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리화나 광증
(2) 딸기밭에서
- 꽤 오랫동안 시장에 경의를 표하라는 이야기가 이어져옴. 우리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믿어 의심치 않았음 시장이 오직 효율성의 원리만 중시한다는 사실을 잊거나 무시해 왔음. 다른 모든 인간의 가치는 그저 방해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임. 물이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시장은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임금을 계속 낮춰갈 것임. 오늘날 그 최하수준을 워싱턴이나 뉴욕, 새크라멘토가 아니라 바로 캘로포니아의 딸기밭과 오악사카의 산속마을에서 확인할 수 있음. 하루에 5달러. 아무런 규제없는 자유시장경제란 인간이 숭배해온 그 어떤 신보다 더 잔인하고 공허함. 미국의 모든 도시 외곽에 빈민가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음. 스스로를 자유시장 경제의 신봉자라고 믿는 사람은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봐야 함. 자유시장이 바라는 것은 굶주리고 필사적이고 저렴한 노동력, 거의 무료에 가까운 수준으로 기꺼이 일을 할 노동력임.
(3) 음란의 제국
-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포르노그래피를 옹호하거나 반대함. 하지만 그 기저에 자리한 경제논리, 즉 2차대전 이후 미국에서 시작되어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신흥사업의 최종결과물이자 일용품이라는 측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별로 없음. 섹스와 돈의 자극적 결합, 즉 쉽게 돈을 벌고 잃는다는 점,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했다가 곧바로 던져버린다는 점, 공개적으로는 비난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집착한다는 점 등 섹스산업이 미국의 전형적 특징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자들은 섹스산업은 비미국적이라고 공격함. 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고독과 좌절에 힘입어 섹스산업은 고객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소리없이 번성했음. 사회변방에 자리한 소수의 하위문화였던 포르노그래피는 이제 미국 대중문화의 주요요소로 떠오르고 있음
(4) 지하세계를 벗어나
- LA의 지하경제는 이 도시 경제활동의 9~29%를 책임진다고 함. 항공산업의 침체, 제조업 일자리 삭감, 가난한 이민자들의 유입 등으로 인해 저임금 노동집약적 산업에 대한 LA경제의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음. 그 결과 개인소득은 급감하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차는 커지고 있음. 사회보장세는 제대로 걷히지 않고 노동자들은 경제발전에대해 긍정적 전망을 할 수 없게 되었음. 50년대 LA는 미국의 미래도시에 대한 상징이었으며 유토피아적 전원도시의 상징이었음. 하지만 오늘날 이 도시의 미래에 대해서는 그저 불길한 예측만 나오고 있음. 혼란스럽고 착취적인 경제체제의 확산과 지하경제의 승리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름
- 토머스 제퍼슨과 알렉산더 해밀턴이 국부론을 숭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담스미스가 미국의 우상이된 것은 20세기에 들어 독점세력을 규제하려는 정부에 대항하기 위한 논리가 필요해지면서부터였음. 그 후 규제를 피하려는 기업들은 보이지 않는 손의 활동을 절대 침범할 수 없는 철칙이라고 강조하곤 했음. 시장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완벽한 표현이라는 주장은 강한 인상을 줄 수 있음. 하지만 인간의 활동에 있어 경제적 동기가 전부인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런 주장의 맹점을 발견할 수 있음. 만일 오직 돈을 번느 것마이 중요하다면 간호사나 교사, 시인과 농부, 군인과 경찰, 중세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는 존재하지 않을 것임. 최저임금보장, 아동노동금지, 노동자 안전 보장과 환경관련 법준수 등은 시장이 무시해온 도덕적 가치들임. 미국 건국의 아버니들은 정치체제에 있어 견제와 균형의 장점을 인식했음. 자유시장이라는 화려한 수사가 충분히 매력적으로 들리겠지만 경제 시스템 역시 정치제도와 마찬가지로 서로 경합하고 경쟁하는 다양한 세력의 균형이 필요한 것임.
- 암시장은 우리와 늘 함께 할 것임. 하지만 이 사회의 도덕체계가 개인의 도덕체계와 일치하는 한 암시장의 중요성은 움츠려들 것임. 한 나라의 진보와 건전성을 측정하는 좋은 잣대 중 하나는 암시장, 바로 지하시장임. 잘못된 것이 많을수록 감추어야 할 것도 많은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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