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두뇌가 다양한 보상에 쉽게 중독되도록 타고났기 때문. 선사시대 농경이 시작되기 전 먹거리를 구하는 일을 떠올려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음. 그 시절 먹을 것을 구하는 일은 간헐적이고 변동적인 보상의 완벽한 사례라고 볼 수 있음. 로버트 브린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간헐적이고 변동적인 보상에 의존하는 비디오 도박게임들은 (슬롯머신이 이런 도박게임의 대부분을 차지) 카드게임이나 스포츠게임에 거는 도박보다 서너 배 정도 빠르게 게임중독을 가져온다.
- 소셜 미디어를 많이 사용할 수록 남녀관계가 불행해지거나 이혼할 확률이 높아짐. 소셜 미디어는 자신을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객관화해서 바라보도록 부추기기 때문. 자신을 남과 비교하고 객관화하다보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정신건강에 해로우며 자신의 몸에 대해 수치심을 가짐. 소셜 미디어를 끊으면 눈에 띌 만큼 행복감이 늘어난다.
- 라인 데이트는 다분히 의도적 행위임. 사람들은 데이트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둘러보고, 대화하고, 상대방을 찾았다. 참여를 유도하고자 이메일 알림, 핸드폰 앱 같은 수단을 활용하기는 했지만 다른 온라인 활동과는 구분되어 있었고, 중독행위가 유발되는 디폴트값이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다 틴더가 나왔다. 화면을 밀어넘기고, 기막힌 유저 인터페이스를 활용해서 점수를 매겨 잠재적 파트너를 평가하고, 비교하고, 고르는 앱이 나온 것임. 틴더는 온라인 데이트를 근본적으로 바꿈. 온라인 데이트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행위가 되었고, 거의 스포츠처럼 변질되었다. 오른쪽으로 넘기고, 왼쪽으로 넘기고! 술집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지하철에서 어디에 있든 틴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틴더의 혁신 때문에 온라인 데이트는 중독성이 강해지고, 사람들 간의 비교를 더욱 부추겼다.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였다. 틴더 이전의 온라인 데이트는 나름 공이 들어가고 집중해야 하는 일이었다. 틴더와 아류의 앱들이 세상에 나오자 온라인 데이트는 무덤덤하고 아무 생각없이 무심코 하는 일이 되어버림. 데이트 앱 회사가 간단한 탐색 체계를 활용해서 온라인 데이트를 일종의 끝없는 짝찾기 쇼핑으로 바꾸어 버린 셈. 한편으로 사람들은 이런 앱이 세련되었다고 감탄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앱이 가져다준 결과를 접하게 된다. 이 장에서 논의된 연구결과들은 틴더가 자존감을 해치며 사용자의 정신상태에 해로움을 보여줌
- 틴더 트랩. 연구팀은 잠재적 데이트 상대방의 사진을 피실험자에게 보여주며 얼마나 호감이 가는지 평가해보라고 했다. 그런 다음 평가한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직접 만나게 했다. 흥미롭게도 직접 얼굴을 보고 나면, 매력이 없다는 평가나 그저 그런 평가를 받은 사람일수록 이후 평가점수가 올라갔다. 즉, 외모만으로 매력도를 평가했다가는 실제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 때 의견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실제로 만나기 전에 사람의 매력도를 측정하면 만난 이후의 평가점수가 박해진다는 점. '아마도 평가자는 대화를 나눈 상대방을 온라인에서 본 다른 잠재적 경쟁자와 비교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해, 온라인 데이트를 사용하면서 우리는 현실에서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도 저평가하고, 사람을 하찮게 여기게 되었다. 이 사람이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끊임없이 선택권에 들어온다는 자명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 온라인 데이트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속사포처럼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하고, 이는 인간의 가장 나쁜 본능을 자극함. 온라인 데이트에 관한 12년 연구논문에서 엘리 핀켈 연구팀은 온라인 데이트에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는 증거가 별로 없었다고 말한다. 틴더가 유행하기 이전에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이미 연구결과는 틴더와 같은 행동이 나타날 거라 예견했음. 온라인 데이트가 권장하는 행위들은 사실상 진정한 사랑을 찾아 애정을 나누는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못 박았다.
- 심리학자들과 연구자들은 섹슈얼리티와 친밀감이 분리되고 있다고 우려. 포르노그래피 테크놀로지는 계속 발전하고 있고, 포르노 시청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친밀감있는 성관계보다 더 나은 대체물이 되면 이런 분리현상은 더욱더 가속화될 것이다. 포르노가 더 편리하고, 더 재미있고, 충분히 사실적이어서 현실보다 더 매력적이 되면, 그리고 그 결과 포르노 소비량이 증가하면, 수많은 다른 문제가 초래될 수 있음. 성은 출산의 도구만은 아니며, 감정적 혹은 신체적으로 다양한 긍정적 영향을 미침.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일은 행복과 안정감을 높이며 심지어 수명을 연장하기도 함. 또한 이런 사랑 행위는 다방면으로 건강에 이로움. 사실 성행위를 하면서 따라오는 친밀감이 성행위 자체보다 더 중요. 포르노그래피가 현실의 성행위를 대체해 버린다면 미처 예견하지 못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
- 업무활동은 점점 더 피상적이고 부분적이 되어가고 있으며 시간을 더 잡아먹지만 보람을 점점 줄어든다. 생산성 증가는 둔화된다. 직장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증가한다. 제프리 페퍼의 저서 월급에 목매달기에 따르면 테크놀로지 회사들일수록 점덤 더 건강하지 않은 일터가 되어가고 있다.
- 이메일, 메시지, 메시지 기반의 채팅에 써버리는 주당 시간을 생각하면 직접 목소리를 내는 시간을 압도함. 불행한 일이다. 이런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루기에는 수월하지만 직접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거나 얼굴을 마주보며 진행되는 회의보다 전달되는 정보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 전화로 이야기를 하면 그 목소리 톤 자체로도 정보전달이 된다. 하지만 이메일로는 그런 뉘앙스가 모호하다. 게다가 얼굴을 보거나 목소리를 주고받으면서 대화가 진행되다 보면 통찰력이 생기거나 창조성이 발휘되며, 자유로운 아이디어 결합이 일어나기도 함. 반면 이메일로 의사소통을 하면 대화가 경직되고 대화내용들이 단순 프로세스 처리되면서 아이디어 결합이 일어나지도 않고 논리적 도약이 일어나기 어렵다
- IBM 펠루소 외에도 원격 근무가 실제 모여서 근무하는 것보다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대기업 임원들은 여럿 있다. 페이스북의 회장이자 CEO인 저커버그는 사무실까지 차를 몰고 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직원들이 살 수 있도록 꽤 많은 보조금을 제공. 과거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사무실에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 강조했다. 오랫동안 구글은 직원들이 쉽게 출근할 수 있도록 꽤 많은 돈을 들여 통근버스를 운영
- 몇십 년에 걸쳐 원격 근무를 선호했던 회사들이 이제는 직원이 물리적인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강제하고 있음. 모든 업무 시간을 사무실에서 근무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테크놀로지로 거리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셈이다.
- 수년간 테크놀러지로 인한 생산성 향상으로 생활수준이 개선됨. 하지만 미국의 생산성 증가는 인터넷 붐 이후 급격히 둔화. 인터넷 붐이 발생한 95년부터 04년까지 노동생산성은 매년 평균 3.25% 수준으로 성장. 미국 노동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다. 04년부터 10년까지 연간 노동생산성은 평균 2% 수준에 머뭄. 10년부터 16년까지 이 수치는 0.5%까지 떨어짐. 이 정도 수준이면 생활수준이 후퇴하고 있다고 보아야 함.
- 이 생산성 패러독스는 많은 경제학자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음. 테크놀로지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테크놀로지 관련 제품과 서비스들의 가격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 과거에는 이런 정도의 혁신이 일어나면 생산성 성장률이 급격하게 위로 올라가곤 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생산성 측정 방법이 오래되었고 농산물이나 공산품 생산에 사용되던 방법이라서 현재의 생산성 개선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흔한 해명. 또 하나의 다른 설명은 기타 과거의 엄청난 테크놀로지 변혁처럼 비즈니스 업계나 조직들이 이런 변화를 받아들여서 생산성을 증가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경제학자 로버트 고든은 다른 설명을 한다. 테크놀로지가 생산성을 눈에 띄게 개선하지 못했다는 것. 앞서 발생한 기술변혁들 (전력망, 기차, 자동차)이 좀더 근본적인 혁신이었던 반면 현대의 디지털 변혁은 영향이 그다지 광범위하지 않고 허울뿐이라는 것임. 측정 방법이 틀렸다거나 기술변혁을 소화해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주장이나 고든의 주장 모두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테크놀로지는 오히려 더 파괴적이며 업무나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많은 테크놀로지를 가질수록 생산성은 하락한다.
- 전체적인 생산성으로 보았을 때 긍정적일 수 있다. 아마존, 우버, 에어비앤비를 생각해 보라. 하지만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지불한 대가는 혹독했다. 이런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얻게 되는 장점이 있고, 사람 개인의 생산성이나 행복에 미치는 테크놀로지의 중독성과 방해가 있다고 보자. 장점이 단점보다 크지 않다. 테크놀로지가 주는 긍정적 영향이 하나도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이지만, 종합적 비용-편익과 개개인의 비용-편익을 별개의 문제로 따져봐야 한다. 습관 변화와 중동사이, 효율성과 집착 사이에서 적정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데, 현재 사회는 그러지 못했다.
- 앱 확산은 최근 10여년간 더욱더 심해짐. 앱을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확보해서 몇 분만에 활용할 수 있으며, 새로운 앱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 대부분의 조직과 지식노동자들은 단 하나의 앱을 더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간과 복잡성 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직들이 직원들에게 무더기의 도구를 사용하도록 요구하면서 버려지는 시간과 복잡해지는 업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다.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흐려지고, 업무 관련 테크놀로지들이 간헐적 보상 시스템으로 인해 소비재처럼 변하면서 업무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런 현상의 주범은 사실 형편없이 디자인된 업무관련 시스템과 프로세스다. 엑셀 문서를 다른 시트로 옮겨서 포맷을 만드럭나 밤 열한시까지 보내야 하는 작업이 있는데 10여개의 버전에서 맞는 파일을 찾아내느라 고군분투해본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테크놀로지 시스템과 프로세스 디자인이야말로 우리의 매일매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모든 일을 끝내고 나서야 한 번 생각해볼 일 정도로 치부된다. 조악한 디자인은 혼란을 야기한다. 비어있는 공간을 싫어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보니, 업무는 허용된 시간을 채울만큼 늘어나고 테크놀로지도 늘어난다. 그 결과 우리는 의미있는 일에 시간을 덜 쓰게 되고 테크놀로지를 관리하고 내가 한 일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느라 시간을 허비함. 업무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메일 관리를 싫어한다. 파일 찾기도 중요하다. 앱에 얽매여서 테크놀로지를 관리하고, 테크놀로지를 사용해서 일정이 잡힌 회의에 참석하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중요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에 응답하느라 의도치 않게 많은 시간을 써버린다. 그리고 이런 근사한 테크놀로지들이 우리의 삶을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우리가 사무실에 스스로 만들어놓은 테크노 감옥에 갇혀서 스스로 의시소침해지고 있는 것이다.
- 수천 년 동안 인간은 휴식을 취하고, 걷고, 말하고, 인간과 인간끼리 혹은 자연과 이어지기 위해 야외로 나갔다. 연구결과를 보면 어른과 아이들 모두 야외활동 시간을 갖는 것이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심장건강에 도움이 되며, 운동과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질뿐더러, 대체로 긍정적인 세계관을 가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 예를 들면, 병원의 정원은 치유를 돕고, 숲을 걷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혈중 알콜 농도가 낮다. 테크놀로지 때문에 이런 관계가 단절되고 있는데도 우리는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런 테크놀로지는 보급된 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은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연구하기 어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와 연구자는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는 반면, 숲을 걷고, 자전거를 타며, 기타 야외활동을 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과 불안감과 좌절감의 증가 사이에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가설을 세워 연구하기도 함. 여가생활을 바꿔버리면서 테크놀로지는 우리의 수면도 방해. 야외활동을 하거나 간접적으로 햇빛에 노출될수록 일찍 잠이 오고 깊게 잠을 잔다. 어른들의 경우, 스크린을 보면서 앉아만 지내는 습관이 나쁜 식습관보다 더 강력한 비만증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음. 아이들에게도 같은 논리가 통용된다.
- 오늘날 테크놀로지가 사람의 웰빙에 미치는 2차적, 3차적 영향은 더욱 심각. 여기에는 세가지 유형이 있음. 우울증, 비만, 당뇨병 같은 사망률을 높이는 위험요소는 수면부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외로움이나 밀접한 인간관계가 없는 것 역시 사망률을 높이며, 사회생활이 심하게 망가졌다는 지표이기도 함. 이는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삶에서 차단시키면서 나오는 감정이기 때문. 스크린을 보다 보면 이 상호작용으로 뇌의 구조가 바뀌는데, 이 때문에 인지능력이 저하됨. 일하면서 분노를 느기고 불행하거나 애정생활에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테크몰로지가 심리학적이고 생리학적인 기반을 허물고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된다.
- 과학자들에 따르면 야간에 밝은 빛을 보면서 일하는 직업일수록 기대수명이 낮은 것은 물론, 심장마비와 다른 질환의 발병확률이 높음. 빛이 하루 24시간 주기로 되어 있는 생물학적 리듬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함. 이 생물학적 리듬은 우리 몸속에 있는 생체 시계와 같아서 이에 따라 언제 잠들고 언제 일어나야 할지 결정됨. 전자 방식의 스크린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의 생산을 억제하는데, 이 멜라토닌은 수면뿐 아니라 신체의 장기들이 적절하게 제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호르몬. 수면시간 부족이 비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휴식시간 동안 신진대사량이 감소하게 되면서 기타 현대질병이 발생한다고 보는 수면연구자와 의사들도 있다. 스크린 소비에 중독되거나 스크린과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스마트폰 사대 이전에는 자다가 한밤중에 벌떡 일어나 텔레비전을 켜거나 침대 곁에 텔레비전을 두고 잠드는 일은 없었따. 여러 시간 계속해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일 정도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한꺼번에 몰아보기는 흔치 않았다. 요즘은 넷플릭스나 기타 비디오 서비스들이 몰아보기에 최적화되어 있음. 가끔은 한밤에 일어나 텔레비전을 보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손쉽거나 중독성이 있지는 않았다. 케이블 텔레비전의 채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때도, 심야에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해로웠다. 스마트폰에 비하면 케이블 TV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스마트폰은 스크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 이메일 문자 메시지, 웹검색까지도 한 패키지로 만들어줌. 그리고 정말 편리하게도 침대역 탁자에 놓을 수 있다.
- 지도를 보거나 주요 랜드마크를 기억하는 대신 GPS 기기나 상세하게 길을 안내해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뇌의 구조가 변하는 것이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은 길을 찾을 때 GPS 기기를 사용한 노인들과 주요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길을 찾는 노인들의 두뇌활동을 기능적 MRI를 사용해서 비교. 연구팀은 GPS사용자의 해마 부분에서 두뇌활동이 두드러지게 낮아진다고 지적. 연구진은 낮은 두뇌활동으로 인해 해마가 위축될 수 있다고 의심했는데, 해마가 위축되면 후에 인지장애가 발생 가능. 알츠하이머병은 해마의 손상과 연관이 있는데, 해마가 손상되면 환자는 공간적 방위능력이 떨어지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함. 연구진은 또한 공간을 스스로 탐색하는 사람의 뇡에서 회백질 부피가 더 크다는 것을 발견. 이 연구는 전적으로 GPS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지도를 사용하고 머릿속에 인지지도를 구축하는 것이 두뇌에 장기적 관점에서 이롭다는 것을 보여줌
- 기억을 활용하지 않고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면 두뇌기능과 큰 그림을 바라보는 사고능력이 감퇴하는 다른 사례도 있다. 예컨대 니콜라스 카는 구글검색을 하면 깊이 생각하며 읽는 능력이 감퇴하고, 빨리 훑어 내려가며 읽으려는 성향으로 대체된다고 주장.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장 유명한 연구 웹사이트 두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 두 페이지를 넘어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개 하이퍼링크를 타고 여기저기 금방 넘어가 버린다. 니콜라스 카는 구글이 사람을 바바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함
- 사실, 구글과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면 두뇌기능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 영향이 발생한다는 반론을 입증하는 증거도 많다. 그리고, 인간은 목록에서부터 계산용 주판까지 다양한 테크놀로지를 사용하여 기억을 증진시키려고 노력해옴. 하지만 과거 기억에 의존했던 일들을 테크놀로지가 통째로 대신하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화번호, 은행계좌번호, 역사의 일화를 말하는 게 아니다. 한때 쉽게 기억해내던 일들도 이제는 유튜브를 뒤져봐야 한다. 카메라 렌즈 청소하는 법, 야채 써는 법을 위해 유튜브를 뒤져야 하다니, 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일 아닌가. 길을 찾고 표지를 따라가는 것 역시 예전에는 혼자 해냈지만, 이제는 테크놀로지의 도움을 받는 일이 되어버림.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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