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5.03.03 브레인 에너지
  2. 2025.03.03 20250303

브레인 에너지

과학 2025. 3. 3. 19:20

- 진단을 내릴 때는 징후와 증상에 의존. 흔히 사람들은 이 둘을 뭉뚱그려 증상이라고 칭하지만, 징후와 증상 사이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먼저 징후는 어떤 질병의 객관적 지표로서 타인이 관찰하거나 측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함. 발작, 혈압수치, 진단검사 결과, 뇌 스캔에서 보이는 이상 등이 여기에 포함. 반면 증상은 환자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주관적 경험. 기분, 생각, 통증, 무감각증 등이 포함됨. 정신의학에서는 참고할 수 있는 징후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과민성, 불안, 두려움, 우울감, 비정상적 생각이나 지각, 기억력 저하와 같은 증상들에 기반해 진단을 내리게 됨. 정신질환에는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교적 신체적인 요소들도 포함되는데, 수면장해, 움직임 둔화, 피로, 과잉행동 등을 예로 들수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외부에서 관찰이 가능하지만 대체로 환자의 보고에 의존하므로 징후가 아닌 증상으로 분류됨. 안타깝게도 정신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나 뇌 스캔 혹은 그밖의 객관적 검사법은 존재하지 않음.

-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사실상 대부분의 치료가 대증요법이다. 대다수 환자에게 있어 정신과 약, 전기경련요봅, 경두개자기자극술은 보통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임. 이 치료법들로는 병의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못함. 그렇지만 일부 환자들은 눈에 띄게 증상이 호전될 수도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이같은 치료를 통해 병이 진정되어 모든 증상이 완전히 나아지기도 함. 항우울제나 다른 약들을 1-2년 복용하고 그 뒤로는 약 없이도 평생 행복하게 사는사람들도 있다. 이 말은 곧 이 환자들에게 약물요법이 질병조절치료였다는 뜻일까? 일부 사례는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신장애 환자 대부분에게서 매우 높은 비율로 증상이 지속되거나 사라졌다가도 재발하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사용중인 약들이 질병자체를 조절해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 정신건강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흔히 순환논리로 정신질환의 원인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한다. 만약 어떤 치료가 증상완화에 효과를 보였다면 그 치료로 인해 변화된 대상이 바로 정신질환의 원인이었으리라고 추정. 환자가 상황이 변화됨에 따라 증상의 차도가 생겼다면, 이를 근거로 그 상황이 환자의 임상우울증의 근본원인이라고 주장. 그리고 많은 정신과 약이 정신질환 완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화학적 불균형이 정신질환의 근본원인이라고 주장함. 일견 논리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이는 언제나 참은 아니다.
이같은 추론의 허점을 잘 보여주는 예를 들어보면 이런 식이다. 발열증상을 일으켰단 감염증 예시를 떠올려보자. 가령 우리가 감염증이나 발열의 원인에 대해 일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찾으려는 중이라면, 혹시 어떤 단서를 찾을까 싶어 발열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의 뇌를 스캔해볼 수 있다. 그러면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신체의 발열반응을 통제하는 뇌의 한 부분인 시상하부가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됨. 만약 타이레놀이 열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면 타이레놀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해 검사를 할 수도 있다. 그러자, 타이레놀이 시상하부의 과잉활동을 줄여줬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참 논리적이게도 발열의 원인이 시상하부의 문제와 관련된 뇌장애라고 결론을 내린다. 발열증상이 있는 환자의 뇌 활동에 이상이 발견되었고, 타이레놀이 그 이상 활동을 줄이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는 탄탄한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발열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결론내린다면 이는 단단히 잘못짚은 것이다. 실제로 규명해낸 것은 발열에 관여하는 뇌의 일부 영역과 열을 내리는 치료법의 하나가 뇌의 같은 영역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 뿐이다. 타이레놀은 감염증을 치료하지는 않는다. 타이레놀을 사용해 열을 내리는 치료로는 병의 진행에 아무런 변화를 불러오지 못함. 발열  및 타이레놀의 효과에 대한 뇌스캔 결과는 그저 감염되었을 때 우리의 몸이 보이는 반응 가운데 한 측면만을 규명한 것에 불과함. 이로써 이 질환의 한 증상에 대해, 혹은 이 질환으로 인해 신체에서 일어나는 한 가지 작용원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됐다. 물론 유용한 정보는 맞지만, 이것만으로는 발열의 근본원인인 감염증 자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뇌 에너지 이론을 입증, 아니 최소한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점들을 보여줄 것이다.
* 비만, 당뇨, 심혈관계질환 등의 대사장애로 진단받지 않은 정신질환자들에게서도 대사의 이상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 기본적으로 정신장애와 대사장애의 위험요인은 동일. 여기에는 식단, 운동습관, 흡연, 약물, 음주, 수면, 호르몬, 염증, 유전, 후생유전, 장내미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학, 심리, 사회적 요인들이 포함됨. 또한 대인관계, 사랑, 삶의 의미와 목적, 스트레스 수준도 포함될 수 있음. 이 요인들 중 어느 한가지를 따로 떼어서 확인해봐도 대사장애와 정신장애 모두 발병위험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남
* 이런 위험요인들은 모두 대사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음
* 정신질환의 증상들은 모두 대사, 구체적으로 대사조절을 총괄하는 미토콘드리아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 생물학, 심리, 사회적 중재법 등 현재 정신건강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모든 치료법은 높은 확률로 대사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작용함

- 사람들은 대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 몸이 지방과 열량을 태우는 것을 떠올림. 대사량이 높은 사람들은 날씬하고 살이 잘 찌지 않는 반면 대사량이 낮은 사람들은 뚱뚱하고 많이 먹지 않아도 쉽게 살이 찐다는 것이 보편적 상식. 대다수의 사람디 대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딱 여기까지다.
열량을 태운다는 것도 부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사의 진짜 중요한 기능은 따로 있다. 대사는 사실상 신체가 기능하는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은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 음식, 물,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산소를 필요로 함. 호흡을 통해 산소를 들이마시고 대사과정으 결과로 만들어진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것도 이때문이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탄수화물, 지방, 아미노산을 분해되며, 만약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도 포함되어 있었다면 이 또한 따로 분류된다. 이 모든 영양소는 혈관으로 흡수되어 몸 곳곳으로 실어 날라진다. 그러다 세포에 도착해 그 안으로 들어가고 나면 단백질이나 세포박 같은 것들을 구성하는 재료로 쓰인다. 일부는 만일에 대비해 지방으로 축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양소의 대부분은 세포의 주요 에너지분자인 아데노신삼인사(ATP)으로 전환됨. ATP는 세포의 기계적 활동을 가능케 하는 연료로 쓰인다.
이상이 고등학교 생물수준으로 풀어본 대사에 대한 설명이다. 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사란 음식을 세포의 성장과 유지, 보수에 필요한 재로 또는 에너지로 전환하고 노폐물을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다.
즉, 대사는 우리의 세포가 일하는 과정이다. 대사는 세포가 얼마나 건강한지, 몸과 뇌가 어떻게 발달하고 기능하는지, 생존에 최적화된 상태를 이루기 위해 상황에 따라 세포마다 자원을 어떻게 할당하는지 등을 결정함. 또한 복잡한 비용편익분석을 통해 나이들거나, 약하거나, 중요도가 덜한 세포들 대신 건강하고 도움이 되는 세포들을 우선시함으로써 어떤 세포들은 성장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게 만들고, 또 어떤 세포들은 시들시들해지다가 죽음에 이르도록 내버려두기도 함. 신체의 자원관리체계로서 대사는 우리의 적응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우리의 환경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도 끊임없이 달라짐. 그 결과, 대사는 우리 주변 상황에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변화한다. 이런 적응을 통해 대사는 우리가 최적의 환경에서는 왕성하게 기능하고, 식량이 부족한 상황처럼 신체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는 그저 생존에 집중하게 함. 꼭 식량의 양뿐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양상에 맞추어 대사가 반응하는 요인들은 심리적 스트레스, 빛에 노출되는 정도, 온도, 수면의 양과 질, 호르몬 농도, 세포가 가용할 수 있는 산소의 양 등 무수히 많다. 결국 대사는 신체가 생존을 이어가기 위한 투쟁이다. 이에 생물학계의 권위자들 중에는 대사가 생명 그자체를 정의한다고 말하는 이도 많다.

- 정신질환은 일정기간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상태로서, 정신적 증상들을 유발해 주관적 고통이나 기능의 손상을 낳는다.
1.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2. 정신적 증상들을 유발한다
3. 이 기능이상은 일정기간 지속된다
4. 증상들은 주관적 고통이나 기능의 손상을 낳는다

- 미토콘드리아는 더 이상 진핵세포를 벗어나서는 자가증식할 수 없다. 미토콘드리아는 인간의 몸속에서 자신의 유전자 대부분을 인간의 유전자가 저장된 세포핵으로 옮겨뒀다. 인간 윶전자에는 현재 약 1500개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다. 이 1500개의 유전자가 미토콘드리아를 생성하거나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같은 세포내의 모든 미토콘드리아가 공유. 하지만 미토콘드리아가 자신의 DNA에 대한 소유권을 전부 포기한 것은 아니다. 미토콘드리아 안에는 37개의 유전자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유전자를 각자가 재량껏 시용할 수 있는 덕분에 각각의 미토콘드리아는 다른 미토콘드리아나 이들이 머무는 세포 자체로부터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유지. 이같은 현상은 생물학에서 대단히 이례적이다 보니 그 목적성을 둘러싸고 논쟁이 이어짐. 그렇지만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미토콘드리아와 인간의 세포들이 현재 서로에게 100%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 중 하나가 사라지면 나머지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 미토콘드리아는 굉장히 작다. 평균적으로 인간의 세포 안에는 하나당 3-4백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이 말은 곧 인간의 몸속에 무려 1경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다는 의미. 그토록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체중의 약 10%를 차지. 뇌세포처럼 높은 대사율을 필요로 하는 세포들의 경우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하나당 수천개나 존재해 세포용적의 40% 이상을 차지할 수도 있음.
미토콘드리아는 바쁘다. 꼭 미토콘드리아가 아니더라도 해당(당이 분해되어 에너지가 생성되는 대사과정)이라는 과정을 통해 소량의 ATP가 생성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미토콘드리아가 세포내 ATP생성량의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는 특히 뇌세포의 경우 더욱 극명함. 평균적으로 성인의 몸 속에서는 미토콘드리아가 초당 9해개의 ATP분자를 만들어냄. 한 연구팀은 특수한 뇌 영상기법을 활용해 인간의 뇌 속 뉴런 하나가 매초 47억개의 ATP분자를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 미토콘드리아 기증부전은 미토콘드리아 자체의 문제로도 발생할 수 있다. 유전적 돌연변이나 세포내 미토콘드리아의 수가 부족한 상태가 여기에 해당. 미토콘드리아는 자체적으로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유전체와는 달리 별도로 보호를 받고 있지 않으므로 돌연변이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활성산소종을 생성하는데, 이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나 다른 부분에 손상을 입힘. 그 결과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생김. 이렇게 결함이 생긴 미토콘드리아는 처분되거나 재활용되고 새로운 미토콘드리아로 대체되어야 함. 그러지 않으면 세포는 일꾼부족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세포내 미토콘드리아의 수가 감소해 세포의 대사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나이가 들어서 자연적으로 혹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미토콘드리아로 인해 일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수가 줄어들면 세포의 생산성이 떨어짐. 이대로 미토콘드리아의 수가 계속 감소하면 세포는 보통 사멸함. 이는 다시 체네 여러기관 및 조직들의 위축으로 이어짐. 세포가 계속해서 사멸할 경우, 체내 기관들은 약해지고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해짐. 이에 따라 뇌가 위축되고 근육량이 감소. 심장이 전처럼 활발하게 뛰지 못한다. 이런 현상은 만성적 정신장애 환자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 노화가 가속화되는 현상은 모든 정신질환 환자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미토콘드리아의 결함을 야기하는 더욱 큰 원인은 미토콘드리아 조절장애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상당수는 세포 외부에서 비롯됨.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펩타이드, 염증신호, 심지어 알콜같은 물질도 여기에 포함된다. 술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요인으로 인한 문제를 기능부전과 구분해 조절장애라 칭하고자 한다. 조절장애는 환경이 갑자기 나빠지면서 멀쩡하게 기능하고 있던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을 초래한 경우. 우리가 갑자기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해 대처하더라도 그로 인한 영향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함.

- 만성적 정신질환자들의 뇌는 시간이 갈수록 세포가 위축되는 징후가 나타남. 이들은 남들보다 빠르게 노화한다. 위축되는 뇌 영역은 사람에 따라 다름. 해마와 같이 상대적으로 흔하게 영향을 받는 영역들도 있지만, 이를테면 같은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위축되는 뇌 영역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여기에서 이질성이 다시 등장.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과 조절장애가 바로 이러한 이질성을 설명해준다. 무수히 많은 요인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그에 따른 결과도 다양한 뇌 영역에서 나타나는 것임. 결국 어떤 위험요인과 원인의 조합에 노출됐느냐에 따라 뇌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들에 노출이 된 시기와 발달과정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가 발생함.

- 미토콘드리아와 정신질환을 이어주는 증거
정말로 모든 정신장애가 대사부전과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으로 인해 발생할까?
온갖 질환을 하나로 뭉뚱그려 대사부전과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의 결과로 묶는 것이 다소 지나친 비약처럼 느껴지는 탓에 정신질환을 새롭게 개념화하는 데 아직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의구신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려면 누구나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급작스럽게 결함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면서 동시에 사실상 온갖 정신의학적 증상들이 발생하는 상황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 바로 섬망이다.
섬망은 급성정신장해로 규정하는 심각한 증상이다. 여기서 급성이란 문제가 급속도로 일어난다는 의미. 정신장해는 착란, 지남력 상실, 주의산만성, 특정 주제에 대한 집착, 환각, 망상, 기분변화, 불안, 초조증, 사회적 위축, 수면태펀의 극적인 변화, 성격변화 등 모든 정신의학적 증상이 해당됨. 섬망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어떤 정신질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섭식장애와 유사한 섭식행동이나 신체상에 대한 지각의 변화까지도 관찰됨.
섬망의 원인은 뭘까? 모범답안은 정확히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지는 아무도 무르지만 단지 위중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라는 것만은 알려져 있다, 이다. 현존하는 거의 모든 의학적 장애가 섬망을 유발할 수 있다. 즉, 감염증, 암, 자가면역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질환이 모두 포함됨. 의학적 장애의 중증도가 심각할수록 섬망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 그러다보니 집중치료실에 입원하는 환자들은 일반 환자들보다 섬망을 겪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전반적으로 중환자의 35-80%가 섬망진단을 받는다.

- 다른 병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새로운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체반응을 보이기도 함. 약물치료를 중단하거나 알콜처럼 과용시 독성을 띨 수 있는 물질사용을 갑자기 중지한 데 따른 금단현상 또한 섬망을 야기함. 특히 알콜 금단증상으로 인한 섬망에는 진전섬망이라는 특별함 명칭이 붙음. 이는 자칫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노인은 섬망에 더 취약함. 알츠하이머병 등 이미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은 더욱 취약. 실질적으로 섬망을 일으키는 원인은 셀 수 없이 많다. 

- 때로는 섬망이 좀더 점진적으로 발생하기도 함. 노인에게 섬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요로감염증. 이 경우 원인을 알아차리기도, 진단하기도 훨씬 까다로움. 보통 노인은 자신이 요로감염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함. 이 병의 징후가 먼저 나타난 곳은 요로기계가 아니라 뇌다. 몇 주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노인이 착란과 기억문제를 겪기 시작한다. 이에 가족이나 보건전문가들은 보통 알츠하이머병을 의심. 겉으로 보기에 증상은 완전히 동일. 환자들은 자주 착란증상을 보인다. 운전하다 길을 잃기도 한다. 매일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데에도 애를 먹는다. 보건전문가를 찾아 의학적 검진을 받고 난 뒤에야 비로소 요로감염증이라는 문제가 밝혀진다. 요로감염증을 치료하면 이 모든 증상이 해결된다. 이때 환자들이 감염된 곳은 요로기계인데 증상은 엉뚱하게 뇌에서 나타나는 이유는? 에너지 결핍 혹은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이 뇌이며, 뇌는 가장 약하고 손상되기 쉬운 부분이기 때문. 이처럼 뇌는 거의 모든 질병에 대해 미약한 징후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장소다.

- 섬망에 대한 증거들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임종과정을 살펴보자. 일부 의과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임종의 전형적 과정인 발작, 혼수, 사망을 주문처럼 외우게 함. 여기에는 거의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또 하나의 과정인 섬망이 빠져 있따. 임종과정에서 사람들은 흔히 환각, 지남력 상실, 기분증상들 혹은 그 밖의 여러 정신적 증상을 경험. 뇌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들이 죽어가면서 뇌도 서서히 제 기능을 잃어가기 때문. 임종과정은 명백하게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과 연관되어 있다. 섬망, 발작, 혼수 사망까지 이 짧은 일련의 사건은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 결과를 총망라한다. 미토콘드리아 기증부전이 빠르게 진행되며 결국 생명체가 죽음을 맞이하는 이 전 과정속에서 세포의 기능저하와 과흥분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역설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 정신장애는 뇌의 대사장애다.
대부분의 사람이 대사라고 하면 열량을 태우는 것만을 떠올리겠지만, 대사는 이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이다. 대사는 인체에 존재하는 모든 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침. 대사조절에 관여하는 요인으로 후생유전,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염증을 비롯해 여러가지가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있으며 상술한 모든 요인을 통제하는 역할을 함.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몸이나 뇌의 세포가운데 적어도 일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음.
정신질환의 증상들은 뇌기능의 과활성화, 저활성화, 또는 부재로 이해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 혹은 조절장애는 이 모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여기에 이르는 작용원리는 (1) 세포기능의 과활성화, (2) 세포기능의 저활성화, (3) 비정상적인 세포발달(이로 인한 뇌 기능의 부재), (4) 세포의 위축과 사멸(이에 따른 뇌 기능의 부재), (5) 세포의 유지, 보수문제(이로 인한 뇌기능의 과활성화, 저활성화, 또는 부재) 등 다섯가지. 
'가령 불안을 관정하는 세포가 과활성화되면 불안증상을 경험. 기억을 관장하는 세포가 저활성화되면 기억장해를 겪음. 이른 나이에 대사문제가 발생하면 뇌 발달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져 자폐증과 같은 장애가 발생할 수 있음. 대사문제가 오랜기간 지속되면 대부분의 만성적 정신질환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것처럼 세포가 위축되거나 사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지, 보수문제는 세포를 절망적인 상태에 이르게 만들어, 위에 나열한 문제 가운데 어느 것이라도 일으킬 수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신경전달물질을 단순한 기능을 하는 단순한 독립체로 여긴다. 가령 세로토닌은 기분을 좋게 한다. 도파민은 정신증이나 중독을 일으킨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집중을 돕는다고 하는 식이다. 모두 부분적으로는 틀린말이 아니지만 신경전달물질과 이에 연관된 장애를 이렇게 까지 극단적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짓이다. 뇌와 신경전달물질과 정신질환은 모두 이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다.
신경전달물질은 단순히 세포사이에 전달되는 켜짐/꺼짐 신호가 아니다. 최근 10년 동안 발표된 연구결과들 덕분에 대사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확장되면서 이제는 이를 향한 시각도 달라졌다. 신경전달물질과 미토콘드리아는 서로 피드백순환관계에 있다. 미토콘드리아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면, 신경전달물질도 미토콘드리아의 균형과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아세틸콜린, 글루타메이트,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만, GABA, 세로토닌을 비롯해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또한 자체적으로 외막에 벤조디아제핀이나 GABA와 같은 일부 중요한 신경전달물질과 결합하는 수용체를 갖고 있다. 모든 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일부 세포유형에서는 이런 현상이 확인됨. 미토콘드리아는 정신과 의사들이라면 대부분 잘 알고 있는 모노아민산화효소라는 중요한 효소도 갖고 있다. 이 효소는 도파민,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등 아주 중요한 신경전달물질들의 분해와 조절에 관여. 이 모든 신경전달물질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미토콘드리아는 다시 이 신경전달물질들의 균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침.

- 완경기에는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락. 이에 많은 여성이 우울, 불안, 조증, 심하면 정신증까지 다양한 정신적 증상들을 경험함. 완경기 전에 우울증 병력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완경기 전후로 다시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다섯배 더 높다. 이 시기에는 뇌의 에너지 대사도 전반적으로 감소한다. 이와 관련해 완경기에 접어든 여성 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이들에게서 뇌 에너지 대사감소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이런 변화가 미토콭드리아의 건강이 나빠지는 현상과 직접적으로 상관관계에 있다는 결과를 발견. 완경기 이후 여성은 남성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또한 더 높다. 이 같은 뇌 대사이상은 시간이 가면 스스로 개선되기도 하지만 일부의 경우 영구화되어 정신장애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이기도 함. 한편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기억력과 에스트로겐 농도와 미토콘드리아 사이에 직접적 연결성이 발견됨. 연구진은 기억력이 좋지 못한 암컷원숭이들이 비교집단의 원숭이보다 전전두피질의 시냅스에 도넛모양을 한 기형 미토콘드리아가 더 많다는 것을 발견. 수술을 통해 인위적으로 완경상태로 만든 원숭이들에게 염증은 대사, 미토콘드리아 기능, 정신건강, 그리고 대사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함. 따라서 뇌 에너지이론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
많은 사람이 염증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저강도의 염증은 대사장애와 정신장애 환자들에게서 흔하게 발견됨. 이에 많은 이들이 적어도 일부 정신장애와 신경학적 장애에 한해서는 신경염증이 근본원인이라고 추측했다. 가령 코로나19 환자들은 사이토카인 폭풍(면역반응이 과활성화된 상태)으로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체내 바이러스가 사멸한 뒤에도 장기간 지속되는 염증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으로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도록 정신, 신경학적 증상들에 시달리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 자가면역질환은 염증과 면역계가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병. 장누수 증후군은 만성염증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 대부분의 원인이 염증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염증 수치를 낮춰야 건강해진다고 말이다.
하지만 염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님. 염증은 늘 일어난다. 대부분은 우리 몸에 무수히 많은 이점을 가져다주는 정상적 과정임. 염증은 감염원과 싸우고 다친 곳을 치유하는 데 관여함. 몹시 중요한 신호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정상적 스트레스 반응에도 관여함.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다름 아닌 스트레스 신호를 몸과 뇌 곳곳에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다. 뇌에서 면역세포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는 뇌의 발달, 학습, 기억에도 영향을 미친다. 염증이 없다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 염증이 대사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염증은 대사자원이 배분되어 사용되는 부문 가운데 하나이므로 직접적으로 대사에 영향을 미침.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방출되면 해당 영역으로 흘러들어가는 혈류량이 증가해 어떤 식으로든 활용될 수 있돌록 산소,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을 실어나른다. 염증이 이렇게 대사자원을 요청하면 우리 몸이 그에 맞게 에너지와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이는 감염이나 부상이 발생해서 일 수도 있고, 세포들이 나이들거나 죽어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음.

- 염증은 면역세포와 항체의 생성을 촉진. 이들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혹은 갓 형성된 암세포와 싸우 무찔러야 할 때는 목숨을 구해주는 매우 유용한 존재지만 생성하는 데에 에너지와 자원이 많이 소모된다. 병원체나 암세포가 몸속에 자리를 잡으면 생존에 위협이 되므로 우리의 몸은 이 상황을 타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한편 평소에는 운동 후 근육의 크기를 키운다든지 새로운 학습을 할 수 있게끔 특정 뇌 영역에 대사자원을 보내는 등 적응적 변화에 자원을 배분한다. 이 경우에도 관련 영역에서 생겨난 염증이 자원을 요청하는 일을 맡는다. 위와 같은 상황들에서는 모두 특정 영역 외의 나머지 세포들이 가용할 수 있는 대사자원이 줄어든다. 다시 말해 염증은 대사에 부담을 준다.

- 케토제닉의 역사는 뇌전증 치료에서 비롯된다.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단식이 뇌전증 발작을 멈춘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으며, 여러 문화권에서 치료방법으로 활용됨. 그러나 현대의학이 도래하고부터는 단식법이 미신적 민간요법일 뿐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관념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시각은 1920년대에 들어 단식이 한 소년의 발작을 멈췄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달라지기 시작. 그렇지만 단식은 자칫 너무 오래 지속되면 굶주림으로 사망에 이른다는 문제가 있어 그다지 효과적 중재법이라 보기 어려웠다. 게다가 단식을 멈추고 다시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기 시작하면 발작도 재발하곤 했다. 그러다 21년 러세 와일더 박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지방, 중단백, 저탄수화물로 구성된 케토제닉 식단을 개발. 와일더 박사는 과연 이 식단이 굶주림을 예방하면서도 뇌전증을 치료하는 데 있어 단식상태와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결과는 적중했다. 

- 우리가 술을 마실 때면 뇌는 포도당 대신 알콜에서 얻어진 아세테이트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알콜의존자는 뇌의 포도당 대사기능에 문제가 생김. 결과적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동안에는 뇌세포들이 에너지결핍 상태에 놓이게 됨. 그러다 다시 술을 마시면 아세테이트가 굶주리고 있던 세포들에 연료를 공급해 우선 급한 불을 끈다. 이 같은 뇌 에너지 부족현상이 알콜의존자들이 술을 끊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일 수 있다. 이에 볼코프 박사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이처럼 에너지 부족에 허덕이는 뇌세포들에게 알콜이 아닌 다른 것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줄 방법이 없을지 찾아나섰다. 그 결과 이들이 발견한 것이 바로 케토제닉 식단이다.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의 원리  (2) 2025.03.09
물성의 원리  (0) 2025.03.07
내 몸의 만능일꾼 글루탐산  (0) 2025.03.01
찬란한 멸종  (0) 2025.02.02
코스모스 씽킹  (1) 2024.12.07
Posted by dalai
,

20250303

Quote of the day 2025. 3. 3. 05:39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0305  (0) 2025.03.05
20250304  (0) 2025.03.04
20250302  (0) 2025.03.02
20250301  (0) 2025.03.01
20250228  (0) 2025.02.28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