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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정복자

과학 2014. 10. 12. 20:59

 


지구의 정복자

저자
에드워드 윌슨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13-11-14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이기적 유전자의 시대는 끝났다! 통섭의 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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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성 곤충의 조상과 인류의 조상은 생리기능과 생활사가 달랐기 때문에, 고도 사회의 형성으로 나아간 진화경로도 근본적으로 다름. 곤충의 여왕은 로봇처럼 움직이는 자식들을 본능이 이끄는 대로 낳을 수 있었음. 반면에 선행인류는 개체 사이의 동맹과 협력에 의존해야 했음. 곤충의 경우에는 세대마다 이루어지는 여왕계통에서의 개체 선택을 통해 진사회성이 진화. 반면에 선행인류에게서는 개체수준의 선택과 집단수준의 선택이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진사회성이 진화했음.
-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은 전쟁에 대해 점점 더 신중해지고 전쟁의 결과를 두려워하면서 그것의 도덕적 등가물인 단체운동 경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 집단의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욕망과 자기집단이 우월하기를 원하는 욕구는 단체운동경기라는 의례화한 싸움터에서 자기편 전사들이 승리할 때 충족됨. 남북전쟁 때 잘 차려입고 와서 흥겹게 1차 불런전투를 구경하던 수도 워싱턴 시민들처럼 스포츠 팬들도 흥미진진한 태도로 경기가 선사할 경험을 예견함. 팬들은 자기팀의 복장과 상징, 장비, 우승컵과 펼쳐진 깃발, 치어리더라는 딱 맞는 명칭이 붙은 춤추는 반라의 처녀들을 보고 흥분함. 자기팀에 경의를 표하는 기이한 복장과 얼굴 화장을 한 팬들도 있음. 그들은 승리한 뒤에 벌어지는 의기양양한 축제에 참석함. 많은 사람들, 특히 전사나 처녀같은 연령대에 속한 이들은 자제력을 모두 버리고 전투의 분위기와 전투가 끝난 뒤에 흥에 겨워 벌이는 요란한 행동에 참여함
- 호모에렉투스의 성공한 후손인 호모사피엔스는 냉정하게 볼 때 사실 플로레스 섬의 작은 인류보다 더욱 기이함. 불거진 이마, 지나치게 큰 뇌, 끝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는 긴 손가락 말고도, 우리 종은 생물 분류학자들이 식별형질이라고 말하는 다른 놀라운 생물학적 특징들도 지님. 이 말은 우리의 형질들 중 일부는 조합되었을 때 모든 동물 가운데 독특하다는 의미.
* 임의로 창안한 단어와 기호의 무한한 순열을 토대로 한 생산적 언어
* 다양하게 배열된 소리로 이루어진 음악, 언어와 마찬가지로 소리의 무한한 순열을 토대로 하며, 개인이 만들고자 하는 분위기에 맞춰 여러 방식으로 연주할 수 있음.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박자를 지닌다는 점
* 어른들의 지도를 받으며 오랜기간 학습할 수 있는 긴 유년기
* 여성 생식기의 해부학적 은폐와 배란은폐, 둘이 결합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적활동이 가능. 후자는 장기간 무력한 상태로 지내야 하는 유년기 초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남녀의 유대관계와 부모의 공동육아를 촉진
* 발달초기에 유달리 빨리 상당수준까지 커지는 뇌, 태어났을 때부터 성숙할 때까지 3.3배 증가
* 잡식성임을 시사하는 상대적으로 호리호리한 체형, 작은 치아, 약한 턱근육
* 요리를 통해 부드러워진 음식을 먹도록 분화한 소화계
- 고고학자들은 지금부터 1만~7000년 전에 인류의 마음속에 등장해 전세계 인류집단으로 전파된 문화적 혁신과 관련된 핵심개념을 다음과 같이 진술
* 돌을 단순히 쪼개고 떼어내어 도구를 만들던 중석기 시대와 달리 훨씬 더 정교한 과정을 거쳐 도구를 만듦으로써 석기 제작기술을 완성. 신석기 시대에 발명된 도끼와 까뀌는 여러 단계를 거쳐 제작됨. 먼저 입자가 고운 돌을 알맞은 모양으로 조각 내 날을 만든 뒤, 세밀하게 깎고 다듬음. 마지막으로 표면의 거친 부분을 정밀한 끌이나 연마질로 제거. 그리하여 표면이 매끄럽고 모서리가 날카로우면서 납작하거나 둥글게 원하는 형태를 지닌 날을 완성
* 신석기 시대의 도구 제작자들은 안쪽 표면과 바깥쪽 표면이 있는 속이 빈 구조물이라는 개념을 창안. 그 개념에 따라 그들은 나무, 가죽, 돌, 점토로 다양한 모양의 쓸모 있는 용기들을 고안
* 또 도구제작자들은 전래된 제작단계를 역행하여, 작은 물건들을 조립해 더 큰 물건을 만드는 방법도 터득. 이 방법을 통해 직물이 발명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정교해지고 널찍해지는 거주공간이 세워짐
* 궁극적으로 인류뿐만 아니라 나머지 생물들에게도 중요해질 한가지 핵심적 변화는 갓 출현한 경작자와 마을 주민의 마음에 형성된 새로운 환경 개념이었음. 자연 서식지는 이제 더 이상 사냥하고 채집하며, 이따금 불을 놓아 태우는 야생공간이 아니게 되었음. 대신에 그 서식지는 경작하고 개간해야 할 땅이 되었음. 야생지역을 대체되어야 할 무언가로 보는 이 특별한 개념은 오늘날까지 세계인구 대다수의 마음에 고착되어 있음.
- 이기적 유전자라는 관점은 지극히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음. 사실 대다수 진화 생물학자는 그것을 거의 교의로 받아들여왔음. 적어도 2010년까지는 그러했음. 그해 저자는 마틴 노곽, 코리나 타르니타와 함께 혈연선택이론이라고도 하는 포괄 적합도 이론이 수학적으로도 생물학적으로도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었음. 그 이론의 근본적 결함 중 하나는 어미인 여왕과 새끼 사이의 분업을 협동으로 간주하고, 어미의 집에서 떠나는 것을 배신으로 다룬다는 것. 하지만 집단과 분업에 충실한가, 아닌가는 진화게임이 아님. 일꾼은 게임 참가자가 아님. 진사회성이 확고히 자리를 잡고 나면 일꾼들은 여왕 표현형의 확장사례, 다시 말해 여왕 자신의 유전자와 여왕과 교미를 한 수컷의 유전자의 또 다른 표현형임. 사실상 일군은 여왕이 홀로 살아간다고 할 때 가능한 것보다 더 많은 새끼 여왕과 수컷을 낳을 수 있도록 돕는 자신의 모습을 본떠 만든 로봇임. 이 새로운 관점이 논리적인 동시에 증거와도 맞는다고 봄. 이 관점이 옳다면 진사회성 곤충의 기원과 진화는 개체수준의 자연선택이 추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음. 자연선택은 한 세대의 여왕에서 다음 세대의 여왕으로 진행되며, 각 군체의 일꾼들은 어미인 여왕의 확장된 표현형으로서 만들어진다고 보는 것이 가장 나음. 여왕과 그 자식들은 합쳐서 초유기체라고 부르고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유기체라고 부를수도 있음. 우리가 집을 건드리면 공격하는 말벌군체나 개미 군체의 일꾼은 어미인 여왕의 유전체가 만들어낸 산물임. 치아와 손가락이 자기표현형의 일부인 것처럼, 방어하는 일꾼도 여왕이 지닌 표현형의 일부임
- 포괄적합도 이론의 핵심적 추론줄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음. 혈연선택은 일어난다고 여겨지며, 사실상 많은 생물학체계에서 불가피하다고 추정됨. 혈연선택이 일어날 때, 해밀턴 부등식은 가장 단순한 사례에서 적어도 이타성의 유전자가 집단 전체에서 증가할지 아닐지를 예측. 해밀턴 부등식을 한 집단의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하면 그 집단의 포괄적합도를 계산할 수 있고, 그 포괄적합도를 알면 그 집단의 어떤 개체군이 이타성을 토대로 한 사회조직을 향해 진화하고 있는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음. 하지만 이 가정들 중 어느것도 입증된 적이 없음. 유전적 근친도를 측정하고 포괄적합도 논리를 사용해 온 경험론자들은 자신들의 추론이 확고한 이론적 토대 위에 놓여있다고 생각해 왔음. 하지만 그렇지 않음. 포괄적합도는 적용시킬 수 없을만큼 수많은 제약조건이 붙은 특수한 수학적 접근법임. 그것은 널리 믿어지는 것과 같은 일반진화론이 아니며, 진화의 역동적 과정도, 유전자 빈도의 분포도 설명하지 못함. 포괄적합도 이론이 작동할수도 있는 극단적 사례에서는 자연에 흔히 존재하지 않는 생물학적 조건이 필ㅇ. 이 계는 약한 선택이라는 수학적 한계까지 나아가야 함. 약한 선택에서는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가진 적합도가 거의 같으며, 대안이 되는 다른 모든 반응들도 거의 동등한 비율로 존재해야 함. 게다가 군체 구성원 사이의 모든 상호작용은 가산적이어야 하고 일대일 짝을 이루어야 함. 사실 우리는 상호작용이 일대일 짝 사이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를 아주 많이 알고 있으며, 이 사회들은 모두 이 조건에 위배됨. 또 다른 종류의 상호작용들은 군체의 조건이 끊임없이 변함에 따라 어느정도는 상승효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음. 마지막으로 포괄적합도 이론은 상호작용의 세기가 접촉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없어서 전체가 주기적으로 갱신되어야함 하는 정적인 구조에만 쓸 수 있음.
- 진사회성 진화에 대한 완전한 이론은 실험으로 입증해야 할 일련의 단계들로 이루어질 것이며, 다음과 같은 단계들이 포함될 것임.
(1) 집단의 형성
(2) 집단을 치밀하게 만드는, 최소한이자 필수적인 선적응 형질조합의 출현. 적어도 동물에게서는 가치있고 방어가능한 보금자리가 그 조합에 포함되어야 함. 이 보금자리 의존성은 가족이 원시적인 진사회성 집단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미리 결정. 곤충과 다른 무척추 동물에게서는 부모와 새끼가, 척추동물에게서는 확대가족이 여기에 해당
(3) 집단의 지속성을 빚어내는 돌연변이의 출현, 집단의 지속은 분산행동을 제거함으로써 이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음. 안전한 보금자리는 이 단계에서도 집단의 출현율을 유지하는 핵심요소로 남아 있음. 원시적인 진사회성은 스프링으로서 장착된 선적응 때문에 즉시 출현할수도 있음. 더 이전 단계에서 진화한 이 선적응들은 뜻하지 않게 집단으로 하여금 진사회적으로 행동하게 만듬
(4) 곤충에게서는 로봇 같은 일꾼의 출현이나 집단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에서 나온 창발적 형질들이, 환경의 힘이 가하는 집단 수준의 선택을 통해 다음어짐
(5) 집단수준의 선택은 곤충군체의 생활사와 사회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며 때로는 기이하게 극단으로 치달아 정교한 초유기체를 만듬
- 최근 수천년 동안 일어나고 있는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교과서적 사례는 성인의 젖당 내성 발달임. 이전의 모든 인류세대들에서 젖당을 소화할 수 있는 당으로 전환시키는 효소인 락타아제는 유아에게서만 생산되었음. 아이가 젖을 떼면, 몸은 자동적으로 락타아제 생산을 중단. 그러다가 9000~3000년 전에 북유럽과 동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목축이 발달했을 때, 우유를 계속 마실 수 있도록 어른이 되어도 락타아제를 계속 생산하게 만드는 돌연변이가 문화적으로 퍼졌음. 우유와 유제품을 이용함으로써 그들은 생존과 번식 면에서 엄청난 이득을 얻음. 젖소, 염소, 낙타무리는 1년내내 가장 생산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인류의 식량공급원에 속함. 유전학자들은 락타아제 생산을 계속 유지하는 돌연변이가 독립적으로 네번 일어났다는 것을 발견. 유럽에서 한번, 아프리카에서 세번이었음. 젖당내성 발달은 생태학자와 인류진화 연구자들이 생태적 지위 구성이라고 부르는 것의 한가지 예임. 락타아제 생산의 유전자-문화 공진화 사례에서는 새로운 주요 식량원천으로서 소의 가축화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생태적 지위가 만들어졌음. 그 돌연변이 유전자들은 아주 낮은 빈도로 있다가 기존의 더 오래된 변이들을 빠르게 대체. 게다가 그 유전자들은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였음. 단백질은 특정한 조직에 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수단이 되며, 여기서 조직은 소화관임
- 네안데르탈인은 호모사피엔스에 필적하는 다른 인류종이기에 모든 면에서 흥미로우며, 우리 종과 비교할 수 있는 진화적 실험사례임. 하지만 아마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누구였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왜 더 발전하지 못했는가일 것임. 그들이 존속했던 20만년 동안 그들의 기술이나 문화는 거의 발전하지 않았음. 도구제작과정에서 이런저런 사소한 개선도 전혀 없었고, 예술도 없었고, 신체장신구도 전혀 없었음. 적어도 우리가 지금까지 찾아낸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전혀 없었음. 그 사이 호모사피엔스는 발전을 거듭했고,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질 무렵에 사피엔스는 경이로운 인지적 성취를 이룸. 최초의 집단이 다뉴브 강을 따라 북쪽을 나아가서 유럽의 심장부로 들어간 것은 약 4만년 전. 그로부터 1만년 뒤, 후기 구석기 시대를 특징짓는 혁신들이 시작됨. 우아한 동굴예술, 인간의 몸에 사자의 머리를 단 상을 비롯한 조각상, 뼈피리, 원하는 곳에 불을 피워 사냥감을 몰아 잡는 행위, 독특한 복장을 한 샤먼이 그것임. 호모사피엔스를 이 수준으로 밀어붙인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늘어난 장기기억, 특히 꺼내어 작업 기억에 집어넣을 수 있는 장기기억과 단기간에 시나리오를 짜고 전략을 세우는 능력이 아프리카를 탈출하기 직전과 이후에 유럽을 비롯한 각지에서 호모사피엔스가 정복전쟁을 수행하는 데 핵심역할을 했다는 데에 동의함. 복잡한 문화의 문턱까지 밀고간 추진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집단선택이었을 것임. 서로의 의도를 읽고 협력하는 한편, 경쟁하는 집단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구성원들을 지닌 집단은 그것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집단보다 엄청난 이득을 지니고 있었을 것임. 집단 구성원 사이의 경쟁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그 경쟁은 한 개인을 남보다 유리하게 만드는 형질의 자연선택으로 이어졌음. 하지만 새 환경으로 진출하고 강력한 적수와 경쟁하는 종에게 더 중요한 것은 집단 내의 단결과 협동이었음. 다시 말해 도덕, 지도자에 대한 복종, 종교적 열정, 전투능력이 상상력 및 기억과 결합됨으로써 승자를 낳음
- 유전적인 사회성 진화에는 냉엄한 법칙이 하나 있음. 이기적 개인이 이타적 개인을 이기는 반면, 이타주의자들의 집단은 이기주의자들의 집단을 이긴다는 것. 이 승리는 결코 완결될 수 없음. 즉 선택압 사이의 균형은 어느 한쪽 극단으로 옮겨가지 않기 때문. 개체선택만이 지배한다면 사회는 해체될 것임. 집단선택만이 지배한다면 인류집단은 개미군체와 비슷해질 것임.
- 끈질긴 모순감정가 모호성은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는 낯선 영장류가 물려준 열매. 인간이 된다는 것은 남들을, 특히 자신이 번 것보다 더 많이 받는 듯이 보이는 이들을 끌어내리는 것이기도 함. 엘리트 계층 내에서도 남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질시하는 경쟁자들이 층층이 차지하고 있는 지위들 사이를 헤치고 나아가기 위한 미묘한 게임이 펼쳐짐.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 더욱 겸손해지는 것이 필수전략임. 이일은 까다롭기 그지없음. 17세기 수필가 프랑수아 드 라로슈푸코는 이렇게 간파하였음. "겸손은 행운에 취한 이들에게 따라붙게 마련인 시샘과 경멸을 초래할까 하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마음이 강하다고 과시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다. 최고의 지위에 오른 이들의 겸손함은 자신의 지위를 더 크게 보이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 후기 구석기 시대의 어느 시점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죽어야 할 운명임을 성찰하기 시작. 의식을 올린 흔적이 있는 매장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9만 5000년 전의 것. 당시 또는 그 전에 사람들은 이런 의문을 품었을 것이 분명함. 이 죽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답이 분명했을 것임. 이승을 떠난 이들은 여전히 살아있고, 자신들을 종종 찾아왔다. 꿈속에서 말이다. 꿈에 보이는 정령세계에서, 약물이 일으키는 더 생생한 환각 속에서, 죽은 친족들은 동맹자, 적, 신, 악마, 천사, 괴물과 함께 살고 있었다. 나중의 사회들이 알아차렸듯이, 단식, 탈진, 고행도 비슷한 환영을 유도할 수 있음.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모든 사람의 의식은 잠을 자는 동안 자신의 몸을 떠나 뇌의 급격한 신경활동이 만드는 정령세계로 들어가고는 함. 어느 시점에 샤면이 출현하여 환각의 해석을 담당하게 됨. 그들은 특히 자신의 환각이 중요하다고 여김. 그들은 그 환영이 부족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주장. 초자연적인 존재들은 살아있는 사람들과 똑같은 감정을 지닌다고 여겨졌으며, 그 때문에 의식을 통해 존중하고 달래야 했음. 성년식, 혼례식, 장례식 등 통과의례때는 그들을 불러내 작은 공동체에 축복을 내려달라고 해야 했음. 신석기 혁명이 일어나면서, 특히 교역과 전쟁을 위해 동맹을 맺고 자기 종교의 패권을 위해 부족끼리 싸우면서 국가가 출현하던 시기에는 종종 신들도 공유되었음.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사회안정을 유지하기위해 신들이 맡는 책임도 늘어났고, 그들의 대리인인 성직자들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누르는 정치적 통제를 통해 사회안정을 이룩. 이 사회안정이라는 목표를 위해 정치, 군사, 종교의 지도자들이 협력하면서, 교리는 전통으로 확고히 자리잡음. 정치혁명이 성공하면 종교지도자들은 대개 새로운 상황에 순응할 방법을 찾아냄. 대개 찬탈자의 편을 들고 기존 교리를 완화시키는 식이었음.
- 초기인류는 자기 세력권과 교역망 너머의 세계는 전혀 알지 못했음. 그들은 해, 달, 별이 붙박여서 움직이는 천구의 안쪽 표면 너머의 우주는 전혀 알지 못했음. 자기 존재의 수수께끼를 설명하기 위해, 그들은 다른 면에서는 자신과 비슷하지만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 석기와 거주지 뿐만 아니라 우주전체를 만든 신성한 존재를 믿었음. 군장사회와 이어서 국가가 진화했을 때, 사람들은 자신들이 따르는 지상의 통치자 외에 초자연적인 통치자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 초기인류는 자신들에게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을 한데 엮은 이야기를 필요로 했음. 의식적인 마음은 자신의 존재 의의를 말해주는 이야기나 설명없이는 작동할 수 없기 때문. 우리 선조들이 존재 자체를 그럭저럭 설명할 수 있었던 최선의 방식이자 유일한 방식은 창조신화였음. 그리고 모든 창조신화는 예외없이 그것을 창작한 부족이 다른 모든 부족보다 우월하다고 말함. 그렇게 여겼기에 모든 종교신자는 자신을 선택된 사람이라 보았음. 조직종교와 그 종교들의 신은 대부분 현실세계에 대한 무지 속에서 창시되었지만 불행히도 역사시대 초기에 확고히 자리를 잡아버렸음. 초창기에 세계 어디에서든 종교와 신은 아직 부족주의의 한가지 표현형태였으며, 그것을 통해 구성원들은 초자연적인 세계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 종교의 교리는 신자가 망설이지 않고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규칙들을 담고 있었음. 신성한 신화에 의문을 품는 것은 그것을 믿는 이들의 정체성과 이들을 포함한 회의주의자들에게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이 지극히 정당한 이유임. 일부 국가에서 그런 사람들은 투옥되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함. 하지만 우리를 무지의 수렁에 빠뜨린 바로 그 생물학적, 역사적 상황은 한편 인류에게 잘 봉사해 왔음. 조직종교는 출생부터 성숙에 이르기까지, 혼인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통과의례들을 주재. 한 부족이 제공해야 할 최상의 것을 제공함. 진심어린 정서적 지원, 한대, 용서를 제공하는 헌신적 공동체를 말이다. 유일신이든 여러신들이든 신에 대한 믿음은 지도자 임명, 법 준수, 선전포고 등 공동체의 행동을 신성화함. 불멸성과 신의 궁극적인 심판에 대한 믿음은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위안을 제공하고, 어려운 시기에 결단력과 용기를 심어줌. 수천년 동안 조직종교는 최고의 창작예술작품 중 상당수의 원천이 되어왔음. 그렇다면 신과 조직종교의 신화에 공공연히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왜 현명하다는 것일까? 그것들이 어리석음과 불화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개별종교는 나름대로 진실일 가능성을 갖고 서로 경쟁하는 수많은 시나리오 중 단지 한 판본에 불과하기 대문. 그것들은 무지를 부추기고, 현실세계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하게 사람들의 주의를 딴데로 돌리고, 종종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여 끔찍한 행동을 일으키고는 하기 때문. 생물학적 기원에 충실하게, 조직종교는 구성원 내의 이타주의를 열정적으로 부추기고, 외부인에게까지 체계적으로 확대. 대개 개종이라는 부가적 목적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종교적 편협성은 그 정의상 특정한 신앙에 몰두하는 것임. 어떤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도 신도들에게 로마 카톨릭이나 이슬람이 더 우월할수도 있는 대안일지 모른다고 조언하지 않음. 그는 암암리에 그것들이 더 열등하다고 선언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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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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