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없음

경영 2021. 5. 7. 19:57

- 당시에는 나도 잘 몰랐지만, 우리에게는 블록버스터에 없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절차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능률보다 혁신을 강조하며,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였다. '인재 밀도talent density'를 기반으로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 덕분에, 우리는 지속 적으로 성장하며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같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다. 그에 따라 우리 회원들의 요구 역시 우리와 함께 변신을 거듭했다.
넷플릭스는 다르다. 우리의 문화는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다.
-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축사에서 이렇게 말 했다. “우리에게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많은 점을 연결해 미래를 점칠 능력이 없습니다. 오직 지난 일을 돌이켜보며 그 점들을 이어볼 따름이죠. 하지만 여러분은 여러분의 앞날에 그 점들이 어떤 식으로든 이어질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배짱과 운명, 삶과 업보, 그 무엇이 되었든 여러분은 그런 사실을 믿어야 합니 다. 이런 시각은 한 번도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인생의 고비마다 저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잡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영국 버진 그룹Virgin Group의 창업자인리처드 브랜슨 경 Sir Richard Branson의 만트라는 A-B-C-D Always Be Connecting the Dots(항상 점을 이을 것)' 였다고 한다. 그리고 브랜딩 전문 가 데이비드 브라이어 David Brier와 패스트컴퍼니 Fast Company는 인생의 점을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현실을 보는 법이 결정되고, 그 결과 결정을 내리고 결론에 도달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내용의 매 혹적인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점들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질문하도록 직원들을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조직에 속한 사람들은 남이 해왔고 지금도 하는 방식을 답습하여 점을 연결한다. 이렇게 하면 현상 유지는 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가 점들을 다른 식으로 연결하는 순간,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 빠르고 혁신적인 직장은 소위 말하는 '비범한 동료들로 구성된다. 다양한 배경과 견해를 가지고 있는 비범한 동료들은 재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남다르며 중요한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긴밀히 협력한다. 이 첫 번째 점이 확실하게 자리 잡지 않으면, 다른 원칙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 넷플릭스 매니저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제시하라고 직원들의 등을 떠밀 때 사용하는 첫 번째 기법은, 평소에 부하직원과 일대일로 만날 때 피드백을 제시하게 정하는 것이다. 부하직원에게 피드백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린다. 피드백을 첫 번째 안건이나 마지막 안건으로 정해, 운영 전반에 관한 논의와 별개의 항목으로 다룬다. 상사인 자신에 게 피드백을 제시하게끔 부하직원을 독려한 다음, 원하면 자신도 피드백을 제시한다.
피드백을 받을 때의 태도도 중요하다. 어떤 비판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대응하고 소속 신호.belonging cue'를 줌으로써 피드백을 마음놓고 제시해도 좋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4A 피드백 지침
피드백을 줄 때
1 AIM TO ASSIST(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라): 피드백은 선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불만을 털어놓거나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거나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피드백은 용납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행동변화가 상대방 개인이나 회사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납득시켜야 한다. “외부 파트너와 회의할 때 이를 쑤시는 모습이 무척 거슬립니다”는 잘못된 피드백이다. 올바른 피드백은 이런 식이어야 한다. “외부 파트너와 회의할 때 이를 쑤시는 습관을 고치신다면, 파트너들이 팀장님을 좀 더 전문가답다고 여길 것이고 그래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을 겁니다.”
2 ACTIONABLE(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피드백은 받는 사람의 행동이 변화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쿠바에서 에린에게 준 피드백이 “교수님의 프레젠테이션이 메시지 자체를 망치고 있다”는 코멘트로 끝났다면 잘못된 피드백이었을 것이다. 올바른 피드백은 이런 것이다. “청중에게 그런 방식으로 의견을 구하게 되면, 결국 미국인들만 참여하게 됩니다.” 더 좋은 방법도 있다. “회의장에 있는 다른 나라 출신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교수님의 메시지는 더욱 분명하게 전달될 겁니다.”
피드백을 받을 때
3 APPRECIATE(감사하라): 비판을 받으면 변명부터 하려 드는 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반사적으로 자존심이나 체면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니 피드백을 받으면 이런 자연스러운 반응을 자제하고 이렇게 자문해 봐야 한다.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고언을 신중하게 듣고, 열린 마음으로 그 의미를 짚어보며, 수세를 취하거나 화를 내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4. ACCEPT OR DISCARD(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넷플릭스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사람으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게 된다. 어떤 피드백이든 일단 듣고 생각해 봐야 한다.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진심을 담아 “고맙다”고 말하되, 피드백의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받는 사람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양측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 사람들은 큰 보수를 보장받을 때 가장 창의적으로 변한다. 집안일이나 생활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로 보너스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릴 때는 창의성이 떨어진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에는 성과에 따른 보너스가 아니라, 두둑한 연봉이 좋다.
막상 보너스를 없애고 보니, 또 한 가지 놀라운 변화가 눈에 띄 었다. 베스트 플레이어들을 데려오기가 한결 더 쉬워진 것이다. 흔 히들 보너스를 제시하지 않으면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그 반대였다. 우리가 최고의 인재들을 유치하는 데 경쟁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급해야 할 돈을 모두 연봉에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 직장의 인재 밀도를 높이려면, 창의적인 직책에 평범한 사람 10명을 앉힐 생각을 말고, 아주 뛰어난 인재 1명을 채용하라. 그런 사람을 뽑을 때는 시장에서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금액을 제시하라. 그들의 연봉을 해마다 조정하여 경쟁사가 제시할 수 있는 금액보다 많은 연봉을 지급하라.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할 여유가 없다면, 그보다 못한 사람을 몇 명 내보내 그 돈으로 최고를 붙들어라. 그렇게 하면 인재 밀도는 더욱 높아진다.
- 나는 모든 직원에게 손익계산서를 나누어 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매주 성과의 수치를 확인했다. 배송은 전부 몇 건 이었나? 평균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인기 순위 1, 2위 영화에 대 한 고객의 요청을 어느 정도 충족시켰는가? 우리는 또한 경쟁사가 알아서는 안 될 정보가 가득한 전략 문건을 커피머신 옆 게시판에 붙여놓았다.
우리는 이런 정보를 공개하면서 잭 스택이 했던 것처럼 직원들이 회사를 신뢰하고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길 바랐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나는 우산을 접었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이후로 우린 넷플릭스의 경쟁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는 물론이요, 모든 재정적 결과까지 전 직원에게 알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 회사의 내부 전산망 홈페이지에 올린 4페이지짜리 '전략 베팅 Strategy Bets' 이다.
내 목표는 직원들이 자신을 회사의 주인으로 여김으로써 회사의 성공을 위해 자기가 짊어져야 할 책임의 크기를 늘리는 것이었 다. 막상 회사의 기밀을 공개하고 나니, 기대하지도 않았던 성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직원들이 더욱 현명해진 것이다. 고위 중역들 만 접할 수 있던 정보를 말단 직원에게도 알려주면, 그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여 일을 더욱 능률적으로 하게 된다. 정보를 캐묻고 승인을 구하는 절차를 없애고 나니, 업무 처리의 속도도 현격히 빨라졌다. 그들은 상부의 견해를 물을 필요 없이, 적시에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
대부분의 회사가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고위 매니저들은 재무 혹은 전략 관련 정보를 숨김으로써, 직원들이 능력과 지능을 발휘할 기회를 빼앗는다. 직원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을 거론하는 기업은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권한을 실제로 증가시 킨다는 건 몽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 줄 만큼의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 리더가 실수를 선샤이닝' 하면 사람들은 '아!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아도 과감하게 모험을 선택한다. 이는 회사 전반의 과감한 혁신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도움을 청하면 더 배울 수 있다. 실수를 인정 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 리더가 실패한 사례를 공개하면 직원들은 더욱 용기를 갖고 모험하게 된다.
- 리더나 롤 모델의 미덕은 겸손이다.성공했을 때는 조그맣게 얘기하거나, 스스로 말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라. 하지만 실수했을 때는 직접 분명하고 큰 소리로 말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알고 당신의 실수를 타산지석으로 삼게 하라. 잘한 일은 작은 소리로, 실수는 큰 소리로 말하라.
- 유능하고 팀원들의 호감을 얻은 리더는 자신의 실수를 '선샤이닝할 때 오히려 더 큰 신뢰를 받게 되고, 그래서 더욱더 큰 모험을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력이 입증되지 않거나 신뢰받지 못하는 리더는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실수를 공개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유능함부터 입증하고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 일반적으로, 회사의 상사는 직원들의 결정을 승인해 주거나 거부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야말로 혁신을 막고 성장을 더디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넷플릭스에서는 매니저가 마뜩잖게 생각하는 아이디어라도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실천에 옮기라고 떠민다. 우리는 매니저가 부하직원이나 누군가의 괜찮은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해 뒤로 제쳐놓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말라.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되게 행동하라.
-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CEO나 고위 임원들이 사업의 세부 사항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더욱 좋아진다는 낭설이다. 사람들은 애플의 아이폰이 스티 브 잡스가 자신의 성에 찰 때까지 모든 부분에 시시콜콜 개입한 덕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잘못 알려진 이야기다. 대형 네트워크나 영화 스튜디오의 수장들은 때로 프로젝트의 창의적 콘텐츠에 관해 많은 결정을 내린다. 심지어 어떤 중역은 알파와 오메가까지 모두 참견했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물론 리더가 시시콜콜 참견하지 않는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상사가 적극 지지해 줄 법한 결정을 하려고 애를 쓴다. 상사는 자기보다 사다리의 높은 곳에 올라간 사람이니 당연히 자기보다 더 많이 알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출세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윗선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미움을 사지 않을 까 두려워하는 사람은, 상사의 의중을 잘 파악하며 행동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톱다운 방식 top-down models을 흉내 내지 않는다. 우리는 회사 내의 모든 직원이 각자 판단에 따라 의사를 결정 할 때 가장 빠르고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생 각한다. 넷플릭스에서는 누구나 좋은 의사결정 근육을 키우기 위해 애를 쓴다. 그리고 우리는 실무자들의 결정에 고위 매니저가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랑한다.
- 넷플릭스에 처음 왔을 때, 상사인 잭은 제게 칩을 몇 개 받은 것으로 생각하라고 했어요.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 쪽에 칩을 걸라고요. 하지만 제 베팅이 최고의 베팅이 될 수 있도록 신중 히 생각해야겠죠. 그가 요령을 설명해 주었어요. “베팅하다 보 면 실패하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합니다. 그런 개별적인 성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성과는 칩을 활용하여 사업을 얼마나 진척시켰는지 그 칩의 전반적인 운용 능력에 따라 평가받습니다. 넷플릭스에서는 베팅을 잘못했다고 쫓아내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큰일을 벌일 수 있는데도 칩을 사용하지 않거나, 잘못된 판단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에만 쫓겨납니다.”
- 넷플릭스 혁신 사이클
1. 이의 제기를 장려하거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라.
2. 빅 아이디어는 테스트를 거쳐라.
3. 정보에 밝은 주장으로서 베팅하라.
4. 성공하면 축하하고, 실패하면 선샤이닝하라.
- “대표님은 뭔가에 꽂히면 완전히 빠져드는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제 말을 듣지도 않고요. 이건 망하는 길이라고 소리 지르며 트랙 한복판에 드러누웠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못했죠.”
그때까지 말로만 솔직함을 강조할 뿐, 내가 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은 반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던 것이다. 넷플릭스 문화에 새로운 요소가 첨가된 것도 바로 그 일이 있고 나서다. 이제 우리는 어떤 아이디어를 찬성하지 않을 때 그런 사실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넷플릭스에 대한 불충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의견을 묻어두는 것은 회사를 돕지 않겠다는 말없는 시위다.
- 우리는 직원들이 끈끈한 유대감으로 회사에 헌신하면서 자신을 더 큰 전체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직원들이 이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여기길 바라지 않았다. 직장은 어떤사람이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고, 그 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가 마련된 그런 마법 같은 기간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더는 직장에서 배울 것이 없거나 자신의 탁월성을 입증할 수 없다면, 그 자리를 자신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넘겨주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역할을 찾아가야 한다.
- 우리는 또한 모든 매니저에게 늘 부하직원을 생각하고 그들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고가 될 수 있게 만들라고 격려한다. 매니 저들이 나름대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게 고안한 것이 바로 '키퍼 테스트'다.
팀원 중 한 사람이 내일 그만두겠다고 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설득하겠는가, 아니면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며 사직서를 수리하겠는가?
후자라면 지금 당장 그에게 퇴직금을 주고 스타 플레이어를 찾아라. 어떻게 해서든지 지켜야 할 사람을 말이다.
- 기업들이 우리처럼 인재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게 되 면서, 뜻하지 않게 내부 경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들은 평범한 직원들을 몰아내고 내부 경쟁을 부추기는 절차와 규정을 강행한다. 최악의 사례가 소위 말하는 '스택 랭킹 stack ranking(구성원들의 성과를 수치화해 층을 쌓듯 서열화하는 인사평가 제도)'이다. '활력 곡선vitality curve'이라고도 하고, 쉬운 말로 '랭크앤양 크Rank-and-Yank'라고도 부른다.
에린이 앞서 인용한 〈배너티페어〉 기사는 스택 랭킹의 한 가지 버전을 설명한 것이다. GE와 골드만삭스도 스택 랭킹 시스템으로 인재 밀도를 높이려고 했다. 이 방법을 사용한 최초의 CEO는 아 마도 잭 웰치 Jack Welch 일 것이다. 그는 GE에서 매년 직원들의 순위를 매겨 하위 10%의 직원을 내보내는 식으로, 성과를 높게 유지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5년에 뉴욕타임스>는 GE가 이 같은 평가 방식을 포기했다. 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2년에 그만두었듯이 말이다.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스택 랭킹은 협업을 가로막고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망가뜨린다.
우리는 매니저들에게 키퍼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라고 권 한다. 하지만 정해진 비율에 해당하는 직원을 해고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짓은 하지 않는다. 랭크앤양크나 몇 %를 내보내야 한다' 와 같은 방식은 거부한다. 그렇게 하면 평범한 직원들을 내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팀워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직원은 내부 동료가 아닌, 다른 경쟁사들과 경쟁해야 한다. 랭크앤양크를 적용하면 인재 밀도가 높아지겠지만, 협업이 되지 않으면 그것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다행히 높은 인재 밀도와 긴밀한 협업은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다. 키퍼 테스트를 통해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룰 수 있으니까. 이는 우리에게 프로스포츠 팀과 다른 한 가지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 넷플릭스 팀의 자리에는 정해진 수가 없다. 우리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플레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경기에 몇 명까지 뛸 수 있다.는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팀에 뛰어난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과도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성과를 많이 낼수록 우리 는 더욱 성장할 것이다. 더욱 성장할수록 명단에 포함될 포지션도 늘어날 테고, 포지션의 수가 늘어날수록 유능한 인재가 활동할 공간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 급류 타기를 할 때는 탈출이 어려운 '홀hole'을 보지 말고 그 옆의 속이 보이는 평탄한 물길을 보라고 한다. 전문가 들의 말에 따르면,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위험한 곳을 계속 바라보 면 자기도 모르게 그쪽으로 노를 젓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말한다. 배우고 협력하고 성취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이다. 운동선수가 부상을 너무 걱정하다 보면 몸을 날렵하고 자신 있게 움직일 수 없다. 그렇게 하다가는 피하려고 애를 쓰는 바로 그곳으로 빠지고 만다.
- 연간수행평가 annual performance reviews는 손쉬운 선택지가 될 수 있 었다. 요즘은 외면당하는 추세이지만, 2005년만 해도 거의 모든 회사가 수행평가 제도를 활용했다. 상사는 이런 시스템으로 부하 직원들의 장점과 단점을 기록하고, 전반적인 성과에 점수를 매긴 다음, 일대일 미팅으로 그 평가를 검토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이런 수행평가를 몇 가지 이유로 반대했다. 첫째는 이런 피드백이 일방적인 하향 평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수행평가로는 오직 한 사람, 즉 상사의 피드백밖에 받을 수 없다. 이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사람 면전에서 할 수 있는 말만 하라'는 넷플릭스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나 는 직원들이 자신의 직속 상사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셋째는 회사들이 보통 연간 목표를 기반으로 수행평가를 하는 반면, 넷플릭스의 직원과 매니저들은 연간 목표나 KPI, 즉 연간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s를 정해놓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수행평가를 근거로 연봉 인상률을 결정하지만, 넷플릭스에서는 업무 성과가 아닌 시장을 기준으로 연봉을 정한다.
- 지금 넷플릭스는 매년 360도 서면 평가라는 문서화된 피드백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코멘트를 남기도록 요청한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서로 5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라고 하지 않는다. 이를 연봉 인상이나 승진 혹은 해고와 연결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성과를 내게 하는 것이지, 그들을 정해진 평가의 틀에 넣어 분류하려는 게 아니다. 또 크게 개선된 부분이 있다. 직속 부하직원이나 일선 매니저 혹은 의견을 청한 몇 몇 팀원들뿐 아니라, 조직의 어느 지위에 있는 누구에게나 피드 백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넷플릭스에서는 최소한 10명, 평균적 으로는 30명이나 40명 정도에게 피드백을 준다. 나는 2018년에 71명으로부터 코멘트를 받았다.
무엇보다 360도 서면 평가는 중요한 논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는 내가 받은 코멘트를 직속 부하직원과 체계적으 로 공유하고, 그들 역시 자신이 받은 피드백을 팀원들과 공유한다. 이렇게 하면 투명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투철해질 뿐 아니라, 역책임 reverse accountability)이 형성되어, 팀원들도 상사의 문제점을 용기 내어 지적하게 된다. 
- 360도 서면 평가는 연례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좋은 피드백 메커니즘이다. 다만 익명이나 점수를 매기는 일을 피하고, 결과를 연봉 인 상이나 승진과 연계하지도 말라. 그리고 각오가 된 사람에게는 언제 든 공개적으로 코멘트를 하라.
저녁 식사를 겸한 라이브 360도 평가는 또 하나의 효과적인 절차다. 이 행사를 위해 몇 시간 정도를 따로 할애하라. 분명한 지침을 주고 4A 피드백 지침에 따라, '시작하세요, 중단하세요, 계속하세요'를 활 용하라. 긍정적인 코멘트와 시정을 요구하는 코멘트는 25% 대 75% 정도가 좋다. 피드백은 실질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 의례적이고 상투적인 언사는 피하라.
- 누구에게나 익숙한 방식은, 통제의 리더십이다. 상사는 팀에서 제시한 안건이나 조치나 결정을 승인하고 지시한다. 때로는 실무진의 업무를 직접 감독하여 할 일을 일러주고, 수시로 확인하면서 잘못되면 바로잡아 준다. 그런가 하면 간혹 직접적인 감독을 자제하고 실무진에게 좀 더 많은 권한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절차는 여전히 통제한다.
실무자가 원하는 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자유를 주지만, 그래도 어떤 일을 언제까지 끝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상사가 통제한다. 예를 들어, 상사는 목표관리법 Management by Objectives 같은 프로세스를 마련하여 직원과 함께 핵심성과지표를 정 한다. 그다음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담당자가 정 해진 목표를 제시간에 한정된 예산 안에서 완수하는지를 근거로 개인의 최종 성과를 판단한다. 상사는 또한 결과물이 고객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최종 상태를 확인하거나 주문을 하기 전에 구매항목을 승인하는 등 오류 저감 프로세스를 마련하여 업무의 질을 통제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의 자유는 허락하지만, 그래도 상당 부분 을 통제하는 프로세스다.
반면 맥락만 짚어주는 방식은 좀 더 까다롭지만, 실무진에게 상 당한 자유를 주는 프로세스다. 상사는 실무자의 업무 활동을 감독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팀원들이 훌륭한 결정을 내려 일을 끝낼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이렇게 되면 실무진 각자의 의사결정 근육이 튼튼해져 이후로도 좀 더 나은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릴 수 있다. 맥락을 짚어주어도 적절한 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별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맥락으로 리드할 때의 첫 번째 선결 조건은 높은 인재 밀도다. 
- 리더십의 방향을 선택하기 전, 두 번째 던져야 할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1차 목표가 오류 방지인가, 혁신인가?'
오류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출 때는 통제 방식이 좋다. 엑슨 모빌은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장에서 활동한다. 그들의 사이트를 들여다보면, 인사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 수칙이 수백 가지 올라와 있다. 늘 위험이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가능한 한 사고를 내지 않고 이윤을 올려야 할 때는 통제 메커니즘이 필수다.
마찬가지로 병원 응급실을 운영하면서 경력이 짧은 간호사들에 게 맥락만 짚어주고 감독도 없이 스스로 결정하라고 한다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항공기를 제작하면서 모든 부품이 제대로 조립되는지 확인하는 통제 절차를 완벽하게 마련해 놓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사고 발생 확률이 올라간다. 고층빌딩의 유리창을 닦을 때도 주기적으로 안전을 점검하고 매일 체크리스트를 확 인해야 한다. 오류를 방지하는 데는 통제로 리드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타깃처럼 혁신이 목표라면, 실수를 좀 해도 크게 위험할 일은 없다. 정작 위험한 것은 직원들이 사업의 성격을 바꿀 만한 대단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 못하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문을 닫는 재래식 유통업체들이 많은 이때, 타깃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참신한 발상이다.
- 만약 배를 만들고 싶다면
일꾼들에게
나무를 구해오라고 지시하지 마라.
업무와 일을 할당하지도 마라.
그보다는 갈망하고 동경하게 하라.
끝없이 망망한 바다를
(셍텍쥐페리)
- 조직의 짜임새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상당히 비슷하다. 체계가 단단히 결합되어 있는 회사에서는 빅 보스가 주요 결정을 내린 다음 아래 부서로 밀어 내리기 때문에, 흔히 여러 사업 분야 사이의 의존성이 강화된다. 어떤 부서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처음 지시한 상사에게 다시 가져가야 한다. 그가 모든 부서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체계가 느슨하게 결합된 회사에서는 매니저나 실무 직원이 각자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거나 문제를 해결한다. 그래도 결과가 다른 부서로 파급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
회사의 리더들이 원래부터 통제 방식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면, 당연히 체계가 단단히 결합되어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런 체계에서 맥락으로 사람들을 리드하려고 하면, 그 단단한 결합이 방해된다는 것을 수시로 느끼게 된다. 중요한 결정은 모두 위에서 내 리기 때문에 부하직원들에게 결정권을 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중요한 결정에는 당신뿐 아니라, 당신의 상사 그리고 그 상사의, 상사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단단히 결합된 체계가 굳어진 상태에서 조직의 운영 방식을 통째로 바꾸려면 낮은 위계에서 맥락으로 리드하는 방식으로는 힘들고, 회사의 최고 리더들과 이를 도모해야 한다. 아무리 인재 밀도가 높고 혁신을 목표로 삼는다고 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 맥락으로 리드할 수 없다. 넷플릭스가 느슨한 결합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정보에 밝은 주장'이라는 모델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에 집중된 통제 절차나 규정, 정책이 거의 없고, 의사결정권은 철저히 분산되어 있다. 따라서 직원 각자에게 많은 자유가 주어지고, 각 부서는 유연하게 운신할 수 있으며, 회사 전체를 봐도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혁신과 유연성을 지향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의사결정을 분산시 켜 여러 부서의 상호의존성을 배제하고 처음부터 느슨한 결합을 조성해야 한다. 단단히 결합된 체계가 한번 정착되고 나면, 느슨한 결합으로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단단한 결합 체계도 적어도 한 가지 측면에서는 중요한 혜택이 있다. 전략에 변화를 줄 때는 조직 전체의 노선을 조율하 기가 아주 쉽다. CEO가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기준의 강화에 초 점을 맞추기로 마음을 바꾸면, 자신의 집중화된 의사결정을 통해 사내 모든 부서의 노선을 통제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느슨한 결합 체계에서는 이러한 조율이 쉽지 않다. 이를테면 노동력을 착취하던 공장이 방침을 바꿔 환경과 인권 문제를 중시하려고 해도, 어느 한 부서에서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조 직 전체의 노선 자체가 엉뚱하게 뒤틀릴 수 있다. 해당 부서의 부 서장이 나름 멋진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전략에 적극적으로 협조 하려고 해도, 누가 어떤 프로젝트를 맡을지를 팀원 스스로 정하게 하면, 각자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일을 추진할 것이다. 이런 상황 에서는 부서의 비전을 빠른 시일 내에 실현시키기가 어렵다.
- 부하직원이 멍청한 짓을 했을 때 나무라지 말라. 대신 맥락을 잘못 짚어준 것이 없는지 자문해 보라. 
목표와 전략은 확실하게 전달했는가? 
그것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의욕과 열망을 제대로 불어넣었는가? 
팀이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가설과 위험을 정확히 일러주었는가? 
부하직원들이 당신과 같은 비전과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그들과 의견을 철저히 조율했는가?
- 우리는 웬만한 회사에는 다 있지만 넷플릭스에는 없는, 10개가 넘는 규정과 절차를 확인했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휴가 규정
의사결정 승인
비용 규정
성과 향상 계획
승인 절차
인상 풀
핵심성과지표
목표관리법
출장 규정
위원회에 의한 의사결정
계약 승인
연봉 밴드
급여 등급
성과에 따른 보너스
- 4A 피드백 지침은 다음과 같다.
* AIM TO ASSIST(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라)
* ACTIONABLE(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 APPRECIATE(감사하라)
* ACCEPT OR DISCARD(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여기에 다섯 번째를 덧붙이자.
* ADAPT(각색하라): 함께 일하는 사람의 문화에 맞춰 전달하는 내용과 당신의 반응을 적절히 조절하라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필리에이트  (0) 2021.06.06
올웨이즈 데이원  (0) 2021.05.30
바퀴의 이동  (0) 2021.05.06
팬덤 경제학  (0) 2021.04.27
돌파하는 기업들  (0) 2021.04.27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