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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사기극

인문 2014. 10. 18. 16:45

 


거대한 사기극

저자
이원석 지음
출판사
북바이북 | 2013-08-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본 한국 사회 오늘날 “개천에서 용 난다”는...
가격비교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제치고 시크릿이 뜨게 된 것은 신비적 패러다임이 윤리적 패러다임을 압도한 현실을 반영. 윤리(근면) 영역에서 생존과 신분상승의 해법이 발견되지 않으니, 신비(믿음) 영역으로 비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에게 주어진 해법임
- 코비의 인기가 대기권을 뚫고 올라갈 정도였던 당시는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으로 봉직하던 시기. 비록 허약한 토대라 할지라도 미국 경제가 활황일 때는 자기주도적 리더십에 대한 믿음이 뿌리내릴 수 있었을 것임. 어쨌든 노력하면 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부시가 미국의 선장가 치어리더가 되고 나서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 전쟁으로 국가재정을 말아드신 상황에서는 자기계발의 다른 패러다임이 우위를 점하게 될 수 밖에 없음. 대공황과 같은 경제불황은 자기계발 사조, 특히 신비적 패러다임을 강화시킴. 그리고 다른 한쪽은 악화시킴. 가령 윤리적 패러다임의 경우에는 본질이 휘발되고 그 기교만 중시되기 마련임. 이렇게 기교를 강조하는, 즉 인격에서 기술로의 전이는 정서적 접근이라는 변종을 산출. 심리적(정서적) 자기계발은 윤리적(의지적) 자기계발의 변종으로 이해되어야 함.
- 윤리적 패러다임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패러다임 또한 기본적으로 노력을 요구. 그러나 노력의 방식이 다름. 성취를 위한 의지보다 관계를 위한 감성이 중시됨. 심리적 자기계발에서는 대인관계가 경제관계를 작동시킴.
- 신비적 패러다임은 이와는 전혀 다른 흐름에 속함 여기에서는 의지적이거나, 정서적 노력이 아니라 우주와의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원하는 것을 형상화하는 것이 요구됨. 필요한 것은 생각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분. 굳은 결의와 이를 증명하는 굵은 힘줄과 흥건한 땀방울은 외려 문제가 됨.
- 인격에서 기술로의 전이라고 하는, 인격적 패러다임의 타락은 심리적 패러다임이라는 변종을 낳음. 카네기가 주목한 기술은 관계의 형성과 이를 통한 업적의 성취와 관계된 것. 기본적으로 상대의 정서를 파악하고, 조작하는 것에 성공의 단초가 있다고 봄.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본은 휴먼 네트워킹이려, 이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감성지능이 필요. 이런 전환은 대상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주체의 형성에도 영향을 줌. 외형적으로 업적을 지향하는 노동자에서 내면적으로 자아를 추구하는 구도자로의 전환임. 각자가 구성하는 삶의 이야기도 가난에서 부유로의 성공서사보다는 질병에서 치유로의 구원서사로 전환됨. 심리학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설득의 심리학), 나를 알기 위해서도 필요함. 20대는 아프니까 청춘이며, 서른살은 치유받고자 심리학에게 묻는다. 금욕과 성실을 강조하는 윤리적 패러다임과 치료와 회복을 추구하는 심리적 패러다임은 여전히 진행주. 삶의 서사를 성공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일정한 노력을 요구하는 자기계발 유형으로서 존속하고 있는 것. 이를 직종으롤 따져본다면, 윤리적 패러다임은 생산직 노동자에게, 심리적 패러다임은 세일즈맨에게 더 적절. 여기에서도 사회변동의 맥락이 그대롤 반영됨.
- 신비적 자기계발의 출발은 윤리적 자기계발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청교도에 대한 반발과 무관하지 않음. 이는 미국을 떠받치는 시대정신의 변경, 즉 패러다임 시프트의 문제였음. 이렇듯 자기계발의 유형속에 미국 역사의 추이가 스며들어 있음. 자기계발을 태동시킨 지적사조에는 역사적 무게가 실려 있고, 시대적 성찰이 새겨져 있음. 적어도 자기계발은 진지한 문제의식과 함께 출발했음. 그러나 자긱발의 사조가 역사속에서 진행되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은 휘발되고 말았음. 이는 경제공황이나 이에 준하는 위기로 말미암은 자기계발 사조의 부흥, 즉 성장과 이에 수반하는 타락과 깊이 관련되어 있음. 시크릿에 모든 걸 뒤집어 씌우기 전에 그 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 사회자체에도 책임을 물어야 함. 시크릿은 07년, 08년에 걸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임. 그런데 시크릿의 대박은 전혀 반가운 일이 아님. 윤리적 자기계발의 패러다임으로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암울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
- 본질적으로 따져보면 자기계발의 세계화는 미국적 가치관의 세계적 확산에 다름 아님. 자기계발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확인하게 되는 것은 결국 미국의 위엄임.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해리슨 블레이크에게 누구나 이 세상에서 홀로이며, 따라서 누구의 소개편지도 없이 홀로 신과 마주할 것을 충고할 때의 독립정신, 경쟁을 신성히하는 태도, 자기계발은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이데올로기임. 물론 미국의 정신세계는 심오하지 않지만 진지함. 그리고 이러한 진지함은 한면으롤 보면 유럽에서 건너올 때부터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계속 도입해온 신학적이고 철학적 사유체계에 기인
- 긍정심리학은 낙관과 행복 등의 긍정적 심리 영역을 육체적 건강이나 직업적 성취 등의 긍정적 현실영역과 연결시켜 연구함. 여기에서 주장하는 바는 결국 긍정적 심리가 건강과 성공으로 들어가는 열쇠라는 것. 그러므로 낙관적 태도가 학습의 대상이 되고, 행복은 수해으이 과제로 제시됨. 이를 위해 행복을 수량화시키며, 이를 계측하기 위한 평가지표를 제공. 비록 긍정심리학 연구자들은 노먼 빈센트 필 목사의 적극적 사고방식으로 대표되는 신비적 자기계발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결과적으롤 보면 신비적 자기계발에 과학의 이름으로 세례를 준 셈. 긍정 심리학은 나쁜가? 인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학문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인가? 그렇다. 문제가 된다. 긍정심리학은 행복에 대한 지나친 강박을 조장하여, 외려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낙관에 대한 과도한 낙관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됨. 건강, 재정, 직무, 자아상 등 삶 전반의 건전한 영위를 위해서는 낙관과 비관이 모두 필요함. 긍정 심리학의 특정한 편향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음.
- 행복(긍정) 강박, 모방(매뉴얼) 강박 등은 현대사회를 들여다보게 하는 징후. 사회의 병리적 징후가 자기게발의 방향전환속에서 압축적으로 재현되고 있는 것. 애초에 사회와 정신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음. 이는 가령 대공황과 우울증의 상관성에서도 잘 드러남. 정신적 위기인 우울과 경제적 위기인 불황이 동일한 단어로 불리게 된 것은 20세기 초반의 장기불황과 대공황기로부터였음. 불황의 시대는 곧 우울증의 시대인 것. 이제 우울증은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음.
- 12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는 혜민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정목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법륜의 스님의 주례사 등 승려들의 책이 많았음. 이들이 출간하는 에세이들은 종교적 색채를 지운 유연한 접근법으로 독자들에게 치유와 위무, 그리고 휴식을 제공. 이의 흥행을 진보정치의 한계와 좌절로ㅗ 인한 피로감으롤 분석하는 것은 어느정도까지는 정당함. 하지만 근본적으롤 신자유주의 사회의 심화에 따른 피로감에 기인한다고 봐야 함. 08년 금융위기 이후 영어권에서 불교적 명상서가 선전한 것도 이 때문임.
- 하이에크와 드러커는 모두 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상가이며, 파시즘의 폐혜를 몸소 겪음. 그들은 대중의 정념을 조작하는 국가 파시즘으로 대변되는 국가주도의 사회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갖게 됨. 따라서 이들이 가급적 모든 것을 시장의 효율성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우연이 아님. 민간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할 정도로 드러커는 정부의 능력을 불신했고, 정부가 유일하게 달성한 목표가 전쟁복지일 뿐이라고 비아냥댈 정도였음. 미국 정부의 분노를 초래한 것도 당연한 일. 그러나 학계와 정부가 괄대한 드러커에 대해 기업과 대중은 열광적으로 반응
- 건강을 사회 양극화 속에서 구별짓기의 수단으로 삼고, 인맥을 자기계발과 자본축적을 위한 조작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로 개인조차 경영의 대상이 되는 시대의 잔혹한 현실임. 자기계발을 뒷받침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신은 시장의 경쟁과 효율성의 논리를 사회전반에 확장시킴. 원래는 시장과는 전혀 다른 논리를 가지고 작동하지 않으면 안되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종교조차도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이를 통한 경쟁에서의 우위라고 하는 지향성을 내재화하게 되는 것이 우리사회의 모습. 자기계발은 그런 사회적 기풍을 우리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내면화하도록 설득하고 있음. 경영담론이 우리 삶에 미시적으로 적용되는 함의가 바로 이것임.
-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모든 영역에서 우리의 열정을 강제하는 현대사회의 잔혹한 실상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함. 사회의 모든 영역이 이러한 무한경쟁을 조장하고 있음. 온 국민을 대상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경쟁시키고, 하나의 위계로 줄을 세우려 하는 것. 심지어 이런 무간지옥의 참상을 기업가 정신이란 이름으로 포장. 이렇게 경영학이 담지하는 정신(경쟁지향)과 기업이 반영하는 세계(밀림과 전장)가 일상을 지배하게 된것이 우리의 현실임. 이렇게 혁신추구(구본형)과 효율성 추구(공병호)가 하나로 만나 지금 우리의 현실을 구성하고 있음. 그리하여 개인은 1인기업이 되고, 가정도 경영의 대상이 되며, 대학의 중심은 경영대학이 되었음. 하비콕스가 지적했듯이 이제 시장이 우리 사회의 신이 된 것.
- 문화형성의 주도권은 와스프에서 이미 보보스로 넘어갔으며, 학력과 계급, 수입이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는 상황. 이는 자기계발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지님. 이제 더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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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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