익 은 과일을 찾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3가지 색각이 더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곤충을 찾는 데는 2가지 색각이 유리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초록 잎 위에 노란색 곤충이 있다면 색상이 눈에 띄기 때문에 3가지 색각이 있으면 발견하기가 더 쉽다. 그러나 곤충이 초록 잎과 같은 색으로 위장하면 색보다는 밝기의 차이가 단서가 되기 때문에 대비를 식별하기 쉬운 2가지 색각이 유리하다. 특히 깊은 숲속 등 어둑어둑한 곳에서는 2가지 색각을 갖춘 동물이 더 많은 곤충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렇듯 3색각이 항상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채집 중심 생활 에서는 3색각이 편리하지만, 사냥할 때는 2색각이 유리한 경우도 있 다. 실제로 사냥으로 생활한 민족이 많았던 백인 중에는 2색각인 색 약을 지닌 사람이 많다. 주로 과일 등을 채집하며 살았던 흑인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사자 같은 육식동물이 2색각인 이유는 그 쪽이 초식동물을 발견하는 데 더 유리했기 때문인 듯하다.
- 투명한 피부와 칙칙한 피부
투명하고 깨끗한 피부도 빛의 반사와 관계가 깊다. 피부는 바깥 쪽부터 표피, 진피, 피하조직이라는 3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표피의 바깥쪽에는 각질층이 있다. 빛의 일부는 각질층을 투과하여 표피나 진피까지 도달하는데, 이때 각 층에서 정반사나 확산반사되어 돌아 온 빛이 사람의 눈에 보인다.
즉, 우리가 평소 보는 '피부색'은 각질층, 표피, 진피에서 반사된 빛이 합쳐진 것이다.
피부 속까지 파고든 빛이 많이 확산반사되어 돌아올수록 더 환해지고 깊이가 느껴지기 때문에 투명해 보인다. 파운데이션 화장품에 빛을 반사시키는 성분이 많은 이유는 확산반사를 통해 피부의 투명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인종에 따라 다른 피부색은 피부의 투명함과도 관계 있다. 백인 은 황인종에 비해 멜라닌 색소가 적어 내부에서 확산한 빛이 많이 돌 아오므로 더 투명해 보인다. 또한 젊은 사람의 약간 붉은 기가 도는 피부는 투명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피부가 흴수록 붉은색이 도드라져 보이는 경향이 있고, 붉은 기가 돌면 피부가 더 환해 보이기 때문이다.
피부가 거칠면 칙칙해 보이는 이유는 피부 표면에서 빛을 확산하여 빛이 속까지 닿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투명한 피부를 만들려면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여 건조해지거나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고, 표피나 진피까지 빛을 흡수시켜 반사되는 빛을 늘려야 한다. 아름다운 피부를 가꾸기 위해서는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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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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