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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23 우연을 길들이다
  2. 2014.10.19 크기의 과학
  3. 2014.10.18 생명을 읽는 코드, 패러독스
  4. 2014.10.18 새로운 황금시대
  5. 2014.10.18 몸의 인지과학
  6. 2014.10.17 고삐풀린 뇌
  7. 2014.10.12 사물의 역습
  8. 2014.10.12 지구의 정복자
  9. 2014.10.07 빛 이야기
  10. 2014.10.06 융합하면 미래가 보인다

우연을 길들이다

과학 2014. 10. 23. 21:30

 


우연을 길들이다

저자
이언 해킹 지음
출판사
바다출판사 | 2012-10-02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논픽션 근대적 사고를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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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법칙에 대해 점차 많은 것을 알아가면서, 인간은 세계를 인과관계와 법칙이라는 이름아래 설명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게 됨. 이런 결정론적 세계관은 자연히 우연의 존재를 배제하는 것으로, 세계가 종종 우연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단지 우리가 세계의 밑바탕에 작용하는 비밀스러운 힘이 보여주는 필연적 작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치부하였음. 이러한 사조아래서는 결정론적 세계관과 우연이라는 개념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존재였을 뿐만 아니라, 한쪽이 강해지면 다른쪽은 수그러들 수 밖에 없는 상극의 관계였음.
- 일찍이 통계는 세금징수와 병역부과를 위한 조사에서 기인한 것에서 보듯이, 통계는 인간을 보다 잘 파악하여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삭. 그 가운데 통계적 규칙성이 발견되었으며, 그러한 통계적 규칙성, 나아가 법칙이 지닌 정체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름.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인간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과 인간의 존엄함에 대한 위기감 중 어느것도, 우연이 길들여지는 과정에서 홀로 작동한 것은 아님. 자신감이 아니었다면 인간의 행동으로부터 통계적 법칙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는 없었을 것이고, 위기감이 아니었더라면 통계적 법칙과 결정론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기 위한 시도 역시 약화되었을 것임. 우연과 필연이 서로 불가분의 관계인 것처럼, 우연 길들이기에 기여했던 인간의 자신감과 위기감은 서로 상반된 듯 보이지만 인간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양 쪽 눈이기도 함
- 계량화는 범주화를 필요로 하고, 통계적 목적을 위해 새로운 계급을 정의하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상상하는 방식과 우리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
- 1830년대와 1930년대의 감수성이 보여주는 대조는 역설적임. 1930년대에는 자연법칙이 확률적이라는 확신은 세상이 자유의 안전지대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간주됨. 모순적이게도 동일한 확신이 1830년대에는 위와는 정반대로 해석됨. 즉 만약 범죄와 자살을 관정하는 통계적 법칙이 존재한다면, 범죄인들의 범죄를 막을 수 없다는 것. 1930년대에는 확률이 자유의지의 존재 여지를 제공해 주었지만, 1830년대에 확률은 자유의지를 완전하게 배제해 버렸음. 이런 대비는 상호모순적으로 보임. 오랫동안 객관적이며 변경 불가능한 필연성에 대한 모형으로 군림해왔던 물리 법칙은 30년대에는 제왕적 권위를 상실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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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의 과학

과학 2014. 10. 19. 13:46

 


크기의 과학

저자
존 타일러 보너 지음
출판사
이끌리오 | 2008-03-19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크기, 그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탐구! 크기에 대한 인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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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자의 응집력을 나타내는 직선이 주력을 나타내는 직선보다 더 완만함. 그래프에서 중력과 응집력을 나타내는 선이 교차하는 곳은 길이가 1밀리미터 정도인 유기체 부근임. 교차점을 기준으로 윗부분은 중력이 분자력보다 훨씬 더 급경사를 이루며 증가하지만, 작은 유기체들이 있는 아래부분은 분자력에 비해 중력이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작음. 다시 말해 작은 유기체들은 중력을 거의 느끼지 않지만 분자의 결합력은 작은 유기체들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침. 두면의 분자거리가 가까울수록 분자들의 결합력은 증가. 또한 몸집이 작은 동물일수록 중력에 비해 분자의 결합력이 미치는 영향력이 커짐. 이로 인해 파리나 도마뱀붙이는 인간이 시도도 하지 않을 벽을 타고 걷는 일을 쉽게 해냄.
- 힘이나 에너지 소비와 관계 있는 확산 같은 2차원적 특성이 존재하려면 반드시 크기가 증가할 때 부피와 질량도 크게 변해야 함. 몸집이 큰 동물들이 작은 동물과 달리 아주 두꺼운 사지를 갖고 있더나 돌돌 말린 장을 갖게 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
- 식물이 효과적인 조직으로 인식하여 내부구조로 받아들인 관다발 조직도 처음에는 종자나 포자에서 퍼져나간 작은 가지들을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일단 관다발 조직을 만들어낸 식물은 그 내용을 유전정보 속에 기록한 후 커다란 나무로 변할 때까지 계속해서 관다발 조직의 구조를 바꾸어 나갔을 것임. 물론 진화에 있어 언제나 크기 변화가 구조변화를 앞서나간다고는 할 수 없음. 그 역도 언제나 성립할 수 있음. 진화의 과정은 시소와 같아서 계속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법이다. 크기가 변할 때는 언제나 구조도 변하며, 구조를 변화시켜야만 크기변화가 가능하기 때문. 크기변화가 먼저일 때는 구조변화가 비교적 단조로울 때가 많음. 그러나 구조변화가 먼저일 때는 크기가 크게 변할 수 있음. 이 같은 사실은 몸집이 큰 동물과 식물이 최대크기로 자라는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면 알 수 있음.
- 유기체는 점점 더 몸집이 커지는 쪽으로 진화. 그 이유는 가장 몸집이 큰 동물이 차지할 수 있는 상위 공간이 항상 비어있기 때문에 작은 유기체들과 경쟁하는 쪽보다는 큰 유기체가 되는 쪽을 택하려는 경향 때문. 이 같은 경향은 한 종의 내부에서도 일어나며 종간의 경쟁에서도 일어남. 동물의 경우 크기 차이는 자연선택 때문인 경우가 있으며, 바다포유류의 몇몇 종이 그렇듯 암수간의 몸집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경우도 있음
- 다세포인 점균류가 있다고 하자. 이 점균류는 단세포인 점균류에 비해 어떤 유리한 점이 있을까? 다세포가 된 점균류는 세포들이 서로 협력해서 바람을 타고 포자가 멀리 퍼져나가도록 몸을 한껏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적으로 생활하는 단세포 생물이 다세포 생물처럼 군집을 이루면 고등동물의 장에서 여러 세포가 한꺼번에 소화효소를 분비하여 음식물을 분해하는 것처럼, 한데 모인 세포들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다당류를 단당류롤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함께 분비. 그렇게 되면 큰 입자가 아닌 작게 분해된 입자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임. 많은 세포들이 한데 모여 군집을 이루면 주변에 있는 큰 입자를 분해할 수 있는 소화효소를 충분히 분비할 수 있음. 다시 말해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물도 소화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꿀 수 있는 셈. 혼자서는 흡수할 수없는 음식물도 여러 세포가 모이면 충분히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을 이리떼 전략이라고 함. 두번째 예는 덩어리를 이루는 혐기성 세균임. 이런 세균들은 산소가 있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산소가 없는 장소에서만 서식. 혐기성 세균이 덩어리를 이루는 이유는 주변에 산소가 있을 때 중심부로 산소가 침투하지 못하게 하여 전멸을 막고 살아남기 위해서임. 세번째 예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조류에서 발견한 것으로 무척 흥미로움. 조류가 들어 있는 배양기 속에 천적을 집어넣을 때마다 이 작은 세포들은 모두 잡아먹혔음. 그러나 가끔 조류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연약한 세포표면에 점액질 물질이 생기면 세포들이 한데 결합하여 천적이 잡아먹을 수 없을만큼 커졌음. 그리고 그 크기로 인해 살아남을 수 있었음. 한데 뭉쳤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이득이 되는 특성은 분명 크기증가일 것임.
- 크기가 커진다는 의미는 생명체에게 관여하는 시간의 흐름이 모두 느려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만큼 한가지 일이 진행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짐. 이는 생명체가 부피대 표면적의 비를 일정하게 함으로써 효율성을 최대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임. 자연선택에 있어 효율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시간에 영향을 받는 유기체들은 크기가 커지면 물질대사 속도도 느려지고 움직이는 속도에서부터 움직이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간의 흐름이 느려짐. 시간과 크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다양성을 결정하는 요소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음.
- 수명이 물질대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음.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수명이 더 길고 세포는 연료를 천천히 소비하며 물질대사 속도도 느림. 코끼리의 세포는 쥐의 세포보다 산소를 소비하는 속도도 느리고 한 세포가 성장하고 살아가는 세포주기도 더 김. 실험을 통해 수명이 물질대사 속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도 있음. 인공적으로 물질대사 속도를 줄이기 위해 실험실에서 기르는 동물들에게 먹이를 아주 조금만 주자 수명이 늘어났음. 선충의 수명을 두배정도 늘리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 유전자가 발현하면 물질대사 속도가 두배정도 느려짐. 선충의 수명이 늘어난 이유는 물질대사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일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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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읽는 코드, 패러독스

저자
안드레아스 바그너 지음
출판사
와이즈북 | 2012-11-25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자연, 그 거대한 생명의 드라마노예처럼 희생하는 부모, 자살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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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박테리아들은 미생물막이라는 매우 빽빽한 군집을 형성하기도 함. 이 미생물막은 적대적 환경에서 군집에 참여한 각 박테리아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고, 박테리아들이 이런 환경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줌. 미생물막의 한 사례는, 독자 여러분이 이를 닦지 않았을 때 생기는 박테리아 플라크임. 플라크는 일단 생기면 제거하기 어려움. 플라크를 만든 박테리아들이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 프라크라는 미생물막 안에서 결합된 박테리아들은 그들의 주적(즉, 여러분과 여러분의 칫솔)에 대항해 스스로를 보호. 그러기 위해 박테리아들은 서로를 결합시키는 일종의 접착제를 분비함. 분명한 것은 한마리만 있을 때는 이런 접착제를 분비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접착제 분비 전에 박테리아들은 주변에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커뮤이케이션을 함. 주변에 충분한 친구들이 있으면 이들은 미생물막을 만들기 시작. 이들의 커뮤니케이션은 미생물막을 만드는 내내 지속됨. 그리고 이 미생물막 안에서 각 박테리아들은 각자 특별한 역할을 하는데, 인간사회와 마찬가지로 이런 노동 분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
- 유전자가 이기적으로 이타주의를 자극한다고 보는 시각은 매우 설득력이 있음. 따라서 우리는 그런 시각이 단지 하나의 시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망각하고 그 시각에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음. 그러나 이기적 유전자 시각에는 두가지 한계가 존재. 이는 과학이 쌓아올린 집의 지붕에 뚫린 두개의 빗물구멍과 같음. 우리는 빗물이 새는 천장을 바라보며 이 세계가 우리의 이론으로 보는 것보다 그리 편안치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됨. 첫번째 한계는 개별 유전자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원래 상태로 온전히 남아 있지 않은 것이 보통이라는 것. 한 대립유전자를 수세대에 걸쳐 추적하면, 세포가 저지르는 복제오류 때문에 이 유전자도 변함. 시간이 흐르면서 유전자 자체가 변한다면 유전자가 자기 자신을 위해 유기체를 행동하게 만든다고 말할 수 있을까? 두 유전자 복제본이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따라서 하나의 자아라고 말할 수 있을 때는 언제인가? 우리는 이를 여전히 알지 못함. 두번째 한계는 첫번째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인데 이것은, 단지 한 유전자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 행동은 실질적으로 없다는 것. 수많은 유전자, 아마도 수천개의 유전자들이 행동에 영향을 미침. 사실이 이런데도 생물학자들은 대부분의 행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을 고작 10개정도 밝혀내는 일에도 몹시 힘들어 함. 따라서 개별 유전자들이 세대를 거쳐 온전하게 남아 있다손 치더라도, 다수의 유전자들도 그럴 것이라고 말하기는 힘듬. 세대를 거칠 때마다 유기체들이 두개의 대립 유전자 중 하나를 자신의 정자세포와 난자세포 속에 넣음으로써 자기의 유전물질을 뒤섞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많은 유전자들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면, 이들 유전자들이 세대를 거칠 때마다 뒤섞이기 때문에 이기적 유전자 시각은 그 힘을 잃고 맘
- 우리는 타자와 함께 살면서 타자로부터 먹이를 얻고 그 몸에서 번식까지 하는 기생충들을 잘 알고 있음. 얼핏 보면 기생충은 혜택만 얻고 숙주는 비용만 부담하는 것으로 보임. 그러나 조심하자. 많은 기생충들은 우리가 보는 것과 다르다. 인간에게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아주 막은 미생물인 선모충과 편모충의 사례를 보면 이들은 생쥐도 전염시킴. 그런데 이들은 생쥐에게 아주 이상한 영향을 미침. 이들에게 전염된 일부 생쥐들은 전염되지 않은 생쥐들보다 더 살이 찌고 더 오래 삼. 오래 사는 생쥐들은 이들 미생물이 생산한 비타민 B1같은 물질의 혜택을 얻는 것이 분명함.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원충류 미생물은 또 다른 사례로 주목됨.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일부 지역에서 원충류 미생물에 전염된 사람들은 심장병의 주요 원인인 고혈압에 덜 시달림 가장 놀라운 사례는 게와 가재의 친척뻘쯤 되는 시모토아 엑시구아라는 작은 등각류임. 이 기생충은 장미돔이라는 물고기의 입속으로 들어가서 물고기의 혀를 먹어치움. 여기까지는 가장 혐오스러운 자연의 행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음. 그런데 이 기생충은 혀를 먹어치운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물고기의 입속에서 혀 역할을 하면서 물고기의 먹이잡이를 도움
- 우리같은 생명체의 각 세포에는 그보다 작은 세포에서 유래된 작은 구조가 존재. 그것이 바로 미토콘드리아임. 미코콘드리아는 지금까지도 세포의 특징을 보여줌. 즉, 세포막이 있고, 자신만의 DNA가 있으며, 이 DNA로부터 자신의 단백질 중 일부를 만들어냄. 우리의 운명과 우리 몸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운명은 어떻게 연결될까? 첫째,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세포들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냄. 미코콘드리아는 우리의 발전소가 되었고, 따라서 우리 세포의 필수적인 한 부분이 되었음. 그래서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심각한 병을 얻고 심지어 죽기까지 함. 둘째, 미토콘드리아는 난자세포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됨. 미토콘드리아는 숙주세포를 결코 떠날 수 없음. 이들은 성장과 분열에 필요한 여러 기초물질을 주변세포들로부터 얻음. 셋째, 과거엔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였던 만은 유전자들이 주변 세포의 DNA를 구성하게 되었음. 따라서 원래는 미토콘드리아의 것이었으며 미토콘드리아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었던 이 유전자들은 이제 더 이상 미토콘드리아의 것이 아님. 세포가 이런 유전자를 갖고 미토콘드리아의 일부분을 만들면,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로부터 그 부분들을 가져와야 함. 이런 세가지 관계를 통해, 우리의 세포와 미토콘드리아는 아주 강하게 결합되었음. 둘은 함께 유전되고, 서로의 생존에 필수적 존재가 되었으며, 심지어 유전자까지 교환하게 되었음. 둘은 진정으로 하나가 된 것.
- 살아있는 세포들은 모두 DNA 복구 단백질을 갖고 있음. 복구 단백질의 임무는 DNA오류를 알아내서 그것을 수리하는 일. 먹이가 풍부하고 번성하고 있는 박테리아 군집의 경우, DNA 복구 단백질은 대부분의 DNA변화를 수리함. 그러나 기아에 허덕이는 군집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름. 굶주리는 세포들은 다른 오류를 수리하는 동안 새로운 오류를 만들어내는 열악한 복구 단백질을 만들어냄. 그 결과 굶주리는 세포들은 갈수록 DNA 변화가 누적되고 이 때문에 DNA변화가 가속화됨.
- 결과적으로 볼 때, 지난 30억년 동안 박테리아 생존에 도움이 되었던 안전한 전략은 죽음에 직면했을 때 도박을 하는 것이었음. 몇몇을 제외한 모든 박테리아가 굶어죽을 게 분명한데도 박테리아들은 이런 전략을 추구
- 차고를 온갖 보물 창고로 만든 사람이라면 쓸데없는 것은 다 버리라는 단순한 원칙이 절실하게 느껴질 것임. 그래서 사람들은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그런 보물들을 주기적으로 청소함. 유전자들도 주기적으로 그런 청소를 당함. 잉여 유전자가 된 불필요한 유전자들은 그런 유전자를 파괴하는 돌연변이를 통해 청소됨. 비타민 생산만이 제거되어야 할 유일한 삶의 양식은 아니었음. 가장 인상적인 청소사례는 기생충, 특히 우리세포 안에 사는 기행충들에서 발생했음. 숙주였던 우리 세포들은 원래 기생충들에게 약간의 비타민과 삶의 필수품 대부분을 제공해 주었음.그러다 우리 세포들이 비타민을 생산하기 않게 되자, 일부 기생충들은 자신의 단백질 기초물질을, 또 일부 기생충들은 자신의 DNA기초물질을 생산할 수 없게 되었음. 이로써 일부 기생충들은 자신의 세포벽을 만들 능력을 잃었고, 또 일부 기생충들은 호흡할 능력, 즉 산소를 사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능력을 잃게 됨. 그리고 일부 기생충들은 이런 능력 중 상당 부분을 잃었고 이와 함께 수천개의 유전자도 잃었음. 이런 모든 변화를 겪고도 이후 기생충들은 행복하게 살았음. 숙주가 영양분과 에너지를 직접 제공하는 한, 이런 변화는 중립적이었기 때문.
- 삶의 양식에 대한 구속과 이에 따른 기회는 한 동전의 양면임. 헌신과 구속은 기회를 낳고, 그 뒤에는 자유가 뒤따름. 그런데 자유에는 구속이 필요함. 무엇에서 벗어나는 것이 자유이기 때문에, 자유는 벗어날 그 무엇(즉, 구속)이 필요한 것임. 반대로 그렇게 해서 얻은 자유로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은 그 선택에 대한 헌신과 구속을 창조함.
- 단백질(분자)와 세포에서 발생하는 파괴적 창조과정을 정리하기 위해 생명체의 구성부분을 창조하고 파괴하는 화학반응을 살펴보자. 이런 화학반응은 두 분자를 결합, 혹은 분해하거나 분자의 부분들을 서로 교환하는 효소단백질에 의해 이루어짐. 생명은 수십억번에 걸친 이런 화학적 대화로 유지됨. 이런 화학적 대화는 모든 유기체의 모든 세포에서 매 순간 진행됨. 각 화학반응에서 어떤 분자는 파괴되고 어떤 분자는 창조됨. 이런 파괴적 창조(혹은 창조적 파괴)의 원칙은 효소단백질에 의해 촉진되었든 아니든, 유기체 내부 혹은 회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화학반응에 똑같이 적용됨. 또한 이런 원칙은 서로 결합해 분자를 만드는 원자들, 원자로 분리되는 분자들에도 똑같이 적용됨. 이 원칙은 어떤 소립자를 흡수하거나 혹은 가지고 있던 소립자를 방출함으로써 원자가 다른 원자로 변할 때도 적용됨. 이 원칙은 소립자들이 상호작용할 때도 적용됨. 기실, 소립자들은 파괴와 창조에 매우 뛰어난 전문가들이라 할 수 있음. 소립자들이 하는 일이란 서로를 파괴하고 재창조하는 일이기 때문.
- 수정체는 태아에만 존재하는 신경관과 외배엽이라는 두 집단의 세포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됨. 신경관은 나중에 척추, 뇌, 그리고 망막이 됨. 외배엽은 우리 눈을 보호하는 투명한 외피인 각막을 포함한 눈의 부분들과 다른 신체조직으로 변형됨. 태아의 외배엽과 신경관은 성인 유기체에는 존재하지 않음. 그렇다면 이런 조직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데도 어떻게 잃어버린 수정체를 다시 만드는 걸까? 수정체를 다시 만들려면 처음 수정체를 창조했던 과정과는 완전히 다른 과정이 필요. 도롱뇽같은 유기체의 경우 홍채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 여기서 수정체의 교환은 작은 집단의 홍채세포들에서 시작됨. 먼저 이 세포들은 색깔을 잃음. 그런 후 분열을 시작해서 종양을 연상시키는 점점 더 큰 공 모양의 홍채 파생물을 형성. 이 공 모양의 홍채 파생물이 커지면서, 그 안에 세포들이 수정체의 밀도와 투명성을 책임지는 단백질을 만들기 시작. 그리고 마침내 이 공모양의 홍채 파생물이 홍채에서 떨어져 나와 새로운 수정체가 됨.
- 강력한 선택은 사람들이 소중히 간직했던 것을 포기하라는 권유이고, 비방꾼들은 그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임. 이들은 그것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기도 함. 이들이 소중히 여기는 그것이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 대륙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 모든 유기체들은 동시에 창조되었다는 생각, 그리고 시간은 절대적이라는 생각 등이었음. 그렇다면 이들은 (우리 대부분은) 그런 해석을 왜 그렇게 격렬히 지키려 할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앞에 본 것처럼 우리 조상들 속에 있음. 박테리아부터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상들은 말 그대로 자신의 해석에 따라 살고 죽었음. 우리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우리가 우리의 세계관과 운명을 자유롭게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기적과 같은 일임. 그것은 많은 인간들이 여전히 자신의 세계관에 따라 살고 있기 때문. 종교적 신념이나 정치적 이데올로기 때문에 수많은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고 그 와중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은 해석을 그냥 해석으로 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보여줌. 세계에 대한 과학적 해석도 예외가 아님. 요약하면, 인간과 비인가 세계에 대한 해석, 서술, 설명은 여러 면에서 비슷함. 그러나 선택의 측면에서는 다름. 선택은 우리에겐 어려우면서도 동시에 가능한 일이지만, 다른 많은 유기체들에겐 불가능하기 때문. 선택은 과학적 대화를 진전시키는 데 필수적임. 가장 강력하고 어려운 선택은 과학혁명을 가져옴. 선택은 하나의 서술과 질문으로 시작됨. 그리고 그 각각에 대해 설명하고 답을 제시하면서 거대한 지식체계를 수립함. 이렇게 수립된 지식체계가 출구없는 미로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또한 선택이 출구를 제공해준다고 말할 수 있음. 출구를 제공해주는 선택이란 하나의 해석을 최종적인 해석이라고 보는 선택임. 이런 선택은 어딘가에서 멈추는 선택, 거울의 방에서 반사되는 대부분의 거울을 무시하고, 그중 한 거울에만 초점을 맞추는 선택임
- 과학적 대화는 틀린 것을 제거함으로써 진행됨. 아니요라는 대답을 추구하는 질문들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때문임. 이런 질문들을 통해 애매하게 틀린 것들에서 분명히 틀린 것들을 골라내어 제거할 수 있음. 이런 원리(반증 가능성의 원리)가 가진 힘을 보려면, 모든 생물체가 자신의 삶의 양식, 자신의 살아있는 세계관을 가지고 자연에 대해 묻는 질문을 상기하면 됨. 자연이 아니요라고 대답하면 이들은 죽는다. 수십억년에 걸쳐 진행된 이런 질문의 결과, 지구에는 극히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하게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삼엽충에서 공룡에 이르는 대부분의 살아 있는 세계관이 소멸했음. 이런 비유는 과학적 대화의 근본적 약점을 보여줌.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이론은 그 이론과 모순되는, 혹은 그 이론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관찰결과)의 존재로 인해 훼손되는 경우가 있다는 약점 말이다. 요컨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자연법칙은 진리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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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황금시대

과학 2014. 10. 18. 07:40

 


새로운 황금시대

저자
제이 하먼 지음
출판사
어크로스 | 2013-08-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IT기술 이후 세상을 바꿀 혁명은 무엇인가? 앞서 가는 기업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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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은 존재에 대한 온갖 장애와 위협을 극복함. 각 개체는 강력한 생존본능을 갖추었으며, 종 전체에는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전략이 있음. 자연은 각 개체보다는 전체 속을 더 염려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 벌레들은 살충제를 견뎌내기 위해 돌연변이를 만듬. 흰개미는 지하 전기 케이블 위의 맛있는 플라스틱 절연판에 이르기 위해 납으로 된 파이프를 물어뜯음. 박테리아는 항생물질에 내성을 키움. 인간이 무엇을 하든 자연은 살아남음. 자연은 필요하다면 우리를 희생해서라도 생존함
- 동물생약학은 동물의 자가치료를 연구하는 학문. 애완용 고양이나 강아지가 몸이 아플 때 풀을 씹는 것을 본적이 있을 것임. 동물이 선택한 약용식물에 든 화학물질은 항균, 항바이러스, 항진균, 구충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짐. 야생 침팬지는 장내 기생충을 제거하기 위해 베노니아 아믹달리나를, 류머티즘과 바이러스, 진균감염에는 아스필라 잎을 먹음. 또 다른 동물들은 음식의 독성을 중화하기 위해 숯과 진흙을 씹고, 피부병에는 감귤류, 클레머티스, 바람등칡을 문지름. 수태한 코끼리는 분만을 유도하는 지치과의 특정한 나무를 찾아 몇 마일씩을 걸음
- 전세계의 시내와 강들은 모두 구불구불한 나선패턴으로 서롤 비슷하며 직선을 결코 없음. 사실 아무리 흐름을 직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써도 동맥 스텐트, 빗물을 바다로 보내는 도관, 급수 파이프 등 직선 흐름 경로를 만들어 놓은 곳마다 유체가 비틀고 뒤집히면서 나선 형태로 침전물을 남기는 것을 볼 수 있음. 직선이 최선의 경로라면 자연이 그런 식으로 디자인을 진화시킨 예가 최소한 하나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땅벌, 물고기, 식물, 동맥 등 어디를 살펴보아도 직선을 하나도 없음.
- 약 100년 전 냉장고와 공조장치의 발명은 세상을 완전히 변화시킴. 수천년 동안 인류는 발효, 염장, 건조, 훈연 등의 방법으로 식품을 보존. 곡식은 그대로 두면 곰팡이가 피고, 설치류나 바구미에게 먹힘. 사실 맥주는 이런 곡식을 보전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라고 함. 특히 보존된 식품을 가지고 진군에 나서야 하는 군대의 전략은 단백질의 보충원인 고기를 보존할 소금의 보급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 독립전쟁이나 남북전쟁을 비롯한 많은 군사작전기 적의 암염산지를 공격해서 빼앗거나, 최소한 그 가동을 방해하는 전략을 사용했음. 소금이 없으면 식량도 없고 진군도 있을 수 없었던 것.
- 폴리네시아의 한 섬을 방문한 선교사들이 그곳 주민들에게 냉장고를 선물한 이야기. 그들은 자급해서 살아가는 그곳의 어부들이 매일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눈치챘음. 필요 이상으로 잡힌 물고기는 열대의 더위에서 곧 상하기 때문. 선교사들은 남은 물고기를 냉장보관할 수 있다면 어부들이 부를 산출하는 다른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 1년 후 돌아온 선교사들은 공동체에 냉장고의 흔적이 없는 것을 발견. 원로들이 모든 장비를 바다에 버리라고 명령한 것. 이유는 남은 물고기를 냉장한다는 것은 그것이 연로한 사람들이나 병약한 사람들엑 주어질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 수천년에 걸친 그들의 풍습이 사라지는 것. 그 부족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부를 가져다주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배고픔울 주는 진보를 받아들일 수 없었음.
- 몸의 화학적 작용에 균형이 맞지 않으면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화학물질이 잘못된 때에 방출되어서 심정맥혈전증, 색전증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 쿠마딘이라는 브랜드명으로 시판되는 와파린과 같은 혈액항응고제는 많은 생명을 구함. 그러나 와파린은 체내에서 비타민 K의 균형을 깨드림. 부분적으로 여기에 기인해서 메스꺼움, 두통, 미각상실과 같은 많은 합병증이 뒤따르며, 내출혈, 뼈의 불안정, 동맥 석회화와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음. 아이러니하게도 와파린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살충제 중 하나임. 와파린은 내출혈을 일으며 설치류를 죽음에 이르게도 함
- 볼 베어링은 세계적으로 1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가짐. 볼 베어링은 가동부분들 사이에서 마찰을 줄이거나 기동성을 증가시키는데 광범위하게 사용됨. 사막에 사는 사하라 샌드 피쉬는 볼베어링이 없이도 극히 적은 마찰, 엄청난 마모내성으로 모래 사이를 움직임. 이 도마뱀은 마모를 전혀 경험하지 않고 매일 반 마일 이상의 모래언덕을 뚫고 다님. 베를린공대 진화생물학작 잉고 레헨베르크는 샌드피쉬의 피부마찰이 강철에 비해 60% 적음을 발견. 그는 도마뱀 피부의 실리콘으로 된 비늘 끝이 전자를 방출해서 모래알 속에 유사 음자기장을 만든다는 가설을 세움. 이것이 참이라면 이 도마뱀은 마찰 절감전략으로 일종의 자기부상을 이용하고 있는 것. 케라틴으로 만들어진 도마뱀의 고성능 비늘은 과학자들에게 윤활이 필요없는 완전히 새로운 범주의 소재를 제작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함
- 나사와 미 공군이 관심을 갖는 새의 특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새는 공기를 관통하면서도 열을 발생시키지 않음. 따라서 열추적 미사일의 표적이 되지 않음. 그들의 유연한 날개는 금이 가거나 떨어지지 않음. 그들은 공기의 속도나 밀도의 변화에 매우 효과적이고 독립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불안정해지거나, 조종불능으로 회전하거나, 추락하는 일이 없음. 쉬는 동안에는 날개가 완벽하게 접히기 때문에 보관이나 안전면에서 큰 이점이 됨. 새들은 지면효과를 대단히 잘 이용. 새와 마찬가지로 항공기와 헬리콥더도 지면이나 수면에서 날개 폭 정도 위에 있을 때 양력의 증가와 항력의 감소를 경험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 땅 혹은 물과 날개 사이의 공기가 압축되면서 추가적인 부상력을 내는 것임. 알바트로스, 슴새, 펠리컨과 같은 바닷새들은 이를 아주 잘 이용함.
- 구더기는 수천년 동안 자가 추진식 상처치료 형태로 사용되기도 했음. 구더기는 아주 정확하게 죽어서 부패중인 세포만을 먹고 건강한 조직은 남겨두기 때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마야인들은 구더기를 이용해서 상처를 깨끗하게 했으며,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 당시의 군의고나들은 상처에 들끓는 구더기가 보여주는 놀라운 긍정적 효과에 대해 언급했음. 구더기 몸 안의 화학물질이 미생물을 죽이며, 구더기의 입에서는 죽은 조직을 녹여 상처를 세정하고 환자의 상처치료 화학물질 생성을 자극하는 효소가 분비됨. 구더기는 피부 진정효과가 있어 면도크림에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알란토인도 분비. 구더기 요법은 항생물질에 내성을 갖는 세균이 증가하면서 실용적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유럽과 미국의 약 1800개 의료기관에서 사용중.
- 공작과 같은 일부 새의 깃털과 나비의 날개에 있는 다채로운 색상은 날개소재 자체에 있는 비슷한 표면의 결정구조로 만들어짐. 무지개를 인지하는 것과 아주 흡사한 방식으로 빛이 여러 색상띠로 나뉘어 관찰자의 눈으로 반사되는 것. 생체모방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런 효과를 모사함으로써 색상이 변하지 않고 색소가 들어 있지 않은 페인트와 전자디스플레이 스크린을 만들 수 있음. 퀄컴은 미라솔과 IMOD 디스플레이에 나비 효과를 모사. 나비의 날개에 그런 반향을 주는 것과 동일한 층상구조를 사용해 에너지소모 없이 역광에도 기능하는 효과를 만듬. 이런 스크린은 조명이 아닌 환경광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광에 흐려지는 전통적인 스크린과 달리 야외에서 색상이 더 강렬해짐.
- 전 세계에 많은 식물, 특히 열대 식물의 씨앗은 해류에 실려 이동. 코코넛이 대표적인 예.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적도 인근 섬 해안에는 모래에서 싹을 틔우고 있는 코코넛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음. 그런데 바다를 여행하는 이들 씨앗에는 찌꺼기가 붙지 않음. 해초나 만각류가 이들 씨앗에 올라붙지 않는다는 것. 과학자들은 많은 야자수 씨앗의 표면에 머리카락과 비슷한 미세구조가 있다는 것을 발견, 이들은 지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해초나 만각류가 정착할 장소를 내어주지 않음. 이러한 씨앗의 전략을 바탕으로 새로운 오염 방지 표면이 개발되고 있음. 현재 오염방지 페인트의 세계적 사용량은 매년 8000톤에 이름. 1갤런 당 최소 200달러이기 때문에 대체제품이 개발된다면 이윤이 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가질 수 있음.
- 식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가르침 중에 가장 간단한 것은 아마 수액흐름의 패턴일 것. 식물의 수액 흐름은 저항과 에너지 소비가 가장 적은 경로는 어떤 것인지, 식물편에서 압력이나 어떤 노력없이 물을 수백피트 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음. 나뭇가지나 나뭇잎의 잎백, 기관, 신경계, 동물의 정맥, 강의 지류는 최적 효율을 위한 동일한 전략을 공유. 과학자들은 인간이 5000년 동안 사용해온 직각 접합 대신 자연의 나뭇가지형에 가깝게 파이프를 연결할 경우 파이프를 통해 물을 퍼올릴 때 통상적으로 필요한 에너지의 12%를 절감한다는 것을 확인. 펌프가 현재 세계 전기에너지의 약 30%를 사용한다고 할 때, 12%의 절감은 상당한 것. 그것은 수십억달러 가치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이며 해마다 수백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
- 덩치가 큰 캥거루 종들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지도 않고 어떤 식용동물보다 지방이 적은 고기를 제공. 캥거루는 방목이 가능하고 백신이나 항생제 접종도 필요치 않음. 캥거루 고기는 몸에 좋은 단백질원이고 항암, 당뇨 치료성분으로 연구되고 있는 공액리놀렌산의 농도가 높음. CLA는 비만과 관절경화중의 완화와도 관계가 있음. 캥거루의 가장 놀랍고 주목할만한 장점중의 하나는 풀을 먹는 동물 중 유일하게 장내 박테리아가 메탄가스가 아닌 아세트산염, 즉 소금을 발생시킨다는 것. 반면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1억 2000만 마리의 양들은 매일 마리당 2.4갤런의 메탄을 만듬. 2700만 두의 소는 마리당 일일 평균 113갤런의 메탄을 방출.
- 양이나 소고기 생산에서 캥거루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최선의 생체모방이 될 수 있음. 자연을 이용해서 자연을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됨. 메탄 대신 아세트산을 배출하는 캥거루의 프로세스를 파악해서 소와 돼지, 양에게 모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음. 호주 연방과학원 연구팀은 농장 동물의 장에서 메탄 발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중화시키는 백신을 이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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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인지과학

과학 2014. 10. 18. 07:40

 


몸의 인지과학

저자
프란시스코 바렐라, 에반 톰슨, 엘리노어 로쉬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13-07-10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몸은 마음 속에 있고, 마음은 몸 속에 있다!” 불교와 현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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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과학의 초창기부터 정보처리 측면에서 몸의 역할은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음. 인지과학자들에 따르면, 몸은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세계의 정보를 획득하여 뇌로 전달하고, 이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지시에 따라 운동기관을 통해 행동으로 옮김. 컴퓨터로 치면 몸은 입출력 장치에 불과하며 뇌만이 정보를 처리한다는 뜻.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몸을 뇌의 주변장치로 간주하는 견해에 도전하는 이론이 발표되기 시작. 몸의 감각이나 행동이 마음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신체화된 인지 이론이 등장. 마음이 신체화되어 있다는 주장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이른바 2세대 인지과학의 대표적 이론가로는 미국의 언어철학자인 마크 존슨과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를 꼽음.
- 맥베스 부인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멕베스에서 남편과 공모하여 국왕을 살해한다음 손을 씻으며 "사라져라, 저주받은 핏자국이여"라고 중얼거림. 그녀의 손에는 피가 묻어있지 않지만 손을 씻으면 죄의식도 씻겨 내려간다고 여겼는지 모름. 멕베스 부인 효과는 마음이 윤리와 같은 추상적 개념을 이해할 때 몸의 도움을 받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몸이 마음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음. 신체화된 인지이론을 뒷받침하는 뇌 연구결과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음. 08년 미국 에모리대학의 심리학자인 로렌스 바살로우는 뇌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몸의 경험을 모의하기 때문에 마음의 인지기능이 몸에 매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
- 지관을 어떻게 개발시킬 수 있는가? 두가지 전통적 접근법이 있음. 첫째는 정신능력의 개발은 좋은 습관을 훈련하는 것과 같음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 집중이라는 정신상태는 힘든일을 쉬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도록 단련된 근육처럼 강화될 수 있다는 것. 둘째는 지관은 마음의 기본적 본성의 일부라고 간주. 지관은 마음의 자연스러운 상태임. 마음은 다만 집착과 현혹의 습관적 패턴 때문에 잠시 혼란에 빠졌을 뿐임. 제대로 길들여지지 않은 마음은 끝없이 이어지는 자신의 움직임 속에서 무엇인가 안정된 지점을 끊임없이 잡아보려 하거나, 사고, 감정, 개념들에 마치 단단한 바탕이 되는 양 끊임없이 매달리려고 함. 이런 습관들이 모두 사라지고 더불어 우리가 그런 습관을 버리는 법을 배울 때, 자신을 알아보고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보는 마음의 자연적 속성은 빛날 수 있음. 이것이 지혜 또는 성숙, 즉 프라즈냐(반야)의 시작.
- 칸트적 전통에서나 지관의 전통 모두에서 이미 우리가 보았듯이 경험의 찰나적 순간에는 진정한 자아가 결여되어 있음. 칸트는 이런 경험의 찰나성에도 불구하고 자아의 존재를 믿게 되는 심리적 성향의 문제에 직접 맞서지 않고 대신에 경험의 기반으로서의 원래적이며 불변적인 순수의식(선험적 자아)을 상정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 지관의 전통에서는 어떤 경험의 순간이든지 우리에게 자아에 대한 집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며 이를 통해 이 찰나성의 문제가 생생하게 되새겨짐.
- 일반적 생각과 달리 두뇌에는 대량의 상호연결체가 분산된 형태를 띠고 있어서, 새로운 사실을 경험함에 따라 뉴런들 사이의 연결강도가 변함. 간단히 말해 이런 뉴런들의 연합체는 기호조작이라는 인지과학의 전통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기조직의 능력을 우리에게 보여줌
- 창발적 속성에 관한 통일적 수학이론은 없음. 그러나 창발적 속성은 많은 영역, 즉 소용돌이, 레이저, 화학적 요동, 유전자 연결망, 발전패턴, 집단 유전학, 면역체계, 환경학, 물리지리학 등에서 널리 발견되었다는 점은 확실함. 이 모든 현상들의 공통점은 주어진 물리조건 아래 연결망이 예상치 못한 새로운 속성을 만들어 낸다는 점인데, 과학자들은 그 일반적인 특징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음. 이 체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창발적 속성들을 파악할 수 있는 한가지 유용한 방법은 동역학체계이론에서 거론되는 끌개라는 개념을 이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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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뇌

과학 2014. 10. 17. 22:40

 


고삐 풀린 뇌

저자
데이비드 J. 린든 지음
출판사
작가정신 | 2013-10-25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통제 불가능한 내면의 충동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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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어떤 경험에 대해 즐겁다고 느낄 때, 이는 시간적 진행이 서로 다른 몇개의 과정들을 가동시킴. (1) 그 경험을 좋아한다(즉각적인 쾌감). (2) 외부의 감각적 단서들(광경, 소리, 냄새)과 내적 단서들 (당시의 생각과 감정)을 그 경험과 연합한다. 이 연합기억 덕분에 그 경험을 반복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 (3) 그 즐거운 경험에 가치를 부여한다. 이 가치의 크기에 따라 미래에 여러 즐거운 경험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를 판달할 수 있다.
- 유전자와 신경회로들은 우리에게 어떤 행동의 소인을 주지만, 우리의 뇌는 유연하기 때문에 그 신경회로들을 경험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음. 중독자가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약물사용과 부정적인 경헙의 연합을 형성하기 위해 심리치료를 받거나 깊은 명상에 잠길 때, 이러한 행동들은 단지 공상적인 비생물학적 영역에 머물지 않음. 그런 행동들은 중독된 기간에 재배선된 회로를 역전시키거나 중화시키기 위한 변화들을 쾌감회로에 발생시킴. 바로 이것이 사회적, 경험적 치료의 생물학적 기초임
- 우리가 중독을 질병이라고 말하면, 중독자들에게 반사회적인 행동과 선택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게 아닐까? 전혀 그렇지 않음. 중독을 질병으로 보는 모델에 따르면 중독의 발병은 중독자의 책임이 아님. 그러나 결정적으로 중독에서 회복하는 것은 중독자의 책임임. 우리는 심장병 환자에게 발병의 책임을 묻지 않음. 하지만 일단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면 건강한 식사, 규칙적 운동, 치료제 복용을 통해 병에서 회복하는 것은 환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함. 마찬가지로 중독이 병이라는 믿음은 중독자에게 회복과 그에 필요한 모든 노력과 책임을 면제해주지 않음. 회복은 무임승차가 아니기 때문.
- 체중이 증가하면 체지방량이 증가하고, 지방세포는 그 양에 비례해 렙틴을 분비하기 때문에 렙틴 수치도 함께 상승. 렙틴이 혈액을 따라 순환하다 뇌로 들어가면, 시상하부의 뉴런에 발현되어 있는 렙틴 수용체가 렙틴을 감지함. 렙틴에 의해 이 뉴런들이 활성화되면 이는 식용 억제와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짐. 체중이 줄면 이 시스템은 정반대로 작동. 지방감소는 렙틴의 감소, 식욕증가, 에너지 소비의 감소를 의미함
- 우리 문화에서 식사행동은 기본적으로 의식적이고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이 깊이 박혀 있음. 또한 우리는 인간이 모든 일에서 자유의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함. 따라서 우리는 의지만으로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고싶어함. 저 뚱뚱한 남자는 왜 적게 먹고 더 많이 운동하지 못하는 걸까? 의지력이 부족한거야, 안 그래?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섭식 항상성 조절회로들은 살을 뺀 상태를 유지하는 일을 아주 어렵게 만듬. 체중이 줄면 지방량이 감소하고 렙틴수치가 떠어짐. 그러면 우리가 방금 살펴본 일련의 생화학적 과정들이 촉발되고, 대사율을 낮추는 동시에 먹고자 하는 잠재의식적 충동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신호들이 고개를 듬. 체중이 줄어들수록 먹고자 하는 충동은 더 강해지고 에너지 사용은 줄어듬. 이는 한해에 수조달러를 잡아먹는 다이어트 산업이 여러분에게 어떻게든 숨기고 싶어하는, 슬프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임.
- 우리 조상들의 식단은 거주지역과 집단에 따라 다양했지만, 몇가지 공통점이 있었음. 식단은 주로 야채위주였고, 소량의 지방(총 칼로리의 약 10%수준)과 당분이 곁들여졌음. 단맛(잘 익은 과일이나 야생 꿀)은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고, 희소한 사치품이었던 고기는 손에 넣는다 해도 보통 감질나는 양에 불과했음. 내륙지방의 부족들은 짠맛을 거의 모르고 살았음. 씹어서 금방 삼킬 수 있는, 수분과 유분이 많은 음식은 거의 없었음. 무엇보다 간헐적으로 기근이 발생하는 수많은 지역에서는 지방과 당분을 함유한 고에너지 음식이 생기면 배불리 먹고 지방 축적량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었음. 이러한 식단으로 인해 우리의 뇌는 태어날때부터 일정한 맛과 냄새, 특히 설탕과 지방의 소금의 맛과 냄새를 좋아하도록 배선됨. 인간과 쥐 모두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VTA의 활성화와 표적영역들의 도파민 분비량이 크게 높아짐. 씹는 코카인과 코카인 주사의 차이처럼 이때에도 뇌에 전달되는 포도당의 농도가 달라짐. 그리고 쾌감신호가 크고 빨리 상승할수록 보상성과 중독성이 높아짐. 흥미롭게도 지방과 설탕의 조하븐 초중독성을 발휘하여 어느 하나만 먹었을 때보다 쾌감회로를 훨씬 더 강하게 뒤흔듬. 스키너 상자의 쥐들은 달고 기름진 먹이를 보상물로 받으면 더 열심히 지렛대를 누를 뿐 아니라, 먹이를 다 먹은 후에도 달거나 기름진 먹이가 나오면 흔쾌히 먹어치움
- 배란은폐, 오락용 섹스, (한 배란주기 내에서)일부일처제, 아버지의 양육 참여와 같은 유별난 특징들을 가진 우리의 이례적 짝짓기 방식은 결국 엄청나게 크고 천천히 성숙하는 뇌를 가진 자식을 보살펴야 하는 필요성에서 비롯되었음.
- 소수의 사람들은 10년이나 20년이 지나도 파트너에 대한 감정이 처음 만났을때처럼 강렬하다고 보고함.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진실하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임. 그런데 10년넘게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음. 오래된 연인들의 대부분은 파트너의 얼굴사진을 보아도 더 이상 VTA 도파민 중추의 강한 활성화를 보이지 않았던 것. 다른 뇌 변화들은 거의 그대로였지만 쾌감회로는 더 이상 코카인을 맞은 것처럼 활성화되지 않았음. 그러나 아직도 뜨겁게 사랑한다고 보고한 소규모 집단에서 연인의 얼굴 사진은 여전히 VTA 쾌감회로를 강하게 활성화시켰음. 이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소수의 연인들은 최초의 도취단계를 넘긴 뒤에도 사랑의 불꽃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함
- 옥시토신 비강 스프레이는 옥시토신을 혈류에 주입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수유중 모유를 분비시키는 젖내림 반사에 어려움을 겪는 산모들을 위해 개발됨. 그 후 이 스프레이는 다른 기능들이 추가됨. 취리히 대학 에른스트 페르와 연구팀에 따르면 사교적 만남을 앞두고 구강 스프레이를 사용한 실험 참가자들은 플라시보 스프레이를 사용한 대조군에 비해 낯선 사람을 더 잘 신뢰했다고 함. 게다가 옥시토신 그룹은 다른 게임 참가자들에게 배신을 당한 후에도 여전히 낯선 사람을 더 잘 신뢰했음. 뇌를 촬영한 결과 이 신뢰증가는 편도체에 자리한 두려움 중추들의 비활성화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음. 일련의 대조실험을 통해 옥시토신이 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태도의 일반적 상승이라기 보다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수용하려는 태도의 상승때문임이 드러났음. 결국 옥시토신은 단순한 신뢰를 넘어 사회인지 및 행동에 복잡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임. 한 흥미로운 연구에 따르면 대상자들이 그냥 눈으로 사진을 볼 때보다 옥시토신을 투여하고 볼 때 타인의 감정상태를 더 정확히 추론한다고 함. 이와 같은 연구결과들로 미루어볼 때, 옥시토신 비강 스프레이는 사회적 교류 및 인지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치료할 때 유용하리라고 짐작할 수 있음.
- 누구나 카지노에서 조금만 시간을 보내면 니코틴 중독, 알콜중독, 강박적 도박에 동시에 빠질 수 있음. 따라서 이것들은 도파민 쾌감회로에 공통의 뿌리를 둔 장애라는 사실임. 실제로 미국 전체 인구의 연령별 평균과 비교해보면, 강박적 도박꾼들의 알콜 중독은 약 10배가 넘고, 담배사용은 약 6배가 높음
- 강박적 도박꾼들에게서 종종 발견되는 과감성, 추진력, 집중력을 직장에서 발휘하면 매우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음. 도박 중독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업계에서 성공적이고 생산적이며 혁신적인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음. 또 한편으로 이런 사회적 위치는 자신이 자제력 있는 사람이라는 자아상을 강화해 아주 비참한 상황에서조차 도움을 구하는 일을 주저하게 만듬
- 우리에겐 모험적 사건에서 즐거운 흥분을 얻어내는 프로그램이 주어져 있음. 이 관점에 따르면 도박을 좋아하는 데 초기의 보상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님. 그보다 보상의 불확실성 자체를 즐기는 것임. 여러 학자들이 제안한 진화론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위험을 감수하는 신경체계들은 중요한 사건에 직면하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동물에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믿을만한 단서를 더 찾게 하는 방식으로 적응성을 높인다고 함. 고대에는 이 위험감수가 식량을 수집하는 여자들보다 사냥을 하는 남자들에게 더 유리했을 것임. 이는 오늘날 도박 중독을 비롯한 충동조절장애들이 남자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해줌
- 18세기 말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김. "자연은 인간을 두 지배자의 통치 아래 놓았다. 바로 통증과 쾌감이다. 통증과 쾌감은 우리의 모든 행동과 말, 그리고 생각을 지배한다. 이 종속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종속을 입증하고 확인하는 결과에 이를 뿐이다." 갈수록 쌓여가는 신경생물학적 증거는 벤담의 절반만 옳았음을 가리킴. 쾌감은 우리의 정신적 기능을 이끄는 나침반으로 우리를 미덕과 악덕으로 인도함. 또한 통증 역시 쾌감과 같은 역할을 함. 그러나 이제 우리에겐 통증과 쾌감이 연속체의 양극단이 아니라고 믿을만한 이유가 생겼음. 쾌감의 반대는 통증이 아님. 사랑의 반대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인 것처럼, 쾌감의 반대는 통증이 아니라 권태, 즉 감각적, 경험적 관심의 결핍임. 쾌감과 통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지 알기 위해 사도마조히스트가 될 필요는 없음. 고통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는 장거리 달리기 선수나 출산하는 여자를 생각하면 됨. 인지신경과학 사전에서 쾌감과 통증은 현저성, 즉 잠재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을 가리킴. 감정은 현저성을 나타내는 공동의 통화임. 도취와 사랑 같은 긍정적 감정들과 두려움, 분노, 역겨움 같은 부정적 감정들은 우리가 무시해서는 안되는 사건들을 알려주는 신호들이기 때문.
- 명상이란 무엇인가? 샤니다 나타라자는 행복한 뇌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 (1) 명확히 규정하고 가르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을 수반해야 함. (2) 점진적 근육이완을 수반해야 함. (3) 논리적 처리과정의 감소를 수반해야 함. (4) 스스로 유도해야 함. 실제로 이 기준에 부합하는 기술의 범위는 매우 넒음. 모든 명상수행은 주의력과 감정의 의식적 조절을 포함하지만, 이 기본적인 기준 너머로 상당한 변주가 존재. 신경생물학자 겸 노련한 명상가인 리처드 데이비슨은 이렇게 말함. 명상은 다양한 수행법들의 전 범위를 가리킨다. 마치 스포츠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 완전히 무용하고 추상적인 어떤 것, 즉 단지 알기 위해 아는 것이 쾌감-보상 회로를 가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가리키기 때문. 이것은 음식이나 물 또는 유전자를 퍼뜨리는데 필요한 섹스처럼 삶에서 필수적인 것들에서 얻어낸 쾌감이 아님. 또한 추상적이지만 어떤 유용한 것으로 교환가능한, 실제 세계의 어떤 혜택을 대표하는 금전적 보상의 쾌감도 아님. 심지어 자선기부나 긍정적 사회적 피드백을 받는 쾌감과도 다름. 이런 피드백은 사회집단을 이루고 사는 동물들에게 진화적으로 유익할 수 있기 때문. 이 실험은 관념이 중독성 약물과 비슷하다는 것을 가리킴. 앞에서 본 것처럼 어떤 향정신성 약물들은 쾌감회로를 가로채, 정상적 조건에서 음식, 섹스 등에 의해 촉발되는 쾌감을 이끌어냄. 인간의 최근 계보에서(영장류와 고래 등도 포함) 쾌감회로는 추상적 개념에 의해서도 가동될 수 있게 되었고, 이 현상은 인류에 이르러 완전히 꽃을 피웠음. 신경과학자 리드몬태규는 많은 인지신경학자들이 제시한 사고의 가닥들을 짜 맞춘 뒤, 추상적 관념에서 쾌감을 끌어내는 인간의 능력을 거대능력이라 명명. 이 관점에서 볼 대 인간의 관념은 가장 원초적인 쾌감충동과도 정면으로 충돌함.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중요한 목표를 위해 성적 행위르 포기. 이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단식을 하는 사람들은, 가장 기본적이고 오래된 충동 가운데 하나를 희생해 자신의 사상을 발전 시킴으로써 쾌감-보상회로를 자극함
- 요컨대 우리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쾌감과 연합학습의 상호작용은 전형적 양날의 검이라 할수 있음. 쾌감회로에 장기적 변화를 불러오는 경험의 힘 덕분에 임의적 보상물과 추상적 관념은 즐거운 것이 되었고, 이 현상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동과 문화를 탄생시킨 중요한 기초가 되었음. 그러나 불행하게도 바로 그 과정 때문에 쾌감은 중독으로 변질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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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역습

과학 2014. 10. 12. 21:09

 


사물의 역습

저자
에드워드 테너 지음
출판사
오늘의책 | 2013-06-1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간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의 은밀한 이야기!피아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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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잡이든 가스관이든, 만든이들조차 자신의 발명품이 어떻게 쓰일지 완전하게 예측하기란 불가능. 어떤 목적에 맞게 환경을 변형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테크놀러지라고 정의한다면, 테크닉은 이런 변형을 실현하는 구체적 방법임. 그러나 테크놀러지와 테크닉간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임. 새로운 사물은 행동을 변화시키지만, 그 변화가 항상 발명가나 생산자의 예상대로만 진행되지는 않음. 사람들의 행동변화는 새로운 도구의 영감이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도구는 이어서 더 많은 혁신을 낳음
- 인류학자 노무라 마사이치에 따르면 19세기 중반까지 일본의 아이들은 남바라는 걸음걸이를 배웠음. 오래된 나무판 그림에서도 볼 수 있는 이 걸음걸이에서 팔은 크게 흔들리지 않음. 팔은 같은 쪽 다리와 함께 앞으로 뻗는 방식은 팔과 반대쪽 다리가 앞으로 나서는 현대 걸음걸이와 반대임. 마상궁술에 쓰이는 말들 또한 활쏘기에 더 적합하도록 왼쪽 두다리와 오른쪽 두다리가 동시에 움직이는 남바 스타일로 훈련되었음. 오늘날 대부분의 일본인은 팔을 더욱 적게 움직이며 발가락이나 발바닥 전체를 이용해 땅을 딛음. 대개의 미국인이나 유럽인이 지면을 발꿈치로 딛는 것과 대조적. 문화인류학자 팀 잉골드에 따르면 서양에 문호를 개방하기 전까지 일본 아이들은 엉덩이를 되도록 움직이지 않고 무릎을 움직여 걷도록 배웠음. 반면 유럽이나 북미의 어린이들은 엉덩이를 움직여 걷도록 훈련되었음. 이는 다리를 일직선을 유지함으로써 서양문화에서 선호하는 꼿꼿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서였음. 잉골드는 보행의 기법이 단순히 유전적 능력에 문화가 얹힌 형태가 아니라 전체 사회의 테크톨로지와 테크닉을 포함한 복잡한 발달 프로그램의 결과라고 생각. 전통적 일본식 걸음걸이는 울퉁불퉁한 현지 지형에서 발을 잘 디딜 수 있게 해주며 어깨에 걸치는 봉에 무거운 짐을 묶어 옮기는 일본 특유의 운반법과도 조화를 이룸. 반면 일본인은 몇몇 서양의 걸음걸이 테크닉들은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기도 했음.
- 고무, 플라스틱, 실리콘 젖꼭지의 기능은 각기 다르며, 이는 유아가 터득하는 수유 테크닉에 영향을 미침. 가령 젖병에 달린 인공 젖꼭지를 물면 입으로만 빨아도 우유가 나오므로 턱을 사용할 필요가 없음. 유아가 덜 노력해도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으므로 무척 효율적임. 그렇기 때문에 태어난 직후나 모유수유를 하기 전 보조수단으로라도 젖병으로 수유를 시작한 유아는 이 쉬운 방식을 포기하기 어려움. 이 경우 유아는 모유수유를 해도 본능적으로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혀를 앞으로 내밀면서 입으로만 젖꼭지를 빨려 함. 턱으로 물지도 않고 혀를 연동시키지도 않으니 자연히 젖이 잘 나오지 않음. 이렇게 되면 남아도는 젖이 뭉쳐서 모유량이 점점 줄어들고 수유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일어남.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유두혼동 혹은 제삼유두 증후군이라 부름.
- 개도국에서는 물리적 피임용구나 화학적 피임약이 비쌀뿐더러 구하기도 어려움. 그러나 모유수유가 배란을 막아주는 덕분에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세살에서 네살 터울이 됨. 이는 초기 수렵채집민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패턴이기도 함. 여기에는 진화적 관점에서 훌륭한 이유가 있음. 형제들이 모유를 먹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이들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적으로 유전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 유아가 젖을 빨면 모유생산을 촉진하는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자극에 반응해 시상하부에서 만들어짐. 이 프로락틴은 또한 배란과 생리를 억제하는데 이를 의학적 용어로 수유 무월경이라고 함. 그래서 자식들에게 모유수유대신 유모를 붙였던 초기 현대 유럽의 상류층 여성은 저소득층 여성보다 자식들을 더 많이 낳았음. 다만 모유수유가 일반적인 문화권에서도 수유중에 배란이 다시 시작되기도 하는데 젖을 빠는 간격이 긴 경우임. 이렇게 되면 프로락틴 레벨은 낮아져서 다시 배란이 시작됨. 따라서 프로락틴 수치를 충분히 높이려면 유아에게 자주 젖을 물려야 함
- 19세기부터 이민, 식민지화 그리고 개간사업 등을 통해 의도치 않게 기생충이 전 세계에 퍼지게 되면서, 신발은 유충을 막을 수 있는 방벽이 됨. 특히 암컷 기생충은 엄청난 양의 알을 낳으므로 장기에 만성적 손상을 입는 것에 비하면 발을 감싸서 얻는 피해 정도는 값싼 대가라고 할 수 있음. 실제로 기생충 박멸운동에서도 위생적인 습관 다음으로 신발착용을 강려갛게 강조한 바 있음. 또한 현대인의 생활방식에 따른 위험요소들도 있음. 예를 들어 길에서 쉽게 발견되는 녹슨 못은 파상풍을 일으킴. 맨발 하이킹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북동부 삼림지에도 라임병을 일으키는 사슴 진드기가 창궐함. 오늘날의 도시환경 또한 위험요소임. 요컨대 신발은 교정도구는 아니지만 적어도 보호도구로서는 유용한 셈
- 운동화는 화학의 전환기였던 19세기에 태어났으며 지난 150여년 동안 지속된 속도에 대한 시대적 열광을 대변하는 물질적 상징. 볏짚으로 만들었던 전통적 조리가 느린 지식을 상징한다면, 운동화는 속도의 전성시대를 의미
- 60년대 후반 이후 운동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테크롤로지는 무엇일까? 바로 텔레비전임. 텔레비전이 등장하면서 알아보기 쉽게 브랜드화된 신발, 그중에서도 특히 챔피언들이 신던 신발들이 순식간에 세계적 명성을 얻음. 54년 월드컵 결승 이전부터 아돌프 다슬러는 신발전체 색상과 대비되는 색으로 줄무늬를 넣음. 젊은 고객들이 신발의 이름이 아닌 줄무늬 모양을 떠올리며 신발을 찾기 때문. 아디다스의 세줄 장식은 54년 월드컵 때 독일팀의 활약과 함께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감. 얼마 지나지 않아 아디다스 신발은 독일의 베이비붐 세대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음.
- 수면과 휴식은 물질문화의 형태를 띠기도 함. 가령 일본 이불은 조리샌들과 다다미판을 포함해서 하나의 문화를 구성. 그리고 서양식 침대는 발을 감싸는 형태의 신발과 입식가구들을 아우르는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음. 이런 침대문화를 처음 도입한 것은 고대 그리스인. 근대의 거대한 침대틀이나 내부가 스프링으로 꽉 찬 매트릭스와 달리,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침대는 이동이 가능하도록 나무와 금속같은 재질로 가능한 한 가볍게 만들었음. 오늘날 우리는 고대인이라 하면 긴 의자에 편한히 누워서 포도송이에 주렁주렁 달린 포도알을 음미하는 풍경을 떠올리는데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아마도 19세기 아카데미 회화에서 퇴폐적으로 묘사된 장면이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이런 이미지가 굳어진 것 뿐임.
- 고대 지중해 지방에서 전 세계로 퍼져 몸의 습관을 혁신한 도구 중 등과 허리를 변화시킨 도구로 의자가 있다면 손가락에는 건반과 자판, 즉 키보드가 있음. 샌들과 신발에 따라 우리의 걸음걸이가 정해지고, 의자에 따라 작업방식과 휴식하는 방법이 정해지는 반면, 키보드는 앉는 자세뿐만 아니라 사고능력에도 영향을 미침. 키보드는 음악을 연주하고 작곡하는 양쪽 모두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 키보드는 또한 목소리와 펜이라는 제한적 도구에 갇혀 있던 은밀한 이야기들을 꺼내어 전파해 주기도 함. 샌들과 안락의자처럼 키보드는 우리 몸과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접점으로서 처음 등장한 이래로 꾸준히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음. 20세기 문화가 격변했던 시기를 지나면서도, 음악건반과 타자자판 모두 지난 백년간 그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 피아노와 오르간의 아름다운 소리를 타자 자판이나 컴퓨터 키보드의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비유하는 것이 몰상식하게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연주는 물론 타자도 심리학자조차 아직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한 지적 테크닉이 수반되는 행위임. 각각의 키를 누르는 연속적 행위로부터 일종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것에 우리의 정신은 놀라운 능력을 보여줌. 사실 이런 인간의 능력은 역설적으로 음악건반과 타자자판이 온갖 혁신적인 시도를 기각시킬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되기도 했음. 1851년 등장해 여전히 특별한 라이벌없이 사용되는 스탠턴 체스 세트처럼, 음악건반과 타자자판에서도 기존의 도구가 이상적이진 않지만 충분히 쓸만해서 숙달된 전문가들이 굳이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하지 않는 상황이 고착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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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정복자

과학 2014. 10. 12. 20:59

 


지구의 정복자

저자
에드워드 윌슨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13-11-14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이기적 유전자의 시대는 끝났다! 통섭의 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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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성 곤충의 조상과 인류의 조상은 생리기능과 생활사가 달랐기 때문에, 고도 사회의 형성으로 나아간 진화경로도 근본적으로 다름. 곤충의 여왕은 로봇처럼 움직이는 자식들을 본능이 이끄는 대로 낳을 수 있었음. 반면에 선행인류는 개체 사이의 동맹과 협력에 의존해야 했음. 곤충의 경우에는 세대마다 이루어지는 여왕계통에서의 개체 선택을 통해 진사회성이 진화. 반면에 선행인류에게서는 개체수준의 선택과 집단수준의 선택이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진사회성이 진화했음.
-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은 전쟁에 대해 점점 더 신중해지고 전쟁의 결과를 두려워하면서 그것의 도덕적 등가물인 단체운동 경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 집단의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욕망과 자기집단이 우월하기를 원하는 욕구는 단체운동경기라는 의례화한 싸움터에서 자기편 전사들이 승리할 때 충족됨. 남북전쟁 때 잘 차려입고 와서 흥겹게 1차 불런전투를 구경하던 수도 워싱턴 시민들처럼 스포츠 팬들도 흥미진진한 태도로 경기가 선사할 경험을 예견함. 팬들은 자기팀의 복장과 상징, 장비, 우승컵과 펼쳐진 깃발, 치어리더라는 딱 맞는 명칭이 붙은 춤추는 반라의 처녀들을 보고 흥분함. 자기팀에 경의를 표하는 기이한 복장과 얼굴 화장을 한 팬들도 있음. 그들은 승리한 뒤에 벌어지는 의기양양한 축제에 참석함. 많은 사람들, 특히 전사나 처녀같은 연령대에 속한 이들은 자제력을 모두 버리고 전투의 분위기와 전투가 끝난 뒤에 흥에 겨워 벌이는 요란한 행동에 참여함
- 호모에렉투스의 성공한 후손인 호모사피엔스는 냉정하게 볼 때 사실 플로레스 섬의 작은 인류보다 더욱 기이함. 불거진 이마, 지나치게 큰 뇌, 끝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는 긴 손가락 말고도, 우리 종은 생물 분류학자들이 식별형질이라고 말하는 다른 놀라운 생물학적 특징들도 지님. 이 말은 우리의 형질들 중 일부는 조합되었을 때 모든 동물 가운데 독특하다는 의미.
* 임의로 창안한 단어와 기호의 무한한 순열을 토대로 한 생산적 언어
* 다양하게 배열된 소리로 이루어진 음악, 언어와 마찬가지로 소리의 무한한 순열을 토대로 하며, 개인이 만들고자 하는 분위기에 맞춰 여러 방식으로 연주할 수 있음.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박자를 지닌다는 점
* 어른들의 지도를 받으며 오랜기간 학습할 수 있는 긴 유년기
* 여성 생식기의 해부학적 은폐와 배란은폐, 둘이 결합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적활동이 가능. 후자는 장기간 무력한 상태로 지내야 하는 유년기 초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남녀의 유대관계와 부모의 공동육아를 촉진
* 발달초기에 유달리 빨리 상당수준까지 커지는 뇌, 태어났을 때부터 성숙할 때까지 3.3배 증가
* 잡식성임을 시사하는 상대적으로 호리호리한 체형, 작은 치아, 약한 턱근육
* 요리를 통해 부드러워진 음식을 먹도록 분화한 소화계
- 고고학자들은 지금부터 1만~7000년 전에 인류의 마음속에 등장해 전세계 인류집단으로 전파된 문화적 혁신과 관련된 핵심개념을 다음과 같이 진술
* 돌을 단순히 쪼개고 떼어내어 도구를 만들던 중석기 시대와 달리 훨씬 더 정교한 과정을 거쳐 도구를 만듦으로써 석기 제작기술을 완성. 신석기 시대에 발명된 도끼와 까뀌는 여러 단계를 거쳐 제작됨. 먼저 입자가 고운 돌을 알맞은 모양으로 조각 내 날을 만든 뒤, 세밀하게 깎고 다듬음. 마지막으로 표면의 거친 부분을 정밀한 끌이나 연마질로 제거. 그리하여 표면이 매끄럽고 모서리가 날카로우면서 납작하거나 둥글게 원하는 형태를 지닌 날을 완성
* 신석기 시대의 도구 제작자들은 안쪽 표면과 바깥쪽 표면이 있는 속이 빈 구조물이라는 개념을 창안. 그 개념에 따라 그들은 나무, 가죽, 돌, 점토로 다양한 모양의 쓸모 있는 용기들을 고안
* 또 도구제작자들은 전래된 제작단계를 역행하여, 작은 물건들을 조립해 더 큰 물건을 만드는 방법도 터득. 이 방법을 통해 직물이 발명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정교해지고 널찍해지는 거주공간이 세워짐
* 궁극적으로 인류뿐만 아니라 나머지 생물들에게도 중요해질 한가지 핵심적 변화는 갓 출현한 경작자와 마을 주민의 마음에 형성된 새로운 환경 개념이었음. 자연 서식지는 이제 더 이상 사냥하고 채집하며, 이따금 불을 놓아 태우는 야생공간이 아니게 되었음. 대신에 그 서식지는 경작하고 개간해야 할 땅이 되었음. 야생지역을 대체되어야 할 무언가로 보는 이 특별한 개념은 오늘날까지 세계인구 대다수의 마음에 고착되어 있음.
- 이기적 유전자라는 관점은 지극히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음. 사실 대다수 진화 생물학자는 그것을 거의 교의로 받아들여왔음. 적어도 2010년까지는 그러했음. 그해 저자는 마틴 노곽, 코리나 타르니타와 함께 혈연선택이론이라고도 하는 포괄 적합도 이론이 수학적으로도 생물학적으로도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었음. 그 이론의 근본적 결함 중 하나는 어미인 여왕과 새끼 사이의 분업을 협동으로 간주하고, 어미의 집에서 떠나는 것을 배신으로 다룬다는 것. 하지만 집단과 분업에 충실한가, 아닌가는 진화게임이 아님. 일꾼은 게임 참가자가 아님. 진사회성이 확고히 자리를 잡고 나면 일꾼들은 여왕 표현형의 확장사례, 다시 말해 여왕 자신의 유전자와 여왕과 교미를 한 수컷의 유전자의 또 다른 표현형임. 사실상 일군은 여왕이 홀로 살아간다고 할 때 가능한 것보다 더 많은 새끼 여왕과 수컷을 낳을 수 있도록 돕는 자신의 모습을 본떠 만든 로봇임. 이 새로운 관점이 논리적인 동시에 증거와도 맞는다고 봄. 이 관점이 옳다면 진사회성 곤충의 기원과 진화는 개체수준의 자연선택이 추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음. 자연선택은 한 세대의 여왕에서 다음 세대의 여왕으로 진행되며, 각 군체의 일꾼들은 어미인 여왕의 확장된 표현형으로서 만들어진다고 보는 것이 가장 나음. 여왕과 그 자식들은 합쳐서 초유기체라고 부르고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유기체라고 부를수도 있음. 우리가 집을 건드리면 공격하는 말벌군체나 개미 군체의 일꾼은 어미인 여왕의 유전체가 만들어낸 산물임. 치아와 손가락이 자기표현형의 일부인 것처럼, 방어하는 일꾼도 여왕이 지닌 표현형의 일부임
- 포괄적합도 이론의 핵심적 추론줄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음. 혈연선택은 일어난다고 여겨지며, 사실상 많은 생물학체계에서 불가피하다고 추정됨. 혈연선택이 일어날 때, 해밀턴 부등식은 가장 단순한 사례에서 적어도 이타성의 유전자가 집단 전체에서 증가할지 아닐지를 예측. 해밀턴 부등식을 한 집단의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하면 그 집단의 포괄적합도를 계산할 수 있고, 그 포괄적합도를 알면 그 집단의 어떤 개체군이 이타성을 토대로 한 사회조직을 향해 진화하고 있는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음. 하지만 이 가정들 중 어느것도 입증된 적이 없음. 유전적 근친도를 측정하고 포괄적합도 논리를 사용해 온 경험론자들은 자신들의 추론이 확고한 이론적 토대 위에 놓여있다고 생각해 왔음. 하지만 그렇지 않음. 포괄적합도는 적용시킬 수 없을만큼 수많은 제약조건이 붙은 특수한 수학적 접근법임. 그것은 널리 믿어지는 것과 같은 일반진화론이 아니며, 진화의 역동적 과정도, 유전자 빈도의 분포도 설명하지 못함. 포괄적합도 이론이 작동할수도 있는 극단적 사례에서는 자연에 흔히 존재하지 않는 생물학적 조건이 필ㅇ. 이 계는 약한 선택이라는 수학적 한계까지 나아가야 함. 약한 선택에서는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가진 적합도가 거의 같으며, 대안이 되는 다른 모든 반응들도 거의 동등한 비율로 존재해야 함. 게다가 군체 구성원 사이의 모든 상호작용은 가산적이어야 하고 일대일 짝을 이루어야 함. 사실 우리는 상호작용이 일대일 짝 사이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를 아주 많이 알고 있으며, 이 사회들은 모두 이 조건에 위배됨. 또 다른 종류의 상호작용들은 군체의 조건이 끊임없이 변함에 따라 어느정도는 상승효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음. 마지막으로 포괄적합도 이론은 상호작용의 세기가 접촉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없어서 전체가 주기적으로 갱신되어야함 하는 정적인 구조에만 쓸 수 있음.
- 진사회성 진화에 대한 완전한 이론은 실험으로 입증해야 할 일련의 단계들로 이루어질 것이며, 다음과 같은 단계들이 포함될 것임.
(1) 집단의 형성
(2) 집단을 치밀하게 만드는, 최소한이자 필수적인 선적응 형질조합의 출현. 적어도 동물에게서는 가치있고 방어가능한 보금자리가 그 조합에 포함되어야 함. 이 보금자리 의존성은 가족이 원시적인 진사회성 집단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미리 결정. 곤충과 다른 무척추 동물에게서는 부모와 새끼가, 척추동물에게서는 확대가족이 여기에 해당
(3) 집단의 지속성을 빚어내는 돌연변이의 출현, 집단의 지속은 분산행동을 제거함으로써 이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음. 안전한 보금자리는 이 단계에서도 집단의 출현율을 유지하는 핵심요소로 남아 있음. 원시적인 진사회성은 스프링으로서 장착된 선적응 때문에 즉시 출현할수도 있음. 더 이전 단계에서 진화한 이 선적응들은 뜻하지 않게 집단으로 하여금 진사회적으로 행동하게 만듬
(4) 곤충에게서는 로봇 같은 일꾼의 출현이나 집단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에서 나온 창발적 형질들이, 환경의 힘이 가하는 집단 수준의 선택을 통해 다음어짐
(5) 집단수준의 선택은 곤충군체의 생활사와 사회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며 때로는 기이하게 극단으로 치달아 정교한 초유기체를 만듬
- 최근 수천년 동안 일어나고 있는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교과서적 사례는 성인의 젖당 내성 발달임. 이전의 모든 인류세대들에서 젖당을 소화할 수 있는 당으로 전환시키는 효소인 락타아제는 유아에게서만 생산되었음. 아이가 젖을 떼면, 몸은 자동적으로 락타아제 생산을 중단. 그러다가 9000~3000년 전에 북유럽과 동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목축이 발달했을 때, 우유를 계속 마실 수 있도록 어른이 되어도 락타아제를 계속 생산하게 만드는 돌연변이가 문화적으로 퍼졌음. 우유와 유제품을 이용함으로써 그들은 생존과 번식 면에서 엄청난 이득을 얻음. 젖소, 염소, 낙타무리는 1년내내 가장 생산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인류의 식량공급원에 속함. 유전학자들은 락타아제 생산을 계속 유지하는 돌연변이가 독립적으로 네번 일어났다는 것을 발견. 유럽에서 한번, 아프리카에서 세번이었음. 젖당내성 발달은 생태학자와 인류진화 연구자들이 생태적 지위 구성이라고 부르는 것의 한가지 예임. 락타아제 생산의 유전자-문화 공진화 사례에서는 새로운 주요 식량원천으로서 소의 가축화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생태적 지위가 만들어졌음. 그 돌연변이 유전자들은 아주 낮은 빈도로 있다가 기존의 더 오래된 변이들을 빠르게 대체. 게다가 그 유전자들은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였음. 단백질은 특정한 조직에 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수단이 되며, 여기서 조직은 소화관임
- 네안데르탈인은 호모사피엔스에 필적하는 다른 인류종이기에 모든 면에서 흥미로우며, 우리 종과 비교할 수 있는 진화적 실험사례임. 하지만 아마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누구였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왜 더 발전하지 못했는가일 것임. 그들이 존속했던 20만년 동안 그들의 기술이나 문화는 거의 발전하지 않았음. 도구제작과정에서 이런저런 사소한 개선도 전혀 없었고, 예술도 없었고, 신체장신구도 전혀 없었음. 적어도 우리가 지금까지 찾아낸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전혀 없었음. 그 사이 호모사피엔스는 발전을 거듭했고,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질 무렵에 사피엔스는 경이로운 인지적 성취를 이룸. 최초의 집단이 다뉴브 강을 따라 북쪽을 나아가서 유럽의 심장부로 들어간 것은 약 4만년 전. 그로부터 1만년 뒤, 후기 구석기 시대를 특징짓는 혁신들이 시작됨. 우아한 동굴예술, 인간의 몸에 사자의 머리를 단 상을 비롯한 조각상, 뼈피리, 원하는 곳에 불을 피워 사냥감을 몰아 잡는 행위, 독특한 복장을 한 샤먼이 그것임. 호모사피엔스를 이 수준으로 밀어붙인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늘어난 장기기억, 특히 꺼내어 작업 기억에 집어넣을 수 있는 장기기억과 단기간에 시나리오를 짜고 전략을 세우는 능력이 아프리카를 탈출하기 직전과 이후에 유럽을 비롯한 각지에서 호모사피엔스가 정복전쟁을 수행하는 데 핵심역할을 했다는 데에 동의함. 복잡한 문화의 문턱까지 밀고간 추진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집단선택이었을 것임. 서로의 의도를 읽고 협력하는 한편, 경쟁하는 집단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구성원들을 지닌 집단은 그것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집단보다 엄청난 이득을 지니고 있었을 것임. 집단 구성원 사이의 경쟁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그 경쟁은 한 개인을 남보다 유리하게 만드는 형질의 자연선택으로 이어졌음. 하지만 새 환경으로 진출하고 강력한 적수와 경쟁하는 종에게 더 중요한 것은 집단 내의 단결과 협동이었음. 다시 말해 도덕, 지도자에 대한 복종, 종교적 열정, 전투능력이 상상력 및 기억과 결합됨으로써 승자를 낳음
- 유전적인 사회성 진화에는 냉엄한 법칙이 하나 있음. 이기적 개인이 이타적 개인을 이기는 반면, 이타주의자들의 집단은 이기주의자들의 집단을 이긴다는 것. 이 승리는 결코 완결될 수 없음. 즉 선택압 사이의 균형은 어느 한쪽 극단으로 옮겨가지 않기 때문. 개체선택만이 지배한다면 사회는 해체될 것임. 집단선택만이 지배한다면 인류집단은 개미군체와 비슷해질 것임.
- 끈질긴 모순감정가 모호성은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는 낯선 영장류가 물려준 열매. 인간이 된다는 것은 남들을, 특히 자신이 번 것보다 더 많이 받는 듯이 보이는 이들을 끌어내리는 것이기도 함. 엘리트 계층 내에서도 남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질시하는 경쟁자들이 층층이 차지하고 있는 지위들 사이를 헤치고 나아가기 위한 미묘한 게임이 펼쳐짐.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 더욱 겸손해지는 것이 필수전략임. 이일은 까다롭기 그지없음. 17세기 수필가 프랑수아 드 라로슈푸코는 이렇게 간파하였음. "겸손은 행운에 취한 이들에게 따라붙게 마련인 시샘과 경멸을 초래할까 하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마음이 강하다고 과시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다. 최고의 지위에 오른 이들의 겸손함은 자신의 지위를 더 크게 보이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 후기 구석기 시대의 어느 시점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죽어야 할 운명임을 성찰하기 시작. 의식을 올린 흔적이 있는 매장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9만 5000년 전의 것. 당시 또는 그 전에 사람들은 이런 의문을 품었을 것이 분명함. 이 죽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답이 분명했을 것임. 이승을 떠난 이들은 여전히 살아있고, 자신들을 종종 찾아왔다. 꿈속에서 말이다. 꿈에 보이는 정령세계에서, 약물이 일으키는 더 생생한 환각 속에서, 죽은 친족들은 동맹자, 적, 신, 악마, 천사, 괴물과 함께 살고 있었다. 나중의 사회들이 알아차렸듯이, 단식, 탈진, 고행도 비슷한 환영을 유도할 수 있음.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모든 사람의 의식은 잠을 자는 동안 자신의 몸을 떠나 뇌의 급격한 신경활동이 만드는 정령세계로 들어가고는 함. 어느 시점에 샤면이 출현하여 환각의 해석을 담당하게 됨. 그들은 특히 자신의 환각이 중요하다고 여김. 그들은 그 환영이 부족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주장. 초자연적인 존재들은 살아있는 사람들과 똑같은 감정을 지닌다고 여겨졌으며, 그 때문에 의식을 통해 존중하고 달래야 했음. 성년식, 혼례식, 장례식 등 통과의례때는 그들을 불러내 작은 공동체에 축복을 내려달라고 해야 했음. 신석기 혁명이 일어나면서, 특히 교역과 전쟁을 위해 동맹을 맺고 자기 종교의 패권을 위해 부족끼리 싸우면서 국가가 출현하던 시기에는 종종 신들도 공유되었음.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사회안정을 유지하기위해 신들이 맡는 책임도 늘어났고, 그들의 대리인인 성직자들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누르는 정치적 통제를 통해 사회안정을 이룩. 이 사회안정이라는 목표를 위해 정치, 군사, 종교의 지도자들이 협력하면서, 교리는 전통으로 확고히 자리잡음. 정치혁명이 성공하면 종교지도자들은 대개 새로운 상황에 순응할 방법을 찾아냄. 대개 찬탈자의 편을 들고 기존 교리를 완화시키는 식이었음.
- 초기인류는 자기 세력권과 교역망 너머의 세계는 전혀 알지 못했음. 그들은 해, 달, 별이 붙박여서 움직이는 천구의 안쪽 표면 너머의 우주는 전혀 알지 못했음. 자기 존재의 수수께끼를 설명하기 위해, 그들은 다른 면에서는 자신과 비슷하지만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 석기와 거주지 뿐만 아니라 우주전체를 만든 신성한 존재를 믿었음. 군장사회와 이어서 국가가 진화했을 때, 사람들은 자신들이 따르는 지상의 통치자 외에 초자연적인 통치자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 초기인류는 자신들에게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을 한데 엮은 이야기를 필요로 했음. 의식적인 마음은 자신의 존재 의의를 말해주는 이야기나 설명없이는 작동할 수 없기 때문. 우리 선조들이 존재 자체를 그럭저럭 설명할 수 있었던 최선의 방식이자 유일한 방식은 창조신화였음. 그리고 모든 창조신화는 예외없이 그것을 창작한 부족이 다른 모든 부족보다 우월하다고 말함. 그렇게 여겼기에 모든 종교신자는 자신을 선택된 사람이라 보았음. 조직종교와 그 종교들의 신은 대부분 현실세계에 대한 무지 속에서 창시되었지만 불행히도 역사시대 초기에 확고히 자리를 잡아버렸음. 초창기에 세계 어디에서든 종교와 신은 아직 부족주의의 한가지 표현형태였으며, 그것을 통해 구성원들은 초자연적인 세계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 종교의 교리는 신자가 망설이지 않고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규칙들을 담고 있었음. 신성한 신화에 의문을 품는 것은 그것을 믿는 이들의 정체성과 이들을 포함한 회의주의자들에게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이 지극히 정당한 이유임. 일부 국가에서 그런 사람들은 투옥되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함. 하지만 우리를 무지의 수렁에 빠뜨린 바로 그 생물학적, 역사적 상황은 한편 인류에게 잘 봉사해 왔음. 조직종교는 출생부터 성숙에 이르기까지, 혼인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통과의례들을 주재. 한 부족이 제공해야 할 최상의 것을 제공함. 진심어린 정서적 지원, 한대, 용서를 제공하는 헌신적 공동체를 말이다. 유일신이든 여러신들이든 신에 대한 믿음은 지도자 임명, 법 준수, 선전포고 등 공동체의 행동을 신성화함. 불멸성과 신의 궁극적인 심판에 대한 믿음은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위안을 제공하고, 어려운 시기에 결단력과 용기를 심어줌. 수천년 동안 조직종교는 최고의 창작예술작품 중 상당수의 원천이 되어왔음. 그렇다면 신과 조직종교의 신화에 공공연히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왜 현명하다는 것일까? 그것들이 어리석음과 불화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개별종교는 나름대로 진실일 가능성을 갖고 서로 경쟁하는 수많은 시나리오 중 단지 한 판본에 불과하기 대문. 그것들은 무지를 부추기고, 현실세계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하게 사람들의 주의를 딴데로 돌리고, 종종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여 끔찍한 행동을 일으키고는 하기 때문. 생물학적 기원에 충실하게, 조직종교는 구성원 내의 이타주의를 열정적으로 부추기고, 외부인에게까지 체계적으로 확대. 대개 개종이라는 부가적 목적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종교적 편협성은 그 정의상 특정한 신앙에 몰두하는 것임. 어떤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도 신도들에게 로마 카톨릭이나 이슬람이 더 우월할수도 있는 대안일지 모른다고 조언하지 않음. 그는 암암리에 그것들이 더 열등하다고 선언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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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빛 이야기

과학 2014. 10. 7. 13:19

 


빛 이야기 (THE STORY OF LIGHT)

저자
벤보버 지음
출판사
웅진닷컴 | 2004-06-28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인간의 시각 체계와 빛이 우리의 삶과 사회에 미쳐온 영향에 대해...
가격비교

- 자연은 효율을 추구함. 시나오박테리아는 세계를 바꾸겠다는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았으며 다른 모든 생물들처럼, 단지 안전하게 번성할 수 있는 생태학적 지위를 맹목적으로 찾아다녔을 뿐임. 햇빛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은 다른 세균 경쟁자들을 벼랑끝으로 몰고 갔음. 그들이 부산물로 내놓은 산소는 혐기성 세균을 거의 멸종직전까지 몰아넣은 집단학살이라는 부작용을 낳음. 그리고 세계가 바뀌었음.
- 산소는 물에 녹으므로 바다에는 산소가 있음. 그 산소는 엽록소가 없는 생물들, 즉 바다를 헤엄치는 연체동물과 절지동물과 어류로 진화한 종속 영양생물들이 소비했음. 하지만 엽록소를 가진 생물들은 바다가 간직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산소를 만들어내고 있었음. 그들이 내놓은 쓰레기인 산소가 거품이 되어 바다에서 대기로 빠져나가는 과정이 수십억년 동안 일어났음. 기체 산소는 대기에 있는 메탄 및 암모니아와 강하게 반응해 그것들을 이산화탄소와 물로 바꾸면서 자유질소를 만들어냈음. 이미 대기에 있던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산소가 메탄과 반응해 생긴 이산화탄소는 엽록소를 지닌 생물들과 진화하고 있던 그 친척들이 쓸 연료가 되었음. 지구의 대기는 수십억년에 걸쳐 서서히 바뀌어 갔음. 이산화탄소는 거의 대부분 사라졌음. 현재 우리가 숨쉬는 공기는 이산화탄소 함량은 1%도 되지 않음. 그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에서 산소를 호흡하는 동물들이 숨을 내쉴때마다 보충되고 있고, 산소를 생산하는 녹색 식물들이 수을 들이쉴 때마다 소비되고 있음.
- 눈의 발달은 대단히 중요한 한가지 물리현상에 토대를 두고 있음. 그것은 빛 에너지가 신경을 자극해 전기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시각의 핵심. 인체의 신경계는 환경에서 받은 정보를 쉴 새 없이 뇌로 보내고, 뇌는 몸의 각 기관과 부위에 명령을 내리고 있음. 이 정보들은 뉴런이라고 하는 각 신경세포들이 일으키는 깜박거리는 전기신호를 통해 운반됨. 뇌로 전달되는 전기활동은 다 더해도 고작 0.002와트밖에 안됨. 전력의 측면에서 보면 뇌의 전기활동은 아주 약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음. 아주 충실하게 작동하고 대단히 복잡해서 가장 큰 슈퍼컴퓨터조차 장난감으로 보일 정도임.
- 대개 포유동물들은 수정체를 구부려서 초점을 맞추지만, 다른 방법을 써서 초점을 맞추는 동물들도 있음. 매나 독수리처럼 높이 날면서 먹이를 찾는 새들은 몇 킬로 떨어진 곳에 작은 사냥감을 구별하고 쏜살같이 내리꽂혀 그 쥐나 토끼를 발톱으로 움켜쥘 때까지 계속 초점을 맞출 수 있어야 함. 그런 맹금류둘은 각막의 곡률을 재빨리 바꿀 수 있음. 그럼으로써 수정체의 곡률을 변화시킬 때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에 걸쳐 초점을 맞출 수 있음. 문어 같은 연체동물들은 눈알 전체를 납작하게 만들어 수정체가 거의 망막에 붙도록 했다가, 근육을 이완시켜 눈알을 다시 원래 모양으로 돌려놓을 수도 있음. 물고기는 망원경의 경통을 밀었다 당겼다 하는 것처럼 수정체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음.
- 그 먼 옛날 나무위에서 생활하던 습성은 우리의 정신에 지워지지 않게 각인되어 있음. 사람들 사이에 가장 멀리 퍼져 있는 두려움 세가지는 어둠, 추락, 뱀에 대한 두려움임. 나무에 사는 동물에게 어둠은 위험을 뜻했음. 따뜻하고 안락한 둥지에 안전하게 있지 않다면 말이다. 어둠 속에서는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볼 수 없으며, 더군다나 우리의 초기 조상들은 시각에 깊이 의존. 그들은 야행성이 아니라 주행성, 즉 낮에 활동하는 동물이었음. 나무에 사는 종이 추락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함. 몇개월밖에 안된 아기도 본능적으로 높은 곳을 두려워함. 그리고 뱀은 우리 원숭이 조상들이 살던 높은 나무 위 둥지까지 올라올 수 있는 몇 안되는 포식자 중 하나였을 것이 분명함
- 천문학자들은 아주 흐릿한 별을 보려면 똑바로 쳐다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음. 뱃사람들도 바다에서 흐릿한 빛을 볼 때는 이런 식으로 비껴보는 주변시 방법이 가장 낫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 중심와에는 색깔과 상을 구별할 수 있지만 간상세포보다 더 센 빛이 필요한 원추세포들만 들어있기 때문. 가장 약한 빛에도 아주 민감한 간상세포들은 중심와 주위에 분포해 있음. 그 간상세포들을 가장 잘 이용하려면, 눈이 대상을 똑바로 겨냥하지 않도록 해야 함.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삼아 흐릿한 빛을 찾을 때는 간상세포가 가장 적합한데, 간상세포들은 중심와에는 없고 망막의 중심부 주변에 퍼져 있기 때문.
- 망막의 간상세포들을 로돕신 색소를 지니고 있음. 원추세포 세종류도 각각 다른 색소를 지니고 있음. 파랑에 민감한 시아노라베, 초록에 만감한 클로로라베, 빨강에 민감한 에리스로라베가 그것임. 로돕신을 비롯한 이런 색소들이 빛을 흡수하면 화학적 변화가 일어남. 로돕신은 옵신이라는 단백질과 레티날이라는 색소체 분자가 결합된 것. 로돕신의 색깔은 레티날에서 나옴. 로돕신은 시홍이라고도 불림. 레티날은 비타민 A에서 만들어짐. 비타민 A가 부족한 식사를 하면 시력이 약해져 고생함. 빛이 눈에 닿으면 로돕신이 레티날과 옵신으로 분해됨. 이런 광화학적 변화는 시신경 세포에 전기신호를 일으키고 뇌는 섬광처럼 빠르게 그 신호를 받음으로써 빛이 있다는 것을 감지. 세포는 체열 반응 에너지원으로 이용해서 레티날과 옵신을 재생시킴. 재생 작업은 어두운 곳에 있을 때 훨씬 더 잘 이러우짐. 어둠 속에서는 재생과정과 경쟁하는 로돕신의 광화학적 분해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 빛이 있을 때에도 로돕신은 망막세포들에서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지만, 동시에 빛 에너지가 다른 로돕신 분자들을 계속 분해하고 있음. 시각을 계속 쓸수 있으려면 로돕신의 양이 충분히 유지되는 역동적 균형상태가 이루어져야 함. 우리는 눈이 피로해지면 눈을 잠시 감고 있으려는 경향을 보임. 이런 본능적 행동은 더 많은 로돕신이 생성될 시간을 줌. 잠은 다른 용도도 있지만, 몸이 내일을 위해 로돕신을 재생시키기 위해 쓰는 방법이기도 함.
- 그런 사람들과 섞여 살았던 모든 사람들이 눈여겨본 사냥꾼의 삶에 관한 사실은 사냥이 재미 있따는 것이다. 사냥꾼들은 자기 일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인류는 오랜 기간 사냥꾼으로 있었고, 우리의 생리조건도 이런 삶에 맞게 조정되어 있다. 남성이 한번에 하루나 이틀씩 집을 떠나 있다면, 정자세포들이 축적될 시간이 생기므로 번식의 관점에서도 가장 낫다. 사냥은 이렇게 잠시 집에서 벗어날 기회를 준다. 사냥은 전신을 훈련시킨다. 그런 직업은 찾기 쉽지 않다. 사냥에서는 예리한 시력이 중요하다. 사냥에서는 멀리 볼 수 있는 것이 큰 자산이다. 경작과 비숙련 노동은 손을 추하게 만들고 굳은살이 박이게 하지만, 사냥은 손의 근육과 조직을 적절히 발달시킨다. 또 사냥에서는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고, 재빨리 행동하고, 팀을 짜서 행동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복종심과 지도력을 계발하는 데 이보다 더 나은 학교는 없다. 용기도 사냥의 필수 요사다. 특히 다른 동료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무릅쓰는 인간적 용기가 그러하다. 남성은 사냥에 적합하고 사냥을 위해 선택된 존재이다. 낮 시간을 원하는 대로 골라 쓸 수 있는 부유한 남성들은 사냥을 좋아한다. 훌륭한 사냥꾼은 늘 예기치 않은 상황을 이용할 태세를 갖추고, 언제나 경계상태에 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우리 사회에서 취미도 휴가도 필요없이 자신의 일에서 재미를 느끼는 남성들은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를 비롯한 과학자들과 연구자들, 즉 사냥정신을 새로운 분야로 갖고 간 사람들이다 (인간 이야기, 칼턴 쿤)
- 인간의 송과선은 빛을 감지하지는 않지만, 눈의 망막에서 온 신호들을 받는다. 그 결과 뇌는 두개의 광학체계를 지니게 된다.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각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송과선을 자극하는 것이다. 송과선은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 멜라토닌은 여러가지 일을 하는데, 그중 하나가 생식샘에서 호르몬, 즉 남성의 테스토스테론과 여성의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임. 식물의 개화를 통제하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송과선도 빛이 아니라 어둠에 자극받아 멜라토닌을 만들어냄. 멜라토닌이 성호르몬의 생산을 억제하므로(배란도 억제), 빛이 욕정의 적이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은 잘못된 것이 아님. 빛은 멜라토닌의 생산을 억제함, 멜라토닌은 우리의 성욕을 억제함
- 다른 대다수 그리스 자연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도 근본적으로 잘못된 두가지 인식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에 결함을 갖게 되었음. 첫째, 그리스인들은 이상주의자 경향이 있었음. 즉 그들은 세계가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철학적 이상을 설정한 다음, 그 이상에 맞춰 현실세계의 현상들을 설명하려 애썼음. 한 예로 그들은 이곳 아래에 있는 우리 세계는 대단히 불완전한 반면, 하늘에 있는 모든 것들은 완벽하다고 믿음. 따라서 행성들은 원궤도를 돌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음. 원이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모양이기 때문. 이런 기본 개념은 천문학의 발전을 2천년 넘게 지체시킴. 17세기 초가 되어서야 요하네스 케플러가 나타나 행성들이 타원궤도를 돈다는 것을 입증. 이렇게 하늘에서 불완전함이 발견됨으로써, 지상에서 급격하고 엄청난 과학적 발전이 이루어질 길이 열리게 됨. 그리스 사상의 두번째 결함은 사상가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실험을 통해 검증하지 않았다는 점. 대개 그리스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을 상세히 설명한 다음, 그것을 놓고 논쟁을 벌임. 그들은 자신들의 이론이 현실세계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들에 비춰 타당한지 여부를 실험하려 들지 않음. 심지어 아르키메데스도 자신이 기계장치들을 발명한 것을 체면이 깎이는 일이라고 여김. 관념이 물리적 대상보다 더 현실적이라고 가르친 플라톤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리스인들은 관념을 중요하게 여겼음. 손을 더럽히는 것은 신분이 높은 철학자가 아니라 노예가 하는 일이었음.
- 유화에서는 대개 아마씨 기름을 액체로 쓰는데, 이 기름은 캔버스에서 마르면서 칠해진 색소 입자들을 덮는 보호막을 형성. 색소입자들은 기름이 마른 뒤에도 기름 속에 계속 섞여 있음. 즉, 캔버스 위에 편평하게 놓여 있지 않음. 색소 입자들은 케이크에 든 건포도처럼 마른 기름 속에 얼어붙은 상태로 있음. 그 그림에 빛이 닿으면, 이 떠있는 색소들은 빛을 반사함. 그럼으로써 유화의 질감이 나타남. 그림에 닿은 빛이 깊이가 다른 층들 위에 떠 있는 입자들에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기 때문. 위대한 예술가들은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의 천, 숙녀가 들고 있는 유리잔의 매끄러움, 작은 개의 털이 지닌 부드러움까지 느껴지게 할 수 있음.
- 사진술은 회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침. 오랜 세월 화가들은 눈으로 보는 것을 재현하기 위해 애써왔음. 그런데 이제는 셔터 한번 누르는 것만으로 초보 아마추어 화가가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것보다 더 믿을만한 장면을 재현할 수 있게 된 것. 화가들은 사실주의를 빼앗기고 말았음. 그들은 사실주의를 떠나 다른 영역으로 가야했음. 즉 다른 방향에서 예술에 접근해야 했음. 카메라가 사진 같은 사실주의 영역을 앗아가지 않았다면, 클로드 모네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은 아마 그런 걸작을 그려내지 못했을 것임. 세잔, 반 고흐, 피카소, 그리고 그 뒤의 추상화가들은 카메라와 늘 경쟁하고 있는 세계에서 자신의 표현방법을 찾아야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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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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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하면 미래가 보인다

저자
이인식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1-2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문학적 질문으로 시작해 과학에서 답을 구하라! 30개의 키워드...
가격비교

- 본성대 양육 논쟁에서 양육쪽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둠에 따라 천재의 창조성은 후천적 학습의 결과라는 주장이 득세. 대표적 사례가 미국의 교육심리학자인 벤저민 블룸의 10년 규칙임 85년 블룸은 뛰어난 업적을 남긴 과학자, 예술가, 운동선수 등 120명을 연구하고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간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 가령 올림픽 수영선수는 평균 15년, 최정상 피아니스트도 15년 동안 엄청난 연습을 한 것으로 나타남.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과학자, 수학자, 조각가 역시 예외없이 최소한 10년 넘게 연구에 몰두하고 기량을 갈고 닦은 것으로 밝혀짐. 10년 규칙은 완벽한 천재로 손꼽히는 모차르트에게도 적용될 수 있음. 모차르트는 한곡을 쓰면서 동시에 다른 곡을 생각해낼 수 있었으며 악보에 옮기기 전에 이미 곡 전체를 만들었다고 전해짐. 그러나 모차르트가 단숨에 작곡했다는 소문과 달리 그의 초고에는 고친 흔적이 적지 않았으며 심지어 도중에 포기한 작품도 있었음. 게다가 그의 작품 멜로디의 80% 정도가 당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밝혀짐. 또한 초기 작품의 수준이 나중 작품보다 뛰어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음. 요컨대 모차르트는 신동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다는 것. 물론 이런 사례들 때문에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훼손되지 않음. 단지 인류 역사상 천재 중 천재로 여겨지는 모차르트 조차도 다른 사람보다 더 치열하게 노력했다는 것.
- 어려서는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나지 않았지만 나중에 천재성을 발휘한 인물도 한둘이 아님. 01년 프랑스 과학저술가인 로베르 클라르크가 펴년 천재들의 뇌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말이 너무 늦어 가족들이 지진아가 아닌지 걱정할 정도였고, 다윈이나 톨스토이도 학교성적이 시원찮았으며, 피카소는 글자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열등생이었음. 차이코프스키는 17세에 음악에 흥미를 느끼게 되어 25세에 첫 작품을 작곡했고, 반 고흐는 27세에 처음 그림을 배웠으며, 고갱은 39세에 화가 생활을 시작. 늘그막에 대표작을 내놓은 대가들도 적지 않음. 하이든은 66세에 천지창조를 작곡했고, 소포클레스는 75에에 오이디푸스 왕을 썼으며, 괴테는 81세에 파우스트를 탈고.
- 미국 펜실베니아대 마사 파라는 어린 시절 가난이 인지능력의 발달을 저해하여 성인이 된 후 사회경제적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을 내놓음. 06년 뇌 연구 9월 19일자에 실린 논문에서 파라는 궁핍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의 작업기억이 중산층 자녀보다 용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 작업기억은 가령 바둑을 둘 때 포석을 하는 방법을 아는 것처럼 당면한 과제와 관련된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임. 작업기억은 언어의 이해, 읽기, 문제해결에 대한 결정적 능력임. 파라에 따르면 가난한 어린이는 열악한 환경에서 뇌가 제대로 발육하지 못해 어른이 되어서도 중산층 가정 출신과의 경쟁에서 패배해 결국 사회경제적으로 하위계층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것. 파라의 획기적 연구결과는 미국 코넬대학교의 게리 에번스와 미셸 샘버그에 의해 그 이론적 타당성이 확인됨. 두사람은 가난한 어린이들의 뇌기능 발육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백인남녀가 엇비슷하게 섞인 195명을 대상으로 연구. 실험 대상자들이 평생 동안 받는 스트레스의 양을 측정하기 위해 혈압, 비만, 호르몬 등의 수치를 조합한 지수의 값을 산출. 이 지수의 값이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을 한 것으로 평가됨. 연구결과 궁핍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중산층 가정 출신보다 이 지수가 더 높게 나타남. 작업기억의 용량 역시 차이가 남. 중산층 출신의 작업기억은 평균 9.4건을 보유하지만 빈곤층 출신은 8.5건에 머무름. 두가지 연구결과에서 가난한 사람은 어린시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작업기억이 손상당한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됨. 가난이 대물림 되는 까닭은 어린 시절 받은 스트레스 때문.
- 몸의 철학은 레이코프와 존슨이 제안하는 신체화된 마음이론을 집대성한 성과로 평가됨. 두 사람은 이 책에서 인지과학의 세가지 주요한 발견에 입각해서 신체화된 마음이론을 전개하고 있음. 첫째, 마음은 본유적으로 신체화되어 있다. 인간의 마음은 신체적 경험, 특히 감각운동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따라서 마음이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같아서 어떤 신경 하드웨어에도 작용할 수 있는 컴퓨터 같은 사람은 없다는 것. 둘째, 인간의 인지는 대부분 무의식적이다. 의식적 사고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모든 사고의 95%는 무의식적 사고이다. 셋째, 우리의 사고는 대부분 은유적이다. 우리는 가령 사랑은 여행이나 죽음은 무덤과 같은 개념적 은유를 수천개 사용하여 생각하고 말한다. 이런 은유는 신체화된 경험에서 나온다. 그래서 은유가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님. 레이코프와 존슨은 마음의 신체화, 인지적 무의식, 은유적 사고는 한데 묶어서 이성과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요구한다고 전제하면서 특유의 신체화된 마음이론을 정립했음.
- '11년 격월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마인드 1,2월호에 따르면 가령 상거래를 할 때 상대에게 차가운 음료보다 뜨거운 커피를 마시게하면 따뜻한 느낌을 갖게 되어 계약을 성사시킬 확률이 높아짐. 따뜻함과 같은 신체의 감각이 마음의 인지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셈
- 적정기술의 원조는 인도의 간디임. 간디는 스스로 물레를 돌려 옷을 만들어 입을 정도로 소규모의 전통기술을 중요하게 여김. 인도를 식민통치하던 영국은 직물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들여옴. 이런 상황에서 간디는 영국의 대량생산 기술이 대다수 민중을 희생하여 소수에게만 특혜를 주게 되므로 인도사람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 그는 마을 중심 전통기술이 지역경제의 자급자족에 필수적임을 설파하는 사회운동을 펼쳐 적정기술의 씨앗을 뿌린 최초의 인물로 역사에 기록됨. 간디에 이어 적정기술의 이론을 처음으로 확립한 독일출신의 영국 경제학자인 에른스트 슈마허는 적정기술의 아버지라 불림. 73년 그가 펴낸 작은 것이 아름답자는 70~80년대 적정기술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전개되게끔 촉매역할을 함. 제3세계 국가의 주민들을 위해 개발된 적정기술은 의식주는 물론 보건, 교통, 통신 분야에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음. 예컨대 MIT에서는 전기대신 인력으로 돌아가는 세탁기인 바이슬아바도라, 곧 자전거 세탁기를 개발. 이 세탁기는 드럼통이 자전거 바퀴안에 들어가 있어 어린이도 발로 페달을 밟아서 돌릴 수 있음.
- 과학적 지식을 이해하면 그것을 만들어내는 집단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는 쿤의 상대주의를 계기로 과학철학은 합리주의와 상대주의의 두 진영으로 나뉘게 되었음. 합리주의는 과학이론의 상대적 장점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보편적 기준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상대주의는 그러한 기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음. 상대주의는 과학이론의 우월성을 판단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개인이나 공동체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함. 요컨대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판단에 따라 진리탐구의 목표가 달라진다는 것. 상대주의적 과학관을 극단적으로 강화한 인물은 파이어아벤트임. 75년 펴낸 방법에의 도전에 따르면 과학은 특정한 도덕적, 정치적, 사회적 맥락에 위치한 사회적 제도이므로 과학이 보편적 규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한가지 있을 수 있는 방법론적 규칙이 제시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해도 무방하다는 규칙임. 과학 연구에 있어 일반적 원리나 일정한 방법은 있을 수 없다는 뜻임. 말하자면 과학은 기본적으로 무정부주의적인 것임. 파이어벤트의 과학관은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들에게 영향을 미침. 프랑스의 포스트모더니즘 학자들, 예컨대 자크 데리다는 과학언어의 해체를 통해 객관성의 기준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과학을 하나의 신화체계로 간주. 이와 같이 과학철학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가들은 과학을 신화 또는 사회적 구성물로 여기는 문화적 상대주의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과학이 불변의 객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합리주의에 도전한 것.
- 소칼은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들의 글에서 과학의 개념과 용어가 남용된 사례를 다음과 같이 요약
* 막연하게밖에 모르는 과학이론을 장황하게 늘어놓음
* 자연과학에서 나온 개념을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에 도입하면서 최소한의 개념적 근거나 경험적 근거를 밝히지 않음
* 완전히 동떨어진 맥락에서 전문용어를 뻔뻔스럽게 남발하면서 어설픈 학식을 드러냄. 그 의도는 뻔함. 과학에 무지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무엇보다도 겁을 주려는 것. 일부 학자와 언론은 그 덫에 빠져들고 있음
* 알고보면 무의미한 구절과 문장을 갖고 장난을 침. 일부 저자는 의미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하면서 단어에만 외곬으로 빠져드는 심각한 중독증세를 보임.
* 이런 저자들은 자신들의 과학적 능력에 비해 턱없이 강한 자신감을 갖고 발언함
이처럼 소칼은 문화적 상대주의의 도전으로부터 과학의 객관성을 옹호하기 위해 골리앗과 싸움을 벌인 다윗처럼 포스트모더니즘의 거물들에게 돌멩이를 던진 것임. 지적 사기 논쟁은 국내학계로서는 강 건너 불일는지 모름. 인문학자와 과학기술자가 상대방의 학문에 무관심한 풍토에서는 과학전쟁이 일어날리 만무하기 때문.
- '07년 9월 뉴욕대학교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아모디오는 네이처 신경과학에 게재된 논문에서 사람마다 정치성향이 다른 까닭은 뇌 안에서 정보가 처리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 아모디오는 43명에게 보수주의자인지 자유주의자인지 정치적 입장에 대해 질문하고 두개골에 삽입한 전극으로 전두대상피질의 활동을 측정. 전두대상피질은 의견이나 이해관계의 충돌을 해결하는 기능을 가진 부위임. 자유주의자의 뇌에서 이 부위가 보수주의자보다 2.5배 더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남. 좌파 성향의 사람들이 우파들보다 변화의 요구에 민감하고 새로운 생각을 더 잘 수용하기 때문에 그러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풀이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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