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초콜릿

인문 2014. 10. 19. 13:45

 


성난 초콜릿

저자
조지프 엡스타인 지음
출판사
함께읽는책 | 2013-04-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가십에 관한 매혹적이고 날카로운 탐구" 뉴욕 타임스[성난 초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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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십의 정의가운데 하나는 "타인의 사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소식"임. 여기서 말하는 사행활은 각 남녀의 비밀이며, 표면상의 비밀스러움이랴 말로 바로 그 비밀들을 사적인 것으로 만듬. 뛰어난 사회학자였던 게오르크 지멜은 비밀이 인류가 이룩한 가장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 함축적이며 명료한 그 말은 사회가 규칙을 제정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한 개인의 생활에 침입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의미. 만약 사적이며 소중한 것을 보호하는 이 자유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엄청나게 비참해졌을 것임. 은밀한 꿈, 희망, 사소한 악덕, 소중히 여기는 환상 같은 것들은 때론 비현실적이고 실현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우리에게는 엄청난 의미를 지님. 따라서 이런 것들을 침해하는 가십은 이들을 망칠 수 있으며, 그 같은 가십의 피해가 막대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임
-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블레즈 파스칼)
- 가십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현재 진쟁중인 일에 대해 더 확실하게 지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릴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음. 가십은 한 집단의 행태를 규제하고 그 집단의 구성원을 규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우 세련된 다기능적 상호작용으로ㅗ 보임. 이 말은 곧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도 이와 비슷한 어려움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면 자신만이 예외적이며 혼자라는 느낌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 우리는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음. 만약 그들이 가십을 주고 받는 일에 가담했더라면 그들은 사람이 얼마나 의지가 되며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인지 깨달았을 것임.
- 어떤 일에서도 벗어나 있으며 깜깜무소식이고 오리무중이 되는 것, 이것은 성자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어쩌면 성자도 바라지 않는 일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중대사에 관여하는 그룹에 속해 있기를, 내막이나 알찬 정보를 잘 아는 편에 속하기를 바람. 그리고 바로 여기서 가십은 때로 의심스럽지만 가끔은 필요한 수단이 됨. 가십은 조심스럽게 무게를 가늠해보고 세심하게 그 뿌리를 생각해보면, 불완전하고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연결점 없는 여러상황들을 서로 이어주고 빈칸을 채워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음
- 가십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은 우리모두가 세상을 살아가는 보통남녀이며 똑같은 도덕적 영역에서 활동하고 똑같은 것을 재미있어 하며 이겨내기 어려운 일이 있다면 이를 인정한다는 의미
- 우리는 사생활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경찰이 사생활을 억압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저널리스트들이 사생활을 위협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점차 사생활을 즐기지 못하게 된다. 비밀스럽지 않으면 가능한 것이 없다. 사랑도, 우정도...(밀란 쿤델라)
- 광장사회에서 예의범절은 허용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즉 공적으로 그리고 사적으로 무엇은 말할 수 있고 무엇은 말할 수 없는지 명쾌하게 정해주었음. 광장사회에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성향이었음. 좋은 성향은 가진 사람은 어떤 것들을 행하거나 말하거나 심지어 생각하지도 않았음. 물론 사람은 고상하기 않은 것을 생각할 수 있고, 사적으로 또는 가까운 친구들끼리 품위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음. 하지만 이런 것들은 뉴욕타임즈나 뉴요커, 배너티 페어, 뉴욕과 같은 권위있는 매체에 실리지 않음. 텔레비전에 방영되거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야깃거리가 되지도 않음. 이와 같은 예의범절의 기준이 무너지는 데에는 수십년이 걸렸는데, 그 기간중 특히 60년대는 중요한 의미가 있음. 가십칼럼의 뻔뻔함은 강화되었고, 남녀관계가 변화하면서 예전에는 남자들끼리 은밀히 주고받던 이야기가 점잖은 파티석상에 버젓이 오르게 되었으며, 한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하고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문학검열제도가 무력화되면서 성인물과 인터넷을 통한 포르노그래피의 접근이 쉬워졌음. 예의범절이 사라지고 솔직함이 부각된 것은 순수한 발전으로 보일수도 있짐나, 그 부작용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생각하지만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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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인문 2014. 10. 19. 13:43

 


만들어진 신

저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07-07-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신의 존재를 의심하라, 인간의 능력을 주목하라! 신이라는 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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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신론자는 초자연적 지성을 믿음. 그 지성은 우선 우주를 창조하는 큰 일을 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주위를 맴돌면서 자신이 창조한 것의 운명에 영향을 미침. 유신론적 신앙체계 내에서 신은 인간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 그는 기도자에게 응답하고 죄를 용서하거나 처벌하며, 기적을 이룸으로써 세계에 개입하고 선행과 악행에 시시콜콜 관심을 가지며, 우리가 언제 선과 악을 행하는지 안다. 한편 이신론자는 초자연적 지성을 믿지만, 그 지성이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들을 설정하는 일에만 관여할 뿐 인간사에 개입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생각. 범신론자는 초자연적 신을 아예 믿지 않지만 신이라는 단어를 자연이나 우주 또는 그 움직임을 지배하는 법칙을 가리키는 비초자연적 동의어로 사용. 이신론자는 신이 기도자에게 응답하지 않고 죄나 고백에 관심이 없으며, 우리 생각을 읽지 않고 변덕스러운 기적을 부리지 않는다고 본다는 점에서 유신론자와 다름. 이신론자는 신이 일종의 우주적 지성이라고 보는 반면 범신론자는 신을 우주법칙이 비유적 또는 시적 동의어라고 본다는 점에서 다름. 범신론은 매력적으로 다듬은 무신론임. 이신론은 물을 타서 약하게 만든 유신론임.
- 우리는 동료의 종교를 존중해야 하지만, 자신의 아내가 아름답고 아이들은 영리하다는 그의 이야기를 존중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그리고 그런 정도로 존중해야 한다. (멘켄)
- 우리 문화의 중심에는 일신교라는 감히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거대한 악이 자리하고 있다. 구약성서라는 야만적인 청동시 시대의 문헌에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라는 세가지의 반인간적인 종교가 나왔다. 하늘의 신을 섬기는 그 종교들은 말 그대로 가부장적이므로 해당 지역의 여성들을 하늘의 신과 그 지상의 남성 대리자들에게 2000년 동안 멸시를 받아왔다. (고어 바이댈)
- 미국이 법적으로 세속적이라는 바로 그 점때문에, 종교는 자유기업이 되었다. 교회들은 군중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로 경쟁하며, 그 경쟁은 시장에서 쓰이는 모든 공격적인 영업기법들을 총동원하여 이루어짐. 비누판촉에 쓰이는 기법들을 신을 광고하는 데에도 쓰이며, 그 결과 교육을 적게 받은 계층들이 종교에 열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것. 대조적으로 영국의 국교는 종교를 거의 종교로 볼 수 없는 사교적인 취미생활처럼 변모시켰음.
- 많은 사람들은 이미 수용된 독단적 견해는 독단론자들이 아닌 회의론자들이 반증해야 하는 것처럼 말한다. 물론 그것을 잘못이다. 내가 지구와 화성 사이에 타원형 궤도를 따라 태양을 도는 중국 찻주전자가 하나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찻주전자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을만큼 아주 작다는 단서를 신중하게 덧붙인다면, 아무도 내 주장을 반증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 주장이 반증될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을 의심하는 것은 인간 이성에 대한 용납하기 어려운 억측이라고까지 내가 말한다면 그건 헛소리로 여겨져야 옳다. (버틀란드 러셀, 찻주전자 우화)
- 우리에게는 합리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갖가지 믿음을 지닌 사람들을 가리키는 다양한 이름들이 있다. 그들의 믿음이 대단히 흔할 때 우리는 그것을 종교적이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그것을 미친, 정신병적, 망상적이라고 부를 가능성이 높다. 수가 많으면 분명 제정신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우주의 창조자가 당신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믿음은 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반면에 그가 마치 모스부호처럼 빗방울로 침실창문을 두드려 당신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믿음은 정신병적이라고 보는 것은 역사적인 우연의 산물일 뿐이다. 따라서 종교인은 일반적으로 미치지 않았지만, 그들의 믿음은 절대적으로 미친 것이다. (샘 해리스, 신앙의 종말)
- 창조론자들은 언제나 생물학적 적응이 대박 아니면 쪽박의 문제라고 가정. 대박 아니면 쪽박 오류는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이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음. 눈은 보든지 못보든지 둘 중 하나이며, 날개도 날든지 못 날든지 둘중 하나라는 것. 그 중간단계는 없음. 하지만 그 견해는 틀림. 현실에서는 중간단계들이 많이 나타남. 그것은 우리가 이론으로 예측한 대로임. 생명의 다이얼 자물쇠는 따뜨해지다가 차가워지다가 따뜻해지는 식의 슬리퍼 찾기 장치임. 진짜 생명은 산의 뒤쪽에 있는 완만한 비탈을 찾는 방면, 창조론자들은 맹목적으로 앞쪽의 절벽만 쳐다봄.
- 과학의 역사가 우리에게 뭔가 말해주는 것이 있다면, 무지에 신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행위가 아무 도움되 안된다는 것이다. (제리코인)
- 다윈주의는 다른 식으로 우리의 의식을 일깨움. 진화한 기관들은 뛰어나고 효율적이지만 종종 결함도 보임. 그것은 그 기관들이 진화된 것을 경우 예상되는 일이며, 설계된 것을 경우에는 예상할 수 없음. 쓸데 없이 목적지까지 멀리 우회함으로써 진화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되돌이후두신경이 한 사례임. 요통, 탈장, 자궁탈출증, 굴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질병 중 많은 것들은 수억년에 걸쳐 네발로 걷도록 다듬어진 몸을 그대로 지닌 채 두발로 살아가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물들임. 자연선택의 냉혹함과 낭비성도 우리 의식을 일깨움. 포식자들은 먹이를 잡기 위해 아름답게 설계된 듯하며, 먹잇감들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아름답게 설계된 듯함. 신은 도대체 누구편일까?
- 천성적 이원론과 천성적 목적론은 적절한 조건이 주어지면 종교로 향하게끔 우리에게 성향을 부여함. 빛을 나침반으로 이용하는 나방의 특성이 의도하지 않은 자살로 이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타고난 이원론은 영혼을 몸의 일부가 아니라 몸에 깃든 별개의 것으로 믿도록 준비시킴. 그런 분리된 영혼이 몸이 죽은 뒤 어딘가로 옮겨진다고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음. 또 우리는 신이라는 존재를 순수한 영혼이라고 즉, 물질의 창발적 특성이 아니라 물질과 독립되어 존재하는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음. 게다가 아이의 목적론은 종교를 받아들이게끔 우리를 설정해 놓음. 모든 것이 목적을 지닌다면, 그것은 누구의 목적인가? 물론 신의 목적이다.
- 성적 욕망은 인간의 야심과 투쟁 중 상당히 많은 것들의 배후에 있는 추진력이며, 그중 상당수는 빗나간 것들임. 이것이 조상들의 생활에서 유래한, 빗나간 결과라면, 관대해지고 연민을 느끼려는 욕망에도 같은 말이 적용되지 말라는 법이 없음. 자연선택이 우리 조상들의 시대에 그 두종류의 욕망을 구축한 최선의 방법은 뇌에 경험법칙을 설치하는 것이었음. 그 법칙들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 심지어 원래의 기능에 맞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러함. 그런 경험법칙들은 장 칼뱅식의 결정론적 방식이 아니라 문학과 관습, 법률과 전통, 그리고 종교라는 문명요소들의 영향을 받아 걸러지면서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침. 원시적인 뇌의 성욕법칙이 문명이라는 여과지를 거치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연애장면이 되어 등장하듯이, 우리 대 그들의 투쟁이라는 원시적 뇌의 법칙은 캐풀렛가와 몬터규가의 지속되는 다툼의 형태로 출현. 반면에 이타주의와 감정이입이라는 원시적 뇌의 법칙들은 셰익스피어 연극의 서로 화해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를 기쁘게 하는 빗나간 형태로 나타남.
-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민간인 사상자 때문에 널리 비난받지만, 그 사상자수는 2차대전의 사장자 수에 비하면 극히 소수임.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수준도 꾸준히 변하고 있는 듯함. 아주 냉정하고 밉살스러운 럼스펠드도 2차대전 때였다면 아주 온정적인 자유주의자로 보였을 것임. 지난 수십년 사이에 뭔가가 변했음.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변화였으며, 그 변화는 종교와는 아무 관계가 없음. 설령 있다고 해도 그것은 종교 때문에가 아니라 종교에도 불구하고에 해당
- 종교 신앙의 위험은 그것이 없었다면 정상적일 사람들을 광기로ㅗ 내몰고 광기를 신성시하게 만든다는 것.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종교적 주장들은 다른 모든 주장들이 거쳐야 하는 정당화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배우기 때문에, 문명은 여전히 얼토당토 않은 무리들에게 시달리고 있음.
- 종교는 매일 시시각각 당신의 모든 일을 지켜보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확신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사람은 당신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열가지 목록을 갖고 있다. 당신이 그 열가지 중 어느 것이라도 하면, 그는 당신을 고문하고 고통을 주는 특수한 곳으로 당신을 보내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목이 메도록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당신을 사랑한다. (조지 칼린)
- 근본주의자는 신성한 책에서 진리를 읽고 자신의 믿음을 뒤흔들만한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자신이 옳다는 것을 안다. 신성한 책의 진리는 추론 과정의 최종산물이 아니라 일종의 공리이다. 그 책은 옳으며, 만일 증거가 그것과 모순되는 듯 하면 버려야 할 것은 그 책이 아니라 증거여야 한다. 대조적으로 과학자인 내가 믿는 것(예를 들어 진화)은 신성한 책에서 읽었기 때문이 아니라 증거를 연구했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그것은 사실 전혀 다른 문제다. 진화에 관한 책들은 신성하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서로를 지탱하는 증거를 압도적으로 많이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어느 독자라도 나서서 증거를 검사할 수 있다. 어느 과학책이 틀렸다면, 결국은 누군가가 실수를 발견할 것이고 그 뒤의 책들은 수정되어 나온다. 신성한 책은 그럴 일이 없다.
- 우리의 정치가들은 R로 시작하느 단어를 언급하는 것을 피하며, 대신 자신들의 싸움을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규정지음. 마치 테러가 자체 의지와 정신을 갖춘 영혼이나 힘인 듯한 양 말이다. 혹은 그들은 테러리스트들의 동기가 순수한 악에서 비롯된다고 규정지음. 그러나 그들의 동기는 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 우리가 그들을 아무리 잘못 생각하고 있더라도, 그들의 동기는 낙태수술을 한 의사를 살해한 기독교인처럼 자신들이 올바르다고 인식하는 것, 자신들의 종교가 말하는 것을 충실히 추구하려는 데 잇음. 그들은 정신이상자가 아님. 그들은 자기 나름대로는 합리적인 종교적 이상주의자임. 그들은 자신들이 행위가 선하다고 봄. 어떤 뒤틀린 개성 때문도 아니고 사탄에 사로잡혔기 때문도 아니라, 요람에서부터 철저하고 의문없는 신앙을 갖도록 양육되었기 때문.
- 더 일반적으로 말해서 진정으로 유해한 것은 신앙자체가 미덕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행위임. 신앙은 그 어떤 정당화도 요구하지 않고 어떤 논증에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악이다. 의문을 품지 않은 신앙이 미덕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아이들을 미래의 성전이나 십자군 전쟁을 위한 치명적 무기로 자라도록 준비시키는 것. 순교작의 낙원을 약속받고 두려움이 없어지면, 그 진정한 신앙의 집약체, 즉 인간폭탄은 긴 활, 군마, 탱크, 집속 폭탄과 함께 무기의 역사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할만 함. 아이들에게 의문없는 신앙이 우월한 가치를 지닌다고 가르치는 대신 자신의 믿음을 통해 질문하고 생각하는 법을 가르친다면, 자살 테러범은 없어질 가능성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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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2014. 10. 19. 13:42

 


가재걸음

저자
움베르토 에코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2-11-0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냉전의 시대 이후 다시 찾아온 열전(熱戰)의 비극 그리고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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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전쟁에서는 교전중인 나라의 군수산업이 이득을 보았음. 신전쟁에서는 한 국가와 장벽너머의 다른 국가에 관심을 두었던 다국적 기업이 득을 보기 시작. 이뿐 아님. 구전쟁은 군수품 업자들을 살찌웠으며 이 수익은 다른 형태의 무역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가져온 손실을 메울 수 있었음. 반면 신전쟁은 군수산업에 수익을 가져다주었지만 항공운송, 오락, 여행, 매체산업(상업광고를 싣지 못하기에)에 전 지구적 위기를 가져왔음. 그리고 건축과 자동차에 이르는 기간산업들과 이와 연계된 전체 산업이 타격을 받음. 신전쟁에서는 일부의 경제력이 서로 경합을 벌이는데, 그들의 경제논리는 국력의 논리를 능가함
- 과거의 모든 전쟁은 시민이 전쟁의 정당성을 믿고 적을 무찌르기를 갈망하는 것이 가장 큰 바탕을 두었음. 반대로 신전쟁에서서 정보는 시민의 믿음을 동요시키는 데다 적들의 죽음에 강한 연민을 느끼게 함. 이것은 모호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님. 바로 걸프전은 병사들이 자신의 적군들을 동정했던 첫번째 전쟁이었음.
- 신전쟁은 종종 두집단 간의 전투에 지나치게 많은 세력이 개입되기에 두 주역이 쟁점을 결정적으로 계산하고 의도하는 현상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음. 전쟁에서 세력들의 증가는 그들 각자의 영향력이 예측 부가능하다는 것을 의미. 구전쟁의 결과는 둘 중 하나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신전쟁의 원칙에서는 두 집단 모두의 손해로 이어짐. 전쟁이 주어진 시간 동안 누군가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은 마지막 이익대 일시적 이익이라는 등식을 뜻함. 하지만 클라우제비츠가 주장했던 것처럼, 전쟁이 여전히 다른 수단을 통한 정치의 지속이라면(따라서 본연의 정치로 돌아갈 수 있는 균형상태가 달성되었을 때 전쟁은 종결됨), 전쟁의 마지막 순간이 존재할 것임. 하지만 20세기에 일어났던 두번의 세계전쟁을 봤을 때, 전쟁 이후의 정치는 어떻게든 항상 전쟁으로 이어졌음. 어쨌든 전쟁은 교전국들의 의도에 완전히 들어맞을 수 없는 전반적 변화를 유발했기에 지속이 가능했고, 이후 전쟁의 정치를 생산할 수 있는 수십년 동안 정치, 경제, 심리적 불안정으로 이어졌음.
-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이 말할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들 앞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중 바보가 아닌 두세명을 위해 말하려고 합니다> 이 경우는 극단적이고 위험하긴 하지만 호의 유도하기 방식임. 왜냐하면 그들 중의 누구라도 자신이 두세명 중의 하나일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 모든 청중은 주위의 다른 이들을 경멸하면서 애정을 담은 공모자의 심정으로 화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임. 호의 유도하기는 여러분이 이미 이해한 것처럼, 상대방의 환심을 끌어모으는 수사학 기술임. 말머리에 <나는 이처럼 훌륭한 여러분 앞에서 말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운을 띄우는 것은 환신을 유도하는 일반적 사례임. 그리고 <당신이 내게 그랬듯이>도 자주 쓰는 호의 유도하기 방식으로, 상대방이 모르거나 잊고 있던 무언가를 상기시키면서, 분명히 상대가 먼저 알고 있던 것을 다시 언급한다는 겸손한 태도로 보이게 함
- 사생활 침해는 사생활 실종으로 모두를 길들이고 있음. 이미 우리 중 많은 이들은 비밀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그것을 공개하는 방법을 선택했음. 따라서 사람들은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공개적으로 용건을 밝히면서도 자신의 노출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거라 확신함. 이제는 사생활을 간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에, 사람들은 차츰 노출증 환자가 되어 감. 그리고 사생활이 실종되었을 때는 어떠한 행동도 수치스럽지 않게 여김. 게다가 우리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자는 피해자 스스로 동의했다고 확신하면서 서슴없이 개인적 영역을 파고듬. 사생활 보호는 단지 법률적 문제만이 아니라 도덕적이고 문화인류학적인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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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

인문 2014. 10. 19. 13:35

 


원더박스

저자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출판사
원더박스 | 2013-04-01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인생학교]를 대표하는 문화사학자 로먼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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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피드는 에로서의 로마식 이름이도, 에로스는 그리스의 사랑과 다산의 신임. 고대 그리스인에게 에로스는 성욕과 욕망을 상징했고, 가장 중요한 사랑 가운데 하나엿음.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에로스는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장난꾸러기 악동과는 거리가 멀었음. 에로스는 사람을 사로잡고 조종하는, 때로는 위험하고 불처럼 뜨거운 분별없는 사랑이었음. "욕망이 갑절이 되면 사랑이고, 사랑이 갑절이 되면 광기이다." BC5세기 철학자 프로디쿠스가 했던 말이다. 에로스는 이성적 통제능력의 상실을 수반했기에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두려운 존재였음.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많은 이들이 남녀관계에서 추구하는 바가 이처럼 이성적 통제능력을 상실한 경지라는 사실은 아이러니임. 요즘 사람들은 미친듯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천생연분을 만났다는 증거라고 생각함
- 흔히 우정으로 번역되는 두번째 종류의 사랑, 필리아는 저속한 성욕이 지배하는 에로스에 비해서 훨씬 고결한 사랑으로 간주됨. 우선 가족간에 존재하는 필리아가 있음. 부모와 자식 사이에 느끼는 친밀감과 애정, 혈연관계로 묶인 형제자매나 사촌들 사이에 느끼는 깊지만 성적인 것과는 무관한 친밀감을 말함. 사업상의 협력자나 정치적 동맹처럼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사람들 사이에는 공리주의 버전의 필리아가 존재했음. 한쪽이 다른쪽에 쓸모가 없어지면 이런 필리아는 쉽게 깨짐. 이런 도구적 우정은 현대사회에서 흔한 형태임. 회사에서 출세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 영향력 있는 동료와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대표적. 하지만 그리스인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필리아는 전장의 동료들 사이에 싹트는 깊은 우정이었음.
- 필리아는 상당히 진지한 사랑임. 반면 고대 그리스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세번째 사랑유형은 유희적 사랑임. 학자들은 보통 이런 사랑을 라틴어 루두스로 표현하는데, 아이들 사이, 혹은 가볍게 사귀는 연인들 사이에 있을 법한 기분좋게 놀고 즐기는 애정을 말함. 장난치고 놀고 즐긴다고 하면 흔히 이성관계의 초기단계를 연상하는 경향이 있음. 관심을 끌기 위해 시시덕 거리고, 공연히 놀리고, 유쾌한 농담을 하는 과정이 구애초기에 의례처럼 수반되기 때문. 이런 유희적인 사랑방식은 18세기 프랑스 귀족계급 사이에서 일종의 예술로 발전했음. 그들에게 사랑은 비밀편지, 흥분을 자극하는 외설스러운 유모, 한밤의 위험한 밀회 같은 흥미진진한 요소가 가득한 하나의 놀이요 게임이엇음. 요즘 청소년들은 병을 바닥에 눕히고 돌려서 멈춘 병의 입구가 가리키는 사람과 키스하는 게임을 하는데, 장난스럽고 유쾌한 루두스의 전형적 모습임
- 고대 그리스에서 결혼은 유희적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음. 결혼은 보통 부모가 정하는 중매결혼이었고, 아내는 남편 뜻에 순종하면서 규방에 해당하는 일정한 공간에 머물러야 했음. 이런 상황에서도 그리스인은 프라그마, 즉 성숙한 사랑이라고 하는 네번째 유형의 사랑을 찾아냈는데, 결혼한지 오래된 부부가 키워가는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의미. 프라그마는 시간의 흐름속에서 부부관계가 지속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타협하고, 인내심과 관용을 보여주고, 상대에 개한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직시하는 사랑임. 프라그마에서는 서로의 다른 욕구를 지지하고,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여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하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가정을 만드는 일도 포함됨. 무엇보다 프라그마는 서로에게 헌신하고, 부부관계가 상대에게 도움이 되게끔 하면서 사랑을 호혜적인 행동으롤 변화시키는 것임.
- 프라그마가 배우자에게 사랑을 주는 것인 반면, 아가페, 즉 이타적 사랑은 훨씬 근본적이고 이상적 사랑임. 고대 그리스인의 사랑중에 아가페는 대상을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 그리스인들이 알고 있었던 마지막 사랑 유형은 필라우티아, 즉 자기애임. 얼핏보면 아가페의 정반대 개념이자 아가페를 파괴할 경쟁자라고 할 수 있음.
- 고대 그리스인의 사랑에 대한 접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다양한 범주의 사랑, 말하자면 친구, 가족, 배우자, 이방인은 물론 자기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사랑을 찾고 키울 수 있다는 사실. 현대인은 사랑에 대한 모든 욕구를 한방에 충족시켜주리라 기대하는 한 사람을 찾으려 하고, 주로 이성간의 낭만적 사랑에 집중. 하지만 고대 그리스인은 이런 접근방식은 극도로 협소한 관점이므로 각자 삶에서 다양한 유형의 사랑을 키우고 발전시키라고 조언
- 페르시아의 유산, 궁정연애, 네덜란드의 우애결혼, 낭만주의 운동 이외에 낭만적 사랑이라는 신화에 더해진 마지막 요소는 20세기 자본주의적 사랑의 도래였음. 시장 이데올로기에 의해 이성관계가 오염되고 뒤틀리면서 사랑이 사고파는 상품이 됨. 돈을 주고 섹스기회를 사는 일은 항상 있었지만, 사랑 자체를 구매하는 일은 분명 새로운 변화였음. 이런 새로운 흐름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다이아몬드 산업이었음. 19세기에는 부유한 귀족이 아니고서는 연인에게 값비싼 보석을 사주는 일이 아주 드물었음. 하지만 30년대부터 매스미디어 광고를 통해 다이아몬드 선물이 일생을 함께할 여자에 대한 궁극적이고 필수적인 사랑표현이라는 신화가 만들어졌음.
- 자본주의적 사랑으로 인해 훨씬 은밀하게 퍼진효과는 사람들이 점점 스스로를 욕망의 대상으로 시장에 내놓고 거래한다는 사실. 최소한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인간은 좋은 옷과 화장으로 자신을 치장해왔지만, 인간이 잠재적 연인에게 매력적인 존재가 되고자 막대한 양의 돈까지 써가면서 스스로 온전한 상품이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 생긴 현상. 이런 흐름은 2차대전 이후 경제 호황기에 명품의류의 유행에서 시작되었고, 현재는 막대한 규모의 성형수술산업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남. 미국에서는 매년 가슴확대수술과 코성형, 지방흡입술, 복강성형술 등 대략 1000만건의 수술이 행해지고 있음.
- 일부 심리학자들은 상대의 결함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구매의 질을 극대하하는 데만 치중한 결과 파트너를 마음대로 버려도 되는 소지품처럼 대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 지금까지 살펴본 자본주의적 사랑은 결국 우리를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기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추구하는 데, 말하자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데 지나치게 중점을 두는 상태로 빠뜨리고 말았음. 그리스인들이 이런 상황을 본다면 자본주의 문화가 서서히 사람들을 건강하지 못한 필라우티아, 즉 부정적 자기애에 빠지게 했다고 단언할 것임.
- 인간사회에서 발견되는 육아방식은 획일적이지 않으며 다양함. 이런 차이들을 설명해주는 것은 생물학이 아니라 상황과 문화임. 여자들이 식량확보에 깊이 관여하는 사회, 그리고 남자가 전사역할을 하느라 너무 바쁘지 않은 사회일수록 남자들이 집안일에 깊이 관여하고 많은 책임을 지는 경향이 있음.
- 중세에 일이란 성취감을 느낄 방법이라기보다는 고된 짐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었음. 기독교 교리는 노동이 아담의 원죄에 대한 벌이라고 강조했던 반면, 그리스 고전전통에서는 땀 흘리는 육체노동보다 여가생활에서 미덕을 찾았음. 하지만 16~17세기 종교개혁과 함께 모든 것이 달라짐. 마틴 루터와 존 칼뱅같은 당시 신학자들은 저임금의 구두수선공으로라도 열심히 하는 것은 가치있는 행동이며 신에게 다가가게 해주는 종교적 의무라고 독려. 게으름은 크나큰 범죄로 간주되었고, 토니의 말을 빌리면 속세의 힘든 노동은 자체로 일종의 거룩한 의식이었음. 이런 소위 프로테스탄트 윤리는 오늘날 신문지상에서 혹평을 받고 있음. 특히 북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과도한 노동문화가 발달한 근본원인이라는 비난임.
- 오스트리아 심리치료사 빅터 프랭클의 글을 보면 현대의 소명 개념을 깊이 있게 설명한 대목이 보임.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갇혀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46년 발간한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저서에서 프랭클은 "강인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일부 수용자들이 신체 건강한 사람들보다 수용소 생활을 잘 버티는 명백한 모순상황"을 설명하려고 함. 이런 의외의 생존자들은 단순히 생존을 넘어서서 미래의 뚜렷한 목표를 지닌 사람들이었고, 그런 목표가 그들의 삶을 정신적으로 깊이 있게 해주고 의미있게 살고자 하는 의지를 주었음.
- 서구문화에서는 단선적 시간개념이 지배적. 시간의 화살이 과거에서 나아와 현재를 통과한 다음 미래로 날아가는 식으로 생각. 이처럼 화살이 통과하는 찰나에 있는 우리는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걱정하면서 정작 현재에 머물면서 지금을 만끽하지는 못함. 이런 시간관에서는 생각과 대화도 끊임없이 지나가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다가오는 미래 사이에서 불안하게 흔들리는 상태에 있음. 말하자면 지금 여기는 영원히 유동하는 상태에 있으며, 우리는 지금 여기에 차분히 머물거나 음미할 수 없음. 하지만 이런 단선적 시간관을 탈피하여 지금여기로 가는 길을 찾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님. 실제로 귀가 솔깃한 방법을 제공하는 다른 문화들이 존재. 시간을 바퀴로 보는 발리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고, 아예 시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안하는 선불교 수행이 그러함.
- 우리는 일상에서 미래의 존재를 느끼고, 시간과 책임 사이를 새롭게 연결시킬 방법을 찾아야 함. 스스로를 바이킹 전사라고 상상해야 할지도 모름. 바이킹 전사들은 전사자들이 머무는 천상의 궁전 발할라에서 조상들이 자기를 내려다보는 것을 느끼고, 동시에 아득한 미래의 후손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판결을 내리는 모습을 마음속에 선명하게 그릴 수 있었다고 함. 미국 남부의 테와 인디언처럼 스스로에게 "핀 페예 오베", 즉 "산을 쳐다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이는 산꼭대기에서 조망하듯 삶을 보아야 한다고 일깨우는 지혜의 말씀이었음. 자신들이 산기슭을 지나가는 여러세대 중에 한 세대일뿐임을 의식하라는 의미
- 18세기 중반까지는 소비자라는 단어가 낭비하는 사람, 돈을 헤프게 쓰는 삶을 의미하는 경멸적 용어였고, 지금은 소비라고 해석하는 consumption이라는 단어는 몸이 쇠약해지는 질병을 가리켰음. 사람들이 소비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이후. 이때부터 사람들은 안락함, 물질적 편안함. 돈을 주고 끊임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사치풍조에 사로잡힘.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많이 소유하는 삶을 살기 시작. 결과는 우리가 행복한 생활과 물질이 풍요로운 생활을 혼동하게 되었다는 것. 풍요로운 서구사회 시민들이 삶에 불만족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가 물질적인 부분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음.
- 최소한 18세기부터는 개인의 자긍심과 사회적 지위가 수입 및 소비방식과 긴밀하게 연결됨. 돈에 윤리성이라는 특성까지 부여되어, "부유한 생활은 존경할 만한 훌륭한 삶이라는 신호가 되는 반면에 녹슨 고물차를 끌거나 낡은 집에서 살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 경제적 성공을 보여주지 못하면, 말하자면 근사한 옷을 입고 좋은 차를 몰지 못하면,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가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기분이 드는데, 이것이 바로 지위불안임.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느낌과 판단에서 자유롭지 못함. 이런 지위불안을 피하고 소비지상주의 생활방식이 주는 안락함과 쾌락을 누리기 위하여 우리는 더욱 많은 물질을 소유하고 호화로운 경험을 쌓을 방법을 찾기 시작.
- 미국에서 단순하게 살기의 역사는 소로에서 끝나지 않음. 60년대 히피공동체가 있었고, 이어서 70년대에는 환경에 대한 각성에서 시작된 반소비주의 운동이 등장. 특히 반소비주의 운동은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같은 마니아층을 거느린 책들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우리가 최소의 소비로 최대의 행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 반소비주의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발적 단순함을 지향하고 실천하는 이들이 많음. 자발적 단순함이란 과시적 소비가 아닌 양심적 소비를 장려하는 철학이자, 외적으로 단순하면서 내적으로 풍요로운 생활방식임
- 자기감지력이란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해 방향, 고도, 위치 등을 인지하는 능력. 코의 뒤쪽, 눈과 눈 사이에 위치한 사골 혹은 벌집뼈라고 불리는 곳에 작은 자철광 결정체가 있는데, 이것이 지구의 자기장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함. 자기 서식처나 둥지로 돌아오는 귀소본능을 가진 비둘기, 박쥐 등의 조류, 계절에 따라 일정한 경로로 이동하는 회유어인 연어, 돌고래 등도 마찬가지로 자성을 가진 광물을 지니고 있음. 자기감지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아무도 모름. 하지만 낯선 도시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도 좀처럼 길을 잃지 않는다면 자기감지력이 훌륭하게 작동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음.
- 인간은 항상 생존을 향해 지구를 이용해왔음. 하지만 유럽문화가 중세 암흑기 이후 가장 무모한 이데올로기를 확고하게 받아들인 것은 16세기에 와서임. 바로 세계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자연은 인간의 이익을 위한 약탈의 대상이라는 이데올로기임. 이런 이데올로기의 토대는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는 다른 존재라는 인간의 유일성에 대한 믿음이었고, 기독교 사상, 초기 자본주의, 국민국가의 발전 등이 이런 이데올로기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했음. 인간이 사용하는 자원으로서 자연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지구에 사는 다른 생물과는 다르며 그들보다 우수하다는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음. 그리스 로마 시대의 사상이 이를 정당화할 구실을 제공했음. 이를테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합리성을 갖고 있으며 귀를 꼼지락거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는 다른 존재라고 주장. 르네상스 시대가 되자 인간은 다른 언어를 가지고, 도구를 사용하며, 양심을 보여주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주장이 대두. 하지만 인간과 다른 창조물의 핵심차이는 이성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었음.
- 미켈란젤로에게 위탁한 주요 작업에 대한 역사기록을 보면, 미켈란젤로가 조수를 채용하면서 지불한 금액에 대한 청구서가 수북함. 적어도 10여명이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작업을 같이 했던 것으로 보임. 하지만 그런 부분을 생략한 미켈란젤로의 재능에 대한 뵤사는 창조적 천재는 스스로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전능한 신에게서 특별한 재능을 부여받아야 한다는 르네상스 시대의 믿음에 일조했음. 창조성이란 독창성과 관련되며 학습된 능력이라기보다는 타고난 재능의 산물이라는 요즘 사람들의 생각은 바로 르네상스 시대 사고의 유산이고, 이후 수백년 동안 서구인의 사고를 지배해왔음. 말하자면 재능이란 애초부터 있느냐 없느냐지, 노력해서 얻고 말고 하는 것이 아니었음. 나아가 창조성이라는 재능은 선택된 소수에게만 허락됨. 그러므로 공교롭게 운이 좋은 소수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예술가로서는 탁월한 능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 않음. 이처럼 창조성은 처음부터 모두에게 가능한 일이 아니라 배타적인 엘리트만이 향유하는 철저하게 비민주적 개념으로 등장했음.
- 서구 미술사에서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 독창성이 돋보였던 두번의 중요한 시기
(1) 1425년 피렌체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직선원급법을 발견(혹은 재발견)했을 때 일어났음. 고대 그리스인들은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기위해 물체를 축소해서 그리는 기법을 알고 있었음. 하지만 이런 기법은 어찌된 일인지 수백년 동안 자취를 감췄음. 문화사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사건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중세회화에서는 멀리 있는 사물이 일반적 관차자의 시각에서 균형이 맞지 않고 너무 크게 보일 때가 많았음. 브루넬레스키의 혁신은 화면에 있는 모든 점들이 수렴되는 소실점의 발견이었음. 브루넬레스키는 수학적 정확성을 동원하여 그림속 물체들이 관찰자로부터 거리에 정비례하여 작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2차원 표면에서 3차원 같은 환상을 만들어냈음.
(2) 두번째 중요한 변화는 대략 400년 뒤에 일어났음. 바로 입체파의 탄생이었음. 입체파의 탄생은 1907년 경 피카소와 브라크가 탄생시킨 놀라운 작품들까지 거슬러 올라감. 입체파의 독창성은 선원근법이라는 관습에 따라 지배적 기준이 되었던 단일 시각을 거부한 데 있음. 대신에 입체파들은 동시에 여러가지 시각에서 동일한 주제를 그렸음. 아마 입체파 형성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이는 세잔느였을 것임. 세잔느는 하나의 화폭에 자신의 관점이 살짝 달라질때마다 따라서 달라지는 물체의 모습을 표현.
- 피카소는 예술작품이 일정한 경지에 도달해 꽃을 피우려면 모든 규칙을 무시하거나 망각해야 한다고 했음. 우리 삶이 그런 경지에 도달하기를 바란다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함. 그리고 창조성에 관한 사회관습을 따르지 말고 창조성을 개인의 독자적 철학에 포함시켜야 함.
- 창조성은 인간활동 중에 가장 신화화된 측면 중 하나로 남아있음. 절대다수는 여전히 창조성은 재능있는 화가, 앞을 내다보는 시인, 창의적 물리학자처럼 특별한 재능을 갖고 태어난 소수의 몫이라고 생각함. 하지만 역사를 보면 창조성은 훨씬 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휘될 수 있음. 주방에서 요리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고, 도구로 물건을 만들면서 호모 파베르의 기쁨을 경험하고, 사회관습을 타파하는 여러방면에서 우리는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음.
- 중세 파리, 런던, 로마의 묘지들은 인기 있는 만남의 장소이자, 와인, 맥주, 리넨 등을 파는 상인들이 많은 번화한 장소였는데, 순례자들이 지나가는 성인들의 축일에는 한층 사람들로 붐볐음. 사람들은 묘지사이에서 거닐고, 묘지에서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즐겁게 웃고 떠들며 놀았음. 아이들은 교회 옆 납골당에서 사람뼈를 장난감 삼아 놀았음. 새로운 거주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고 파낸 납골당 뒤쪽에는 해골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음. 묘지에서 죽은자와 교감하며 춤을 추는 고대 전통이 워낙 널리 퍼져서 프랑스 교회가 이를 금지하려고 여러차려 시도했지만 허사였음. 매장지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중세에 묘지는 도시, 시골할 것 없이 어디서든 가장 시끄럽고, 분주하고, 활기가 넘치고 상업적 지역에 있었음.
- 중세에 죽음은 사람들의 일상에 워낙 널리, 그리고 깊숙이 퍼져서 오히려 삶의 소중함과 취약함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음. 삶이 언제든 자기손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은 지금 우리에게는 없는 열심과 열정을 가지고 삶을 살아야 한다고 느꼈음. 역사학자 필립 아리에스가 과거 1000년 동안 죽음에 대한 태도를 연구한 논문에서 "중세 말기 사람들만큼 삶을 사랑한 이들은 어느시대에도 없었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결론을 내린 이유가 여기 있음. 죽음이 당장이라도 자기 목숨을 낚아챌갈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하면, 사람 허벅지 뼈들을 가지고 놀고 해골들이 벽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면, 삶이란 최선을 다해 마음껏 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모든 순간을 선물처럼 소중히 여겨야 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길지 않은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확률이 훨씬 높아짐. 죽음의 편재는 살아있는 모든 순간을 생동하게 만들고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살게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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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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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사기극

인문 2014. 10. 18. 16:45

 


거대한 사기극

저자
이원석 지음
출판사
북바이북 | 2013-08-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본 한국 사회 오늘날 “개천에서 용 난다”는...
가격비교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제치고 시크릿이 뜨게 된 것은 신비적 패러다임이 윤리적 패러다임을 압도한 현실을 반영. 윤리(근면) 영역에서 생존과 신분상승의 해법이 발견되지 않으니, 신비(믿음) 영역으로 비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에게 주어진 해법임
- 코비의 인기가 대기권을 뚫고 올라갈 정도였던 당시는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으로 봉직하던 시기. 비록 허약한 토대라 할지라도 미국 경제가 활황일 때는 자기주도적 리더십에 대한 믿음이 뿌리내릴 수 있었을 것임. 어쨌든 노력하면 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부시가 미국의 선장가 치어리더가 되고 나서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 전쟁으로 국가재정을 말아드신 상황에서는 자기계발의 다른 패러다임이 우위를 점하게 될 수 밖에 없음. 대공황과 같은 경제불황은 자기계발 사조, 특히 신비적 패러다임을 강화시킴. 그리고 다른 한쪽은 악화시킴. 가령 윤리적 패러다임의 경우에는 본질이 휘발되고 그 기교만 중시되기 마련임. 이렇게 기교를 강조하는, 즉 인격에서 기술로의 전이는 정서적 접근이라는 변종을 산출. 심리적(정서적) 자기계발은 윤리적(의지적) 자기계발의 변종으로 이해되어야 함.
- 윤리적 패러다임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패러다임 또한 기본적으로 노력을 요구. 그러나 노력의 방식이 다름. 성취를 위한 의지보다 관계를 위한 감성이 중시됨. 심리적 자기계발에서는 대인관계가 경제관계를 작동시킴.
- 신비적 패러다임은 이와는 전혀 다른 흐름에 속함 여기에서는 의지적이거나, 정서적 노력이 아니라 우주와의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원하는 것을 형상화하는 것이 요구됨. 필요한 것은 생각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분. 굳은 결의와 이를 증명하는 굵은 힘줄과 흥건한 땀방울은 외려 문제가 됨.
- 인격에서 기술로의 전이라고 하는, 인격적 패러다임의 타락은 심리적 패러다임이라는 변종을 낳음. 카네기가 주목한 기술은 관계의 형성과 이를 통한 업적의 성취와 관계된 것. 기본적으로 상대의 정서를 파악하고, 조작하는 것에 성공의 단초가 있다고 봄.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본은 휴먼 네트워킹이려, 이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감성지능이 필요. 이런 전환은 대상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주체의 형성에도 영향을 줌. 외형적으로 업적을 지향하는 노동자에서 내면적으로 자아를 추구하는 구도자로의 전환임. 각자가 구성하는 삶의 이야기도 가난에서 부유로의 성공서사보다는 질병에서 치유로의 구원서사로 전환됨. 심리학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설득의 심리학), 나를 알기 위해서도 필요함. 20대는 아프니까 청춘이며, 서른살은 치유받고자 심리학에게 묻는다. 금욕과 성실을 강조하는 윤리적 패러다임과 치료와 회복을 추구하는 심리적 패러다임은 여전히 진행주. 삶의 서사를 성공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일정한 노력을 요구하는 자기계발 유형으로서 존속하고 있는 것. 이를 직종으롤 따져본다면, 윤리적 패러다임은 생산직 노동자에게, 심리적 패러다임은 세일즈맨에게 더 적절. 여기에서도 사회변동의 맥락이 그대롤 반영됨.
- 신비적 자기계발의 출발은 윤리적 자기계발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청교도에 대한 반발과 무관하지 않음. 이는 미국을 떠받치는 시대정신의 변경, 즉 패러다임 시프트의 문제였음. 이렇듯 자기계발의 유형속에 미국 역사의 추이가 스며들어 있음. 자기계발을 태동시킨 지적사조에는 역사적 무게가 실려 있고, 시대적 성찰이 새겨져 있음. 적어도 자기계발은 진지한 문제의식과 함께 출발했음. 그러나 자긱발의 사조가 역사속에서 진행되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은 휘발되고 말았음. 이는 경제공황이나 이에 준하는 위기로 말미암은 자기계발 사조의 부흥, 즉 성장과 이에 수반하는 타락과 깊이 관련되어 있음. 시크릿에 모든 걸 뒤집어 씌우기 전에 그 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 사회자체에도 책임을 물어야 함. 시크릿은 07년, 08년에 걸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임. 그런데 시크릿의 대박은 전혀 반가운 일이 아님. 윤리적 자기계발의 패러다임으로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암울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
- 본질적으로 따져보면 자기계발의 세계화는 미국적 가치관의 세계적 확산에 다름 아님. 자기계발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확인하게 되는 것은 결국 미국의 위엄임.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해리슨 블레이크에게 누구나 이 세상에서 홀로이며, 따라서 누구의 소개편지도 없이 홀로 신과 마주할 것을 충고할 때의 독립정신, 경쟁을 신성히하는 태도, 자기계발은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이데올로기임. 물론 미국의 정신세계는 심오하지 않지만 진지함. 그리고 이러한 진지함은 한면으롤 보면 유럽에서 건너올 때부터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계속 도입해온 신학적이고 철학적 사유체계에 기인
- 긍정심리학은 낙관과 행복 등의 긍정적 심리 영역을 육체적 건강이나 직업적 성취 등의 긍정적 현실영역과 연결시켜 연구함. 여기에서 주장하는 바는 결국 긍정적 심리가 건강과 성공으로 들어가는 열쇠라는 것. 그러므로 낙관적 태도가 학습의 대상이 되고, 행복은 수해으이 과제로 제시됨. 이를 위해 행복을 수량화시키며, 이를 계측하기 위한 평가지표를 제공. 비록 긍정심리학 연구자들은 노먼 빈센트 필 목사의 적극적 사고방식으로 대표되는 신비적 자기계발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결과적으롤 보면 신비적 자기계발에 과학의 이름으로 세례를 준 셈. 긍정 심리학은 나쁜가? 인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학문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인가? 그렇다. 문제가 된다. 긍정심리학은 행복에 대한 지나친 강박을 조장하여, 외려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낙관에 대한 과도한 낙관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됨. 건강, 재정, 직무, 자아상 등 삶 전반의 건전한 영위를 위해서는 낙관과 비관이 모두 필요함. 긍정 심리학의 특정한 편향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음.
- 행복(긍정) 강박, 모방(매뉴얼) 강박 등은 현대사회를 들여다보게 하는 징후. 사회의 병리적 징후가 자기게발의 방향전환속에서 압축적으로 재현되고 있는 것. 애초에 사회와 정신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음. 이는 가령 대공황과 우울증의 상관성에서도 잘 드러남. 정신적 위기인 우울과 경제적 위기인 불황이 동일한 단어로 불리게 된 것은 20세기 초반의 장기불황과 대공황기로부터였음. 불황의 시대는 곧 우울증의 시대인 것. 이제 우울증은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음.
- 12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는 혜민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정목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법륜의 스님의 주례사 등 승려들의 책이 많았음. 이들이 출간하는 에세이들은 종교적 색채를 지운 유연한 접근법으로 독자들에게 치유와 위무, 그리고 휴식을 제공. 이의 흥행을 진보정치의 한계와 좌절로ㅗ 인한 피로감으롤 분석하는 것은 어느정도까지는 정당함. 하지만 근본적으롤 신자유주의 사회의 심화에 따른 피로감에 기인한다고 봐야 함. 08년 금융위기 이후 영어권에서 불교적 명상서가 선전한 것도 이 때문임.
- 하이에크와 드러커는 모두 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상가이며, 파시즘의 폐혜를 몸소 겪음. 그들은 대중의 정념을 조작하는 국가 파시즘으로 대변되는 국가주도의 사회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갖게 됨. 따라서 이들이 가급적 모든 것을 시장의 효율성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우연이 아님. 민간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할 정도로 드러커는 정부의 능력을 불신했고, 정부가 유일하게 달성한 목표가 전쟁복지일 뿐이라고 비아냥댈 정도였음. 미국 정부의 분노를 초래한 것도 당연한 일. 그러나 학계와 정부가 괄대한 드러커에 대해 기업과 대중은 열광적으로 반응
- 건강을 사회 양극화 속에서 구별짓기의 수단으로 삼고, 인맥을 자기계발과 자본축적을 위한 조작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로 개인조차 경영의 대상이 되는 시대의 잔혹한 현실임. 자기계발을 뒷받침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신은 시장의 경쟁과 효율성의 논리를 사회전반에 확장시킴. 원래는 시장과는 전혀 다른 논리를 가지고 작동하지 않으면 안되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종교조차도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이를 통한 경쟁에서의 우위라고 하는 지향성을 내재화하게 되는 것이 우리사회의 모습. 자기계발은 그런 사회적 기풍을 우리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내면화하도록 설득하고 있음. 경영담론이 우리 삶에 미시적으로 적용되는 함의가 바로 이것임.
-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모든 영역에서 우리의 열정을 강제하는 현대사회의 잔혹한 실상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함. 사회의 모든 영역이 이러한 무한경쟁을 조장하고 있음. 온 국민을 대상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경쟁시키고, 하나의 위계로 줄을 세우려 하는 것. 심지어 이런 무간지옥의 참상을 기업가 정신이란 이름으로 포장. 이렇게 경영학이 담지하는 정신(경쟁지향)과 기업이 반영하는 세계(밀림과 전장)가 일상을 지배하게 된것이 우리의 현실임. 이렇게 혁신추구(구본형)과 효율성 추구(공병호)가 하나로 만나 지금 우리의 현실을 구성하고 있음. 그리하여 개인은 1인기업이 되고, 가정도 경영의 대상이 되며, 대학의 중심은 경영대학이 되었음. 하비콕스가 지적했듯이 이제 시장이 우리 사회의 신이 된 것.
- 문화형성의 주도권은 와스프에서 이미 보보스로 넘어갔으며, 학력과 계급, 수입이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는 상황. 이는 자기계발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지님. 이제 더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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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가한정판매] 우리는 왜 먹고,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는가?

저자
미셸 레이몽 지음
출판사
계단 | 2013-10-07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다윈의 덫’이 된 설탕에서 결혼의 정치학과 할머니의 폐경까지,...
가격비교

- 이누이트족은 서구인들 못지 않게 책을 많이 읽고, 텔레비전을 많이 봐도 근시 비율이 2%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정도가 심하지 않은 가벼운 근시임. 그런데 이누이트족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서양식 식생활을 주로 하게되고, 그 20년 후 성인이 된 이들 중 60%가 근시, 상당수가 고도근시가 되었음. 반면 식생활에 변화를 주었을 때 이미 어른이었던 이들의 근시비율은 변하지 않음. 이누이트족의 예는 유사한 수많은 사례들 중 하나임. 서양식 식생활을 도입하면서 겨우 한 세대만에 근시비율이 갑작스럽게 높아진 사회들이 꽤 많음. 여러 의학자료를 보면 고인슐린혈증과 근시의 원인인 안구축의 성장 이상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 함
- 식물은 초식동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독성이 있는 2차화합물을 이용할 때가 많음. 씨앗처럼 에너지원이 함유된 식물의 기관은 포식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표적이기 때문에 방어분자도 집중적으로 몰려 있음. 살구씨의 딱딱한 껍데기를 벗겨내면 하얀 알맹이가 나오는데 아미그달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쓴 맛이 남. 사과씨와 체리씨에도 들어 있는 아미그달린은 독성이 있는 시안화물을 생성하므로 많이 섭취하면 안됨. 곡물에도 포식자를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는 독성분이 있는데 밀에 함유된 렉틴이 그러함. 대두에는 제스스테인이 있고 퀴노아에는 사포닌이 있음. 한가지 곡물이 포식자를 방어하는 데 쓸 독성 화합물 수십가지, 혹은 수백가지를 하유하기도 함. 이런 화합물은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물론 아무런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임. 렉틴은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고 류미티스성 관절염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음. 퀴오나는 사포닌 성분때문에 두살 미만의 어린아이에게는 권장되지 않음. 제니스타인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하여 호르몬 흐름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줌.
- 매운맛을 내는 분자인 캡사이신을 감지하는 능력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유전에 의해 결정됨. 매운 음식을 잘 먹도록 유전적으로 타고나지 못한 사람들은, 훈련을 통해 매운 고추를 참아내는 능력을 어느정도 키울수는 있지만, 유전적으로 타고난 사람들과 같은 양의 고추를 먹을수는 없음. 이런 유전변이는 캡사이신과 같은 식물들의 다른 방어분자에도 똑같이 적용됨. 따라서 고추를 못 먹는 사람들은 대체로 겨자, 커리, 후추, 자몽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임. 이런 유전자가 지리적으로 동일하게 분포된 것은 아님. 고추를 잘 먹는 사람은 인도인구의 43%이고, 지중해 연안의 25~30%, 라플란드 인구와 일본인구의 7%, 서아프리카인구의 3%, 북아메리카 나바호 족의 2%에 해당. 이런 비율은 각 지역의 식습관과 연관됨
- 항생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고열이 몇몇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했음. 1927년 한 의사가 말라리아 원충을 접종해서 수천명의 매독환자들의 목숨을 살린 공로로 노벨 생리학상을 받았음. 일반저긍로 매독환자는 생존율이 1% 미만이지만, 말라리아에 걸린 매독환자는 생존율이 30%가 넘음. 말라리아로 인한 고열이 매독균을 죽였기 때문. 발열은 정교한 적응반응임. 쥐가 세균에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체온이 2도 올라가는데 세균이 몸속에서 계속 머무르는 한 바깥 온도가 어떻게 변하든 체온은 계속 정확히 2도가 올라간 상태로 유지됨. 감염에 대한 반응으로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파충류, 양서류, 어류, 절지류까지 척추동물이라면 모두 마찬가지. 즉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모든 생명체는 감염되면 열이 남.
- 계란의 콘알부민처럼 철분과 결합하여 세균이나 다른 병원체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단백질이 인간에게도 몇가지 있음. 혈장 속에 있는 트랜스페린이 그러함. 지원자들에게 병원균을 주입해보면 체온이 오르거나, 혈장 철분이 감소하는 두가지 생리적 반응이 나타남. 발열은 침입한 병원균과 좀더 잘 싸우기 위한 적응반응이며 혈장철분 감소는 계란의 예에서 보듯 트랜스페린이 철분을 끌어당기기 때문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느냐고?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철분약을 줘 보면 알 수 있음. 예전에 의사들이 아프리카 사람들의 철분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걸 보고 영양상태가 나빠서 그렇다고 생각해 철분약을나눠준 적이 있음. 여러 부족에게 주었는데 그중 마사이 부족민들은 1년 동안 철분 6.2그램을 추가로 복용. 철분보충제를 먹기전 마사이인들의 혈장 철분 농도는 매우 낮았고 트랜스페린 포화도는 0에 가까웠음. 그런데 사실 이런 수치는 기생충과 매우 빈번하게 접촉하는 환경탓에 혈장 철분 농도가 자연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조절되었기 때문. 1년간의 실험이 끝난 후, 철분보충제를 복용하지 않은 그룹은 아메바성 질환에 9%밖에 감염되지 않았는데 복용한 그룹은 83%가 감염되었음. 또한 복용하지 않은 그룹은 말라리아에 단 한명도 감염되지 않았는데, 복용한 그룹은 17%가 감염되었음.
- 각각 임신초기인 영국 여성과 인도여성에게 사는 곳을 바꾸어서 생활해 보라고 해보라. 그렇게 영국여성은 인도에서, 인도여성은 영국에서 생활하다보면 두사람 모두 서로 다른 영양결핍에 시달리게 될 것임. 영국 여성의 밝은 피부는 원래살던 유럽 서북부 지역보다 햇볕이 강한 인도에서는 자외선 차단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임. 그러면 혈액속을 돌아다니던 엽산이 햇빛 때문에 파괴되고, 태아의 정상적 성장이 방해받음. 반대로 인도여성의 짙은 피부는 가뜩이나 햇빛이 적은 영국 환경에서 자외선을 과도하게 차단하게 될 것임. 그렇게 되면 혈액 속 전구체로부터 광분해를 통해 생산되는 비타민 D3가 제대로 생성되지 못해 태아에게 결핍이 일어날 것임. 따라서 영국여성은 엽산보충제를, 인도여성은 비타민 D3 보충제를 먹어야 함. 둘다 여성이 살던 곳에서는 보충할 필요가 없는 영양소들임.
- 개체들은 종종번식을 위해 경쟁. 동료를 제치고 번식을 유리하게 해주는 모든 특성은 자연선택되어 전체 집단으로 확산됨. 동물의 세계에서는 이런 경쟁이 다양한 충돌을 낳음. 암컷에게 접근하기 위해 수컷끼리 다툼이 벌어지기도 하고, 번식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을 때는 수컷과 암컷간에 다툼이 벌어지기도 함. 이에 대한 반응으로 수많은 적응과 대응이 나타났음. 수컷이 완력과 고집으로 짝짓기를 시도하면 암컷은 종종 그 정자를 빼돌린다든가 버려지는 등의 여러가지 수단을 이용해 다른 수컷들의 정자와 경쟁하도록 함. 모기들의 경우 짝짓기가 끝나면 수컷은 암컷의 생식기에 이른바 교미마개를 남김. 다른 수컷이 접근하는 것을 막아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서임. 어떤 설치류의 수컷 성기는 이전 수컷들이 남긴 교미마개를 힘으로 부수기에 적합한 모양으로 발달하기도 했음. 초파리의 정액에는 암컷의 성욕을 줄이고 생식력은 증가시키도록 조장하는 물질이 들어있음. 순전히 수컷에게만 이득이 되는 물질인데 그도 그럴 것이 이 물질 때문에 암컷의 수명이 줄어들기 때문. 이러한 성의 전쟁은 모든 생물들에서 끝없이 벌어짐.
-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일부다처제, 일부일처제, 장자상속제는 매우 강한 기능적 연관성이 있음. 로마인들 역시 일부다처제(성적)와 일부일처제(사회적) 였지만 아들 하나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사회적 규칙은 없었음. 하지만 그래도 아들 중 하나만 결혼시킴으로써 장자상속제 비슷한 규칙을 만들어 놓긴 했음. 결혼하지 않은 아들은 재산을 상속받지 못했기 때문. 로마의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트스는 이런 상황을 악용해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법을 제정. 독신인 남자들에게 사회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자식 갖기에 얼마나 무관심했으면 이런 법을 만들었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음. 하지만 여기에는 자신의 권력을 안착시키기 위해 귀족가문의 함을 약화시키려는 황제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음. 독신생활을 하는 귀족의 차남들을 억지로 결혼시키면 그들 역시 상속자가 되고 그들이 낳은 자식들 역시 상속자가 됨. 귀족 가문들의 재산이 나눠지면 힘은 약해지게 마련. 그렇게 까지 해서 힘을 약화시키려 했던 까닭은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로마에서도 권력을 전복시키는 이들은 권력자 측근에 있는 귀족명문가에서 나왔기 때문. 실제로 로마 귀족들은 아우구스트수의 법 때문에 심한 타격을 입었음. 이 법이 시행된 300년 동안 로마의 부자가문들은 재산이 정기적으로 나뉘는 바람에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버렸음. 이처럼 유산상속 규칙의 변화를 황제와 귀족 사이의 치열한 다툼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도 있음.
- 기원후 312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고 아우구스투스의 법을 폐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음. 그때부터 장자상속제를 시행하여 상속자수에 제한을 두는 것으로 법이 개정됨. 그리스도교 입법자들은 입양이나 이혼, 재혼을 금지하는 것으로 조금씩 교회법을 바꾸어 상속자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줄여나갔음. 그리하여 불임이거나 아내가 일찍 사망하거나, 후계자가 딸 밖에 없을 때 재산은 고스란히 교회에 귀속됨. 교회는 주와 연 단위로 금욕기간을 정해 부부의 성생활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음. 금욕기간을 충실히 지키면 1년 중 성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이 고작 93일 밖에 되지 않음. 물론 모든 사람이 금욕기간을 출실히 지키진 않았겠지만 적어도 적접한 자식의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음. 그 결과 수많은 가정에서 상속자를 두지 못해 교회에 엄청난 부가 몰리게 됨. 이런 규칙들이 공포된 시기는 성직자들 대다수가 결혼을 하여 적접하거나 혹은 불법적 성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시기였음. 당시 성직자들은, 주로 그 부모가 장남에게 재산을 독점적으로 상속하기 위해 교회에 바친 부유한 귀족 집안의 차남이었음. 그렇게 성직의 길을 걷게 된 차남들은 교회법 덕분에 가로채게 된 장남들의 재산과 물질적 자산을 기반삼아 교회내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을 기회를 잡게 됨. 따라서 교회에서 공포한 금욕기간을 비롯한 여러가지 윤리적 규칙을 장남과 차남 사이의 재산분쟁이라는 관점에서 볼 수도 있음. 결국 가문의 상속자인 장남과 교회의 일원인 차남 사이에서 최종적인 상속자는 차남이 된 셈. 이런 재산분쟁은 결국 유전적인 이익을 놓고 벌이는 번식전쟁으로도 해석할 수 있음.
- 원래 정자와 난자는 같은 크기였는데 자연선택에 의해 차이가 나게 됨. 생식세포 크기가 약간만 커져도 자손의 생존율이 높아지기 때문. 크기가 커지면서 생산되는 생식세포의 수가 적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크기가 커지도록 만든 돌연변이는 전체 집단으로 확산됨. 동시에 상대편의 생식세포의 크기는 작아지는 또 다른 변화가 진행되었는데, 그렇게 되면 자손의 생존기회는 줄어들지만 생식세포의 수가 늘어날 수 있음. 다시 말해 잠재적 자손의 수가 늘어남. 이런 진화과정은 두개체 모두에서 빠르게 일어나 한쪽은 커다란 생식세포를 적은 수로 생산하게 되었고, 다른 한쪽은 작은 생식세포를 많이 생산하게 되었음. 그리하여 수억년전부터 수컷과 암컷은 상호보완적이긴 하지만 완전히 다른 두가지 번식 전략에 순응하게 됨. 물론 수컷과 암컷의 서로 다른 전략은 비단 생식세포에만 제한된 것이 아님. 외모와 행동을 비롯한 성별간의 여러 차이점은 각 성별로 특화된 다양한 선택의 산물임
- 보노보 사회에서 성관계는 분쟁과 사회적 긴장을 해소하는 수단. 암컷 보노보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집중적 동성애 관계를 맺는데 그 기능은 암컷끼리 사회적 유대관계를 단단히 맺기 위한 것. 수컷들 역시 서로 성기를 비빈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동성애적 행동을 하지만 성기를 삽입한다든지 사정을 하는 것은 관찰된 적은 없음. 암컷들은 동성애 관계로 유대감을 돈독히 한 덕분에 수컷들을 사회적으로 지배하는 데 이는 포유류에서 극히 보기 드문 상황임. 보노보 사회에서는 동성애가 사회적 동맹의 수단인셈.
- 마운틴 고릴라는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는데, 주로 어른 수컷 한마리와 암컷 여러마리, 그리고 아직 어린 고릴라 여러마리로 구성됨. 보통 우두머리 수컷 한마리가 한마리 이상의 암컷을 거느리며 다른 수컷들은 암컷에 접근도 못하게 함. 태어날 때는 암컷과 수컷의 수가 엇비슷하기 때문에 수컷 한마리가 암컷을 여럿 거느리면 홀아비들이 생기게 마련. 암컷을 얻지 못한 운 나쁜 수컷들은 혼자살거나 다른 수컷들과 무리를 지어 산다. 그중에는 어린 수컷들도 있는데 이런 수컷집단은 꽤 단결이 잘됨. 부분적으로는 상당히 자주 맺는 동성애 관계 때문. 수컷집단의 구성원은 늘 바뀌는데 이유는 이들이 때가 되면 무리를 떠나기 때문. 어린 수컷은 힘세고 성숙한 어른이 되고 여러가지 조건이 유리해지면 수컷무리를 떠남. 그리고 종종 폭력까지 동원한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암컷 한마리, 혹은 여러마리에게 접근하려고 노력, 즉 번식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소외된 수컷들이 사회집단 내에서 동성애 관계를 맺는 것이며, 이는 일부다처제의 간접적 결과로 볼 수 있음.
- 적어도 동성애 성향의 한가지 요인은 명확하게 규명됨. 형의 수가 많을수록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남동생의 수나 여자형제의 수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음.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형들과 함께 자랐느냐 아니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 다시 말해, 이는 가족이나 사회가 아닌 생물학적인 영향임을 의미. 출생순서는 후세에 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전적 영향도 아님. 이에 대한 설명은 다소 전문적인데, 요약하자면 엄마가 아들만 계속 임신하면 남자 태아의 뇌에 있는 특수한 인자에 엄마가 점차적으로 면역력이 생기면서 태아가 남성의 상태로 발전하는 것을 결정하는 분자신호에 방해가 일어난다는 것. 남성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보다 평균적으로 형이 더 많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낳았던 시대에 태어난 나이든 사람들 중에는 동성애자들이 더 많을 것임. 형의 수는 동성애 성향을 설명해주는 원인 중 하나일 뿐이며 나머지 원인들은 아직 규명중.
- 최근 우리 사회에 나타난 청소년기의 반항은 어떻게 된 것일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청소년들이 이제 더이상 어른들과 사회생활을 함께 하지 않는다는 사실. 청소년들은 같은 문화를 가진 또래집단을 발달시키고 그 안에서만 통용되는 표현과 언어를 쓰면서 자기들끼리만 모임. 이렇게 또래끼리 어울리는 청소년들에게 부모들과 어른의 권위는 거추장 스럽고 방해만 되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청소년들이 이렇듯 어른들의 사회에서 멀어지게 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 아동노동이 금지된 것을 이유로 들 수 있음. 1840년 프랑스 의원들은 처음으로 아동노동의 문제점을 거론했고 산업의 자유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반대목소리를 물리치고 처음으로 법적 제제를 마련. 8~10세 아동은 하루에 8시간 이상, 12~13세 아동은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 지금으로선 고개가 갸웃거려지긴 해도 지나친 노동에 시달리던 아동을 보호하는 최초의 법적 보호장치라는 데 그 의미가 있음. 이후로 법에 의한 아동노동 제한은 점차 강화됨. 두번째 이유가 더욱 결정적인데, 바로 학교 다니는 기간이 늘어났다는 점. 1882년부터 7~13세까지의 아동으로 제한되었던 공적 의무교육기간이 36년 14세로, 67년 16세로 늘어남. "청소년기란 무엇보다 늘어난 취학기간의 혜택을 누리는 특혜받은 시기로, 아동노동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됨. 이런 인생의 시기는 점차 사회전체로 확산되어 2차대전이 끝난 후부터는 대중적 사회현상이 되었음." 세번째 이유는 보다 최근에 시작되었는데 아마 청소년기의 반항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커지게 된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음. 60년대부터 텔레비전 시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가족내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도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들었기 때문. 프랑스 남부 에로지방의 작은 마을 플로랑삭에 사는 한 주민은 60년대에는 저녁마다 거리에서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로 친구들 집에 놀러다녔다고 함. 마을 전체에 활기가 넘쳤고 벤치에는 늘 노인들이 앉아 있었다고 함. 그런데 텔레비전이 등장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사라져버림. 현재 프랑스에서는 남녀할 것 없이 16세 청소년은 하루 평균 2시간씩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앞에서 보냄.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프랑스인은 5%에 지나지 않음. 청소년기의 반항은 피할 수 없는 현사잉 아니며 모든 청소년들이 반항을 하는 것도 아님.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 부모가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율성을 적정한 수준에서 인정해주고 사회생활의 규칙들을 권위적이지 않고 일관성 있게 알려주면 청소년기에 부모와의 갈등이 줄어듬. 부모의 사회생활에 아이가 함께 하는 것도 도움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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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미래

인문 2014. 10. 12. 20:49

 


지식의 미래

저자
데이비드 와인버거 지음
출판사
리더스북 | 2014-01-2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지식의 변화가 이끌 모든 것의 변화에 주목하라 앎의 권위와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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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의 위기는 인터넷이 소문, 험담, 거짓말이 무편집 상태로 뒤섞여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이 확실해지면서 생겨난 복합적 두려움 속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남. 인터넷은 우리의 관심을 쪼개놓고, 천천히 오랫동안 숙고하지 못하게 막음. 실제로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신문을 읽지 않음. 네트워크의 발달은 어떤 멍청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교육과 훈련을 받은 사람처럼 떠들어댈 수 있도록 큰 확성기를 제공했음.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에 일종의 반향실을 만들어 사실상 방송시대에 접했던 것보다 더 우리의 사고의 폭을 좁게 가두고 있음. 구글은 우리의 기억력을 저하시키고 멍청하게 만듬. 인터넷은 열정적인 혹은 광신적인 아마추어들을 중심에 세우고 전문가들을 몰아냄. 인터넷은 짐승같은 인간들의 부상, 표절주의자들의 승리, 문화의 종말을 불러왔음. 그리고 진실을 오로지 올라간 손가락 숫자로, 지혜는 클릭횟수로, 지식은 가장 재미있게 믿을 수 있는 것에 따라 판단하는 멍한 표정의 자위행위자들이 거주하는 어둠의 시대의 발단이 되었음.
- 우리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우리의 가장 기본적 전략은 세상을 거르고, 고르고, 혹은 더 관리하기 쉬운 어떤 것으로 축소하는 것이었음. 우리는 쓰인 모든 것이 모두 출간되지 못하게 막는 편집이란 필터, 출간된 모든 것이 우리의 지역 도서관과 서점들에 전시되지 못하게 막는 큐레이션이란 필터, 그리고 우리 중 다수를 다른 필터를 통해서 걸러진 모든 것들을 알아야 할 책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전문가라는 필터를 가지고 있는 정교한 시스템을 통해서 이 일을 해왔음. 즉, 지식은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을 줄이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음.
-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한 다음에 위로 올라가는 매 단계마다 그것을 줄여서 그것으로부터 어떤 가치를 추출할 수 있다는 생각은 과도하게 통제되고, 낭비적인 것처럼 보임. 때문에 프라이머리 인사이트와 전문가 연구소는 피라미드가 아닌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모양에서 지식을 창조함으로써 사람들과 생각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가시성이 낳은 지식의 과부하에 대응했음. 이제 지식은 인터넷의 모양을 띠고 있음. 우리가 직접 만든 모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들 중에서 인터넷이 가장 번잡함. 인터넷은 모든 범위에서 작동함. 또한 인터넷의 온라인 지수는 지금 가정용 컴퓨터에 비해 그 처리능력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드 드라이브가 최첨단이던 시대에도 작동했으며, 1조개의 웹페이지가 있는 현재에도 잘 작동함
- 불과 수백년전까지도 영어에는 사실을 의미하는 단어가 없었음. 기원후 400년에 성 제롬은 요한복음 1장 14절 "말씀이 육신이 되어"를 라틴어로 'et Verdum caro factum, est'라고 번역했는데, 여기서 factum은 facere에서 파생된, 행해진 일이란 뜻을 가진 단어였음. 사실을 뜻하는 영단어 fact는 1500년대 초에 처음 생겼지만, 1600년대까지 그것은 "그는 사실이 밝혀진 곳 근처에서 교수형을 당했다"처럼 좁은 범위의 행위를 나타내는 의미로만 쓰였음. 당시에 사실은 사악한 행위를 가리켰기 때문에 살인은 사실이 될 수 있었지만 피라미드가 이집트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 될 수 없었음. 그렇다면 당시의 사람들은 우리가 현재 사실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는 단어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일까? 현대인들에게 가장 명백하면서도 확실한 사실은 각각의 개체와 관련된 것들임. (예를 들어 길가에 바위가 있다. 테이블 주위에 의자가 여섯개 있다 등과 같이). 그러나 그런 정보는 대부분 우리가 모든 동물과 공유하는 능력인 신체적 지각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고대인들은 그것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음. 그들에게 지식은 우리가 단순한 감각을 통해 배우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이어야 했음. 왜냐하면 지식을 하나님이 주신, 하나님과 같은 영혼을 가진 인간에게만 있는 고유한 능력이라 보았기 때문. 지각은 각각의 개체를 보지만, 지식은 이 동물이 고양이로 불려도 충분할만큼 다른 모든 고양이들과의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를 구별함. 지식은 고양이로서 그것이 가진 본질을 봄. 고대인들에게 지식은 이 고양이나 저 고양이에 대한 사실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과 관련돼 있음. 그들에게 지식이 특정한 것들에 대한 많은 사실들이라는 생각은 인간이 하나님이 주신 도구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을 것임.
- 헌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이미지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드러내는 좋은 사례임. 다윈의 사실들은 얻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공개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비교적 보기 드문 사실에 속했음. 물론 아직도 어떤 사실들은 여전히 밝혀내기가 어려워서 다국적 컨소시엄을 동원하고 수십억 달러의 돈을 투자해도 얻지 못하곤 함. 그러나 우리의 정보기술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똑같기 때문에 사실의 학습은 사실의 공표와 똑같다고 말할 수 있음. 인터넷이 가진 풍부한 능력은 콘텐츠의 검열과 인증을 통해 사실의 공개를 막았던 과거의 인위적 제약들을 제거. 따라서 우리가 찾아낸 모든 걸 공개하는 새로운 전략은 이론으로부터 자유롭고, 인증받기 전에 공개되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누구라도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음. 그리고 이것은 사실이 지식의 기초로서 해오던 역할도 바꾸고 있음.
- 사실은 주장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것의 기본적인 모양도 바꾸었음. 우리는 사실의 역사에서 세가지 단계를 찾아낼 수 있음. 먼저, 고전적 사실의 시대가 있었음. 이 시대는 분석키트를 가진 다윈과 의회보고서에 의해서 대표됨. 고전적 사실들은 비교적 드물었고, 애써서 찾아야했고, 이론으로 입증되곤 했음. 이어 50년대 우리는 데이터베이스로 정리된 사실의 시대로 접어들었음. 이 시대는 메인프레인 컴퓨터 옆에 쌓인 천공카드의 높이로 상징됨. 당시 사람들은 쌓여 있는 천공카드를 보며 엄청나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생각. 하지만 현재 200기가 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에 들어갈 정도의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당시에는 무려 20억장의 카드가 필요했음. 이 카드들을 쌓으면 높이가 300마일에 이를 것임. 따라서 당시 데이터베이스는 당연히 직원이름, 생년월일, 입사일, 사회보장번호 등 기록할 정보의 양을 엄격히 제한해야 했음. 데이터베이스로 정리된 사실의 시대는 여전히 지식을 소수의 사람들이 선정하고 관리하는 영역으로 제한함으로써, 세상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에 한계를 두었음. 오늘날 같은 인터넷의 시대에는 네트워크화된 사실들에 대해 말하는 게 합리적임. 고전적 사실과 데이터베이스로 정리된 사실들이 모두 고립된 지식단위로 간주된다면, 네트워크화된 사실들은 네트워크의 일부로 간주됨. 그런 사실들은 그것을 이용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링크들의 망속에 존재. 예를 들어 논문이 인쇄된 상태로만 전달되던 시대의 과학논문에 들어간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은 사실과 데이터 더미로부터 약간의 정보를 빼낸 것에 불과. 하지만 현재 인터넷에서 과학저널들은 논문안에 든 데이터에 그 출처를 하이퍼링크로 연결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음.
- 우리는 전통적인 전문지식의 가치를 알고 있음. 한편 우리는 다른 가치를 갖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지식이 출현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음. 인증받은 것에서 받지 않은 것으로, 일관성에서 풍부함으로, 확산에서 동요로, 권위자가 만든 불투명성에서 투명성에 대한 지속적 요구로, 그리고 제한되고 알 수 있는 것으로부터 연결되고 통달할 수 없는 것으로 지식이 중시하는 가치가 바뀌고 있는 것. 무엇보다도 전문지식은 개별 전문가의 소유물에서 인터넷의 소유물로 바뀌고 있음. 물론 모든 네트워크가 전문지식의 수준을 높이는 건 아님. 어떤 네트워크들은 실제로는 그 안의 가장 똑똑한 구성원들에 비해서 더 우둔하고, 또한 우둔한 관점을 더 고집하기도 함. 어떤 네트워크가 그런 모습인지를 판단하고 싶다면 인터넷이 가진 여러 특성 중 다음의 두가지 특징, 즉 연결적 성격을 띤다는 점과, 서로 다른 조각들을 연결한다는 특징이 얼마나 잘 구현되어 있는지 살펴보면 됨. 인터넷 연결성의 범위, 규모, 투명성이 분명 중요하긴 해도 연결성이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건 아님. 실제로 전문지식을 뒤흔들고 있는 건 무수히 많은 차이들의 연결성임. 우리는 대성공을 거둔 전문가들이 각다귀처럼 우리 두뇌 주변에서 윙윙거리는 차이점들을 정리해서 단 한번에 날려버려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돈을 주었음. 그런데 네트워크화된 전문지식은 그런 차이점들로부터 강점을 끌어냄.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전문가가 가진 강점의 기준이 어떤 주제에 대해 최종결정권한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것을 가장 먼저 언급했는가라는 사실에 달려 있음. 그리고 그런 첫번째 언급으로부터 무수히 많은 수의 다른 언급들이 나와 각다귀처럼 윙윙거리면서 불안정한 연결된 세상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됨. 네트워크화된 지식은 반드시 차이들을 수반하기 때문.
- 다양성이 더 나은 전략이 되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조건
(1) 한명의 문제해결자가 적절한 대답을 찾아낼 수 없을만큼 문제가 충분히 어려워야 함. 그렇지 않다면 한명의 문제해결자만 있어도 됨
(2) 집단 내 개인들이 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똑똑해야 함. 만일 미적분학 문제가 있다면 미적분학을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은 한명의 미적분학 전문가보다 문제를 더 잘 풀지 못함
(3) 집단내 사람들이 제시된 해결책을 점점 더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함.
(4) 집단의 규모가 충분히 크고 정말로 거대해야 함.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집단이 만들어져야 함. 이 네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최고의 두뇌들로만 구성된 집단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을 만드는 게 더 나음. 즉, 다양한 사람들이 최고로 똑똑한 사람들을 이긴다.
- 지식이 피라미드 모양이었을 때 지식이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굳건한 토대에 기초했을 때, 지식이 신뢰할 수 있는 관계자들이 걸러낸 콘텐츠로 이루어졌을 때, 우리가 안팎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을 때, 지식이 일정한 형식을 가졌을 때, 지식은 손쉽게 권위를 얻었음. 지식이 무정형이라는 건 그것의 활기찬 기운을 의미하지만, 대신 기업과 문화와 과학과 정부가 중심으로 삼고 의지했던 핵심적인 권위가 존재하는 지점들이 사라지는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함. 물론 이런 변화는 본질적으로 심각한 문제지만, 이것은 전통적으로 지식, 좀더 구체적으로 지식과 세계가 맺고 있는 관계를 약화시킨 변화가 낳은 산물임
- 지식은 과학이 네트워크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의 생산물로서 갑자기 등장한 어떤 것이 아님. 과학의 하이퍼링크화는 지식의 그것을 출처로 다시 연결시킬 뿐만 아니라, 지식을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고 논의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적 맥락과 과정 속으로 연결시킴. 네트워크화된 과학이 만든 마지막 생산물은 독립적인 출간물 속에 구현되어 있는 것이 지식이 아님. 그것은 네트워크 그 자체로서 과학자, 데이터, 방법론, 가설, 이론 사실, 추측, 도구, 읽을거리, 야망, 논란, 학파, 교과서, 협력, 그리고 의견충돌처럼 몇 안되는 저널에 실리는, 역시 몇 안되는 논문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들을 연결하는 매끈한 연결망임. 결국 스티븐 핑커의 생각이 맞았다. 과학은 인터넷 때문에 예전보다 더 발달하고 있음. 예전에 비해 정보는 더 늘어났고,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정보를 더 쉽게 구할 수 있음. 컴퓨터는 인간은 결코 눈치채지 못했을 수 있는 패턴을 발견할 능력을 갖고 있음. 링크드 데이터의 구름으로부터 공통점이 형성되고 있음. 협력적 도구들은 과학자들이 모든 경계를 넘나들며 협력할 수 있게 해주고 있음. 이런 모든 일들로 인해서 우리는 간단한 세포를 포함해, 몇년 전만 해도 우리의 능력 밖에 있었던 자연의 전반적 시스템을 조사할 수 있게 됨. 인터넷은 과학의 발전속도를 앞당겨왔고, 과학의 폭을 넓혔으며, 과학이 도달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시킴. 인터넷을 무시하거나 인터넷을 피하기 위해서 산속에 있는 오두막으로 이사를 가도, 그 안에서 영원히 버틸 수 있는 과학자는 거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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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저자
아만다 리플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4-01-1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있을까?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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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에서 가장 성공적인 혹은 향상을 한 나라들은 대략 세종류로 나눌 수 있음
(1) 유토피아적 핀란드 모델. 신뢰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시스템으로 과도한 경쟁이나 부모간섭 없이 아이들이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함양하는 경우.
(2) 압력밥솥 같은 한국 모델. 정부에서 공부 제한 시간을 시행할 정도로 아이들이 너무 집착적으로 공부만 하는 경우
(3) 허물을 벗등 탈바꿈하는 폴란드 모델. 향상의 나라. 미국과 비슷한 비율의 아동빈곤이 존재하지만 아이들의 지식과 사고력이 최근 급격한 향상을 보이는 경우
-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아주 높은 초등학교 교사들을 이미 보유. 한국 초등학교 교사들은 대학 수험생의 상위5%만을 받는 10개 남짓의 대학 출신들로, 교사훈련을 잘 받은 사람들. 6개국의 교사훈련 과정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수학시험에서 한국의 중등 예비교사들은 미국 예비교사들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 그러나 한국의 고등학교 교사들의 성적은 이에 미치지 못함. 수십년 전 교사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너무 많은 대학에 중고등학교 교원 양성권을 허가하는 등 운명적 실수를 저지름. 허가를 받은 350개 대학은 초등학교 교사훈련과정보다 기준이 낮았음. 미국에 존재하는 1000개 이상의 교원양성 대학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대학들도 필요 이상의 교사들을 양산. 대학 입장에서 볼 때 교원양성과정은 이익을 많이 낳는 사업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선발기준이 낮아지면서 교사에 대한 신망이 낮아지고, 교사양성 훈련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 한국의 한 정책 입안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교육 시스템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기 때문
- 수학성적은 아이들의 미래를 예측하는 기능이 있음. 고급수학과정을 잘 마친 학생들은 인종, 소득과 같은 다른 조건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대학을 졸업할 확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남. 또 대학졸업후 소득도 더 높앗음. 왜 수학이 이렇게 중요한 걸까? 일부는 실용적 이유에서임. 확률, 통계, 기하 등의 지식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더 많아진 것. 또 다른 이유는 수학이 단순한 수학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 수학은 논리의 언어임. 조직적이고 엄격한 사고를 요하는 학문. 맞는 답이 있고, 꼭 따라야만 하는 규칙이 있음. 다른 어떤 과목보다 수학은 정제된 엄격함 그 자체임. 논리의 언어를 완전히 체화시킴으로써 아이들의 머리에 더 높은 수준의 사고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음.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패턴을 찾아내고, 정보에 바탕을 둔 추측을 하는 등의 능력이 그 사례. 이런 종류의 기술은 정보가 흔하고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넘치는 세상일수록 가치를 발휘
- 컬럼비아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는 조사에 응한 미국 부모의 85%가 자녀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똑똑하다는 칭찬을 할 필요를 느꼈다고 대답. 그러나 칭찬에 대한 연구결과는 그 반대 전략이 오히려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남. 애매하고, 진심이 아닌 혹은 과다한 칭찬은 아이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방해가 됨. 부모의 의도와는 반대로 역효과가 나는 것. 칭찬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구체적이고, 진실성 있게 하되 자주 하지 말아야 함. 그럼에도 자신감을 북돋기 위해 칭찬을 남발하는 문화는 미국학교에까지 전염되고 말았다. 여론조사에 응한 교환학생들 중 미국과 외국학생 절반 정도가 미국수학교사는 외국수학교사에 비해 칭찬을 더 잘한다고 대답. 미국학생들이 선진국들 중 평균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현상. 또한 미국교사들의 의도가 무엇이었던 상관없이 그들의 칭찬이 구체적이고 참되고 귀한 것이 아니었다는 의미이기도 함. 아이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어른들이 엄하고 냉정할 필요는 없음. 사실 자녀들에게 그날 학교가 어땠는지 물어보고 진정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방과후 몇 시간씩 과외를 하는 것과 비슷한 성적향상을 가져올 수 있음. 아이가 읽는 책에 관해 심각한 질문을 하는 것이 그 책을 다 읽었다고 칭찬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일수도 있음.
- 역사적으로 볼 때, 경제가 발전하면서 미국에서 엄격함은 불필요한 고생쯤으로 인식되고 말았음. 아이들은 더 이상 복잡한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아도 성공적인 삶을 누릴 수 있었음. 적어도 최근까지는 말이다. 빈자리에 스포츠를 비롯한 다른 것들이 밀고 들어왔음. 이들은 교육 시스템에 뿌리를 내렸고, 교장들은 운동부 코치도 할 수 있는 교사를 고용해야 했음. 스포츠와 교육의 위험한 동맹 덕분에 운동을 하는 학생들은 수업시간 전후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시간을 스포츠에 쏟아 부어야 했음. 스포츠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물론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음. 그러나 스포츠를 따로 떼어 놓는 것은 불가능. 엄격함이 부족한 학습내용과 심각한 아동빈곤, 느슨한 교사선별 기준과 훈련이 만재한 환경에서 스포츠를 찬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미국 아이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이 서서히 사라져갔음. 스포츠를 최고로 치는 태도는 정말로 중요한 것, 위대하고 탁월한 성공으로 가는 길은 교실에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냄. 학업에 대한 이런 열정의 부족은 교사들의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전체 시스템을 뿌리부터 약화시키는 영향을 끼침
- 전 세계적으로 정기적인 표준화 시험을 보는 나라일수록 더 공정하고, 빈부간 학습결과 차이가 적음. 역사적으로 엄격함과 목적의식이 부족한 시험을 보는 미국에서조차 보편적인 표준화 시험을 보던 기간에는 흑인계와 라틴계 학생들의 읽기/독해 능력 및 수학점수가 올라갔었음. 그렇다면 왜 시험을 보는 것이 일반적으로 학교들을 더 공정하고 만드는 것일까? 시험을 통해 학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그리고 어느 학생이 더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음. 문제가 무엇인지를 가시화한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님. 뒤처지는 아이가 없는 교육 정책에 따라 시행됐던 시험 결과를 받아본 수천개의 미국 학군들의 경험이 이를 증명함. 그러나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학생들의 머릿속에 든 지식에 큰 격차가 있는 곳에서는 꼭 필요한 첫번째 단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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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획자와 프리젠터가 알아야 할 사람에 대한 100가지 사실

저자
수잔 웨인쉔크 지음
출판사
위키북스 | 2012-11-28 출간
카테고리
컴퓨터/IT
책소개
청중을 사로잡는 프리젠터가 되기 위한 심리학적 접근이 책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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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야에는 주변시와 중심시로 두 종류가 있음. 중심시는 사물을 직접 보면서 상세하게 파악할 때 쓰임. 주변시는 사물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사실상 눈에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집중하고 있지 않은 배경)을 파악. 이처럼 시야각에서 벗어난 사물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유용하지만 캔자스 주립대학에서 내놓은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변시는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는 데 상상 이상으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함. 우리는 주변시로부터 어떤 종류의 장면을 보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함.
- 와면내 깜박인 현상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 :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사물의 움직임을 주변시를 통해 볼 수 밖에 없음. 예를 들면, 컴퓨터 화면에 띄운 텍스트 문서를 읽는데, 같은 화면 안에 애니메이션이 포함되어 있거나 화면의 측면에서 뭔가가 깜박인다고 해보자. 애니메이션가 깜빡임은 한 화면내의 텍스트에 주의를 집중할 수 없게 만듬. 이는 주변시가 초점밖의 환경을 지속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웹상의 반짝거리거나 번쩍거리는 광고는 이같은 현상을 노리고 기획된 것임. 번쩍거리는 배너가 눈에 거슬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광고를 볼 수밖에 없음.
- 인간의 사물인식 과정에 대해 수년동안 셀수 없이 많은 연구와 이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 연구초기 이론에서는 뇌에 기억장치가 따로 있어 그 안에 과거에 본 이미지가 수백만개 저장돼 있으며, 사물을 인식할 때마다 기억장치에 저장된 모든 이미지와 비교해 최적의 짝을 찾아낸다고 보았음.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는 뇌가 특정 이미지를 인식하는 게 아니라 특정 형태를 인식한다고 봄. 뇌는 기하소자라고 하는 기본도형을 바탕으로 사물을 인식함. 어빙 비더만은 85년 최초로 기하소자에 대한 이론을 제기. 기하소자는 총 24개의 기본도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러한 도형의 조합으로 우리는 사물의 형태를 보고 인식함
- 서로 다른 색상의 선이나 텍스트를 화면에 비춰보거나 출력해보면 선 사이의 깊이감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 어떤 색상은 앞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느껴지고, 어떤 색상은 후퇴한 듯 움푹 들어간 것처럼 보임. 이것을 색입체시라고 함. 이 효과는 빨강색과 파랑색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지만 다른 색상조합(빨강과 녹색)에서도 나타남. 이런 색상의 조합은 가독성을 떨어뜨림.
- 디자이너들은 분위기나 브랜드, 혹은 심상을 환기시킬 때 서체를 사용. 어떤 서체군은 특정 시대를 떠올리게 함. 또 어떤 서체군은 진지함이나 장난기같은 느낌을 내기도 함. 그러나 독해 용이성 측면에서 이런 서체들은 크게 영향력이 없음. 장식적인 요소가 과해서 알아보기 힘들 정도가 아니라면 뇌는 형태 패턴으로 글자를 인식하기 때문에 서체의 모양이 가독성을 해치는 경우는 거의 없음.
- 사람들이 서체를 읽는데 문제를 겪으면 문맥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의 감정을 그대로 투영하게 되어 문장의 내용 자체를 이해하거나 실천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게 됨
- 어떤 최고의 연구결과는 우연히 탄생하기도 함. 91년 뇌과학자 매튜 윌슨은 실험용 쥐들이 미로를 찾는 것을 관찰하며 뇌의 할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음. 그는 우연히 실험쥐를 미로에 풀어놓고 깜빡 잊어버렸음. 쥐들은 실컷 미로를 돌아다니다가 결국 잠이 들어버렸음. 덕분에 그는 쥐들의 뇌활동이 잠을 잘 때와 미로를 돌아다니고 있을 때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아님. 지 다오윈과 윌슨은 이 사실을 기반으로 심층연구를 진행. 그들의 실험을 통해 쥐뿐 아니라 사람의 기억력에 대한 이론도 함께 끌어냄. 그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잠을 자고 꿈을 꾸면서 하루동안에 경험한 모든 일들을 다시 되짚고 통합함.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새로운 기억을 통합하고, 하루 동안에 걸쳐 받아들인 정보와의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냄. 즉 자는 동안 뇌가 어떤 것을 기억하고 어떤 것을 잊어버릴 지를 결정하게 됨.
- 누군가가 인상적이거나 대단히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딱 두가지를 염두에 두자. 첫째, 그들은 자신들의 기억이 사실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고, 둘째, 그 기억은 사실 정확한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 단계적 노출기법을 사용하자. 사용자에게 딱 필요한 양의 정보만 보여주자. 더 상세한 정보는 링크의 형태로 제공하면 된다. 사고와 클릭수 사이에서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한다면 차라리 많은 클릭수를 택하고 사용자가 조금 덜 생각하게 하라
- 잡념은 뇌의 특정부분은 특정과업에 집중하고 다른 부분들은 좀더 높은 목표를 유지하게끔 만들어줌. 예를들면, 운전에 집중하고 있을 때라도 언제쯤 주유소에 들러야 한다는 것을 계속 기억하게 해줌. 혹은 주치의가 권해준 콜레스테롤 개선제에 대한 인터넷 기사를 읽으면서 미용실에 가야할지에 대해 마음속으로 고민할 수 있게 해줌. 실제로 멀티태스킹하는 건 아니지만(멀티태스킹은 존재하지 않는 개념임) 잡념은 사람들이 하나의 생각과 또 다른 생각 사이를 신속하게 넘나들수 있게 해줌. 사람들은 잡념에 빠져 있는 대부분의 순간을 인식하지 못함. 잡념보다는 멍하니 있을 때가 더 많은데, 이는 우리가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음을 의미. 동료가 준 보고서를 읽다가 저녁에 뭘 먹으면 좋을지 생각하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이것은 절대적으로 비생산적 행동임. 그리고 대개 멍하니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함.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원들은 잡념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며, 뛰어난 문제해결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 잡념이 많은 사람들의 뇌는 과업에 집중함과 동시에 다른 정보와 사실을 연결하는 동시처리 능력이 뛰어났음.
- 제작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사람들이 당연히 주의를 기울일 거라 기대하지 말자. 가정하지 말자. 디자이너 입장에서 분명해 보이는 것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따. 사람들이 정보를 걸러낼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색깔, 크기, 애니메이션, 비디오, 그리고 소리 등을 사용해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라. 사람들이 특정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10배는 더 부각되도록 해당정보를 구성한다.
- 목표 가속화 효과는 1934년 클락 헐의 쥐를 이용한 실험으로 처음 연구됨. 그는 미로에서 쥐가 음식을 찾아나가는 실험에서 음식과 가까워지는 끝부분에서 쥐들이 달리는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을 발견. 목표 가속화 효과는 우리의 행동이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가속된다는 것을 의미. 커피보상카드 시나리오는 란 키베츠가 06년 진행한 연구중 일부인데, 그는 이 연구를 통해 34년 진행된 최초 연구에서 쥐들이 행동한 것처럼 사람들이 행동하는지 확인하고자 했음. 결과는 그렇다였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했음. 커피숍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키베츠는 어떠한 웹사이트에서 사용자가 보상받을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해당 웹사이트에 더욱 빈번히 접근하고 방문할 때마다 더 많은 노래에 평점을 매긴다는 것을 발견.
- 성취는 꽤 강력한 동기요인이라서 이와 관련된 성과를 나타내는 신호를 조그맣게 표현해도 사람들이 한 작업에서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데 큰 효과를 보임. 링크드인에서는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정보에 답변했는지 보여줘서 사용자가 자신의 프로필 정보를 채우는 것을 독려함.
- 미국처럼 개인적인 행동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에서는 타인의 행동을 성격에 근거해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 이런 문화에서는 근본적 귀인오류 역시 흔하게 발생함. 한편 개인중심 문화에서는 자신의 행동은 성격적 요소보다 상황요소로 설명하는 경향이 강함. 중국과 같은 집단 중심의 문화에서는 같은 형태의 근본적 귀인오류가 발생하지만 개인중심의 문화에서만큼 빈번히 일어나지는 않음.
- 시상은 뇌의 대뇌피질과 중뇌의 사이에 위치. 시상의 기능 중 하나는 감각정보를 처리해 이를 피질의 적절한 부위에 보내는 것. 예를 들어 망막에서 시각정보가 들어오면 이 정보는 시상으로 이동한 후 일차시각피질로 이동하는 경로를 확보. 모든 감각은 받아들인 감각정보를 해당 정보가 적절한 위치로 이동하기 전에 시상으로 보내게 되는데, 냄새만은 이 경로에서 제외됨. 다시 말해 후각은 시상을 통하지 않음. 사람이 뭔가 냄새를 맡게 되면 이 감각흔 즉시 소뇌의 편도체로 이동하는 데, 편도체는 감정정보를 관리하는 곳임.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냄새에 감정적으로 반응. 사람은 꽃 냄새를 맡으면 행복해짐. 상한 고기에서 나는 냄새를 맡으면 역겨움을 느낌. 편도체는 뇌의 기억기관 바로 옆에 위치함. 이런 구조 역시 냄새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임.
- 신중하고 인지적인 창의력은 매우 높은 수준의 지식과 상당한 시간의 사고를 필요로 함. 사람들이 이런 형태의 창의력을 보여주길 바란다면 충분한 전제조건이 제공되어야 함. 그들이 창의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정확히 알려주고, 충분한 시간동안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한다면 신중하고 인지적인 창의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임.
- 신중하고 감성적 창의력이 발휘되려면 매우 조용한 시간이 필요. 사용자가 곰곰이 생각에 빠질 수 있는 질문이나 문제상황을 제공하라. 하지만 짧은 시간안에, 그리고 웹사이트상의 일부 요소를 사용해본다고 해서 여기에 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말자. 예를들어, 특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온라인 지원사이트를 만들어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에게서 신중하고 감성적인 창의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음. 그러나 어떤 사용자들은 아마도 오프라인에서 그저 조용히 스스로 생각하면서 통찰력을 찹아야 할 수도 있음. 그런 사람들에게는 온라인 사이트로 다시 돌아와서 그들의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권해야 할 것임.
- 즉흥적이고 인지적인 창의력은 봉착한 문제상황을 손에서 내려놓고, 문제에서 한발짝 발을 떼어 놓아야 발현될 수 있음. 이런 종류의 창의력을 통해 사용자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디자인하고 있다면 문제상황을 현단계에 설정해둘 필요가 있음. 그리하여 사용자가 며칠뒤에 다시 해당 페이지로 돌아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디자인한다.
- 즉흥적이고 감성적인 창의력은 인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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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생각의 경계

인문 2014. 10. 11. 17:49

 


생각의 경계

저자
김성호 지음
출판사
한권의책 | 2014-01-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나의 생각은 정말 나로부터 온 생각인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
가격비교

- 아인슈타인은 지나치게 단순해서도 안되지만 가능한 단순할수록 좋다(Make things as simple as possible, but not simpler)고 말했음. 같은 맥락에서 그는 또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김. "누구나 일을 더 크고 복잡하게 만들기는 쉽다. 그러나 그 반대로 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천재성과 용기가 필요하다. (Any intelligent fool can make thing bigger and more complex, It takes a touch of genius and a lot of courage to move in the opposite direction). 사물을 단순하게 표현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현상들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중요하다는 의미
- 내가 어떤 사람과 인간관계가 불편하다는 말은 내가 그 사람을 포괄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 그 예외적인 상황이 상대에 의해서 야기되었다면,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에 따라 그 행동을 했는지를 아는 것임. 절제력이 부족해서 그랬을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을 수도 있음.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건 행동의 근본원인, 즉 상황의 매듭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되면, 나와의 관계에서 분리시킨 상태에서 객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음. 상대가 이해못할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이 자기중심적 가치관에 근거했던 절제력이 부족해서건, 그 사람의 전부를 상황의 원인으로 인식해버리면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거나 구체적 분류를 하기 어려워짐. 이럴때는 사람대 사람의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에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기 마련
- 분센 버너를 고안했던 화학자 로베르트 분센은 어떻게 하면 가스불꽃을 통해 가스성분을 알아낼 수 있을까 연구하다가 물리학자 키르히코프를 만나 우연히 가스성분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음. 이야기를 듣던 키르히코프는 곧바로 프리즘을 사용해서 빛을 분석해보라고 조언. 이 방법은 나중에 우주론 연구에 중요한 방법으로 발전. 물체가 연소할 때 내는 빛의 파장이 물체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던 키리히호프는 분센이 고민하는 주체를 빛의 파장이라는 지식에 투영했던 것
- 사람에게는 보고싶은 것만 보고, 믿고싶은 것만 믿으려는 성향이 있음. 이것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내용을 처음 들었을 때, "일단 거부 --> 비판적 인식 --> 차이비교 --> 지식 재구성 또는 원상유지"의 고정을 따른다는 인식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
- 생물신경학자들에 의하면 아이들은 신경세포간의 시냅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네살이 되면 시각피질의 시냅스 밀도가 높아지고, 열한살이 되면 전두피질에 있는 시냅스의 밀도가 높아짐. 시각피질은 당연히 시각과 직접적 연관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각적 사고 및 상상력과도 연관이 있음. 이 연령대에 도달한 아이들의 상상력이 두드러지게 왕성해지는 이유가 부분적으로는 그와 연관된 뇌 부위의 시냅스가 조밀해지기 때문. 취학적 아이들이 시각피질에서는 지나치게 많거나 약한 신경접속이 선택적으로 제거되는데, 이런 작업은 6년간 지속된다고 함. 이와 같은 선택적 시냅스 강화현상은 아이들이 커갈수록, 특히 다양한 언어를 접하고 그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있을수록 영향을 많이 받음. 이는 더 많은 시냅스들이 좌반구가 언어문법을 전담하게끔 정리된다는 것을 의미. 야생에서 자라다 구조된 아이들은 네살에서 일곱살, 또는 여덟살에 그 시기에 필요한 언어적 자극을 받지 못했기 대문에 언어기능이 특화되는 선택적 강화현상이 나타나지 않음. 따라서 적절한 언어자극을 받았던 또래 아이들의 언어능력을 따라잡기 어려움. 언어자극에 따른 뇌세포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그 자극에 상응하는 지식부분이 반응하지 않는 것임. 즉, 언어자극을 제대로 투영받을 수 있는 지식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
- 지식을 수동적으로 전수받으면서 되새기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뇌 안에서 지식의 재구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물에 씻겨가듯 뇌에서 지식이 사라짐. 지식을 받아들일 때 뇌는 쉴 새 없이 지식의 분류작업을 하는데, 분류가 잘 안되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통해 해결하거나 별도로 임시저장을 하게 됨. 이때 되새김질을 통해서 기존의 특정 지식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면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이 새롭게 이해되거나 해석되면서 지식의 재구성이 이루어짐. 이러한 되새김이 없으면 과포화상태의 지식은 거품처럼 사라지고 만다.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면 뇌 안에는 새로운 분류항목이 추가됨. 이렇게 추가된 지식은 뇌안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때문에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더 확보됨. 마치 산호초 겉면의 돌기 위에 작은 돌기들이 새로 생겨나는 것과 같음. 같은 정보가 주어진다 해도 어떤 사람에게는 지식의 과식상태가 되고 어떤 사라에게는 기존지식에 무리없이 흡수됨. 지식의 과식상태는 아무런 필터를 거치지 않고 들리고 보이는 대로 녹화 또는 녹음하는 것과 유사함. 극단적 과식상태는 셰르셰프스키식 기억임. 완벽한 기억력의 소유자로 알려진 이 러시아의 저널리스트는 모든 언어적, 비언어적 자극을 이미지로 기억하였음. 정보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지식의 재구성과는 관계없음. 엄밀한 의미에서 그의 두뇌는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입력된 정보를 저장하는 컴퓨터 저장장치와 같았음. 이보다 낮은 단계인 지식과식 상태는 지식의 분류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입력한 형태임. 지식을 받아들일 때 분류작업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과포화상태의 지식은 오히려 두뇌활동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음. 이런 상태로는 의사결정 과정에 필요한 분류된 지식체계가 없거나 있어도 찾아쓸 수 없기 때문에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음.
- 잠이 들면 뇌의 중심부에 있는 해마체와 뇌의 중심부를 둘러싼 신피질간에 긴밀한 정보교환이 이루어짐. 해마체는 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고 신피질은 논리적 사고, 명령, 지식의 축적과 활용 등 다양한 고차원적 사고를 담당. 감각기관이 잡담이나 소음 등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단절되면 해마쳉 축적된 정보가 신지필로 전달되고, 신피질에 저장된 다른 관련 지식과 연결되면서 지식 재구성이 이루어짐. 신피질 역시 외부 자극이 없는 수면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지식 재구성 및 저장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됨. 수면이 어떻게 기억을 단단히 정착시키는지는 아직 신비에 싸여 있음.
- 청소년에 대한 사상교육은 그 영향이 거의 평생에 걸쳐 유지되므로 그만큼 중요. 사람은 일단 특정한 사상적 지식이 형성되면 다른 사상적 지식을 접할 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거부 --> 비판적 인식 --> 차이비교 --> 지식 재구성 또는 원상유지' 과정을 거치게 됨. 윤리/사상적 지식이 미숙한 청소년들은 처음에 어떤 내용을 누구한테 어떤 방식으로 전달받느냐에 따라 지식 형성의 내용과 강도가 결정됨. 객관적이고 공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받은 지식을 전달받느냐 아니면 개인의 주관적이고 특수목적적인 지식을 전달받느냐에 따라서 청소년들의 윤리/사상적 지식이 건강하게 또는 병적인 상태로 평생동안 유지될 수 있음.
- 뇌 안의 지식은 생리적으로 자신과 다른 내용이 전달되면 불편한 상태가 됨. 낯선 사람을 살피는 것처럼 뇌 안에서는 생소한 지식을 살피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침. 레고를 맞출 때 레고 부품을 어디에 끼울지 궁리하면서 현재 조립중인 레고와 새로운 레고부품을 대조하고 비교하는 것처럼, 우리의 뇌도 비판적으로 비교하고 분석함. 따라서 처음에 구축한 지식이 객관적이고 타당한 것이 아니면 나중에 객관적이고 타당한 지식으로 재구성해야 하는 힘든 재건축 과정을 거쳐야 함. 문제는 지식이라는 것이 건물을 짓고 부수듯 기존의 것을 깡그리 허물고 새로 쌓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부분 수정과 보수과정이 필요함.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재건축하는 과정은 충분한 시간과 숱한 시행착오를 수반하기 때문. 재건축이 완성될 때까지는 기존 지식에 의한 시행착오가 무의식적으로 발생함. 이것은 스트룹 문제에서처럼 빨간색으로 쓰인 파랑이라는 글자가 주어졌을 때 글자의 색깔(빨강)을 읽허야 하는데 글자자체(파랑)를 무의식적으로 읽는 시행착오와 유사함. 뇌안에서 글자가 아니라 글자의 색깔을 말해야 한다는 재건축 작업이 완료되어야 스트룹 문제를 실수 없이 처리할 수 있음.
- 미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어스는 기호학, 화학, 실험심리학, 경제학, 언어학, 과학사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는데, 모든 지식은 경험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것은 단지 인간의 타고난 동물적 본능으로부터 발전한 것이다고 했음. 즉, 자연은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지식공감대를 만들어줌. 사람은 자연이 보여주는 풍경을 보고 들려주는 소리를 들으면서 퍼뜨려주는 냄새를 맡음. 그리고 언어를 통해 자연에서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 이때 전달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자연에 대한 공통적 지식이 있기 때문. 공통된 지식은 자연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로부터도 옴. 성장과정을 살펴보면 엄마와 아빠, 형제, 친척, 마을, 학교, 친구, 사회로부터 거의 동일한 것을 배움. 어린이들은 예의범절, 언어, 교통법규 등 그 사회의 공통적인 질서를 가정과 학교에서 배움. 따라서 성장기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자란 아이들은 그 사회에서 상식으로 여겨지는 지식공감대가 제대로 갖추어질 수 없음. 이러한 지식 공감대의 결손은 성인이 되어서도 원활한 인간관계나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주는 주요한 원인이 됨. 어려서부터 주위 환경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은 그만큼 세상에 대한 지식공감대의 폭이 넓음. 주위환경으로부터 뭔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보고들은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침
- 아이한테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가르치는 것은 언뜻 쉬워보이지만 부모의 명철하고 냉정한 분별력을 요하는 일. 부모는 일관성을 갖고 아이를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함. 아이는 가르침이 몸과 마음에 익숙해질때까지 무의식적으로 자기방식을 고집하고 반항하기도 할 것임. 그럼에도 마땅히 가야할 길을 가게 하는 부모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사랑에 근거해야 함. 아이는 가장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를 배우기 때문. 즉 배움은 신뢰에서 시작된다.
- 꽃을 사람으로 보고 버섯을 요정의 계단이라고 상상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게씀 곧이곧대로 강요한다면 그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훼손될지 생각해보라. 브룩스는 상상력을 제한하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위축시키는 요즘 시대를 안타까워 함. 요즘의 장난감은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놓지 않음. 컴퓨터 칩이 사고를 대신해줌. 캐릭터들은 이미 정해져 있고, 모든 인형에는 필수 액세서리들이 다 딸려 나옴. 스스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 수 없고 그럴 필요가 없는 아이들은 물질이 갖고 있는 다른 가능성과 용도, 목적을 깨닫지 못함. 어떤 사물을 볼 때 그것이 무엇인가가 아닌 그것이 무엇이 될까를 생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사물을 전혀 새로운 관점과 방식으로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음.
- 인텔의 역사는 크게 세 시기로 구분됨. 메모리 반도체 기업(68~85), 마이크로 프로세서 기업(85~98), 그리고 인터넷 기반 구축 기업(98이후)임. 주력 제품이 메모리 반도체, 마이크로프로세스, 인터넷 관련 각종 반도체 부품 및 완제품으로 바뀌어온 셈. 각 시대는 각 CEO의 임기와도 맞물림. 첫번째 시기는 고든 무어(68~87), 두번째 시기는 앤드 그로브(87~98), 세번째 시기는 크레이그 배럿(98~05)과 폴 오텔리니(05~)의 CEO재임시기와 거의 들어맞음. 그렇게 한 시대가 바뀔때마다 인텔은 사업구조 자체를 탈바꿈 시켜왔음. 이런 격변에 대처하는 인텔의 리더십은 독특함. 다른 기업과 달리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중간관리자를 비롯한 직원들의 의사를 대폭 반영하기 때문. 이른바 수평적 지식공유 문화임. 80년대 중반, 인텔이 메모리 반도체 사업 퇴출을 고민할 당시 CEO였던 고든 무어는 망설였음. 한 고위간부는 인텔에서 DRAM을 포기하는 것은 포드사가 차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였음. 고위 경영자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일부 중간관리자들이 스스로 움직임. 공장 관계자들은 점차적으로 CRAM대신 마이크로프로세스의 생산비중을 늘림. 사내 자원관리자들도 DRAM 생산에 대한 자원배분을 뒤로 미룸. 이들은 인텔의 기존 사업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윤이 상대적으로 높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업으로 회사를 운전해감. 로버트 버겔만 스탠포드 교수는 인텔이 공개적 토론과 지식의 힘을 직위로 억누르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변화라고 분석. 폴 오텔리니는 개방적이고 평등을 중시하는 문화를 인텔의 근본저력으로 꼽았음. 인텔은 수평적 문화를 통해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더 강해지는 특성을 지녔다는 것임
- 무제한적이면서 감각적인 발상으로 상상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우뇌가 발달한 성인으로 자라남. 어린 시절 제한없는 상상놀이는 우뇌개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좌뇌와 우뇌를 균형있게 발달시킴. 미국의 뇌신경학자 로버트 대처의 뇌발달 5년 주기설은 이런 맥락에서 주목할만함. 어릴때부터 논리훈련에 치중하는 것은 마치 숲속의 어린 넝쿨나무를 뽑아서 화분에 심은 뒤 넝쿨이 멋있는 기린 모양으로 자라도록 미리 지지대를 기린모양으로 만들어놓은 것과 같음. 주기적으로 물을 주고, 가지가 넝쿨 지지대를 벗어나면 지지대에 다시 묶어둠. 넝쿨은 지지대를 그대로 타고 자라서 점차 기린모양이 됨. 그것을 바라보는 화분주인은 만족해함. 그리고 넝쿨이 충분히 자라서 지지대를 완전히 뒤덮으면 넝쿨이 기린 모양을 계속 유지하도록 잔가지들을 다음어줌. 어린아이를 논리적으로 훈련시키려는 부모나 교사는 이런 화분주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음. 어린아이들은 논리적으로 생각할 준비가 안 됨. 논리적 사고에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접속사를 사용하게 되어 있음. 그러므로나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의 접속하는 인과관계와 논리에 대한 익숙한 지식이 있을 때 가능한데, 아이의 지식은 대부분 감각적이기 때문에 -이다, 아니다 수준이지, -이기 대문에 -이다 수준은 안됨. 아이들은 언어를 논리적으로 배우지 않음. 아이들은 감각과 직관으로 얻은 것들을 점점 체계적으로 엮어 나감. 쉬운 예로 지식이 어느정도 갖추어 지기 전에는 거짓말이라는 것을 모름. 남의 행동을 보고 그 의도를 읽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거짓말을 꾸며낼 수 있게 됨.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
- 지식은 경험에 바탕을 두고, 경험은 자연현상이나 일상적 삶을 통해 얻어짐. 자연현상은 일정한 질서안에서 움직이고, 그에 터를 둔 사람들의 세상도 이런 질서에 따라 움직임.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지식은 질서의존적임. 이 질서는 자연계의 법칙, 사회적 윤리와 같이 어떤 체계를 구성하는 구성원 또는 구성물 사이의 관계법칙을 포함. 그렇기 대문에 우리의 지식은 그 자체가 자연이 지닌 질서적 특징을 갖고 있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 지식요소들 사이에는 레고조립식 관계가 성립함. 그러나 그 지식이 예시의 단계를 넘어서 추상화 단계로 넘어가면 그 지식은 더 이상 레고조립형이 아님. 정상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산을 연상하게 됨. 그러나 산과 정상이라는 레고조립식 관계가 추상화되면 인생의 정상, 능력의 정상, 사랑의 정상 등으로 정상이라는 개념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게 됨. 일상적 언어생활을 들여다보면 은유나 환유의 방식으로 의미를 추상적으로 접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음. 특히 시나 노랫말은 은유나 환유적 표현을 많이 사용.
- 창의적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있음. 건축물의 형태와 색채에 따라 창의적 사고에 차이가 있음이 확인된 사례임. 미국 미네소타대 조안 마이어스 레비 교수는 천장의 높이가 각각 3미터와 2.4미터로 다를 뿐 구조는 같은 두 방에 100명의 피험자를 나눠놓고, 동일한 문제와 퍼즐을 풀게 했음. 그 결과 높은 천장아래서 문제를 푼 사람들에게서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음. 반면 낮은 천장 쪽 사람들은 정해진 범위의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데 강점을 보임. 09년에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줄리엣 주 교수가 색과 창의성의 상관관계를 입증해 보임. 600명에게 컴퓨터로 퍼즐을 풀게 하면서 문제의 배경색으로 빨간색과 파란색을 사용. 그 결과 빨간색을 배경으로 문제를 푼 그룹은 기억력과 주의력이 필요한 단어암기, 철자법 점검 관련 점수가 높았음. 반면 파란색을 보고 문제를 푼 그룹은 창의력이 필요한 조각퍼즐 맞추기 등에서 훨씬 우수한 성적을 거둠.
- LG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높아진 여론 쏠림의 파고'라는 보고서에서 인용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의 100대 기업이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경험한 위기는 악성 유언비어와 같은 정보관련 위기로, 그 피해를 입은 기업이 무려 37%를 차지했다고 함. 사람들이 그만큼 정보와 여론에 쉽게 동조되고 휩쓸린다는 반증. 반대 의견이 나오면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상당한 지식 재구성의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극단적으로 치우친 사회적 현상은 대개 그 치우침 자체로 인해 사회가 붕괴할 위기에 놓일 때까지 진행됨. 이러한 극단적 치우침을 막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건 논리적으로 균형잡힌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에 제공되야 함. 마치 사람의 몸에 영양을 골고루 제공하는 것과 같음.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먹다보면 그 사람의 몸은 편식에 맞게 적응된 상태에서 생리적 치우침 현상이 나타남.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점점 더 자극적으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게 되고 소화기관도 그러한 음식에 적응적으로 진화하여 보통 사람들은 맵다고 느끼는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먹게 됨. 결국 이와 관련된 질병으로 심한 위장장애를 겪은 뒤에야 비로소 보통 음식으로 식단을 바꾸게 될 것임. 이미 매운 음식에 맛을 들인 사람에게 매운 음식이 몸에 안 좋다는 충고가 소용없는 이유는 본인이 몸메 안좋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 이런 사람들은 나는 자극적인 것이 좋은데 왜 못 먹게 하느냐는 식의 거부반응으로 일관. 이런 경우 속쓰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전문의가 위벽이 얼마나 헐었는지를 보여주면서 의학적으로 경고하면 그제야 알아들을 것임. 한 집단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은 그 집단의 건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 반대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서로 다른 의견들의 교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집단은 매우 건강한 집단임. 다른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을 동일시하는 집단에서는 생각의 고착현상이 높음. 반면 다른 것을 여러 의견들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집단에서는 나의 생각 또한 많은 의견들 중의 하나로 인식. 이런 집단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일단 의견을 존중함. 논리적 타당성이라는 균형유지 장치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집단 구성원 모두 합리적 의견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그래서 더욱 의견교환이 자유로움. 따라서 생각의 치우침이나 소용돌이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낮음. 에릭 호퍼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많을수록 집단적 사고의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 남의 말을 비판적으로 경청하지 않고 무조건 따르거나, 의도적으로 특정의견쪽으로 몰고 가려는 사람들이 있거나, 원활한 의견교환을 억제하는 사람들이 많은 집단에서는 집단적 사고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음. 사람들 사이에 생각이 물 흐르듯 흘러가지 않고 한곳에 갇혀 있는 모습. 이렇게 되면 생각은 발전하지 못하고 화석처럼 굳어지게 됨.
- 에디슨은 독특한 사원채용 방식을 고수. 그는 지원자를 면접할 때 점심식사를 같이 함. 식당에서 수프를 먼저 주문하고, 면접자가 수프에 소스를 먼저 넣으면 그를 채용하지 않음. 그 면접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고정관념에 많이 묶여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그는 고정관념이나 습관에 지배받는 사람은 창의적 발상을 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 사람보다 더디거나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음.
- 주전자 속의 끓는 물이 수증기를 뚜껑을 밀고 나오는 것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장면이지만 여기에 착안해 증기의 힘을 증기기관차에 이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은 제임스 와트 한 사람이었음. 도꼬마리 열매를 둘러싼 가시는 흔히 볼 수 있고 그 가시를 통해서 열매가 옷에 들러붙은 경험을 한 사람은 많지만, 그 가시로부터 옷의 찍찍이, 일명 벨크로를 처음으로 고안해낸 사람은 스위스의 전기기술자 조지 드 메스트랄임. 그는 휴가차 개 한마리를 데리고 사냥을 다녀오면서 개와 자신의 옷에 붙어 있는 도꼬마리 열매들을 털어내다가 잘 떨어지지 않는 것이 신기해서 자세히 들여다 봄. 가시의 끝이 낚시바늘처럼 휘어서 아무것에나 잘 들러붙고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오늘날의 찍찍이를 고안.
- 에어 아시아사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오래된 항공기 2대와 빚 1100만 달러가 전부인 말레이시아 국영항공사를 25센트에 인수. 마하티르 모하마드 당시 말레이시아 수상은 페르난데스 회장의 인수를 허가하면서, "당신은 항공사업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함. 마하티르 수장도 아마 항공업계가 안고 있는 갇힌 사고의 문제점을 간파한 것으로 보임. 실제로 에어아시아는 2012년 세계 3위의 저가항공사로 성장. 2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세계적 제약회사 다케다약품의 하세가와 야스치카 사장은 연구개발 과정에서 연구자의 자부심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하면 독이 된다고 경고. 자부심이 집착으로 발전하면 자기가 개발하지 않은 기술에 대하여 배타적 자세를 갖게 되고, 여간해서는 외부의 연구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고의 고립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하세가와 사장은 이런 연구자들이 있는 집단에서는 신약개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 세계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는 7000~8000명의 연구자가 있고, 연간 10조 규모의 연구비를 투자. 그렇다고 세계에서 신약을 가장 많이 개발하는 것은 아님. 제약산업의 역사로 볼 때, 200명 정도의 작은 연구단위에서 가장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함. 지난 10년간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승인한 약품의 60%가 대학과 바이오 벤처 기업에서 나온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수긍할 수 있음.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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