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이것이 아이디어다

저자
존 판던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2-02-06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를 뽑는다는 게 가능할까? 지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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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을 뽑아 천을 짜는 일보다 보잘것없지만 귀한일도 없음. 수만년 동안 무수한 여성이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이 노동에 깨어있는 시간 거의 전부를 바쳤음. 여성들은 시장에 가는 동안에도, 물을 길어오는 동안에도, 가축을 돌보는 동안에도 실을 자았음. 물론 요리를 하거나 아이를 돌보는 동안에도 실을 자았음. 그리고 실잣기가 끝나면 베를 짜기 시작했음. 실잣기와 베짜기는 나머지 일에 들어가는 시간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음. 그러다 산업혁명과 함께 동력직기와 다축 방적기가 등장하면서 손으로 천을 짜는 작업은 비로소 자동화됨. 오늘날 방직은 그 어느때보다 규모가 큰 산업으로 부상. 전 세계 방직산업의 가치는 2500억 파운드가 넘음.
- 실잣기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보니 많은 경우 결혼전의 젊은 여성들만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음. 원래는 실 잣는 여자라는 뜻의 영어단어 spinster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라는 뜻으로 굳어진 것은 그 때문.
- 산업혁명기에 들어와 방적과 방직이 자동화되면서 숙련된 방적공과 직공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음. 하지만 그 덕분에 많은 여성이 꼭 즐겁지만은 않은 노동에서 해방됨. 요즘들어 그 시절을 아무리 낭만적으로 묘사한다고 하더라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고역스러운 일이었을 것임. 방직과 방적의 자동화는 맨앞에서 산업혁명을 이끈 주역이자 처음으로 전세계를 아우르는 제조업을 탄생시킨 동인이었음. 그리고 어떤 면에서 세상이 지금처럼 발전한 것도 다 그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음. 섬유제조업은 최초의 거대산업도시가 성장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밑거름이었음. 물론 급격하게 성장하는 인구가 필요로 하는 값싼 옷을 제공하기도 했음.
- 아이디어로서의 등자의 위대성은 기사계급과 봉건제 사회의 창조라는 거창하고 획기적인 역할 때문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현실적 이유에서 나옴. 어쩌면 군인이나 전문가만 탈 수 있는 말이 자동차가 도래하기까지 수세대 동안 웨만큼 여유가 있는 보통사람들의 일상 교통수단으로 쓰인 것은 등자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개인교통수단으로서의 말의 위력은 실로 엄청났으며, 개인과 사회의 역사에서 말이 그렇게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임. 등자는 수많은 사람에게 우리가 종종 자동차의 등장과 연관시키는 이동의 자유를 주었음.
- 방법론만 다를뿐 다들 하느님이라는 존재 없이는 세상은 무질서하고 무의미해 보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신이 많으면 이런 확신을 주지 못함. 전지전능하고 어디에나 있는, 단 하나의 신만이 이런 확신을 줌. 개인 차원의 간단한 문제에서 지성을 필요로 하는 심오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답을 제시하면서 몇세기 넘게 수많은 사람을 일신교로 끌어들인 동인은 바로 이 강력한 확신임. 하지만 일신교는 다신교와는 달리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아옴.
- 신이 하나밖에 없다고 믿는다면 그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틀렸다고 믿을수 밖에 없음. 즉, 자신이 믿는 다른 신보다 우월하다고 단언하지 못한다면 그 믿음은 진정한 믿음이라고 할 수 없음. 재앙을 불어온 성전이 그토록 많은 이유는, 나아가 이슬람고 서구 사이에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이유는 다 그때문임. 이처럼 일신교가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높을지 몰라도 다신교나 무신론, 또는 불가지론과 달리 같은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형제애를 조성하기도 함. 일신교는 사람등를 순식간에 하나로 결집하는 특별한 힘을 지님.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수십억에 이르는 사람들을 아우를 만큼 성장한 이유는 이 때문.
- 청동은 인간에게 돌은 절대 줄 수 없었던 능력, 즉 세상을 빚어내고, 생활수준을 높이고, 문명의 결시을 거두어들이는 능력을 부여. 하지만 오늘날 우기가 문명의 발흥하면 떠올리는 문제들도 야기했음. 청동의 높은 가치, 나아가 어떤 지역은 자원과 과학기술을 확보했던 반면 어떤 지역은 그렇지 못했다는 사실은 처음으로 권력과 부의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냈고, 그런 차이는 결국 전쟁을 불어옴. 그리스가 트로이를 공격한 진짜 동기는 헬레네의 아름다운 외모에 혹해서가 아니라 트로이의 유명한 청동무역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을 것임.
- 인색한 고리대금업자가 미움을 받는 이유는 이렇다. 돈이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과정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돈을 통해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고리대금업자들의 공통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더러운 욕심이다. (아리스토텔레스)
- 정부가 돈을 은행가에게 의지하면 정부지도자가 아니라 은행가가 상황을 통제하게 된다. 주는 손이 받는 손보다 위에 있기 때문이다. 돈한테는 조국이 없다. 금융가들 또한 애국심도 아량도 없다. 그들의 유일한 목표는 이익이다. (나폴레옹)
- 나는 은행이 대기중인 군대보다 더 위험하다고 굳게 믿는다. 우리가 쓰는 돈을 후세가 갚아야 한다는 논리는 후세를 기만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토머스 제퍼슨)
- 커피는 약 1200년전 에티오피아에 살던 칼디라는 이름의 가난한 목동으로부터 유래. 칼디는 염소들이 어떤 나무의 빨간 열매를 먹고 나서 기운좋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먹어보기로 함. 그 효과에 흥분한 칼디는 한 수사를 찾아가 그 열매를 건넸지만 실망스럽게도 수사는 열매를 화로위로 던져버림. 칼디는 열매를 도로 끄집어냄. 그러고는 적당히 구워진 그 열매를 가루로 빻아 물에 타서 마셨고, 이것이 최초의 커피였음. 커피와 차에는 카페인뿐만 아니라 테오필린이라는 또 다른 화학물질도 들어 있음. 이 물질을 약물의 형태로 복용하면 기관지 근육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 천식에 좋음. 차에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자극성 물질이 들어있음. 테오브로민의 효과는 좀더 순하지만 그 효과가 카페인보다 좀더 오래 지속됨.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이 화학물질은 초콜릿에도 들어있음. 따라서 누가 기분을 좋게 하는데에는 차 한잔 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면 그 효과는 상상의 결과가 아니라 진실임.
- 대량생산이 우리를 탐욕스러운 소비자로 만들어 우리의 삶을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공장에서 나오는 영혼없는 물건으로 가득 채우게 했다는 말은 물론 일리가 있음. 우리에게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단지 경제성장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대량으로 제품을 찍어내는 듯 보이는 체계에는 분명 낭비되는 무엇이 있음. 물론 집안에 틀어박혀 수제품과 숙련된 기술의 죽음을 애도하기는 쉬움. 하지만 대량생산 이전의 시기에는 사람들 대부분에게 삶은 버거웠음. 빈곤이 만연했고 기대수명이 말도 못하게 낮았음. 근로계층의 집은 가장 기초적인 생필품을 빼고 나면 텅텅비기 일쑤였음. 아름다운 수제품은 그 제품을 만든 사람들에게조차 올려다보지 못할 나무였기 때문.
- 흥미롭게도 모든 사람이 다 농사를 위대한 아이디어로 생각하지는 않음. 제이스톡은 농사를 인류역사상 최악의 실수라고 묘사. 선사시대 사람들이 더 우수했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음. 루소는 선사시대 사람을 문명화된 복잡함에 오염되지 않음 고귀한 야만인으로 묘사했고, 그런 생각은 60년대의 히피문화를 통해 급속히 확산됨. 하지만 농사가 발전이 아니라 퇴보였다는 생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계기를 마련한 것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였음. 다이아몬드는 농사가 우리에게 건강과 부와 장수를 가져다주었다고들 말하지만 사실은 우리를 불행으로 몰아넣었다고 주장. 농사는 다양하고 건강한 야생식단을 몇가지 주요한 식물에 의존하는 빈약한 식단으로 대체. 군인, 전쟁, 계층분화를 비롯해 인류 문명의 온갖 해악이 탄생한 이유는 곡물 경장으로 인해 식량저장이 가능해져 누구는 식량을 구하지 않아도 되지만 누구는 식량이 없어 굶주리는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 더욱이 정착생활을 하고,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기르고, 수자원을 공유하는 삶의 방식은 전염병의 확산을 부추김. 제이스톡은 농사법이 개발되기 직전에 이집트에서 살았던 수렵채집인들의 유골을 조사했음. 그랬더니 그들이 최초의 농부들보다 키도 훨씬 크고 건강도 훨씬 좋았음. 하지만 수렵채집인들의 삶의 방식은 목가적인 삶과 거리가 멀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증거도 많음. 최초의 농부들이 덜 건강하고 체격이 더 왜소했을지는 몰라도 삶의 상황이 개선된 것은 분명한 사실임. 오늘날에는 수렵과 채집생활을 하던 조상들보다 키도 더 크고 수명도 더 길고 건강도 더 좋은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음.
- 인쇄술의 가장 두드러진 영향 가운데 하나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처럼 각 나라의 자국어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 중세시대에 프랑스, 영국, 독일에 거주했던 사람들은 다양한 사투리를 사용했음. 사투리는 파리출신과 마르세유 출신이 서로 의사소통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그 종류가 많았음. 영국 인쇄술의 선구자 윌리엄 캑스턴은 켄트에 사는 한 주부가 계란이라는 말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해 그 말을 프랑스어로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바 있음. 인쇄업자들은 대중이 읽을 책을 출판하려면 한가지 사투리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음. 결국 인쇄업자들이 선택한 한 사투리가 한 나라의 국어로 빠르게 자리잡음. 프랑스에서는 파리 사투리가, 영국에서는 런던 사투리가 각기 국어가 됨. 그와 동시에 학자들의 국제언어였던 라틴어는 문학에서 밀려나기 시작. 각 나라는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자국의 문예와 문화를 발전시키기 시작.
- 노예제도가 사리진 이유는 대부분이 그 제도에 찬성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몇몇 사람이 적극적으로 그 제도를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 18세기 아일랜드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는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선량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음.
- 대서양을 넘나들던 노예무역의 역사는 최초의 아메리카 노예가 1501년 에스파냐 식민지였던 히스파니올라 섬(도미니카와 아이티)에 도착하면서 시작. 16세기가 끝날무렵에 이르자 악명높은 대서양 노예무역은 이미 궤도에 올라 있었음. 유럽의 배들이 직물과 럼주와 공산품을 아프리카로 실어나름.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 위탁받은 화물, 즉 노예들을 싣고는 미국에 들러 부려놓은 다음 설탕과 담배와 면화를 싣고 다시 유럽으로 돌아감. 영국 국적의 배들만 무려 300만명이 넘는 아프리카 노예를 아메리카로 실어날랐음.
- 레비틴은 음악이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세가지로 바라봄. 첫째, 150년전 다윈이 이미 지적했듯이, 음악은 성적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돔. 즉 음악과 춤은 쾌락을 자극하기 때문에 그 방면에 능력이 있으수록 상대를 쉽게 유혹할 수 있음. 둘째, 사회적 결속을 공고히 다져 집단의 생존율을 끌어올림. 셋째, 인지력 발달을 촉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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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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