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의 이동

경영 2021. 5. 6. 22:23

- 우리가 보게 되겠지만 전체 산업이 교통신호를 포함한 물리적 세계의 요소들에 센서를 뿌리고, 멍청한 기계들을 식물과 동물처럼 행동하는 적응형 네트워크로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논리는 제조업까지 확대된다. 자동차 회사는 동일한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투자한다. 멍청하고도 융통성이 없는 공정이다. 결함을 감지하거나 인기를 측정할 수 있는 피드 백 고리가 부족하면 자동차 공장은 단순히 자동차만 만들어낸다. 뭔 가가 잘못되었을 때 기업은 터무니없이 비싼 리콜 조치에 나서야 한 다. 그리고 후드 디자인, 허리 지지대, 고속도로 주행거리 등 자동차나 트럭의 특정 측면을 구매자들이 싫어한다면 쉬운 해결책 같은 건 없다. 생산 공정이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패했을 경우수억의 비용이 든다. 낭비되는 돈이다. 

생물학과 접목된 칭거의 계획 속에서는 각각의 자동차가 진화한다. 3D프린터 공정은 속도, 핸들링, 편안함, 연비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단일 시료를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은 피드백 고리를 만든다. 테스트 데이터가 들어오면 엔지니어들은 차를 녹여서 소프트웨어 디 자인, 즉 자동차의 DNA를 수정할 수 있다. 그들은 다양한 시장, 즉 생태계를 위해 여러 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마도 길고 평평한 토런스 대로에 맞는 차나 파키스탄 남부 도시인 카라치Karachi의 혼잡한 거리와 골목길에 맞는 차를 따로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칭거는 가장 폭력적인 피드백 고리인 '충돌'에 대해 얘기할 때 가 장 흥분한다. 3D프린터로 출력된 자동차 대부분은 녹여서 재활용 할 수 있기 때문에 충돌 테스트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각각의 테스트는 자동차의 모든 재료와 디자인 기능에 대한 풍부 한 데이터를 생산해줄 것이다. 칭거의 비전에 따르면 전 세계의 차세 대 제조업체들은 자동차 수십 대로 충돌 시험을 한 후, 다른 모든 사 람과 공유할 상당한 양의 피드백 데이터를 만들어낼 것이다. 칭거는 “그 속에서 수영해도 될 만큼 많은 충돌 데이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데이터를 학습 엔진에 입력하면 엔진이 각 부품의 성능을 분석하여 점차 가장 안전하고 충돌 안전도가 뛰어난 설계를 할 수 있다. 이런 것이 대부분 소프트웨어로서 존재하는, 제조 공정이 갖는 탄력성과 경쟁우위다.

-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의 교수이자 LA의 최고기술책임자인 피터 마르크스Peter Marx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자동차는 군집을 대표하는 우점종優點이며, 우리 인간이 그것을 섬기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물론 농담으로 한 말이겠지만 그의 생각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자동차가 우리 위에서 군림하는 것 같다. 우리는 자동차에 거액을 지불하고, 그들이 게으른 경향이 있어도 닦아주고 청소해준다. 그들 대부분은 존재하는 시간 중 극히 일부 동안만 일하며, 우리가 그들을 위해 마련해준 값비싼 주차장과 차고에서 나머지 시간을 빈둥거리며 보낸다.

- LA 시민들은 거주비로 매달 수천 달러를 쓰는데도 다수는 비좁은 원룸과 다세대주택 같은 데서 거주한다. LA는 긴급히 해결해야 할 노숙자 문제도 겪고 있다. 5만 명이 넘는 사람이 노숙 생활을 하고 있어서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동차는 종종 무료로 주차한다. 한 대당 평균적으로 세 곳 이상의 공간에서 호화롭게 지내는데, 그중 다수는 노숙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쉼터와 텐트보 다 안전하고 크고 튼튼하다. LA의 주차 공간은 약 520제곱킬로미터로, 파리 전체 주차 공간의 다섯 배다. 

이 네 바퀴 달린 존재의 요구에 맞춰서 모든 환경이 조성되었다.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인간을 연구한다면, 그들은 우리가 해변, 들판, 산 또는 초목에 둘러싸여 있을 때 더 행복해 보인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아름다운 환경은 자동차가 지내기엔 좋지 않다(그들을 광고하기 위한 배경으로 유용할 수는 있다). 그래서 가수 조니 미첼 Joni Mitchell의 노랫말대로 1세기 동안 우리는 천국을 포장하고 주차 장을 만들었다.

이러한 기계들에 대한 우리의 굴종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사례가 하나 더 있다. 우리가 부주의하게, 혹은 자존심을 내세우며 자동차가 달리는 포장도로에 뛰어들었다가는 그것에 치여 죽거나 불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자동차 산업은 인간이 만들어낸 조직체의 승리이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발전의 본보기다. 자동차 회사는 무자비할 정도로 효율적 이고 반복적인 공정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면서 공정 안에 얽힌 극도의 복잡함을 극복해내고, 필요한 모든 단계와 움직임을 최적화한다. 공장 벽 밖에 있는 길거리와 학교는 혼란에 지배되었을지 모르지만, 자동차 제조 공장은 질서의 축소판이 되었다. 

이제 자동차 제조 공장의 통합된 기준이 우리의 생활 속으로 퍼지 고 있다. 그 이유를 알고 싶다면 포드의 초기 엔지니어 중 한 명이 한 손에는 스톱워치를, 다른 손에는 클립보드를 들고 2020년경 미국의 어느 지역에서 인간의 모빌리티에 대하여 효율성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는 대부분의 자동차 진입로나 차고 안에서 주차된 차를 한두 대 아니면 세 대 정도를 발견한다. 엄청나게 공간이 남아돈다. 암송아지 한두 마리를 충분히 끌 수 있을 정도로 큰 픽업 트럭 한 대가 세븐일레븐 편의점 앞에 도착하여, 운전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 잔만 들고 1~2분 뒤에 나타난다. 이보다 심한 낭비도 많다. 대형 버스가 승객 몇 명만 태운 채로 대로를 덜컹거리며 내려갈 때다. 그들이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교차로에서도 빨간불에 멈춰 서서 연료와 시간을 태울 때도 그렇다. 이 정도로 낭비되는 공장이 있다면 1주일 안에 문을 닫을 것이다.

- 스카린지는 전화기를 꺼내 말에 관한 자료를 검색했다. 말 경제의 전성기는 언제였을까? 그가 고민 끝에 찾아낸 이 질문에 대한 논리 적인 답은 1910년이었다. 포드가 모델 T의 대량생산을 시작했을 때 나, 아니면 그보다 5년 뒤에 내연기관의 굉음과 자동차의 경적 소리 가 도시의 음경音景을 변화시켰을 때란 것이다. 외딴곳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과 말타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1915년에 누 가 말을 타려고 했단 말인가?

스카린지는 '카우보이웨이Cowboy.way'라는 사이트에서 답을 찾은 뒤 스크린에 떠 있는 그래프를 의기양양하게 가리켰다. 1910년에 미국의 말과 노새 수는 2,400만 마리를 조금 상회했다. 그 후 10년 동안초창기의 자동차 산업이 성장했지만 말 산업은 확장세를 이어가면 서 1920년에 2,600만 마리로 최고치에 이른다. 스카린지는 그때를 '말 경제의 전성시대'로 판단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새로운 것이 하룻밤 사이에 낡은 것을 대체하기 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습관, 인프라, 경제 논리가 전통 기술을 떠받치고 있다. 1920년에 출시된 모델 T는 지금 가격으로 8,000달러 에 상당하는 550달러였다. 말은 그보다 훨씬 더 저렴했다. 게다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자동차를 좋아하듯, 사람들은 말을 좋 아했다.

그래서 10년 이상이 걸려서, 그리고 농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려서 점진적인 전환이 이루어졌다.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이 어우러지는 동안 말 농장 사업은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마찬가지로,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지금 대형 자동차 기업들이 이익을 내고 있더라도 머스크의 테슬라와 알파벳의 웨이모 waymo에서부터 스카린지의 리비안에 이르는 많은 전기, 네트워크, 자율주행차량 신생 업체가 그들을 대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스카린지는 “지금이 바로 대형 자동차업체의 전성기” 라고 말했다. 고통스러운 재편이 일어나기 전 마지막 파티가 열리고 있다는 뜻이다.

- 1973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방 국가들 에 취한 석유 금수 조치는 디트로이트 블록버스터 시대의 막을 내리 게 했다. 미국인들이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찾기 시작하자 일본인들이 시장에 몰려들었다. 일본인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생산 철학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일본어로 가이젠 Kaizen, h世人’이라 불리는, '지속적 개선'의 추구를 중시하는 철학이었다. 일본인들은 미국의 산업 전문가인 W. 에드워즈 데밍w. Edwards Deming으로부터 가이젠 철학을 상당 부분 배워갔다. 그런데 정작 미국에서는 누구도 데밍을 주목하지 않았다.

일본의 침략으로 디트로이트는 이제 세계적인 업체들과 경쟁하게 되었다. 디트로이트는 그런 경쟁의 위협을 무시하고 있었다. 이후 토 마스가 성장하는 수십 년 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노조가 없는 남부와 멕시코로 생산 거점을 옮겼다. 공급망 전체를 중국으로 옮기기도 했다. 디트로이트는 결국 공동화되었다. 

- 새로운 기술은 기업인이 소형 공장을 세우고 틈새시장을 겨냥한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런 자동차들 역시 대량 생산된 자동차와 트럭과 자율주행차 시장을 잠식하겠다고 위협한다.

그런데 아마도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그들 사업의 성격 변화 자체일 것이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서비스 구입을 늘리되 기계 구입을 줄일 것이다. 서비스 시장 규모는 확대될 것이다. 미래의 자동차 사업은 수백만 명의 고객과 관계를 맺고, 고객의 데이터를 토대로 그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을 예측해 그곳으로 데려가주면서 도중에 카푸치노를 대접하거나, 가상현실 속에서 모험을 즐기게 해주거나, 아니면 발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를 위해 포드, GM, 도요타 등은 단순히 차량 제조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도시에서 차량 제공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그것은 해 킷이 말하는 '모바일 솔루션'이자 '디지털 연결’일부다. 그리하여 자동차 회사의 임원들은 생존을 위해 열정적으로 소프트웨어 회사와 차량 관리 회사를 집어삼키고 있다. 

-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가치는 IBM의 일곱 배에 이른다. 특히 모빌리티와 관련성이 많은 이런 격차가 생긴 주된 이유는, IBM이 더 이상 많은 기계를 판매하지는 않지만 핵심 사 업이 여전히 점점 더 저렴해지는 기술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출이 줄어든다. 그와 달리 구글에 기술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구글은 기술 가격이 하락할수록 이익을 얻는다. 구글은 기술과 완전 히 다른 '광고' 라는 것을 팔기 위해 이처럼 더 싸고 더 강력해지는 기 술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도 구글과 같은 방식으로 일한다. 이제 모빌리티 혁명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는 어떤 회사가 커넥티드카 분야의 챔피언으로 등극할지, 그리고 어떤 자동화 기술이 최고가 될지 모른다. 현시점에서는 다만 자동차가 앞으로 어떻게 생기게 되고 무엇이라고 불리게 될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거의 확실히 알고 있는 한 가지는 주행비용이 더 적게 들 거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기술이 특정 산업에서 퍼질 때 일어나는 현상 이다. 디지털 기술은 희귀했던 무언가를 풍부하고 저렴하게 만든다. 연산 능력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이러한 역동성을 유발한다. 소프트웨어와 실리콘의 성격도 본질적으로 그러하다. 일단 소프트웨어가 어떤 일을 맡게 되면 그 일은 아주 적은 비용으로 무한 복제되면서 전체 산업을 집어삼킬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가격이 폭락하는 산업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다른 회사들이 짊어진 모든 위험과 힘든 노동 위에 앉아서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을 만드는 것이다. 컴퓨팅 분야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성공 비결이 이것이다.

우버와 리프트가 모빌리티 분야에서 바쁘게 구축하는 사업도 그 것이다. 그들은 철강과 유리를 사지 않고,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와 협상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임러나 폭스바겐이나 중국에서 새로 등장하는 수많은 제조업체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 또한 아스팔트를 깔거나 교각을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준다. 그래서 자동차 공유 기업들은 물건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 위험, 책임과 작별했다. 야생의 세계에서라면 그들은 특히 음흉한 종류의 기생충으로 간주될 것이다.

차량 공유 회사는 전화기의 앱에 불과하다. (구두쇠의 극치라고 할 그들은 지도 제작 기술에도 투자하지 않고, 그 작업의 상당 부분을 구글에 외주를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동차 회사와 달리 수백만 명의 고객과 긴밀하게 접촉한다. 그들은 고객의 데이터를 풍족하게 캐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수천만 개의 전자 결제 관계를 구축한다. 예나 지금이나 어떤 경제에서든 고객의 은행 계좌로 바로 연결되면 노다지를 캘 수 있다.

- 기계식 차량이 단계적으로 전자 제품이 되어갈 때 기업 간의 해묵은 장벽은 사라진다. 통학 버스가 전기사업에 뛰어들고, 접대 산업은 택시로 옮겨간다. 다시 말해 거대한 구조조정이 펼쳐진다. 모두에게 무료다. 그것은 신생 기업에 기회를, 그리고 공익 기업이건 자동차 회사건 기존의 대형 기업에 위험을 초래한다.

- 지난 20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미국 네트워킹 장비 분야의 선두 주자인 시스코 Cisco의 임원들은 화웨이에 대해 심하게 불평해왔다. 그들은 화웨이가 자사의 기술을 훔쳤다고 비난하면서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긴밀하지만 불투명한 관계는 '위험'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2012년 미국의 하원정보위원회 Permanent Select Committee on Intelligence는 화웨이와 중국 제2의 네트워크 회사인 ZTE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선언했다. 하원정보위원회는 중국 정부가 두 회사의 장비를 이용해 미국인을 상대로 첩보활동을 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중국은 그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 수년 동안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들 간의 다툼은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여겨졌다. 나머지 디지털 경제에서 미국과 중국은 모두 번성했고, 서로 상대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았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미국의 인터넷 거물들이 세계 최대의 성 장 시장인 중국에서 차단된 데 대해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나머지 세 계 다수의 지역에서 지배력을 강화했다. 한편 그들의 상대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안에서 번창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10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모든 사람을 위한 하드웨어를 계속 제조했고, 애플 아이폰의 최대 판매 시장이 되었다. 태평양 양쪽의 거대 기술기업들은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모빌리티 혁명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의 다음 단계는 그러한 편안한 상태를 전복시키려 위협하고 있다. 화웨이를 둘러싼 혐의가 앞으로 펼쳐질 드라마의 중심 소재가 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정보가 자동차, 자전거, 신호등, 그리고 도시 전체 등 실제 세계로 확 산될 때 화웨이 같은 대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 지휘소의 계약을 따내기 위한 상업적 싸움, 즉 두뇌 부분은 이전 단계 때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컴퓨팅 단계에서 궁극적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1990년대에 시작된 최초의 PC 시대를 장악한 왕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었다. 칩은 컴퓨터의 두뇌였고, 운영체제는 뇌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 이 기업들이 산업을 지배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스마트폰이 떠오를 준비를 끝내자 싸움은 다시 누가 이 기계를 작동시킬 것인가, 즉 어느 기업이 뇌를 제공하고 운영할 것인가에 초검이 맞춰졌다. 초창기부터 유력한 기업으로 각각 소프트웨어와 핸드셋 분야의 1등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가 거론되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애플과 구글이 시장을 장악했다. 그들이 스마트폰 시장을 완전히 새로운 무엇으로 본 게 중대한 역할을 했다. 윈도즈 소프트웨어는 노키아 클램쉘 clamshell(폴더형 - 옮긴이) 폰이든, 스마트폰은 이전 세대 유산의 연장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글로벌 거인 기업을 육성하고 다음 단계의 정보화시대를 지배할 수 있느냐다. 화웨이와 인터넷 거물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가장 강력한 후보들이다. 그들은 모두 AI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 2017년 화웨이 혼자서만 AI 관련 연구에 1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구글과 웨이모의 모기업인 미국의 알파벳과 맞먹는 규모다.

베이징에서 선전에 이르기까지 중국 내의 다양한 장소에서 열린 기술 컨퍼런스에서는 중국처럼 하향식 top-down 챔피언을 육성하는 시스템이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 이에 대한 최고의 반론은 기업들이 밑에서부터 세력을 키워 거물들을 쓰러뜨려온 미국에서 발견된다. 자유시장경제의 잔혹한 특성은 RCA, 제니스zenith,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같은 오래된 챔피언이 파산하거나, 성장하는 경쟁자에 하나씩 먹히면서 시 장에서 퇴출되도록 허용했다. 경쟁사는 차례로 오늘날의 강한 기업으로 변모했다. 현재 미국의 일류 기술기업은 대부분 지난 50년 동안 나타났고, 그중 다수는 21세기에도 존재하고 있다. 

이번 시기에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은 모빌리티 혁명이 상하이 같은 도시, 즉 실제 세계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도시계획의 영역이며, 중국에서는 5년짜리 계획이다. 이들 계획은 이전에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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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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