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의 선택은 다양한 외적, 내적 요인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영향을 받음. 선거로 대표를 뽑는 대의제 민주주의 에서 정당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 변덕이 심하고 일관성이 없는 개인은 정당이라는 정치조직을 통해 자신의 이해를 더 잘 대변할 정치인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음. 미국 정치학자 엘머 에릭 샤츠슈나이더는 현대 정당의 역할을 이해하는 고전 가운데 하나인 '절반의 인민주권'에서 이 점을 명쾌히 지적함. 그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평범한 사람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고안된 정치체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 역을 오가는 군중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당 조직의 본질에 대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군중은 전혀 조직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관찰자가 지켜보게 되는 것은 혼란스러운 무질서가 아니다. 왜냐하면 시간표와 개찰구가 그 많은 사람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체제에서 군중을 이루는 각각의 사람이 자기 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즉 이 체제가 이들을 조직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에게 주어진 대안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 정당은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하는 방식을 통해 이들을 조직한다. 이것은 조직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방식이다. (샤츠슈나이더, 절반의 인민주권)
그런데 바로 이 정당의 힘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애초 정당중심의 정치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정당중심의 정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정당정치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 미국조차도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오랫동안 정당 밖에서 기업인이자 유명인으로 살아온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일 자체가 정당이 약해진 현실을 보여준다.
- 페이스북 민주주의. 정당이 약해진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의 유행이다. 오랫동안 정당은 자신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생각이 비슷한 이웃을 정치적으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다. 샤츠슈나이더의 지적처럼 사람들은 정당을 매개로 공적문제를 놓고 입장을 정했다. 여러 사회문제 중 특정 이슈를 중요한 문제로 부각시키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데 구심점이 된 것이 바로 정당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역할을 페이스북 같은 SNS가 대신하고 있따. 18년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분의 2는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추천한 뉴스를 보며 세상을 해석. 친구 네트워크로 묶인 이들이 끼리기리 추천하는 뉴스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한다.
- 시험이란 학생들을 책상앞에, 그리고 현 상태에 묶어 놓는 사슬이고, 앞으로 닥쳐올 무한경쟁에 준비시키는 트레드밀이며, 벗어나려 들면 발사하겠다고 위협하는 머리 옆의 권총이고, 무엇보다 끔찍하게는, 학생들의 생각을 몽롱하게 만들어 이 미친 상황을 정상으로 여기도록 하는 마약이다. (버텔 올먼,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을) 아무리 고상하게 치장하려 해도 시험은 현재 상황을 정당화하고, 또 그것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을 키우는 효과적인 수단. 세상에 불만이 많은 할아버지 올먼이 시험 잘보는 법에만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 진짜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이다. "우리에게 강제되는 사회적 게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라."
- 원전은 기존 화력발전의 열원을 중유(혹은 석탄)의 연소에서 우라늄 핵분열로 치환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그 열로 (물을 끓여 생긴 증기로) 터빈을 돌려서 발전하는 구조는 기존의 화력발전과 완전히 동일하다. 문제는 인위적으로 핵분열 반응을 일으켜 열을 발생시키는 중심부, 즉 원자로에 있다. (나의 60년대, 야마모토 요시타카)
- 핵발전소가 얼핏 하이테크로 보이는 것은 바로 원자로에서 일어나는 우라늄 핵분열의 부작용을 막고자 설치한 안전장치 때문이다. 야마모토의 지적대로 핵발전소의 본질은 18세기부터 석탄을 태워서 얻은 열로 물을 끓여서 움징니 증기기관과 다르지 않음. 단지 열의 원천이 석탄에서 원자로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과학자아 엔지니어는 입만 열면 혁신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 지금 핵발전소를 옹호하는 과학자나 엔지니어는 핵발전소 이외의 다른 대안에는 관심이 없다. 소비전력의 3분의 1정도를 핵발전소에서 얻는 나라가 프랑스(4분의 3)와 한국을 포함해 12개 국가 정도로, 전 세계에서 극히 예외적이라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다. 당장도 아니고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핵발전소 비중을 줄이고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중을 늘리자는 주장에도 쌍심지를 켠다. 그러면서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를 비롯한 재생가능 에너지는 절대로 핵에너지만큼의 효율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반대로 앞으로 핵발전소는 더욱더 효율이 높아지고 안전해지리라고 강조한다.
- 미세번지가 중국 탓이라고 하면 당장 속은 시원하지만, 정작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사실 이런 상황을 가장 즐기는쪽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정부는 중국 탓이라 흘려주고, 언론은 신나게 받아쓰고, 대중은 중국만 욕한다. 공기청정기부터 특수 마스크까지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는 기업은 더러워진 공기 탓에 기대하지 않았던 이윤이 생기니 좋다. 결국 병들어 가는 것은 우리, 특히 다음 세대 뿐이다. 더욱더 기가 막힌 일은 우리가 이렇게 중국 탓을 할 때, 베이징이나 텐진 같은 중국 도시이ㅡ 공기는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는 것. 베이징, 텐진을 포함한 74개 주요 도시의 16년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입방미터당 50마이크로그램으로, 중국 정부의 대기오염 대응이 시작된 13년 72에 비해 31% 감소. 이제 진실을 직시할 때다. 미세 먼지의 상당수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오염물질이다. 중국보다 국내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훨씬 더 많다는 정황증거도 계속 쌓이고 있다. 더 이상 미세 먼지는 중국산이라는 주문을 외면서 욕만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다급하다.
- 귀뚜라미가 쇠고기보다 좋은 이유, 우선 곤충은 적은 자원으로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소가 몸무게를 1킬로 늘리려면 10키로의 사료가 필요. 돼지는 5키로, 닭은 2.5키로 필요. 반면 귀뚜라미는 1.7키로의 사료만 있으면 된다. 더구나 식문화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소, 돼지, 닭은 먹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반면 귀뚜라미는 최대 80% 정도를 섭취할 수 있다. 이렇게 따지면 귀뚜라미는 똑같은 사료를 섭취하고서도 닭보다 2배, 돼지보다 4배, 소보다 12배 이상 효율이 높다. (곤충이 변온동물이라 체온유지에 영양분이 필요없기 때문이라 짐작) 게다가 곤충은 소, 돼지, 닭과는 달리 비교적 좁은 환경에서 별다른 부작용 없이 대량사육이 가능. 소,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을 키우는 데 현재 전체 농지면적의 70%가 든다. 이런 가축 대부분은 좁은 공간에서 밀집사육 방식으로 길러지면서 여러 문제를 낳음. 17년 우리나라와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살충제 계란 파동은 좋은 예이다. 반면 곤충은 일단 크기가 작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사육이 가능함. 사료가 적게 필요할 뿐만 아니라 물 소비량도 적다.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기는 하지만, 곤충을 이런 좁은 공간에서 키운다고 소, 돼지, 닭 등에 비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런가 하면 소, 돼지와 같은 가축을 사육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로 환산했을 때 전체 배출량의 18%에 달한다. 특히 가축 사육과정에서 나오는 메탄이나 이산화질소 같은 온실가스는 짧은 기간에 지구를 데우는 데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23배(메탄)에서 289배(이산화질소)까지 크다. 반면에 곤충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소, 돼지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소, 돼지, 닭 등 가축을 한 곳에 모아놓고 기르는 방식은 조류 인플루엔자, 광우병 등과 같은 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 질병을 낳는 원인이 되기도 함. 야생의 바이러스가 소, 돼지, 닭 등을 통해 돌연변이를 일으켜 종 간 장벽을 넘어서 결국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 다수의 과학자는 곤충은 소, 돼지, 닭보다 인간과 차이가 훨씬 크기 때문에 이렇게 종 간 장벽을 뛰어넘는 바이러스, 세균의 감염을 초래할 위험이 낮으리라 본다.
- GM작물의 위험여부를 따져 묻는 청중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것이 인체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무도 모름. GM작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불확실하지만 다른 확실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때문. 가장 심각한 문제는 GM작물이 환경에 미치는 나쁜 영향이다. 예를 들어 GM 콩의 대부분은 몬산토에서 만든 라운드업 레디. 이 GM 콩은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내성을 갖도록 개발된 것. 처음에 몬산토는 이런 GM작물이 결과적으로 제초제 사용량을 줄여서 환경에 도움이 되리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제조체를 마음대로 뿌려도 죽지 않는 GM콩이 있다. 그렇다면 농민은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마음놓고 제초제를 뿌릴 것임. 결과적으로 몬산토의 주장과는 반대로 제초제 사용량은 증가했음. 이렇게 제초제 사용이 늘어서 환경이 파괴되는데도 정작 매출이 늘어서 웃는 기업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 규모의 종자 회사 몬산토다. 왜냐하면 몬산토에서 만든 아주 강력한 제초제 라운드업을 뿌려도 살아남는 콩은 이곳에서 만든 라운드업 레디 뿐이다. (그래서 GM콩 이름이 라운드업 레디이다.) 더구나 이 제초제의 주요 성분 글리포세이트는 인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독성물질이다.
- GM콩이나 GM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민은 매년 몬산토 같은 기업으로부터 돈을 주고 종자를 구매해야 함. 라운드업 레디 같은 GM콩을 구매한 농민이라면 그것에 사용할 라운드업 같은 제초제까지도 함께 사야한다. 종자에 대한 소유권이 농민에서 기업으로 넘어가게 됨
- 95년까지 97개 드라마 등에 나타난 심폐 소생술을 분석해서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드라마 속에서 심폐 소생술을 받은 환자의 75%가 살아남았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다. 크리티컬 케어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각각 실린 연구결과를 보면, 심폐 소생술의 성공률은 환자의 나이, 질환, 상태에 따라서 보통 8~18%였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률은 심폐 소생술을 받은 환자들이 살아서 퇴원하는 것을 말함. 드라마 속의 성공률에 비하면 한참 적다. 앞서 소개한 연구에서는 환자의 나이, 질환, 상태 등을 따로 구별하지 않았다. 그러면 앞선 사례의 노인처럼 말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심폐 소생술 성공률은 어떨까? 암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한 의료요법에 관한 연구동향을 제공하는 학술지 SCC에 실린 연구결과를 보면, 말기 암 환자 가운데 심정지 때문에 심폐 소생술을 받은 61명 가운데 10명만 생존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렇게 심폐 소생술로 살아남은 환자 10명의 평균 생존시간은 불과 3시간이었다. 그러니까 암처럼 중증 말기 질환을 앓는 환자가 일단 심장이 한 번 멎으면 심폐 소생술로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잠깐 살리는 일이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무의미한 심폐 소생술이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실상이 이런데도 공격적인 연명의료가 늘어나는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병원이 연명의료를 원한다. 수익을 올려야 하는 병원으로서는 고령의 노인 환자를 비롯한 중증 말기 환자에게 공격적인 연명의료를 처치해서 하루, 한 주, 한 달 이렇게 수명을 연장할수록 돈이 남는다. 또 다른 이유는 환자의 가족. 평소에는 환자를 돌보지 못하고 타지에 있던 아들 딸이 임종직전에 나타나 의사를 잡고서 애원한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 주세요" 이런 사정 탓에 결국 환자는 의미없는 심폐 소생술로 갈비뼈가 부러지고, 기도로 연결된 인공호흡 장치에 의존하다가 세상을 떠난다. 이뿐 아니다. 우리 사회가 치르는 비용도 엄청나다. 왜냐하면 죽기 직전의 며칠, 몇 주, 몇 개월의 연명의료에 드는 막대한 비용 대부분이 시민 십시일반 조성한 국민건강보험 기금에서 나가기 때문이다.
- 최근 용기 있는 의사 몇몇이 나서 완화의료를 실천하고 있다. 완화의료는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연명만을 위한 공격적인 처치 대신 마약성 진통제 등을 이용한 통증 완화 등을 통해서 마지막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처치를 통칭함. 환자에게 존엄한 혹은 아름다운 죽음을 선물하자는 것이다.
- 홀푸드 마켓을 방문하는 소비자는 인터넷을 통해서 똑같은 상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는데도 기꺼이 매장에서 지갑을 연다. 홀푸드마켓에서 소비하는 일은 단지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나는 미국의 성공한 중산층이야' 이렇게 남에게 티를 낼 수 있는, 어깨가 으쓱해지는 일이기 때문. 미국의 번화한 쇼핑몰마다 볼 수 있는 애플 스토어도 마찬가지. 잡스가 01년 애플 스토어를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업계의 반응은 차가웠다. 미국판 하이마트라 볼 수 있는 베스트바이 같은 할인 매장, 인터넷쇼핑몰 등 값싸게 애플 제품을 살 수 있는 곳이 가득한데 사람들이 애플 스토어를 방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애플 스토어는 해마다 1제곱피트(약 0.09제곱미터) 당 거의 5000불을 벌어들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매장이다. 매년 수억 명의 소비자가 애플 스토어를 방문한다. 심지어 애플 스토어가 애플 컴퓨터나 아이폰을 다른 곳보다 싸게 파는 것도 아닌데 소비자는 기꺼이 이곳에서 지갑을 연다. 애플 스토어가 독특한 소비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 한 과학자 팀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소 농도가 적어질수록 뇌에서 다리 근육으로 보내는 신호가 약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지어 근육에 산소가 공급되는지 여부는 결정적 변수도 아니었다. 또 다른 과학자 팀이 (근육의 산소량에 변화가 없는데도) 뇌속 산소의 양이 적어지자 실험 참가자 다수가 탈진하는 현상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런 실험의 의미는 명백하다. 노턴이나 메스너가 고지대에서 발걸음도 떼지 못할 정도로 극한의 피로와 육체적 한계를 경험한 이유는 산소부족 때문만이 아니었다. 몸의 정상 사태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에 불과한 산소부족 사태를 맞닥뜨린 그들의 뇌가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자 선제적으로 근육의 움직임을 제한한 것이다. 그렇다면 메스너가 산소통 없이 에베레스트산 정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나서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그의 기록은 산악인들에게 '메스너가 해냈다면 나도 충분히 산소통 없이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밟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산소통이 없다면 생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나 공포를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정말로 이런 마음가짐의 변화가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는 등산가의 뇌를 산소 부족에 좀 더 무디게 반응하도록 만들었을까? 현재로서는 메스너나 다른 산악인의 뇌 속에서 정확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인간의 마음, 정확히는 뇌가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실제로 뇌의 역할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 예를 하나 더 보면, 우리는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갈증은 생존을 위해서 수분을 섭취하라는 중요한 신호. 마라톤 선수처럼 땀을 비처럼 쏟아내는 운동선수에게 피해갈 수 없는 고통 가운데 하나임. 97년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두 시간의 운동으로 탈수 상태가 된 실험 참가자에게 물을 먹였다. 그런데 그 물은 흡수되지 않고 코에서 위장으로 연결된 튜브를 통해 밖으로 그대로 나왔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실제로 물이 몸속으로 흡수되지 않았는데도 참가자가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 감소. 비슷한 연구결과가 또 있다. 스포츠 음료는 인간이 움직일 때 연료로 쓰는 영양소인 탄수화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음료수다. 스포츠 음료 덕분에 운동선수는 강렬한 신체 활동을 하면서 빠른 속도로 탄수화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과학자는 여기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04년 스포츠과학자 애스커 주켄드러프는 사이클 선수에게 포도당 음료를 마시는 대신, 입에 잠깐 머금었다가 즉시 뱉어내라고 지시. 놀랍게도 사이클 선수가 스포츠 음료를 단순히 입에 머금고 있을 때가, 혈관에 음료를 직접 주사할 때보다 운동 효과를 더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많은 과학자는 스포츠 음료를 입에 머금었다 뱉기만 해도 운동선수의 기록이 나아진다는 이 실험결과를 믿을 수가 없었다. 선수의 기록이 나아진다는 이 실험결과를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09년에 영국 버밍엄대학 연구팀이 비슷한 실험을 하며 아예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으로 선수의 뇌 사진을 찍어 봤다. 그랬더니 스포츠 음료가 입에 들어가자마자 뇌의 특정 부위가 반응했다. 이번에도 뇌가 움직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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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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