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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2023. 10. 13. 20:58

- 오늘날 인간은 꿈속의 환상과 현실의 혼돈 사이에 끼어 걸어 다니는 몽상가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정신은 정확한 장소와 시간을 추구하지만 찾을 수가 없다. 우리는 석기시대의 감정, 중세시대의 사회기관과 더불어 가히 신적인 기술력으로 스타워즈의 문명을 만들었다. 우리가 존재한다는 단순한 사실과 우리 자신은 물론 모든 생명체에 드리워진 위험으로 우리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몸부림치고 있다. (에드워드 윌슨, 지구의 정복자)
- 안락한 환상보다는 잔인한 진실이 낫다. (에드워드 애비)
- 복잡계에는 행위자의 행동 및 상호작용의 구조와 연관되어 있는 어느 정도의 내재된 무작위성이 들어 있는데 놀랍게도 그 런 무작위성이 유용할 수 있다. 우리는 무작위성에 겁을 낸다. 게다가 현대 기업 경영의 핵심은 어느 과정에서든지 무작위성 의 원천을 제거함으로써 질을 높이는 데 있다. 따라서 무작위성 은 껴안고 가야 할 기회라기보다는 싸워야 할 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복잡계에 대한 연구는 그 반대를 보여준다. 번식할 때의 오류(변이)가 자연선택이라는 방앗간에 빻을 곡식을 제공하여 결과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운 형태로 끝없이 이어진다는 개념에 기초한 다윈의 진화론은 무작위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윈의 이론과 그 안에 있는 무작위성의 역할은 사실 기복 이 심한 지형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발견'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동물 생태든 신기술이든 간에 새로 운 기회를 발견하는 우리의 능력은 지형이 얼마나 기복이 심한 지와 우리의 탐색 기술에 달려 있다. 단순한 지형에서는 단순한 탐색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복이 심한 지형에서 단순한 탐색은 실패한다.
지형은 구성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복 잡해진다. 어떤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혼합 조제하는 칵테 일 요법을 찾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칵테일 요법에 들어가는 각· 각의 약의 효능이 서로 독립적이라면 각 약제를 한 가지씩 넣어 보면서 최선의 효과를 내는 약제만을 남기는 식으로 가장 좋은 칵테일 요법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약제가 서로 상호작용하면 최선의 효능을 보장하는 명확한 신호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단순한 탐색은 실패로 끝난다.
- 복잡한 지형에서의 탐색 능력은 무작위성을 도입하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가 말했듯 "실수는 발견 으로 가는 문이다.” 가장 경이로운 종의 진화 비밀이 변이에 있 듯, 탐색에 오류를 허용하는 것은 발견을 위한 강력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무작위성을 받아들이면 시스템에 대한 통제를 약간 포기해 야 한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결과를 향상시키 고 싶다면 통제를 포기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좀 더 일반적 으로, 조심스럽게 통제되는 중앙 집중 시스템은 보편적인 기준 보다는 환원주의 사고에서 나온 현대의 인공물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피드백의 원리, 이질성, 무작위성이 잘 맞아 떨어져 서 중앙통제는 없지만 꽤 생산적인 복잡계를 만든 수많은 사례 가 있다. 효과적인, 분권화된 의사결정은 복잡계에서 생겨나는 가장 좋은,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 중 하나일 수 있다.
-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 이에 이해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복잡한 금융 적응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각 단계에서 혜택이 더 생긴다 는 미명 하에 부가적인 복잡성을 축적해왔다. 즉, 시장을 서로 연계시키면 확실히 가격 차이가 빨리 없어질 것이고, 단타거래 자가 있으면 어느 거래에서든 준비된 거래 파트너가 보장되며, 또 파생상품을 사용하면 농부가 나쁜 날씨의 위험을 피하거나 연기금의 포트폴리오를 보장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등등의 혜택 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런 개별적인 요소들은 이치에 맞 지만 모두 모아 놓으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미 지적했듯 환원주의는 구성주의를 내포하지는 않는다.
- 따라서 시스템의 어느 한 요소에 대한 동기와 이해가 타당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전체의 행태라고 확신해서는 안 된다. 플래쉬 크래쉬는 계획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창발 현상으로 생겨 난 것이다.
플래쉬 크래쉬는 놀라울 정도로 온건한 경고였고, 우리는 반 드시 여기에 주의해야만 한다. 5월, 당시 30분 동안 일어난 사건 은 굉장했지만 돌이킬 수 있었다. 역동적인 사건을 조심스럽게 해부할 때, 우선 그 사건의 몸체의 출현을 막을 위치에 있을 필요가 있다. 불행히도, 플래쉬 크래쉬는 사후적인 연구조사가 아무리 훌륭할지라도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서는 깜깜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우리가 만들어놓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도 시작조차 못한 상태이다.
플래쉬 크래쉬는 이윤을 쫓는 욕심으로 일어났지만, 다행히 도 악의가 아닌 무지에 의해서였다. 악의와 약간의 선견지명이 개입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장기적인 손상과 혼란을 상상해보 라. 예를 들어, 테러조직이나 테러지원국이 우리 시장의 기초를 이루는 컴퓨터나 인적시스템에 침입해 훨씬 크고 오래 지속되 는 규모로 피해를 입힌다면 얼마나 어렵겠는가?
- 금융 붕괴와 관련된 주요 시장이 자주 번개 가치는 산등성이에 있는 조림 숲이라고 상상해보자. 때때로 번 개가 나무를 때리면 나무는 불길에 휩싸이고 주변 나무에 불 을 붙인다. 목재 수확을 최대로 하고 싶다면, 더 많은 나무를 심 는 방법과 불길이 번지지 않을 정도의 휴경지를 조성하는 방법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 최선의 선택은 다양한 기본 요소, 예를 들어 번개의 빈도수와 나무의 성장률 등에 달 려 있지만 최선의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그 산등성이를 소유 한 사람한테 달려 있다. 만약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면, 몇 개 의 화재차단지대를 도입하여 불씨가 전체 산등성이를 태우는 큰 불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각 나 무의 소유주가 다르고 자신이 개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에 따라 움직이는 시스템에서는 그런 화재차단지대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 모든 개인 소유주는 화재차단지대의 도 입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화재차단지대에서는 목재를 수 확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도 선뜻 차단지대를 제공하려 하지 않 을 것이다. 즉, 화재차단지대는 공급이 부족하여, 훨씬 더 파괴 적인 화재를 초래하고, 좀 더 조정된 체제 하에서 가능한 양보 다 훨씬 적은 양을 수확하게 된다.
금융위기 초기의 담보대출이 이에 해당된다. 어느 누구도 가 능한 거래를 포기하려 하지 않았으며 즉각적인 이윤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한 은행이 다른 은행이 발행한 증권을 보유 하는 것이 개별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비록 다른 은행이 또 다른 은행에서 증권을 샀을지라도 말이다. 이런식으로 계속 가다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은행이 실패하면 약 속된 이윤을 보장하는 전체 시스템이 흐트러지는 지점에 이른 다. 비슷하게, 한 회사가 채무불이행(신용부도스와프라고 알려진) 의 위험에 대해 보험과 같은 보험 증권을 사고팔면서 회사 위치 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보험 증권 중 하나에서 생긴 손실 은 다른 보험 증권으로 얻은 이득으로 완벽하게 상쇄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회사(AIG라고 알려진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 룹)가 채무를 갚을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다면 전체 시스템이 실 패한다. 이 경우를 비롯해 수없이 많은 다른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불합리한 제도 에서 생긴 연쇄적인 연계성이다. 잘 배치된 화재차단지대가 없 다면, 이 시스템은 작은 사건이 재앙 수준의 결과를 내기 쉽게 되어 있다.
- 창발emergence이 우리를 위해 작동할 때,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경이로운 것이다. 창발이 좋은 쪽으로 작동할 수 있을 때 생긴다면, 인생은 좀 덜 흥분되겠지만 훨씬 더 재미있 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불행히도, 겉으로 보기에는 위험하 지 않은 사건이 재앙으로 이어지는 캐스케이드' 를 촉발하는 창 발의 어두운 면을 보았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복잡계는 우 리 세상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이런 시 스템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지만, 금융시장에서 사용되는 서 킷브레이커처럼, 비유하자면 화재차단지대와 같은 것을 현명하게 도입하여 시스템의 부정적인 면을 완화시킬 수 있을지도 모 른다. 하지만 통제의 필요성에 비해 통제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한참 뒤떨어져 있다. 빨리 필요한 지식을 발전시켜서, 못 한 개가 없어서 왕국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안개 속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찾으려다 에베레스트산 아래 개미언덕 위에 서 있는 등반가에게로 다시 돌아가자. 자신이 올랐 던 자리에서 주위를 둘러본다면,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개미언덕을 벗어나서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려면 등반 가는 내리막길을 택해야만 한다. 이는 등반가가 언덕 오르기 탐 색에서 오류를 범할 필요가 있고 적어도 한 발걸음을 내리막길 로 내딛어야만 함을 의미한다. 이 방법은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지점을 찾겠다는 전체적인 목표와 겉으로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길게 보면 이 잠깐의 손실은 훨씬 더 높은 산꼭대기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경사길로 들어서게 할 가능성이 있다.
필요하다면 내리막길도 선택하는, 오류를 포함하는 확률적 언덕 오르기와 같은 탐색 알고리즘을 흔히들 모의 담금질 simulat- ed annealing이라고 한다. 실제 담금질은 유리나 금속과 같은 물질을 가열한 다음 천천히 식힘으로써 물질의 성질을 향상시킨다. 담금질된 재료 속 원자들은 동등하게 서로 정렬하는 경향이 있 다. 하지만 이런 경향은 열을 가할 때 외부에너지에 의해 들어 오는 소음에 제압되고, 원자들은 사방으로 나뒹군다. 만약 가열 된 물질을 급속하게 냉각하면 냉각하는 순간 원자들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 어디든 간에 그렇게 뒤섞인 채로 굳는다. 하지만 물질이 매우 천천히 식으면,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이리저리 방 향을 바꾸는 원자의 움직임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물질은 대 부분의 원자들이 다시 서로 정렬된 상태로 냉각된다. 흔히 담금 질로 만들어진 고체 구조는 물질이 더 좋은 성질을 갖게 한다. 모의 담금질은 실제 담금질과 매우 비슷한 아이디어를 사용 한다. 오르막길로 가는 바람직한 경향을 가진 표준적인 언덕 오르기 알고리즘을 택하고, 여기에 높은 '온도'로 약간의 소음을 집어넣는다. 이 알고리즘은 여전히 오르막길을 가는 반면, 소음 은 알고리즘이 간헐적인 소음을 받아들이게 한다. 온도가 높거 나 지나치게 많이 내려가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내리막길로 간 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도가 내려가고 내리막길로 가려는 경 향은 잦아들다가 결국은 온도가 너무 낮아져 알고리즘은 순수 한 언덕 오르기로 되돌아간다.
이렇게 탐색과정에 의도적으로 오류를 집어넣으면 기복이 심한 지형 어느 한곳에 갇혔을 때 보통은 빠져나올 수 있는 능 력을 갖게 된다(<그림 5.2> 참조). 본질적으로, 우리가 집어넣은 소음은 그 지형을 진동시키기 시작하고, 더 높은 곳을 가려는 등반가가 예전에는 넘을 수 없었던 장애물을 쉽게 지나가게 해 줄만큼 충분하게 작은 골짜기들을 채운다. 소음은 등반가가 개 미언덕을 내려오게 해주고 에베레스트산 쪽으로 나아가게 한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여기에도 거래가 있다. 소음을 넣으면 적어도 단기간에는 성과가 떨어진다. 후지산처럼 쉽게 오를 수 있는 지형에서는 오르막으로 가는 제대로 된 방향이 가끔씩 내 리막길로 가라는 명령으로 방해되기 때문에 탐색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 물론, 소음으로 인한 혜택은 좀 더 기복이 심한 지형 에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데 있다. 기복이 심한 지형에 서 소음은 높이가 낮은 국소적인 최적값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다.
- 혼합제제의 탐색이 탄탄한 생물학적 시스템과 복잡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에 의한 제약, 법적 제약, 규제 등 다양한 제약으로 인해 단일 제제가 선호된다. 예를 들면, 제약회사는 다른 회사의 약이나 다른 대체 약이 있는 약을 포함할 수도 있는 혼합제제를 찾기보다는 쉽게 팔리는 블록버 스터급 단일 제제를 발견하는 데 (그리고 특허를 내는 데) 역량을 쏟아 붓는다. 정부 규제마저도 단일 제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 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 FDA은 혼합제제는 혼합제제 로서 시험되고 승인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이 과정은 비용 이 매우 많이 든다. 이런 요구는 혼합제제에 들어 있는 약이 개 별적으로 모두 승인을 받은 경우에도 해당된다. 하지만 최근, 일 부 기관에서 혼합제제의 가치를 인식하고 그 사용을 권장하는 희망적인 움직임이 있다.
- 앞으로 10년 안에 개인 맞춤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게 될 공산이 크다. 일례로 현재의 암 치료는 암의 종류 를 지나치게 넓은 범주로 분류하고 나서 같이 분류된 것은 동일 한 질병인 것처럼 취급하고 치료하는 경향이 있다. 의사들은 암 치료에 맞는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일반적인 치료법 을 두루 시행한다. 똑같은 치료법에도 사람들이 꽤 다르게 반응 한다는 사실은 암이 훨씬 더 개별적인 특징을 갖고 있음을 암시 한다. 이를테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은 약에 따라 민감한 정 도가 다소 다른 다양한 종류의 변이가 있다. 좀 더 심도 있는 조 사와 정보가 있다면 그러한 특수한 경우를 많이 밝혀낼 수 있다 고 생각한다. 최근 유전자 분석의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미래의 암 진단은 한 개인의 암 유전자형과 연관이 될 공산이 크다. 
- 꿀벌 군집처럼 개미 군집도 다양한 결정을 해야 한다. 이를 테면 일개미한테 개미 언덕을 보수하라고 시킬 것인지 아니면 먹이를 찾아오라고 내보낼 것인지 등등을 결정해야 한다. 데보 라 고든Deborah Gordon을 비롯한 몇몇 연구자들은 개미가 무엇을 할지 결정할 때, 다른 개미들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많은 다른 개미들이 먹이를 가지고 돌아오는 것을 본 개미는 자기도 나가서 먹이를 모을 것이다. 먹이가 풍부하면, 먹이를 찾는 일은 쉬울 것이고, 먹이를 가지고 더 빨리 돌아올 것이다. 이런 행동은 다른 개미도 먹이를 찾아 나서도록 자극한 다. 만약 먹이가 별로 없거나 주변에 천적이 있다면, 먹이를 가 지고 돌아오는 개미는 거의 없을 것이며 일개미는 다른 일을 할 것이다. 어느 경우든 '다른 개미들이 하는 일을 하라'는 규칙은 군집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활동으로 이어진다.
- 그렇다고 무턱대고 규칙을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은 아 니다. 예를 들어, 군대개미는 다른 개미들이 깔아둔 화학적 신호 를 따른다. 이런 행동은 보통 적응행동인데, 전체적인 지시 없이 오직 지엽적인 신호만으로 군집을 빨리 이동시키거나 먹이 사 냥을 위해서 수만 마리의 개미가 적절한 대형을 갖추는 데 필요 하다. 안타깝게도, 군대개미의 행렬이 부주의하게 자신의 자취 (자신이 전에 깔아둔 화학적 신호)를 따라가기 시작하면서 원형선 회(<그림 7.5> 참조)를 만들고, 결국은 모든 개미들이 원형선회를 하게 되어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기도 한다.
- 기록된 것 중에서 가장 초기의 경매는 기원전 500년경 바빌론에 있었다. 결혼을 위해 여자들이 경매에 붙여졌고, 가장 선호되는 아내감을 낙찰해 생 긴 수익을 인기 없는 아내의 거래를 보조하기 위해 사용했다. 이런 메커니즘은 1990년대에 '피베이트feebate' 시스템의 논의에 서 다시 나타났다. 피베이트는 기름을 많이 먹는 트럭 같은 저 효율 기술에 부과된 세금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자동차 구입 보조금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 루이스 베텐코트Luis Bettencourt, 호세 로보Jose Lobo, 데보라 스트럼스키Deborah Strumsky, 제프리 웨스트 등은 도시 인구수와 관련된 도시의 다양한 물리량에 대해 멱법칙 지수를 계산했다. 노면 의 양이나 휘발유 판매량과 같은 물리량은 아선형으로 스케일 링되는데, 이는 도시의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자원의 1인당 사 용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더 큰 도시는 더 작은 도 시보다 1인당 휘발유 판매량이 더 적고, 1인당 노면의 양도 더 적은 편이다. 직관적으로 봤을 때, 도시를 외곽으로 확장하기보 다는 빌딩을 더 높게 짓는 경향이 생기면서 도로가 덜 필요하고, 대중교통은 더욱 발달하게 되어 전반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교통시설이 만들어진고 하면 말이 된다. 대체로 큰 도시는 제반시설에 쓰는 돈을 아끼는 편이다.
경제 생산량, (특허나 R&D 고용으로 측정되는) 독창적인 활동, 범죄나 질병과 같은 기준치는 초선형으로 스케일링된다. 따라서 작은 도시보다 큰 도시일수록 상대적으로 경제적 생산성이 높 고 창의적인 한편, 범죄가 많고 질병이 들끓을 수 있다. 이런 초 선형성은 도시의 사회적 요소와 더 많이 연관되어 있는 편이다.
-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개인과 연관된 주택, 가사 자원의 소비, 고용과 같은 다수의 기준치는 선형으로 스케일링된다. 이는 1인 기준으로 볼 때, 모든 도시가 같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멱법칙 지수는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온 예비적 인 추정치이고 현 상황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만을 제공한다. 지 금 살고 있는 도시와 크기가 매우 다른 도시로 이사 가거나, 새 로운 발명품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회들을 바꾸거나, 성장의 한계가 얼어붙기 시작하거나, 새로운 기술이라는 구명보트가 사 용된다면, 이 법칙이 빗나가는 것을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멱법칙은 우리 미래에 대한 힌트를 준다.
- 추정값이 믿을 만하다면, 세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집중될 것이고, 거대 도시는 도로나 연료와 같은 자원의 수요를 덜어줄 것이다. 안타깝게도, 도시화가 더 된 다고 해도 선형으로 증가하는 주택이나 전기와 같이 개인이 필 요로 하는 수요를 경감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 바로 초선 형' 요소들이다. 대부분의 SF영화에서 암울하게 표현되고 있듯 범죄와 질병이라는 오래된 문제는 도시가 커짐에 따라, 1인 기 준으로 볼 때 더 증가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문제의 스케일링 법칙은 초선형인데 이를 (선형이나 아선형으로) 균형 있게 조정할 수 있어야, 새로 생기는 거대 도시의 일인당 경제성장과 독창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꾸준히 뛰는 심장 박동처럼,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여 도 시로 집중되고 있다. 아마 도시 집중이 진행되는 와중에, 독창적 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우리에게 할당된 심장 박 동수 이상으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 발리의 농사 이야기는 복잡계에서 발생하는 협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상류의 농부들이 오직 자신의 행복에만 관심을 가지고 물을 독차지해 수확량이 크게 줄어드는 재앙적인 상황에서 시작했다. 그런 다음, 협력이 가능해지고 수확량이 증대 되어 모든 사람들이 더 나아질 수 있는 방식으로 보상이 재편성 되는, 자연과 인간의 복잡한 역학을 덧붙였다. 이 새로운 결과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농사일을 조정할 기구의 필요성이 생겼다. 그리하여 어떤 독단적인 이념을 설파하기보다는 농사의 기본과 관계되는 수문학hydrology, 벼 성장패턴, 해충 개체 수의 역학을 토대로 출현한 종교 시설이 발붙일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생긴 것이다. 종교시설의 설립자나 수행자가 이 사실을 깨닫든 말든 상관없다. 복잡한 자연 시스템과 인간사회 시스템 간의 상호작 용이 상호작용이 없이는 도달하지 못했을) 훨씬 더 좋은 곳으로 전 체 시스템을 이끌었다.
- 조심스럽게 협력하는 전략은 본질적으로 남으로부터 자신을 인식하는 능력을 진화시킨다. 상대편이 적절한 악수를 하면 상 대편을 자신으로 인식하고, 그렇지 않으면 남으로 인식한다. 이 렇게 자신들끼리만 (협력) 게임하는 전략을 가짐으로써, 협력이 시스템 안에서 생겨나는 것인데, 이는 협력의 딜레마를 쉽게 해 결한다. 협력으로 가는 이 새로운 경로는 친족 선택에 대한 흥 미로운 변종이다. 친족 선택에서 행위자들은 공통의 유전적 기초를 공유하기 때문에 시스템에서 협력이 생겨난다. 이 장에서 살펴본 게임에서 친족 개념은 집단 결집의 의미를 제공하는 악 수의 기능으로서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의사소통이 집단 결집을 이루게 한다는 개념은 솔깃한 가정이다. 이는 소통의 출현이 사 회 시스템에서 협력으로 가는 중요한 경로가 될 수 있고, 궁극 적으로 생존으로 가는 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경쟁은 우리를 조금 더 잘살게 하지만, 협력은 놀랍도록 잘 살게 한다는 관찰은 사회의 근본적인 속성일 수도 있다. 안타 깝게도 개인적 보상은 협력보다 경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아주 다른 두 개의 다른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탐구는 한 줄기 희망을 준다. 발리 농부들의 종교 활동에 대한 주의 깊은 고고학적 연구부터 인위적 진화와 오토마톤의 추상적 이론으로 만들어진 수치적 생태계 분석에 이르기까지, 복잡계 연구에 사용된 다양 한 렌즈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겉으로 보기에는 경쟁을 선호하 는 시스템마저도 협력이 생길 수 있고 유지될 수 있음을 알았다. 아마도 손과 마음을 잇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쉬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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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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