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I 데이터는 뇌의 조직화, 즉, 각 부위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연구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확산 강조 영상 기법은 뇌 내부에서 물 분자가 확산하는 방향을 추적하여 신경 섬유 다발의 방향성을 감지하도록 한다. 이 신호로 뇌의 여러 영역간 신경 섬유의 연결 수준 측정뿐 아니라 뇌 네트워크에 관한 정보 추출도 가능하다. 이러한 측정값을 활용한 쌍둥이 연구에서는 개별 신경로의 크기 및 미세구조적 조직화가 중간에서 매우 놓은 수준의 유전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신경로의 측정값을 활용하여 뇌 영역의 전체 연결망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으로 구성된 뇌 네트워크를 추가로 분석하면, 서로 연결된 하위 네트워크를 찾아냄과 동시에 수학적 특성화로 다양한 네트워크 측정값을 도출할 수 있다. 측정값에는 연결의 밀집도나 너 트워크를 통한 효율적인 정보 전달력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네트워크 매개 변수 역시 유전력 범위가 60~70%로 나타났다
- 전반적으로 개인의 뇌 구조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변이의 상당 부분이 유전적 차이에 기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전자는 뇌의 배선 방식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지배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유전자 역할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를 바로잡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유전자의 역할은 출생과 동시에 끝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유전자는 초배선 패턴만 결정할 뿐, 이후의 변화는 모두 경험과 학습이 좌우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뇌의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 프로그램은 출생 후에도 활성화되어 성장과 성숙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신체의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이다
- 유전적 영향의 복잡성
우리는 유전적 변이가 형질 차이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려할 때 마다 시스템의 복잡성과 부딛힌다. 특정 유전적 변이와 특정 형질의 관계는 멘델이 연구한 형질처럼 명확하게 구분되는 경우가 드물다. 사실 단일 유전자의 두 가지 형태로 결정되는 형질, 즉 진정한 의미의 '멘델식 형질'을 찾는 것은 오히려 예외 사례에 속한다. 혈액형이야 멘델의 유전 법칙을 따르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는 하지만, 이는 드문 편이다. 심지어 한때 멘델식 유전이라고 생각했던 눈이나 머리카락 색조차 훨씬 복잡한 방식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복잡성은 주로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
첫째, 하나의 형질이 집단 전체에 걸쳐 다양한 유전적 변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빨간 머리색은 누군가에게 하나의 유전적 변이로 발현되지만, 다른 이에게는 전혀 다른 변이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상이 개별 가계라면 해당 형질이 여전히 멘델식으로 유전될 수 있겠지만, 전체 인구 집단으로 확장된다면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띤다
둘째, 하나의 형질이 개인의 여러 유전적 변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훨씬 일반적인 상황으로, 키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관련하여 멘델은 완두콩에서 매우 특이한 상황을 발견했다. 키가 연속적인 분포를 나타내지 않고, 키가 큰 개체와 작은 개체로 명확히 구분된 것이다
멘델이 키가 큰 완두와 작은 완두를 교배한 뒤, 후대에서 다시 교배했을 여전히 두 종류의 완두만 나타났다. 결국 우리가 예상하던 중간 크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멘델이 실험한 완두콩 집단에서 키에 미치는 단일 유전적 변이가 존재했기에, 식물을 두 부류로 확실히 나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 집단에서는 상황이 완두콩만큼 일반적이지 않다. 인간의 키는 개별적인 두 범주로 구분되지 않고, 전체 집단에서 연속적인 분포를 보인다.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아이를 낳으면, 자녀의 키는 일반적으로 부모의 중간값 정도로 자랄 것이다. 키가 큰 사람끼리 아이를 낳더라도 자녀의 키는 대체로 평균보다 크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다양한 변이를 보인다. 위와 같은 '혼합형 유전 방식'이 동물과 식물 대부분의 형질에서 매우 보 편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20세기초 생물학자들은 멘델의 발견을 형질 결 정이라는 더 포괄적인 이론 틀에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진화적 변화는 대부분 갑작스러운 질적 변화가 아니라, 세대를 거치며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표현형의 미세한 변화라 여겨 왔다. 그러므로 멘델식 유전이 진화 이론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조차 분명하지 않았다
이 문제의 해답은 꽤 단순하지만, 여느 아이디어와 같이 뒤늦게서야 그 사 실이 드러난다. 바로 인간의 키와 같은 형질은 여러 유전적 변이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멘델의 정의에 따르면 각 변이는 여전히 독립적인 유전 단위이지만, 그 영향은 결코 독립적이지 않다.
- 수정란의 첫 분열로 생겨난 두 개의 세포는 동일하지 않다. 이들은 이미 다른 유전자 발현 양상을 보이며, 유전체에 부호화된 2만여 개의 단백질을 만드는 양에도 차이가 있다. 단백질의 상당수는 다른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단 두 개의 유전자에서 시작된 작은 차이도 복잡한 피드백 상호 작용 네트워크를 통해 급격히 증폭되어, 두 세포 간 전반적인 유전자 발현 양상의 차이는 커진다. 그것이 바로 세포 분화가 일어나는 방식이다. 근육 세포는 피부 세포나 간 세포와는 전혀 다른 유전자 발현 양상을 보인다. 발달의 핵심은 이들 세포가 공간적으로 잘 조직되어 적절한 위치에 자리 잡는 것이다. 그러려면 세포 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세포의 배아 내 위치가 어디인가, 어떠한 유형의 세포로 분화해야 하는가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세포간 소통은 배아의 한 지점에 위치한 세포가 단백질을 생성하고, 세포 밖으로 분비된 단백질이 배아 내에서 확산하면서 이루어진다. 이때 단백질 은 생성된 부위 근처에서는 농도가 매우 높지만, 멀어질수록 점차 낮아지는 농도 기울기 concentration gradient 를 형성한다. 세포에서는 표면에 있는 수용체로 단백질의 농도를 감지하고, 그 신호가 세포 내부로 전달되어 활성화 및 비활성화해야 할 유전자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뇌, 심장, 팔다리 눈 등 다양한 기관이 모두 제 위치에서 형성된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점은 어떠한 세포도 전체적인 계획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외부에서 수신한 신호에 각 세포가 반응하는 것에서 시작 된다. 그리고 일부 유전자를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하면서 세포 분열로 배아 가 성장함에 따라 그 정보를 딸세포에 전달하는 무심한 생화학적 상호 작용 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각 세포는 유기체 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를 모두 지니고 있지만, 정작 그 전모는 알지 못한다 마치 자기 대사와 등장 타이밍은 알고 있지만, 전체 대본은 모르는 대규 모 앙상블 연극 배우처럼 말이다. 최종적으로 연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관객은 '자연 선택 natural selection `'이라는 비평가뿐이 다. 좋은 대본은 살아남지만, 나쁜 대본은 상연 기간이 짧아지는 것처럼 생태계에서 도태된다.
- 시냅스에서는 축삭을 따라 전송된 전기 신호가 생화학적 신호로 변화되며, 전류가 충분히 흐르면 시냅스는 신경전달물질이라 불리는 작은 분자 꾸러미를 방출한다.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 맞은편인 다음 뉴런의 수상 돌기에 있는 특수한 수용체 단백질에 의해 감지된다. 신경전달물질이 충분히 감 지되면, 다음 뉴런도 자체적으로 전기 신호를 생성한다 각 뉴런 유형은 이온 통로,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단백질, 시냅스 가소성 단백질, 그리고 세포의 전기생리학적 특성을 함께 결정하는 여러 단백질로 구성된 특정 조합으로 구별된다. 강한 입력 신호가 있어야만 활성화하는 뉴런이 있는 한편, 휠씬 민감한 뉴런도 존재한다. 이 외에도 반복적인 자극을 민감도가 올라가는 뉴런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뉴런도 있다. 뉴런 간에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이는 각 뉴런이 방출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종류일 것이다
앞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 다음 뉴런이 항상 전기 신호를 발화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일부 신경전달물질은 정반대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이들 물질은 분비되면 다음 뉴런의 발화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생각해 보면 이
러한 억제 신호가 중요한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뉴런이 서로 자극만 주는 구조였다면, 하나만 활성화해도 신호가 뇌 전체로 들불처럼 번질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모든 뉴런이 한꺼번에 활성화하 면서 끊임없는 발작 상태에 빠지게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뇌에서는 어떠한 순간에도 각 뉴런이 흥분성 입력과 억제성 입력의 정도를 통합적으로 계산 하고 있다. 그리고 두 입력 사이의 균형에 따라 해당 뉴런이 신호를 발화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 잡음 억제기
공학적 관점에 따르면 발달 시스템은 꽤 견고하다. 하지만 진화를 토대로 자기 조직화 메커니즘을 발전해 나간다고 해도,잘 갖춰진 최적의 조건에서 만 작동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미 확인한 바와 같이 분자 및 세포 수준의 시스템은 잡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매우 정밀한 분자 조건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과도하게 명세된 나머지 현실적인 적용이 어렵다. 게다가 발달 중인 유기체는 주변 환경의 변동에도 대처해야 한다. 산모의 영양 상태나 스트레스 또는 감염에 따른 생리적 변화 등의 요소는 태아 체내의 생화학적 환경과 세포 생리에 영향 을줄 수 있다. 그러므로 진화에게 최선은 바로 다양한 잠재적 변수를 감당하고자 발달 프로그램 내부에 중복 기전과 피드백 시스템을 여러 겹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학적 설계에서 비용을 요구하는 것처럼, 그 모든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데도 대사 비용이 든다. 그러니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 심해야 한다. 진화는 낭비를 용납하지 않는다
시스템의 진화는 완벽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동안은 일반적인 상황 에서 적당히 괜찮게 작동할 만큼만 이루어져 온 것이다. 시스템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잡음과 환경 변화를 받아들이고 조절하면서 수용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물론 최종 결과에 약간의 오차는 있을 수 있지만, 정량적 변이는 그처럼 통상적인 범위 안에서 허용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시스템 설계 방식에는 예상치 못한 결과도 존재하는 법이다. 발달 시스템이 특정 유형의 교란, 특히 발달 관련 유전자에 발생한 돌연변이에 오히려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때 잡음이나 환경적 변동성을 완충하도록 진화한 강건성 robustness 덕택에 시스템은 발달 프로그램의 구성 요 소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돌연변이의 효과도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돌연변이의 영향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변이의 개인차
개인의 발달 강건성은 각자의 돌연변이 하중 mutational load 에 따라 달라지며, 그 양상도 하나같이 다양하다. 모두가 주요 돌연변이를 일정량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그 수는 개인마다 다르다. 평균적으로는 약 150개쯤이지만, 그마저 돌연변이를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그 범위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그런가 하면 개인에게 존재하는 돌연변이의 구성에 따라 발달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도 제각각이다. 또한 사람마다 지닌 돌연변이와 후한 유전적 변 이의 특정한 조합에 따라 발달 프로그램에 끼치는 영향에 개인차가 발생한 다. 이는 곧 발달의 강건성 또는 그 반대 개념인 발달의 변이성 자체가 사람 사이에 달라지는 유전적 특성이며, 해당 특성은 유효한 돌연변이 하중과 관련이 있음을 뜻한다.
앞서 얼굴의 비대칭성으로 발달 변이성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고 언급 한 바 있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마다 비대칭성의 정도가 다르다. 신체 부위와 얼굴 특징을 다양하게 측정한 후 종합하면, 개인의 비대칭 양상을 수치 화할 수 있다. 쌍둥이 연구에 따르면 비대칭성은 부분적으로 유전되며, 유전 력은 약 30% 수준이다. 일란성 쌍둥이를 여러 쌍 살펴보았을 때, 쌍둥이 간 유사성과 각 쌍둥이 개인의 대칭성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 복제 실험을 다시 생각하면, 사람마다 결과가 다를 수 있음 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당신을 100번 복제한 결과가 나를 100번 복제한 결과보다 더 다양하게 나타날 수도, 그보다 덜할 수도 있다. 당신의 유전체 는 가능한 발달 결과의 범위를 내 유전체보다 더 넓거나 좁게 설정해 둘 수 있다. 그 차이는 각자가 지닌 상대적 돌연변이 하중과 발달 프로그램의 강 건성에 따라 달라진다
- 성격 요인은 뚜렷하게 구별되는 몇 가지 신경화학적 경로나 특정 뇌 영역 또는 회로의 변이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심리학적 구성 요소가 생물학적 단일한 실체를 나타낸다기보다, 다양한 세포 및 신경계에서 나타나는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성격 특성을 요인 분석으로 정의하는 접근 방식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성격 특성이 행동 패턴을 묘사한 데 그친다는 점이다. 누군가 '외향적이라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는 말은 사실상 그 특성에 이름만
지은 것일 뿐, 그 작동 메커니즘을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에 접근할 수 있는 메커니즘적 맥락은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가 성격 특성을 이야기할 때, 특정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 방식을 묘사한다. 이는 주어진 선택지 가운데 어떠한 행동을 선택하느냐와 관련되 는바, 결정의 문제를 나타낸다. 그리고 의사 결정은 단지 행동의 결과로 나 타나는 외형적 양상을 초월한다. 유기체가 고려하는 요소와 그것을 통합하 여 적절한 행동을 이끌어 내는 방법, 즉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심오한 기제의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다.
- 이처럼 신경조절 시스템의 기본적인 설계는 비슷하지만, 실제로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뉴런의 수나 축삭이 뻗어 나가는 범위에는 개인차 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경조절물질이 생성, 분비되는 양과 반응하는 정도 역시 사람마다 '필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에게 매개 변수 를 똑같이 설정하는 것은 자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련된 유전자 가 워낙 많으므로, 모든 유전자에 걸쳐 변이가 일어나지 않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발달 과정에 수반되는 잡음 역시 너무나 많아서 매번 똑 같은 방식으로 작동할 수도 없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뉴런은 중뇌와 뇌간에서 발견된다. 해당 뉴런의 축삭은 뇌 전반에 걸쳐 투사된다. 또한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여러 수용체 단백질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신경 전달을 조절한다.
- 우리가 성격 특성으로 인식하고 분류하는 요소는 여러 근본적인 의사 결정 매개 변수의 다양성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마다 그 매개 변수가 다르게 조율되는 이유는 신경조절 시스템의 차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 일부는 신경조절 경로를 구성하는 생화학적 요소를 부호화하는 유전자의 변이로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특정 경로 에 직접 작용하지 않고, 주로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해당 시스템에 간접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뇌회로가 발달하는 방식에 나타나는 차이가 심리적 특성의 주요 한 원천이라는 중심 주제로 되돌아왔다. 중요한 점은 그 차이가 유전적 차 아니라 발달 자체의 과정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발달 과정에서 일 어나는 무작위적 변화는 유전적 변이의 효과가 개인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크게 좌우할 뿐 아니라, 타고난 기질 차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생 이후 뇌의 자기 조직화 과정은 우리의 경험과 그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줌으로써 선천적 차이를 강화할 것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서로 다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는 여러모로 크게 벌어진다.
- 신경 영상 연구에서는 사람이 얼굴을 볼 때 방추상 얼굴 영역이 격렬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얼굴이 아닌 자극에는 크게 반응하 않는다. 물론 이 영역이 단독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해당 영역은 반응하는 여러 뇌 영역으로 이루어진 확장 회로의 일부로, 얼굴인식에 이들 모두가 얼굴에 강하게 반응한다 흥미로운 점은 안면실인증 환자도 얼굴 반응 영역 또는 해당 영역의 네 트워크에서 얼굴 자극에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듯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해당 뇌 영역이 활성화되었음을 나타낸다. 심지어 그 영역에서는 이전에 본 적이 있는 얼굴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 즉 얼굴 인식의 초기 단계가 뇌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 는 셈이다.
그러나 얼굴 인식 네트워크가 신호를 전두엽에 전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생긴다. 일반적으로 전두엽에서는 얼굴을 의식적으로 인 식했음을 반영하는 후속 신호가 나타난다. 그러나 안면실인증 활자에게서 는 후속 신호가 전혀 나타나지 않거나, 나타나더라도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이러한 차이는 해당 영역 사이를 연결하는 신경 연결 수가 일반인보다 더
적다는 관찰 결과와도 일치한다.
- 우리는 언어와 문화의 창조로 자연 선택이라는 프로그램에 능동적으로 참여했다. 그 덕에 조금이라도 더 똑똑해지는 것이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진
화가 촉진되었다.
그 결과 지능을 높이는 새 돌연변이는 자연 선택 과정에서 이미 대부분 등장했을 것이다. 그중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돌연변이는 강한 선택 압력을 집단 내에 빠르게 확산 및 고정되어 해당 유전자의 이전 형태를 대체했다고 본다
물론 지능을 높이는 새로운 돌연변이가 나올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실제로 초파리나 생쥐 등의 동물에서는 학습이나 기억 능력을 향상하는 유전적 돌연변이가 실험적으로 유도된 바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새로운 돌연변이가 지능에 영향을 미친다면, 지능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휠씬 크다. 복잡한 시스템은 구조상 개선하기 보다 망가뜨리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 자연 선택은 인간의 뇌를 만든 뒤부터 이를 보호하는 막대한 과업에 직면 했다. 과거에는 양성 선택의 작용으로 지능을 높이는 유전적 변이가 인구 집 단 내에 고정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음성 선택이 그 변이의 유지를 위해 애 쓰고 있다. 이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쟁과 다르지 않다. 정자나 난자가 새 로 만들어질 때마다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지능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돌연변이는 임상적으로 지적 장애가 있는 사 람이 자녀를 거의 낳지 않기에 선택 압력으로 빠르게 제거된다. 하지만 좀 더 미묘하게 영향을 미치는 돌연변이는 자연 선택으로 걸러내기가 상당히 어렵다. 무엇보다 인간의 뇌는 수많은 유전자가 관여하는 복잡한 구조이므
로, 자연 선택이 모든 유전자를 동시에 감시할 수 없다
효과가 약한 돌연변이는 자연 선택의 감시를 피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다. 더군다나 영향력도 작은 편이라면, 상당히 높은 빈도로 집단 내에 확산할 수 있다. 중간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 돌연변이도 한동안은 자연 선택을 피해 집단 내에 머무르면서 새로운 변이로 자리 잡기도 한다. 이처럼 마이너스 변이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류의 먼 과거, 그리고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는 높은 지능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반면, 그 반대는 불리했기에 선택에서 밀려났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다. 이때 번식은 단순히 자녀 수만뿐 아니라, 자녀가 생존 하여 번식 가능한 나이까지 자라서 다시 자녀를 남기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러한 선택 압력이 다소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지능은 여전히 모든 종류의 사망률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다시 말하면 지능이 낮을수록 다음과 같은 사망 원인의 위험이 더 높다.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각종 암
*감염병
*자연적 원인에 따른 사망
*사고, 살인, 자살 등 비자연적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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