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3.0

과학 2023. 1. 9. 20:27

- 사실 인간의 뇌는 인간보다 몸집이 더 큰 코뿔소나 얼룩말보다도 크기가 더 큽니다. 하지만 만약 뇌의 절대 적인 크기가 지능을 결정한다면 인간보다 뇌가 더 큰 코 끼리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시 다시피 전혀 그렇지 않죠. 그런가 하면 뇌가 신체를 차지 하는 비중이 지능을 결정한다면 참새나 개미는 인간보다 4배에서 6배 더 똑똑해야 말이 됩니다. 또, 인간의 뇌가 다른 동물보다 주름이 많이 져서 더 똑똑한 것이라면 인간의 뇌보다 주름이 훨씬 더 많은 돌고래가 화성에 우주선을 쏘아 올리고 있어야겠죠.
그렇다면 대체 인간 뇌의 어떤 면이 이런 지능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걸까요? 우선 같은 포유류 내에서 비 교해 본다면 인간의 뇌는 설치류나 토끼류에 비해 신경 교세포의 비율이 훨씬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경교세포, 그중에서도 성상교세포 astrocyte는 학습과정이나 인지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 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신경세포 대비 신경 교세포의 수가 많은 것이 지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이라는 설명이 타당해 보입니다.
- 그런데 같은 유인원 내에서 비교하면 이런 특성은 조금 달라집니다. 앞서 소개해 드렸던 브라질의 여성 뇌 과학자 수자나 허큘라노하우젤 교수를 기억하시죠? 네, 바로 인간 뇌에 있는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의 수를 세 는 방법을 알아낸 분입니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 의 대뇌에는 약 163억 개의 신경세포와 608억 개의 신 경교세포가 있고 소뇌에는 690억 개의 신경세포와 160 억 개의 신경교세포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보다 뇌의 크기나 질량이 훨씬 작은 다른 유인원의 경우에도 대뇌와 소뇌에 있는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의 비율을 계 산해 보면 인간과 거의 같은 값을 가진다고 합니다.
- 이는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뇌의 구조는 변하지 않고 단지 크기만 커졌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인류학자들은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해 오는 과정에서 뇌가 크게 발달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불의 발견이라고 주장합니다. 인간이 불을 이용해서 조리된 음 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덜 쓰게 되 었기 때문에 남는 에너지를 뇌에 쓸 수 있게 됐고, 그래서 뇌가 더 빠르게 발달할 수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소나 코끼리와 같은 초식동물들은 하루 종일 무언가를 먹고 소화시키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죠.
- 인간의 뇌는 효율을 중요시하며 진화해 왔지만 동시에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에 있어서는 그 어떤 동물이 나 기계보다도 뛰어난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른 사 람의 얼굴이나 표정을 인식하는 능력 같은 것이 대표적 입니다. 인간은 사자나 곰과 같은 동물보다 덩치도 작고 힘도 약하기 때문에 이들에 맞서 혹독한 야생에서 생존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따라서 사회성과 관련된 뇌의 기능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겠죠.
사람은 미로에서 길을 찾아 나가는 데 있어서도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여줍니다. 어두 운 숲 속에서 호랑이나 늑대에게 쫓길 때 반드시 필요 한 능력이었겠죠. 이런 인간의 뛰어난 길 찾기 능력은 인 공지능을 개발하는 과정에 적용되기도 했는데요. 2018 년, 알파고AlphaGo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구글 딥마인드 DeepMind 연구팀은 인간의 길 찾기 전략을 모방한 인공지 능 에이전트(일종의 컴퓨터상에서 동작하는 로봇)를 개발했 습니다. 연구팀은 기존의 인공지능 구조에 인간 뇌의 내후각피질에 있는, 격자세포grid cell로 불리는 공간 탐색 세포의 작동 원리를 반영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기존의 에이전트에 비해 훨씬 뛰어난 길 찾기 능력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길을 찾을 때 사람과 비슷한 전략을 사용해 서 지름길을 찾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뇌과학자들은 신경교세포에 대해서 그동안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신경교세포는 '활동전위 action potential'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연구자들의 관심은 아주 활발하게 활동전위를 만들어 내는 신경세포에 쏠릴 수밖 에 없었죠.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교과서에는 신경교 세포가 신경세포를 고정시키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 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인간의 뇌는 유한한 양의 에너지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신경세포를 단지 고정만 시키려고 한다면 굳이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서 고정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살아있는 세포는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말 입니다. 그토록 효율적인 컴퓨터로 진화해 온 인간의 뇌가 이 처럼 비효율적으로 작동할 리가 없지 않을까요? 물론 과거에 도 이런 의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뇌과학자들에 게는 활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신경교세포보다는 스스로 활동전위를 발생시키는 신경세포가 더 중요한 연구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많아지고 뇌과학 연구를 위한 새로운 방법들이 개발되면서 신경교세포의 역할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신경교세포는 신경세포를 지지하거나 영양분을 공급하는 단순한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에서 신호 전달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보조 하거나 새로운 시냅스 생성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제 뇌과학 분야에서 신경교세포는 더 이상 무관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이처럼 아직도 뇌과학 분야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이 수없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 그런데 평상시보다 우리 뇌가 극도로 활성화되는 경우가 딱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뇌전증epilepsy 이라는 뇌질 환에 걸린 경우입니다. 과거에는 '간질'이라고 불렀던 질환인 데요. 이 병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 기 발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발작을 일으키게 되면 많은 경 우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몸과 사지를 비틀거나 경련을 일으킵니다.
뇌전증 환자들 중에는 발작을 일으키는 특정한 뇌 부위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어 그 부위를 찾아 수술로 제거하여 치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신경외과에서는 이 부위를 찾기 위해서 두개골을 절개하고 뇌에 전극을 삽입하는데요. 뇌 에 전극이 삽입된 상태에서 환자가 발작을 일으킬 때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아주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발작 때 측정한 뇌파를 분석해 보면 놀랍게도 뇌의 작은 부위에서 평상시보다 몇 배나 더 강한 신경전류가 발생을 합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신경세포가 미쳐 날뛰고 있는 겁니 다. 그런데 이런 신경세포의 '주'는 시냅스와 신경섬유 다발 을 타고 이웃하는 신경세포들로 빠르게 퍼져 나갑니다. 잔잔 한 호수 한 가운데에 커다란 돌멩이를 하나 던지면 물결이 전 체 호수로 퍼져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러한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이 전체 뇌로 퍼지면 정상적인 뇌기능과 신체기능이 마비되고 발작이 일어나게 되는 거죠.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에도 우리 뇌가 극도로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최근 뇌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죽음을 맞기 직전 20~30초의 시간 동안 뇌 전체영역에서 고차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 활동이 폭발적으로 관찰된다고 합니다.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난 소위 '임사 체험'을 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일생동안 보고 배우고 느 꼈던 모든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표현하는 경우 가 많습니다.
어릴 적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기억들은 우리 대뇌의 다양한 부위에 흩어져서 저장이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장기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특정한 부위가 존재한다면 그 부위가 손상될 경우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게 될 테니까요. 대뇌 전역 에 흩어져 저장돼 있는 모든 기억들이 순간적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우리 뇌의 모든 부분에서 동시다발적인 활동이 일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2013년 미시간대학교의 지모 보르지긴 Jimo Borjigin 교 수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결과는 매우 흥미롭 습니다. 다소 잔인해 보이기는 하지만, 연구팀은 뇌파를 측정 하면서 쥐를 희생시키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인위적으로 쥐 의 심장을 멈추게 한 뒤 뇌파를 관찰해 봤더니 뇌파가 완전히 사라져서 뇌사상태에 빠지기 20~30초 전 무렵에 쥐가 깨어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한 감마파뇌파에서 30Hz에서 70Hz 주파수 성분)가 관찰됐습니다.
- 우리 귀는 700Hz의 주파수로 진동하는 소리와 710Hz의 주파수로 진동하는 소리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헤드폰을 쓴 상태에서 오른쪽 귀 에는 700Hz, 왼쪽 귀에는 710Hz의 진동음을 들려주면 신기 하게도 머릿속에 두 주파수의 차이에 해당하는 10Hz의 낮은 주파수를 가진 진동음이 들립니다. 이 소리를 바이노럴 비트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시면 바이노럴 비트음원을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꼭 양쪽 귀에 스테레오 헤드폰을 착용하고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바이노럴 비트라는 소리는 뇌 속 깊은 곳에서 만들어지는 소리입니다. 우리 뇌에서 소리를 인식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보통 청각 피질auditory cortex이라고 알려져 있는 일차청각영역으로 소리 신호가 전달되기 전에 뇌간이라는 부위를 거칩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생물 시간에 배우셨을 텐데요. 뇌간은 뇌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중간뇌, 다리뇌, 숨뇌로 구성 돼 있습니다. 그리고 호흡이나 심장박동과 같이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신체 활동을 제어하는 역 할을 합니다. 양쪽 귀에서 들어온 서로 다른 진동수의 소리가 이 곳에서 합쳐지면서 두 주파수의 차이에 해당하는 새로운 소리가 만들어지는 거죠.
-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특정한 주파수의 바이노럴 비트를 들으면 마음이 안정되거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는 않아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기는 합니다만 아마도 뇌간이 우리의 자율신경계를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노럴 비트에 의해 뇌간의 기능이 조절돼서 우리 신체의 변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 만성 통증이라는 질환이 있습니다. 몸의 특정한 부분이 이유 없이 계속해서 아픈 건데요. 실제로 그 부위에 이상이 있 는 게 아닙니다. 그 부위의 감각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과도하 게 활동을 하면 실제로 아프지 않아야 하는데 통증을 느끼는 겁니다. 그렇다면 영구자석을 이용해서 만성 통증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네, 영구자석을 이상이 있는 뇌 영역 위에 올려 두기 만 하면 그 영역의 활동성이 떨어져서 통증의 치료가 가능합 니다. 비슷한 원리로 뇌졸중, 우울증, 편두통, 뇌전증과 같은 다양한 뇌질환의 치료에 쓸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으신 가요? 아직까지 원리는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자기장이 신경세포에 있는 이온 채널의 활동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실험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 약인공지능과는 대조적으로 인공지능 스스로가 신경망 구조를 설계해서 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자율적으 로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강인공지능 strong Al'이라 고 부릅니다. 하나의 인공지능 구조로 다양한 문제를 해 결하기 때문에 '범용 인공지능'이라고도 부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강인공지능은 "알파고가 바둑의 고수가 된 뒤 갑자기 체스를 두고 싶어져서 스스로 체스를 학습 할 수 있는 신경망 구조를 설계하고 인터넷을 뒤져 체스 의 기보를 학습한 다음 체스의 고수가 되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딥 드림에 사용된 기술은 '스타일 트랜스퍼Style
Transfer'라고 불리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입니다. 고흐의 그 림을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에 집어넣어 학습을 시 키면 그 과정에서 고흐의 화풍에 해당하는 정보가 인공 신경망의 숨겨진 층hidden layer 어딘가에 따로 저장되는데 요. 그 정보를 가져오면 어떤 사진이든 고흐가 그린 그림처럼 바꿔줄 수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딥 드림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넥스트 렘브란트 The Next Rembrandt'라 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선보였는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 듯이 사진을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처럼 바꿔주는 인공지 능입니다. 이제 인간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예술 분 야에까지 인공지능이 도전장을 던진 거죠.
- '알파고 제로'는 강화학습이 인공지능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강화학습은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할 때 그 결과가 좋은지 혹은 나쁜지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문제라면 어디든지 적용이 가능합니다. 이처 럼 '강화학습'이라는 무기를 갖춘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인간 의 직관력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자신만 의 '창의적인' 직관력으로 해결해 낼 것입니다. 앞으로 인공지 능은 새로운 소재의 개발이나, 난류에 강인한 비행체의 설계, 새로운 단백질 구조의 제작과 같은 분야에서 빛을 발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 그런데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려면 결국은 하나의 인공지능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이 개발돼야 합니다. 제가 강연에서 여러 번 언급한 IBM의 '왓슨'은 퀴즈쇼뿐만 아니라 의학, 법률, 금융, 심지어는 작곡 분야에까지 진출했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흔히들 왓슨이 범용 인공지능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합니다. 하지만 왓슨은 엄연히 약인공지능입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퀴즈쇼에 출연한 왓슨은 의학 분야에 적용되는 왓슨, 교 육 분야에 적용되는 왓슨과는 다릅니다. 기본적인 플랫폼은 공유할지 몰라도 입력되고 출력되는 데이터의 양식과 성격에 맞춰 각각 다르게 설계된 인공지능들입니다. 그래도 왓슨의 경우에서처럼 하나의 플랫폼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언젠가는 범용 인공지능이 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 아마존 같은 인터넷 쇼핑 플랫폼에서는 상품 목록의 맨 위나 오른쪽 위치에 상품 광고 배너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 이죠. 그런데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화가 나거나 감정 이 격해진 상태에서는 더 값비싼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 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쇼핑을 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 뇌의 보상중추를 자극하여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 등으로부터 스마트폰 사 용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면 사용자가 화가 난 상태 일 때는 비싼 제품을 광고 배너에 띄우고, 차분하고 이성적인 상태일 때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배너에 띄운다면 매출상승에 도움이 되겠죠.
이런 기술이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이 기술을 통해 아마존 매출의 1%만 상승한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액 수의 돈을 더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아마존의 연 매 출액이 얼마나 되는지 아시나요? 우리 돈으로 무려 400조원 입니다. 여기의 1%면 4조 원이죠.
앱에 스크롤 패턴을 인식하는 기능 하나를 넣어서 매년 4조 원을 더 벌어들일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죠. 
- PTSD라는 질환은 끔찍한 사고를 당한 뒤에 일상생활 중에도 그 사고의 기억이 계속해서 떠올라서 정상 적인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심각한 정신질환의 일종입니다. 퇴역한 병사들은 전장에서 끔찍한 장면을 많 이 목격했기 때문에 PTSD에 많이 걸립니다.
그런데 장기기억은 뇌의 전 부위에 퍼져서 저장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마다 끔찍한 기억이 저장되는 부위가 다릅니다. 그래서 브레인 칩을 이식하기 위해서는 일단 문제가 되는 기억이 뇌의 어느 부위에 저장이 돼 있는지부터 알아내야 합니다. 보통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으로 대표되는 뇌기능 영상 기술을 이용하면 잊고 싶은 기억 이 저장된 부위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PTSD에 걸린 병사에게서 지우고 싶은 기억이 저 장된 부위를 알아내고 나면, 그 부위에 브레인 칩을 삽입 하는 수술을 합니다. 수술 부위가 아물고 난 뒤에 일상생 활을 하다가 문득 잊고 싶은 기억이 떠오르면요. 주머니 에 리모컨 같은 것을 하나 들고 다니다가 리모컨에 있는 버튼을 눌러줍니다. 그러면 브레인 칩에 전류가 흐르면서 칩 아랫부분에 있는 신경세포의 활성도를 낮춰버립니다.
그러면 기억이 잠시 동안 사라지게 되는 거죠. 이런 식으로 PTSD 환자의 기억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2020년대 초에 최초로 이 브레인 칩을 이식받은 퇴역 병사가 탄생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DARPA라고 하는 기관은 기 본적으로 군사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입니다. 인명 살상용 드론이나 첨단 유도무기 같은 걸 개발하는 곳이죠. 그렇 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DARPA의 연구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 SF영화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우리 뇌에는 편도체 amygdala라는 부위가 있습니다. 이 부위는 두려움 을 느끼게 해 주는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만약 DARPA가 몰래 편도체에 브레인 칩을 이식한 뒤, 전쟁 터에 나가기 전 본부에서 브레인 칩의 스위치 버튼을 누 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네, 두려움이 없는 병사를 만들 수 있겠죠.
이런 부작용의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능 력 강화를 위한 브레인 칩이나 수학능력 강화를 위한 브 레인 칩 같은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 며, 실제로 동물을 대상으로 기초적인 실험을 한 연구소 도 있습니다.
- 우리 뇌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이 가능하지만 그중에서도 뇌의 깊은 영역을 정밀하게 자극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집 속초음파'라고 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초음파는 우 리가 들을 수 있는 최고 주파수인 2만 Hz보다 높은 주파수를 가진 음파인데요. 아시다시피 우리 신체 내부 장기를 들여다 보거나 태아를 관찰하는 데에도 많이 쓰이고 있죠.
이 초음파를 여러 위치에서 동시에 만들어 내면 아주 좁은 부위에 초음파를 집중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머리 밖 에서 발생한 초음파를 잘 조절해서 손이나 발의 감각을 느끼 는 체성감각 부위로 집중시키면 손이나 발에 무언가가 닿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할 수가 있습니다. 이 장치를 아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가상현실에서 아바타가 느끼는 감각을 실제로 우리가 느끼게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술들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감각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손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알고 있고 그 부위에 집속 초음파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손 가락을 지긋하게 누르는 느낌, 뜨겁거나 차가운 물체를 만질 때의 느낌, 뾰족한 것으로 찌르는 느낌, 거친 면을 손가락으로 문지를 때의 느낌과 같이 서로 다른 감각을 구분해서 느끼게 할 수는 없다는 거죠. 그리고 사람마다 감각을 담당하는 뇌 부 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개인별로 아주 정밀한 뇌 지도를 만든 뒤에야 이 기술이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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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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