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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19 부유해진 세계, 가난해진 사람들

 


부유해진 세계 가난해진 사람들

저자
다니엘 코엔 지음
출판사
시유시 | 2000-03-0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빠른 속도로 부유해져가는 세계. 그러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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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 플리니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도와 중국과 아라비아는 해마다 우리 제국으로부터 엄청난 돈을 긁어간다. 그것은 모두 우리가 사치품을 사들여 여인들에게 갖다바치느라 쓰는 돈이다. 이러니 내가 묻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들여온 물건들 중에 하늘의 신에게 바쳐지는 것은 무엇이고 지옥의 신에게 바쳐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 서구에서 대대적인 지리상의 발견이 이루어진 것은 투르크 족에 레반트 지방을 정복했기 때문이라는 가설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음. 하지만 서구인들은 대대적인 발견들과 함께 레반트 지방에 대해 점점 흥미를 잃어갔으며, 그리하여 투르크 족이 별 어려움 없이 그 방향으로 세력을 뻗치고 또 정착하게 된 것임.
- 역사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농업의 발달은 18세기말에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임. 소위 원산업화(proto-industrialisation)라는 과정을 통해서였음. 즉 농업 생산성이 증대되면서 농민들의 시간적 여유가 늘어남에 따라 주로 섬유쪽에 치중했던 산업이 벌어들이는 이득과 식료품을 팔아 얻는 이득이 서로 적절한 균형을 이룬 바탕 위에서 농촌의 산업화가 가능했다는 것. 이런 현상은 오늘날에도 발견됨. 아시아의 발전상만 보더라도 위와 같은 도식이 은연중에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있음.
- 중국 혁명직후, 홍콩으로 몰려들던 수십만의 난민 가운데는 샹하이 하청업자 출신이 많이 끼어 있었음. 그들이 가방 속에 담아온 것은 당시의 홍콩에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산업경험이었음. 홍콩이 개도구그이 모범이 될만한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엘리트들이 빠른 속도로 구축해낸 산업기반 덕분. 홍콩은 우선 섬유를 산업의 기초로 삼음. 그러다가 부유한 나라들의 모호무역주의가 강화되자 질적인 면에서 한단계 발돋움하여 의류분야를 발전시켜 나감. 그럿은 보호무역주의도 아직 효과적인 규제를 마련해 놓지 못하고 있던 분야였음. 70년대에 들어서자, 홍콩은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나갔음. 그리하여 장난감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 무엇보다도 전자제품, 그중에서도 특히 수정시계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곳으로 빠르게 발돋움했음. 80년대 초 홍콩의 산업화는 최고조에 달했지만 방향을 선회해야 했음. 중국의 경제자유화에 어쩔 수 없이 뒷덜미를 잡히고 만 것. 묘하게 되풀이 되는 운명에 실혀 상하이로 돌아간 홍콩주민들은 자신들을 낳아준 자본주의를 그곳에서 다시 일으켰음. 그런가하면 홍콩은 이제 또다시 세계와 중국의 교역을 위한 화물창고가 되어가는 듯함.
- 진짜문제는 서구 여러 국가가 이같이 새로운 세계화의 충격을 견디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데 잇음. 오늘날 세계화에 겁을 먹는 나라는 부유한 나라이지, 가난한 나라가 아님. 서구의 모델은 완벽하게 계산하고 던진 부메랑처럼 스스로에게 되돌아오고 있음. 마치 예전에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로마제국의 지배뿐만 아니라 로마제국이 그리스의 신들을 선택했다는 사실까지도 감내해야 했듯이, 부유한 나라들은 자신들이 시작한 시장경제의 법칙을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하는게 아닐까?
-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경제가 실물을 제조하는 경제보다 더 불평등함.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배제하려는 성향이 재산을 소유하고 있지 못한 사람을 배제하려는 성향보다 훨씬 강하게 드러남. 우리 눈앞에서 새로이 만들어지고 있는 세상이 예전보다 훨씬 불평등하고 더 무방비적인 이유가 다른데 있는 게 아님. 세계무역은, 아이디어 생산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접근한 이들의 임금은 올려주고, 이제는 개도국들이 주로 떠맡게 된 업종에 속한 미숙련 노동자들의 운명은 저항할 새조차 없이 점먹어가는, 부를 편중시키는 원인으로 대두되었음. 세계무역이 혁신적 상품개발의 포문을 엶으로써 장기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임금노동자 공동체의 결합을 깨뜨리고, 승리자와 패배자간의 긴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 또한 사실.
- 몰락한 귀족이 부유한 부르주아 여성과 결혼을 하거나, 재능있는 청년이 사장의 딸과 결혼을 하던 시절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그 대신 부부간에 같은 가치관을 함께 나누는 시대가 왔음. 몇몇 학자의 평가대로, 미국의 부부가 선별적 방식으로 짝을 찾는 경향이 늘어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계별 수입차이가 커진 현상의 절반이상을 설명할 수 있음. 그러나 선별적 짝짓기가 노골적으로 표면화된 것은 특히 이혼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음. 베커는 중요한 변화가 이혼의 증가를 부추겼다고 분석. 그 중요한 변화란 모든 임금수준, 특히 여성의 임금수준이 높아진 것임. 여성이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만큼 임금을 받게 되면서부터, 과거와는 달리 부부가 함께 나누는 행복이라는 이상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아무 거리낌없이 헤어질 수 있게 되었음. 노동시장은 여성에게 새로운 자유의 공간을 가져다 주었음. 여성은 그곳에서 이혼에 따른 물질적인 문제를 덜 수 있었으며, 그에 따라 평생동안 훨씬 자유롭게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음.
- 고용의 위기는 성장의 둔화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결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미숙련 노동에 대한 애정이 다시 식어가고 있다는 증거일수도 있음. 70년대 초부터 80년대 말까지 프랑스의 실업률 추이를 들여다보면, 학위 소지자와 비소지자의 운명이 급격하게 균형을 잃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음. 70년채 초, 이 두부류의 실업률은 숙련 노동자의 경우 2.5%, 미숙련 노동자의 경우 3.5%로 거의 비슷했음. 그런데 70년대와 80년대에 더욱 악화된 고용의 위기는 사실상 미숙련 노동의 위기에 국한되었음. 90년에는 숙련 노동자의 실업률이 2.5%에서 4.5%로 늘어난 데 비해, 미숙련 노동자의 경우는 거의 20%에 달할 정도로 폭등. 실업률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 위기는 오직 미숙련 노동자만의 일인 듯함. 이들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보편적 현상이 되어버린 무관심의 희생자들임. 이같은 현상은 미국에서는 임금의 하락으로, 유럽에서는 고용률의 하락으로 나타남
- 경제영역과 정치영역의 관계에 관한 이론인 동시에 실천이라 할 수 있는 정치경제학은 크게 세 시대로 구분됨
(1) 중상주의 시대 : 아프리카 국가들이 그 예임. 도시가 농촌을 착취하고, 도시 엘리트가 산업화라는 명목으로 사회를 부패시킴. 한마디로, 정치가 경제를 흡수하는 시대
(2) 중상주의적 규제의 폐기를 모토로 하는 경제적 자유주의 시대 : 사회가 시장에 좌지우지되는 원인이, 구조적 문제보다는 사회자체에 결함이 존재한다는 데 있음. 따라서 경제적 영역이 정치적 영역을 흡수하는 시대. 상황을 왜곡시킬 위험이 있지만, 오늘날의 아시아 국가들이 이런 정치경제학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음.
(3) 케인즈 이론의 시대 : 이 시대의 모든 정부는,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민주주의 정부는 자국경제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고자 함. 실업문제를 기점으로 국가는 다시 경제를 규제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부분적으로는 중상주의 국가의 특권 또는 동기를 되찾음
- 가난한 사람 또는 배제된 사람들을 돕되, 그들에게 가난한 동시에 배제된 사람이라는 굴레를 씌우지 않으려면, 그리하여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는 수없이 많음. 우선교육지대를 설정함으로써 불리한 조건에 있는 지역의 아동들이 교육적으로 점점 좋지 못한 여건에 빠지는 사태는 방지할 수 있지만, 사회적 여건이 좀더 나은 부모들은 우선교육지대라는 딱지를 오명으로 여기고, 사회적 여건이 가장 불리한 학생들만 집중될 것으로 우려하여 그 지대를 떠나는 일이 일어남. 고용시장의 경우에 대해서도 드니 푸제르는 이런 결론을 내림. 시장이 기능하는 방식을 놓고 볼 때, 공권력은 인구를 너무 세세하게 분류할 경우, 그들은 장차 고용주의 선별기준에 의해 더 많은 상처를 입을 위험이 크기 때문. 이러한 모순을 피하려면, 대상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사회부조의 논리에서 벗어나 학교, 교외지역, 또는 노동 등 분야를 막론하고 어디에나 제안의 장을 열어주어야 할 것임. 이 단순하고 분명한 사실은 이 일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지 가늠하게 해줌. 가난을 물리치는 싸움은 사회 전체의 기능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빈민굴에 가두어 놓으려는 세심한 방법으로 해결할 일도 아님. 반대로 가난을 물리치기 위한 싸움은, 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체제의 변방과 그 중심을 잇는 통로를 찾아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어야 함.
- 세계화가 번영을 가져다주면, 사회는 사실상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으로 갈라지게 마련. 변화로 혜택을 본 사람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한, 나머지 사람들의 손해를 보상해주도록 그들에게 정치적인 의무를 떠안길 수 있는 근거란 없는 것임. 민주주의적 합의에 따라 손해를 본 사람은 번영에서 제외될 것이다. 그것이 시장의 법칙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법칙이 그 결과를 무효화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함
- 전쟁직후 몇 년동안 자신이 벌수 있다고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거둬들인 사람들은 그러한 상태가 지속되는 한 너그러울 수 있었고, 그런 까닭에 만인을 위한 사회보장 제도를 건설할 수 있었음. 그러나 그들의 기대를 밑도끝도 없이 하향조정해야 할 시점에 이르자 개인주의에 빠져들었고, 다른 사람의 처지에는 아랑곳 없이 오로지 자기 연금만을 위해 싸우기 시작했음.
- 부유한 나라들은 그들의 사회를 위협하는 것이 외적인 요인들이라는 맹신에 빠져, 자신들이 거쳐온 변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음. 그들은 밖에서 속죄양을 찾는 데 급급한 나머지 안에서 사회복지를 추구하는 일을 게을리하고, 부와 평화가 안겨다 주는 달콤한 안락을 포기하고 말았음. 개도국들 때문에 부유한 나라들이 불행해진다는 믿음을 방치해두는 것은 단순한 분석의 실수로 그칠 일이 아님. 그런 믿음은 민주주의 국가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갈 수도 있음.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경우를 두가지 든다면 하나는 국제경쟁에 맞서기 위하여 복지정책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며, 다른 하나는 같은 맥락에서 세계화에 대처하기 위한 정치판도 국제화해야 한다는 주장. 이런 주장의 반복은 물론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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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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