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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과학

심리 2025. 11. 12. 15:26

- 감정 조절에 유독 고생했던 아이들은 나중에 학교를 중퇴하거나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더 높았다. 반대로 감정 조절에 능숙했던 아이들은 훗날 경력을 잘 가꾸어 나가고, 더 많이 저축하고, 은퇴에 성실하게 대비하고, 신체적으로도 더 건강했다. 심지어 뇌영상 촬영과 생리학적 검사 결과에서는 이들의 뇌와 장기가 더 천천히 노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기 초기의 감정 조절 능력은 개인의 발달에 매우 강력한 요소로 작용했으며, 앞날을 예측할 때 아이의 가족이 처한 사회경제적 환경이나 아이의 지능 수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더니딘 연구팀의 성과들은 감정 조절 능력이 우리 삶의 행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 데이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진실이 숨어있다. 살면서 언제부터 감정관리 능력을 키우기 시작했든, 누구나 이 방면에서 더 나아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의 명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감각과 감정적 기억이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소설의 서두에서 화자는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물고 차를 한 모금마시는 순간 의도치 않게 어떤 기억에 완전히 협싸인다. 프루스트효과 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감각을 통해 활성화된 감정적 기억이 뇌에 얼마나 깊이 각인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소설의 화자는 레오니 고모와 함께했던 아침을 몇 년간 한 번도 떠올리지 못하다가, 버터 향이 가득한 마들렌을 베어 문 순간 지난날의 벅찬 즐거움이 밀려오는 경험을 한다. 어린 시절에 느낀 사랑과 경이로움, 온몸으로 느낀 기쁨, 형용할 수 없는 순수함 등 지난날의 긍정적 감정이 마들렌의 맛과 향에 완전히 융합되어 그 감각경험이 되살아나는 것만으로도 단번에그감정들을 떠올릴수 있었다.
이소설에서 프루스트는 종종 긍정적 감정의 원천이 되는'감각의 자전적 기억 경로sensory autobiographical memory pathway'를 활용했다.
나만해도 옛사진을 보거나, 건즈앤로지즈의 음악을 듣거나, 할머니의 수프를 먹으면 향수의 소용돌이로 곧장 빨려들어간다. 실제로 프루스트적 행복의 순간이 스트레스와 관련된 생리적지표는 개선하고 긍정적 감정은 강화한다고 밝혀졌는데,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 정반대의 상황도 있다. 불쾌한 기억 역시 감각과 연관됐으며, 순식간에 우리를 고통스러운 경험 속으로 다시 몰아넣는다. 예를들어, 자동차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기름 냄새나 플라스틱이 타는 냄새만 맡아도 공포와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 냄새나 맛이 부정적 반응을 유발하는 현상을 가르시아 효과라고 하는데, 과학자 존 가르시아가 쥐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구토를 유발하는 방사선에 노출시키자 쥐들이 그 음식을 피하게 됐다는 실험 결과에서 비롯한 개념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감각을 통해 학습된 회피는 단 한 번의 경험으로도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위험을 알리는 신호는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단 한번의 아찔한 경험도 즉시 기억되고 미래에 일어날 비슷한 일에 대
비할 수 있도록 한다.

- 감각을 활용하여 감정 전환을 피하는 방법은 아득한 옛날에 만들어진 신경 경로에 편승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면 감정 전환이 상당히 쉬워져 무의식적으로도 가능해진다. 감각은 인지적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기도 전에 감정을 움직이게 만든다.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은 밀리초 단위의 순간에도 감정적 영향을 미치며, 턱이나 관자놀이를 문지르는 등 자신의 몸을 쓰다듬을 때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촉각을 느끼면 신경이 거의 즉각적으로 반웅해서
옥시토신이나 도파민처럼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화학물질이 뇌를 가득 채운다." 미각은 처리까지 약 200밀리초가 걸린다. 반면에 공포와 연관된 트리거는 뇌 네트워크에 워낙 순식간에 접속하므로 그 감각을 인식조차 못 할 때도 많다. 한밤중에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전하는데 난데없이 사슴이 도로에 뛰어들었다고 해보자. 당신은 아마'사슴'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채 떠오르기도 전에 운전대를 확 꺾을 것이다. 용케 충돌을 피합지, 도로를 이탈하게 될지는 운에 달렸겠지만 말이다. 뇌영상을 분석한 몇몇 연구에서는 피실험자들이 무서운 이미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감정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 상처에는 시간이 약이다
주의를 분산시킬 때 주로 이용하는 것이 우리 안에 내장된 감정 조절 장치, 바로 심리적 면역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면역 시스템이 신체가 받는 물리적 위협에 대응한다면, 심리적 면역 시스템은 심리적 위협에 대응한다. 심리적 면역 시스템을 이루는 다양한 구성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인간의 감정은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을 따라 흘러간다. 고통을 유발하는 심란한 사건으로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날카롭던 감정의 날도 차슴 무더진다. 물론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경험들은 우리를 좀처럼 떠나지 않지만, 대부분의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절정에서 결정이 점점 가라앉아 우리가 그 경험과 거리를 둘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핵심은 충분히 오랫동안 자신의 주의를 분산시켜서 시간이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 연구자로서 경력을 시작했던 초기에 나는 거리 두기 방법이 몇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벽에 붙은 파리가 되어 자신의 문제를 관찰해 보라. 명상하라. 여력이 된다면 여행을 떠나라.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들 말고도 다양한 거리 두기 방법이 있었다. 예를 들어, 만일 당신이 여러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다중언어 화자라면 말 그대로 혀끝에 이점이 하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의 모국어와 감정 사이에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모국어는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고 세상에 대해 사고할 때 사용하는 언어이다. 처음으로 겪는 인생의 크나큰 승리와 쓰디쓴 패배도 모두 모국어로 경험한다. 그 결과, 감정은 나중에 습득한 제2 언어보다 모국어를 쏠 때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욕설은 더 큰 타격감이 있고, 금기는 더 께름칙하며, 부끄러
운 사건들은 더 민망하게 느낀다. 우리는 감정을 모국어로 배우기 때문에 어떤 감정 경험과 그를 언급할 때사용하는 모국어 단어는 매우 강력한 연관성을 가진다.
이와는 반대로, 제2언어로 이야기할 때는 단어의 감정적 무게로부터 영향을 덜 받으므로 침착함을 유지하기가 더 쉬워진다. 실제로 사람들이 외국어로 사고하면 더 객관적으로 추론하고, 의사결정에서 편향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현상을 '외국어 효과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만일 당신이 다중언어 화자라면, 당신의 뇌에는 제2 언어라는 스위치를 누르기만 하면 바로 접속할 수 있는 감정 조절 입이 설치돼 있는 셈이다.
설령 당신이 다중언어 화자가 아니라고 해도 여기서 우리는 언어와 감정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언어의 작은 전환으로 우리가 자신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감정 조절 방식까지 변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준다. 

- '거리를 둔 자기 대화'는 다른 면에서도 유용하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리를 둔 자기 대화'는 사회 갈등에 대해서도 더욱 지혜로운 추론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연구팀은 1개월간 연구를 진행하면서 피실험자들에게 일기를 쓰게 하되, 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은 자신의 문제를 1인칭 언어로 적게 하고 다른 집단은 '거리를 둔 언어'로 적게 했다. 나중에 일기들을 모아서 살펴보니, '거리를 둔 언어'를 사용한 집단에서 현명한 추론의 증거가 더 많이 목격됐다. 이들은 더 개방적인 태도로 타인의 관점을 잘 수용했고, 지적 겸손함의 신호도 더 많이 보였다.

- 감정을 발산하고 타인에게 인정을 받으면 인간관계를 탄탄히 다지는 데는 좋을 수 있다. 시간을 들여서 기꺼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고, 누군가에게 시원하게 속을 터놓는 일이 당장은 기분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를 밝힌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했을 때 유년의 애착 본능이 활성화되면서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찾아가게 된다고 한다. 곁에서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사회적: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강해진다는 생각은 우리 안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심리이다. 이것은 인류가 태곳적부터 지녔던 본능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사람들을 모두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은 기분좋다. 2012년, 하버드 대학교의 사회신경과학자 다이애나 타미르와 제이슨 미첼이 기념비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연구 결과로 입증했다.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면 뇌의 보상 회로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됐다.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섹스처럼 쾌락적 경험과 연관된 '기분좋은' 도파민 경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도 똑같이 활성화됐다. 심지어는 돈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에게는 자신에 대해 털어놓는 일이 돈을 받
는 것보다 더 큰 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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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감

사회 2025. 11. 12. 15:25

-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 걸쳐 뉴욕 상류층이 자리 잡으면서. 그들의 욕구와 관심사에 부응하는 신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신문사들 사이에는 엘리트 계층을 겨냥한 경쟁의 장이 펼쳐졌다. 사람들은 신
흥 계층의 상징처럼 된 신문을 읽는 모습을 뽐내고 싶어 했으며, 신문 지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성공의 척도'로 여겼다. 광고주들은 고소득 독자들을 겨냥한 마케팅에서 수익성을 발견했고, 모두가 이 흐름에 합류했다. 언론은 더 이상 노동자 계층을 겨냥하지 않았으며, 비즈니스 모델도 그에 맞게 변화해 갔다.
현대 미디어는 여전히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심리학 및 마케팅 지식과 사용자 테스트 결과가 축적되면서, 언론은 가장 열성적인 독자들이 분노와 강렬한 감정에 취약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는 그 독자층을 겨냥하면
가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로써 미디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선정성에 기대어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길로 나아갔으며, 복잡한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신중한 논의는 점점 사라졌다.

- 인터넷은 단순히 우리의 사고방식만을 바꾼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서로를 대하는 인식을 바꾸었다. 일부의 목소리만 증폭되는 공간에서 우리는 전체 여론을 왜곡된 렌즈로
들여다보게 되고, 그결과 다양한 시선을 듣지 못한 채 스스로 침묵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타인의 반응을 두려워한 나머지 우리 스스로도 입을 다물게 되고, 결국 사람들이 정말로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에 대한 감각은 점점 무뎌진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 주변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으며, 그 흐름을 거스르는 발언 하나가 사회적 비난을 불러올까 봐 두려워한다.

-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은 강력하고 명확한 규범과 규칙을 지닌 집단에 쉽게 끌리게 만들며, 이러한 집단은 개인에게 강한 정체성과 확신을 제공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체성과 자아 확신을 획득하는 것이다. 오늘날 이러한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우리가 아는 누군가가 X,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서 시작된 사상이나 그룹에 빠져들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페이스 요가와 같은 뷰티 트렌드를 중심으로 한 비교적 무해한 팬덤 현상에서부터, 종교적 광신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컬트이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 사회심리학: 기본 원칙 핸드북)에서 크루글란스키와 그의 연구진은 인간 내면의 균형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우리가 절제된 상태에 있을 때, 기본적인 욕구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조화롭게 작동한다. 아무리 간절한 욕구라도 그것이 다른 소중한 욕구를 짓누를수 있다는 직감을 느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한발 물러서게 된다. 예컨대, 개인적 성취욕구를만족시켜 줄 수 있는 권위 있는 직위를 제안받더라도 그것이 중요한 인간관계의 손상으로 이어진다면, 보통은 그 제안을 거절하게 된다. 존중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도전을 불러오고, 안전과 편안함을 향한 욕구가 그 열기를 식히고 조절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특정한 욕구가 과도하게 증폭되어 다른 모든 욕구를 압도한다면,그 순간 사람은 균형을 잃고 극단주의로 향하게 된다.

- 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손동영 교수는 한 연구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태도와 다른 관점을 담은 미디어를 접하게 되면, 주변에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고 느껴 결국사회 전반에서 그들의 존재 비율을 낮게 추산하게 된다." 이는 '다원적 무지라고 불리는 심리 현상으로, 실제로는 다수가 동의하는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그것이 소수 의견이라고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과 생각이 다른 미디어에 자꾸 노출되다 보면, 사회 전체에서 자기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고 착각하게 되고, 그래서 실제로는 다수에 속하더라도 목소리를 내는 걸 망설이게 된다

- 현실로 내려온다는 개념은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적인 경험이다. 나무를 바라보고, 동물에 대해 경이로움을느끼며,자신의 동물적 본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정신적 각성의 순간이다. 소셜 미디어의 집단사고, 정치적으
로 편향된 환경,가족의 신념 체계, 해로운 친구나 동료들과의 관계 등 어떤 식으로든 집단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가 벗어날 때에도 우리는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나역시 매일 걷고, 동물들과 시간을 보내고,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이 현실성과 신체감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발견했다.

- 2020년 영국 율버햄튼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크리스 풀우드가 이끄는 미국, 호주 공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자기 개념이 뚜렷하고 자기 관찰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일관된 자아상을 제기한다. 반면 젊은 성인과 사회불안이 높은 이들은 온라인에서 이상화된 자아상을 주로 드러낸다. 또한 사회불안이 높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소통을더 선호한다." 그들은 인상 관리 연구를 인용해 행위자는 자신이 놓인 소풍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가면을 쓴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지 확신이 없을 때 이상화된 자아상을 기본 자기 표현으로 삼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자기 정체성이 불분명한 젊은 세대가이 행동을 더 자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현실과 온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로 인한 자기검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제안한다. 서로 다른 대상에게 맞춤형 게시가 가능하도록 프라이버시 설정을 조정하고(인상 관리 및 맥락 붕괴 방지),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는 태그된 사진이 보이지 않도록 태그 설정을 선택한다. 그리고 '올리기 전에 두 번 생각'하는 원칙을 실천하여 원하는 대상에게 맞춤별로 더 적절한 인상을 전달하고, 삶 속의 특정 사람들과 보다 진정성 있는 연결을 구축한다. 이는 커뮤니티 내의 다양한 사람들과 보다 의식적이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자신을 숨기는 게 아니라 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부모님과 공유할 콘텐츠는 연인, 친구, 동료와 공유할 콘텐츠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일상적인 갈등과 생존 심리 모두 현실을 직면하고, 과감하게 움직이며, 희망을 지키는 데 헌신할 것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쟁 포로였던 사람들에게는 극한 상황에서 포기병이라 불리는 상태가 위협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작가 카일 하윙턴은 포기병을 사회적.행동적 위축, 눈에 띄는 무관심, 의지력과 감정반응 및 결단력의 상실, 외부 자극에 대한 무반응, 심인성 사망 등으로 설명한다. 하윙턴은 포기병에 대한 해독제는 '희망'이라고 말한다. 생존 위기를 겪을 때, 희망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예상치 못한 환경에 적응할 준비를 항상 갖추고, 희망을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말은 실존적으로 생존하고 제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집단사고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지 일깨워 준다.

-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내가 느끼는 근본적인 걱정은 작가나 언론인들이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재능을 감추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침묵하는 현실이다.
티가든은 "정체성과 본질의 차이예요."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본질대로 살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정체성에 얽매이지만, 그게 꼭 우리의 진짜 모습, 우리 본질을 대변하지는 않아요. 따라서 가능한 한 자신의 본질대로 살기를 권합니다. 아이처럼 노는 것, 웃음, 그리고 자연과의 연결이 모두 도움이 되죠. 그것들은 결국 자신과의 연결입니다."
아마도 핵심은 자기 자신과 자신을 규정하는 틀을 너무 무겁게 여기지 않는 데 있는 것 같다. "정체성은 변할 수 있고, 변해야만 해요. 요즘은 그유연함이 사라져서 서로를 아프게 만들고 있죠," 그녀가 마무리했다. "무언가를 내려놓
으려면 약간의 결손이 필요합니다."

- 우리가 우리 자신이 정해진 범주를 넘나드는 존재임을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한, 양극화는 끝내 우리를 지배할 것이다. 소셜 미디어와 알고리즘은 바로 그 얄팍한 범주 위에서 번창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우리 모두를 분노라는 불씨에 던지기 위해 감정으로 재단한 마케팅 시스템이 도사리고 있다.
당신이 혼혈인이라면 알고리즘은 당신을 분류하지 못한다. 당신이 '자폐 인접 성향(외견상 자폐처럼 보이나 공식 진단은 없음)'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 점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들어왔다. 당신이 분노 가득한 트윗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으면, 알고리즘은 위축된다. 대신, 당신이 섬세한 자아로 존재할 때, 현실이 우세를 차지하고, 진정성이 앞서며. 인간적인 연결이 갈등을 넘어설 기회를 갖게 된다. 작가 셰리터클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고독의능력, 곧 분리되어 있을 수 있고 자신을 추스릴 수 있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당신은 고립된다 고독 안에서야 비로소 자신을 찾을수 있고,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진정한 유대를 맺을수 있다.  
그것은 한박자 쉬는 것, 멈추는것, 몸안에 뿌리내리는 것이다. 자기검열과 캔슬 컬처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통해 진짜 생각을 감지하는 능력을 앗아갔다.

- 집단 정체성은 그저 일시적인 소속감으로서 기능해야 한다. 애초에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인식이나 기대가 있다면, 그 정체성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필요가 없다. 우리는 유목민이 아닌가? 우리는 단지 공간 속에서만이 아니라, 생각과 사상의 영역에서도 떠돌지 않는가? 성장하고 껍질을 벗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자아 의식은 새롭게 형성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왜 우리는 하나의 집단이나 이념 안에 평생 머물 것을 기대하는가? 지금의 정체성은 일시적으로 소속된 장소일 뿐이며, 더 이상 집단 정체성이 필요치 않은 더 깊은 형태의 해방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로인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이 거대한 수도에서, 우리는 평생 동안 수천 가지 정체성을 자유롭게 입고 벗을 수 있다. 그것들에 굳이 집착하거나 얽매일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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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톱 씽킹

심리 2025. 11. 9. 16:13

- 행복해지기 위해 '조건'을 붙인다면 당신은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어떤 특정한 결과가 있어야만 행복해진다고 생각한다면 그 특정한 결과가 이뤄지면 다시 조건을 붙여 그 패턴을 반복할 뿐이다. '아이를 가지면' 행복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이가 태어나면 새로운 조건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이가 더 커서 미운 세 살이 지나가거나, 점점 늘어나는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돈이 생기면 행복할 거라고 믿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복해지는 데 헌신하면 그런 조건들을 당장 놓아버릴 수 있다. 조건을 붙이는 대신 당신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게 된다.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난 행복해지는 사고방식을 선택할거야."
행복해지는 게 항상 쉽지만은 않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아주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진정한 성숙이란 현재의 행복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부족한 것 대신 현재 가진 것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 죄책감이 드는 생각을 먼저 하지 않고 죄책감을 느껴보라. 당신을 화나게 하는 뭔가를 생각하지 않고 분노를 느껴보라. 누구도 그럴 수 없다. 어떤 사건을 경험하려면, 먼저 그절 머릿속에 떠올려서 해석하고 거기에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아주 중요하고 큰 의미가 있다. 당신의 삶이나, 환경이나, 유전자나 당신의 본성이 불행을 만드는 게 아니라 당신의 생각이 불행이라는 감정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불행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그럴 수도 없다. 불행은 당신이 자신의 삶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수반되는 감정이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불행은 존재할 수 없다. 당신의 생각 말고는 당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붙들고 있을 만한 곳이 없다.'

- 행복한 사람들은 인생 그 자체에 깊이 몰두한다. 그 순간 자신이 하는 일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멈춰서 자신의 행동을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

- 한번 생각해보자. 어린아이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이만하면 좋은 사람일까?' 아이는 스스로 그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배워서 한다. 이 전에는 아이의 자아상은 아주 건강하고 온전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학습된 결과라면 당신 마음에 흐르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무시하고 좀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법 또한 배울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의 건강한 정신 작용은 아주 빨리 돌아올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떨쳐버리면, 더 쾌활한 감정이 돌아올 것이다.

- 행복은 일련의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니라 하나의 마음 상태다. 행복은 같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 평화로운 감정이지, 우리가 열심히 찾아다녀야 할 뭔가가 아니다. 

-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결할 수 있다
곤란한 문제와 고통스런 사건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해결책은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다.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시간이 지나간 것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그 문제에 대한 생각을 더이상 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드물다. 실제로는 '생각 내려놓기'가 바로 정신 건강을 되찾
을 수 있었던 요인이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이라면, 아주 높은 수준의 마음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부분 생각을 내려놓아서 어느 정도 정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데도, 스스로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그 과정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음번에 부정적인 생각이(지난번과 같은 생각이거나 새로운 생각) 머릿속에 들어오면, 그들은 또다시 똑같은 패턴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버리는 것이란 점을 알게 되면, 자유롭게 계속 좋은 마음 상태를 누릴 수 있게 된다.

- 자신에 대한 생각을 덜할 때 우리는 더 행복을느낀다.
삶에서 자아를 내려놓으면 수동적이거나 무신경한 사람이될까봐 걱정하지 말라. 그럴 일은 없다. 사실, 오히려 그 반대다. 제한적인 믿음 체계의 속박에서 풀려나면, 당신은 인생에 대해 그리고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것에 대해 훨씬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아를 버리면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대안들을 볼 수 있게 된다.

- 아이들은 어른들과 같은 세상에서 살지만, 삶의 다른 측면에 주목한다. 아이들은 인생에서 유머와 연민과 기회를 본다.

-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오면, 그냥 그대로 흘러가게 놔두라

- 기분이 좋아지면, 당신은 현재의 삶에 훨씬 더 깊이 몰입하게 될 것이다. 인생이나 눈앞의 문제를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비뚤어진 생각을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들은 인생이란 그저 끝없이 경험하면서 이어지는 일련의 현재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 성인들은 과거의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 현재 이 순간의 생기를 다 쥐어짜게 놔두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과거와 미래에 관한 생각으로 우리가 스스로 인생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만, 그 생각들을 떨쳐버리고 더 행복한 느낌을 되찾을 수 있다.
좀더 현재에 집중하는 데 익숙해지면, 우리는 인생을 즐기는 문을 열어젖히게 된다. 잠재적인 문제점들을 보는 대신, 아름다움을 보게 될 것이다. 과거 했던 실수들을 다시 곱십는 대신, 그 실수들에서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부정적이거나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오면, 그저 즐거운 소풍을 갔다가 개미를 발견한 정도로 인식하면 된다. 현재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은 가볍게 무시해도 된다. 물론 모처럼 간 소풍에서 개미가 나타나지 않는 편을 좋겠지만, 그것 때문에 기분 좋은 하루를 망치게 놔두진 않을 것이다.

- 만족을 뒤로 미루지 마라
'언젠가 삶이 더 나아질 거야'라는 삶의 철학은 미흡한 점이 아주 많다. 우선 그 말은 사실이 아니다. 여전히 우리가 미래를 언젠가' 도착할 원가로 생각하고 있다면, 막상 그때가 와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 지향적인 생각은 항상 우리를 실망시키고 좌절시킬 것이다. 현재에 충분히 몰입하지 않는 삶에서는 인생이 주는 보상을 즐겨본 적이 없어서 미래에 도착한다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미래 지향적인 생각은 삶에서 한발짝 떨어진 태도다. '취직하면 내 인생을 사랑하겠어! 하지만 취직을 해도 이미 현재가 아닌 시점에서 생각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서 다시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행복할 수 없어. 지금은 출세의 사다리를 제일 밑에서부터 올라가야 하니까. 좀더 돈을 많이 벌고 승진을 하면 행복할 거야' 이 끝없는 악순환
을 깨고 우울증의 덫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 누군가를 용서하길 거부할 때 당신은 현재를 살고 있지 않은 것이다. 당신은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다. 당신은 자기가 하는 생각으로스스로를 고문하고 있다.

-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은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다. 생각은 자발적인 작용이고, 우리 모두 '감정적폭풍'을 일으키게 되는 생각들을 떨쳐버릴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가 그런 생각의 또아리에 사로잡히지 않을 때 인생은 아주 아름다울 수 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이 아름다움을 제대로 인식하는 첫 단계다.

-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하게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사느라 자신의 불행을 분석할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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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지방 산 열

etc 2025. 11. 9. 14:13

- 음식을 만들 때 소금이 하는 주된 기능은 맛의 증폭이다. 음식의 질감에도 영향을 주고 짠맛 외 다른맛에 변화를 주기도하지만, 소금을 넣을때마다 맛이 더 강화되고 깊어지는 효과는 거의 저절로 따라온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소금은 무조건 많이 넣어야 할까? 아니다. 소금은 '잘'넣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한 형태의 소금을 적절한 시점에 적정량만큼 넣어야한다. 조리하는 동안 소금을 살짝만 쳐도 식탁에서 먹기전에 듬뿍 뿌리는 것보다 음식맛을 훨씬 더 살릴수 있다. 병원에서 나트륨 섭취량을 제한하라는 지시를 받은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집에서 만드는음식은 소금양을 크게 염려하지않아도 된다. 채소 삶는물에 내가 소금을 한주먹 가득 넣으면 학생들이 모두 깜짝 놀라 잔소리를 하는데, 그럴때마다 나는지금 넣는 소금은 대부분 음식을 익힐때 쓰는 물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알려 준다. 여러분이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은 대부분 가공식이나 간편조리 식품, 또는 식당에서 먹는 음식보다 영양가가 높고 나트륨함량은낮다.

- 소금과 맛의 관계는 다면적이다. 즉 소금 '자체의' 맛이 음식에 더해지는 동시에 '다른' 재료의 맛을 강화한다. 소금을 제대로 활용하면 쓴맛을 최소화하고 단맛의 균형을 잡으며, .풍미를 더하고음식을 먹을때 우리의 경험을 향상시킨다. 아주 가는 바닷소금을 살짝 뿌린 진한 에스프레소브라우니를 한입 베어 먹었을 때를 상상해보자. 작은소금 덩어리가 씹히는 즐거움과 더불어, 에스프레소의 쓴맛은 약화되고 초콜릿의 맛은 강렬해진다. 동시에 설탕의 단맛과 대비되는 기분 좋은 짠맛을느낄 수있다.

- 놀라운 사실은 소금이 맛뿐만 아니라 풍미에도 영향은 준다는 점이다. 우리는 음식에 소금이 들어 있는지, 있다면 얼마큼 쓰였는지 미각으로 구분한 수 있다. 그런데 소금은 음식에 함유된 수많은 향물질을 깨워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곧바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소금의 이런 기능을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간하지 않은 수프나 육수를 맛보는 것이다. 닭 육수를 만들 때꼭 확인해 보기 바란다. 밋밋한 맛이 나는 간이 안 된 육수에 소금을 첨가하면 그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향이 느껴진다. 계속해서 소금을 더하면서 맛을 보면 소금의 맛과 합께 닭의 감칠맛, 닭 지방의 풍성한, 셀러리와 타임에서 나는 흙 내음 등 더욱 복합적이고 기분 좋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징!' 하는 느낌이 올 때까지 소금을 첨가하면서 맛을 보면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소금으로 '맛을 내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레시피에 -입맛에 따라 간하시오."라는 말이 나오면 간이 알맞다고 느껴질 때까지 소금을 넣으면 된다.
전문 요리사들이 얇게 자른 토마토를 식탁에 내놓기 몇 분 전에 소금으로 간하는 이유도 이처럼 맛을 '깨우는' 소금의 기능을 감안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토마토의 단백질 성분에 묶여 있던 풍미와 관련된 분자가 풀려나므로 토마토의 맛이 한충 더 강하게 느껴진다.
또한 쓴맛이 나는 요리에 소금을 사용하면 다른 맛을 강조함으로써 쓴맛이 덜 느껴지게 하는 부적인기능을 한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나 커피 아이스크림, 태운 캐러멜처럼 쓴맛과 단맛이 모두 나는 음식에 소금이 들어가면 단맛은 강조되고 쓴맛은 약화된다.
보통 우리는 소스나 수프를 만들다가 쓴맛이 강하게느껴지면 설탕을 넣어서 균형을 맞추려고 하지만, 쓴맛을 약화시키는효과는 설탕보다 소금이 더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몽주스에 토닉워터를 약간 더하고 맛을 보면 쓴맛과 단맛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여기에 소금을 약간 넣어 섞은뒤 다시 맛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쓴맛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 많은 채소와 과일의 세포에는 우리가 소화하지 못하는 팩틴이라는 탄수화물이 포합되어 있다. 숙성과정을 거치거나 열을 가하면 이 팩틴 성분이 약화되어 채소와 과일이 연해지고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소금은 팩틴의 영향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채소를 익히기 전에 소금을 첨가해 보면 실제로 그렇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채소를 구울 때는 올리브유와 함께 소금을 뿌려서 굽고, 데칠 때도 소금을 넣어서 끓인 물에 채소를 넣자. 채소를 볶을 때도 소금을 첨가하자. 토마토, 호박, 가지처럼 큼직하고 세포에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는익히기 전에 미리 소금을 처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 기능을 할 수있다. 이때 삼투압 현상도 함께 일어나 수분이 조금 빠질 수 있으므로 물기를 제거한 후에 조리하자. 소금은 채소와 과일이 가진 수분이 계속 빠져나오게 하고 그대로 두면 축 처져 고무 같은 상태가 되므로 너무 일찍 뿌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체로 15분 정도 두었다가 조리하면 충분하다.
버섯에는 팩틴이 없지만, 중량의 약 80퍼센트가 수분이므로 소금을 뿌리면 수분이 빠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버섯의 식감을 유지하려면 팬에서 익히다가 갈색을 띠기 시작할 때 소금을 넣어야 한다.

- 소금물에음식익히기
요리할때 물에 적당히 간을 하면 음식의 영양분보존에 도움이 된다. 깍지콩을물에 삶는 상황 생각해보자. 물에 소금을 넣지 않거나, 넣더라도 양이 부족하면 콩에 함유된 무기질 농도보다 물에 함유된 무기질(즉소금)의 농도가 더 낮을수 있다. 이러면 콩내부환경과 외부 환경인 물사이에 평형을 맞추려고 콩속무기질과 천연 당류가 익히는 과정에서 밖으로 빠져나온다. 이렇게 삶은콩은맛도없고 색도 칙칙하며 영양소 함량도 낮다.
소금을첨가해서무기질이충분해진물에깍지콩을삶으면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평형을 맞추기위해 콩이 익는 동안 물에 함유된 소금을 흡수하므로 속에서부터 간이 밴다. 또한 소금균형이 맞춰지면 콩속 마그네슘도 그대로 보존되어 클로로필 분자가 흘러나오지 않으므로 색깔도 생생하게 유지된다. 더불어 펙틴을 약화시키고 콩의 세포벽을 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므로 조리 시간이 단축된다. 냄비에서 익히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콩의 영양소가 손실될 확률 역시 그만큼 낮아지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수 있다.

- 베네데타 비탈리의 피렌체 스타일 레스토랑 '지법보'의 요리에는 다른 어떤 재료보다도 후추 향이 강한 토스카나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가 다량 들어간다. 샐러드 드레싱에도 넣고 아침마다 굽는 포카치아 반죽에도 듬뿍 넣었다. 오래 익혀서 만드는 모든 요리에 베이스로 사용되는 소프리토 즉 갈색이 나도록 볶은 양파와 당근, 셀러리에도 이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오징어부터 호박꽃, 내가 토요일 아침마다 정신없이 먹어치우던 크림 도넛 봄볼로니에 이르기까지 튀김 요리에도 같은 오일을 사용했다. '지법보'의 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맛있는 올리브유를 쓴 덕분이었다.
이탈리아 전역을 여행하는 동안, 나는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맛을 좌우하는 것은 지방이라는 사실도 배웠다. 목초지가 많고 낙농업이 발달한 북부 지역에서는 폴렌타나 탈리아텔레 볼로네제 같은 파스타, 리소토에 버터와 크림 그리고 진한 치즈를 쓴다. 올리브나무가 많이 자라는 남부와 해안 지역에서는 해산물 요리부터 파스타는 물론 디저트를 포함한 모든 음식에 올리브유가 들어간다. 심지어 올리브유 젤라토도 있다. 돼지는 어떤 기후에서도 키울 수 있으므로 돼지기름은 이처럼 지역마다 다른 이탈리아 요리에 유일한 공통분모가 되었다.
이탈리아의 문화와 요리에 폭 빠져들수록 한 가지가 분명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방이 너무나 특별한 요소이고, 이것이 바로 이탈리아 음식이 그토록 맛이 좋은 핵심적인 이유라는 점이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지방이 율륭한 요리의 두 번째 요소임을 깨달았다.

- 지방이 맛에 끼치는 영향
간단히 이야기하면 지방은 음식에 맛을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종류에 따라 독특한 맛을 내는 지방도 있지만, 모든 지방은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음식의 향을 전달함으로씨 풍미를 강화한다. 지방은 혀 표면을 덮어 미뢰에 음식의 향을 내는 성분이 좀 더 오래 머물게 하므로 우리는 다양한 맛을 더욱
강렬하고 오래 즐길 수 있다. 마늘을 2률 준비해서 껍질을 벗기고 슬라이스 한 후, 하나는 물만 1~2큰술 넣고, 다른 하나는 같은 양의 율리브유에 구위 보자. 남은 액체를 조금 맛보면 올리브유에 마늘 향이 휠씬 더 강하게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을 감안하면 요리할 때 향을 내는 재료는 지방에 바로 첨가할 때 맛이 더 진해지고 풍미가 골고루 퍼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제과제빵을 할 때도 바닐라 농축액을 비롯한 향신료를 버터나 달같노른자에 바로 넣어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방은 또 한 가지 놀라운 방식으로 음식의 맛을 강화한다. 요리용 지방은 물의 끓는점(해수면 기준 100도)보다 더 높은 온도를 견디므로 물 대신 중요한 기능을 할 수 있다. 110도 이하에서는 얻을 수 없는, 음식 표면이 노릇하게 변하는 현상을 촉진하는 것이다. 음식에 따라 이처럼 갈색으로 익는 과정에서 견과류의 향과 달콤함, 풍성한 맛과 흙냄새, 짭짤한 맛(감칠맛) 등 완전히 새로운 맛이 형성된다.
닭 가슴살을 끓는 물에 익힐 때와 울리브유를 약간 두른 팬에 익힐 때 맛이 얼마나 다른지를 떠올리면 지방의 업청난 효과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 여러분이 유화 반응을 활용하여 어떤 음식을 만들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조짐이 느껴지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어딘가 이상이 생겼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지방 재료는 그만 넣어라. 점점 뻑뻑해지지 않고 거품이 지나간 자국이 선명하게 남지 않으면 오일을 그만 넣어야한다! 때로는이 한가지만 충실히 지키면 다시 힘차게 젓는것으로도 유화가 이루어진다.
이상하다 싶을땐 얼음을 몇개 넣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바로 넣을 얼음이 없다면,차가운 물을 조금 떠서 뿌리면 온도가 조절되어 제대로된 결과물을 얻을수 있다.

- 파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식감
밀에 함유된 글루텐은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라는 두 가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밀가루에 액체를 넣고 섞으면 이 단백질들이 서로 결합해 긴 사슬을 형성한다. 반죽을 계속 치대거나 섞울수록 이 사슬은 탄탄해지고 더 넓은 글루텐 그물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거미줄 같은 망이 점차 확장되는 것윤 글루텐 형성이라고 하며, 이를 통해 반죽은 존득해지고 탄력이 생긴다.
제빵사들이 단백질 합량이 비교적 높은 밀가루를 오랜 시간 공들여 치대면서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시골 빵 반죽을 만들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소금은 글루텐 그물이 유지되도록한다. ('셰 파니스'의 초보 요리사 시절, 내가 피자 반죽을 만들다가 소금을 뒤늦게 첨가하자 반죽기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만큼 뻑뻑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페이스트리는 일반적으로 부드럽고 파삭하면서 촉촉한 식감이 되어야 하므로 제빵사들은 페이스트리를 만들 때 글루텐 형성을 어떻게든 '제한'하거나 '통제'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단백질 함량이 낮은 밀가루를 사용하고 반죽도 많이 치대지 않는다. 버터밀크. 위구르 트 같은 설탕과 산은 글루텐 형성을 저해하므로 이러한 재료를 초반에 첨가하면 부드러운 페이스트리를 만들 수 있다.
지방 함량이 높아도 글루텐 그물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지방이 글루텐 사슬을 하나하나 감싸서 사슬이 서로 들러붙거나 결합해 길이가 늘어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쇼트닝이라는 이름도 글루텐 사슬을 짧게 유지되도록 한다는 기능에서 나왔다.
모든 빵과 과자(그리고 파스타 같은 몇 가지 요리)의 식감은 네 가지 요소가 좌우한다. 바로 지방과 물, 효모 그리고 반죽을 치댄 정도다. (오른쪽 일러스트 참조) 더불어 지방과 밀가루가 혼합된 방식과 혼합 정도, 밀가루 종류, 지방의 종류와 사용할 때의 온도도 식감에 영향을 준다.

- 가벼움은 지방과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법한 특성이지만, 지방은 공기를 포집하는 놀라운 특성이 있어서잘휘저으면 케이크에 들어가는팽창제와같은기능을할수있다. 액상크림도 휘저으면 뭉실뭉실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다.
정통케이크중에는 베이킹소다나 베이킹파우더 같은 화학적 팽창제 없이 오로지 휘핑한 지방만으로 폭신한 형태를 완성하는 종류가 있다. 파운드케이크는 버터와 달걀을 잘 휘저어서 팽창효과를 얻고,스펀지케이크의 일종인 제누아즈는 달걀을 휘저어서 지방 함량이 높은 노른자가 공기를 포집하고 단백질 비율이 높은 자가포집된 공기포켓을 감싸서 케이크를 부풀어 오르게 한다. 이
것이 '유일한' 팽창제다. 베이킹파우더도, 베이킹소다도, 효모도, 심지어 크림처럼 녹인 버터도 사용하지 않고 케이크를 부풀리는 것이다!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수 없다.

- 디저트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은 단맛과 신맛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단맛이 가득한 구운비트에 레드와인식초를 살짝 뿌리면 사람이 꺼리기도 하는 비트 특유의 흙냄새와 대조를 이루면서 맛이 더욱 좋아진다. 구운 비트를 올리브유와 소금으로 양념하면 죽을 때까지 비트는 입에 대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람마저 마음을 바꿀 만큼 맛이 달라진다. 당근, 콜리플라워, 브로컬리등 노릇하게 익히면 단맛이 생기는 재료는 전부 레몬즙이나 식초를 살짝 더하면 더 맛있어진다. 약간의 첨가가 길고 오래가는 효과를 발휘한다.

- 과일과 채소, 유제품, 일부 곡류에는 당류로 분해되는 전분과 함께 단순당이 자연적으로 함유되어 있다. 이 당에 열이 가해지면 일반 설탕을 가열할 때와 동일한 반응이 일어난다. 즉 가열되면 단맛이 더 강해지고 캐러멜화도 진행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근을 물에 넣고 끓이면 열이 침투해 전분이 단순당으로 분해된다. 당을 감싸고 있던 세포벽이 분해되면 속에 들어 있던 단맛이 방출되어 미뢰와 쉽게 접촉하므로 익힌 당근은 생당근보다 더 달게 느껴진다.
많은 채소가 당류를 소량 합유하고 있지만 수확하자마자 사라지기 시작한다. 갓 수확한 농산물이 집에서 가까운 상점에서 구입한 채소나 과일보다 월씬 더 달콤하고 맛이 좋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 중서부 할머니들은 일단 냄비에 물을 담아 끓인 다음에 아이들을 불러 뒤뜰에서 옥수수를 따오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옥수수의 단맛은 단 몇 분 사이에 크게 줄어드므로 얼른 다녀오라고 했다던 할머니들의 이 말은 모두 사실이다. 옥수수, 콩처럼 전분 함량이 높은 채소는 실온에 몇 시간만 두어도 당분이 절반은 사라진다. 감자도 마찬가지여서 갓 수확했을 때 가장 달콤한 맛이 난다. 이런 감자를 쪄서 버터만 올려도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맞을 즐길 수 있다. 감자를 오랫동안 보관하면 당류가 전분으로 바뀐다. 갓 수확한 감자는 당분을 다량 합유해 튀기면 다 익기도 전에 탈 수 있으므로 감자 힘이나 감자튀김에는 수확한 지 오래되어 전분 함량이 높은 종류를 사용해야 한다. 단, 요리하기 전에 썰어서 물에 담근 후 뿌옇던 물이 투명해질 때까지 자주 행궈 과도한 전분을 제거하는 편이 좋다. 그래야 뜨거운 기름에 감자를 넣었을 때 타지 않고 바삭하게 익는다.

- 단백질과 열
단백질의 형태는 꼬인 실이 물에 떠다니는 모습과 비숫하다. 특히 온도 변화가 단백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각적으로 상상할 때, 그러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단백질은 산(acid)과 마찬가지로 열에 노출되면 먼저 꼬인 부분이 풀어지는 변성이 일어난다. 그런 다음 다른 실과 꼭 붙어서 결합하는 응고가 일어나고, 물을 포집해서 음식의 형태를 이룬다.
닭 가슴살을 익힐 때 열이 어떤 번화를 일으키는지 생각해 보라. 축 늘어지고 물기가 많던 덩어리가 잘 익으면 단단하고 연하면서 촉촉한 덩어리로 바뀐다. 그러나 과하게 열을 가하면 단백질이 계속해서 꼭 붙어 결합하려고 하므로 포집되었던 물이 밖으로 방출된다. 이렇게 물이 빠져나오면 뻑뻑하고 질긴 고기가 된다.
스크램블드에그도 이와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달같을 너무 오래 익히거나 지나치게 센불에 익히면 수분이 날아가 버린다. 그 상태에서 접시에 담으면 가였은 단백질이 속에서 수분을 계속 밖으로 방출하므로 그릇에 물이 가득 고인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스크램블드에그를 만들고 싶다면 앨리스 B. 토클라스가 조언한 대로 아주아주 약한 불에 익혀야 한다.

- 소금을 약간 넣으면 단백질에서 수분이 계속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육류에 미리 소금을 뿌려 놓았을 때 여러 장점이 생긴다는 점을 생각해 보라.소금이 충분한 시간 동안 작용한 때 얻은 수 있는 최상의 결과는 육류의 단백질 구조에 번화률 일으켜 수분이 멀 빠진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소금을 뿌려 둔 육류는 제대로 익히면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촉촉한 맛이 고, 다소 과하게 익히더라도그 영향이 상세된다.
단백질 종류마다 꼬인 실타래 형태가 제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므로 단백질이 응고되는 수준도 다양하다. 육류 중에서 연한 부위는 단시간에 조리해야 한다. 그림에서 센불에 굽거나 오열해 둔 프라이팬 또는 오븐에 넣고 굽는다. 연한 붉은색 고기는 내부 온도가 60도를 넘어서면 단백질이 완전히 응축되어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온다. 과하게 익힌 스테이크나 양갈비 구이가 딱딱하고 질겨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반면 닭 가슴살이나 칠면조 가슴살은 70도가 넘어가도 수분이 잘 빠지지 않는다.
근육에 힘줄 같은 연결 조직이 다량 함유된 단단한 고기는 조금 더 세심하게 조리해야 부드러운 맛을 끌어낼 수 있다. 적당한 열과 시간, 물을 사용해 푹 끓이거나 스튜로 만드는 방식이 적절하다. 동물의 연결 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구조 단백질인 콜라겐은 열을 가하면 젤라틴으로 바친다. 갈비를 덜 익히면 단백질이 질기고 딱딱한 상태로 남아 있어서 도저히 세율 수가 없고 오히려 입맛을 잃게 만들지만, 물과 시간, 열을 가해 그 부분을 젤라틴으로 바꾸면 바비큐로 익헌 가슴살이나 꼬치구이, 잘 익은 갈비에서 맞불 수 있는 깊고 부드러운 질감이 생겨난다. 산은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바뀌는 과정을 촉진하므로 고기를 재워 들 양념에 첨가하거나 고기 표면에 바로 문질러서 바르고, 또는 고기를 익힐 때 더하면 도움이 된다.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바뀌는 과정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열이다. 연한 부위는 센불에서 조심스럽게 구워야 하지만, 딱딱하고 질긴 고기의 연결 조직이 진한 맛을 내는 젤라틴으로 바뀌고 근육 사이사이의 지방까지 녹아서 속에서부터 육즙이 형성되도록 하려면 약한 불에 오랜 시간 익혀야 한다.

- 단맛, 쓴맛, 감칠맛은 음식이 따뜻할 때 더 강력하고 진한 신호를 뇌로 보낸다. 대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다들 맥주는 차가워야 맛있지 실온에 두면 못견딜 정도로 씁쓸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치즈도 냉장고에서 막 꺼낸 순간에는 맛이 그리 진하지 않지만 실온에 두면 지방분자가 풀어지면서 그속에 묶였던 맛성분이 방출되기 시작한다. 그때 다시 맛을 보면 바로 꺼내먹었을 때는 몰랐던 새로운 차원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과일과 채소도 온도가 맛을 좌우한다. 토마토처럼 휘발성 성분을 함유한 과일은아무리 맛이 좋아도 냉장고에서 막꺼내 차가운 상태에서는 맛이 덜 느껴진다. 따라서 실온에 두었다가먹는편이좋다.
뜨거울때 바로 먹기보다 따끈할때 먹거나실온에 맞춰서 내야하는 음식도 있다. 음식이너무 뜨거우면 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연구결과도다. 맛을 인지하는 능력은 음식의 온도가 35도를 넘어서면 감소한다. 파스타나 생선 튀김처럼 만들자마자 바로 먹지 않으면 오히려 맛이 떨어지는음식도 있지만, 대부분은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 플렌타, 옥수수 죽, 오트밀 같은 죽은 모두 할림과 같은 방식으로 만든다. 전분을 함유한 재료에 물이나 우유, 유청(요구르트 표면에 형성되는 투명한 액체)을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약불에 오래 끓이는 것이다. 죽에 들어가는 재료는 전분 함량이 매우 높으므로 자주 저어야 눌어붙지 않는다.
리소토와 파에야, 피데우스도 비슷하다. 리소토는 엄청나게 많은 물을 흡수해도 분리되지 않는 놀라운 특성을 가진 아르보리오 쌀로 만든다. 먼저 양파를 복고 지방과 쌀을 첨가한 후 노릇해질 때까지 함께 볶다가 와인, 육수, 토마토 등 풍미가 가득한 액체를 붓는다. 이대로 끓이면 쌀이 액체를 흡수하고 전분이 방출된다. 요리에 사용하는 액체가 맛있을수록 완성된 리소토도 맛있다. 리소토와 비슷한 스페인 요리 피데우스는 쌀 대신 국수를 볶아서 만들고, 파에야도 수분 없이 전분이 가득한 재료가 맛 좋은 육수를 흡수하는 동일한 과정을 거처 완성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파에야를 익힐 때 젓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소코라트라고 하는, 팬 바닥에 눌어붙은 바삭한 누룽지까지 즐길 수 있다.

- 양파는 오래 익힐수목 풍미가 깊어진다. 그렇다고 양파를 매번 캐러멜화가 진행될 때까지 익힐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양파는 어떤 용도로 사용하든 아삭함이 사라질 때까지만 익히면 된다. 이 지점을 지나야 요리에 양파의 단맛이 배어든다.
살짝 볶은 양파는 투명하고 부드러위질 때까지 익힌 것을 의미한다. 중불에 익히면서 색이 변하는지 지켜본다. 팬에 들러불기 시작하면 물을 조금 뿌려서 갈색으로 변하지 않도목 한다. 이렇게 볶은 양파는 부드럽고 달콤한 옥수수 수프를 비롯해 음식의 색을 연하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 모든 요리에 사용한다.
갈색이 나도록 볶은 양파는 색이 바뀔 때까지 가열한 것으로 풍미가 더 깊다. 파스타 소스, 렌틸콩 넣은 밥을 곁들인 닭 요리에 가장 잘 어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찜 요리와 수프에 기본 재료로 활용된다.
캐러멜화된 양파는 최대한 갈색이 나도록 익힌 것으로, 가장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캐러멜화된 양파 타르트에 사용하고 데친 브로콜리나 완두콩에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버거나 스테이크 샌드위치 위에 올려도 좋고 잘게 썰어서 크렘 프레슈에 넣어 잘 섞어 주면 믿기 힘들 정도로 맛있는 양파 소스가 탄생한다.
캐러멜화된 양파라는 명칭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마이야르 양파는 더 이상하다!) 이름 자체는 전혀 잘못된 것이 없다. 한번 만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일단 완성되면 맛이 기가 막힐 정도니 한 끼 식사에 필요한 양보다 넉넉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4~5일간은 보관해 놓고 어떤 요리에든 기본 재료로 사용하면 양파의 깊은 풍미가 요리의 맛을 끌어올려 줄 것이다.

저 양파를 최소 8개 준비해서 아주 얇게 썬다.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냄비나 커다란 주물 냄비를 중불에 올린다. 여기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들 다 넣는데, 그 양은 팬 바닥이 충분히 덮일 정도면 충분하다. 기름이 자글자글 끓기 시작하면 양파를 넣고 소금을 조금 넣어서 간을 한다. 소금을 넣으면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처음에는 갈색화 반응이 더며지지만 양파가 더 연해지고 장기적으로 보면 더 골고루 갈색으로 익힐 수 있다. 중불로 줄이고 지켜보면서 양파가 타거나 팬 한쪽에서만 너무 빨리 갈색으로변하지 않도록 그때그때 뒤적거려 준다. 완전히 익으려면 최소45분에서 최대1시간까지 꽤오랜 시간이걸린다.
완성되면 맛을보고 소금, 레드와인, 식초로 양파의 단맛과 균형을 이루도록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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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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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9

Quote of the day 2025. 11. 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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