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권력의 종말

사회 2014. 10. 13. 20:29

 


거대 권력의 종말

저자
니코 멜레 지음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 2013-06-2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미래 권력 이동의 실체, 작은 다수가 지배하는 세상의 명암을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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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신망받는 일간지 가디언(1821년 창간)의 사례는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기존 거대 언론의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줌. 최근 가디언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블로그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하고 채팅방과 토론게시판, 팟캐스트 등의 서비스를 도입하며 온라인 상에서 변신을 시도했음. 또한 웹 개발자와 장차 저널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웹사이트를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가디언의 컨텐츠를 다른 앱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도입. 가디언의 변신 중 흥미로운 것은 무엇보다 크라우드 소싱을 활용한 탐사보도임. 09년, 200만 페이지가 넘는 의회 의원 경비지출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됨. 방대한 보고서를 분석하기 위해 고민하던 가디언은 방문객 중 56%가 참여해 80시간 만에 17만 페이지, 전체 분량의 약 20%가 검토됨. 그후 가디언은 이런 방식을 다시 활용해 세라 페일린의 알래스카 주지사 재임시절 기록과 위키리스크를 통해 공개된 외교관련 문서 등을 분석. 한번은 폴루이스라는 기자가 앙골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사망한 어느 강제추방자의 죽음을 조사한 일이 있었음. 의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서는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을 찾아야 했음. 루이스는 사망자의 이름 앞에 해시태그를 달아 트위터에서 탑승객을 찾는 글을 올렸음. 그리고 다음과 같은 답변을 비롯해 몇몇 사람에게서 답을 받음. "저도 그 비행기에 타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때 돕지 않은 것이 너무나 후회됩니다." 가디언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문화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기자들과 컴퓨터 매니아들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역할을 했왔음.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결과로 나타남. 가디언은 경쟁사보다 훨씬 적은 인력과 예산에도 불구하고 28만 부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영국 최대 일간지이자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웹사이트로 자리매김.
- 미국 역사에서 20세기 중반 대부분의 시기 동안 정당은 후보를 육성하고 검증하는 중요기능을 수행했음. 엘리트 주의에 젖어 있었다는 사실은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당시 양대정당과 정당시스템은 지도자의 자질을 갖춘 인물이 주요 공직의 후보가 되도록 철저한 검증을 시행했음. 악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제쳐놓았고, 정당 구성원 대부분은 계급적 사고방식에서 유래한 굳건한 도덕심과 사회적 책임감을 명확히 드러냈음. 이는 현재 우리가 보는 정당의 모습과 매우 다름. 이와 관련해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다음과 같이 밝힘. 오늘날의 엘리트들은 자의식을 갖춘 리더십이 결여되어 있다. 이는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반유대주의 성향이 강했던 옛날 정치인들도 분명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만약 1세기전 그로턴(유명 사립학교)에 다녔다면 자신의 특권을 깨달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특권이 도덕적으로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 특권에 얼마나 많은 책임이 수반되는지 교육받았음. 또 리더십의 엄격함을 가르치기 위해 검소하고 좁은 방에서 지내도록 했음. 가장 뛰어난 와스프 엘리트들은 자신들이 세대를 거쳐 이어질 기관을 잠시 맡아 관리한다는 청지기 정신을 지니고 있었다.
- 70년대 이후 양당의 기득권층은 대통령 후보지명과정에서 다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 여기에는 아웃사이더가 출마해서 당선되기 어려운 특별한 이유가 있었음. 바로 돈. 텔레비전과 라이도 광고가 선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선거운동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고, 여기에 프라이머리 일정이 초반에 집중되면서 선거비용은 더욱 늘어났음.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치러지는 초반 경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후보들은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대권경쟁에 뛰어들어야 했음. 그렇지 않으면 선거전에 나서볼 수도 없었음. 이 때문에 양대 정당의 기능은 변하게 되었고, 오랫동안 미국 정치의 필수요소였던 후원금 모금은 정당의 가장 중요한 존재이유가 되었음. 고액 기부자와 정치 모금 활동가를 중심으로 한 양대정당의 모금 구조는 대통령 후보지명에서 새로운 통제자 역할을 하기 시작. 돈이 시스템을 장악하면서 공공서비스 정신이 변질되고 권력과 경제적 성공을 중시하는 문화가 워싱턴 DC에 스며들었고, 그 주변은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 됨. 공익을 위해 봉사한다는 이상은 차츰 사라지고 출세 제일주의라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짐.
- 음반업계가 냅스터와의 전쟁에 돌입했을 때, 거대 음반사들은 저작권에 대한 법률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기도 했음. 음반을 직무저작물로 재분류하여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에 대해 저작권을 소유할 수 없도록 만드는 법률이었음. 이러한 시도는 거대 음반사들이 예술가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했던 중요한 시기에 수많은 뮤지션들의 분노를 초래했음. 법률안은 결국 통과되었지만 나중에 폐기되었고, 그로 인한 피해는 막을 수 없었음. 이글스 멤버 돈 헨리는 거대 음반사들이 날강도 같은 냅스터로부터 예술가들의 저작권을 지켜주겠다고 말해놓고 뒤로는 저작권을 훔치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고 비난.
- 궁극적으로 거대 엔터네인먼터의 종말이 가져온 도전은 거대 언론의 종말이 가져온 도전과 비슷하지만 중요한 점에서 차이가 있음. 아마존, 유투브, 아이튠즈에서 볼 수 있듯이 더욱 거대한 플랫폼은 작품의 양을 증가시키고 있음. 이와 달리 언론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음. 전보다 많은 블로거와 시민기자들이 활동하가 있지만 탐사보도의 양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음.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더욱 거대한 플랫폼이 이끄는 모호하고 흥미로운 문화적 과도기를 겪고 있음. 로이터 통신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앤서니 드로사는 현대를 디지털 봉건주의시대라고 비유. 아마추어 창작자들은 페북이나 트위터, 유투브 같은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돈과 시간, 에너지를 쏟아부음. 중세시대의 농노처럼 창작자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땅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그 땅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텀블러 등 다른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음. 창의적 작품을 만들고 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은 그 어느때보다 쉬워졌지만 그로부터 수익을 얻는 것은 더 어려워졌음.
- 기지국이 필요없는 무선기술도 있음. 바로 메시 네트워크라는 기술. 내가 어머니께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내면 기존 방식의 무선 네트워크에서는 가장 가까운 기지국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그 기지국에서 다시 어머니께 메시지를 전송함. 하지만 메시 네트워크에서는 내 휴대전화가 메시에 연결된 근처의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냄. 버스에서 내가 당신 옆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자. 내가 어머니께 메시지를 보내면 그 메시지는 당신의 휴대전화로 전달되어 어머니 휴대전화가 맞는지 확인한다. 어머니 휴대전화가 아닌경우 다음 휴대폰으로 전달되어 다시 확인한다. 메시지가 어머니 휴대폰으로 전달될때까지 이 과정이 반복된다. 이는 실제로 스카으프 음성통화 작동 방식과 매우 유사함. 메시 네트워킹은 네트워크에 참여한 기기가 많아야 제대로 작동.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전혀 새로운 기술은 아님. 등장한지 수년이 지났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기술임. MIT 미디어 연구소에서 설립한 OLPC(one laptop for child)는 메시 네트워킹 기술이 등장한 초기부터 이 기술이 전통적인 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족한 전 세계의 외딴 지역에 네트워크 연결을 제공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음. 아프리카의 시골마을에는 이동전화 기지국이 없을 것임. 하지만 그 지역 학생들에게 200대 가량의 노트북을 제공하면 곧바로 메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음. 스메시닷오그라는 또 다른 프로젝트는 존스홉킨스 대학교에 기존 기기로 사용할 수 있는 발전된 메시 네트워크를 설치. 이를 이용하면 특별한 장비가 필요없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로 와이파이 네트워크 대신 메시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됨. 많은 도시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대체하기 위해 메시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시작. 모든 버스에 메시 노드를 설치하면 그 도시에서는 휴대전화 기지국 대신 버스가 커뮤니케이션 인프라의 기능을 수행함. 메시 네트워크는 주요 부품을 만드는 것도 용이함. 팹파이라는 메시 네트워크 시스템을 만든 에이미 선은 MIT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으로, 저렴한 일상용품을 사용해 복잡한 기술을 구현하는 팹랩이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음. 08년 어느날 그녀는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했고, 아프가니스탄 동부의 도시 잘라라바드에 팹랩을 세움. 그리고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성공. 한 블로그에 따르면 팹파이 네트워크의 구성부품을 보면 맥가이버라는 프로그램이 떠오른다고 함. 나무조각이나 플라스틱, 그 밖의 주변에 있는 어떤 재료든지 메시노드를 고정시키는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 팹파이 같은 형태의 네트워크는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동됨. 또한 전통적 네트워크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도 누구나 효율적으로 이용가능.
- 오늘날 국가안보에 닥친 진정한 위협은 다른 국가도, 비국가 활동세력도 아님. 미국에게 비국가 활동세력은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 하지만 억압적 정권에게는 국민들의 반대에서 비롯된 권력에 대한 위협일 것임. 유투브와 토르 같은 기술은 친민주주의 인권운동가와 테러리스트의 느슨한 네트워크, 양쪽 모두에게 힘을 제공함. 지금까지 세상을 이해하는 데 사용된 패러다임(국가, 군사력, 전쟁 등)들은 더이상 그리 유용하지 않음. 어나니머스는 다소간의 두려움과 오해를 조장한 면이 있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개인의 영향력이 확장되면서 나타난 도전들을 압축적으로 보여둠. 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코드를 고수하면서도 처벌받지 않고 운영되는 것 같음. 하지만 어나니머스는 문화 이상의 의미를 가짐. 그들은 새로운 기관의 시작이며, 급진적 연결의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대대적 권력재편의 일부분임. 이런 현상은 기존과 다른 운영방식과 일관된 철학의 정립을 시도하며 스스로 발전해나가고 있음. 어나니머스가 언제나 지금같은 방식은 아닐수도 있으며, 어나니머스에서 발전한 새로운 기관을 사람들이 원하지 않을수도 있음. 하지만 그들이 중요한 무언가가 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함.
- 우리세대와 이전세대들이 생각하는 지식은 일반적으로 책이 가득한 도서관으로 표현되는, 믿을 수 있는 콘텐츠의 모음이었음. 그러나 지금 세대들에게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책에서 사실을 얻는 것보다 토의와 논쟁이 오가는 살아있는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함. 우리는 너무나 크고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불완전한 사회적 존재이며, 그러한 사회적 활동은 불완전한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음.
- 오래전부터 거대기업이 존재했던 것은 아님. 기업이 탄생한 시기는 엘리자베스가 동인도 회사를 만들었던 17세기 초 무렵으로, 약 400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음. 동인도회사는 역사상 가장 큰 회사로 성장했고 추정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의 50% 이상을 통제한 때도 있었음. 최대한 몸집을 불리고 시장점유율을 늘리고자 했다는 측면에서 동인도 회사는 기업의 본보기와 같은 역할도 하게 되었음. 동인도 회사가 거둔 성공은 미시경제의 근본적 신조인 규모의 경제를 증명해 보였음. 사업규모가 커지면 비용우위와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규모확장을 추구하도록 기업을 부추김
- 예전에는 대형 로펌에 소속되어야 거물급 고객의 사건을 수임할 수 있었음. 대규모 조사팀을 운영하거나 비싼 법률문헌을 구독하고, 유리한 정보를 얻기 위해 수많은 문서들을 관리하는 등 대형로펌만이 광범위한 자원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구글 검색 같은 간단한 온라인 서비스와 법조계 전용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오늘날에는 대형 로펌의 매력이 상당부분 줄어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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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저자
박현희 지음
출판사
뜨인돌 | 2011-06-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당신을 미심쩍은 일들로 가득 찬 동화 속 마을로 초대한다동화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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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와 제자가 나눈 대화를 보자. "마을 사람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까" "아니다." "마을 사람 모두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까?"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가 좋은 사람입니까?" "좋은 사람이 좋아하고 나쁜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누구든 누군가의 편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삶임. 그런데 여우편도 아니고 두루미편도 아닌 둘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제3의 길이 존재한다고 믿는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독립을 위해 상하이에서 폭탄을 던졌던 조선청년 윤봉길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악몽임.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는 외침과 함께 분신을 하여 노동권 실종의 현실을 고발한 전태일을 어떤 자본가가 좋아하겠는가. 윤봉길과 전태일의 삶이 지금도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은 그들이 화해를 모색한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모색했기 때문임.
-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여가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허락을 받아야 한느 청소년에게는 거짓말이 필요하지만 내 할일을 해놓고 나머지 시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누구의 허락도 필요없는 성인은 거짓말이 필요없음. 대한민국 청소년은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음. 자기 신체에 대한 결정도, 자기 시간에 대한 결정도, 사회가 정해 놓은 대로 해야 함. 그런 심각한 권리박탈 상태에서 자기 신체와 자기시간에 대한 결정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 거짓말은 돈이나 시간이 필요하지만 마음대로 어쩌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선택하는 하나의 해결책임.
- 학교는 온전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데 필요한 것보다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르침. 이것은 정해진 시각에 출근해서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일을 하는 산업사회의 일터 모습과 놀랍도록 닮았음. 이때 사람들이 하는 일은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임. 신발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일생동안 수천만 켤레의 신발 부속을 만들어내지만, 어떤 사람도 수천만 켤레의 신발을 필요로 하지는 않음.
- 인간은 지력과 능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난 종임. 힘든 사태에 직면하면, 우리는 서로 합심하여 해결책을 찾아냄. 2차대전동안 영국인들은 승리를 위해 땅을 파자는 구호하래 서로 힘을 모았음. 시대는 많이 달라졌음. 그때는 이웃끼리 서로 알고 지냈고, 공동체 규모도 훨씬 작았음. 그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을 서로 연결시킴으로써 탄력적인 공동체를 재구축하는 노력을 펼 수 있다면 우리 인간은 미래의 그 어떤 도전도 극복할 수 있으. (마크보일, 돈한푼 안쓰고 1년살기)
- 부당한 규제에도 묵묵히 따르는 순종적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 자본주의 세상이 학교에 바라는 것이라면, 학교는 복장 규제를 통해 세상의 요구에 답하고 있음. 부당한 규제를 별다른 불만없이, 혹은 불만이 있더라도 속으로 삭이고 참고 견디도록 길들여진 아이는 자라서 기업의 부당한 방침에도 묵묵히 일만하는 노동자로 최적화될 것임. 이때 규제가 부당한 것일수록, 그리고 강제하는 방식이 억압적일수록 효과는 더 커짐
- 사회적 자본이 개인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동네, 심지어는 나라 전체에도 부의 창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음. 이것은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짐. 동네 수준에서 사회적 자본은 주택 소유자에게는 시장성이 높은 자산임. 피츠버그의 연구는 다른 사정들이 동일한 경우 높은 사회적 자본을 갖춘 동네들이 사회적 자본이 낮은 지역 보다 쇠퇴할 가능성이 훨씬 적다는 사실을 밝혀 주었음. 주민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하고, 동네 단체를 활기차게 운영하며, 동네에 애착심이 더 깊고, 살기 좋은 동네로 아끼는 곳은 다른 사람들이 이사하고 싶어하며, 따라서 집값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 주택 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요소, 예컨대 시내와의 거리, 인종적 구성, 주민들의 사회경제적 지위 같은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도 사회적 참여의 긍정적 영향은 유지됨. 교훈은 분명함. 주택 소유자들이 좋은 이웃으로서 활발히 활동할 때 스스로의 사회적 자본을 예치하고 있는 셈. (나홀로 볼링)
- 라푼젤은 사실 혼전에 온갖 규범에 갇혀 사회적으로 유폐된 모든 처녀들에 대한 은유. 혼전에는 부모가 시키는 대로 갇혀 살며 머리카락이나 기르다가 결혼하고 나면 상대 남성이 내 머리카락을 타고 오르는 것을 감당하느라 머리가죽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감내하며 사는 삶에 대한 은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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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저자
다니엘 튜더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7-3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불가능의 기적을 이룬 나라 아직도 불가능한 희생을 요구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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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독재 시절에는 정치적 중립이 성립될 수 없었음. 이승만과 박정희는 실제 자본주의나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는 한국식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기틀을 닦았고, 그 밖의 다른 요소는 모두 체제 전복적인 것으로 간주. 50년대 이승만의 최대 정적이었던 조봉암은 "우리는 자본주의 독재나 공산주의 독재 모두를 원치 않는다"라고 선언하며, 유럽식 사민주의를 내세워 큰 인기를 얻음. 물론 그에 동의하지 않았던 이승만은 반란혐의를 씌워 59년 조봉암을 처형. 이 시대의 경험은 아직도 60대와 그 이상 연령층에게 깊게 각인돼,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사고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음. 60대 이상 사람들에게 햇볕정책은 복잡한 상황에서 펼치는 전략적 접근법이라기보다는 그냥 친공산주의 정책일 뿐. 예컨대 김대중이 도입한 소액주주 권리보호안처럼 재벌회장의 힘을 줄이고자 하는 정책은 극좌라는 비판을 받곤 함. 소액주주의 권리보장은 진정한 자본주의의 초석이라는 점에서, 이런 비판에는 역설적 구석이 있음.
- 한국에서 극좌로 간주되곤 하는 정치집단은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극우의 요소로 평가되는 민족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띠기 때문에, 외국에서 온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일수임. 친미적이고 반북적인 성향 외에도 이승만, 박정희 정권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 협력했던 이들에게 관용적 입장을 취하곤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을 분노케 했음. 이승만은 일제강점기에 치안을 담당했던 친일 협력자들을 대거 받아들여 같은 일을 시키고 예전과 비슷한 직급을 유지시켜줌. 65년 박정희가 일본으로부터 소프트론 및 차관형식으로 미화 8백만 달러를 받는 대가로 추진한 한일국교 정상화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음. 심지어 훗날 대통령이 된 당시의 20대 초반의 이명박 또한 한일국교 정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다가 3개월간 투옥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음. 이러한 친미적 경향과 친일잔재에 맞서고자, 한국의 좌파세력은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정치사상을 발전시키게 됨. 좌파는 민족과 같은 단어를 적극적으로 차용했고, 심지어 한 좌파성향의 신문은 이름이 민족일보였음. 오늘날 주요 좌파 언론인 한겨레는 하나의 민족 혹은 하나의 인민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음. 반대로 우파는 국가라는 단어를 지지했는데, 그것은 한반도의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같은 민족을 배제한 한국만을 지칭하는 것이었음.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 좌파와 우파는 세금이나 복지에 대한 지출 등 상대적으로 평범한 문제를 두고 갈등. 하지만 한국에서의 정치적 갈등은 역사, 민족적 정체성, 분단 현실 그 자체에 기원을 두고 있음. 이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화합을 훨씬 어렵게 만듬.
- 평평하게 잘 다져진 시험이라는 경기장, 교육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 가난에서 탈출하고픈 개인들의 욕망이 서로 어우러져 가장 좋은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질 수 없다는 자연적 제약조건가 만난 결과, 개인들 사이의 경쟁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었음. 공무원, 법조계, 의료계, 잘나가는 대기업 등에 일자리를 얻으면 가난에서 탈출하고 가족들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제공할 수 있었지만, 그런 자리는 특히 전쟁에서 갓 회복중이던 한국경제 수준에서 대단히 드물었음. 그러므로 우선 학교에서, 직업을 얻기 위한 전문적 시험에서, 최종적으로는 직장에서 남을 앞지르는 것은 필수적 요인이 됨. 젊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 자녀를 낳으면 그들은 자신들의 아들딸에게 같은 가치관을 주입시킴. 그러므로 더이상 한국이 가난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나라가 아님에도 이러한 경쟁적 사고방식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별로 놀랄일이 아님. 전형적 한국 어머니라면 같은 반에 100점을 받는 아이가 다섯 명 있는 경우, 자녀가 99점을 받아왔을 때 결코 만족할 수 없음.
- 중국이나 유럽같은 나라에서라면 오래된 것이 용납됨. 한국사람들도 다른 나라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자금성이나 베니스같이 오래된 곳을 즐겨 찾음. 그러나 한국이라는 맥락안에서는 오래된 것이 용납되지 않고, 이는 부정적 어조로 거론되기 일쑤임. 오래됐다는 건 지금처럼 살기좋은 시절이 아니었던 과거를 상기시킴. 심지어 뭔가 오래되었다는 말이 모종의 부끄러움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것임.
- 한국정부는 세계적 규모의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을 열성적으로 지원했고, 서울시청은 가수 비 같은 한류스타들을 홍보대사로 위촉. 기재부의 한 공무원은 "매년 한국 전통문화 홍보예산은 2%정도씩 늘렸지만, 케이팝 관련 예산은 12%정도 늘렸다"고 했음. 이 같은 몰아주기식 지원은 박정희 시대 이후 한국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철학을 반영. 과거에 박대통령이 삼성이나 현대에 그렇게 했듯이, 우리 나라 대표선수가 될 만한 무언가를 선택해 다른 누군가에게 비용을 전가시키며 지원하는 방식. 이 경우 SM같은 회사가 이득을 봄.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자사를 홍보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아이돌 그룹을 홍보대사로 고용하기도 했음. 이는 본질적으로 평범한 지하철 승객의 돈이 공기업이란 매개를 통해 연예기획사의 호주머니로 꽂힌 부의 이전이라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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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사회 2014. 10. 13. 20:26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저자
조지 레이코프 지음
출판사
삼인 | 2006-04-14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는 것일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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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임.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 행동의 좋고 나쁜 결과를 결정. 정치에서 프레임은 사회정책과 그 정책을 수행하고자 수립하는 제도를 형성.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이 모두를 바꾸는 것임. 그러므로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변화임. 우리는 프레임을 직접 보거나 만질 수 없음. 프레임은 인지과학자들이 인지적 무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의 일부임. 인지적 무의식이란 우리 두뇌안에 있는 구조물인데, 의식적인 형태로 접근할 수 없지만 그 결과물(우리가 사고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상식이라고 여기는 것)을 통해 그 존재를 알 수 있음. 또 우리는 언어를 통해서도 프레임을 추론할 수 있음. 모든 단어는 개념적 프레임에 맞추어 정의됨. 우리가 어떤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 두뇌에서는 그 단어와 결부된 프레임이 작동함. 프레임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 그것은 상식으로 통용되는 것을 바꾸는 것. 프레임은 언어로 작동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을 위해서는 새로운 언어가 요구됨.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선 다르게 말해야 함.
- 진보주의의 유형
(1) 사회경제적 진보주의 : 모든 것이 화폐와 계급의 문제이며, 모든 문제를 궁극적으로 경제적, 사회계급적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
(2) 정체성 정치 진보주의 : 억압받는 집단이 빼앗긴 몫을 되찾을 때가 되었다고 주장
(3) 환경주의 : 지구의 지속가능성과 신성함, 원주민 보호라는 견지에서 사고
(4) 시민자유 진보주의 : 자유에 대한 위협에 대항하여 자유를 사수하고자 함
(5) 영적 진보주의 : 종교나 영성의 형태를 취함. 그들에게 영적 경험은 타인과 세계와 맺는 관계이고, 영적 실천은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봉사와 연관됨. 영적 진보주의는 카톨릭에서부터 프로테스탄트,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여신숭배, 이교적 마술숭배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걸쳐 있음.
(6) 반권위주의 : 기업을 비롯하여 모든 종류의 정당치 못한 권위를 추방하고 여기에 대항하여 싸울 것을 주장
- 저인지라는 개념은 50년대 타히티에 대한 연구에서 비롯됨. 이 연구를 수행한 학자 밥 레비는 심리치료사로서 뒤늦게 인류학 연구에 뛰어듬. 그는 왜 타히티에는 그렇게 자살율이 높은지 의문을 풀고자 연구를 시작했고, 타히티어에 슬픔이라는 개념을 지닌 단어가 없다는 것을 발견. 물론 그들도 슬픔을 느끼고 경험하지만, 그것을 이름 붙일 개념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 따라서 그들은 그것을 정상적인 감정으로 여길 수 없었음. 슬픔을 치유하는 의식도, 슬픔을 위로하는 관습도 없었음. 그들은 절실히 필요한 개념을 결여했기 때문에, 결국 그렇게 높은 자살율을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
- 보수주의자들은 선거에서 이기려면 유권자의 절반이상에게 (두려움 등의 수단을 통해) 엄격한 아버지 모델이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을 터득. 9/11 테러는 부시 행정부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완벽한 메커니즘을 제공해줌. 그들은 테러에 대해 끝나지 않는 전쟁을 선포. 테러에 대한 전쟁 프레임은 사람들이 공포에 질리고, 오렌지 경보 등 행정부의 조치와 각종 수사를 통해 테러의 프레임이 지속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전제로 함. 두려움과 불확실성은 대다수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엄격한 아버지 프레임을 작동하고, 따라서 유권자들은 정치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됨.
- 빌딩에 대해서는 많은 은유가 있음. 가장 흔한 시각적 은유는 빌딩을 사람의 머리로, 창문을 눈으로 보는 것. 이 은유는 우리 머릿속에서 깨어나길 기다리며 잠들어 있음. 비행기가 세계 무역센터의 남쪽 건물을 뚫고 들어간 모습은 이 은유를 작동케 했음. 빌딩은 머리이고 창문은 눈이며, 빌딩 모서리는 관자놀이임. 빌딩을 관통한 비행기는 사람의 머리를 관통하는 총알이고, 빌딩 뒤편에서 쏟아진 화염은 뿜어 나오는 피가 되었다. 은유적으로, 높은 빌딩은 서 있는 사람이기도 함. 높은 빌딩이 쓰러지는 것은 사람이 쓰러지는 것과 같음. 우리는 이러한 은유적인 심상을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그 장면을 목격했을 때 경험한 전율과 공포의 일부를 이루었음.
- 우리는 비행기가 빌딩으로 돌진하는 것을 보면서 그 빌딩 안에 있는 사람들을 상상할 때, 비행기가 마치 나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느낌을 받음. 또 빌딩이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그 빌딩이 나를 햐해 쓰러지는 듯한 느낌을 받음. 이 과정은 또한 은유적으로도 작동함. 비행기가 빌딩을 관통하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빌딩이 사람의 머리이고, 비행기가 그 정수리를 관통하는 은유를 떠올림. 그리고 마치 내가 정수리를 맞은 듯한(무의식적이지만 강렬한) 느낌을 받음. 한편 빌딩이 무너져 산산조각 나는 광경을 보면서 마치 내가 쓰러져 산산조각 나는 듯한(마찬가지로 무의식적이지만 강렬한) 느낌을 받음. 우리의 은유적 사고체계는 우리의 거울 뉴런 체계와 상호작용하며 외부세계의 공포를 은유적 공포감으로 전환함
- 테러에 대한 은유
* 통제의 붕괴 : 탑은 상황을 통제함. 탑은 거의 모든 것의 꼭대기에 있음. 이것은 언제나 탑을 권력의 상징으로 보는 중요한 근거였음. 이 경우 탑이 붕괴되는 것은 통제와 권력의 붕괴를 의미
* 남근의 심상 : 탑은 남근의 힘을 상징. 따라서 무너짐은 권력이 붕괴하는 것이라는 관념을 강화. 또 다른 남근 심상은 더욱 핵심적임. 화염을 뿜으며 탑을 꿰뚫는 비행기와 공중에서 보면 여성 성기와 비슷하게 생긴 펜타곤에 미사일처럼 내리꽂히는 비행기가 그러함. 이런 남근적 해석은 이번 공격은 물론이거니와 TV에서 보여준 영상에 의해 폭행당안 느낌을 받은 여성들이 증언한 내용임
* 사회는 한 건물이다 : 한 사회는 견고하든 그렇지 않든 기초를 지니며, 쓰러지거나 무너질수도 있음. 세계 무역센터는 우리 사회의 상징이었음. 그것이 쓰러지고 무너졌을 때 느꼈던 위협은 단순히 한 건물에 대한 것이 아니었음.
* 서 있다/유지되다 : 영어에서는 어떤 것이 오랜시간 유지될 때 은유적으로 standing이라고 표현. 걸프전 기간 부시는 반복해서 이 전쟁은 서 있지 않을 것이라 말했는데 (This will not stand) 이는 이 상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말이었음. 세계무역센터는 1만년을 버틸 수 있도록 지어졌음. 그것이 무너졌을 때 그것은 은유적으로 미국의 힘과 미국사회가 서 있을(유지될) 것인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킴
* 성전으로서의 건물 : 이 테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심장부에 있는 자본주의 무역의 성전이 파괴됨
* 마음의 착각 : 맨해튼 하늘가에 대한 심상은 이제 그 균형이 깨짐. 우리는 무역센터가 있는 스카이라인에 익숙했음. 우리의 마음은 무역센터의 옛 모습을 떠올리는데, 그것이 사라진 풍경을 보면 마치 맨해튼이 가라앉고 있는 것 같은, 불안정한 착각이 일어남. 맨해튼은 약속의 땅인 미국의 상징이기 때문에, 은유적으로 그 약속이 가라앉고 있는 것처럼 보임
* 지옥 : 그리고 이제 매일같이 대면해야 하는 시커멓게 타서 연기를 내뿜는 잔해(곧 지곡)의 영상
- 국가를 사람으로 보는 은유가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경우는 전쟁을 은유적으로 정의로운 전쟁으로 정당화하려 할 때임. 이런 시도는 거의 일상적으로 이루어짐. 정의로운 전쟁의 기본개념은 국가를 사람으로 보는 은유에임. 자기방어 이야기와 구출 이야기라는 옛날 이야기의 두가지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함. 이 각각의 이야기에는 영우, 범죄, 희생자, 악당이 등장함. 자기방어 이야기에서는 영웅과 희생자가 동일함. 두 이야기에서 모두 악당은 타고날 때부터 악당이며 비합리적으로 행동. 영웅은 악당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음. 그는 악당과 싸워 그를 쳐부숨. 두 이야기에서 모두 희생자는 선량하며 비난받지 않음. 또 두 경우 모두 악당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며, 영웅은 악당을 쳐부숨으로써 도덕을 바로 세움.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국가-사람으로 대치하면, 자기방어와 구출이야기는 영웅국가의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형태를 띠게 됨
-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록 그 진술이 틀렸음이 밝혀졌다 해도, 말하는 이가 그것을 진심으로 믿었고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으며 이득을 취하거나 타인을 해지고자 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고 인정함. 좋은 의도를 위한 거짓말이라면 그것은 하얀 거짓말임. 잘못된 정보에 기초한 것이었다면 그것은 정직한 실수임. 단순히 강조하려는 수사라면 그것은 과장임. 이것이 행정부의 방어논리임. 좋은 의도는 이라크를 해방하는 것이고, 잘못된 정보는 CIA에서 나온 것이고, 강조는 좋은 의도를 위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록 대통령과 그 보좌관들이 정보가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해도, 그들은 거짓말이라는 화살일 비껴 갈 수 있음. 틀린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대부분 사람들은 이를 개의치 않음. 따라서 거짓말 자체는 쟁점이 되지도 않고 될 수도 없음. 진짜 쟁점은 신뢰에 대한 배신임. 우리의 민주주의 제도는 신뢰에 기초하고 있음. 대통력이 전쟁에 대해 의회에 동의를 구할 때, 의회는 행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함.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우리 군인들에게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을 요구할 때, 그들은 대통령이 내건 이유가 진실임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함. 대통령이 우리 군인들에게 거짓된 핑계를 위해 목숨을 걸 것을 요구하면 그것은 신뢰에 대한 배신임. 그리고 대통령이 미국 국민들에게 해로운 길로 아들딸을 내몰고 학교, 보건, 빈민보조, 인프라 보수, 불황기의 경기부양 등에 사용될 수 있는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국민을 호도함으로써 신뢰를 배신하는 것.
- 보수주의자들이 문화적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하는 것은 우연이 아님. 엄격한 아버지 도덕이 정치적 힘을 얻고 유지되려면 분열이 필요. 첫째는 경제적 분열인데, 이는 자격없는 빈민들이 빈민으로 남아서 자격있는 부자들을 부양하는 양극화된 경제를 의미. 그러나 한편으로 보수주의자들이 권력을 유지하려면 많은 저소득층의 지지가 필요. 따라서 상당수 저소득층과 중산층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에 반하여 투표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음. 이런 일은 노동자 계층의 다수와 복음주의적 개신교 신자들이 가정이나 종교생활에서 엄격한 아버지의 도덕을 따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음. 보수주의 지식인들은 이것이 정치적 보수주의와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음. 그들은 또한 사람들이 경제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자기의 가치와 정체성에 투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음. 그들이 한 일은 가정과 종교상의 엄격한 아버지 도덕과 보수주의 정치 사이에 프레임과 언어를 통해 연결고리를 놓은 것이었음. 이 개념적 연결고리가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설 수 있으려면 강력한 감정적 힘을 지녀야 했음. 이를 달성하고자 그들이 취한 방법이 바로 모든 수단을 동원한 문화적 내전으로서, 즉 엄격한 도덕을 지닌 미국인들을(소위 보수주의자) 보살핌의 도덕을 지닌 미국인(소위 리버럴)들과 싸움을 붙이는 것이었음. 이 싸움에서 보살핌의 도덕을 지닌 이들은 보수주의의 문화적, 개인적 정체성과 생활방식을 위협하는 것으로 묘사되었음.
- 보수주의 정치 지도자와 지식인들은 이 목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도전에 직면. 그들은 경제적, 정치적 엘리트를 대표하면서 동시에 중간 및 하위 계층 노동자들의 표를 필요로 했기 때문임. 따라서 그들은 보수주의 사상을 대중적인 것으로, 그리고 리버럴/진보주의 사상을 엘리트주의적인 것으로(실은 그 반대가 진실임에도) 포장할 필요가 있었음. 프레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일상 언어와 사고를 완전히 바꾸어야 하는 엄청난 문제에 부딪힘. 이때 엄격한 아버지의 도덕은 그들에게 큰 이점이 되었음. 이 도덕체계에는 부자들은 손수 돈을 벌었고 부를 누릴 자격이 있는 선한 사람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 두뇌집단의 지식인, 언어전문가, 작가, 광고 에이전시, 미디어 전문가들이 30~40년간에 걸쳐 작업한 끝에 보수주의자들은 사고와 언어의 혁명적 변화를 이루어냄. 언어를 통해 그들은 리버럴들이 (정책은 대중친화적임에도) 나약한 엘리트이며, 세금이나 축내는 비애국자(리무진 리버럴, 라떼 리버럴, 세금축내는 리버럴, 할리우드 리버럴, 동해안 리버럴, 리버럴 엘리트, 나약한 리버럴 등) 라는 인상을 만드는데 성공. 동시에 보수주의자들은 (경제적 엘리트를 위한 정책을 내세우는데도) 언어와 몸짓을 통해 대중주의자로 탈바꿈. 레이건의 소탈한 인상이나 조지 부시의 존 웨인식 형님(Bubaism) 분위기 등은 남부 시골 사람들의 언어와 사투리, 몸짓, 말투를 빌려온 결과임. 한편 그들이 라디어 토크쇼에 내세우는 진행자와 논객들이 말하는 방식은 지옥불을 설교하는 전도사 형임. 그러나 메시지는 똑같음. 모두가 싫어하는 리버럴들, 나약한 엘리트들, 세금만 축내는 비애국자들이 미국의 문화와 가치를 위협하고 있으며, 그들에 대항하여 모든 전선에서 계속 가열차게 싸워야 한다는 것. 보수주의자들에 따르면, 리버럴은 도덕, 종교, 가족, 진정한 미국인들이 아끼는 모든 것을, 나아가 나라 전체를 위협하고 있음.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전략적 쟁점 (총기, 낙태, 세금, 동성결혼, 국기, 학교의 종교교육) 에 대해 리버럴이 취하는 태도를 통해 그들의 반역 행위를 똑똑히 볼 수 있다고 주장. 이러한 실마리 쟁전들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쟁점이 대표하는 엄격한 아버지의 세계관때문에 중요한 것임. 이러한 문화적 내전 없이 보수주의자들은 승리할 수 없기 때문.
- 지난 30년간 보수주의자들은 자기들의 가치, 원칙 방향을 고안하여 마음속에 아주 효과적으로 심어왔음. 그들은 심지어 이것을 열단어로 요약하려 말할 수도 있음. 그것은 바로 강력한 국방, 자유시장, 낮은 세금, 작은 정부, 가족의 가치임. 진보주의자들에게도 열단어짜리 철학이 있지만 그것은 아직 그만큼 확고한 의미를 지니지 못해서, 가치, 원칙, 방향을 말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림. 보수주의자들에 가치에 대응하는 진보주의의 가치는 다음과 같음. 강한 미국, 모두의 번영, 더 나은 미래, 효율적인 정부, 상호책임
- 여론 조작은 프레임을 조작적으로 사용하는 것. 이는 뭔가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거나 폭로되었을 때, 거기에 결백한 크레임을 뒤집어 씌우려는 시도. 즉 부끄러운 사건을 정상적이거나 좋은 일로 포장하는 것. 프로파간다는 프레임을 조작적으로 사용하는 또 한가지 사례. 프로파간다는 정치적 통제권을 획득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대중으로 하여금 진실이 아닌 프레임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함.
- 상대방의 주장을 부정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것. 대신에 프레임을 재구성할 것. 프레임으로 구성되지 않은 사실은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없음. 단순히 사실을 진술하고 그것이 상대편의 주장과 모순됨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이길 수 없음. 프레임은 사실을 이김. 프레임은 유지되고 사실은 튕겨 나감. 언제나 프레임을 재구성하라
- 프레임에 대해 다른 것은 다 잊어버려도 이것 하나는 기억할 것. 일단 내 프레임이 논의에 받아들여지면,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은 그냥 상식이 됨. 왜? 이미 받아들여진 진부한 프레임 안에서 사고하는 것이 바로 상식이기 때문.
- 상대편의 관점에 의해 프레임으로 구성된 질문에 절대로 대답하지 말것. 언제나 내가 믿는 가치와 내 프레임에 맞도록 질문의 프레임을 재구성할 것. 일반적인 토론에서는 제시된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할 것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는 불편한 일이 될 수도 있음. 프레임을 바꾸는 것을 연습하라
- 각본이 짜여진 상황을 멀리하라. 폭스 뉴스나 맹렬 보수주의 성향의 방송에서는 보수주의적인 사회자가 프레임을 정하고 그것을 강요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우리를 밀어넣곤 함. 이런 상황에 처하면 우리는 흐름을 통제할 수 없고 우리편의 사례를 제시할 수도 없음. 하물며 우리 말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정도로 존중받을 수도 없음. 게임의 규칙이 이미 정해져 바꿀 수 없으면 거기에 뛰어들지 마라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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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기. 1: 떠오르는 용 중국

저자
김하중 지음
출판사
비전과리더십 | 2013-01-2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깨라! 세계적인 안목으로 중국을 조명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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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년 이상에 걸친 춘추전국시대(BC 770~BC221)를 필두로, 삼국시대와 5호16국시대(BC220~AD589) 및 5대10국 시대(AD907~960)등의 분열시기는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평화로웠던 시기에도 중국의 역사 그 이면에는 수많은 투쟁과 갈등이 계속됐다. 이런 혼란 속에서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몸담은 현실과는 정반대의 평화롭고 이상적인 시기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했는데, 이것이 곧 3황5제와 요순시대로 대변되는 전설 속의 상고시대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자기 자신들의 시대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이렇게 좋았던 치세가 있었으며, 그때는 이랬다 하는 식으로 옛것을 숭상하고 불러내는 습관을 갖고 있었음. 이것이 바로 중국인들의 가장 특징적 기질 중 하나인 상고주의임
- 외국인들이 중국인을 만나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중국인들이 보수적이라는 것. 사실 이런 기질은 일종의 사회적인 자기보호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음. 오랫동안 정치적으로는 봉건 군주제도하에서 가정적으로는 엄격한 가장제 아래 지내오면서 극도로 자신을 억제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중국인임. 유가에서 말하는 군, 신, 부, 자간의 사회질서에 의하면 중국인들은 항상 사회의 등급을 유지해야 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 질서를 거스를 수 없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표현을 자주 하는 것도 지나친 경쟁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중국인들이 즐겨쓰는 표현중에 말을 조심하라는 말이 많은데 이것은 모든 화는 입에서 나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을 할 때는 항상 분수를 지키고 조심해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과도하게 표현해서는 안됨
- 중국인들은 매사에 도덕을 중시하여 완력이나 무력을 사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음. 예를 들어 중국말에 때려야 효자가 된다는 경구가 있지만, 중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아이를 잘 때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교양있는 가정에서는 몽둥이라는 말조차 사용하지 않음. 이것은 중국인들이 성격상 화를 낸다는 것 자체를 일종의 덕을 잃는 것으로 여기며 아이들을 교육하는 진정한 방법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가르침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 온건은 중국인들이 일을 하는 데 있어 항상 총체적인 이익을 생각하고 극단에 흐르지 않으며,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는데 기여. 그들은 항상 다른 사람과의 교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나감으로써 귀속감을 느낄 수 있으며, 전체 사회에서 탈락되어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매사에 온건함을 유지하려 애썼음. 그러므로 온건은 중국인의 정치, 사회, 경제 나아가 사상면에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 지금 중국인들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음. 지금 중국인들은 어디를 가든지 아주 화를 잘 내고, 사회 전체가 빠르고 각박해졌음. 요즘 일반 중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든지, 또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하든지 상관하지 않음. 특히 대도시 사람들은 성질도 아주 드세며, 교통질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 중국은 지난 수천년 동안 성실하고 고지식한 것을 지나치게 중심함으로써 수많은 경쟁기회를 상실. 또한 적지 않은 진취적인 지혜를 사장시켰을 것으로 추정됨. 중국의 봉건군주들이 백성을 다스릴 때 이용한 기술 중 하나가 백성들을 검소하도록 가르치고, 뜻을 꺾어 백성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었음. 그래서 통치자나 가장에게 반대하는 경우에는 극단적 수단을 사용했는데, 중국 역사에서 혁명이나 난이 발생했을 때 그 폐혜가 컸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음.
- 중국정부는 개혁개방이후 1980~1993년 재정의 도급을 통해 중소형 국유기업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지방분권을 단행. 이 재정도급제는 예상수입 중 지방수입을 중앙과 지방이 일정한 형식에 의해 분배를 하는 것으로, 중앙은 지역의 경제발전 수준에 기초하여 분배방식을 확정했고, 지방정부마다 각각 다른 비율을 적용. 이것은 각각 다른 정부와 각각 다른 지역간의 임의적인 이동과 지출을 막아 성과 시, 현과 향간의 관계는 점차로 시장화의 틀을 잡아가게 됨. 재정도급제는 지방정부들이 경제발전가 소속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유효하게 작용했고, 지역간의 경쟁을 심화시켰으며, 국유기업들의 민영화 과정을 촉진시켰음. 지방정부는 현지기업의 행정관리인인 동시에 경제대변인으로서 과도기의 불완전한 계획경제와 시장경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음. 기업들이 경쟁력을 위해 유능한 인재와 재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현지상품의 역외시장 확대를 도모했음. 중앙정부의 정책은 반드시 지방정부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야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중앙정부의 정책이 충실히 이행되기 어려웠음. 결국 중앙과 지방의 경제관계는 상호협상과 담판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각자는 자신의 이익을 고려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이익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었음.
- 외국인들은 중국인들이 시끄럽다고 생각함. 왜냐하면 식당이나 공종장소에 가면 중국인들이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 그런데 사실 일반 중국인들은 가정에서 식당 같은 곳에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못하도록 가르침. 때문에 지금 식당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중화인민공확국 건립이래 생긴 현상임. 사실 이것은 마오쩌둥이 "인민들을 억압에서 해방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데 따라, 일반국민들로 하여금 마음껏 감정을 발산시키도록 허용한데 그 원인이 있음. 나아가 문화대혁명 기간 중 전통 사상이나 옛날 관습은 전부 허물어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 했음. 이에 따라 중국의 전통적 좋은 관습들은 60년대에 전부 사라짐. 예를 들어 과거 중국의 괜찮은 집안에서는 밥을 먹을 때 음식을 따로따로 내어왔음. 그러나 지금은 이런 모습이 다 사라졌으며 모두들 한 밥솥에 한꺼번에 먹게 됨. 중국에서는 이전에 변소에 가는 것을 출공이라 했음. 그러나 중국 남방에서는 지금도 변소에 칸막이가 없으며 비밀스러운 것이 없게 되었음. 현재 중국의 이런 문화는 어떻게 보면 중국의 전통적 예절문화도 아니고 전통문화도 아님
- 중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3가지 요소
(1) 오늘날 중국은 공산당이 운영하고 있음. 형식적으로는 초당파 세력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6800만명의 공산당원들이 중국을 운영. 그러나 일부 중국인들은 만일의 경우 공산당을 대체해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세력이 없다는 것을 우려. 따라서 중국 지도자들이 어떻게 그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의 하나임.
(2)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중국의 전통적 가치와 신념이 많이 상실됨. 그리고 개혁개방 이후에는 공산주의적 가치관에 대한 신념도 상당히 약화됨. 그러므로 현재 사회주의 시장경제 이론으로 국가를 운영해 나가고 있는 중국정부로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국민들의 복지를 증대시킴으로써 사회주의 시장경제 이론이 올바른 것이며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
(3) 신중국 성립이후 중국에서는 노동자들과 농민들이 사회의 지도계급이었음. 그러나 경제발전에 따라 노동자와 농민들은 점차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약화되고 있으며, 오히려 사회적 취약집단으로 변화되어가고 있음. 따라서 이들이 공산당이 주도하는 국가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게 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
- 한국어와 같은 표음문자의 경우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언어로 표현할 수 있으며, 이런 사실은 상대방을 공격할 때도 그대로 적용됨. 보통 상대방으로부터 가차없는 언어로 공격을 받게 되면 자연히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어 나중에 화해하는 데 커다란 장애가 됨. 그러나 중국어는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언제나 대강의 뜻을 전달할 뿐이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100%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음. 그래서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처음에 그 단어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기 어려워 애를 먹음. 중국어는 직접적 표현을 할 수 없으르모 상대방을 공격해도 간접적 공격을 하게되며, 그 경우에는 상대방이 받게 되는 상처도 표음문자보다 훨씬 가벼움. 중국인들은 무슨일이 생겨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싸우지 않고 항상 적절한 수준에서 대응을 하는데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언어임. 따라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상대방의 감정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고 극단적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 중국인들의 속성이기 때문에 비록 대립이 격화되더라도 나라를 분열시킬 정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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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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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공부하면 더 많이 벌게 될까

저자
필립 브라운, 휴 로더, 데이비드 애쉬턴 지음
출판사
개마고원 | 2013-09-16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지식경제의 배반과 그 덫으로부터의 탈출왜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
가격비교

- 미국인 노동자들의 운명이 고급 노동력을 염가할인하는 글로벌 옥션과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줌. 글로벌 옥션 때문에 그동안 안락한 생활을 누려왔던 관리자급 노동자, 전문직, 기술자들은 일자리 시장에서 입지가 점점 약화되고 있음. 성실하고 능력있는 노동자들이 높은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다는 약속은 깨졌음. 미국 중산층의 위기뒤에는 글로벌 경제권력의 교체라는 근본적 원인이 있음. 그렇기에 미국 노동자들의 기술을 향상시키려 자금지원이 아무리 많이 이뤄진다 한들 일자리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음. 신자유주의적 기회의 바겐이 약속한 한 개인과 국가의 성장 사이를 교육으로써 잇는 길은 갈가리 찢김. 중산증이 20세기 산업자본주의를 통해 탄생했다면 지금 그들은 지식자본주의의 힘에 의해 무너지고 있음. 서구의 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많은 전문가들이 예견한 지식가치의 상승이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생했음.
- 개인과 가정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국가경제나 가계의 평균소득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은 갈수록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음. 이는 지식자본주의의 핵심을 간과하고 있는 것임. 국경을 넘어서는 승자와 패자의 복잡한 그물망(먹이사슬)은 중산층 일자리와 국가경제에 대한 고정관념에도 영향을 미침. 회계사, 교수, 엔지니어, 변호사, 컴퓨터 전문가와 같은 직업 타이틀도 이제는 더 이상 수입, 직업안정성, 커리어전망을 보장해주지 않음. 이런 직업군에서도 승자독식 구조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일부 미국, 중국, 인도의 근로자와 회사들이 길 건너의 사람들보다 오히려 지구반대편의 사람들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경우가 있음. 다른 국가의 여권을 갖고 있더라도 그들은 같은 회사를 위해서 일하고, 이 회사는 종종 같은 국민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 글로벌 옥션에서 이익을 취함. 전세계 어디서나 모든 직업군에서 엘리트들은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 일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음. 이것은 민간영역뿐 아니라 공공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정부예산이 깎이는 와중에도 여러 공공분야에서도 역시 강위 극소수가 다른 이들보다 훨씬 많은 월급을 받고 있음. 글로벌 옥션 현상으로 인해 계층간 운명은 엇갈릴 것임. 극소수는 넉넉하게 보상받는 데 비해 고등교육을 받은 대다수는 중산층의 생활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발버둥 치게 될 것임. 동시에 노동계급은 낮은 교육수준과 직업이동의 감소, 그리고 임금경쟁으로 인해 더 소외될 것임. 그로 인해 최고의 대학, 직업, 커리어를 향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임.
- 경제학자들이 많은 노동자보다 양질의 노동자가 중요하다는 인적자본이론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들어서였음. 경제학자들은 기술과 지식, 업무 노하우를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인적자본 개념을 도입. 인적자본 이론의 선구자였던 테오도르 슐츠는 "지식과 기술을 포함시키지 않고 경제성장을 연구하는 것은 마르크스를 빼고 사회주의를 설명하려는 것과 같다" 고 말함. 인적자본이론의 주창자들은 당시 경제학자들의 골머리를 썩게 만들었던 문제를 인적자본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 투입한 노동력 이상으로 달성한 초과생산량, 그에 따른 임금인상, 그리고 경제성장률의 상관관계는 기존의 이론만으로는 도저히 그 원인이 설명되지 않았던 것. 이들은 그 원인을 교육에 대한 투자에서 찾아냈음.
- 전세계 어디에서난 업무의 질적 격차가 거의 나지 않게 되면서 서구 노동자들의 근무조건은 더 이상 비교평가의 대상이 아니게 됨. 글로벌 기업들은 신흥시장을 단순히 저가 생산기지나 판매시장으로만 접근한 것이 아니며, 전략적으로 본국과 비슷한 수준의 생산설비를 세워놓기도 함. 이를 통해 기업들은 한 지역에서 노사관계가 골칫거리가 되거나 업무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되었음. 노조와 협상을 할 때도 해외생산의 비용적 장점을 내세우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음. 글로벌 경쟁은 미국 노동자들의 월급수준을 끌어내리는 중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특히 그 회사가 수익의 확대나 부채의 감축에 의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 이 중력은 더 강하게 작용. 이같은 시장의 논리는 해외와의 경쟁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노동비용이 차이나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됨. 08년 가을, 금융위기 발생이후 고용계약서를 다시 쓰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디트로이트의 빅3 자동차 업체에 고용된 자동차 산업 노조원들의 임금은 도요타나 혼다와 같은 외국계 회사의 비노조 노동자에 비해 시간당 25~30달러 정도 많았으며 수당도 따로 받았음.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노동자들은 싼 임금을 제시하는 사람부터 채용하는 역경매 방식의 고용시장으로 내몰린 나머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절실한 상황에서 예전의 임금격차는 사라지고 말았음. 그 결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자동차 회사 신입의 경우 예전에는 시간당 28달러를 받았으나, 이제는 14달러밖에 받지 못함
- 과거 대량생산 시대에 지식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과 유사하게, 글로벌 IT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됨. 기업들은 아주 뛰어난 인재에게는 더 많은 임금을 주지만, 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고급지식 노동을 이용하기 위해 업무를 세분화하는 추세임. 물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권한을 가진 직원들도 일부 있지만, 기업들은 이제 그보다는 지식노동을 IT기술을 활용해 실용적 지식으로 전환하는데 더 힘쓰고 있음. 지식노동을 온라인 매뉴얼이나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이 디지털 소프트웨어의 형태로 변환하면, 실용적 지식으로 전환됨. 그러면 회사는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직원을 써도 똑같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음.
- 노동자를 기계로 보는 시각은 노동자의 기술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가져옴. 노동자의 지식, 기술, 노하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은 임무를 떠맡게 되었음. 노동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통적 지식을 모으고, 분류한 다음 문서로 만들고 이를 공식이나 매뉴얼로 간추려서 모든 노동자들이 일상의 업무에서 바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함. 그러나 실제로는 테일러의 주장과는 달리 전통적 지식은 시스템 안에 담기기보다는 그냥 무시되었음. 테일러의 궁긍적인 목적인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었지 전통을 선례로서 따르고자 한게 아니었기 때문. 지식을 관리자들에게 집중시키면서, 업무가 조직화되는 방식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권리와 자율성이 침해받게 된 기술자들의 격렬한 저항이 뒤따름. 미국의 무기공장인 워터타운에서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역사에 기록될만한 승리를 거둠. 테일러 방식이 노동자들의 복지를 침해한다는 사실이 인정되어, 이 지역에서는 49년까지 모든 정부재정지원 사업에서 테일러 원칙을 금지하기로 함
- 20세기가 기계적 테일러리즘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디지털 테일러리즘의 시대임. 관리자, 전문가, 기술자들의 지식을 경영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해, 자동조립라인으로 재탄생시킨 포디즘 생산방식이 바로 기계적 테일러리즘의 대표적 모습.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관리자, 전문가, 기술자의 지식노동을 파악해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소프트웨어, 전자표준화, 매뉴얼 등으로 재가공해 실용적 지식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 디지털화한 실용적 지식은 손쉽게 전송이 가능하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활용할 수 있음.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공장뿐 아니라 사무실에도 적용되고 있음. 공장안으로 노동이 집약되는 기계적 테일러리즘과는 달리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세계 어디든지 짧은 시간안에 업무를 분산시키고 또 결합시킬 수 있는 게 특징임
- 예전에 과학적 경영으 도입으로 하위 노동자들에 대한 중간 관리자들의 감독권한이 확대되었듯이, 현재 새로운 기술들은 중간급 관리자들에 대한 임원들의 감독능력을 더 향상시킴. 윌렌스키는 한줌의 최상위 관리자들을 뺀 나머지 직원 대부분으 과거에 누렸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예언. 혁신과 기획은 최상위 임원들에게 집중되고 이들이 프로그래머나 전문가 그리고 다른 직원들로부터 기술적 도움을 받는 구조가 될 것임. 윌렌스키는 결정권자와 이를 실행하는 장 사이의 경계는 더 뚜렷해지고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테일러 방식을 적용했던 이들이 이제는 테일러 방식으로 관리당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 기계적 테일러리즘의 시대는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사이의 계급갈등을 낳음. 이제 디지털 테일러지즘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기술을 단순화시키는 동시에 중간계급 내의 권력투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음. 기업들은 일부 고위급 임원을 제외한 대다수 다른 직원들의 자유렁과 권한을 줄이는 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함. 그에 따라 극소수의 엘리트 직원들만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사고할 권한을 갖게 됨. 대부분의 직원들은 단순한, 테일러 방식화된 일만 떠맡을 뿐임
- 많은 지식노동자들은 인재 감지 레이더에서 모습을 감추게 될 것임. 지식노동자는 세종류로 구분됨. 개발자, 실행자, 그리고 일꾼들. 개발자들은 최고실력자들임. 이들은 사고할 권한을 부여받은 상위 10~15%의 인력들. 예를 들면 연구자, 관리자, 전문가들이 이에 해당. 실해앚들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절차나 경영방법을 실행하는 사람들. 표준화, 규격화된 지식을 사용하는 컨설턴트, 관리자, 교육자, 간호사, 기술자들이 이에 해당. 물론 이런 역할들도 상당한 교육과 자격을 갖춰야 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료나 고객들과의 효과적 의사소통임. 일꾼들은 단순반복적인 작업을 하며 뇌를 사용하는 일을 하지 않음. 대표적 예가 콜센터 직원이나 데이터 입력 직원들임. 이들은 미리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만사를 처리. 이런 업무들은 표준화, 디지털화가 쉽기 때문에 장소를 옮기기도 쉬움. 이런 자리들은 갈수록 신흥경제국가에서 잘 교육받은 인력들로 채워지고 있음.
- 가치 있는 업무는 소수의 엘리트에게만 제공될 뿐임. 나머지 대다수에게는 그들에게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든 없든 가치 있는 일을 주지 않음. 인재전쟁은 업무와 보상의 상관관계를 더욱 긴밀히 엮어놓기 위한 시도로 보임. 사실상 이 보상은 몇개의 핵심 요직을 놓고 벌어지는 치열한 승진경쟁에서 승리한 대가라고 할 수 있음. 승진경쟁은 기업 조직의 꼭대기에 있는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 혹은 명문대를 졸업한 후 회사에 합류한 자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몰아주는 불평등한 구조의 확대를 합리화해줌. 인재전쟁은 돈과 지위와 권력을 둘러싸고 전문직 노동자들의 서열구조 안에서 벌어지는 싸움임. 관건은 단순히 기존의 구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기준으로 일터와 그외 영역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적용하는 것임. 그것은 미국 중산층들의 지위를 변화시키고 있음. 일단 핵심인재로 선택받은 자들은 자연스레 뒤따라 오는 명성을 사적으로 이용해 아메리칸 드림 실현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음. 반면 똑같이 능력이 있지만 선택받지 못한 다수의 노동자들은 기업이 인력비용을 감축하려 할 때 언제든 버림받을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됨
- 정부에는 국민에게 최우선적으로 복무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자본주의에는 그런 우선순위가 없음. 자본주의는 돈을 벌 수 있는 작은 틈만 있으면 이를 파고들어 쉬지 않고 자본을 축적. 기존 질서에 대한 존중이란 없음. 조지프 슘페터는 자본주의란 경제발전의 과정이며 본질적으로 냉혹한 속성이 있다고 인정.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창조적 파괴를 옹호했지만 그가 오늘날 살아있다면 최근 몇십년간 벌어진 혼돈의 규모에 상당히 놀랄 것임. 그가 현대 자본주의의 실상을 본다면 아마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말을 떠올릴 듯함. "자본주의에서는 모든 견고한 것들이 공중분해되고, 모든 신성한 것들이 세속적이 된다. 그리고 인간은 마침내, 이성, 삶의 조건, 그리고 인류애에 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 포드 생산라인은 대량생산을 가능케 함과 동시에 숙련노동자를 일터에서 사라지게 했음. 이때 도입된 새로운 테크놀러지는 저숙련 기술만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며, 고숙련 인력에 대한 수요 증가는 테크놀러지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기업의 관료체제 내에서 사무업무가 증가한 것 때문이었음. 거대한 관료형 기업체제는 대규모 소비시장의 탄생없이는 나타나지 않았을 것임. 기업이 저숙련 노동자에게 높은 임금을 주었기 대문에 그들이 상품을 대량소비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기업의 생산라인이 돌아갈 수 있었음. 고숙련 인력에 대한 수요는 사실 대량생산에 따른 부산물인 셈. 또한 공공분야의 인력채용 급증과 같은 사회, 경제, 정치적 요인이 작용하면서도 고숙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졌음. 그러므로 소득, 테크놀러지, 그리고 고급노동력의 공급이 곧바로 연결돼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짐.
- 골딘과 카츠는 인상적 이론을 제시했지만 그들은 새로운 테크놀러지와 교육의 문제를 글로벌 차원이 아닌 한 국가의 차원으로만 보고 있음. 아마 미국이 IT혁명에서 선구자이기 때문에 우세한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 듯함. 글로벌 옥션이 없었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이야기가 전개됐을 수도 있음.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이 미국의 점했던 우위는 크게 흔들리고 있음. 저비용 국가들이 낮은 가격에 하이테크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이 보유한 기술 노하우의 시장가치는 떨어졌음. 그들은 디지털 테일러리즘이 가진 함의에 대해서도 무시함.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기술적 진보의 과실이 왜 고숙련 인력에게 돌아가지 않는지를 설명.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고숙련 인력과 저숙련 인력간의 양극화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중산층 직업 내부도 분화시킴. 이들 직업군에서는 생산성 향상의 혜택이 임원과 상급자의 손에 집중됨. 특히 기업이 주주 중심의 지배구조일 때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짐.
- 노동자들이 지식을 무기로 고용주들과의 권력관계에서 힘을 갖게 되었다는 주장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소리. 여전히 중산층이든 그 아래 계층의 노동자든 인적자원을 팔아서 먹고 살 수 밖에 없음. 우리는 직업을 얻어 일을 하기 대문에 월급을 받지, 능력이 있다고 월급을 받지 않음. 결국 권력은 고용주들의 손에 남아 있음. 독일의 사회학자 게오르크 짐멜이 이미 한세기 전에 꿰뚫어 보았듯이, 노동자들에게 직업을 바꿀 자유는 있지만 임금으로부터의 자유는 없음. 노동자의 자유란 여전히 고용주들의 손에 달려 있는 것임.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일자리 경쟁에서 자유로워지기는 커녕 예전보다 더 매달리게 되었음. 경기가 좋으면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고용주와 피고용인간의 힘의 균형이 마치 엇비슷한 것처럼 착시 현상이 일어남. 그러나 고용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실업률이 증가하면 일자리 역경매가 일자리 피라미드의 상단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됨. 자유로운 기회의 확대라는 허상이 냉혹한 맨얼굴을 드러내는 것임.
- 교육에 투자만 하면 모두가 성공할 수 있을거라는 헛된 믿음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 신자유주의자들은 중국과 인도의 경제력이 성장하면 그들이 바로 선진국이 생산해내는 고급 서비스와 상품을 소비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엔 서구의 노동자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음. 하지만 우리는 다음의 몇가지 이유로 이같은 낙관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함. 먼저 신자유주의자들은 창조적 파괴의 강풍이 새롭게 불면서 자본이 기존의 사양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함에 따라, 서구의 고학력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함. 하지만 차세대 혁신산업을 꼭 서구의 기업만 하리라는 법이 있는가? 게다가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신흥경제국에도 고학력 인재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서구 노동자만 그 일자리를 얻을 이유는 없음. 글로벌 옥션이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란 주장에 반대하는 두번째 이유는, 그 주장이 신흥개도국은 첨단 연구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철지난 전제에서 출발하기 때문. 현실은 다름. 미국과 영국의 과학기술 연구는 이미 아시아에서 온 학생들이 전담하고 있음. 이들은 졸업후에도 실리콘 밸리 등에서 왕성히 활동했으며, 이제는 팽창하는 자국시장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본국으로 돌아가는 추세. 중국과 인도의 고학력 인재들이 아직은 서구 엘리트의 라이벌이 되기엔 수준이 모자라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음. 그러나 이런 시각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상황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낙관적임. 중국과 인도는 글로벌 수준의 인재들을 키워내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왔음. 신흥경제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고학력-저임금 노동자의 규모를 고려하면,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고학력-고비용 노동자들은 날이 갈수록 더욱 인기가 없어질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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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리바이어던

사회 2014. 10. 12. 21:06

 


펭귄과 리바이어던

저자
요차이 벤클러 지음
출판사
반비 | 2013-10-14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시장주의와 관료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스템 구상! ‘협력의 시...
가격비교

- 연준의장 그린스펀이 이기심의 효능에 대해 갖고 있던 확고한 믿음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오래도록 유지되어온 두가지 잘못된 가정에 근거. 첫번째는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집필한 계기가 된 것으로, 인간은 근본적으로, 일반적으로 이기적이므로 그런 인간을 다루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이기심을 추구하는 근시안적인 생각에 빠져 서로를 해치지 않도록 정부가 개입하여 통제하는 것이라는 생각. 두번째는 인간이 갖고 있다는 이기심에 대한 애덤 스미스의 해결책, 즉 보이지 않는 손. 스미스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며 비용과 편익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하므로 자유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행동은 공동선에 이바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 즉 사람들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다보면 서로의 요구르르 충족시켜주게 되는데, 이는 서로의 행복에 마음을 써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
- 20세기의 마지막 10년 동안 일어난(비록 추세는 80년대 초에 시작했지만) 일련의 변화는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이론으로부터 근본적 이탈을 야기. 우선 기업들이 달라짐. 도요타가 미국 경쟁기업들과 달리 80년대부터 미국 현지 공장에서 높은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구현하자 사람들은 도요타가 안겨준 교훈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 그리고 놀이터 같은 이미지로 상징되는 구글의 하이테크 산업은 상대적인 비공식성과 사회참여,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 엄격하게 시장에 기반하지도 않고 과거만큼 위계적이지도 않은 조직모델을 강조하고 실험하는 경영대학원과 기업이 늘기 시작. 그 모델들은 적절한 조건이 주어진다면 사람들이 자유의지에 따라 조직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고 함께 일할거라는 가정을 중심으로 세워졌음. 더욱 급진적으로는, 자유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인 위키피디아로부터 데일리 코스나 뉴스바인같은 협력적 시민언론 사이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에 등장한 동료생산이 불과 5년, 아니 10년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협력문화를 탄생시킴.
- 인지심리학의 일부 연구는 이해하고 기억하기에 간단한 것에 매달리고 기억하려는 인지적 유창성이라는 성향에 기반을 두고 있음. 사람들은 해답이 간단한, 단순한 설명을 매우 선호하고, 그런 설명을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음. 예를들어 농사가 잘 안되면 하느님이 화가난게 분명하다고 생각. 과학이론에서조차도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말함. "모든 것이 가능한 한 간단해야 하지만, 너무 간단해서는 안된다." 인간의 행동을 단순한 것으로, 즉 처벌과 인센티브에 대한 예측가능한 반응으로 취급하며, 혼란스럽고 정신을 산란하게 만드는 행동을 쉽게 설명해주는 단순한 이론은 엄청나게 매력적이고 멋져 보임. 하지만 사람들의 실제 경험은 그보다 훨씬 복잡함
- 과거에 심리학에서는 이타적 행동이 실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음.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좋게 느끼고 타인의 고생을 보는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남에게 관대하다는 것. 뱃슨은 여러 실험을 통해 그렇지 않음을 증명. 사람들은 단순히 자리를 뜨거나, 더 이상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고통을 쉽게 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남을 도와줌. 또한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상상해 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람들이 더욱 이타적 행동을 보여주고 공감을 잘함. 이런 방향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연구는 여러 면에서 이타주의와 이기심을 차이를 무너뜨렸음. 인간에게 타인을 도와주려는 내면의 이기적인 동기가 있든 없든, 인간을 움직이는 것이 공감능력이든 아니든, 인간의 행동에서 그리고 흥미롭게도 인간의 뇌에서 결과는 동일함 우리가 남을 도울 때 뇌에서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는 보상을 받는다면, 그로 인해 우리는 이타주의자가 되는가 아니면 이기주의자가 되는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사람에게 그 답은 무슨 상관이람?이다. 우리가 남을 도움으로써 도파민을 얻으려고 애쓰는지는 중요치 않음. 그러나 인간이 생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이런 감정을 느끼도록, 즉 남을 돕고 기쁨을 얻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는 사실은 정말로 중요
- 인간은 잠재의식에서 아주 빠르게 우리와 비슷한 사람과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사람들을 분류. 이런 성향 또한 생물학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듯 함. 백인과 흑인 사진을 피험자들에게 보여주며 그들의 뇌를 스캔하면, 미국의 심각한 인종관계를 고려했을 때 예상할 수 있듯 백인 피험자와 흑인 피험자 모두, 다른 인종의 사진을 보여주자 두려움과 관련된 뇌 영역이 밝아짐. 경제학자 샘 볼스와 허브 진티스가 통치방식으로써의 연대감을 연구했을 때 강조했던 것처럼, 선천적인 듯 보이는 집단 연대감의 욕구에 있는 잠재적인 부정적 측면은 협력을 아주 변덕스러운 것으로 만듬
- 조정은 리바이어던의 철권을 상호인정과 이해, 토론으로 대체하는 갈등해결 모델임. 지금까지 다룬 공감, 공평, 신뢰와 같은 성공적 협력 시스템의 기초들은 이 과정의 핵심 요인으로 반복해서 나타나지만, 가장 필수적인 요인은 커뮤니케이션. 가장 능숙하고 성공적인 조정관은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분쟁 당사자들이 과거보다 쉽게 공평한 해결에 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끔 양측의 갈등을 표현해줄 수 있는 사람
- 사람들이 공평성에 신경쓸 때에는 결과의 공평성, 의도의 공평성, 과정의 공평성, 세가지에 신경을 씀. 결과의 경우, 사람들은 다들 인정하는 규범하에서 다른 사람들이 관련된 상호작용으로부터 각자가 얼마만큼 받는지 신경을 씀. 의도의 경우, 결과가 공평하지 않다면 그 불공평한 결과가 의도적으로 발생된 것인지 여부에 특히 신경을 씀. 그리고 과정에 관해서는 결과와 관련된 의도가 무엇이든, 그 결과가 달성된 과정이 공평한지 여부에 신경씀
- 기업과 사회연구뿐 아니라 실험경제학과 사회심리학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가르침은 공평성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동기와 행동의 중요 요소라는 사실. 공평성에 대한 욕구는 이기심이나 공감, 연대감과는 관계없음. 인간에게는 공평하게 대우받고자 하는 욕구, 공평하게 대우하는 시스템에 속하고자 하는 기본적 욕구가 있음. 사람들이 탁월하게 일하거나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을 수립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보상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 그 시스템이 얼마나 공평한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함. 공평성은 시스템이 잘 작동하게 만들고 사람들이 그 안에서 훌륭히 그리고 협력적으로 기능할 수 있게 만드는 필수적이고 실질적인 요소임
- 대폭적인 등록금 인상 가능성에 대한 예측을 학생들에게 각기 다르게 제시한 실험에서, 인상가능성에 크다고 들은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이 얼마나 피해를 입힐지에 대한 의식을 간단하게 바꾸었음. 그들은 등록금이 인상돼도 자신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말함. 한편, 등록금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들은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의 영향이 매우 나쁠 거라고 말함. 즉 사람들은 현실(혹은 현실이라고 인식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뿐 아니라 자신을 속여 어떤 현실이든 그것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거나 적절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런 성향을 보면 특정 행동을 법으로 정하는 것이 새로운 규범과 기준을 채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음.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을 왜 하는지 그 이유를 정당화할 때, 결국 사람들은 자기자신을 믿는 일부터 시작.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이유를 자기 것으로 만듬. 이는 시스템에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음. 친사회적인 규범이나 협력적 규범은 한번 만들어지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스스로 강화됨. 그리하여 시스템은 점차 활기를 얻음. 사람들은 협력을 자꾸 연습할수록 협력의 장점을 더 많이 믿게 됨. 이런 변화 덕분에 협력을 유지하기가 더욱 수월해지기 때문에 더욱 많은 문제들을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음. 그렇게 선순환이 이루어짐.
- 지식과 혁신이 중요해지고 조직의 생존에 지속적인 적응과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에도 혼합된 동기구조가 활용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음. 오늘날 경쟁이 가장 심한 시장에서 활동하는 성공한 기업 중 다수가 순전히 보상과 감시에 근거한 전략에서 벗어나 공동의 목적이나 규범수행, 개인적인 자율성을 더 많이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경영관리 방식을 개발하고 있음. 따라서 그 기업들은 조직과 조직의 목표에 대한 직원들의 감성적 충성을 강화하고 있음. 그 결과, 사람들의 일터는 달라지고 있음. 물론 한결같지는 않고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요 조직에서는 상당히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 돈과 물질적 보상이 전부가 아니며 실제로 동기부여나 효과적인 행동과 물질적 보상의 관계는 과거 두세대에 걸쳐 경제이론이 주장해온 것보다 훨씬 더 모호하고 복잡하다는 사실을 점점 더 깨닫고 있음. 오해의 여지를 없애자면 모두가 머리를 기르고 코뮌과 같은 공동체로 옮겨간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 시스템에 물질적 보상과 이익분배를 포함하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물질적인 이익만으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 우리는 협력을 사회적이고 자율적이고 보람있고, 심지어 재미있게 만들어 사람들의 사회적, 지적 동기를 이용하는 데도 집중해야 함. 그렇게 하기란 결코 쉽지 않음. 하지만 보상이나 처벌로 돈을 추가할경우, 사람들의 동기가 가진 모든 견인력이 다른 방향으로 향하여 협력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음.
- 나쁜 사람을 구속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음. 어쩌면 완벽하게 합리적일 수 있음. 그러나 정말로 남을 믿을 때 일어나는 결과를 놓칠 수도 있음. 사람들은 살면서 서로에 대해 모험을 함. 남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해 보는 것. 물론 모든 이에게 항상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님. 그러나 인간의 본성과 상호작용을 냉소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따른 예측보다는 훨씬 더 자주 그렇게 함.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인간이 번창함. 적어도 아무도 믿지 못할 때보다는 더 풍요롭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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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선택

사회 2014. 10. 12. 20:59

 


미래를 위한 선택

저자
리처드 왓슨, 올리버 프리먼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 | 2014-01-2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앨빈 토플러, 피터 슈워츠를 잇는 차세대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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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4년 영국 타임즈에 실린 한 기사는 앞으로 런던의 모든 거리가 말의 배설물에 파묻힐 것이라고 보도. 당시 영국은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었고, 말이 끄는 마차도 함께 증가하고 있었음. 런던 시민들은 작은 시내가 모두 말의 배설물로 넘쳐날 것으로 예측. 하지만 이런 예측을 한 사람들은 독일의 카를벤츠라는 엔지니어가 말없이 움직이는 이동수단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음. 이 새로운 발명이 상황을 바꿔놓음. 4년 후인 1898년 벤츠는 현재를 근거로 그릇된 추정을 하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름. 벤츠는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100만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 그 이유는 바로 운전기사들이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자동차를 발명했지만 운전기사 없이 차 주인이 직접 운전할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던 것. 따라서 전 세계는 운전기사 부족에 허덕이고 이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측.
- 우리를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 인도하는 정신적 힘에 주목하는 것이 언제나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음. 기업들은 성찰과 사고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대신 계획과 행동을 선호해 왔음. 우리는 이 네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 성찰과 사고는 계획과 행동의 전제조건임. 그리고 계획과 행동은 더 많은 성찰과 사고를 촉진. 사람들은 먼저 어떤 종류의 사고가 필요한지 생각해야 함. 그 다음에 어떤 종류의 방법과 환경, 사람들이 그런 사고방식에 가장 적합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
-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님. 상상과 분석을 통해 기업이나 조직이 관계를 맺고 발전할수도 있는 미래의 복잡한 환경을 살펴봄으로써 전략에 대한 현재의 접근법을 폭넓게 만들어줌. 시나리오 플래닝은 가까운 미래에서 벗어나 먼 미래에 대한 전략적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고 개인적 사건이나 요인들 대신 더 큰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 플래닝은 강력한 이론적 배경과 철학적 기초를 갖고 있다는 점. 시나리오 플래닝 과정에 참가한 사람들에게는 이론과 원칙을 습득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혜택이 주어짐
- 트렌드를 쉽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미리에도 예측대로 트렌드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함. 하지만 절대적 예측이라는 생각은 예언자의 쓰레기통에나 던져버려야 함.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차트주의자건 기후변화를 쫓아가는 기상학작 혹은 새로 태어나는 아이의 숫자를 세는 인구학자이건 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수집한 자료는 미래를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없음. 미래는 트렌드의 끝에 있는 것이 아님. 트렌드는 꺾이게 마련. 이 모든 요인들에 영향을 미치는 한가지 구성요소는 일정하지 않은 변화의 속도임. 비록 지난 20년 동안 일부 분야에서는 엄청난 속도를 목격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불안정했음.
- 우리는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요원해 보이는 세계에 살고 있음. 따라서 우리는 보다 정확하고 엄격한 사고방식을 개발해 지금까지 설명한 모든 것에 대처하고 새로운 기회와 위험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함. 하지만 늘 스마트폰을 끼고 살면서 며칠 앞이나 몇 주일 앞을 내다볼 수 없다면 미래의 기회와 위험에 대응할 수 없음. 우리에게는 어느정도의 여유가 필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곳이 우리가 정말로 가고자 원하는 곳인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함. 장기적 관점을 무시한 모든 의사결정들은 최악이 되는 경우가 많음. 선견지명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는 역할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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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협상

사회 2014. 10. 12. 20:58

 


존 F. 케네디의 위대한 협상

저자
제프리 D. 삭스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2-2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모두가 함께 원하는 우리의 희망은 무엇인가? 이 시대에 가장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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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네디와 세상이 양차대전으로부터 교훈을 얻는데 커다란 문제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음. 양차대전이 주는 교훈은 너무나 복잡하고, 미묘하고, 또 겉보기에 모순되는 듯 보임. 1차대전은 과도한 위기의식이 더 큰 위기상황을 불러오는 자기실현적 위기의 교훈을 안겨주었음. 전쟁에 대한 공포가 무기경쟁을 가져왔고 무기경쟁은 이어서 전쟁준비가 끝난 세상을 만들어냄. 이 교훈은 무기경쟁을 자제하고 또 평지풍파를 일으켜 전쟁으로 달려가는 행위를 억제해야 한다는 심리를 만들어냄. 그래서 독일의 히틀러가 30년대에 들어와 1차대전을 종식시킨 베르사유 조약을 위반하면서 다시 무장을 하는데도, 영국은 사소한 계기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히틀러에 대한 도전을 자제. 그리하여 나온 것이 저 유명한 네빌 체임벌린 유화책임. 체임벌린 총리는 체코 접경지대를 독일에게 양보하는 쪽이 더 낫다고 주장. 그는 38년 평화의 이름으로 히틀러의 비위를 맞추어 주었는데, 그것은 치명적 오산으로 작용. 오히려 히틀러의 전쟁욕구를 부추겼음. 1차대전의 교훈이 무기경쟁과 자기실현적 전쟁의 예언을 피하라는 것이었다면, 2차대전에 이르는 과정은 힘 대 힘을 선언하면서 유화책의 유혹을 물리치라는 것.
- 엑스콤 회의 과정은 한가지 결정적 혜택을 갖고 있었는데 바로 시간이 많다는 것. 엑스콤은 하루종일 비밀회의를 하면서 각종 옵션과 전략을 논의할 수 있었음. 그로 인해 옵션들을 완벽하게 검토 가능. 또 케네디와 흐루쇼프 사이에 의사소통할 시간도 벌어줌. 비록 편지, 공개적 선언, 전보, 메신저 등의 까다롭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의사소통이 되었음. 그것은 또한 뜨거운 정서(경악, 공포, 적을 공격하고 싶은 욕망)를 억제하여 이성에 호소할 시간을 허용. 시간적 여유 덕분에 느린 합리적 사고방식이 빠른 감성적 사고방식을 제암. 궁극적으로 협상을 벌일 시간적 여유를 줌. 대부분의 장군들은 계속하여 재빠른 군사적 타격을 주장했지만, 대통령, 로버트 케네디, 소렌슨, 기타 여러명의 고문관들은 좀더 점진적 접근방식을 선호. 이 방법은 쿠바해역으로 들어오는 소련선박의 해상검역(접근 차단)으로 시작. 해상검역은 미주기구를 통해 공개적으로 선언되고 승인됨. 여기에 쿠바 미사일을 제거하라는 미국측의 요구가 추가되었고 총격전은 최후의 수단으로 유보됨. 이 전략은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됨. 검역은 흐루쇼프에게 자신의 조치를 재검토하여 뒤로 물러설 기회를 줌. 베를린에 대한 요구사항과 마찬가지로 흐루쇼프는 뒤로 물러섰으나 이번에는 온 세상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해야 했음. 그러나 케네디는 흐루쇼프의 체면을 살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았음. 그래서 아주 중요한 조치로서, 소련의 쿠바 미사일 철수와 미국의 쿠바 불가침을 연계해야 한다는 흐루쇼프의 공개적 요구에 동의. 케네디는 미사일 시설들의 철거를 확보한 반면, 흐루쇼프는 이제 쿠바가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었음. 케네디는 또 은밀하게 그 거래의 조건을 더욱 좋게 만들어 주었음. 쿠바 미사일이 철거된 후 5~6개월 내에 터키에서 미국의 주피터 미사일을 철거하겠다고 흐루쇼프에게 통보. 주피터 미사일 철거는 흐루쇼프가 연설에서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기도 했음.
- 처칠의 연설문장은 케네디의 1차적 모델이었음. 힘차고, 현실적이고, 구체적 행동을 이끌어내는 호소력이 있었음. 처칠의 말은 근거가 명확했고, 설명을 했으며, 행동을 요청했고, 성공을 예언했음. 그는 도덕가, 현실주의자, 행동가, 이상가였음. 처칠의 연설을 듣고 나면 앞으로 돌격하는 것 외에 달리 선택이 없었음. 후대에 귀감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음. 처칠의 연설이 갖는 힘은 그가 일으키는 절실한 현실감각에서 나오는 것이었음. 그는 동포나 동맹들에게 핵심적 정보를 감추지 않음. 청중들은 그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그로부터 힘을 얻음
- "그래서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 양측은 겸양이 허약함의 신호가 아니고 성실성은 반드시 검증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결코 두려움 때문에 협상하지 맙시다. 그렇다고 해서 협상을 두려워하지도 맙시다." 여기에는 케네디가 즐겨 사용하는 또 다른 수사법인 안티메타볼레가 있음. 안티메타볼레는 그리스어에서 나온 말로서 앞에서 사용한 말들을 순서를 바꾸어서 다시 사용하는 수사법. 케네디와 소렌슨은 이 수사법을 좋아했음. (당신의 조국이 당신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마십시오. 오히려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십시오) 이 수사법은 케네디의 아이러니, 복잡성, 놀이정신을 잘 표현해 주었음. 또 인간적 선택이라는 강력한 아이디어를 수사적으로 강조.
- 45년부터 평화연설이 나온 63년까지 미국의 외교정책은 소련이 저지른 죄악을 열거한 다음, 미국은 전혀 잘못이나 이탈을 한 적이 없는 선의의 국가라고 선언하는 것이었음. 하지만 케네디는 이와 다른 주장을 펼침. 그는 소련을 비난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음. 연설문에도 나와 있듯이, "논쟁의 득점을 쌓아올리기 위해 논쟁을 하고 있는 것"에는 무관심함. 그보다는 미국 국민들에게 소련도 미국처럼 평화에 관심이 있고, 또 평화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납득시키는 데 주력했음.
- 냉전의 종식은 여러 면에서 충격적인 것이었음. 가장 놀라운 것은 그것이 아주 급속하게 벌어져서 아무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 베를린 장벽은 89년 무너짐. 소련은 91년에 사라졌는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지 딱 12년 만의 일이었음. 미국의 일부 인사들은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소련의 글로벌 권력이 최고점에 이르러 밑으로 떨어지는 시점으로 보았음. 4만기 이상의 핵탄두와 광범위한 내부감시체제를 갖춘 나라가 일거에 와르르 무너진 것. 소련의 붕괴 과정에 작용한 원인들에 대하여 무수한 견해가 나와 있음. 많은 모순되는 해석들은 결코 일치점을 찾지 못할 것임. 가장 공정한 최우판결은 소련이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했다는 것. 냉전이나 어떤 특정한 개인이나 불리한 사건들 때문도 아니고, 소련 경제 및 정치제도가 조직적으로 치명적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붕괴한 것. 계획경제는 간단히 말해 신통치 못한 아이디어임. 그것은 급속한 중공업 육성으로 초기에는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었음. 하지만 곧 심각한 장기적 결함에 둘러쌓이게 됨. 이를테면 동기유발이 잘 안되고, 테크놀러지가 역동적으로 개발되지 못함. 전반적인 경제현황을 계획할 수 없었음. 전 세계 나머지 나라들에서 벌어지는 기술진보로부터 소련경제는 고립되어 있었음.
- 우리의 목표를 더욱 분명히 설정하고 그 목표를 더욱 관리가능하고 덜 요원한 것으로 만들어나감으로써 우리는 모든 사람이 그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로부터 희망을 이끌어내고 또 그 목표를 향하여 끈질기게 나아가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 세계 갈등지역의 지도를 들여다보면, 그 지역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건조지대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게 됨. 아프리칸 사헬, 아프리카의 뿔, 아라비아 반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을 포함하여 세네갈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1만 마일의 지역. 이 지역의 갈등은 거의 공통적으로 새뮤얼 헌팅턴이 말한 문명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 그러나 세상에는 평화로운 무슬림 국가들도 많음. 그 나라들은 대부분 기독교 국가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음. 나는 건조지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는 원인이라기보다 증상이라 생각함. 갈등의 가장 심각한 원인은 극심한 생태적 스트레스, 늘어나는 인구, 줄어드는 강우량, 빈번한 가뭄과 기아 등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가난이라 볼 수 있음.
- 위대한 경제학자이며 케네디의 고문관이었던 폴 새뮤얼슨은 설득의 기술에 대하여 그 나름의 지혜를 말했음. 어떤 논지에 대하여 상대방 학자를 납득시키는 것은 그에게 절반만 완성된 정리를 제공하는 것임. 다시 말해 그 학자로 하여금 스스로 결론에 이르게 하라는 것. 그에게 호령이나 고함을 치는 것이 아니라 절반만 완성된 정리를 갖고서 독자적인 탐구를 통하여 그런 결론에 이르게 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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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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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역사

사회 2014. 10. 12. 20:57

 


노년의 역사

저자
팻 테인, 팀 파킨, 슐람미스 샤하르, 린 A. 보텔로, 데이비드 G. 트로얀스키 지음
출판사
글항아리 | 2012-10-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고정관념과 편견을 걷어낸 노인의 존재와 노년의 삶 노령화 시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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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사회들은 오늘날보다 종종 훨씬 가난했음에도 많은 수의 노인을 부양. 18세기에조차도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인구의 최소 10%는 60세가 넘었음. 20세기 이전 어떤 시기에도 대다수 지역에서 출생시의 평균 기대수명은 단지 40~45세에 불과. 그러나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이 중년에 죽었다는 의미는 아님. 출생시의 기대수명은 매우 높은 유아 및 어린이 사망률에 영향을 받았음. 산업화 이전 어떤 시대에도 위험이 도사린 생애 초기를 넘긴 이들에게 60세 이상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했음.
- 매우 높은 유아사망률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세계에서는 출생시 기대수명이 매우 낮았음을 의미. 그러나 생후 몇년을 생존한다면 적어도 60세까지 살게될 가능성은 충분했음. 고대에서 노년에 관한 순전히 연령적 측면에서의 관념은 오늘날 우리의 것과 그렇게 다르지 않음이 드러남. 일부 시인들이 불과 40세 정도의 나이였을 때 흰 머리카락의 출현에 대해 공포를 표현한 반면, 대다수 작가는 일단 60대가 되어야 늙었다고 생각. 더 엄격한 경계선을 상정할 필요는 없음. 특히 고대에는 제도화된 일반적 은퇴나 연금체계가 없었음. 고대에서 유래하는 포괄적인 통계증거는 갖고 있지 않지만, 예를 들면 서기 1세기 로마제국 인구의 약 6~8%가 60세를 넘었던 것으로 추정됨. 선택된 극소수는 심지어 100세까지도 살았을 것임.
- 노년에는 스스로 싸우고, 권리를 지키며, 누구든 의지하려 하지 않고, 마지막 숨을 거두기가지 스스로를 통제하려 할 때만 존중받을 것이다. (키케로)
- 전형적으로 노년과 연계된 치아의 부재가 이른 나이에 부자의 얼굴에 나타난 것은 역설적임. 사치품인 설탕을 조달할 수 있었고, 사회적 지위의 분명한 표식으로서 설탕을 아낌없이 사용한 결과 부유한 노인의 치아 대다수가 급속하게 썩고 빠졌던 것. 눈에 잘 띄는, 치아없는 미소는 노년이 아니라 오히려 부의 표시였음.
- 여성을 도덕적, 사회적, 종교적으로 대단히 평가절하한 17세기 사회의 가부장적 성격을 반영하는 형태로, 늙은 여성에 대해서는 남성보다 제한적이며 훨씬 더 부정적 속성이 부과되었음. 여성의 결점을 보완하는 극소수의 속성은 신체적 힘이나 지혜가 아니라 인내와 가족에 대한 어머니의 헌신이었음. 조금씩, 조금씩 나이든 여성은 아마 실을 잣는다는 말은 시간의 지속적인 흐름과 서서히 이뤄지지만 끊임없는 진척의 가치에 대한 노년기 여성의 인식을 표현하고 있음. 늙은 남성이 탐하는 부와 권력과는 달리 늙은 여성의 꿈은 훨씬 더 소박했으며 여성으로서의 역할에 부합했음. 양과 벌, 맷돌, 귀에 달린 보석, 그게 늙은 여성이 자신의 아들을 위해 바라는 것이다. 늙은 여성에 대해 유럽사회가 무엇을 소중히 여겼는지 상기시키는 중요한 것이 있음. 인내와 가족의 행복에 대한 배려가 그것. 그러나 그런 서술들은 드물었음. 여성은 두려움이나 경멸의 대상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음.
- 전체적으로 볼 때 17세기 유럽 인구는 상당히 정체된 상태였음. 독일에서는 전쟁이 일어났고, 이탈리아에서는 역병이 재발하는 등 어떤 지역은 엄청난 손실을 겪음. 그러나 17세기 중엽부터 북부유럽, 그중에서도 처음에는 네덜란드, 다음에는 잉글랜드에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시작. 향상된 식생활, 경제발전과 그 결과로 교통의 발달(화물과 아울러 식량운송을 통하여 지역적 기근의 악영향 제한), 그리고 빈곤층의 어머니와 어린아이의 생존률 증가란 측면에서 열매를 거두기 시작한 16세기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그 원인이었음. 그 결과로 더 많은 사람이 노년기까지 살았음. 오스트리아의 인구자료가 전반적인 경향을 보여줌. 1632년에는 60세 이상이 인구의 5.5%를 차지했지만 1671년에는 6.9%, 그리고 1779년에는 8.6%로 상승. 잉글랜드와 저지대 국가에서 노인의 수는 좀더 일찍 증가하기 시작하여 보다 견실한 비율에 이르렀음.
- 국가 재정의 노령연금이 등장하기 이전, 대다수 노령자는 완전히 불가능할 때까지 계속 일해야 했음. 비록 유일한 것은 아니지만 취업이야말로 노령자의 임시변통 경제에서 확실히 가장 중요한 요소였음. 우리는 임금과 소득에 관한 자료를 통해 노령에 접어든 노동자는 덜 안전하고, 숙련도가 떨어지며, 임금이 낮은 직업이나 사양산업의 일자리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경제적 쇠퇴기에는 가장 먼저 실업자가 됨을 알고 있음. 1913년 미국 한 신문기사는 나이든 노동자의 곤경을 우울하게 묘사. "효율성의 증대를 추구하면서, 돈에 대한 사실상 보편적 숭배가 현대에 초래한 결과로서....노인들은 산업적 무능의, 용서못할 증인으로 자리매김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이듦의 변함없는 동반자인 경험은 상식이 요구하는 대로 존중받는 대신 크나큰 핸디캡이 되는 바람에 평생직업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과제와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경험 보유자가 취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 누가 늙었고, 언제 노년이 시작되는지에 대한 주관적이고 일상적인 정의들은 오랫동안 가변적이었으며, 또 산술적 연령보다는 각 개인의 용모와 신체적 능력에 더 의존해왔음. 동시에 여러세기 동안,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이 언제 늙게 되는가에 대한 공무상의 정의는 예를 들면, 공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많은 나이는 대략 60세 정도로 놀랄만큼 안정적이었음.
- 조기퇴직은 기술변화의 불가피한 결과였다는 주장이 있음. 즉 기능과 지식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쓸모없는 것이 되었고, 노령층은 보조를 맞출 수 없었다는 것. 그러나 모든 증거는 그 반대쪽을 가리킴. 능력이 쇠퇴하고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고용주와 그에 동조하는 다른 사람들의 믿음 때문에 노령층 노동자들이 확실히 고통을 받았지만, 테스트가 있을 때마다 70대나 그 이상의 노령자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뒤처지지 않음. 사실 그들은 육체적 힘보다는 지적능력을 요구하는 20세기 말 첨단 기술 노동시장에서 좀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음. 물론 노령층 노동자는 젊은층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이따금 덜 순응적이어서 노령층 노동자가 일터를 떠날 때는 그들의 경험과 젊은층 노동자에게는 기대할 수 없는 신뢰또한 사라진다는 점이 인정되었음. 아울러 기업과 정부는 늘어나는 연금비용과 노령층 연금을 적립하는 데 필요한 납부금을 지불할 수 있는 젊은층 노동자 수의 감소를 우려했음.
-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노년에 관하여 수용된 관념들은 역사속에서 극적으로 변화. 고대 그리스에서 중세말까지 일반적으로 노년은 단지 내세에서의 보상을 위해 견뎌내어야 할, 하나의 완전한 비극으로 인식됨. 18세기와 19세기에 들어서 이 이미지는 가난이나 질병처럼 감내해야 할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가벼워짐. 20세기 말에서야 노년을 (행운, 건강, 자유와 함께)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삶의 한단계로 보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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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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