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종말 세계의 탄생

저자
에르베 캠프 지음
출판사
생각의길 | 2013-04-1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갑작스런 성장은 스스로 멈춘다” - 탈성장 시대의 선택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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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말 영국은 농업 생산성을 증대시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음. 그것은 경제가 농업을 위주로 굴러가는 모든 나라가 직면한 문제였음. 영국에서는 난방과 음식준비에 쓸 땔감 뿐만 아니라 재래식 공장에서 사용할 연료로도 나무가 부족했음. 반면 중국에서는 나무가 부족하지 않았음. 1700년 중국의 숲 면적은 국토의 33%를 차지하고 있었음.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그 비중이 20%에도 미치지 못했음. 그런가하면 농지가 부족했던 영국에서는 면과 마 제조업이 농업과 경쟁하기 시작. 영국의 생산능력은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였음. 가용자원, 특히 에너지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 그러나 영국은 두가지 요소 덕분에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음. 그것은 석탄의 발견과 200년 전 해상탐험이 문을 열어주었던 신대륙. 아메리카 대륙은 광활한 천연자원의 보고였음. 영국은 신대륙에서 원주민들을 거침없이 몰아내고 면화, 설탕, 농작물을 거두어들임. 그런데 신석기 시대에는 땅이 식량뿐만 아니라 수공업과 재래산업에 필요한 원자재, 즉 나무와 섬유를 공급해주는 역할도 했음. 따라서 북아메리카는 영국에게 또 하나의 영토가 되었고 영국에게 부족한 자원을 가장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생태공간이 되었음. 포머란츠는 1801년 영국이 앤틸리스 제도에서 수입한 설탕의 양을 열량으로 따지면 영국의 최상급 토지 35만 헥타르에서 생산된 설탕과 맞먹는다고 주장. 또 미국에서 수입되는 면화가 없었다면 영국은 930만 헥타르의 땅을 양모생산에 할애해야 했을 것임. 그것은 영국이 목축업과 농업에 할애한 땅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넓음.
- 그렇게 본다면 유럽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동양과 서양이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생태학적 기회가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됨. 석탄과 아메리카 대륙이 없었다면 유럽경제는 노동력을 집약시키고 농업생산성이 조금씩 밖에 늘어나지 않아 천천히 발전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임. 그랬다면 유럽은 큰 도약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세상은 빠른 속도로 많은 부를 축적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나머지로 양분되지도 않았을 것임.
- 유럽은 2차대전 이후 활기찬 역동성을 보임.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은 전쟁에 이어 29년 대공황이 몰고온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해야 겠다는 목마름이었음. 근대성의 매력도 한몫했음. 한편 후진국이 부상한 이유도 그와 비슷했음. 서양인이 휘두르던 채찍 아래 가난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던 시절이 지나자 소비사회의 환희를 맛볼 수 있게 된 것. 60년대 원자재와 값싼 노동력이 필요한 선진국이 경제를 세계화시켰고, 경제의 세계화는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소비문화를 확산시킴. 세계화는 경제구조만 획일화한 것이 아니라 문화마저도 천편일률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렸음. 텔레비전, 음악, 관광객이 보여주는 풍요로움은 보통이라고 생각되는 것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음.
- 서양은 산업혁명을 일으켜 세계를 신석기 시대에서 벗어나게 했고 변화시켰음. 그리고 몇십년 전부터 다른 지역의 추격을 받기 시작. 서양의 헤게모니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음. 지역간 평균소득의 큰 격차라는 역사적으로 보기 드문 상황도 사라질 것으로 보임. 그러나 평균적 불평등은 줄어들어도 국가내 불평등은 오히려 증가. 결과적으로 세계 불평등은 여전히 매우 심각.
- 영광의 30년(45~75년) 동안 서양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던 포드식 모델은 임금을 인상해서 내수를 증가시키는 방법. 그러나 그러려면 성장의 결질을 분배하는 방식을 달리해야 함. 즉 불평등을 줄이고 지배체계를 견제해야 함. 소득과 특혜가 줄어드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지도층이 있는 독재국가에서 이를 실천에 옮기기란 쉽지 않음.
- 완전고용 상태속의 노동자는 협상 테이블에서 힘을 발휘하게 되었고, 이는 전체 소득에서 이익의 비중이 계속 낮아지는 결과를 낳음. 막다른 골목에 몰린 자본주의가 찾아낸 돌파구는 생산의 국제화였음. 국제화의 목적은 임금 비중의 상승을 막으면서 시장을 계속 성장시키는 것이었음. 그러자 산업생산은 임금이 아주 싼 나라로 이전됨. 중국은 78년부터 그런 논리를 수용하고 덩샤오핑의 개혁을 이행. 멕시코도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출자유지역인 마킬라도라를 조성해서 현지 노동력을 고용하는 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함. 따라서 자본은 후진국으로 몰림. 후진국의 값싼 노동력 덕분에 수익은 제자리를 찾음. 또 후진국 임금노동자와 경쟁하게 된 선진국 노동자들도 요구조건을 낮출 수 밖에 없었고 노동조건이 계속 악화되어도 참을 수 밖에 없었음. 선진국의 생산성은 80년대 이후 컴퓨터 산업의 발전으로 계속해서 증가. 그러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잉여가치는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음. 잉여가치는 자본가가 독식. 문제는 포드식 모델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하나가 빠졌다는 것. 높은 임금은 소비를 증대시켜 경제라는 기계가 계속 돌아가게 함. 임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소비는 침체됨. 어떻게 하면 수요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을까? 그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음. 첫째, 수익이 증가해서 부자가 된 상류층과 연금수령자의 소비를 증가시킨다. 둘째,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의 가격을 낮춰서 임금손실분을 일부 상쇄한다. 서양 근로소득자의 임금을 인상시키지 않고 대신 상품을 더 싼 값에 구매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셋째, 가계가 빚을 지게 한다. 빚은 불평등 상승을 상쇄하는 방법임. 가난해진 계층이 소비수준을 그대로 유지하 수 있기 때문.
- 임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소비는 침체됨. 어떻게 하면 수요를 높은 ㅅ준에서 유지할 수 있을까? 그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음. 첫째, 수익이 증가해서 부자가 된 상류층과 연금수령자의 소비를 증가시킨다. 둘째,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의 가격을 낮춰서 임금손실분의 일부를 상쇄한다. 서양 근로자의 임금을 인상시키지 않고 대신 상품을 더 싼 값에 구매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셋째, 가계가 빚을 지게 한다. 빚은 불평등 상승을 상쇄하는 방법이다. 가난해진 계층이 소비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 가계의 부채 증가는 부동산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졌음.
- 나오미 클레인이 쇼크 독트린에서 증명해 보였듯이 사회가 흔들리는 위기상황에서 자본주의는 사회의 악을 고치려 들지 않음. 오히려 구서원이 처해 있는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서 전면적인 경제자유화라는 이데올로기를 철저히 적용하려고 함.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IMF가 취했던 입장도 그랬음. 시장의 압력은 다른 방법이 실패한 지점에서 성공을 부를지도 모른다. 시장이 열악한 상황에 처했을 때 정부가 그 기회를 잡아서 어렵다고 여겼던 개혁을 단행한 나라가 많다. 어렵다고 여겼던 개혁이란 무엇일까? 우선 노동시장의 자유화로 고용주가 아무런 제약없이 고용과 해고를 할 수 있게 되었음. 사회연대를 보장하던 도구였던 사회보장제도와 연금제도가 개인건강보험과 연금저축을 운영하는 연기금으로 대체되었음. 마지막으로 자본주의자들은 공기업의 민영화를 원함
-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전 프랑스에서는 역사학자들이 귀족의 반동이라고 부르는 일이 벌어졌음. 귀족들이 그들에게 특권과 물질적 풍요를 보장해주었던 사회질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단결하고 나선 것. 불평등, 성장의 고갈, 환경묹가 초래한 갈등이 고조되자 쇼크 독트린으롤 무장한 오늘날의 귀족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음.
- 과두지배 계층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음. 민주주의는 공동의 이익에 관심을 두지만 자본주의는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기 때문. 중국과 같은 독재체제가 들어선 나라에서는 억만장자이자 공산당원인 왕젠린이 적나라하게 모순을 드러냇음. 중국에서 법치주의가 서양처럼 발달한다면 기회는 지금보다 더 적어질 것이고, 경제성장률도 3%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 대중을 위한 금융체계의 재건은 세가지 요소에 따라 이루어져야 함.
(1) 달러에서 해방되고 신흥국 통화와 환경을 반영하는 통화(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와 관련된 통화)도 수용하는 국제통화체계 마련
(2) 각국 정부나 지역 연방 정부에 보고할 의무를 갖는 공공은행이 감독하는 지역별 통화권 형성
(3) 도시나 지역 내에서 사용하는 보완통화 마련
- 각국이 그런 방식으롤 부채의 짐을 조금씩 덜어냄과 동시에 다시 부채를 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함. 소비를 전체적으로 줄이려면 예산적자가 날 일이 없음. 새로운 정책의 두번째 축은 불평등 감소임. 이를 위해서는 과두지배 계층이 만들어낸 과소비 문화모델을 바꾸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 지배계층은 과소비 문화를 사회전체에 퍼뜨리고 그것이 정상적인 것처럼 포장했음. 소비를 줄인다는 것은 대부호들이 과시하는 낭비를 계속 지켜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 부자들의 제트기, 고급요터, 빠른 자동차 등은 아무 의식없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나쁜 본보기임
- 최근 이농현상은 농업생산성이 증가해서가 아니라 소농의 경제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적 정책에 의해 발생. 개발할 대도시를 선택해서 그곳에 노동력을 공급하려고 한 것. 또 도시 주변에 부동산 투기를 해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려는 의도도 있었음. 그러한 과정이 중국과 중앙아메리카에서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데, 사실 미국과 유럽도 예외가 아님. 80년부터 소농의 몰락이 진행중이기 때문. 30년전부터 확산된 자유무역은 가장 취약한 농업경제를 약화시키려는 의도적이고 의식적 선택의 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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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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