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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미래

인문 2014. 10. 12. 20:49

 


지식의 미래

저자
데이비드 와인버거 지음
출판사
리더스북 | 2014-01-2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지식의 변화가 이끌 모든 것의 변화에 주목하라 앎의 권위와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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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의 위기는 인터넷이 소문, 험담, 거짓말이 무편집 상태로 뒤섞여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이 확실해지면서 생겨난 복합적 두려움 속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남. 인터넷은 우리의 관심을 쪼개놓고, 천천히 오랫동안 숙고하지 못하게 막음. 실제로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신문을 읽지 않음. 네트워크의 발달은 어떤 멍청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교육과 훈련을 받은 사람처럼 떠들어댈 수 있도록 큰 확성기를 제공했음.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에 일종의 반향실을 만들어 사실상 방송시대에 접했던 것보다 더 우리의 사고의 폭을 좁게 가두고 있음. 구글은 우리의 기억력을 저하시키고 멍청하게 만듬. 인터넷은 열정적인 혹은 광신적인 아마추어들을 중심에 세우고 전문가들을 몰아냄. 인터넷은 짐승같은 인간들의 부상, 표절주의자들의 승리, 문화의 종말을 불러왔음. 그리고 진실을 오로지 올라간 손가락 숫자로, 지혜는 클릭횟수로, 지식은 가장 재미있게 믿을 수 있는 것에 따라 판단하는 멍한 표정의 자위행위자들이 거주하는 어둠의 시대의 발단이 되었음.
- 우리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우리의 가장 기본적 전략은 세상을 거르고, 고르고, 혹은 더 관리하기 쉬운 어떤 것으로 축소하는 것이었음. 우리는 쓰인 모든 것이 모두 출간되지 못하게 막는 편집이란 필터, 출간된 모든 것이 우리의 지역 도서관과 서점들에 전시되지 못하게 막는 큐레이션이란 필터, 그리고 우리 중 다수를 다른 필터를 통해서 걸러진 모든 것들을 알아야 할 책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전문가라는 필터를 가지고 있는 정교한 시스템을 통해서 이 일을 해왔음. 즉, 지식은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을 줄이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음.
-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한 다음에 위로 올라가는 매 단계마다 그것을 줄여서 그것으로부터 어떤 가치를 추출할 수 있다는 생각은 과도하게 통제되고, 낭비적인 것처럼 보임. 때문에 프라이머리 인사이트와 전문가 연구소는 피라미드가 아닌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모양에서 지식을 창조함으로써 사람들과 생각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가시성이 낳은 지식의 과부하에 대응했음. 이제 지식은 인터넷의 모양을 띠고 있음. 우리가 직접 만든 모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들 중에서 인터넷이 가장 번잡함. 인터넷은 모든 범위에서 작동함. 또한 인터넷의 온라인 지수는 지금 가정용 컴퓨터에 비해 그 처리능력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드 드라이브가 최첨단이던 시대에도 작동했으며, 1조개의 웹페이지가 있는 현재에도 잘 작동함
- 불과 수백년전까지도 영어에는 사실을 의미하는 단어가 없었음. 기원후 400년에 성 제롬은 요한복음 1장 14절 "말씀이 육신이 되어"를 라틴어로 'et Verdum caro factum, est'라고 번역했는데, 여기서 factum은 facere에서 파생된, 행해진 일이란 뜻을 가진 단어였음. 사실을 뜻하는 영단어 fact는 1500년대 초에 처음 생겼지만, 1600년대까지 그것은 "그는 사실이 밝혀진 곳 근처에서 교수형을 당했다"처럼 좁은 범위의 행위를 나타내는 의미로만 쓰였음. 당시에 사실은 사악한 행위를 가리켰기 때문에 살인은 사실이 될 수 있었지만 피라미드가 이집트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 될 수 없었음. 그렇다면 당시의 사람들은 우리가 현재 사실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는 단어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일까? 현대인들에게 가장 명백하면서도 확실한 사실은 각각의 개체와 관련된 것들임. (예를 들어 길가에 바위가 있다. 테이블 주위에 의자가 여섯개 있다 등과 같이). 그러나 그런 정보는 대부분 우리가 모든 동물과 공유하는 능력인 신체적 지각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고대인들은 그것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음. 그들에게 지식은 우리가 단순한 감각을 통해 배우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이어야 했음. 왜냐하면 지식을 하나님이 주신, 하나님과 같은 영혼을 가진 인간에게만 있는 고유한 능력이라 보았기 때문. 지각은 각각의 개체를 보지만, 지식은 이 동물이 고양이로 불려도 충분할만큼 다른 모든 고양이들과의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를 구별함. 지식은 고양이로서 그것이 가진 본질을 봄. 고대인들에게 지식은 이 고양이나 저 고양이에 대한 사실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과 관련돼 있음. 그들에게 지식이 특정한 것들에 대한 많은 사실들이라는 생각은 인간이 하나님이 주신 도구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을 것임.
- 헌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이미지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드러내는 좋은 사례임. 다윈의 사실들은 얻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공개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비교적 보기 드문 사실에 속했음. 물론 아직도 어떤 사실들은 여전히 밝혀내기가 어려워서 다국적 컨소시엄을 동원하고 수십억 달러의 돈을 투자해도 얻지 못하곤 함. 그러나 우리의 정보기술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똑같기 때문에 사실의 학습은 사실의 공표와 똑같다고 말할 수 있음. 인터넷이 가진 풍부한 능력은 콘텐츠의 검열과 인증을 통해 사실의 공개를 막았던 과거의 인위적 제약들을 제거. 따라서 우리가 찾아낸 모든 걸 공개하는 새로운 전략은 이론으로부터 자유롭고, 인증받기 전에 공개되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누구라도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음. 그리고 이것은 사실이 지식의 기초로서 해오던 역할도 바꾸고 있음.
- 사실은 주장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것의 기본적인 모양도 바꾸었음. 우리는 사실의 역사에서 세가지 단계를 찾아낼 수 있음. 먼저, 고전적 사실의 시대가 있었음. 이 시대는 분석키트를 가진 다윈과 의회보고서에 의해서 대표됨. 고전적 사실들은 비교적 드물었고, 애써서 찾아야했고, 이론으로 입증되곤 했음. 이어 50년대 우리는 데이터베이스로 정리된 사실의 시대로 접어들었음. 이 시대는 메인프레인 컴퓨터 옆에 쌓인 천공카드의 높이로 상징됨. 당시 사람들은 쌓여 있는 천공카드를 보며 엄청나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생각. 하지만 현재 200기가 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에 들어갈 정도의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당시에는 무려 20억장의 카드가 필요했음. 이 카드들을 쌓으면 높이가 300마일에 이를 것임. 따라서 당시 데이터베이스는 당연히 직원이름, 생년월일, 입사일, 사회보장번호 등 기록할 정보의 양을 엄격히 제한해야 했음. 데이터베이스로 정리된 사실의 시대는 여전히 지식을 소수의 사람들이 선정하고 관리하는 영역으로 제한함으로써, 세상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에 한계를 두었음. 오늘날 같은 인터넷의 시대에는 네트워크화된 사실들에 대해 말하는 게 합리적임. 고전적 사실과 데이터베이스로 정리된 사실들이 모두 고립된 지식단위로 간주된다면, 네트워크화된 사실들은 네트워크의 일부로 간주됨. 그런 사실들은 그것을 이용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링크들의 망속에 존재. 예를 들어 논문이 인쇄된 상태로만 전달되던 시대의 과학논문에 들어간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은 사실과 데이터 더미로부터 약간의 정보를 빼낸 것에 불과. 하지만 현재 인터넷에서 과학저널들은 논문안에 든 데이터에 그 출처를 하이퍼링크로 연결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음.
- 우리는 전통적인 전문지식의 가치를 알고 있음. 한편 우리는 다른 가치를 갖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지식이 출현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음. 인증받은 것에서 받지 않은 것으로, 일관성에서 풍부함으로, 확산에서 동요로, 권위자가 만든 불투명성에서 투명성에 대한 지속적 요구로, 그리고 제한되고 알 수 있는 것으로부터 연결되고 통달할 수 없는 것으로 지식이 중시하는 가치가 바뀌고 있는 것. 무엇보다도 전문지식은 개별 전문가의 소유물에서 인터넷의 소유물로 바뀌고 있음. 물론 모든 네트워크가 전문지식의 수준을 높이는 건 아님. 어떤 네트워크들은 실제로는 그 안의 가장 똑똑한 구성원들에 비해서 더 우둔하고, 또한 우둔한 관점을 더 고집하기도 함. 어떤 네트워크가 그런 모습인지를 판단하고 싶다면 인터넷이 가진 여러 특성 중 다음의 두가지 특징, 즉 연결적 성격을 띤다는 점과, 서로 다른 조각들을 연결한다는 특징이 얼마나 잘 구현되어 있는지 살펴보면 됨. 인터넷 연결성의 범위, 규모, 투명성이 분명 중요하긴 해도 연결성이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건 아님. 실제로 전문지식을 뒤흔들고 있는 건 무수히 많은 차이들의 연결성임. 우리는 대성공을 거둔 전문가들이 각다귀처럼 우리 두뇌 주변에서 윙윙거리는 차이점들을 정리해서 단 한번에 날려버려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돈을 주었음. 그런데 네트워크화된 전문지식은 그런 차이점들로부터 강점을 끌어냄.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전문가가 가진 강점의 기준이 어떤 주제에 대해 최종결정권한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것을 가장 먼저 언급했는가라는 사실에 달려 있음. 그리고 그런 첫번째 언급으로부터 무수히 많은 수의 다른 언급들이 나와 각다귀처럼 윙윙거리면서 불안정한 연결된 세상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됨. 네트워크화된 지식은 반드시 차이들을 수반하기 때문.
- 다양성이 더 나은 전략이 되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조건
(1) 한명의 문제해결자가 적절한 대답을 찾아낼 수 없을만큼 문제가 충분히 어려워야 함. 그렇지 않다면 한명의 문제해결자만 있어도 됨
(2) 집단 내 개인들이 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똑똑해야 함. 만일 미적분학 문제가 있다면 미적분학을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은 한명의 미적분학 전문가보다 문제를 더 잘 풀지 못함
(3) 집단내 사람들이 제시된 해결책을 점점 더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함.
(4) 집단의 규모가 충분히 크고 정말로 거대해야 함.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집단이 만들어져야 함. 이 네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최고의 두뇌들로만 구성된 집단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을 만드는 게 더 나음. 즉, 다양한 사람들이 최고로 똑똑한 사람들을 이긴다.
- 지식이 피라미드 모양이었을 때 지식이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굳건한 토대에 기초했을 때, 지식이 신뢰할 수 있는 관계자들이 걸러낸 콘텐츠로 이루어졌을 때, 우리가 안팎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을 때, 지식이 일정한 형식을 가졌을 때, 지식은 손쉽게 권위를 얻었음. 지식이 무정형이라는 건 그것의 활기찬 기운을 의미하지만, 대신 기업과 문화와 과학과 정부가 중심으로 삼고 의지했던 핵심적인 권위가 존재하는 지점들이 사라지는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함. 물론 이런 변화는 본질적으로 심각한 문제지만, 이것은 전통적으로 지식, 좀더 구체적으로 지식과 세계가 맺고 있는 관계를 약화시킨 변화가 낳은 산물임
- 지식은 과학이 네트워크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의 생산물로서 갑자기 등장한 어떤 것이 아님. 과학의 하이퍼링크화는 지식의 그것을 출처로 다시 연결시킬 뿐만 아니라, 지식을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고 논의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적 맥락과 과정 속으로 연결시킴. 네트워크화된 과학이 만든 마지막 생산물은 독립적인 출간물 속에 구현되어 있는 것이 지식이 아님. 그것은 네트워크 그 자체로서 과학자, 데이터, 방법론, 가설, 이론 사실, 추측, 도구, 읽을거리, 야망, 논란, 학파, 교과서, 협력, 그리고 의견충돌처럼 몇 안되는 저널에 실리는, 역시 몇 안되는 논문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들을 연결하는 매끈한 연결망임. 결국 스티븐 핑커의 생각이 맞았다. 과학은 인터넷 때문에 예전보다 더 발달하고 있음. 예전에 비해 정보는 더 늘어났고,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정보를 더 쉽게 구할 수 있음. 컴퓨터는 인간은 결코 눈치채지 못했을 수 있는 패턴을 발견할 능력을 갖고 있음. 링크드 데이터의 구름으로부터 공통점이 형성되고 있음. 협력적 도구들은 과학자들이 모든 경계를 넘나들며 협력할 수 있게 해주고 있음. 이런 모든 일들로 인해서 우리는 간단한 세포를 포함해, 몇년 전만 해도 우리의 능력 밖에 있었던 자연의 전반적 시스템을 조사할 수 있게 됨. 인터넷은 과학의 발전속도를 앞당겨왔고, 과학의 폭을 넓혔으며, 과학이 도달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시킴. 인터넷을 무시하거나 인터넷을 피하기 위해서 산속에 있는 오두막으로 이사를 가도, 그 안에서 영원히 버틸 수 있는 과학자는 거의 없음.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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