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2'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5.11.12 감정의 과학
  2. 2025.11.12 거짓 공감
  3. 2025.11.12 20251112

감정의 과학

심리 2025. 11. 12. 15:26

- 감정 조절에 유독 고생했던 아이들은 나중에 학교를 중퇴하거나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더 높았다. 반대로 감정 조절에 능숙했던 아이들은 훗날 경력을 잘 가꾸어 나가고, 더 많이 저축하고, 은퇴에 성실하게 대비하고, 신체적으로도 더 건강했다. 심지어 뇌영상 촬영과 생리학적 검사 결과에서는 이들의 뇌와 장기가 더 천천히 노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기 초기의 감정 조절 능력은 개인의 발달에 매우 강력한 요소로 작용했으며, 앞날을 예측할 때 아이의 가족이 처한 사회경제적 환경이나 아이의 지능 수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더니딘 연구팀의 성과들은 감정 조절 능력이 우리 삶의 행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 데이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진실이 숨어있다. 살면서 언제부터 감정관리 능력을 키우기 시작했든, 누구나 이 방면에서 더 나아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의 명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감각과 감정적 기억이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소설의 서두에서 화자는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물고 차를 한 모금마시는 순간 의도치 않게 어떤 기억에 완전히 협싸인다. 프루스트효과 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감각을 통해 활성화된 감정적 기억이 뇌에 얼마나 깊이 각인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소설의 화자는 레오니 고모와 함께했던 아침을 몇 년간 한 번도 떠올리지 못하다가, 버터 향이 가득한 마들렌을 베어 문 순간 지난날의 벅찬 즐거움이 밀려오는 경험을 한다. 어린 시절에 느낀 사랑과 경이로움, 온몸으로 느낀 기쁨, 형용할 수 없는 순수함 등 지난날의 긍정적 감정이 마들렌의 맛과 향에 완전히 융합되어 그 감각경험이 되살아나는 것만으로도 단번에그감정들을 떠올릴수 있었다.
이소설에서 프루스트는 종종 긍정적 감정의 원천이 되는'감각의 자전적 기억 경로sensory autobiographical memory pathway'를 활용했다.
나만해도 옛사진을 보거나, 건즈앤로지즈의 음악을 듣거나, 할머니의 수프를 먹으면 향수의 소용돌이로 곧장 빨려들어간다. 실제로 프루스트적 행복의 순간이 스트레스와 관련된 생리적지표는 개선하고 긍정적 감정은 강화한다고 밝혀졌는데,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 정반대의 상황도 있다. 불쾌한 기억 역시 감각과 연관됐으며, 순식간에 우리를 고통스러운 경험 속으로 다시 몰아넣는다. 예를들어, 자동차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기름 냄새나 플라스틱이 타는 냄새만 맡아도 공포와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 냄새나 맛이 부정적 반응을 유발하는 현상을 가르시아 효과라고 하는데, 과학자 존 가르시아가 쥐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구토를 유발하는 방사선에 노출시키자 쥐들이 그 음식을 피하게 됐다는 실험 결과에서 비롯한 개념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감각을 통해 학습된 회피는 단 한 번의 경험으로도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위험을 알리는 신호는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단 한번의 아찔한 경험도 즉시 기억되고 미래에 일어날 비슷한 일에 대
비할 수 있도록 한다.

- 감각을 활용하여 감정 전환을 피하는 방법은 아득한 옛날에 만들어진 신경 경로에 편승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면 감정 전환이 상당히 쉬워져 무의식적으로도 가능해진다. 감각은 인지적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기도 전에 감정을 움직이게 만든다.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은 밀리초 단위의 순간에도 감정적 영향을 미치며, 턱이나 관자놀이를 문지르는 등 자신의 몸을 쓰다듬을 때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촉각을 느끼면 신경이 거의 즉각적으로 반웅해서
옥시토신이나 도파민처럼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화학물질이 뇌를 가득 채운다." 미각은 처리까지 약 200밀리초가 걸린다. 반면에 공포와 연관된 트리거는 뇌 네트워크에 워낙 순식간에 접속하므로 그 감각을 인식조차 못 할 때도 많다. 한밤중에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전하는데 난데없이 사슴이 도로에 뛰어들었다고 해보자. 당신은 아마'사슴'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채 떠오르기도 전에 운전대를 확 꺾을 것이다. 용케 충돌을 피합지, 도로를 이탈하게 될지는 운에 달렸겠지만 말이다. 뇌영상을 분석한 몇몇 연구에서는 피실험자들이 무서운 이미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감정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 상처에는 시간이 약이다
주의를 분산시킬 때 주로 이용하는 것이 우리 안에 내장된 감정 조절 장치, 바로 심리적 면역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면역 시스템이 신체가 받는 물리적 위협에 대응한다면, 심리적 면역 시스템은 심리적 위협에 대응한다. 심리적 면역 시스템을 이루는 다양한 구성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인간의 감정은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을 따라 흘러간다. 고통을 유발하는 심란한 사건으로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날카롭던 감정의 날도 차슴 무더진다. 물론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경험들은 우리를 좀처럼 떠나지 않지만, 대부분의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절정에서 결정이 점점 가라앉아 우리가 그 경험과 거리를 둘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핵심은 충분히 오랫동안 자신의 주의를 분산시켜서 시간이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 연구자로서 경력을 시작했던 초기에 나는 거리 두기 방법이 몇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벽에 붙은 파리가 되어 자신의 문제를 관찰해 보라. 명상하라. 여력이 된다면 여행을 떠나라.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들 말고도 다양한 거리 두기 방법이 있었다. 예를 들어, 만일 당신이 여러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다중언어 화자라면 말 그대로 혀끝에 이점이 하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의 모국어와 감정 사이에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모국어는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고 세상에 대해 사고할 때 사용하는 언어이다. 처음으로 겪는 인생의 크나큰 승리와 쓰디쓴 패배도 모두 모국어로 경험한다. 그 결과, 감정은 나중에 습득한 제2 언어보다 모국어를 쏠 때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욕설은 더 큰 타격감이 있고, 금기는 더 께름칙하며, 부끄러
운 사건들은 더 민망하게 느낀다. 우리는 감정을 모국어로 배우기 때문에 어떤 감정 경험과 그를 언급할 때사용하는 모국어 단어는 매우 강력한 연관성을 가진다.
이와는 반대로, 제2언어로 이야기할 때는 단어의 감정적 무게로부터 영향을 덜 받으므로 침착함을 유지하기가 더 쉬워진다. 실제로 사람들이 외국어로 사고하면 더 객관적으로 추론하고, 의사결정에서 편향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현상을 '외국어 효과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만일 당신이 다중언어 화자라면, 당신의 뇌에는 제2 언어라는 스위치를 누르기만 하면 바로 접속할 수 있는 감정 조절 입이 설치돼 있는 셈이다.
설령 당신이 다중언어 화자가 아니라고 해도 여기서 우리는 언어와 감정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언어의 작은 전환으로 우리가 자신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감정 조절 방식까지 변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준다. 

- '거리를 둔 자기 대화'는 다른 면에서도 유용하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리를 둔 자기 대화'는 사회 갈등에 대해서도 더욱 지혜로운 추론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연구팀은 1개월간 연구를 진행하면서 피실험자들에게 일기를 쓰게 하되, 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은 자신의 문제를 1인칭 언어로 적게 하고 다른 집단은 '거리를 둔 언어'로 적게 했다. 나중에 일기들을 모아서 살펴보니, '거리를 둔 언어'를 사용한 집단에서 현명한 추론의 증거가 더 많이 목격됐다. 이들은 더 개방적인 태도로 타인의 관점을 잘 수용했고, 지적 겸손함의 신호도 더 많이 보였다.

- 감정을 발산하고 타인에게 인정을 받으면 인간관계를 탄탄히 다지는 데는 좋을 수 있다. 시간을 들여서 기꺼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고, 누군가에게 시원하게 속을 터놓는 일이 당장은 기분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를 밝힌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했을 때 유년의 애착 본능이 활성화되면서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찾아가게 된다고 한다. 곁에서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사회적: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강해진다는 생각은 우리 안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심리이다. 이것은 인류가 태곳적부터 지녔던 본능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사람들을 모두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은 기분좋다. 2012년, 하버드 대학교의 사회신경과학자 다이애나 타미르와 제이슨 미첼이 기념비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연구 결과로 입증했다.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면 뇌의 보상 회로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됐다.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섹스처럼 쾌락적 경험과 연관된 '기분좋은' 도파민 경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도 똑같이 활성화됐다. 심지어는 돈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에게는 자신에 대해 털어놓는 일이 돈을 받
는 것보다 더 큰 보상이었다.!


'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톱 씽킹  (0) 2025.11.09
라이프 코드  (0) 2025.11.03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0) 2025.10.10
회복탄력성의 뇌과학  (0) 2025.10.10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0) 2025.10.09
Posted by dalai
,

거짓 공감

사회 2025. 11. 12. 15:25

-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 걸쳐 뉴욕 상류층이 자리 잡으면서. 그들의 욕구와 관심사에 부응하는 신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신문사들 사이에는 엘리트 계층을 겨냥한 경쟁의 장이 펼쳐졌다. 사람들은 신
흥 계층의 상징처럼 된 신문을 읽는 모습을 뽐내고 싶어 했으며, 신문 지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성공의 척도'로 여겼다. 광고주들은 고소득 독자들을 겨냥한 마케팅에서 수익성을 발견했고, 모두가 이 흐름에 합류했다. 언론은 더 이상 노동자 계층을 겨냥하지 않았으며, 비즈니스 모델도 그에 맞게 변화해 갔다.
현대 미디어는 여전히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심리학 및 마케팅 지식과 사용자 테스트 결과가 축적되면서, 언론은 가장 열성적인 독자들이 분노와 강렬한 감정에 취약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는 그 독자층을 겨냥하면
가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로써 미디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선정성에 기대어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길로 나아갔으며, 복잡한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신중한 논의는 점점 사라졌다.

- 인터넷은 단순히 우리의 사고방식만을 바꾼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서로를 대하는 인식을 바꾸었다. 일부의 목소리만 증폭되는 공간에서 우리는 전체 여론을 왜곡된 렌즈로
들여다보게 되고, 그결과 다양한 시선을 듣지 못한 채 스스로 침묵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타인의 반응을 두려워한 나머지 우리 스스로도 입을 다물게 되고, 결국 사람들이 정말로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에 대한 감각은 점점 무뎌진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 주변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으며, 그 흐름을 거스르는 발언 하나가 사회적 비난을 불러올까 봐 두려워한다.

-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은 강력하고 명확한 규범과 규칙을 지닌 집단에 쉽게 끌리게 만들며, 이러한 집단은 개인에게 강한 정체성과 확신을 제공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체성과 자아 확신을 획득하는 것이다. 오늘날 이러한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우리가 아는 누군가가 X,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서 시작된 사상이나 그룹에 빠져들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페이스 요가와 같은 뷰티 트렌드를 중심으로 한 비교적 무해한 팬덤 현상에서부터, 종교적 광신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컬트이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 사회심리학: 기본 원칙 핸드북)에서 크루글란스키와 그의 연구진은 인간 내면의 균형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우리가 절제된 상태에 있을 때, 기본적인 욕구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조화롭게 작동한다. 아무리 간절한 욕구라도 그것이 다른 소중한 욕구를 짓누를수 있다는 직감을 느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한발 물러서게 된다. 예컨대, 개인적 성취욕구를만족시켜 줄 수 있는 권위 있는 직위를 제안받더라도 그것이 중요한 인간관계의 손상으로 이어진다면, 보통은 그 제안을 거절하게 된다. 존중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도전을 불러오고, 안전과 편안함을 향한 욕구가 그 열기를 식히고 조절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특정한 욕구가 과도하게 증폭되어 다른 모든 욕구를 압도한다면,그 순간 사람은 균형을 잃고 극단주의로 향하게 된다.

- 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손동영 교수는 한 연구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태도와 다른 관점을 담은 미디어를 접하게 되면, 주변에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고 느껴 결국사회 전반에서 그들의 존재 비율을 낮게 추산하게 된다." 이는 '다원적 무지라고 불리는 심리 현상으로, 실제로는 다수가 동의하는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그것이 소수 의견이라고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과 생각이 다른 미디어에 자꾸 노출되다 보면, 사회 전체에서 자기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고 착각하게 되고, 그래서 실제로는 다수에 속하더라도 목소리를 내는 걸 망설이게 된다

- 현실로 내려온다는 개념은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적인 경험이다. 나무를 바라보고, 동물에 대해 경이로움을느끼며,자신의 동물적 본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정신적 각성의 순간이다. 소셜 미디어의 집단사고, 정치적으
로 편향된 환경,가족의 신념 체계, 해로운 친구나 동료들과의 관계 등 어떤 식으로든 집단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가 벗어날 때에도 우리는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나역시 매일 걷고, 동물들과 시간을 보내고,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이 현실성과 신체감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발견했다.

- 2020년 영국 율버햄튼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크리스 풀우드가 이끄는 미국, 호주 공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자기 개념이 뚜렷하고 자기 관찰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일관된 자아상을 제기한다. 반면 젊은 성인과 사회불안이 높은 이들은 온라인에서 이상화된 자아상을 주로 드러낸다. 또한 사회불안이 높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소통을더 선호한다." 그들은 인상 관리 연구를 인용해 행위자는 자신이 놓인 소풍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가면을 쓴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지 확신이 없을 때 이상화된 자아상을 기본 자기 표현으로 삼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자기 정체성이 불분명한 젊은 세대가이 행동을 더 자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현실과 온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로 인한 자기검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제안한다. 서로 다른 대상에게 맞춤형 게시가 가능하도록 프라이버시 설정을 조정하고(인상 관리 및 맥락 붕괴 방지),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는 태그된 사진이 보이지 않도록 태그 설정을 선택한다. 그리고 '올리기 전에 두 번 생각'하는 원칙을 실천하여 원하는 대상에게 맞춤별로 더 적절한 인상을 전달하고, 삶 속의 특정 사람들과 보다 진정성 있는 연결을 구축한다. 이는 커뮤니티 내의 다양한 사람들과 보다 의식적이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자신을 숨기는 게 아니라 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부모님과 공유할 콘텐츠는 연인, 친구, 동료와 공유할 콘텐츠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일상적인 갈등과 생존 심리 모두 현실을 직면하고, 과감하게 움직이며, 희망을 지키는 데 헌신할 것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쟁 포로였던 사람들에게는 극한 상황에서 포기병이라 불리는 상태가 위협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작가 카일 하윙턴은 포기병을 사회적.행동적 위축, 눈에 띄는 무관심, 의지력과 감정반응 및 결단력의 상실, 외부 자극에 대한 무반응, 심인성 사망 등으로 설명한다. 하윙턴은 포기병에 대한 해독제는 '희망'이라고 말한다. 생존 위기를 겪을 때, 희망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예상치 못한 환경에 적응할 준비를 항상 갖추고, 희망을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말은 실존적으로 생존하고 제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집단사고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지 일깨워 준다.

-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내가 느끼는 근본적인 걱정은 작가나 언론인들이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재능을 감추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침묵하는 현실이다.
티가든은 "정체성과 본질의 차이예요."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본질대로 살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정체성에 얽매이지만, 그게 꼭 우리의 진짜 모습, 우리 본질을 대변하지는 않아요. 따라서 가능한 한 자신의 본질대로 살기를 권합니다. 아이처럼 노는 것, 웃음, 그리고 자연과의 연결이 모두 도움이 되죠. 그것들은 결국 자신과의 연결입니다."
아마도 핵심은 자기 자신과 자신을 규정하는 틀을 너무 무겁게 여기지 않는 데 있는 것 같다. "정체성은 변할 수 있고, 변해야만 해요. 요즘은 그유연함이 사라져서 서로를 아프게 만들고 있죠," 그녀가 마무리했다. "무언가를 내려놓
으려면 약간의 결손이 필요합니다."

- 우리가 우리 자신이 정해진 범주를 넘나드는 존재임을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한, 양극화는 끝내 우리를 지배할 것이다. 소셜 미디어와 알고리즘은 바로 그 얄팍한 범주 위에서 번창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우리 모두를 분노라는 불씨에 던지기 위해 감정으로 재단한 마케팅 시스템이 도사리고 있다.
당신이 혼혈인이라면 알고리즘은 당신을 분류하지 못한다. 당신이 '자폐 인접 성향(외견상 자폐처럼 보이나 공식 진단은 없음)'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 점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들어왔다. 당신이 분노 가득한 트윗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으면, 알고리즘은 위축된다. 대신, 당신이 섬세한 자아로 존재할 때, 현실이 우세를 차지하고, 진정성이 앞서며. 인간적인 연결이 갈등을 넘어설 기회를 갖게 된다. 작가 셰리터클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고독의능력, 곧 분리되어 있을 수 있고 자신을 추스릴 수 있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당신은 고립된다 고독 안에서야 비로소 자신을 찾을수 있고,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진정한 유대를 맺을수 있다.  
그것은 한박자 쉬는 것, 멈추는것, 몸안에 뿌리내리는 것이다. 자기검열과 캔슬 컬처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통해 진짜 생각을 감지하는 능력을 앗아갔다.

- 집단 정체성은 그저 일시적인 소속감으로서 기능해야 한다. 애초에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인식이나 기대가 있다면, 그 정체성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필요가 없다. 우리는 유목민이 아닌가? 우리는 단지 공간 속에서만이 아니라, 생각과 사상의 영역에서도 떠돌지 않는가? 성장하고 껍질을 벗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자아 의식은 새롭게 형성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왜 우리는 하나의 집단이나 이념 안에 평생 머물 것을 기대하는가? 지금의 정체성은 일시적으로 소속된 장소일 뿐이며, 더 이상 집단 정체성이 필요치 않은 더 깊은 형태의 해방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로인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이 거대한 수도에서, 우리는 평생 동안 수천 가지 정체성을 자유롭게 입고 벗을 수 있다. 그것들에 굳이 집착하거나 얽매일 이유는 없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저 온 미래  (0) 2025.10.21
트럼프 시대의 지정학과 비트코인  (0) 2025.10.17
낯섦과 공존  (0) 2025.10.10
새로운 질서  (0) 2025.10.10
불안사회  (1) 2025.10.05
Posted by dalai
,

20251112

Quote of the day 2025. 11. 12. 05:42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1114  (1) 2025.11.14
20251113  (1) 2025.11.13
20251111  (0) 2025.11.11
20251110  (0) 2025.11.10
20251109  (0) 2025.11.09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