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림치즈는 공급사슬 차질의 영향을 많이 받는 또 다른 식료품이다. 크림치즈의 부족은 트럭 운전기사 부족, 생산 인력 부족, 락 다운 및 검역으로 인한 가정에서의 크림치즈 소비의 증가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언제나 그렇듯 초기의 물량 부족은 파급효과를 낳는다. 베이글에 바를 크림치즈가 없어지자 뉴욕의 베이글 소비는 움츠러들었다. 브루클린의 랜드마크 격인 주니어스 레스토랑Ju nior's Restaurant은 크림치즈 부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치 즈케이크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이 치즈케이크는 크림치즈 함유 량이 85%였다!
슈퍼마켓은 인기 품목의 재고를 갖추기 위해 앞다투어 경쟁했다. 켈로그 Kellogg는 프링글스의 수요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캠벨 수프 컴퍼니 Campbell Soup Company 역시 파스 타 소스인 프레고Prego 라인을 주문량에 맞춰 공급하는 데 어려움 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헤이즐넛 코코아 스프레드로 유명한 누텔 라Nutella도 공급이 부족해 식료품점 선반이 텅 비게 되었다.
- 공급사슬의 대실패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의 목록은 끝이 없 다. 트럭 운전기사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력은 지나친 백신 접종의 무로 공급사슬 밖으로 밀려났다.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백신으로 바이러스의 감염이나 확산을 완벽히 막지 못한다는 것이 알려졌음에도, 백신 미접종자를 배척하는 것은 미 정부의 취 미가 되었다. 그 탓에 창고, 유통센터, 소매 판매점, 물류 운송 업체 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맡은 일을 하거나 심지어 일자리를 지키 는 것마저도 아주 힘들어졌다. 백신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줘서 공급사슬이 악화된 상황은 슬프게도 무척 아이러니하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많은 컨테이너 안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한 N95 마스크, 검사 키트, 보호 장비와 약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 중복으로 추가되는 비용이 어떻게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보험이다. 보험에 가입할 때는 절대 보험이 필요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보험료를 낼 때 즉각적 으로 돌아오는 돈은 없지만 돈을 잘 썼다고 생각한다. 보험금을 청 구할 때면 큰 금액을 보상받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보험료는 비 용이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공급사슬에 구축 해놓은 중복성 또는 회복력도 동일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보험료 처럼 단기적인 비용이 나가지만 훗날 사업이 어려워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기적 비용과 장기적 이익, 중복성과 효율성 간의 균형은 복합 적이고 역동적인 모든 시스템의 특징에 내재된 역설을 보여준다. 글로벌 공급사슬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시스템 중 가장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공급사슬 붕괴를 이해하려면 그 복합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 복합성은 복잡성과는 다르다. 스위스 시계는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고장 난 시계는 숙련된 장인이 시계를 분리하고 부품 몇 개를 교체해서 다시 조립하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복합성은 고급 화이트 와인에 더 가깝다. 와인의 향미를 느끼고, 완성된 제품 에서 사과, 레몬, 버터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와인을 구성하는 요소를 분리한 다음 다시 합칠 수는 없는 법이다. 물리학 자들은 이러한 맛과 향미를 복합적인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창발성 이라고 부른다. 완제품인 와인은 그 구성 요소를 합친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 물론 취약하기도 하다. 마개를 열고 오랫동안 놔두면 상한다. 글로벌 공급사슬 역시 상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 oseph A. Tainter의 주요 저서 《복합적인 사회의 붕괴 The Collapse of Complex Society》에서 언급되었다. 테인터는 4천5백 년이 넘 는 시간에 걸쳐 붕괴한 문명 27개를 연구했다. 로마제국의 붕괴와 같은 유명한 문명과 버마 산악 지대의 카친 Kachin 처럼 덜 알려진 문명의 붕괴를 두루 살펴보았다. 그는 역사가들이 가뭄이나 지진, 이 방인의 침임, 역병, 기타 재난 등 특정한 이유로 각 문명이 붕괴했 다고 주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문명이 붕괴하기 이전에 도 그러한 재난을 몇 차례 겪었으리라고 여겼다. 로마는 서기 452년 훈족 최후의 왕인 아틸라가 이탈리아 북부를 침공하기 8세 기 전인 기원전 387년에 브렌누스Brennus 족장이 이끄는 켈트족의 침략을 받았다. 브렌누스는 로마를 약탈하고 로마 원로원 의원 대 부분을 죽였다. 로마는 다시 일어섰지만 아틸라의 공격으로부터 결코 완벽하게 회복하지는 못했다.
- 이와 다른 많은 사례를 활용해 테인터는 한 시스템이 이방인의 공격 등 특정한 이유로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공격 받는 문명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붕괴 여부가 결정되는 것 이다. 침략이나 역병, 가뭄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사회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그러한 위협을 이겨낸 적이 있었다. 결국 사회가 무너진 것은 더 이상 회복할 동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세금, 부패나 타 락, 부족한 통솔력 등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사회 구성원들은 단결 하거나 사회를 재건하지 않았다.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 려 두고 다른 나라로 이주하거나 단순한 환경에서 살았다.
복합적인 시스템에서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가져오고, 에너지 투입량은 시스템 규모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시스 템 참여자들은 변화를 마주하면 취약해진다는 사실은 현재진행형 인 공급사슬의 붕괴를 잘 설명하는 통찰이다. 어디서나 작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데 문제는 공급사슬의 몸집이 과도하게 커졌다 는 점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정치인들은 더 이상 공급사슬 문 제를 신경 쓰지 않거나 이를 보호하려는 사람들과는 다른 목표를 지닌다. 효율성에 대한 욕구가 자급자족에 대한 욕구를 대체한 것 이다. 이는 심오한 의미를 띠는 정치적 변화다. 공급사슬 관리자들 은 그 영향을 가장 먼저 느끼겠지만 정치판에 부는 새로운 바람을 가장 마지막에 이해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 다시 돌아갈 방법은 없다
공급사슬 붕괴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은 없다. 복합적인 시스템은 폭포처럼 무너지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문제를 좇으면 하류에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파급효과는 퍼져나가 며 다시 되돌릴 수 없다. 강물은 아래에서 위로 흐르지 않는다. 비 축하거나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주문하거나 새로운 공급원을 찾 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다른 공급 사슬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가 대가를 치러야만 해결될 문제다.
- 세계화가 되었다고 해서 저절로 혜택을 받거나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근처의 공급업체보다 해외에서 상품을 조달하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대신 해외로 생산 공 장을 옮기거나, 국내에 투자하기보다는 조세회피처로 자본을 옮기기로 마음먹어 야 가능한 일이다. 거의 다국적 기업의 생산, 소싱,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이 경제의 세계화 과정을 추동한다.(앤시아 로버츠 Anthea Roberts, 니컬러스 램프 Nicolas Lamp,《세계화의 여섯 가지 얼굴 Six Faces of Globalization》)
-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나 전기자동차가 탄소 배출 문제에 완전한 해답을 제공해주지 않는다면 왜 전 세계 지도자들은 기존 에너지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을 주장하는 걸 까? 이런 주장을 반복하는 사람 중 일부는 독립적으로 탐구하거나 조사하지 않고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한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불 행히도 대중은 유명 언론이나 정치 지도자에게서 정보를 얻는다. 유념해야 할 것은 기후 위기론자들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선택을 제한하고, 기후변화라는 명목으로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이 다. 그 시점에 기후 위기론이 사라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경제적인피해는 반영구적일 것이다.
위기론적 태도를 보이는 기업 임원들은 ESG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스타일의 투자를 함으로써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 ESG 펀드를 홍보하는 재정 고문들은 해당 투자 상품에 돈이 흘러 들어감에 따라 관리 및 성과 수수료를 얻어 수익을 올린다. 기 후 위기가 과장되었다고 경고하는 학자들은 종신 재직권을 거부당 하거나 논문 게재를 하지 못하게 되거나 문화적 오명을 쓸 수 있 다. 기후 위기론을 말하는 미디어 앵커들은 별점을 높일 수 있다. 기후 재앙 이야기를 다루는 웹사이트는 조회수가 올라간다. 정치 인들은 예상되는 실존적 위기에 대해 '무언가를 한다'라는 점을 보 여줌으로써 표를 얻을 수도 있다.
- 유명 금융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지지 기반을 얻기 위해 기후 를 들먹인다는 측면에서 기후가 위협이라고 주장한다. 기후 위기 에 관한 메시지를 계속 강력하게 울려 퍼지도록 하는 학계, 금융 매 니저, 은행가, 규제 당국, 유명 인사, 정치인, CEO들이 등장했다. 그 들은 은행 규제를 정당화하고, 친환경 투자를 지원하며, 연구 보조 금을 지원하는 등 세계가 기후 재앙이 진짜라고 완전히 확신할 때 까지 피드백 루프를 만든다. 내러티브는 계속 퍼져나간다.
잠재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전개는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의 설립이었다. 기후 위기론을 앞세우는 한 엘리트 그룹은 국제금융시장을 통제하기 위해 이 연합을 설립 했다. GFANZ의 수장인 마크 카니 Mark Carney는 과거에 영란은행, 캐나다 중앙은행, 국제결제은행까지 중앙은행 세 곳의 총재였고 사실상 국제 금융 엘리트들을 이끌고 있다. 공동 의장인 마이클 블 룸버그 Michael Bloomberg는 경제 뉴스를 보도하는 미디어 그룹인 블 룸버그 L.P.를 소유한 백만장자이자 기후 위기론자로 유명하다. 주 요 인물 목록에는 공모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뱅 크 오브 아메리카의 CEO인 브라이언 모이니핸Brian Moynihan, 블랙 록 CEO인 래리 핑크, 시티그룹 CEO인 제인 프레이저 Jane Fraser, 데 이비드 록펠러 펀드David Rockefeller Fund의 이사인 닐리 길버트 Nilli Gil- bert와 동류의 인물들이다. 회원 전체는 130조 달러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UN은 GFANZ의 소집 권한을 가져왔다.
GFANZ는 천연가스 공급업체와 파이프라인, 원유 선적 등 에너지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회사에 대출을 줄이고, 풍력 터빈, 태양광 모듈, 독성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배터리 등 신뢰할 수 없는 에너지 원에 자산을 배분하고 대출을 늘리라고 중앙은행과 은행 규제 기 관을 압박하려고 한다. 이러한 노력 뒤에 숨은 진정한 목적은 엘리 트 그룹이 국제금융시장을 중앙에서 통제하는 것이다. 기후 위기 론은 편리한 공약이었다. GFANZ는 반대 목소리와 총기 규제, 인구 통제, 국제금융 및 국제 조세 등과 같은 인기 없는 의제를 짓누르기 위해 힘을 합쳐 통제하려고 시도하는 첫 단계일 뿐이다. 이러한 노 력은 결국에는 실패하겠지만 노력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에너지가 부족해지며 운송 물류 에 차질이 생기고 석유와 천연가스라는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에 부과하는 세금이 증가하는 결과가 예측된다. 다시 말해 가장 큰 피해자는 효율적인 공급사슬이다. 소비자는 공급사슬 실패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기후는 변하고 있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후 가 변하는 것은 맞지만 상당히 느리고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다. 필요한 것은 관찰과 실험이지, 히스테리가 아니다.
2.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 대부분은 이산화 탄소(CO2)와 메탄(CH)으로 이루어져 있긴 하지만 이 두 요소 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기의 조성과 비교해보면 탄소 배출량 은 적다. 질소(N)와 산소(O)가 대기의 99%를 차지한다. 아르 곤(Ar)이 나머지 1%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가둬놓으려고 하는 열을 반사하는 능력은 상당하다. 대기의 열 방출을 막는 데 이산화탄소의 기여도는 7%밖에 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1750년 280ppm(백만 입자 중 280개라는 뜻이다)에서 오늘날 410ppm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던 대부분의 경우는 석유와 가스를 대량으로 소비하기 전이며, 그 원인은 대개 자연적이다. 인간 이 탄소를 배출시키긴 하지만 인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 역시 불분명하다.
3.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사실이다. 하지만 해수면은 거의 같 은 속도로 100년 동안 상승해왔고 지구온난화가 해수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 현재 해수면이 상승하는 속도는 1세기당 약 18센티미터로 실존에 위협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4. 태양광 모듈과 풍력 터빈은 전력망에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 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석유와 가스를 대 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둘은 간헐적인 에너지원으로 쓰 일 뿐이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는 너무 비싸고 배터리 를 마련하느라 독성 화학물질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태양 광과 풍력발전이 증가할수록 에너지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 는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사용 범위에는 제 약이 있다. 석유와 가스, 석탄을 사용해 전기차에 전기를 공급 하므로 전반적인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는 못한다.
- 유명한 경제 애널리스트인 루이스 빈센트 게이브Louis-Vincent Gave 는 중국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2022년 5월 18일, 그는 인터뷰에 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상하이를 폐쇄한 중국의 행동은 실제 로 미국에 대한 경제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게이브는 중국이 대 미 수출을 무기로 삼았다고 밝혔다. 물가상승을 유발하려고 일부 러 공급사슬에 차질을 빚었으며 이는 미국 정부의 신뢰를 더 악화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책은 공격적인 갈라서기로 간 주할 수 있다. 공격적인 갈라서기의 예시로는 중국 정부의 명령이 있다. 2022년 5월 5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4년까지 모든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에 외국산 개인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게이브의 논문에 담긴 내용이 사실인지 아닐지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지만 정황상 사실과 궤를 같이한다고 보인다.
글로벌 무역 강국들은 중국이 세계경제를 파괴하거나 군사적인 사고를 일으킬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았다. 중국으로부터 갈라서고 대체 공급 채널을 생성하는 과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파 이브아이스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중국을 분리할 수 있 는 세 가지 방안을 설명한다. 첫 번째는 부정적인 갈라서기라고 불 린다. 이는 서양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고, 지식재산권을 훔 치지 못하도록 축소하며, 중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 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긍정적인 갈라서기라고 불린다. 긍정적으로 갈라서려면 적극적인 산업 정책을 펼쳐 전자, 통신, 미래 산업 9가지 등 미래의 주요 기술 분야에서 선봉을 맡아야 한다. 세 번째 는 협동적인 갈라서기라고 불린다. 여기에는 중국에 의존하지 않 고도 효율적인 공급사슬을 만들기 위해 파이브 아이스 국가와 민 주주의 동맹국 간의 협력을 증가시키는 방안이 포함된다. 보고서 에 따르면, "공급사슬을 다각화하고 글로벌 산업 중심지인 중국을 분권화시키는 것이 목표다.28 이러한 목표를 향한 노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파이브 아이스 보고서는 정책 입안자를 위한 상세한 계획을 제공하며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목록을 담고 있다.
- 공급사슬에 문제를 일으키는 긴 목록의 요점은 그 원인 가운데 무엇도 곧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전 세계의 금융을 쥐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은 효과적이다. 에너지의 부족과 높은 가격은 학계, 정부, 은행을 수호하는 사람들이 발표한 엘리트들의 친환경 의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 피해는 몇 년간 지속될 것이다. 엘리트들이 어둠 속에서 추위에 얼어붙을 때 까지는 전환점이 없을 수도 있다. 중국이 의식적으로 기존의 공급 사슬에서 갈라서려고 하는 이유는 시진핑 주석의 불안한 입지와 궁극적으로 서방이 중국과 갈라설 것이라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 광범위한 자립 정책의 일환이다. 중국의 갈라서기 는 정권이 교체되어 중단되지 않는 한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 고 더욱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서방세계에서는 파이브 아이스가 옹호했던 민주적인 인근 국가로의 온쇼어링과 리쇼어링 (생산비와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로 생산 시설을 옮긴 기업들이 다 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옮긴이)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 또한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더 높은 비용을 내게 되고 비용은 더 나은 급여와 혜택을 주는 일자리와 더 높은 품질의 제품으로 상쇄될 것이다. 러시아는 또한 수십 년 동안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 품은 야망의 끝을 보려고 할 것이다. 이는 제국 건설과 비슷 한데 러시아의 경우 재건설에 해당할 것이다. 1929년 대공황의 절 약 정신이 1960년대까지 사라지지 않았던 것처럼 팬데믹의 여파는 2050년대까지 지속될 것이다. 정신에 미치는 영향과 적응 행동은 바이러스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 이 모든 동향의 가장 큰 특징은 인 구통계학적 재난이다. 흑사병 이후로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앞으로 도 보지 못할 것이다. 인구 구조가 건전해지는 일은 2070년 또는 그 이후에도 불가능할 것이다.
1989년부터 2019년까지 공급사슬은 지난 30년간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하지만 공급사슬은 고작 3년 만에 무역 전쟁, 팬데믹, 기 후 위기론, 갈라서기, 에너지 부족, 지정학 및 인구학적 특성이라는 원인 탓에 와해되었다. 결국 재건될 것이지만 시간이 걸릴 문제다.
- 1990년대 후반까지 국고채전문딜러가 되면 직접 연준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점이 있었다. 공개 시장 거래 담당 부서는 일반적으로 공개적인 발표를 하기 전에 긴축정책이나 완화 정책 쪽으로 움직인다. 어떤 정책을 펼칠지 가장 선호하는 한두 명 의 딜러에게 돌아가면서 알릴 것이다. 궁극적으로 내부자만이 알 수 있는 정보다. 하노버 스퀘어에 있는 해리바 Harry's Bar나 로워 맨 해튼 리버티 스트리트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바에서 술 한잔하 면서 고객과 통화를 하다 보면 연준 정책 관련 정보가 새기도 했었 다. 며칠 동안 때로는 더 긴 기간 동안 연준이 선호하는 딜러들은 결정적으로 뉴스에서 정책을 공식적으로 보도하기 전에 위험도가 낮은 트레이딩을 해서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연준은 이 시스템을 선 호했다. 주요 뉴스를 발표해 세계 시장 전체를 뒤흔들지 않고도 미 리 상황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펼치려던 정책을 조용히 철회 할 수도 있었다. 이런 내부자 거래는 합법이었다. 궁극적으로 정부 가 관여했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은 짜인 각본이었다.
연준과 국고채전문딜러의 편하고 효율적인 관계는 1994년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방기금금리FF의 목표를 변경할 것이 라고 발표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1995년 2월부터 FOMC는 5년 이 지나면 회의록을 공개했다. 1997년 8월, 연준은 정책 금리가 실 제 목표 금리임을 인정하고 뉴욕 연준에 지시하는 형태로 목표 금 리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1998년 12월, 미국 롱텀캐피털매니지먼 트Long-Term Capital Management, LTCM (1990년대 이름을 날리다 러시아 모라 토리엄으로 파산한 미국의 유명한 헤지펀드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의 위 험성을 대표하는 사례로 꼽힌다-옮긴이)를 구제한 직후부터 FOMC는 통화정책을 변경할 때마다 바로바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1999년 5월 이후 FOMC는 모든 회의에서 정책 변화가 있든 없든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변화는 12년에 걸쳐 차근차근 이루어졌다. 위험의 균형에 대한 성명(1999년), 반대표 관련 공지 (2002년), 인플레이 션 추가 예측 및 회의 3주 뒤 FOMC 회의록 공개 결정(2004년), 의 회 제출 통화 보고서에 2년 예측 추가(2005년), 예측 빈도 증가 결 정 및 2년 대신 앞으로 3년간의 예측 시작(2007년), GDP·실업률. 인플레이션에 대한 장기 예측 추가(2009년), FOMC 회의 뒤 기자회 견(2011년), 흔히 '전망치 Dots'라 불리는 FOMC 회의 참가자의 연방 기금 전망 발표(2012년) 등이 그 예다. 1994년부터 2012년까지 18년 동안 연준은 불투명성에서 완전한 투명성으로, 완전한 투명 성에서 예측으로 나아갔다. 해당 기간에는 1998년에 아시아 금융 위기, 2000년에 닷컴 버블로 인한 시장 붕괴, 2008년에 국제 금융 위기, 2020년에 팬데믹 공황 등이 일어났다. 통계학에 막 입문한 학생 모두는 상관관계가 인과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겠지만, 연준의 투명해지려는 노력과 빈번한 재정 위기 간의 상관관계 는 두드러진다. 해리스 바에서 비밀을 공유하며 은밀하게 연준을 운영했던 시대로 돌아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문제다.
- 연준이 다음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리고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최선의 관점은 긴축 사이클 전체를 살펴보아야 알 수 있다. 긴축 사이클의 첫 단계는 테이퍼링 미리 보기다. 그다음에 는 테이퍼링의 시작이다. 테이퍼링이 끝나면 금리가 인상된다. 그 뒤 자산 판매로 인해 본원통화가 감소한다. 각각의 목표는 금리를 2.5% 범위로 낮추면서 한편으로는 본원통화를 2조 5천억 달러가 까이로 줄이는 것이다. 경제는 긴축정책이 진행됨에 따라 둔화된 다. 여태까지 경제의 활력은 완화된 통화정책에 기댔었기 때문이 다. 자산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한 탓에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낮아 진다. 연준은 이러한 신호에도 불구하고 계속 재정 긴축정책을 고수할 텐데 채권시장의 신호와 유로달러 선물 곡선을 제대로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준은 무질서하게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 이상 주가 하락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순간에 시장은 무질서하게 붕괴하고 만다. 연준은 금리 인 상과 통화량 축소를 빠르게 멈춘다. 연준은 경제와 시장이 더 악화 되면서 금리가 0으로 돌아가고 본원통화가 역대 최고치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를 인하하고 본원통화를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한다. 그 이후 자산 가치가 회복되고 사업 여건이 개선된다. 그 시점에서 사이클이 완료되고 연준은 테이퍼링할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 그리고 제이 파월이 시작한 사이클은 버 냉키가 테이퍼링을 하겠다고 신호를 보낸 2013년 5월부터 제이 파 월이 다시 테이퍼링을 한다고 신호를 준 2021년 8월까지 8년에 걸 쳐 진행되었다. 긴축 국면은 파월이 새로운 금리 인상은 없다고 발 표한 2013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6년이 조금 덜 되는 시간 동 안 지속되었다. 그리고 완화 사이클은 2018년 1월부터 2020년 3월 까지 금리가 0이었을 때부터 15개월 동안 진행되었다. 이 과정이 반복된 터라 2007년 9월부터 금리가 거의 0에 가까웠던 2008년 12월까지 15개월 동안 초기 완화 사이클을 손쉽게 설명할 수 있었 다. 분명한 것은 완화 사이클은 긴축 사이클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 행된다는 점이다. 완화 사이클은 긴축이 유발한 무질서한 시장 상 황에서 일어나는 비상 반응이기 때문이다.
긴축 사이클은 이러한 사이클의 반복에서 2013년에 버냉키가 시작했던 6년간의 긴축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테이퍼링을 시작한 뒤 첫 번째 금리 인상까지 버냉키 때 는 2년이 지연되었는데 파월 때는 4개월만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파월의 테이퍼링 종료와 금리 인상 사이에 지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버냉키의 후임 재닛 옐런의 경우 13개월의 시차 가 있었다. 세 번째 이유는 옐런 시절에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금리 인상 사이에 12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파월의 경우 첫 번째로 금 리를 인상한 뒤 그다음에 금리를 인상하는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 다. 한마디로 제이 파월은 성격이 급한 사람이었다. 그는 2021년 말 치솟는 물가상승률에 놀라 물가상승을 짓누르면서 낭비한 시간 을 만회하고자 했다. 또한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거친 뒤 2019년 1월에 그만두었던 금리 및 통화량 정상화 정책으로 돌아가기를 바 랐다. 빠르게 금리 상승을 하면 두 가지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 시장은 이 장면을 본 적 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의 긴축과정은 연준의 긴축을 강인한 경제와 전 세계 금융 위기의 진정한 종식의 신호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시장의 지 지를 받았다. 경제가 더 부강해지고 세계화의 비용이 낮아지며 이 윤이 더 커진다면 금리를 올리는 것이 타당했다. 정상적인 비즈니 스 사이클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2013년 이후에 정 상적으로 진행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나 탄탄한 비즈니스 사 이클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트럼프 정권의 연평균 성장률은 오바마 정권 때와 거의 비슷했다. 2009년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을 때부 터 2020년 팬데믹이 닥쳤을 때까지 약 2.2%였다. 이는 미국 역사 상 가장 긴 회복 시간(129개월)이었지만 가장 결과가 미미했던 회 복 기간이기도 했다. 오바마-트럼프 경기 회복기의 연평균 성장률 은 2.2%였다. 1980년 이후부터 2021년까지 경기 회복기의 연평균 성장률인 4.4%와 비교된다. 트럼프 옹호론자들이 계속해서 주장 하는 바와 같이 트럼프 시기의 연평균 성장률은 적당했지만 그렇 다고 엄청난 것은 아니었다. 2018년에 시작된 무역 전쟁에는 강력 한 정책적 근거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2018년 분기별 미국 GDP는 1분기 3.8%, 2분기 2.7%, 3분기 2.1%, 4분기 1.3%였다. 무역 전쟁 가운데 2018년 성장률은 그해 내내 꾸 준히 하락했으며 4분기에는 주식시장 위기의 전주곡을 울렸다. 연준은 긴축정책을 폈고 경제 상황은 악화되었다. 하지만 연준은 계속해서 긴축했다. 2018년 말에 주식시장은 주가 20% 하락으로 응답했다.
제이 파월이 긴축 타임라인을 가속화한 것처럼 시장도 그 반응 을 가속화할 것이다. 파월은 폭주하는 인플레이션을 성공적으로 멈출 확률이 높다. 하지만 2018년에도 그랬듯이 성장을 둔화시키 고 경제를 불황의 벼랑 끝으로 밀어붙일 것이다. 그 시점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시장의 붕괴가 문제가 될 것이다.
- 루이스 빈센트 게이브Louis-Vincent Gave는 에너지 가격에 대해 주식의 가치를 측정하는 나름의 측정치를 고안했다. 이 측정치는 경제활동은 에너지의 변환이며 화폐는 에너지로 저장 된다는 견해를 기반으로 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돈을 벌려면 일에 서 어떠한 형태의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 에너지는 육체 나 지식을 동원해 만들어지거나 기업가가 창출할 수 있다. 에너지 는 돈에 저장된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에너지를 쓸 때나 다른 사람 의 노력에 투자할 때 에너지가 방출된다. 에너지 자체는 유가로 측 정될 수 있으며 에너지 투입으로 얻는 경제적 효율성은 주가로 측 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유가에 대한 주가의 장기적인 비율은 현재주가가 그 추세에 비해 높은지 낮은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선이 되어준다. 게이브의 방법론에 따르면 유가에 대한 S&P 500 비율은 120년 동안 487이었다. 이에 비해 현재는 1080이다. 게이브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S&P 500이 에너지 가격에 비해 크게 과대평가되었을 때 미 국 주식시장은 구조적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1912년, 1929년, 1968년, 2000년이 그 예다. 에너지 가격이 경제 체제가 더할 수 있는 가치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한다면 쉽게말해 에너지 가격이 S&P 지수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다면 시스템은 에너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가격을 올려야 한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생기기 시작하고 수요가 하락하며 주가도 하락 한다.
- 카스트로 휘하의 쿠바나 소련, 베네수엘라 등과 같이 이데올로기가 법의 적용을 왜 곡시키고, 실적으로 자격을 평가하지 않으며, 군중을 침묵시키고, 법이 불평등하게 적용된다면, 이런 사회는 고삐 풀린 사회다. 그런 이데올로기적 디스토피아 속에서 는 결국 선반은 텅텅 비고 화폐는 무가치해지며 국가는 가난과 혼란으로 퇴보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기다리는 미래일까? (빅터 데이비스 핸슨 Victor Davis Hanson, 《왜 이데올로기는 고대부터 문명의 적이 되어왔는가 Why Ideology is the Ancient Enemy of Civi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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