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되는 삶들

사회 2014. 10. 18. 16:47

 


쓰레기가 되는 삶들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출판사
새물결 | 2008-08-2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포스트모던 이후 실종된 거대 담론, ‘삶의 쓰레기화’로 복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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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여로 취급되지 않을까 하는 X세대의 걱정은 이전 세대들이 경험하고 기록한 걱정과는 다름. X세대 역시 이들 세대에 고유한 전통과 괴로움을 겪고 있음. 하지만 그들이 전례없는 일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님. 현대가 시작된 이래 각 세대는 자기 세대의 난파선들을 사회적 진공속에 버려두었음. 이 난파선들은 진보에 수반된 희생자라는 이름을 달고 있음. 다른 사람들이 점점 더 속도를 내고 있는 차에 뛰어 올라타는 데 성공해 승차감을 만끽하는 동안 이들보다 덜 영리하고, 덜 기민하고, 약삭빠르지 못하고, 힘이 없거나 덜 모험적인 다른 많은 사람들은 뒤처지거나 만원이 된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게 저지당했으며, 그나마 차바퀴에 깔려 완전히 박살나지 않으면 다행이었음. 진보라는 차의 좌석과 입석 수는 통상 차에 타려는 승객을 모두 수용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승차는 언제나 선별적이었음. 아마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차에 올라타는 것이 달콤한 꿈이 되었던 것 같음. 진보는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행복을 이라는 구호하래 선전됨. 그러나 차를 계속 달리게 하는데, 속력을 높이는 데, 한때는 협상하고 침락하고 정복하는 데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했던 높이까지 오르는 데 이제는 더 적은 사람만이 필요. 그리고 이것이 아마도 현대의 트레이드마크인 진보가 마침내 드러낸 본모습임
- 농업은 연속성을 대변함. 하나의 낟알은 더 많은 낟알로 되돌아오며, 한마리의 양은 여러 마리의 양을 낳음. 변한 듯해도 변한 것은 없다. 존재의 재확인과 재긍정으로서의 성장...상실없는 성장...도중에 아무것도 잃지 않음. 죽음은 재생으로 이어짐. 농촌사회가 존재의 영원한 연속성을 당연시 하는 것은 자연스로운 일임.
- 반면 광업은 단절과 불연속의 전형. 새로운 것은 어떤 것이 버려지거나 폐기되거나 파괴되지 않는한 태어날 수 없음. 새로운 것은 목표제품과 그것의 출현에 방해되는 다른 모든 것을 빈틈없고 무자비하게 분리하는 과정에서 생김. 가치의 고하를 떠나 순수한 금속은 광석에서 불순물과 찌꺼기를 제거하고서야 얻을 수 있음. 광업은 죽음이 자궁 속에 새로운 탄생을 잉태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함. 대신 광업은 새로운 것의 탄생이 옛것의 죽음을 요구한다는 가정아래 진행됨. 그리하여 각각의 새로운 창조물은 조만간 뒤로 밀려나 썩거나 분해되어 더 새로운 창조물의 길을 열어주었던 것들과 운명을 공유하게 됨. 광업이 통과하는 각 지점은 되돌아갈 수 없는 지점임. 광업은 뒤로 돌아갈수도 취소할수도 없는 일방통행로를 따라 움직임. 광업의 역사는 다 캐내어져 버려진 광맥과 갱도들의 무덤의 역사임. 쓰레기 없는 광업은 생각할 수 없음
- 수많은 그럴싸한 말들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민족이라는 관념은 국가정체성이라는 공허한 원군을 빼면 아무것도 아니며, 모두 그렇게 인식하고 있음. 여전히 이 문제에 관해 회의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관점에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임. 한편으로 강대국들은 민족없는 국가(쿠웨이트)를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든다. 다른 한편으로, 국가없는 민족(쿠르드, 아르메이나, 팔레스타인, 바스크, 이산한 유대인)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자들에 의해 억압되고 절멸될 수 있음. 한 민족의 운명은 오직 국가 정체성일수 밖에 없고 민족개념은 시민권 개념 안에서 다시 명문화되어야만 의미가 있음
- 인구과잉의 정도는 해당 국가의 보유자원이 부양할 수 있는 사람들 수와 인간적인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지역 환경의 잠재력에 기초해 측정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에얼릭 부부의 지적에 따르면 네덜란드가 기록적 인구밀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수많은 다른 나라들이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 예를 들어 84년~86년에 네덜란드는 약 4백만톤의 곡물, 13만톤의 기름, 그리고 48만톤의 완두콩, 강낭콩, 렌즈콩을 수입했는데, 이들은 모두 세계 상품거래소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평가되는 품목들. 반면 네덜란드는 수출전용 우유나 식욕 육류를 생산해 지독하게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었음. 부국들이 높은 인구밀도를 유지할 여유가 있는 이유는 그들이 고엔트로피의 중심으로서 세계의 나머지 지역에서 자원을 끌어오고, 대신 전세계 에너지 공급의 상당량을 소모하고 소진하고 파괴하는 산업적 공정의 결과로 산출된 공해성 (종종 유독성) 쓰레게를 그곳에 돌려주고 있기 때문. 비교적 인구가 적은 부국들이 전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약 3분의 2를 소모함.
- 복지국가라는 사고는 개인적 위험을 사회하하고 이런 위험의 감소를 국가의 임무와 책임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천명한 것. 국가권력에 대한 복종은 국가가 개인의 불행과 재난에 대비한 보험증서를 보증하는 것에 의해 정당화되었음. 지금 정치 권력에 대한 그런 공식은 과거 속으로ㅗ 사라지고 있음. 복지국가 제도는 점점 해체되고 퇴출되는 반면 비즈니스 할동과 시장에서의 자유경쟁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에 부각되었던 이전의 제약은 제거되고 있음. 국가의 보호기능은 고용이 불가능한 소수의 사람들과 병약자들만 포함할 정도롤 줄어들고 있으며, 이런 소수 집단마저 사회적 보호 문제가 아니라 법과 질서의 문제로 재분류되는 경향이 있음. 시장의 게임에 참여할 수 없는 무능력이 갈수록 범죄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는 것임. 국가는 자유시장의 논리 또는 비논리로부터 야기되는 취약성과 불확실성에서 손을 떼고 있으며, 이제는 그러한 문제들을 사적인 문제로, 개인들이 사적으로 보유한 자원으로 다루고 대처해야 할 문제롤 정의하고 있음.
- 경제이주자와 망명자의 이미지는 둘다 폐기된 인간을 상징하며, 이 둘가운데 어느쪽을 이용해 분노와 노여움을 불러일으키든 분노의 대상, 즉 화풀이를 할 상대방은 크게 다르지 않음. 그러한 행위의 목적 또한 다르지 않음. 지구화되는 세상에서 내부와 외부 사이의 공허한 구분(그다지 존중받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파괴되는)을 수호하기 위해 곰팡이가 슬고 부식되는 벽을 강화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두가지의 폐기된 인간들 사이의 유일한 차이는 망명자는 통상 질서서례와 구축의 열정이 차곡차곡 쌓여 생긴 생산물인 반면 경제적 이주자는 이제는 지구 전체를 포괄하게 된 경제적 현대화의 부산물이라는 것뿐.
- 파슨스에 따르면 모든 체계가 생존하기 위해 수행할 필요가 있는 악명높은 과업인 긴장관리와 유형유지는 현재 거의 전적으로 인간 쓰레기를 사회의 나머지 사람들과 철저히 분리하는 것, 사회의 나머지 사람들이 그 속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법적제도로부터 그들은 면제하는 것. 그리고 그들을 중립화하는 것으로 요약됨. 더는 인간쓰레기를 멀리 있는 쓰레기처리장에 버려버리거나 정상적인 생활이 닿지 못하는 곳으로 확실히 옮겨 놓을 수 없음. 따라서 철저히 밀폐된 용기에 밀봉해 버려야 함. 형벌제도가 그런 밀폐용기를 제공해줌. 재활용 시대에 교정 부문의 심층부로 기능했던 감옥들은 오늘날 훨씬 더 명시적으로 배제와 통제 메커니즘으로 인식됨. 이제 감옥이란 제도의 가장 중요하고 가치있는 요소로 간주되는 것은 담장이지 담장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님. 재활, 교화, 재교육을 통해 길 잃은 양을 무리롤 되돌려보낸다는 의도는 기껏해야 단지 이따금씩 입에 발린 말로만 표현될 뿐임
- 영원성은 인류가 시작된 이래부터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의 동반자/안내자였던 것처럼 보임. 그러나 영원성에 이르는 길과 인간의 길은 서로 갈라졌거나 막 갈라지려고 하는 듯함. 사람들은 이제 어린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어렴풋하게 조차 본인들의 여행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그리고 여행에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확신조차 하지 못한 채 걸어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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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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