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배당소득세가 높으면 자사주를 매입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 문한다. 자사주 매입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그만큼 자기자본이익률 (ROE)을 높이고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에서는 통하지 않는 얘기다. 자사주 매입이 대부분 소각을 전제로 하 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분을 올리는 방법으로 자사주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회 사가 자사주 20퍼센트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인적 분할을 하면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20퍼센트만큼 보유하게 된다.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하는 마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자사주 매입은 기본적으로 소각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그만큼 주가가 상승하고 주주 이익 환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국내 역시 소각 목적으로만 자사주 매입을 허용하거나, 자사주 소각만큼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주거나, 지주회사 전환 시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 무언가 금지시키면 암시장이 형성되듯 역사적으로 지나친 규제와 세 부담은 항상 국력을 쇠퇴시켰고, 풍선 효과를 만들었으며, 전혀 예 상치 못한 계층에 엉뚱한 피해를 입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이론과 달리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너무 창의적이고 복잡해서 언제 나 규제를 피할 구멍을 찾기 때문이다. 진짜 부자들은 이러한 세금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글로벌 경 쟁 시대에 부자들은 세율에 따라 소득과 재산의 형태와 종류를 바꿀 수 있으며, 이 나라가 싫으면 저 나라로 옮겨갈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기업의 진짜 대주주(최대주주)는 배당과 급여 대신 유보를 통한 자본이득으로 돌리면 된다. 어차피 대주주의 지분은 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일감 몰아주기나 계열사 간 부의 이동, 실적과 주가의 타이밍 조절 후 지주회사 전환, 분할, 합병, 상장 폐지, 해외투자 를 빙자한 재산 빼돌리기 등 법으로 규제할 수 없는 다양한 편법이 존재한다. 이러한 증세에 타격을 입는 것은 진짜 부자인 기업인들이 아니다. 진정한 대주주가 아닌 유리알 지갑 월급쟁이 고소득자와 어중간한 일반 주주들만 세금을 많이 내게 된다. 대부분 신고도 하지 않는 해외 부동산에 대해서는 다주택자 중과의 영향이 없다. 대주주가 배당 대신 유보를 선택하는 바람에 피해를 입는 것은 배당을 못 받고 저평가된 주가에 시름하는 국민연금과 개미투자자들이다.
- 일반적으로 소유 경영은 성장기에 유행과 기술의 변화가 심하고 경 쟁 환경이 치열할 때 적합하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 대주주가 큰 성공 경험이 있고 경영 능력이 입증된 기업의 경우에는 소유 경영 이 유리하다. 반대로 제품의 생애 주기상 성숙기거나 독점적 시장 지위로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유보가 많고 지분이 분산되어 있어서 성장보다 분배와 투명성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는 전문 경영이 유리하다. 현재 우 리나라 대기업들은 3대, 4대에 이르러 대주주의 지분은 낮아지고, 경영 능력은 입증되지 않아 전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랫동안 소유 경영이 일반화되다 보니 대주주에게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책임지는 경영을 해본 탁월한 전문경영인이 드물다는 점에서 전문 경영 체제로 전환을 하더라도 이에 대한 면밀한 내부 검증 과정이 필수적이다. 또한 전문 경영인의 육성도 중요한 과제다.
- 지킬 능력이 없는 금전적 자본은 수증자에게 불안감만 증폭시킨다. 금전과 지적 자신감에서 비롯된 이웃에 대한 무시와 갑질은 고립, 왕 따, 자괴감을 부른다. 가족의 부(富)를 더 오래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알아야 한다. 또한 기업 승계를 통해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 지키고자 하는 것은 돈보다는 창업 정신, 유지, 명예와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본 오사카 속담에 2대(代)는 아들보다 사위가 낫고, 3대는 사위보다 양자가 낫다”는 말 이 있다. 아들은 선택할 수 없지만 사위는 선택할 수 있고, 양자는 자유로운 경쟁에서 오로지 실력과 신용을 인정받아 승계자로 간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금전적 재산을 물려주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질적인 면에 소홀하기 쉽고 장기적 성장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재산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단기 성과를 강조해 가족의 부를 지키고 증대하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입하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명 선언서나 가문의례를 만들거나 자녀들과 식사나 봉사활동 등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가문의 정신과 부를 키우고 유지하는 법을 가르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임스 휴즈는 주장한다. 지적 재산은 각 구성원이 일생 동안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 습득한 지식으로 구성원 간 인화로 이를 공유하고 지키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각 구성원이 가문의 재산(human capital)이라는 것과 그 구성원에게 지적 재산이 없으면 계속되는 잘못된 결정으로 언젠가는 재산이 모두 탕진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가족 구성원간 관계를 둘러싼 복잡하고도 미묘한 관계를 이해하지 않으면 오해와 불신이 쌓여 가문이 빠른 속도로 무너질 수 있다. 또한 세금이나 금전적 손실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들까지 고려해야 한다. 즉, 자녀들의 건강, 정치·제도적 변화, 사회적 평판 등도 고려해야 한다. 자녀들의 행복과 화합을 강조하고 100년 이상, 7세대 후손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휴즈는 가문이 금융 재산을 관리하는 대리인·수탁자와 심각 한 갈등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답을 내린다. 수익자가 수익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수익자-수탁자간 분쟁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수익자로서 신탁의 약정 사항을 잘 모르 거나 신탁증서의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며, 이런 경우에 수탁자와 올바른 관계를 맺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 가문의 부를 일군 1세대에게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는다. 1세대, 의 꿈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문이 성장하고 재산을 바르게 보 존하려면 구성원들이 창조적이고 호기심이 왕성하며 자기 꿈을 좇아 사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문은 구성원들이 다 른 사람의 꿈을 꾸라거나 완벽해지라는 강요를 받아서 겁 많고 의존 적이며 학습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수를 억지로 피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임스 휴즈는 가문의 재산에 국한해 처방을 내렸으나 기업의 승계에 있어서도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라는 점, 승계와 상속의 최종 목표는 자녀와 후손들의 행복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자본에 대한 관리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수많은 명문가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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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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