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경영 2017. 6. 6. 20:05
- 혼란과 무질서는 부진한 현실과 고착화된 실패를 깨부수는 중요한 키워드임. 우리가 꿈꾸는 성공은 대개 혼란과 무질서라는 토애에서 세워짐. 성공 이후에는 모든 혼란과 무질서가 사라지고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만이 드러나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알기 어려울 뿐이다.
- 할 일을 조직화하는 데에도 시간이 든다. 일을 조직화하는 시간에 일을 해치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며, 그 일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조직화할 필요가 없다. 물론 도서관처럼 정교한 색인 시스템이 필요한 곳도 있고 건설현장이나 수술실처럼 세심한 체크리스트가 필요한 곳도 있따. 하지만 도서관이나 수술실이 아닌 곳에서 조직화는 대개 쓸데 없는 맹신에 불과한 경우가 많음. 우리 일상을 더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체계화할 수 있다면 우리 삶이 더 나악지고 생산성이 높아지고 더 존경받을 것이라는 프랭클린의 감동적 믿음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하지만 정작 프랭클린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다초점렌즈를 발명하고 번개를 잡고, 신문을 발행하고, 독립선언서에 사인을 하느라 그에게는 일상을 깔끔하게 정리할 여유가 없었음.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했다면 그 역시 샌드위치 주문을 조직화하지 않고 닥치는대로 만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 이메일을 찾는 작업을 8만 5000여번 추적한 결과, 폴더의 트리구조를 클릭해 이메일을 찾을 때는 대략 1분이 걸렸으며, 무작위적인 방식으로 이메일을 찾을때는 17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폴더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찾을 때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원하는 이메일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이메일을 하나의 아카이브 속에 몽땅 쏟아붓는 것이 깔끔하게 정돈된 구조속에 숨겨놓는 것보다 빠르게 원하는 메일을 찾는 방법이다.
- 언제 어디서 다가올지 모르는 사건에 쉽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훨씬 유연해져야 한다. 일정을 빡빡하게 몰아세워 상황을 경직되게 만드는 것은 큰 손실이 될 수 있따. 너무 구체적인 자료는 머지않아 누더기가 되고 말 것이다. 일간계획은 깔끔해 보이지만, 세상은 무질서하기 때문이다.
- 미친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과감한 질문을 던져 경직된 대화의 틀을 깨라는 조언은 오래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그중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만든 질문 목록이 유명하다
* 당신의 물건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 자신의 성격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
*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무엇인가요?
*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으세요?
이런 질문들은 '무슨 일을 하세요?'같은 질문을 압도한다
- 높은 곳을 오르는 그물이나 사다리의 가로단 사이의 거리를 일정하게 맞춰 놓으면 아이들은 자신의 발을 어디에 둘 것인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표준화가 위험한 것은 이처럼 놀이를 단순화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자신의 움직임에 신경써야 할 이유를 없애버리기 때문. 앞으로 살아가면서 마주쳐야 할 울퉁불퉁하고 비대칭적인 인생길에 어떤 의미도 교훈도 주지 못함. 위험에 미리 대처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푹신한 쿠션으로 둘러싸인 키즈카페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보다 울퉁불퉁한 야외놀이터에서 모험을 하며 자기자신을 지키는 것이 훨신 낫다
- 알고리즘이 의사결정을 할때, 사람들은 대개 더 나은 판단을 하려는 노력을 중단한. 알고리즘은 실패할 수 있는 요인을 분석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사람들이 알고리즘에 의존할수록 판단력은 점점 더 떨어지며, 이는 결국 알고리즘에 더 의존하게 만든다. 이런 과정은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 알고리즘에 의사결정을 맡길수록,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행동하며 비판적 의심도 점점 하지 않게 된다
- 알고리즘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가능하다. 심리학자 레베카 플리스키는 베테랑 기상학자들이 기상데이터를 토대로 전문가의 시선으로 평가한 뒤 일기예보를 작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 다음에야 자신들이 놓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가 작성한 일기예보를 살펴본다. 이들이 직접 작성한 일기예보가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음. A330 조종사들과 달리 이들은 직접 일기예보를 작성함으로써 자신들의 역량이 녹슬지 않도록 단련한 것. 하지만 젊은 세대의 기상학자들은 컴퓨터 예보를 기꺼이 신뢰한다. 베테랑들이 은퇴하고 나면, 컴퓨터가 오작동해도 이 문제를 직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다.
- UC데이비스대학 로버트 소머는 하드스페이스와 소프트스페이스를 오랫동안 비교연구. 하드스페이스란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공간구조를 의미하며, 소프트스페이스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공간구조. 하드스페이스의 전형적 공간은 감옥이다. 창문이 열리지 않거나 전등이나 에어컨을 교체할 수 없거나, 의자가 바닥에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특징은 감옥뿐 아니라 학교, 공공장소, 사무실에도 쉽게 볼 수 있음. 소머가 실험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사실은, 자신이 머무는 공간에 마음대로 페인트칠을 하는 등의 사소한 자유가 공간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하는데 도움을 주며, 사람들을 더 행복하고 생산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 사람은 자신이 속한 공간을 통제한다고 느낄 때 활력을 느낀다. 직원들에게 엄격한 미학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 깔끔하게 정돈하라고 들들 볶는 것뿐만 아니라, 공간을 마음대로 활용하라고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격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음. 가장 좋은 전략은 빌딩20처럼 공간활용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창의력은 상사가 지켜보지 않을 때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
- 사람들이 갑자기 좋은 디자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디자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디자인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 아님. 사람들은 오직 자신이 살거나 일할 공간에 대한 통제권을 원한다
- 98, 99년 위기상황에서 베조스는 이런 말을 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20분 이후에 할 일을 계획한다면 그건 시간낭비일 뿐이다." 그는 늘 재촉하는 사람이었다. 그토록 거대한 혼돈을 만들어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 15년 가을 트럼프는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젭 부시는 고사직전에 처하고 말았다. 여기에 한가지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먼저, 트럼프가 불법이민과 같이 민감한 이슈에 관해 공화당 지지자들의 밑바닥 정서를 자극하는 매우 선동적인 발언을 쏟아낸다. 경쟁자들은 트럼프지지자들의 관신사들에 동조한다는 것을 표시하면서도 훨씬 부드럽고 균형잡힌 어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걸음 한걸음 조심조심 발을 떼지만 그것이 도리어 족쇄가 된다. 젭 부시는 인터뷰에서 멕시코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의 막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아시아 이민자들을 비하하는 듯한 말을 하고 말았다. 그 인터뷰가 끝날 때쯤 트럼프는 트위터에 나타나 경쟁자들을 조롱하거나 또 다른 터무니없는 소리를 터트린다. 또한 자신을 인터뷰한 여기자에 대한 여성혐오적 힐난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한다. 장애를 가진 뉴욕타임즈 기자에 대해 초등학생이나 뱉을만한 말을 해 여론을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한 다음, 트럼프는 트위터에 나나타 보스턴글로브를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사다니, 뉴욕타이즈는 멍청이라며 비난하며 화제를 바꾸어 버린다. 평생 정치를 해온 트럼프의 경쟁자들은 깔금하게 정리된 상황을 추구. 언론보도를 작성하고, 인터뷰내용을 브리핑하는 홍보전문가들이 이미지를 다듬어주고 실수를 막아준다. 하지만 그들이 공들여 준비한 연설이나 발표보다도 트럼프의 재빠른 트윗 한줄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지지율을 이끌어낸다.
- 트럼프의 민첨함과는 반대로, 젭 부시 같은 라이벌 후보들의 선거운동은 41년 독일 최고사령부가 롬멜과 교신하며 영국군 지휘체계를 평가했던 한마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프레이저는 이렇게 말한다. "상황이 재빠르고 거침없는 변화를 요구할 때에도 영국군은 늘 경직되고 망설이는 자세로 움직인다. 사소한 것까지 신경쓰며 과도하게 공을 들이고 뜸을 들인다." 다시 말해 영국군은 롬멜부대와는 정반대였다. 재치있고, 위험을 무릅쓰고, 상황을 걷잡을 수 없게 만들기보다는 느리고, 서툴고, 질서정연함을 추구. 무엇보다도 즉흥적인 선택을 싫어했다.
- 혼란한 상황을 초래한 다음에 상대보다 앞서 상황을 파악해 승리하려고 한다면, 상대가 둔중할수록 유리. 베조스는 97년 총 하버드경영대학의 초청을 받아 자신의 닷컴 사업을 설명하면서 이런 전략을 제시. 당시 아마존은 거대한 강이름이 아니라, 졸졸 흐르는 작은 개울에 불과했다. 대부분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회사였고, 들어본 적이 없는 회사였고, 들어본 적이 있더라도 어지럽고 무질서한 월드와이드웹에 신용카드 정보를 올리기를 망설이던 시절. 베조스는 아마존의 비전을 열심히 설명했지만 하버드경영대에 모인 경영의 달인들은 여전히 회의적 반으을 보임. 전자상거래의 앞날이 어두웠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시장이 크게 성장하리라는 것은 지각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다. 문제는 베조스를 한순간에 쓰러뜨릴 수 있는 거대한 경쟁상대가 있다는 것.
- 반스앤노블은 대형서점을 운영하는 데 뛰어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새롭게 성장하는 전자상거래라는 혼란 속에 뛰어드는 것을 망설였다. 반면 아마존은 그러한 혼란속에서 성장한 기업이다. 존 보이드의 용어로 표현하지만, 아마존이 반스앤노블의 우다루프를 꿰차버린 것이다. 반스앤노블의 대응은 너무 둔중하고 무거웠다. 토이저러스 역시 두중했다. 99년 크리스마스 시즌 아마존의 갑작스런 장난감 시장 진출은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초과지출을 무릅쓴, 제정신이 아닌 짓처럼 보였다. 아마존 물류창고는 장난감으로 넘쳐났고, 직원들은 기진맥진했으며, 돈이 줄줄 샜다. 하지만 토이저러스 입장에서 아마존은 상당히 부러운 결실을 일궈냈다. 그것은 바로 고객들의 만족과, 온라인에서 장난감을 믿고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였따. 그에 반해 토이저러스닷컴은 가장 인기있는 장난감을 모조리 아마존구매팀이 다 사가버리는 바람에 껍데기만 남은 상태로 크리스마스를 맞이. '토이저러스, 물량부족으로 크리스마스 위기'와 같은 기사들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 다음해 여름, 연방통상위원회는 토이저러스에게 크리스마스 시즌 배송지연을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따는 이유로 벌금 35만불을 부과. 그밖의 여러 회사들도 비슷한 이유로 벌금을 받음. 아마존만 그중에 없었다. 물론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하면서 아마존이 허비한 돈은 토이저러스가 받은 벌금보다 훨씬 컸지만, 그럼에도 정말 소중한 것을 얻었다. 바로 고객이다. 토이저러스는 실망스러웠지만 아마존은 제때 물건을 보내주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수많은 고객들이었다.
- 베조스는 관리팀에게 의사소통하는 시간을 줄이라고 지시해 악평을 얻기도 했다. 베조스가 소규모로 팀을 나눈 것은 내부조율을 하는 데 신경을 덜 쓰고 업무를 완수하는 데 더 집중하라는 의도였다. 마찬가지 이유로, 존 보이드 역시 한때 미군의 군사전술의 큰 화두였던 동기화에 반대했다. 보이느는 동기화란 시계에나 적용할 수 있는 것이지,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 사람의 행동을 똑같이 맞추고자 노력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낭비일 뿐만 아니라,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에 맞추도록 하는 멍청한 짓이다.
- 진짜 좋은 대화는 정신적 부담을 요구한다. 듣는 것과 대답하는 것은 무질서한 혼란 속에서 벌어진다. 기력을 소모한다. 물론 신나기도 한다. 훌륭한 대화는 놀라움으로 가득하며 따라서 즉흥적인 대응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그런 대화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행복한 경험이다. 철학자 길버트 라일은 이렇게 썼다. "어느 정도 소설과 같은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소설처럼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적절한 대응이라 할 수 없다."
-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프로젝트 네트워크라 한다. 이는 네가지 분명한 혜택을 제공. 하나는 실질적 혜택이며, 나머지 셋은 심리적 혜택이다. 실질적 혜택은 여러 프로젝트가 서로의 자양분이 된다는 것.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얻은 지식이 다른 프로젝트의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에레즈 에이든이 적극적으로 활용한 방식. 프로젝트 네트워크를 오가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문제를 다른 프로젝트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해결하거나, 전혀 달라보이는 두가지 아이디어를 융합해 해결책을 찾아냈다. 3M의 딕 드류도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 데이비드 보위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저것이 뒤섞인 아이디어는 언제나 나를 매료시킵니다. 엉뚱한 정보조각들을 함께 뒤섞어 놓고 제3의 정보를 찾는 일은 언제나 재미있지요." 심리적 혜택 역시 중요하다. 첫번째 혜택은 브라이언 이노가 말했듯이 새로운 맥락이 불러일으키는 흥분이 있다.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 산만해질 것 같지만,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진다. 현지인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일상을 관광객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면 프로젝트의 세부사항이 더욱 눈에 잘 들어온다. 두번째 혜택은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무의식을 활용해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샤워할 때 영감이 잘 떠오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 실제로 이러한 무의식적 작업이 창의적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말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드렉셀 대학의 심리학자 존 쿠니오스에 따르면 백일몽은 이미 관성화된 주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기능하는데, 이것이 신선한 영감을 불러들이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한다. 무의식이 문제를 질근질근 씹어 프로젝트 네트워크 안에 있는 전혀 다른 프로젝트로 넘겨주는 것보다 새로운 영감을 주는 좋은 방법은 없다. 세번째 혜택은 프로젝트 네트워크 안에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또 다른 프로젝트의 쉼터가 된다는 사실이다. 프로젝트를 하나만 진행하다 보면, 앞이 깜깜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듯한 순간이 오기 마련. 이때 방향을 틀어 빠져나갈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하나 더 있다면, 좌절의 늪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음.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는 이를 다모작이라고 했다. 하나의 밭에 하나의 곡물만 계속해서 기를 수 없다. 새로운 작물을 심거나 아니면 휴지기를 통해 땅이 쉴 수 있게 해야 한다. 실제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에게 하나의 프로젝트가 막다른 길에 다다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추진하던 사업모델이 실패했을 때 유능한 기업가는 새로운 기업모델로 즉각 피보팅한다. 작가는 예전헤 메모해놓았던 주제를 돌아보고, 과학자는 오래전부터 연구하고 싶었던 주제로 옮겨간다. 어떤 한가지만 고집하는 사람은 우울하게 시간을 낭비하겠지만, 몇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에게는 좌절도 창조적 일의 밑거름이 된다.
- 정밀한 통계분석을 빈약한 역사적 데이터에 적용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오버피팅이라고 함. 한무리의 점들이 모여서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내는 그래프를 상상해보자. 오버피팅은 실제 있지도 않았던 눈사태나 심근경색을 억지로 채워넣어 그래프 패턴을 그려낸다. 물론 새롭게 추가되는 데이터가 그래프 곡선위에 점을 찍을 확률은 매우 낮다. 복잡한 규칙은 그래프상의 오버피팅과 같다. 사각이 너무 많고 예측성은 턱없이 떨어짐. 그에 비해 투박한 경험법칙은 예전 데이터를 잘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새롭게 추가되는 데이터를 훨씬 정확하게 예측하는 경우가 많음. 목표를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답이 될 수 없음. 복잡한 기준과 규칙은 숫자게임을 초래할 수 있음. 단순한 경험법칙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경우가 많음
- 우리 몸에서 미생물은 왜 자꾸 사라지는 것일까? 가장 확실한 주범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항생제. 생명을 구하는 이 강력한 약물은 심각한 세균감염이 우려될 때만 사용해야 함에도, 오늘날 현실은 아주 경미한 증상에도 마구 남용되고 있음. 또한 항생제가 효능을 발휘하지 않는 바이러스 감염에 엉뚱하게 처방되거나, 가축을 살찌우기 위해 마구 사용됨. 두번째 요인은 강력세제와 손소독제의 빈번한 사용. 이런 청결제들은 나쁜 세균을 없앨 뿐 아니라 유익한 세균도 죽임. 예컨대 한 연구팀은 병원의 공조시스템들을 조사했는데, 대다수가 인간에게 해롭지 않은 수많은 미생물들만 걸러내고 위험한 병원균들은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세번째 요인은 제왕절개 수술의 증가. 미국에서는 전체 신생아 중 3분의 1이 제왕절개로 태어남. 태아는 산모로부터 풍부한 미생물군 배양액을 물려받는데, 이러한 미생물군 배양액은 자궁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산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태아에게 전달됨.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이 천식과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비율이 높다는 통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이다. 마지막 네번째 요인은 미생물유전체 중 일부만 엄마에게서 딸에게로 유전된다는 사실. 이전 세대에서 항생제와 소독제로 미생물 유전체의 다양성이 줄어들면 다음 세대는 그만큼 축소된 미생물 유전체 토대 위에서 출발해야 함
- 다양화된 경제구조를 갖춘 나라들은 대개 부유하다. 물론 부유하면서 전문화된 경제구조를 갖춘 나라도 있다. 오늘날 중동의 산유국이나 농업에 기반해 번영한 우루과이나 아르헨티나가 그런 사례. 하지만 이들은 예외에 속함. 그리고 그러한 경제구조 위에서 얻은 번영은 극도로 취약하다는 것을 히달고는 밝혀냈다. 특정한 제품으로 부를 쌓은 경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제에 기반을 빼앗길 수밖에 없음. 다양성을 갖춘 독일의 숲처럼 다양성을 갖춘 경제는 문제가 생겨도 금방 회복함. 물론 이런 가정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려움. 숲은 도시가 아니다. 우리 몸에서 살아간느 미생물처럼 숲에 사는 유기체들은 수천수만세대를 거치면서 함께 진화했다. 그러한 진화가 회복탄력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숨겨진 깊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에 반해 도시나 지역사회와 같은 인공적 시스템은 1000년은 커녕 수십년, 짧게는 몇년 사이에 발전한 것. 고전경제학에서는 도시든 나라든 경쟁우위에 있는 몇가지 상품을 생산해 무역을 통해 그 상품을 팔고 필요한 다른 상품은 사다 쓰면 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의 직관을 거슬러 전문화를 강조하는 이론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 최근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고전경제학 이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 재주가 많으면 먹고살기 힘들다는 옛말은 특별히 잘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성취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우리의 직관을 보여준다. 한 개인에게는 이 말이 맞을 수 있지만 도시나 한 나라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많은 것을 잘하는 나라는 대개 모든 것을 잘한다. 이것이 번영으로 가는 길이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힘차게 도약하는 길이기도 하다.
- 나치의 유대인 추방을 뒷받침한 동질성에 대한 열망은 지금 더 교활한 형태로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음. 하지만 연구들은 동질성이 자기파괴로 이어질 뿐이라는 것을 보여줌. 경제학자 잔마르코 오타비아노와 조반니 페리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오는 이민자들의 행렬이 미국의 도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 특히 그들은 다양한 나라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이 뒤섞여 사는 도시들을 눈여겨봤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이면 사람들은 대개 사회결속이 약해지고, 범죄율이 높아지고, 교실은 심각한 언어장벽에 가로막혀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 다양한 민족이 복잡하게 얽혀사는 도시들이 훨씬 번창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인구구서잉 복잡한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더 높은 임금을 받았고,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더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었다. 임차인들은 활기 넘치고 생산성 있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특권을 누리는 대가로 더 높은 임대료를 기꺼이 지불한다.
- 외부의 유혹을 차단하고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원끼리 서로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결속형 사회자본이라고 함. 이에 비해 에르되시는 비닐봉투에 최신 수학적 성과물이 적힌 인쇄물을 가득 담아 쉴 새 없이 바깥세상을 휘젓고 다녔다. 베이징, 프린스턴, 맨체스터, 부다페스트를 오가며 집합론, 정수론, 확률론을 넘나들었다. 그는 늘 새로운 소식을 전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러한 협엄을 교량형 사회자본이라고 한다. 결속형은 깔끔하게 정돈된 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집중을 방해하거나 산만하게 하는 장애물은 최소화하고, 분명한 목표를 향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 최대한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힐클라이밍 전략이라고 한다면, 천재방랑자 에르되시는 무작위적인 건너뛰기 전략을 사용했다고 볼 수 있음. 상황에 따라 결속형이 적절한 때가 있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지 분명히 알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문제라면 결속형 협업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 복잡성 과학자 스콧 페이지는 차이라는 책에서, 심리학이 아닌 수학적 프레임을 활용해 이 주제를 탐구. 페이지는 많은 문제-해결 상황에서 다양성이 재능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냄. 예컨대, 뛰어난 통계학자 네명과 함께 정책문제를 푸고 있는 상황에서 한명을 더 고용해야 한다면 뛰어난 통계학자를 고용하는 것보다 평범한 수준의 사회학자나 경제학자를 한명 더 고용하는 것이 훨씬 큰 성과를 가져다준다. 테니스 실력을 한차원 끌어올리고 싶다면, 테니스 코치를 세명 고용하는 것보다 테니스 코치, 영양사, 피트니스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를 낳는다.
- 다양성이 있는 팀은 높은 성과를 내지만, 그 팀에 속한 구성원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내린 결정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고, 진행과정을 의심했으며, 전반적으로 뒤죽박죽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여겼다. 동질성이 높은 팀은 성과는 낮았지만 만족감이 높았다. 의사소통이 매끄럽게 이뤄지고 무리없이 모든 일이 풀려나갔기 때문에 결과도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잘못된 확신에 차 있었다.
- 사람들간의 혼란과 무질서상태를 포용하고자 한다면, 안전지대 속에 똘똘 뭉친 결속형 집단을 교량형 집단으로 바꾸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첫번째, 브라이언 이노의 모호전략과 비슷한 작전을 팀에 적용. 인간은 누구나 자신과 비슷하게 생기고 자신과 비슷하게 말하는 사람과 어울리고 싶어함.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교류를 해야만 하는 장소나 상대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낼 필요가 있음. 어쩌면 새로운 모임에 참여하거나, 낯선 사람들과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여가를 함께 즐기는 것처럼 단순한 조치만으로도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먼 도시로 떠나는 장기출장도 좋은 방법. 또는 다름번 사교행사 때 좀더 용기를 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음. 두번째, 다양한 팀이 모여 탁월한 컴퓨터게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추적한 드반, 스타크, 베드레스의 연구에서 유추한 방법으로, 여러팀을 이어주는 린치핀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 린치핀이란 여러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의미. 심지어 몇몇 팀에서는 이들을 자기팀원으로 여길 정도로 붙임성이 좋음. 이들은 단순히 교량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팀의 교집합 속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여러 팀을 이어주고 결속해주는 역할을 함. 세번째, 긴장이 주는 이점을 끊임없이 상기하는 것. 평온한 삶만 추구하다보면 이런 사실을 쉽게 잊을 수 잇음. 소머스의 연구에서 보았듯이 흑인 배심원이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백인 배심원들은 사건을 더 신중하고 꼼꼼하게 심의했다. 드반, 스타크, 베드레스는 창의적 협업이란 불협화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낯선 사람이 던져주는 깔끔하고 예쁘게 포장된 아이디어를 받아서 새로운 상황 속에 집어넣기만 하면 창의적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삐걱거리는 사회적인 톱니바퀴가 맞부딪히고 깨지면서 창의적인 불꽃이 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충돌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인내하며 사람들을 조율해야 할 만큼 가치있는 협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눈앞에 놓였을 때 사람들은 서로간의 차이점은 쉽게 무시한다. 문제는 언제나 그 속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네트워킹 이벤트나 단합행사에서 사람들의 경계심을 풀어주기 위해 술을 권하거나 바보같은 게임을 시키는 것보다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를 던져주는 것이 좋다. 협업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영학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0) 2017.06.25
넥스트 마켓  (0) 2017.06.17
메이커 운동 선언  (0) 2017.06.06
전력투구  (0) 2017.06.04
벼랑끝 기업의 생존전략 3  (0) 2017.05.28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