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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저자
최동석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6-16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2011년 설봉호, 그리고 2014년 세월호 반복되는 국가적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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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요는 어느 전기배선 공장 직공들의 생산성을 높여 보려고 각종 작업조건을 조작하여 실험하던 중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알아냄. 인간이 간정을 가진 기계라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암. 그 후 조직내에 취미활동 클럽과 산악부, 테니스 동호회, 음악반이니 하는 서클이 생김. 오늘날까지도 이런 각종 비공식 조직을 활용하는 기법들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음. 그러나 인간관계를 중시해서 조직내에 여러 취미클럽들을 설치해 놓았지만, 그것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즉 노동을 위한 근본적 동기부여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음. 그러자 60년대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감수성 훈련과 같은 행동과학에 기초한 이른바 조직개발 기법들이 속속 나타나서 인간을 조직목표 달성에 적합한 인적자원으로 만들어갔음.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조직개발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구조나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말이 아니라,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조직구성원을 개발한다는 의미. 즉, 사람을 조직의 목적에 맞도록 개발하겠다는 의도가 거기 숨어 있음. 아직까지도 인간을 생각하는 기계쯤으로 보고 있는 것. 이렇게 인간을 조직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은 인간이 주어진 자연법칙에 순응하는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전제에 근거.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해 물적자원을 취급하듯 인적자원을 관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임. 경영학에서 인적자원관리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며, 인간을 그 무엇을 위한 자원으로 보는 것. 최근에는 Humanware technology라는 말을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음. 말하자면 상품으로서의 인간을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의 문제. 한때 시중에 유행하던 리엔지니어링이라는 말에도 조심해야 함. 조직을 인간, 구조, 체계의 유기적 집함으로 이해한다 하더라도 테일러리즘에 입각한 기계론적 인간관에 의해 인간을 자원공학적 차원에서 다루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 사회과학 전반에서 이런 경향이 심화되어 갔으며, 이것을 더 부채질한 것은 심리학. 특히 스키너를 중심으로 하는 행동주의 심리학은 현대 교육심리학의 근간임. 그는 눈에 보이는 행동에 의해서만 인간이 설명될 수 있을 뿐이며, 마음이나 정신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함. 나아가 인간의 행동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라는 조건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고, 환경을 조작함으로써 원하는 모델의 자동차를 생산해 내듯이 원하는 인간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생각. 조직문화 개념과 각종 문화운동이 이런 사상에 기초하여 전개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 인간을 자원이라고 보는 미국식 조직문화운동이 우리나라 실정에 과연 적합한지에 대해서도 근원적 고찰이 있어야 함
- 조직이 이런 유연성을 확보하려면 도대체 무얼해야 하는가. 모든 구성원 각자에게 고유한 직무를 주고 그 직무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됨. 그러나 우리나라 관료조직 특성은 고유직무가 각 직위와 개인에게 주어져 있지 않고 집단에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직무의 공유형태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짐. 개인의 능력과 인격적 판단에 의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구성원의 집단으로 결정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각 구성원의 다양한 견해를 절출하고 통제하기 위해서는 획일화된 법규를 필요로 함. 그러나 우리가 만들어 놓은 법규는 그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지 않음. 법규는 그 법규를 존재하게 하는 컨텍스트가 있기 대문에 존재의미가 있는 것. 그런데도 이것이 거꾸로 뒤집혀서 법규가 컨텍스트를 제압하는 형태가 종종 발생. 쉬운 사례로, 민원이 발생하는 대부분의 경우 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규정 때문에 안된다는 공무원의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컨텍스트가 법규에 의해 제압된 것. 이처럼 조직구성원 각 개인이 자신의 인격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집단으로 의사결정하는 경우보다 더 효율적임. 일반적으로 개인이기주의보다는 집단이기주의가 더 강려하기 때문에 직무수행의 합리성이 침해될 수 있으며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됨. 따라서 조직이 유연하지 않고 경직되면 필요충족성의 파라미터에도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 유연성의 파라미터는 조직의 효과성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
- 제도와 신념이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현실적 사례. 95년 삼풍 붕괴와 14년 세월호 사건은 19년 시간차이지만 판에 박은 듯 동일한 사례임. 삼풍백화점과 세월호 운영 책임자들에게서 아주 동일한 상황이 목격됨. 그들은 건물에서 금이가고, 물과 가스가 샌다는 이상 조짐을 보고받음. 재가 증축으로 인해 균형잡기 힘든 상태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임. 그러나 그들이 보기에 하루매상은 현금으로 들어오는 확실한 것이고, 건물자체가 붕괴되거나 배가 침몰하는 것은 다소 불확실한 것. 그래서 영업을 계속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확실한 현금을 우선 챙겨야 한다는 가치관이 영업강행이라는 의사결정을 내리게 만듬. 그들은 인간을 오로지 돈벌기 위한 인적자원으로 보고 있었음. 그들은 부동산 투자, 건물이나 배의 증축, 사업확장을 할 때도 공직자들에게 뇌물을 주면서 인허가를 받았을 것이고, 사업을 할 때마다 그런 의사결정을 내렸을 것임. 그것이 그들에게 성공을 가져다 주었음. 하지만 처음에는 사람보다 돈이 우선한다는 신념이 확실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어렴풋한 상태였을 것임. 그러나 사업확장과정에서 나타나는 최초의 성공적 결정은 그의 어렴풋한 신념을 황금만능주의 가치관으로 변화시키는 인식적 변환을 가능케 함. 이것이 몇번 반복되면 그에게는 그것이 확고한 가치관으로 정착되고 다시 자신의 신념을 더욱 믿을 만한 것으로 고착시킴. 쉽게 말하면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던 것들이 뇌물을 주고 사업을 해 봤더니 뇌물없이 사업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쉽게 성공하게 되고 결국 모든 것을 뇌물로 해결하려는 굳은 신념을 갖게 됨. 그들의 이런 가치관은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게끔 만듬. 이준은 초호화 외제품들을 수입해서 몇배씩 남기고, 점차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하여 내용보다 외적형식을 중시하게 됨. 유병언은 사진작가가 되어 국제적 전시회를 열기 위해 수십억씩 기부금을 냄. 이런 태도와 행태는 건축구조물이나 배의 형태, 종업원 월급, 의사소통 방식 및 의사결정 시스템에서부터 물리적 환경, 언어, 옷매무새, 감정표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남. 이것이 문화의 제도적 수준을 나타내는 것인데, 보이는 것이므로 관찰하기는 쉬우나 그 의미를 판독하기는 어려움. 그러므로 겉으로 보이는 제도만으로 그것이 나타내는 깊은 의미를 직접적으로 추론해내는 것은 매우 위험. 예를 들어 연병장에서 사열식을 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질서의식이 투철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만 지나면 지나가는 여인들을 순식간에 놀림감으로 만들어버림. 또한 각종 행사에서 낭독되는 기념사, 경축사, 신년사에는 훌륭한 말씀이 들어 있지만 대부분 공허한 말의 유희로 끝남. 이런 공허한 의식들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오히려 삶의 일부분이 되고 그것을 마땅히 지나야 하는 통과의례로만 생각해 버리게 됨. 나중에는 오히려 그런 형식적인, 그래서 아무런 실질적 내용이 없는 통과의례가 빠지면 이상하게 여기는 데까지 이르게 되고, 그 통과 의례가 하나의 제도로서 점차 중요해짐. 그중 대표적인 것이 관혼상제의 폐해임. 판에 박은 듯이 봉투를 주고받는 무미건조한 결혼식과 장례식, 제사, 명절모임 등은 사회적 비용이 큼. 그밖에도 동창회같은 각종 모임들이 있음. 이런 모임들에 끌려다니다 보면 정작 스스로 반성적 성찰과 학습할 기회를 잃어버리게됨. 그것이 사회적 비효율을 증대시킴.
- 부하들은 상관이 무슨 말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의해 곧 상관의 가치체계를 가시적으로 체험하게 됨. 따라서 잘못된 조직문화가 형성되었다면 그것은 반드시 지도자에게 책임이 귀결됨. 이렇게 지도자에 의해 잘못 형성된 조직문화는 조직구성원의 인격형성에도 장애를 일으킴. 부하를 신뢰하지 못하고 모든 일을 자신이 직접 통제해야 하는 불신 문화는 구성원들에게 무기력증을 가져오고, 자기를 과시하고자 하는 권위주의적 문하는 부하들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떨어뜨림. 자신의 부하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부하들의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려 할 것임. 그 대표적 사람이 금세기 초 자동차 업계에 변혁을 가져온 헨리포드임. 그는 아무도 믿지 않아음. 특히 월가 은행가들, 노조와 유태인을 자신의 지배권과 거대한 계획을 손상시키려는 적을 간주. 그의 회사는 일일이 통제되는 하나의 커다란 기계였음. 여기서 벗어나는 자는 가차없이 해고. 그 결과 GM의 차가 포드의 차를 앞질러 가고 있는데도, 그는 그것을 깨닫지 못함
- 품의에 의한 의사결정 방식에서는 장관이 어떤 부하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면 업무지시를 받은 관료는 자신의 직속부하에게 동일한 업무지시를 내리고, 그 부하는 다시 자신의 부하에게 똑같은 과정을 밣아 말단 공무원에게까지 업무지시가 전달됨. 맨 마지막에 업무지시를 전달받은 공무원은 그 업무지시를 어떻게 해야할지 검토하여 실행문을 만들어 자신의 상관에게 어찌 하오리까 하고 문의함. 문서를 최초에 만드는 행위를 기안이라 하며, 이 기안된 문서를 품의서라 함. 상관은 부하가 만든 품의서를 읽어보고 마음에 흡족하지 않으면 품의 내용을 고쳐 부하에게 돌려줌. 그 부하는 상관이 고친 그대로 품의서를 다시 만들어 상관에게 올림. 상관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품의서가 꾸며졌으면, 그 품의서에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어줌. 이것을 결재라고 함. 이번에는 그 품의서가 상관의 상관에게 다시 어찌 하오리까 하고 물어보는 형식을 취함. 그 상관도 역시 마음에 들면 그냥 서명하고, 그렇지 않으면 앞에서 했던 동일한 방식이 진행됨. 이렇게 여러계층의 결재단계를 밟게 되는데, 중요사안일수록 결재단계가 길어짐. 결재라는 말은 품의제도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용어. 금융실명제란 용어가 영어에 없는 것과 같음. 서구인에게 의사결정이란 각 개인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결재받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음. 예금구좌를 가명 또는 차명으로 한다는 것이 일상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쓰는 영어에 결재나 금융실명제란 말이 없는 것. 아무튼 품의제도란 하나의 의사결정을 위해 아랫사람부터 맨 윗사람까지 단계적으로 달라붙어 일하는 제도. 이런 방식의 의사결정과정을 이면우 교수는 직렬회로라고 명명. 중간에 어느 하나라도 의사결정을 방해하면 그 사안은 실행될 수 없기 때문.
- 결재과정에서 참여했던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의사결정이란 대개의 경우 하나마나임. 이렇게 모든 의사결정 참여자들을 만족시키려다보니 동쪽이나 서쪽으로 가야 할 의사결정이 적당히 둥글둥글 타협하게 됨에 따라 뒤로 가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중간에 다양한 회의를 갖고,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모인 회의에서 안건을 통보하여 관련자들에게 의견을 묻는 게 대부분인데, 관련 실무자들은 대개 다른 부처에서 소위 잘나가는 것을 견제하고 싶으면 그 안건에 시비를 걸어 안되는 쪽으로 의견을 제시함. 이런 회의를 통해 품의서 내용이 비교적 매끄럽게 다림질됨. 회의 과정에서는 대개 힘센 부서의 의견이 이김. 이런 우여곡절끝에 각종 회의를 거치면서 조율된 안이 최종결재자에게 올라감.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의사결정 제도는 말단에서 최고경영자에게까지 여러단계의 결재라인을 형성하여 운영되는 합의형식에 의한 품의제도. 그러나 모든 사안이 무차별적으로 이렇게 긴 결재단계를 거치는 것은 아니고, 사안의 중요성, 긴박성 등을 고려하여 단계가 대폭 축소되는 경우도 있음. 예를 들어 힘있는 사람이 위에서 전략적으로 결정한 사안의 경우, 이런 품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채 전격적으로 결정되기도 하며 이런 결정은 대개 문제를 일으킴
- 품의제도란 어떤 사안과 관련된 말단 직위에 있는 사람이 위사람에게 올릴 품의서를 만들어 여러 우여곡절 끝에 최종결재를 받아내어 실행하는 제도. 이 경우, 계층구조에 따라 그 품의서에 결재한 모든 사람이 그 내용에 동의하여 함께 결정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 실제 그 의사결정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경우 그 책임은 최종결정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결정에 참여한 모두에게 있음. 그러므로 한 사람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하나의 단위업무가 여러사람의 아이디어와 작업을 거쳐 공동으로 의사결정되는 형태. 그래서 정정길 교수는 '이 제도가 계층구조의 최하층부에서 기안하여 상층부로 올라가는 하의상달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하는 극히 민주적 제도'라고 평가. 이렇게 극히 민주적인 것으로 보이게 하는 품의제도의 장점을 정교수는 다음과 같이 요약
(1) 종적 참여제도 : 챙정조직의 말단에서 최고위까지 하나의 결정을 위해 참여. 그러므로 공식적으로 보면 누구나 소속감, 참여감을 느낄 수 있음.
(2) 같이 참여하므로 부하가 상관을 접촉할 기회를 제공
(3) 상관에게는 자기에게 소속된 하위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중요 결정을 빼놓지 않고 파악할 수 있는 기회 제공
(4) 결재과정에서 부하와 상관은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며, 또 중요문제에 대해 같이 검토하므로 정보를 공유
(5) 기안자와 계장, 과장, 국장 들은 정책 집행 뿐 아니라 동일한 문제의 정책결정에도 기안 및 결재를 하므로 정보를 공유
(6) 일종의 현장훈련의 역할을 담당
조석준 교수도 정교수와 마찬가지로 품의제도가 빚어내는 폐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 그는 품의제도를 폐지하기 보다는 개선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며, 결재단계 축소, 결재 속도 촉진기법 도임, 권한의 하부위임 등 개선방안을 제시. 오히려 미국 행정 학자들은 품의제도를 가리켜 위로 떠넘기는 제도라 하여 아랫사람의 창의력을 억제하고 권위주의적이며 시간만 낭비하는 비능률적 제도라고 언급. 그럼에도 우리나라 행정학자들은 부분적 개선만으로 품의제도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을 함. 이들은 이론과 현실의 차이, 한국적 속성과 일본적 속성, 제도와 제도운영의 차이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
- 품의제도는 단점을 장점으로 이해한 것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됨. 품의제도의 중대한 결함은 다음과 같음
(1) 무슨일이 어디서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음
(2) 합리적 의사결정이 원칙적으로 불가능
(3) 조직의 폐쇄성 강화
(4) 아무도 결과에 책임지지 않음
(5) 전문성 키우지 못함
(6) 중요 결정은 품의 대상이 아님
- 품의제도란 학교시절부터 수없이 반복 훈련된 OX아니면 사지선다 의사결정의 연속성선상에 있는 제도. 부하가 상사에게 어찌 하오리까 하고 몇개의 대안을 제시하거나 해결방안을 만들어 올리지 않는 한, 상관은 대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함. 윗자리로 올라갈수록 그런 현상은 심해짐. 부하들이 만들어 오는 것을 보고 그 중에서 맘에 드는 것을 골라잡아 도장을 찍거나 해결방안을 밑에서 다 만들어 주어야 함. 또 다른 문제는 상관이 어떤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과 다른 여러 대안이나 해결방안을 만들었던 부하들도 상관의 결정에 싫든 좋든, 옳든 그르든 동의하게 된다는 것. 품의제도 아래에서 부하의 의사결정은 아무 쓸모 없음. 말하자면 최종 결정자 이외의 부하들은 모두 쓸데없는 일을 한 것. 따라서 부하들은 최종결정자가 되기전까지는 한번도 독자적 의사결정을 못함.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이 기간이, 즉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 걸맞는 의사결정을 해보지 못하는 기간이 학교를 졸업한 후 직업인으로서 사회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책임있는 의사결정자가 되기까지 기십년이 넘는다는데 있음. 말하자면 오랜 기간을 사지선다형 대안이나 문제해결방안을 만들어 상관에 바치던 사람들이, 그래서 평생을 의사결정다운 의사결정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승진하여 최종결정자가 됨. 이런 사람들이 중요한 자리에 올라 앉으면, 자신에게 직접 결정할 권한이 주어졌다 하더라도 제대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음. 그들은 또 다시 밑에서 OX나 선다형 답안을 만들어 와야 결정할 수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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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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